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V.시인마뇽의 독서산책/독서산책

2016년 독서산책

시인마뇽 2015. 12. 31. 23:53

                                                    2016년 독서산책(No.822-       )



942.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 공저/시공사 역(2016)

*대한민국은 번영하고 북한은 실패한 원인이 지리적 차이에 있지 않음이 명징할진데, 그렇다면 남북 간의 확연한 차이는 무엇 때문인가에 대한 답을 이 책은 확실하게 주고 있음. 그 답인즉 북한의 경제제도는 착취적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그것은 포용적이라는 것이라고 저자는 분명하게 밝히고 있음. 그렇다면 포용적경제도란 무엇인가? 사유재산권을 보장하고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는 제도를 일컫는 것으로 경제활동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못하는 착취적 경제제도에 비해 경제성장이 훨씬 유리하다 함을 저자는 여러 고증과 자료를 통해 독자들을 설득하고 있음. 포용적 경제제도를 낳은 것이 포용적 정치제도이기에 일제강점으로부터 해방된 이 나라가 남북으로 분단된 것은 통탄할 일이나, 남한 땅에서나마 이승만 대통령의 주도로 포용적 정치제도에 의해 국가가 수립되었고 박정희대통령의 주도로 포용적 경제제도가 확립된 덕분에 오늘의 부를 이룩할 수 있었음이 얼마나 고맙고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음. 영어로 inclusive economic system인 것을 포용적 경제제도로 번역해 요즘 회자되는 따뜻한 보수등과 궤를 같이 할 수 있는 개념으로 혼동될 수 있을지 모르나, 포용적 경제제도의 근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주의에 충실하자는 데 있는 것으로 이 책을 읽고 이해했음. 제라드 다이아몬드가 국가 간의 번영과 실패의 차이를 지리적 차이에 두었음을 비판한 대목도 흥미 있었음.

*2016. 12. 31

 


941.전환시대의 논리

*리영희 저/창비 간(2010)

*이 책의 초판이 발행된 것이 1974년이고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이 발표된 시기가 주로1970년대 초기이므로 내가 대학 다닐 때이거나 졸업 직후데 당시로는 저자에 대해 들은 바가전혀 없어 나의 사상사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음이 분명함. ‘강요된 권위와 언론자유’, ‘중국외교의 이론과 실제’, ‘조건반사의 토끼’, ‘미군감축과 한일안보관계의 전망’, ‘직업수필’, ‘한미 안보체제의 역사와 전망등으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친중공적인 여러 곳에서 보였는데, 문화혁명에 대한 이해의 변이 대표적임. 월남정책에 관한 미국정부의 비밀문서를 뉴욕타임즈에서 세상에 폭로한 것을 처 머리에 놓은 저자는 국가의 안전을 제1의적 임무로 여기는 정부와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려는 법정과 민주사회의 이상적 발전을 믿는 자유 언론 어느 하나도 그 기본원리인 양식과 준법정신에 오점을 남기지 않고 그토록 중대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언론의 승리이자 동시에 진정한 뜻에서 정부의 승리이기도 하다라고 평가했으나 기실 정부권력의 견제에 논지가 있으며, 특히 미국정부도 저러한데 한국정부는 오죽할 것인가 하는 관점이 숨어 있다고 느꼈음. 1970년대에는 저자의 관점이 새로울 수 있고 위험할 수 도 있겠으나 40여년이 지난 오늘에 읽어보니 저자의 친모택동적인 태도 견지로 문화혁명의 퇴행성을 제대로 지적하지 않은 것은 저자의 세계관과 한계를 노정시켰다는 생각임. 저자의 좌경적 태도는 현실의 긍정에 토대를 두는 세계관을 우익적이라고 노혹 현실의 개선 또는 개혁을 토대로 하는 세계관을 좌익적이라는 용어사용에 입각해서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기자들에 좌익적 사고를 가질 것을 권장한데서도 알 수 있다는 생각이며, 이런 점이 우익적 가치를 존중하는 나와 대척하고 있는 부분임.

*2016. 12. 26



940.시대의 질문에 답하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 저/한국경제신문 간(2016)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타이틀 하에 벌어지는 언론의 광란에 실망해 뉴스를 거의 안 읽고 안보고 해온지도 두 달 가까이 되어 국내정세는 경제의 흐름을 잘 모르는데다 국제정세도 덩달아 모르게 되어 답답해하던 차 본서를 읽고 나자 기존의 언론보도에서 찾아보지 못한 큰 흐름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뻤음. 언론과 정치가 파퓰리즘에 빠져 대한민국호가 언제까지 표류할 것인가 걱정도 많이 되는데 아직 이런 언론이 남아 있어 지식인의 갈증을 풀어준다 싶어 고마운 마음이 일었음. ‘대한민국 경제의 진실 얼마나 알고 있나’, ‘개인과 집단, 그 이해의 실마리는 무엇인가’, ‘과거에서 미래의 답을 찾을 수 있는가’, ‘글로벌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는 Key를 가졌는가’, ‘세계경제의 흐름을 꿰뚫고 있는가5파트로 나누어 가격통제, 달콤한 유혹87개의 토픽을 아젠다로 삼아 자세히 논한 이 책의 기본논조가 자유시장경제주의에 두어 차분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음. 11년 전 회사를 정리한 후 경제나 경영관련 서적을 일부러 피해와 이 책은 참으로 오랜만에 읽는 시사관련 서적임. 제한된 지면에 너무 많은 주제를 다루어 심층적인 접근이 부족한 듯하나, 요즘 언론들이 쏟아내는 요설에 비할 바가 아닐 만큼 유익한 정보서라는 생각임.

*2016. 12. 21


939.나와 세계(Compairing human societies)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김영사 간(2016)

*피터 드러커나 알빈 토플러는 만나보지 못했지만 드러커는 기업가와 기업가정신으로, 토플러는 미래의 충격”이라는 저서로써  내 삶에 충격적인 영향을 주었던 대가들이었음. 이분들의 타계로 사숙할 지성인을 찾던 중 , , 로 재레드 다이아몬드를 만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음. 2년 전에 발간된 것이어서 역서를 읽어도 시차가 느껴지지 않은 이 책의 한국출간을 위해 저자는 따로 공간을 마련해 기고한 것을 한국의 위상을 새롭게 느꼈고 저자의 성의에 고마워하는 마음임. ‘쓸개부터 시작해 조류를 거쳐 인간까지 달려온 학문의 여정이라는 기고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문화인류학자이자 문명연구가로 우리나라에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경박한 지식인(?)이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의 학문적 통섭일 것임. 이 책 말미의 재레드 다이아몬드에게 문명의 길을 묻다에서 제기한 화두는 곱씹어 답을 찾아볼 만하다는 생각임. 미래에는 어떤 요인이 인류에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는 부의 불평등, 자원의 남용, 국가간의 핵전쟁 가능성이나 테러리스트의 핵공격 가능성 등 세 가지를 들었는데 마지막 요인은 북한의 위협으로 가장 긴박하고도 해결해야할 과제일 것임.

*2016. 12. 15



938.한국소설사

*김윤식 정호웅 저/문학동네 간(2015)

*올해 입학한 대학원에서 1년간 현대소설 과목의 교재로 쓰인 책으로 학과 시간에 교수님의 지도로 1945년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를 중점적으로 공부했음. 개화기에서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현대소설의 변화를 상세히 다룬 이 책을 읽어나가기에 애로를 느낀 것은 저자의 평론이 너무 난해해 교수님의 지도가 없었다면 상당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갈 뻔했음. 우리말로 쓰였는데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나의 천학에 문제가 있지만 그 보다는 저자가 쉽게 쓰겠다는 뜻이 전혀 없어서라는 생각임. 이 책으로 공부하면서, 장용학, 손창섭, 유주현, 최인훈, 이청준, 이문열의 작품을 다시 읽은 것과 송기숙의 작품을 처음 대한 것 모두 기쁨이었음. 장용학의 이중언어 극복, 유주현의 조선총독부에 나타난 일본관, 최인훈의광장과 윤흥길의 장마의 분단극복 전망 등을 주제로 3편의 소논문을 쓰게 된 것도 좋은 훈련이었다는 생각임. 나머지 부분은 일독으로 끝내 필요할 때 틈틈이 찾아서 일을 계획임.

