시인마뇽 2007. 1. 3. 14:57
                                                     A-5.서운산


                                       *산행일자: 2003년 11월 30일

                                       *소재지  :경기 안성

                                       *산높이  : 574미터

                                       *산행코스: 석남사- 정상-청룡사

                                       *산행시간: 8시50분-11시15분  

                                       *동행      :나홀로  

 

  어제는  경기도 안성의 서운산을 찾았습니다.

해발 574미터의 서운산은 안성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임진왜란 때 의병장 홍계남이 왜병을 대파시킨 서운산성이 이 산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제는 제게 참으로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2000년 8월23일 천주교에 발을 들인 후 저 나름대로 신앙생활에 성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만, 항상 부족함과 아쉬움을 느껴왔습니다. 저는 신앙생활과 산행을 어느 하나만 택해야 하는 상충적인 것이 아니고 그 둘 모두를 조화롭게 해나가는 상보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성실히 행하고자 애써왔습니다.  지난 3년 간 주일미사나 주말산행을 걸러본 적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을 정도로 거의 없었으며, 주말생활을 미사와 산행에 집중시켜 살아왔습니다. 그 결과 어제 견진성사라는 은총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녁 6시부터 예정된 견진성사에 늦지 않게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으며 돌아오는 길이 별로 막히지 않는 산을 찾다 보니 안성의 서운산을 오른 것입니다.


  아침 6시에 집을 나서 안성을 경유하여 8시 30분 서운산 들머리인 석남사에 도착하였습니다.

안성시 일원의 짙은 안개는 석남사 조금 못 미쳐서 가셨기에 산행에는 별 무리가 없을 듯 싶었습니다. 신라 문무왕 때 세워진 자그마한 고찰 석남사에는 안개를 갓 밀어 낸 아침햇살이 가득했습니다.


  마애불과 석남사를 둘러보고 8시 50분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임도를 따라 20여분 편안히 걸은 후 능선을 향하여 치받이로 산을 올랐습니다. 능선에 오르니 진달래나무가 길 양옆으로 즐비했으며,  키가 낮은 소나무가 머금은 아침이슬로 옷이 다 저졌습니다만, 속건의 기능성 섬유로 만들어 진 등산복덕분에 물기가 몸 속까지 파고들지는 않았습니다.


  9시 45분 정상에 섰습니다.

석남사 맞은 편의 청룡사에서 올라 온 젊은 분을 만나 아침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아직 골짜기를 뒤덮은 안개가 완전히 가신 것이 아니어서 운해가 제법 볼 만했습니다. 산상에서 맞는 아침햇살이 따사롭고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10시 엽돈재를 향해 정상을 출발했습니다.

헬기장을 지나 오른 쪽으로 난 능선 길로 들어섰습니다.  마침 차령산맥 종주 팀을 만나 부지런히 뒤를 쫓았습니다만, 30여분 후 길을 잘못 들었다며 그 팀은 다시 헬기장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그 팀의 산행대장이 지도를 잘못 읽어 엽돈재가 아닌 좌성사 길로 접어 든 것입니다. 그분들은 길을 찾아 되돌아갔고 시간이 넉넉하지 못한 저는 좌성사로 내려갔습니다. 이번의 알바로 효율과 효과를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서두르는 것은 효율은 높더라도 효과가 마이너스여서 가만히 앉아 있음만 못하다는 평범한 사실을, 그래서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명구를  다시 한번 되씹게 했습니다.


  10시 35분 좌성사를 지나 조금 걸으니 넓은 임도가 나타났습니다.

임도를 따라 청룡사로 하산했습니다. 임도 변의 포플러 숲이 인상적이어서 카메라에 옮겨 담았습니다. 햇살이 안개가 막 가신 산 속을 대신 채웠기에 서운사의 정상이 확연하게 눈에 들어 왔습니다.

 

  11시15분 청룡사에 도착하여 사찰을 둘러보고, 2시간 30분의 짧은 산행을 마쳤습니다.

안성에는 경기북부의 가평이나 양평에 비하면 이렇다할 산이 없어서인지 6백 미터도 안 되는  서운산을 오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서운산은 서울과 떨어져 있어서인지 전체적으로 조용했습니다.  서운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조용해서 견진 성사의 참 뜻을 되씹으며 산행하기에 적합한 산이었습니다. 비록 2시간 반의 짧은 시간의 산행이었지만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오후 4시경 과천 집으로 돌아와 성사를 받을 마음의 채비를  했습니다.

저녁에 성당에서 수원교구의 주교 님으로부터 견진성사를 받았습니다. 교우들과 두 아들의 축하를 저의 견진성사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이제 견진성사를 계기로 어른으로서의 직분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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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산(A)

*산행일자:2006. 8. 15일

*산행코스:엽돈재-서운산-배티재-옥정재

*나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