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II.지역 명산/지역명산 탐방기

A-62.용마산 산행기(서울)

시인마뇽 2016. 2. 22. 01:38

                                                              용마산(서울)


 

                                                  *산행일자:2016. 2. 7()

                                                  *산높이 :용마산348m, 아차산287m

                                                  *소재지 :서울

                                                  *산행코스:광나루역-고구려정-아차산-용마산-용마산역

                                                  *산행시간:1427-1720(2시간53)

                                                  *동행 :나홀로





  구정을 하루 앞두고 산본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서울 중량구의 용마산(龍馬山)을 올랐습니다. 용마산을 오르는 길에 아차산(峨嵯山)을 먼저 들른 것은 마침 시간이 넉넉해서였는데, 용마산만 올랐다면 산행코스가 너무 짧고, 도도히 흘러내려가는 한강을 조망하지 못해 많이 아쉬워할 뻔 했습니다.



   이번에 용마산을 오른 것은 산행기를 남기기 위해서였습니다. 제가 용마산을 처음 오른 것은 13년 전인 2003년의 일로, 그 때는 산행 자체만 즐겼을 뿐 산행기를 써서 남기겠다는 생각은 감히 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써야 좋은 산행기가 되는지도 잘 몰랐고, 힘들여 써봤자 제 글을 실을 만한 적당한 매체가 없어 사장됐을 것이 뻔해 더 그러했습니다. 제 블로그에 실린 600여편의 산행기는 당연히 2004년 이후에 작성된 글입니다. 2003년 용마산과 연계해 오른 아차산은 2012년 한북수락지맥을 종주할 때 다시 올라 이 산의 산행기는 한북수락지맥 종주기4’로 가름했습니다.



 

   해발348m의 용마산이 아차산보다 몇 십m 더 높지만 이름이 더 많이 알려진 산은 아차산입니다. 산행 중에 고구려군이 주둔하면서 여러 곳에 흔적을 남긴 덕분에 여기저기서 잘 복원된 작은 성 보루(堡壘)를 보았고, 김부식의 <<삼국사기>> 열전에 실린 고구려의 온달장군에 관한 일화도 전해들은 산이 바로 아차산입니다. 그것은 광진구의 아차산은 한강과 면해 있지만 중량구의 용마산은 한강과 떨어져 안쪽 깊숙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용마산(龍馬山)은 아마도 이 산의 형세에서 그 이름을 따온 것 같습니다. 용마(龍馬)란 매우 잘 달리는 훌륭한 말을 이릅니다만, 용의 머리에 말의 몸을 하고 있다는 신령스러운 짐승으로 중국 복희씨 때 황하에서 팔괘(八卦)를 등에 싣고 나왔다는 전설상의 짐승을 이르기도 합니다. 용마산 정상은 북동쪽으로 뻗어나가는 짧은 암벽의 산줄기가 받쳐주고 있습니다. 하산 길에 당장이라도 하늘로 웅비할 것 같은 형세의 바위 봉우리들을 올려다 보고나서 이래서 용마산으로 불린다 싶었습니다.



 

   1427분 광나루역을 출발했습니다. 1번 출구로 나가 그 방향으로 직진해 다리 공사 중인 고갯마루에 오른 다음 가림 막을 넘어 워커힐로 이어지는 차도로 들어선 것은 전철역에서 광장초교 쪽으로 갔어야할 것을 방향을 잘못잡아 그대로 직진해서입니다. 아스팔트 차도를 따라 오른 쪽으로 십 수분 걸어가다 삼거리에서 길을 건너올라 관리사무소가 들어선 아차산입구의 고갯마루에 도착한 것이 1452분이었습니다. 안내판에서 등산코스를 확인한 후 오른 쪽으로 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 오르다 얼음이 얼은 계곡 앞에서 오른 쪽으로 올라가는 길로 들어섰습니다. 이내 시멘트 포장길은 끝났고 계단 길이 나타나 이 길을 따라 안부까지 진행했습니다. 곧 바로 넘으면 고구려대장간으로 길이 이어지는 안부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왼쪽으로 난 능선 길로 올라섰습니다.



 

   1544분 제3보루에 도착했습니다. 고구려대장간으로 길이 갈리는 안부에서 왼쪽 능선을 따라 오르다가 왼쪽 아래로 십 수m 떨어진 고구려정(高句麗停)을 들렀습니다. 커다란 암반 위에 세운 고구려정은 한강전망대로 손색이 없어 한강은 물론 강 건너 청계산과 관악산이 한 눈에 잡혔습니다. 완공을 얼마 앞둔 제2롯데빌딩이 높이 솟아 그 위용이 과연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고도 남을 것 같았습니다. 능선 길로 되돌아가 산을 오르다가 일출전망대도 들렀습니다. 암반 위에 달랑 정자만 세워진 고구려정보다 해발고도가 더 높고 데크 전망대가 신년 해맞이를 보러 올라온 사람들이 함께 서서 해오름을 기다려도 넉넉할 만큼 넓은 데다 한강을 조망하기에 더 할 나위 없다 하면서도 바라다보는 방향이 동 쪽이 아니어서 일출전망대로 어떨까 싶기도 했습니다. 고구려와 신라가 한강유역을 차지하고자 격전을 치른 곳이 여기 아차산/용마산/망우산이어서 이 일대에 세워진 보루(堡壘)20개소라 합니다. 그 중 식량지원을 위해 세워졌다는 제3보루가 가장 높지 않나 싶었는데 지도를 보니 제4보루가 아차산의 정상인 것 같습니다. 3보루 위로 올라서자 먼발치로 도봉산의 허여멀건 선인봉 바위가 눈길을 끌었고 오른 쪽 아래 덕소 방향으로 한강의 물줄기가 한 눈에 잡혀 카메라에 담아 왔습니다. 3보루에서 멀지 않은 제4보루는 제3보루 다음으로 큰 보루로 옹성 역할을 하는 치가 설치되어 보루의 짜임새가 제3보루보다 훨씬 더 옹골차보였습니다.