*2016. 12. 10


                                                                                                                                                                                     9937.사람의 아들

*이문열 저/민음사 간(1999)

*십 수 년 전에 한번 읽은 바 있는 이 소설을 다시 읽었는데 감흥은 초음 읽었을 때보다 못한 것 같음. 이 소살을 처음 읽을 때는 카톨릭에 귀의하기 직전이어서 예수와 설전을 벌이는 아하스페르츠에 공감 가는 바가 컸지만, 2000년 세례를 받은 지도 어언 16년이 지났고 그간 종교서적을 여러 권 읽어서인지 사람의 아들을 자처하는 아하스페르츠의 급진적 이론을 쉽게 수긍할 수 없었음. 사람의 아들인 아하스페르츠가 인간의 참된 구원을 위해 구도의 길에 나서서 수많은 선지자를 만나지만 실망하고 마지막으로 예수를 만나고서 그래도 수긍할 만한 선지자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음. 아하스페르츠가 액자 속의 주인공이라면 이 소설의 액자가 되어 스토리를 끌고 가는 민요섭이 제자 격인 조동팔에 죽임을 당한 것이 사람의 아들 아하스페르츠를 신봉하던 민요섭이 신의 아들 예수로 돌아선 데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면 앞으로도 이런 사건이 끊이지 않을 것 같음. 그 주된 이유는 수많은 신앙인들의 귀에 신의 아들보다 사람의 아들이 보다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임. 다시 한 번 읽어볼만한 소설임.

*2016. 12. 4



936.유년의 뜰

*오정희 저/문학과지성사 간(1993)

*지루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도대체 감이 잡히지 않아 수업시간에 토론할 교재가 아니었다면 당장 읽기를 멈추었을 이 책의 저자가 여성작가여서인지 여학생들은 아주 흥미 있게 읽었다고 해 성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그 무엇이 이 책에 담겨 있다 했음. 이 책에 실린 단편소설 유년의 뜰’, ‘중국인 거리’, ‘저녁의 게임’, ‘꿈꾸는 새’, ‘별사등은 나를 화자로 하는 1인칭 소설로 유년기에서 시작해 어른이 되어서도 여성 특유의 갇힘에서 벗어나지 못해 답답했는데 놀란 것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출산을 새 생명을 낳는 기쁨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내 기대와는 달리 고통뿐인 축제로 이해한다든지 장애 여인을 통해본 성의 문제를 유희처럼 다룬 것 등이 남성의 시각에서 참 불편하게 느껴졌는데 여성독자들에는 공감하는 바가 매우 크다는 발표를 듣고 놀랬음. 무거운 주제를 잘 소화한 박경리나 일상사에서 삶의 의미를 끄집어내는 박완서 등의 여류 작가 소설을 적지 않이 읽어온 내게 난해하게만 느껴진 오정희의 소설을 읽고 내 능력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성의 차이가 이다지 큰 것인지도 새삼 느꼈음.

*2016. 11. 26



935.역옹패설(櫟翁稗說)

*이제현 저/김성룡 역/지식을만드는지식 간(2009)

*이 책의 저자 이제현(李齊賢, 1287-1367)은 문인이자 학자이며 관료로서 고려를 대표하는 지성인으로 뽑히는 분으로 문학과 지성, 철학에 통한 최초의 통유라 불릴 만한 분임. 악부제작으로 우리 문학사에 크게 기여한 이제현이 남긴 문집으로 <<익재난고>><<역옹패설>>이 전해지는 데, <<역옹패설>>은 이제현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지은 것이라 함.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충선왕을 모신 이제현은 그의 저서 <<역옹패설>>을 통해 시에 관한 이야기, 역사적 고증에 관한 견해, 경전에 적힌 어구나 사건에 대한 변증을 물론자신의 경험이나 주변인물의 일화도 담고 있어 저작의 성격이 종합적이라고 역자는 평했음. 조선 전기 최고의 관각문인인 서거정도 이제현의 영향을 받아 <<동인시화>><<태평한화골계전>>이나 <<필원잡기>>등의 명작을 남길 수 있었다 함. 방송대에서 배운 오누이간의 재산송사건 등이 실려 있어 반갑게 읽었음.

*2016. 11. 19



934.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윤흥길 저/문학과지성사 간(2008)

*계간지인 창작과비평1977년 여름호에 실린 작품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직선과 곡선>(한국문학1977. 10), <날개 또는 수갑>(세계의문학1977. 가을호), <창백한 중년>(문학사상1977. 10)으로 이어지는 연작 소설임. 창작과비평에 출간된 것을 경쟁지인 <<문학과지성>>에서 같은 해 10월 초판을 발행한 것도 예외적인데 연작소설을 실은 소설책이 20084월에 318쇄로 발행됐을 만큼 인기작이라는 것도 드문 경우로 여겨짐. 625전쟁을 어린아이 시각으로 보고 쓴장마에서 기억이 생생한 것은 구렁이와 관련된 샤머니즘인데, 그 뒤 발표된 이 소설은 어른의 시각에서 서사를 끌어가고 있고 또 주인공 권기용이 샤머니즘을 신봉하는 강인한 외할머니와는 대비되는 연약하면서도 충동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는 현대의 직장인으로 그려졌다는 점이 흥미로움.

*2016. 11. 14



933. 조선은 왜 무너졌는가

*정병석 저/시공사 간(2016)

*1392년에 건국되어 5백년 넘게 왕정이 유지된 조선이 왜 1910년에 일본제국에 합병되어 종언을 고하게 됐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책을 찾지 못했는데 이번에 읽은 <조선은 왜 무너졌는가>를 읽고 어느 정도 답을 얻었다는 생각임. 고시 출신의 엘리트 관료로 노동부차관까지 역임했던 저자가 국가를 경영한 실무경험과 그 나름의 연구로 내린 결론은 착취적 신분제도, 폐쇄적 관료제도, 변질된 조세제도 등의 제도적 요인이 조선멸망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임. 조선이 5백년 이상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은 성리학의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해 가능했지만, 조선을 폐쇄적으로 경영토록 한 것 또한 성리학이어서 조선은 내내 성리학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음. 저자의 말대로 제도적 요인이 조선멸망의 주 요인을 인정하더라도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최고통치자의 리더십임을 대한민국과 조선인민공화국의 현저한 격차가 말해주고 있음. 조선의 멸망에서 대한민국의 번영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라면 포용적 제도의 운영이라 하겠음.

*2016. 11. 13일 



932.사림의 향촌생활과 시가문학

*최재남 저/국학자료원 간(1997)

*책머리에 소설은 서울의 몫일지 몰라도 오늘날까지도 시는 향촌의 몫이라는 저자의 언급에 공감하는 것은 이번 학기 영웅소설론은둔자문학을 같이 수강 중이기 때문임. 조선의 선비들인 이별, 김정국, 김안국, 김구, 이현보, 주세붕, 이황, 권호문과 이이가 관직에서 물러나 향리에 머무르며 지은 시가를 중심으로 어떻게 은둔자적 생활을 영위했는가의 편린들을 그들이 남긴 시가를 통해 엿볼 수 있게 해준 이 책의 저자에 감사하면서도, 과연 이들을 은둔자로 분류해도 좋은 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음. 이는 이들의 거의 다가 권문세가여서 경제적 부가 확보된 만큼 귀거래해 손수 농사를 지으며 은둔의 생활을 한 중국의 도연명에 비할 수 없어서임. 이 책에서 언급된 것은 아니지만 퇴계선생만 해도 노비가 350명이 넘었고 소유토지도 몇 십 만평이 넘어 경제적 여유가 충분했었음. 관심가는 인물은 퇴계선생의 제자인 권호문으로 관련자료를 조사해 이 분의 은둔자적 생활에 관한 소논문을 써보고자 함.

*2016. 11. 11일 



930.채봉감별곡

*작자미상/조윤형 역주/지식을만드는지식 간(20090

*작자 미상의 이 소설은 공전의 인기작인 춘원 이광수의 <무정>보다 몇 년 앞서 1910년대 초에 활자본으로 처음 출간된 애정소설로 1950년대까지 다양한 이본이 생성된 인기작임. 장필성과 약혼한 채봉이 아버지 김진사의 욕심 때문에 서울의 부패한 권세가인 허판서의 후실이 될 위기를 맞자 도망해 평양기생이 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평양감사 이대감의 도움으로 장필성과 만나 결혼하고 허판서에 붙잡힌 아버지를 구출한다는 것이 대략의 스토리임. 주인공 채봉의 굳센 의지로 끝내 애정을 획득하는 것은 이광수의 <무정>에 나오는 여주인공보다 더욱 매우 진취적인 것으로 높이 평가받을 대목임. 고전소설답지 않게 귀인이 도와주거나 꿈에서 가르침을 받지 않고 자기 힘과 의지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평양감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느 고소설과 서사전개가 뛰어남을 알 수 있음.

