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V.시인마뇽의 독서산책/독서산책 20

2024년 독서산책(1621- )

1699-1700. 산과 사람(1-2권)*래리 프라이스 저/이준호 역/아카넷(2024년)*인류가 출현한 이래 의식주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는 터전인 동시에 세상을 지배하는 정령이 머무는 신성한 장소로 신앙과 경배의 대상이었던 산이 오늘에 이르러서는 등산의 대상으로만 부각되어 산에 대한 이해의 폭이 옛날보다 많이 좁아진 것 같음. 이 책을 일고 저자인 래리 프라이스가 1981년 이 책을 저술한 이후 우리말로 번역되는 데 43년이 걸린 것은 우리 산악계를 이끌어가는 산악인들이 산은 즐겨 오르면서도 즐겨 오르는 산이 인간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서라는 생각이 들었음. 이 책을 읽고 그간 읽어온 다른 산서처럼 산악인들의 처절한 등산기를 읽을 수 없어 실망할 수도 있으나, 산과 인간이..

2023년 독서산책(1531~1620)

1620. 한국문단사 1908-1970*김병익 저/문학과 지성사 간(2014)*국문학을 공부하면서 그동안 국문학사에 관한 저서는 많이 통독했지만, 문학사가 아닌 문단사를 표방한 저서는 이 책이 처음임. 문단사는 문학사의 부분을 이루는 부분집합이지 결코 문학사를 가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문단사를 다룬 책을 따로 읽지는 않았음. 작가와 작품 및 독자를 모두 다루어야하는 문학사에서 작가의 선발과 유지를 본질로 하는 문단을 배제하고 문학사를 다룰 수는 없어 문학사를 공부하면서 문단에 관한 것도 소략하나마 같이 공부해와 한국문단에 관한 기초적인 것은 같이 배웠다는 생각임. 저자는 ‘문단사’를 ‘문학사’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 이유로 “문단사는 문학사가 존재하기 위한 공간적 · 시대적 무대이지 그 자체가 문..

2022년 독서산책(1425~ )

1530. 동학사상과 갑오농민혁명 *신복룡 저/선인 간(2006) *동학혁명 때 전사한 가족을 찾아 지원을 해주자는 지자체의 황당한 주장에 놀랐던 것은 동학혁명과 대한민국의 건국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가와 있다면 그 관계가 무엇인지 먼저 규명하지 않고 무작정 지원부터 먼저 해 수혜자로부터 표를 얻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눈에 보였기 때문임. 이 책의 저자 신복룡교수는 1985년 초판을 출간하고 21년 후인 2006년 개정판을 냈는데, 내가 읽은 책은 2006년 개정판임, 저자는 2판을 두고 단순한 증보판이 아니고 완전한 개정판임을 강조한 것은 그 사이 저자의 동학운동과 민족주의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음을 그 이유로 들었음. 나이가 더해지면서 민족주의의 해악을 보기 시작했고 맹목적 배일감정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

2021년독서산책(1330-1424)

1424. 금산사기·달천몽유록·화사 *정병호 역주/박이정 간(2019) *대학원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으면서도 한문소설을 가지고 원문강독을 하면서 읽은 적이 없었을 만큼 우리 선현들의 한문소설은 점점 잊혀져가는 것이 아닌가 싶음. 나 자신도 개인적으로 “명주초월빙” 등 조선시대 한글소설은 여러 편 읽었으면서도 그동안 읽은 한문소설을 원문으로 낑낑대며 읽은 것은 방송대국문과에서 읽은 김시습의 “금오신화”가 유일해 부끄럽기 짝이 없음. 이 책에 실린 , , 3편은 모두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487종 가운데서 정선한 『김광순 소장 필사본100선』에 들어있는 한문소설을 번역하고 주를 단 것임. 17세기 중엽 이전에 창작된 것으로 보이는 는 작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작자 미상의 조선시대 한문소설임. 이 ..

2020년 독서산책

2020년 독서산책(1231~1329) 1328-1329. 제2차 세계대전(상-하) *윈스턴 처칠 저/차병직 역/까치 간(2019) *확실하지 않지만 대학 다닐 때 윈스톤 처칠의 회고록에 실린 연설문에서 처칠 스스로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것은 피와 땀과 눈물밖에 없다면서 모두 힘을 합해 승리를 향해 나아가자고 호소한 내용을 읽고 크게 감동한 기억이 있음. 이번에 읽은 『제2차세계대전』은 총6권으로 이루어진 원본의 발췌본이라는 하나 사료내지 참고자료 등만 생략했을 뿐 전문 형식의 서한은 주요내용을 발췌해 실어 저자가 의도한 사태의 전개과정을 이해하기에 모자람이 없었음. 상, 하권의 장장 1,469쪽에 이르는 이 책은 서문과 ‘제1부 미국을 향한 이정표(1919-1940년5월10일)’, ‘제2부 홀로 싸..

2019년 독서산책

2019년 독서산책(1141-1230 ) 1230.우리말의 탄생 *최경봉 저/책과함께 간(2019) *국어사전의 탄생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이 책을 읽고서 알게 됐음. ‘최초의 국어사전 만들기 50년의 역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의 제목을 “우리말의 탄생‘이라고 파격적으로 명명한 것은 ’규범화의 결정체인 사전의 탄생과 함께 근대적 우리말이 정립되었다”는 저자의 관점이 고려된 것임. 1446년 세종대왕이 반포한 훈민정음이 국어로 인정받은 것은 1894년 한글로 쓴 문서를 비로소 국가공문서의 기본으로 삼는 갑오개혁에 힘입어서임. 1947년10월9일 『조선말큰사전』의 제1권이 발간된 것은 한글이 국가공문서의 공문에 쓰이기 시작한 갑오개혁 이후 53년만의 쾌거임. ‘사전의 탄생’, ‘길을 닦는 사람들’, ..

2017년 독서산책

2017년 독서산책(No.943-1,062 ) 1062.한국사에도 과학이 있는가 *박성래 저/교보문고 간(1999) *17세기를 전후로 한 급격한 과학의 발달과 18세기의 기술발달이 서양을 급속히 선진세계로 이끌었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적인 관점이고, 나또한 이 관점에 동의하는 바여서 과연 우리나라의 과학은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발전을 가져왔는가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줄 이 책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음. 저자가 밝혔듯이 이 책은 저자가 1983년에 써낸『한국과학사』의 후편이라 부를 만한 것으로 1998년에 초판이 발간된 오래 된 책이어서 그 후의 한국과학사에 관한 연구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음. ‘한국사에도 과학이 있는가’, ‘첨성대는 제단이었나’, ‘쇠와 돌을 다루던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