 

 

   1630분 해발 348m의 용마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4보루의 성을 바깥으로 에돌아 용마산으로 향하는 능선 길로 들어서자 용마산/아차산 사이의 깊숙한 안부로 길이 이어졌습니다. 4보루에서 아래 쪽 안부로 내려갔다가 나무 계단 길을 걸어올라 용마산과 망우산이 갈리는 헬기장에 도착하자 서울둘레길 환주를 인증하는데 쓰일 빨간 스탬프 통이 보였습니다. 해발고도가 400m도 채 안 되는 낮은 산을 오르면서 인증을 받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했다가 이 길이 전장150Km가 더되는 서울시 둘레 길의 일부라는 것을 알고서는 그럴 만도 하겠다 싶었습니다. 헬기장에서 왼쪽으로 꺾어 나지막한 두 개의 봉우리를 넘어 용마산 정상에 오르자 한 면에 高句麗氣像이 음각된 정상석이 보였습니다. 중량천의 물을 받아 남산과 관악산 사이로 흘러 내려가는 한강이 저녁 햇빛을 받아 반사해서인지 유난히도 수면이 반짝였습니다. 생각보다 정상에 반시간 가량 빨리 오른 것 같아 가져간 커피를 들면서 십 분여 쉬었습니다.



 

   1720분 용마산역에 도착해 하루 산행을 마쳤습니다. 용마산 정상에서 오르던 길로 조금 되 내려가 만난 삼거리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이 길로 얼마간 내려서자 왼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암봉을 잇는 암릉이 보였습니다. 용마산 정상을 받쳐주는 암벽이 있어 돌아가도록 낸 길이 제가 하산하는 길이어서 정상을 받쳐주는 암벽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산은 높지 않지만 바위 봉우리들의 형세가 과연 용의 머리에 말의 몸을 한 용마가 비상하는 것 같다 했다가 저 정도 바위를 용마로 칭송했다가는 설악산의 기암괴석을 무엇에 비유하랴 싶어 용마산으로 부르기가 조금은 망설여졌습니다. 하산 길에 수락산과 도봉산이 잘 보이는 지점에서 잠시 멈춰 사진을 찍고 나자 두 산을 뻔질나게 올랐던 대학 시절이 생각나 잠시 쉬어갔습니다. 이곳까지는 저 아래 아파트 주민들이 자주 올라와서인지 결국에는 만나는 길들이 갈라져 나 있는 곳이 몇 곳 있어 헷갈렸지만 다른 산객에 물어 제 길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얼마간 더 내려가 만난 성원아파트(?) 옆으로 길이 나있어 이 길을 따라 넓은 차도 변으로 내려섰습니다. 이 차도를 따라 왼쪽으로 조금 진행하다 길을 건너 용마산역에 도착해 7호선에 오르는 것으로 이번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아무래도 인증스탬프에 대해 제 생각을 한 꼭지 남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 것은 대학교2학년 때인 1969년이니, 앞으로 3년 후면 제 산행경력도 반세기가 됩니다. 대학교 3학년 때 고교선배들과 함께 암벽을 오른 것을 빼고는 주로 종주산행을 해온 제게 나름 성과라면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은 1대간 9정맥 종주입니다. 도상거리 기준으로 2,800Km 가량 되는 거리의 산줄기를 거의 다 혼자 걸어 1대간 9정맥을 완주했는데 어디서도 서울둘레 길처럼 인증스탬프를 찍어주지 않았습니다. 인증스탬프가 없다 해서 1대간9정맥 종주가 사라질 수 없으니, 그것은 전 구간을 빠짐없이 산행기를 써 놓아 제 블로그에 올려놓았기 때문입니다. 제게는 발로 쓴 제 산행기가 최고의 인증스탬프여서 어느 누가 스탬프를 찍어준다 해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1대간 9정맥 종주는 서울둘레길처럼 인증스탬프를 찍어준다 해서 완주할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우리 산줄기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설사 시작을 했더라도 완주가 쉽지 않은 산길이 1대간 9정맥 종주입니다. 인증스탬프는 찍어주지 않아도 되니 제발 국립공원에서 대간 길을 막아 종주꾼을 범법자로 만드는 일이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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