*2016. 11. 10

 


929.삼국지강의

*이중텐(李中天) /김상배 양휘웅 공역/김영사 간(2016)

*저자 덕분에 역사와 문학을 넘나들며 삼국지의 진실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함. 저자가 중국중앙방송공사의 <百家講壇> 프로그램에서 강연했던 삼국지 강의의 강연원고를 수정 보완해 낸 이 책은 문학 예술 미학 심리학 인류학 역사학 등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저자의 전방위적인 지식과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가 뒷받침되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함. 많은 역사적 사건과 역사 속 인물들이 갖고 있는 3가지 이미지가 있으니, 정사에 기록된 얼굴의 역사상의 이미지, 문학작품속의 얼굴인 문학상의 이미지, 그리고 일반 민중들의 마음속에 있는 민간이미지가 바로 그것들임. 저자는 정사인 진수의 삼국지, 범엽의 후한서, 사마광의 자치통감, 배송지의 삼국지 주외에 나관중의 삼국연의도 참고해 삼국지에 덧입혀진 가식을 제거해 참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음. 그 덕분에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참패한 주 요인이 전염병 창궐이었음을 처음으로 알았음. 조조를 간웅, 동탁이나 원소를 효웅, 유비를 영웅으로 분류한 것도 흥미로웠음.

*2016. 11. 8



928.관촌수필

*이문구 저/나남출판 간(1999)

*15년 전 한 번 읽었는데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당시에는 책을 읽고 난 후 독후감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지도 하겠지만 이미 농촌과 멀어진 내가 어린 시절의 농촌생활을 기억해내 정독을 할 만큼 이 책이 걸작이거나 아니면 단숨에 읽어 내려갈 만큼 흥미가 있는 작품이 아니어서라는 생각임. 충청도 방언이 많이 쓰였지만 전라도 방언이 더 많이 쓰인 송기숙의 장편 <자랏골의 비가>보다 서사의 전개가 역동적이지 못하고 단편소설들의 모음집이어서 매 작품을 처음 접할 때 긴장해야하는 것도 흥미를 지속시키는데 장애가 되었음.

고향을 찾아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더듬는 관촌수필 연작의 첫 번째 작품인 <일락서산>을 읽으며 과연 내 손자도 그리 할까 하는 생각에서 부럽기도 하면서 작가의 농촌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를 읽을 수 있었음.

문학평론가 김인환은 이문구의 소설은 소외효과와 골계효과가 통일되는 공간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을 공감하려면 <공산토월>, <녹수청산>, <일락서산> 등의 <관촌수필> 연작소설과 <우리 동네 유씨>, <우리 동네 정씨>, <우리 동네 황씨> 등의 우리동네 시리즈 작품들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읽어보아야 할 것 같음.

*2016. 11. 7



921.홍길동전/전우치전/서화담전-연강학술도서 한국고전문학전집 25

*작자미상/김일렬 역주/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 간(1996)

*<홍길동전>, <전우치전>, <서화담전> 모두 실존인물을 모델로 했으나 각 인물의 삶을 어느 정도 참고는 했을지 모르나 서로 같지 않은 바가 워낙 커 역사군담소설로 분류되지 않는다 함. 또 하나 학교에서 최초의 한글소설로 배워 온 <홍길동전>도 딱 잘라 그렇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원본이 아직 발견된 바 없고, 세부적인 내용과 표현에서 상호간에 차이가 존재하는 이본이 많이 전해오는 것으로 보아 현전 자료가 원작이 아니고 후대에 개작된 이본임에 분명한데 그 가장 큰 증거로 초두에 허균이 홍길동전을 지었을 때 존재하지 않은 17세기 말의 장길산이 등장한다는 것임. 작자와 창작연대를 알 수 없는 <전우치전>은 조선조 성종 및 중종 무렵 살았던 실존인물 전우치의 사후 행적이 설화로 전승되다가 소설화한 작품으로 명나라로 건너가 활동한 것이 이채로움. <서화담전>은 조선 전기의 철학자 화담 서화담(1489-1546)을 주인공으로 삼은 작자 및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로 주인공에 관한 흥미로운 설화가 축적되어 이루어 진 것임. 홍길동전이 최초의 한글소설이 아니라는 데는 학계의 의견이 모아졌으나, 아직까지 어느 소설이 최초의 한글소설인가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설공찬전은 최초의 한글소설이 아닌 최초의 한글번역소설임.

*2016. 11. 5


920.임진록 - 한국고전문학전집 4

*작자미상/소재영 장경남 역주/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간(1993)

*역자는 <임진록>16세기 말 조선조의 일대변혁을 가져온 임진왜란을 작품의 바탕으로 깔고 당시의 민족적 영웅을 소설적으로 형상화 시켜 전후의 민중들을 중심으로 전쟁을 어떻게 평가하고 바라보았는가를 표출한 역사소설로 보고 있음. 여러 이본의 <임진록>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로는 이순신, 곽재우, 김덕령, 정문부, 조헌, 영규, 논개, 최경희, 계월향, 김응서 등인데 역사중심의 이본에서는 이순신이, 설화중심의 이본에서는 김덕령이 두드러져 보임. 어떤 고소설보다 이본이 많기로 정평이 난 <임진록> 중 이 책에서 역주한 판본은 경판본, 국립도서관본과 권영철본의 3종으로 그 내용이 서로 다른 부분도 많음. 경판본은 비교적 역사적 기술에 충실하며, 국립도서관본은 설화성이 바탕이 된 대표적인 작품으로 가공인물 최일경이나 관우의 도움이 이 작품을 끌고 감. 권영철본은 설화성이 강한 대표적인 이본으로 역사적 사실과 가장 거리가 먼 작품이라 하겠음. 김덕령 같은 민족영웅들에 초점을 맞추고 이여송을 산신령에게 피살되는 것으로 그려 일본은 물론 원병국인 명에도 반감을 표한 것도 권영철본의 특징이라 하겠음.

*2016. 11. 2



919.자랏골의 비가

*송기숙 저/ 창비 간(2012)

*송기숙은 이청준, 한승원과 함께 전남 장흥이 낳은 소설가인데, 이청준과 한승원의 작품은 여러 편 읽었지만 송기숙의 작품은 <자랏골의 비가>가 처음임. 전남대 교수로 민주화운동에 투신했고 옥고도 치른 송기숙의 이 작품은 앞의 두 소설가의 어떤 작품보다 전라도의 방언이 많이 쓰여 향토색이 물씬 풍김. “남도 벽지의 마을에서 묏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소작농들의 수난과 울분과 항거를 감동적으로 그렸다는 문학평론가 진정석은 이 작품을 두고 신분의 질곡과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하층민들의 생활상에 대한 핍진한 묘사가 원숙의 경지에 도달했으며,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농민의 이중성에 대한 날카롭고 섬세한 통찰이 인상적이다라 했음. 1990년대에 3년 간 모회사의 충호남영업부장으로 일했고 장흥의 천관산도 여러 번 오른 일이 있어 방언에 기초한 묘사에 감탄해 하면서도 스토리 전개를 늦춘 점도 있다 싶기도 했음.

*2016. 10. 31



918.용문전

*<소대성전>의 속편이랄 수 있는 이 소설 또한 출장입상형의 영웅소설로 이 소설의 주인공 용문은 호국강변에 사는 용훈 부부가 절에 가서 빌어 얻은 아들로 묘사됨. 명에 멸망한 북호와 서선우의 아들들이 용문을 꾀여 명을 침략하고, 이미 나이가 든 소대성이 대적하기에 이름. 용문과 소대성의 결전에서 승부가 가려지지 않자 소대성은 용문에 무술을 가르쳐 준 연화선생의 친필을 전해 명에 합류할 것을 설득함. 대의명분과 정의가 명에 있음을 깨달은 용문은 명으로 말을 갈아타고 호왕과 서선우 아들을 공격해 승리를 이끌음. 천자는 연화선생을 좌승상에, 용문을 병마도총독으로 임명해 나라를 이끌어가도록 해 백성들이 격양가를 부를 정도로 태평성대에 이르게 됨. 소대성의 딸과 결혼한 용문의 아들 용골이 천하대도독 총병대장군이 되는 것으로 끝나는 이 소설 또한 <장풍운전>에 비하면 전쟁담이 훨씬 상세하고 길어 본격적인 영웅소설로서 손색이 없다 하겠음.

*2016. 10. 30

  


917.소대성전

*작자미상/신해진 역주/지식을만드는지식 간(2009)

*<장풍운전>과 마찬가지로 <象胥記聞>에 실려 초기영웅소설로 분류되는 이 소설의 서사구조는 여타 영웅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장풍운전>의 장풍운처럼 入相出將하는 것이 아니고 出將入相하는 점은 크게 다르다 하겠음. 이 작품 또한 방각본, 필사본, 활자본이 두루 전해질 만큼 인기 있었던 소설로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음. 전 병부상서 소양의 만득자로 태어난 소대성은 10세에 부모가 병으로 모두 죽어 사별한 후 거러지 신세로 전락함. 낙향한 이진 승상은 지감으로 소대성을 거두어 딸 소저와 결혼시킨 후 병으로 죽고 소대성은 다시 가출해 청룡사에 가서 노승에게 5년 간 병서를 익히고 무술을 연마함. 북흉노 및 서융의 침입으로 위태로움에 처한 황제를 구한 소대성은 노왕에 작봉되어 출장입상의 전형을 보였음. 이소저와 혼인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 이 소설이 <장풍운전>보다 영웅소설답다 싶은 것은 군담부분이 강화되어서임.

*2016. 10. 29



916.장풍운전

*작자미상/신혜진 역주/지식을 만드는 지식 간(2016)

*일본인 통역관 소전기오랑의 사행록인 <象胥記聞>(1794, 정조18)에 실린 초기 영웅소설의 하나인 이 소설이 방각본, 필사본, 활자본이 모두 전해질 만큼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장풍운의 고행담과 성공담, 그리고 제1의 처를 구하기 위해 황제와 심리적 대결을 마다 않는 이야기 등이 대중적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으로 생각됨. 이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음. 옥제의 점지로 이부시랑 장희의 만득자로 태어난 장풍운은 가달의 침입으로 가족과 헤어져 길가에 버려졌는데 지감 능력을 보유한 전 통판 이운경이 구제해 그의 딸 경패와 결혼을 함. 장인의 죽음으로 쫓겨난 장풍운은 광대노릇을 하다가 왕굉렬의 겸종이 되어 빚 받으러 간 길에 과거에 응시해 장원급제하고 기거했던 원철의 딸 황희와 결혼하고 돌아가 왕굉렬의 딸 부용과도 결혼함. 서번/서달의 침입을 막고자 대원수로 출전한 장풍운은 승전 후 개선하는 길에 어머니와 경패, 그리고 부친과 재회함. 황제의 주선으로 결혼한 명현왕의 딸 뉴씨가 진번의 침략으로 장풍운이 출전한 틈을 타 경패를 모함해 죽이고자 하나 승전해 돌아온 장풍운이 살려내고 뉴씨부인을 살해하기에 이름. 아들 옥윤이 서량왕이 되는 등 자녀들도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 이 소설을 두고 민중의 기대지평을 충족시켰다는 평하기도 하나 그러기에는 장풍운의 고초가 너무 나이브하게 그려졌다는 생각임. 영웅소설로 분류하기에는 가족 간의 이별과 재회가 중심을 이루고 군담이 미약하다 싶다는 생각임.

*2016. 10. 28

 


 

915.임진록연구

*최문정 저/박이정 간(2003)

*일본고전문학연구자인 저자가 국문학연구에 뛰어들게 된 것은 일본군기학계의 통설에 반대설을 제시한 것이었는데 이 책으로 우리 국문학계와도 다른 견해를 내놓게 되어 죄송하다는 글을 올린 이 책의 머리말을 보고 끝까지 읽어보겠다는 욕심이 동했음. 역사군담소설로 분류되는 임진록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데 그 이본이 무려 59종 이상이라는 데 놀랐음. 저자는 임진록이 민중에 의해 성립된 작품이라는 통설에 반기를 드는 사유로 이 작품 속에 민중의 아픔과 고뇌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임. 저자의 주장인 즉, 중화주의와 문치를 정치의 기본구도로 삼은 조선왕조가 전쟁 책임을 피하고자 왜곡한 작품이라는 것이라며 이를 논증하는데 나름 정성을 기울인 책임. ‘서론’, ‘기존의 연구성과와 문제점, 그리고 새로운 연구방향의 제시’, ‘역사계열 임진록및 역사계열 임진록변형1의 구조와 서술의도’, ‘역사계열 임진록의 변형2 흑룡일기의 구조와 서술의도’, ‘최일영계열의 임진록의 구조와 서술의도’, ‘이순신계열 임진록의 구조와 서술의도’, ‘관운장계열 임진록의 구조와 서술의도’, ‘결론8개부분으로 나누어 상론한 이 책을 보고 다시 한 번 국정의 최고책임자였던 선조임금의 무능에 화가 났음. 이 책을 통해 다산 정약용도 일본이 유학을 공부해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음을 알았고 전후 유성룡이 물러난 것이 북인의 전쟁책임을 들어 공격한 것과 자신의 책임 면탈을 위해 북인의 공격을 활용했음도 비로소 알았음.

*2016. 10. 19

 


914.육미당기 - 연강학술도서 한국고전문학전집 17

*서유영 저/장효현 역주/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간(1995)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주인공 김소선이 장님이었다가 환희의 순간을 맞아 개안을 했다는 이야기를 차용주 저 <한국한문소설사>에서 읽고 나서임. 장님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고자 부처님께 공양미삼백석을 바치고 임당수에 던져졌다가 용왕의 부인이 되어 살아 돌아온 심청이가 아버지를 만나고자 장님잔치를 벌인 것은 심청이가 부처의 위력을 믿지 않은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내게는 <육미당기>의 개안모티프가 눈을 끌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기대한 바와 거리감이 느껴졌음. 그래도 확실한 것은 심청전보다 늦게 선보인 한문소설 <육미당기>에서 일체의 대가 없이 눈을 뜨게 한 것은 심청전과 대비해 개안을 모티프로 한 우리 고전문학의 변천사를 들여다볼 만하겠다는 용심이 일었음. 장편한문소설인 이 책의 저자는 조선후기의 서유영(1801-1874)이 관직에 연연하지 않고 문학작품을 많이 남긴 데는 순조의 아들 효명태자의 요절이 충격을 주어서라함. 신라를 배경으로 삼으면서 실존했던 소성왕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간 점이 흥미로우나 거개가 중국에서 일어난 일들이어서 여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임. 육미당기를 애정소설로 분류하는 것은 주인공 김소선의 무용담이 거의 보이지 않고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애정담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일 것임. 다시 한 번 차분히 읽어보고 원문필사도 해볼 생각임.

*2016. 10. 15


913.유충렬전/조웅전-한국고전문학대계 8

*작자미상/장덕순 감수/명문당 간(1994)

*유충렬전과 조웅전 두 작품 모두 모친이 즐겨 읽으셨던 책이어서 초등학교 다닐 때 나도 한두 번 읽었음. 두 작품 모두 조선조 후기의 영웅소설로 1950년대 후반까지 세창서관에서 출간한 활자본이 시골 장터에 유통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음. 중국 명나라를 배경으로 한 유충렬전은 영웅소설이면서도 영웅의 연애담을 찾아볼 수 없는 대신 위기에 빠져 있는 황제를 구출하는 무용담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그 특징이라 하겠음. 부처의 가호를 받아 피란하고 부처의 영험으로 유충렬이 탄생하는 등 불교사상이 엿보이는 이 책은 또한 군주에 충성을 다한 결과 부귀와 영화를 누리는 것이 나와 유교와도 깊숙이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음. 조웅전은 중국 송나라를 배경으로 한 영웅소설로 주인공 조웅의 영웅담은 물론 홍안소년으로 자라면서 벌이는 연애담도 곁들여 흥미를 더해주고 있음. 조웅의 영웅담을 가능케 한 도술의 등장이 어쩔 수 없는 고소설임을 보여주고 있기도 함. 조웅전은 연애담과 무용담을 함께 보여주는 전형적인 영웅소설이라 하겠음.

*2016. 10. 13

 


912.운영전 / 주생전

*간호윤 김정희 역/이회 간(2003)

*이 책은 고전소설로 필사본 한문소설집선현유음(先賢遺音)에 실린 <주생전>, <운영전>을 번역해 펴 낸 것으로 , 선현유음(先賢遺音)에는 애정소설인 <주생전><운영전>외에도 <최현전>, <강산변>, <상사동기>, <왕경룡전>, <최척전>, <최선전> 등이 실려 있다함. 일반 독자들이 읽기 쉽게 편집된 고소설 책이어서 교주를 따로 써넣지 않는 등 학술용으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임. <운영전>은 다른 책에서 한 번 읽어 본 것이어서 대부분의 내용은 기억이 났으며, 이번에 처음 읽은 <주생전>1593년 권필이 지은 애정소설로 알려져 있음. 주생이라는 명나라 태생의 남자 주인공이 임진왜란에 참전했다가 병이 들어 여관에 같이 머물게 된 가 주생의 이야기를 듣고 옮겨 놓는 형식으로 꾸며진 <주생전>은 과거에 낙방한 선비 주생과 기생 비도, 그리고 승상의 딸 선화와 사랑을 나누다 비도와는 사별하고 선화와는 참전으로 생이별을 하기까지 애정담을 그린 흥미로운 소설로 권필의 작가적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임. 작자미상인 운영전은 안평대군을 모시는 궁녀 운영과 소년 유생 김진사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애절하게 그렸는데 김진사가 유영을 만나 사랑담을 들려주는 액자소설로 그 구성이 특이했음. 성리학이 사회를 지배한 조선 후기 이런 소설이 쓰여지고 유통되었다는 것이 놀라웠음.

*2016. 10. 11



911.태평광기

*이방 외 13명 공저/김장환 역/지만지 간(2008)

*중국북송 태종 태평흥국 3(978)에 편찬되어 그 3년 후에 판각된 <태평광기>는 한 대부터 북송 초에 이르는 소설, 필기, 야사 등의 전적에 수록되어 있는 이야기들을 광범위하게 채록하여 총5백권에 7천여조의 이야기를 수록한 중국의 인기서임. 본서는 완역본이 아닌 초역 본으로 두자춘’, ‘백수소녀’, ‘정덕린’, ‘정혼점’, ‘소무명’, ‘규염객’, ‘한지화’, ‘천일주’, ‘인부’, ‘이탄녀’, ‘매분아’, ‘판교삼낭자’, ‘왕주’, ‘원무유’, ‘신도징’, ‘구양흘’, ‘임씨’, ‘순우분’, ‘신라앵앵전등 총 20편의 이야기들이 실려 있음. 신선기괴와 인과응보에 관한 것이 주인 이 책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시기는 중국에서 간행된 981년으로부터 백년이 되기 직전으로 고려 때 저술된 <삼국사기><삼국유사>, 그리고 조선조에 발간된 <고려사><태평광기>의 책 이름이나 내용이 계속 나타남. 내가 이 책을 읽게된 것도 다수의 논문에 책 이름과 내용이 자주 나와서인데 이 책의 내용이 황당무계하기도 하면서도 재미가 있어 고려나 조선시대에 사대부들에 읽힌 것이 아닌가 함. 이 책에 신라 김가의 이야기가 실린 신라가 실린 것도 이채로웠음.

*2016. 10. 10



910.설공찬전 연구

*이복규 저/박이정 간(2003)

*<설공찬전>은 조선조 중종 때 난재 채수가 지은 한문소설로 1997년에 저자에 의해 발굴되고 발표된 한글필사본에 따르면 그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함. 설충란은 남매를 두었는데 딸은 결혼하여 바로 죽고 아들 공찬도 장가들기 전에 병사했는데 설충란의 동생 설충수의 집에 설공찬 누나의 혼령인 귀신이 나타나 설충수의 아들 공침을 병들게 함. 설충수가 주술사 김석산을 불러 귀신을 퇴치하고자 하는데 설공찬의 혼령이 공침에 들어가 수시로 왕래해 오른손잡이인 공침이 왼손으로 수저를 들게 함. 공찬은 공침을 괴롭히고 사촌동생 설위와 윤자신을 불러오게 해 저승소식을 전해주는 것으로 필사가 중단되어 그 뒤 내용을 알 수가 없음. 성리학에 어긋난다하여 저자를 참수하라는 사대부들의 참소를 접한 중종은 한문본과 한글번역본인 국문본을 불태워 없애고 저자 채수를 귀양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했는데 1996년 국문본이 극적으로 발굴되어 이 책이 지어진 것임.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주장하는 것은 첫째 이 <설공찬전>의 국문본이 최초의 번역체 국문소설이라는 것과, 둘째 <설공찬전>이 실화에서 유래한 소설이라는 것, 그리고 셋째 창작국문소설의 효시가 1531년에 널리 유통된 <오륜전전>이라는 것임. 첫째와 둘째는 학계에서 대체로 수용되고 있으나 셋째 국내 최초의 국문소설이 <홍길동전>이 아니고 <오륜전전>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이 아니어서 추가적인 논의가 진전될 것임. 저자가 이 필사본을 발견할 수 있었던 데는 저자의 준비와 열의가 단단히 한몫했다는 생각임.

*2016. 10. 9



909.임진록

*작자미상/이병찬 편/푸른생각 간(2015)

*“임진록은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고소설로 이본이 하도 많아 이번에 읽은 이 임진록이 어느 정도 비중이 있는 판본인지는 알 수 없음. 이 책이 내가 읽는 첫 번째임진록이어서 상당히 흥미로우리라 기대를 갖고 임했으나 임진왜란에 대해 그 역사를 소상히 알고 있어서인지 그 재미가 생각보다 못했음. “임진록은 역사적 체험을 단순히 재구하는데 머문 것이 아니고 사실을 재경험하면서 바람직하지 않은 과거를 극복할 수 있게 하기위해 허구적인 재편을 시도한 작품으로 본 편찬자는 보았음. 선조의 붕당정치, 명나라군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 의병들의 활약상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투영된 임진록을 읽고 나서 오늘의 안보위기 또한 그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음. 북한의 안보위협에 대한 여야의 판이한 평가, 중국에 대한 굴욕적 자세가 임진록의 상황과 다를 바 없어 안보가 심히 걱정되는 바, 지금에 필요한 의병은 어떠해야하며 누구여야 할까 하고 이 책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음.

*2016. 10. 6



908.중국의 은자들

*이나미 미치코 저/김석희 역/한길사 간(2003)

*일본의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교수로 재직 중인 이나미 미츠코는 이 책을 통해 신화와 전설의 시대부터 청나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중국에 출현한 특기할 만한은자들을 골라 각양각색의 다양한 삶의 궤적을 더듬어 본 것으로 적고 있음. 이 책에 등장하는 중국의 은자란 뜻에 맞지 않는 현실을 부정하고 스스로 은둔이라는 생존방식을 택한 사람을 일컫는 것으로 의기양양하게 현실사회에서 물러나 강인한 반항정신을 간직한 채 일탈의 생애를 보내는 이들로 요순시대 전설의 허유에서 시작된 것으로 그 뒤를 이은 노자/장자를 포함해 모두 16명의 은자가 소개되었음. 지난 학기 공부한 이원의 유금강산기에 나오는 임포가 매화를 아내로, 학을 아들로, 그리고 사슴을 하인으로 삼은 은자로 소개되어 반가웠음. 익살과 다변을 장기로 삼은 궁정의 어릿광대로 한무제를 섬겼던 동방삭이 은자로 소개된 것도, 죽림칠현이 같은 생각을 가졌던 것이 아님을 알게된 것도 이 책을 통해서임. “돌아가련다. 논밭이 묵으려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하고 귀거래사를 읊은 도연명이나 백발삼천장은 시름따라 자랐건만 거울속의 노쇠한 몰골은 어디서 서리를 맞았는고하는 추포가를 지은 이백의 은둔사상도 이 책에 잘 나와 있음.

*2016. 10. 3

 


907.소시민/심천도

*이호철 저/새미 간(2001)

*월남작가 이호철이 세인의 관심을 끌게 한 키 워드는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소시민일 것임. 현대문학 수강을 계기로 이호철의 <소시민>을 다시 읽고 느낀 점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서의 피난살이가 오늘의 삶보다 몇 십 배 처절했다는 것과 그럼에도 굴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용케 살아남아 오늘의 부를 이룩했다는 것에 놀라움과 경의를 함께 갖게 되었다는 것임. 주인공인 내가 최인훈의 <광장>에 나오는 이명준과 대비되는 것은 이렇다하게 시민의식이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어서 소설의 제목이 <소시민>이겠다 싶은데 당시의 처절한 삶을 잘 그려낸 것과 소시민논쟁을 야기한 기폭제 역할을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는 생각임. 아쉬운 것은 작가가 15년 후 다시 찾은 부산에서 만난 주인공과 젊은 학생과의 주인공과의 대화에서도 시민으로 향하는 전망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나 그래서 소설제목이 <소시민>이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음. 이번에 처음 읽은 <심천도>는 의로움을 추구하는 한 공무원이 어떻게 몰락하는 가를 그린 작품으로 리얼리즘에 충실한 작품으로 보이는데 이 소설 또한 어떤 긍정적인 전망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소시민>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임.

*2016. 9. 20



906.중국의 은둔사상

*오비 고오이치(小尾郊一) /윤수영 역/강원대학교 출판부 간(2008)

*은둔이란 사전적 정의로 세상을 피하여 숨는 것을 뜻하는데 숨는 동기와 형태에 따라서 은둔의 양태가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임. 중국에서 예로부터 은둔이 처세지도(處世之道)의 하나로 존중되어 온 것은 자신의 사상이나 행위가 전혀 현실화될 수 없을 때 은둔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으로, 이때 은둔을 뒷받침해준 사상으로 노장사상임. 은둔을 출사(出仕)로부터의 도피로 본다면 은둔지가 반드시 한갓진 자연일 필요는 없겠지만, 대표적인 은일자인 도연명이 전원으로 돌아가 은둔생활을 한 것으로 보아 물리적 거리도 무시 못 할 요인의 하나였다는 생각임. 이 책에 실린 여러 은둔자중 은둔문학을 남긴 대표적인 인물 또한 도연명으로 나이 40대에 이르러 평택령을 마지막으로 출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며 남긴 귀거래사는 지금도 회자되는 명시임. 흥미로운 것은 후한의 작품 <초은사(招隱士)>에 그려진 산야는 고난으로 가득 찬 장소인데 반하여, 서진의 좌사가 지은 <초은시(초은시)>에는 즐거움의 장소로 바뀐다는 것임. 이에 착안하여 중국 유산시나 유산기를 지은 이들과 은둔자들이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 가도 고찰해볼 만함.

*2016. 9. 16



905.한국문학연구입문

*조동일 외 75/지식산업사 간(1982)

*앞서 읽은 한국문학사의 쟁점과 같은 틀을 갖춘 책이나 필자들ᅂᅵ 대부분 다르고 쟁점 또한 같지 않아 상호보완적인 관점에서 이 책을 읽어나갔음. 총론, 구비문학, 한문학, 고전문학과 근대문학으로 짜인 이 책이 한국문학사의 쟁점보다 10여년 앞서 발간되어 이 책의 미비점이 한국문학사 쟁점에서 보완되었다는 생각임. ‘한국문학사의 쟁점에서는 <공무도하가><황조가>등 개별 작품을 다룬 글이 상당수 보이나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음. 이 책에 따르면 우리 문학이 근대적 의미에서 학문연구의 대상이 된 것은 민족사적 암흑기인 1920년대로 들어선 후로 민족적 긍지를 고양하려는 뜨거운 목적의식이 없었다면 민족 주체성이 극도로 위협받는 일제강점기에 우리 문학을 연구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임. 이 책 또한 그런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일련의 국문학연구자들이 국문학연구 반세기를 총결산한다는 큰 뜻을 품고 이뤄낸 것이어서 국문학사상에 대한 직접적 논증이나 해설보다 연구사적 전개에 역점이 둔 것이 뚜렷해 보임.

*2016. 9. 17



904.한국문학사의 쟁점

*장덕순 외63명 공저/집문당 간(1995)

*서울대에서 오랜 동안 봉직한 장덕순 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자들이 발의해 펴낸 저서임. 이 책은 총론, 고대문학, 향가시대문학, 고려시대문학, 조선전기문학, 조선후기 문학, 현대문학으로 나누어 총64개의 쟁점을 골라 기존의 논점들을 간략히 비교정리한 후 필자의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꾸며졌음. 총론 부문 중 맨 처음에 실린 조동일 교수의 국문학의 개념과 범위에서 필자는 국문학을 한국인이 국어로 이룩한 문학으로 정의했음. 위 정의에서 국어에 대한 이해가 같지 않아 중국의 문자인 한자로 쓰인 한문학을 국문학에 포함시킬 것인가가 가장 큰 쟁점이었는데 오늘은 한문학도 우리 국문학임을 부정하는 학자들은 없는 것 같음. 각론에서 강원대 이경수 교수의 황조가의 해석에서 만나본 몇 가지 논쟁, 즉 현재와 같은 44구 시경체의 황조가가 과연 유리왕 때 창작될 수 있겠는가와 막강한 유리왕이 달아난 치희를 왜 데려오지 못했는가와 과연 황조가가 서정시인가 등의 논쟁들은 내게는 새로웠음. 이런 식으로 64개 소고들의 논쟁들을 훑어봄으로써 한국문학사가 어떤 논쟁을 거쳐 오늘의 문학사로 자림 매김 했는가를 알 수 있었음.

*2016. 9. 16




903.한국고전소설연구

*장효현 저/고려대학교출판부(2013)

*우리나라 소설의 최초작품이 고려초엽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崔致遠>이라는데 의견이 모이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 그 전까지는 조선 초기 김시습의 <金鰲新話>로 배웠음. 고려초기의 <최치원>에서 조선 말엽 신소설이 등장하기까지 한국의 소설사는 고전소설이 맡아왔음. 고전소설이 우리 고전문학 유산가운데에서 가장 가치 있는 영역이라는 데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면 그 논거로 저자는 고전소설역시 인간의 삶속에 존재하는 모순과 갈등을 드러내 보이는 소설의 한 갈래라는 점, 고전소설의 대부분이 국문으로 창작되어 유통되었다는 점, 고전소설은 중세문학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상업적 출판물 유통을 통해대중화를 이룬 유일한 장르라는 점 등을 들었음. 800쪽 남짓한 이 책은 50페이지만 총론에 할애되고 대부분은 이슈별로 저자가 연구, 발표해온 각론들이어서 이 책을 한 번 읽은 것으로 우리나라 소설이 어떤 역사를 밟으며 발전해왔는가와 고전소설사를 공부하는데 주요이슈들이 무엇이가를 아는데 충분치 못하지만 재독, 삼독을 통해 고전소설사를 한 번 그려볼 생각임.

*2016. 9. 12



902.서경(書經)

*김완주 역저/명문당 간(2015)

*한문공부를 하겠다는 내가 사서오경의 하나인 서경을 이제 보게 된 것은 때늦은 감이 있으나, 나이 들어 보는 것도 괜찮다 싶은 것은 이 책의 내용이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임. 이 책은 옛날부터 여러 나라에 전해 내려오던 사관들의 기록을 공자(孔子)가 정리하여 편찬한 것이라는 것이 정설로 요순시대에서 주까지의 역사서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서 처음 알았음. ---탕왕-주의 성왕에 걸친 통치사로 홍범구조에 대한 자세한 내역을 안 것도 이 책을 읽고 나서임. 사마천도 이 책에서 따와 사기에 옮겨놓았을 만큼 권위와 가치를 갖기에 사서오경으로 대접받는다는 생각임. 번역문 위주로 책을 읽어 원문의 진미를 맛보지 못했는데 오는 겨울방학 때 원문을 필사하면서 해석을 해볼 생각임. 집안에서 암탉이 울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이 책에서 보여 남존여비의 역사가 참 오래다 했음. 이 책의 영향력이 적지 않다 싶은 것은 삼년상, 삼강오륜, 오행사상 등이 모두 서경에서 나왔으며 오늘날에도 흔히 사용되는 백성, 서민, 민주, 국가, 경영 등의 일상용어들이 서경에서 유래되어서임.

*2016. 9. 1



901.일본근대문학의 기원

*가라타니 고진 저/박유하 역/도서출판b (2013)

*일본의 한 평론가가 풍경화에는 실제의 풍경을 그린 것과 심상의 풍경을 그린 것으로 나뉜다는 것을 현대문학 강의를 통해 들어 알게 되었는데, 가라타니 고진이 지은 일본근대문학의 기원속의 풍경화의 발견에 그런 내용이 실려 있다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음. 이 책에 따르면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노력으로 기하학적 원근법과 함께 탄생된 서양의 풍경화는 그 이전 종교적 혹은 역사적 이야기를 묘사한 그림 안에서 배경으로서 존재했던 풍경화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음. 이 책을 읽고 서양의 풍경화에서 풍경이 갖는 의미는 고정된 시점을 가진 한 사람을 통해 통일적으로 파악된 대상이라면 중국의 산수화에서의 풍경은 기하학적 원근법을 따라 묘사되는 것이 아니고 풍경을 이루는 대상을 개념화해 한 것이어서 산수화에서는 실제의 풍경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심상의 풍경이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했음. ‘풍경의 발견외에 내면의 발견’, ‘고백이라는 제도’, ‘병이라는 의미’, ‘아동의 발견’, ‘구성력에 대해서장르의 소멸등이 실려 있는데 장르의 소멸은 근대문학의 종언과 관련해 다시 읽어볼만 하다는 생각임.

*2016. 8. 30




900.근대문학의 종언

*가라타닌 고진 저/조영일 역/도서출판 b (2012)

*이제껏 일본문학에 별반 관심을 갖지 않은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지난 학기 한국소설사 강의를 들으면서 저자의 글 풍경의 발견의 일독을 권유받아서임. 경영학의 오마에 겐이치에 필적할 만한 문학의 일본인을 들라면 저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문학평론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한 인물임. 저자가 종언을 고했다는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장르로 소설을 들었고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소설의 퇴조가 영화로 인해 가속화된 것을 근대문학의 종언으로 진단한 저자는 예외적으로 건재할 것으로 믿었던 한국의 소설조차 21세기 들어 똑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고 저자가 판단했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임. 저자의 전언에 따르면 저자가 근대문학의 종언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 후, 저자는 미술, 연극, 건축은 물론 영화까지도 그들의 영역에서 종언일 수 밖는 상태에 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함. 전쟁, 환경문제, 세계적인 경제적 격차를 3대 현안과제로 뽑은 저자는 지금까지는 상상력으로 문학이 맡아왔는데 이제는 그리하지 않고 있음을 근대문학의 종언으로 생각하지만, 저자는 앞으로도 그런 과제를 피하지 않고 나서서 맡겠다는 의사를 표하고 있어 앞으로의 행로가 자못 궁금함.

*2016. 8. 19



899.격몽요결

*율곡 이이 저/김원중 역/민음사 간(2015)

*이 책은 책 제목이 시사하듯이 몽매한 사람에게 자극을 주어 깨우치기 위한 중요하고도 확실한 비책이 담겨 있는 책임. 율곡 이이가 관직에서 물러나 해주의 석담에서 살고 있을 때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저술한 이 책은 이 책보다 2년 앞서 대학의 뜻을 따라 지은 성학집요(聖學輯要)와 함께 학문의 방법을 체계적으로 서술한 손꼽힐 만한 저서라고 역자는 이 책의 해제에 실고 있음. 내 고향 파주가 낳은 최고로 걸출한 학자로 퇴계선생보다 더 적극적으로 국사에 참여한 율곡 이이선생은 10만 양병설을 주창할 정도로 국가안위에 고심한 명재상이기도 했음. 이 책은 서문과 10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입지장’, ‘혁구습장’, ‘지신장’, ‘독서장’, ‘사친장’, ‘상제장’, ‘제례장’, ‘거가장’, ‘접인장처인장등이 10장의 제목들임. 다른 분이 번역한 격몽요결을 필사하며 해석을 해본 바 있어

수월하리라 생각했는데 생소하기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생각인데 이는 영어원서만큼 한문원서를 읽지 못해서일 것임. 제사나 상례들은 오늘의 현실과 많이 다를 수 있으나 다른 장들은 오늘에 되살려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2016. 8. 15일 




898.한국진보세력연구

*남시욱 저/청미디어 간(2009)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진보세력이 얼마나 뿌리 깊은가를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음. 1920년대 후반 카프를 결성한 문인들이 이 땅에서 사회주의를 연 진보세력의 효시였을 터인데 이 책에서는 이렇다 할 만한 설명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일제 때 공산주의자의 박헌영을 진보세력의 효시로 보는 것이 아닌가 싶음. 더 거슬러 올라가 임정 때 삼균주의를 주창한 조소앙의 이야기도 나오지만 해방 후 남한 땅에서 진보정당을 세운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어서 박헌영의 일제 때 활동만큼 자세히 기록되지는 않았음. 진보와 보수가 균형을 이루며 양 날개로 날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교과서적인 이야기이고 인류의 보편적가치인 인권을 짓밟는 북한이 존재하는 한 아무리 진보를 주창해도 북한에 추종하는 작금의 진보는 척결의 대상이지 공존의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국가의 일차적 존재이유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임. 박정희 전대통령처럼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일구지도 않았고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민주화에 기여한 바도 별로 없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진보를 자처한 통치는 재임 기간 중 5조원을 지원해 북한의 독재정권을 지탱케 해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역사의 평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생각임. 이 점에서 김일성의 북한을 추종했던 일부 운동권학생들이 진보세력의 일원으로 국회에 들어가 이 나라를 지켜온 국가보안법을 폐기하려는 작태에 분노를 느낌. 북한 추종 사이비진보세력이 이 땅에 둥지를 틀 수 있게 만든 자들이 다름 아닌 부패하고 기회주의적인 상당수의 보수 세력에 있음을 부끄러워하면서 저자가 지은 한국보수세력연구도 구해서 읽어볼 생각임. 우리나라의 건전한 보수세력을 대표할 만한 저자가 차분하고 편파적이지 않게 진보세력을 역사적으로 구명한 이 책은 진보라는 그 이름에 현혹되어 진보세력의 실체를 알고 있지 못하는 많은 국민들에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자 함.

*2016. 8. 8





897.좌경사상에 대한 현대적 조명

*김한식 외 5/국방대학원 간(1990)

*국가의 존재이유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데 있기에 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임. 안보에서 누수가 생기는 주 요인이 국가의 근간을 받쳐주는 건국이념과 사상에 구멍이 생겨서라면, 우리 대한민국을 지켜주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해치는 전체주의와 공산주의 세력이 이 땅에 발을 못 붙이도록 사상적으로 무장하는 일은 지식인이 맡아야 할 일이라는 생각임. 1972년 대학을 졸업하고 고교교사로 발령을 받고 근무하던 중 양호민 교수의 공산주의에 관련된 책을 읽고 대학시절 막연하게 호감을 가졌던 공산주의를 이론적이고 의시적인 면에서 극복한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 공산주의 및 그 후 대두된 좌경사상들의 허구를 낱낱이 파헤친 이 책을 읽고서 34년 전의 희열을 다시 느껴보았음. 2000년대 이후 좌익정당의 8년 집권과 소득의 양극화현상 심화로 좌익사상에의 환상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 우리 국토를 지키기 위한 사드배치조차 추진이 쉽지 않을 정도가 되어버린 요즈음 좌경사상에 대한 현대적 조명은 의의 있는 일이라는 생각임. 다만 이 책의 출간년도가 오래되어 최근 사반세기의 좌익 활동을 찾아볼 수 없다는데 아쉬움이 많이 느껴졌음.

*2016. 8. 6





896.노자(老子) - 편하게 만나는 도덕경

*윤재근 편/동학사 간(2015)

*논어를 같이 듣고 있는 이동훈 님이 선물로 준 문화상품권으로 구입한 책으로 직접 원문을 써보며 읽어나가 일독을 끝내 내 나름 정독을 한 책임. 역시 노자다 싶은 것은 상을 보는 눈이 독특해서인데 굴러가는 수레를 보고 공과 허의 일체성을 읽은 혜안에 놀랐음. 노자가 걷자 하는 길에 이정표가 없어도 좋은 것은 삼라만상이 모두 길을 걷고 있어서람함.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고 센 것을 이긴다는 설파도 귀담아 들을 대목이고 하늘의 그물은 넓고도 성글지만 놓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씀 또한 마음 속 깊이 새겨둘만하다는 생각임. 바로 앞에 읽은 장자(莊子)에 영향을 많이 준 책으로 장자보다는 쓰인 한자가 쉽고 분량도 많이 적은 편이어서 다시 한 번 써보면서 정독할 생각임. 논어보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노자가 추구하는 기본 정신은 맞다 해도 오늘의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현실성이 떨어져서 일 것임.

*2016. 8. 3



895.한국등산사

*손경석 저/ 도서출판 이마운틴 간(2010)

*수년 전 이미 고인이 된 손경석 님의 마지막 대작일 이 책은 우리나라 등산사를 집대성해 정리한 책으로 산을 열심히 다닌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임. 주가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본격적인 등산을 대상으로 엮은 것이어서 조선 이전의 등산사가 거의 배제되어 한계를 보이기는 하나 본격적인 등산이라도 그 누군가가 정리해서 엮어야 등산사가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이 책의 역사적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임. 그래도 아쉬운 것은 전체 산악인의 1-2%에 불과할 엘리트산악인들의 등산만을 대상으로 해 나처럼 우리나라 산줄기를 종주하는 등산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고 소위 암벽등반과 해외원정의 등산에 거의 전 지면을 할애해 한국등산사로 명명하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음. 198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우리 산줄기 종주에 대한 기록에 저자가 인색한 것은 저자 스스로가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 산악인의 한 명이기 때문일 것임. 산악조난사를 정리한 것은 의미 있다 하겠으나 스키사를 덧붙인 것은 저자의 욕심이겠다는 생각임. 이 책이 담지 못한 조선등산사는 유산기를 중심으로 언제고 엮어볼 뜻임.

*2016. 8. 2



894.국역 유산기4(강원도)

*국립수목원 편저/한국학술정보 간(2015)

*국립수목원에서 편저한 유산기 도서는 경상북도, 경상남도, 경기도의 산을 오른 유산기 역서에 이어 네 번째로 출간된 국역 유산기는 강원도 산들의 유산기를 번역해 내놓은 것임. 157편의 강원도 산들의 유산기 중 이 책에 실린 것은 배용길의 금강산기등 총20편밖에 되지 않아 많이 아쉬우나 이나마도 국립수목원의 노력이 없었다면 만나보기 어려웠을 것이라 생각하자 국립수목원에 감사의 마음이 일음. 김수증의 유화악산기16918728일 김수증이 신랑, 승려 홍눌과 함께 이틀간 화악산에 오른 여정을 기록한 유람기로, 이 산행코스는 강원도에서 복원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조만간 짬을 내어 탐방하고자 함. 율곡 이이가 동생 이위, 박유, 장여필 등과 같이 오른 청학산의 유람기도

읽어 볼만한 것으로 이이가 산에서 내려오면서 봉우리와 바위마다 이름을 붙이면서 산의 이름을 청학(靑鶴)’이라 지었다 하니 이 산은 이이를 만나 덕에 좋은 이름을 얻은 셈임. 다음에 출간될 충청 및 전라 편의 유람기도 기대됨.

*2016. 8. 1



893.세계문화사

*민석홍,  나종일, 윤세철 공저/서울대학교 출판부 간(2008)

*여름 방학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자 펼쳐든 이 책은 서울대학교 출판부에서 출판한 세계문화사로 대학의 교재로도 널리 쓰이는 문화사 도서여서 나름 내용을 신뢰할 수 있다는 생각임. 7백여 쪽으로 세계문화사를 자세히 담을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을 담은 것은 틀림없기에 세계사를 조감하는데 크게 유용하다는 판단임. 내가 이 책을 통해 세계사를 훑어보고자 마음먹은 것은 우리 대한민국이 처한 오늘의 상황이 위기라는 인식 때문인데 이러한 인식의 기저에는 정당과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역량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인기영합에 급급해 국민들을 오도하기 일쑤라는 내 판단이 밑받침 하고 있음. 영국이 청나라와 벌인 아편전쟁에 관한 글을 읽노라면 청국 국민들에 아편을 강매하고자 하는 강대국 영국에 대해 분노감이 치밀어 오른 만큼 국력을 키우지 못해 영국의 반인류적 횡포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청의 무능이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두려움이 일었음. 국력을 키우는 것만이 살길이라는 평범한 역사의 가르침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확인한 것이 수확이라 하겠음.

*2016. 7. 26



892.독서인간

*차이위안 저/김영문 역/알마 간(2015)

*책과 독서에 관한 25가지 이야기가 실린 이 책을 읽을 만한 자격이 내게도 있다 싶은 것은 그동안 읽은 책이 2천여 권이고 간단하나마 독후감을 남긴 책이 9백권 가까이 되어서임. “책의 향기”. “책의 거처”, “책과 인연”, “책을 둘러싼 풍경4부로 구성된 이 책은 25가지의 책과 관련된 일화를 담고 있어 흥미롭고 유익했음. 이 책을 지은 저자 차이위안이 1974년생이라는 데 놀란 것은 이제 마흔을 넘긴지 얼마 안 되는 젊은이가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겠는데 바로 그 점이 부럽고 또 부러웠음. 이 책에서 언급한 책은 영혼이 있는 사물이다라는 명제가 맞지 않다는 것은 책은 생물이 아니어서 영혼이 깃들 수 없어서일 터인데 실제로는 저자의 영혼이 흠뻑 들어간 것이 책이어서 위 명제는 참이라는 것이 내 판단임. 저자는 독서를 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최고의 즐거움은 책과 사람이 하나가 되어 만사를 잊는 경지라 했는데 아직 그런 경지에 이르지 못해 독서삼매경에 쉽게 빠지지 못하고 있음. 권말의 책 추천이 색다르다 싶긴 하지만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추천은 아닌 것 같음.

*2016. 7. 23



891. 4.19와 모더니티

*우찬제 , 이광호  엮음/문학과 지성사 간(2010)

* 4. 19혁명이 50주년을 맞은 2010년 내가 서울문리대 캠퍼스를 다시 찾은 것은 방송대국문과에 입학해 대학본부에서 학생증을 발급받기 위해서였음. 4. 19혁명의 산실이었던 서울문리대 캠퍼스는 학부시절인 1970년대 초에 건너편 정영사에서 머무르면서 도서관을 종종 다녔던 곳으로 그 당시만 해도 4. 19혁명의 여진이 느껴지는 기분이었음. 그후 30년 가까이 지나 방송대 학생이 되고자 찾아간 문리대캠퍼스는 방송대 대학건물들이 자리했고 주위는 크고 작은 극장들로 둘러 싸여 4. 19혁명은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는데 문학과지성사에서 때 맞춰 50주년을 기념하는 “4. 19와 모더니티라는 도서를 만나게 해주어 고맙기 이를 데 없음. 크게 나누어 문학과 정치학을 통해 다시 만난 4. 19가 의미를 갖게 된 것은 모더니티와 접목해서일 것임. 김치수 선생이 만나 대담을 나눈 최인훈 선생은 문학평론가 김현의 찬사처럼 1960년은 정치적으로 4 .19를 만났지만 문학에서는 광장을 만난 역사적인 한 해로 기억하게 만들만 큼 명작인 광장을 지은 분이어서 두 선생의 대담이 잘 읽혀졌음. 이 책을 읽고 “4 . 19의 재인식은 혁명을 신화화하는 이데로올기적 프레임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며, 혁명의 한계와 미래를 동시에 사유하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4. 19모더니티라는 문제의 틀에서 사유함으로써, 그것이 지금 여기에서의 한국사회와 국가를 구성하는 동인으로 4. 19가 작동했음을 재성찰하자는 것이다.”라는 편집의도를 이 책이 잘 소화했다는 생각이 들었음.

*2016. 7. 22

                      


890.환경과학 이야기

*이상훈 저/자유아카데미 간(2012)

*개발의 세기인 20세기를 이어 환경의 세기인 21세기에 살고 있으면서 환경에 관한 지식을 키우는 일은 환경 분야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필요하다 싶은 것은 하나 밖에 없는 지구가 우리 모두의 대량소비로 중병을 앓고 있다는 판단 때문임. 저자가 환경에 관한 우리의 실상과 그에 따른 문제를 제기한 이 책을 읽고 나서 환경문제를 풀어나가는 데는 너와 내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음. “지구환경”, “환경오염”, “자원과 환경”. “환경과 미래등의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 중 얼마간은 저자의 다른 책인 손에 잡히는 생태계에서 다룬 것이어서 내용이 생경하지 않았음. 이 책에서 100m 산을 올라갈 때마다 0.9도씩 온도가 내려간다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0.65도와 많이 틀려 확인이 필요함. 이 책이 대학교재로 쓰일 목적으로 발간되었다면 4대강개발에 대한 언급은 직접적인 비평보다는 쌍방의 이론을 소개하는 정도가 좋겠다는 생각임. 2012년에 출간된 이 책에서 아프리카 어떤 나라의 기대수명이 2000년에 49세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2010년에 40세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된다고 하는 것은 시제 상 맞지 않음. 환경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이 책을 저술한 저자에 고마움을 표하고자 함.

*2016. 7. 16 



889.물과 한국인의 삶

*최정호 편/나남출판 간(1994)

*나남출판사에서 한국인의 삶을 구명하고자 시리즈로 발간한 산과 한국인의 삶”(1993)에 이어 1994년에 출간된 이 책은 물을 통해 본 한국인 삶을 다룬 책임. 2012년 마지막으로 발간된 강과 한국인의 삶4대강 개발 등 이 책에서 가볍게 다룬 강을 집중적으로 담아내고자 쓴 것으로 보임. 흥미로운 것은 목포의 프롤로그란 제목의 제 1장인데 이 책이 출간된 지 22년이 흘렀고 그 안에 호남정권이 5년간 이 나라를 통치했는데도 목포의 위상이 전혀 나지지 않은 것은 이 책에서 평가한 것만큼 목포의 지리적 입지가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함. ‘물과 사람의 몸’, ‘물과 한국문화’, ‘물과 한국민족’, ‘물의 생태학’, ‘물과 바다의 산업', '치수 이수와 해양공간등 총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으며 환경공학과 교수인 친구에 하상계수의 정확한 뜻을 물어 알게 된 것도 수확임.

먼저 읽은 강과 한국인의 삶과 내용적으로 겹치는 부분도 있고 오래된 책이어서 인용된 통계가 거의 다 지난 것들이어서 읽어나가면서 맥이 좀 빠지기는 했지만, 나남출판사에 고마워하는 것은 우리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산과 강, 그리고 물과 우리 삶이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으며 상호작용을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높인 점이라 하겠음.

*2016. 7. 15



887-888.한국의 세계문화유산(1-2)

*이종호 저/북카라반 간(2015)

*유네스코가 선정한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을 탐방하고 글과 사진으로 엮어낸 이 책을 내가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리하지 않고는 우리의 문화유산을 다른 나라 탐방객들보다 모를 수 있겠다 싶어서임.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의 페르피낭대학에서 공학박사와 과학국가박사 학위를 딴 저자의 학력이 이 책에 잘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저자의 인문학적 지식과 소양이 수준급이어서일 것임. 유네스코는 지구상의 유산을 문ᄒᅿ유산, 자연유산과 복합유산으로 구분하고 선정 작업을 계속해온 바, 우리나라에서도 문화유산 11건과 자연유산1건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음. 불국사 석굴암(1995)을 시작으로, 종묘, 해인사 장경판전, 창덕궁, 수원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 화순 강화고인돌지구, 조선왕릉, 하회 양동마을, 남한산성과 백제역사유적지구(2015) 11곳의 문화유산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 1곳의 자연유산이 그 것임. 1권에 실린 수원화성은 작년에 다녀온 곳이어서 이 책에 실린 내용이 생동감 있게 느껴졌으며, 2권에 실린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유일한 자연유산으로 용암동굴은 다녀오지 못했으나 성산 일출봉은 1980년대에 집사람과 함께 올라 잠실운동장이 성산일출봉의 분화구를 닮았다는데 감탄한바 있었음. 틈나는 대로 이 책을 들고 둘러본 후 탐방기를 남길 생각임.

*2016. 7. 13



886.사피언스(Sapiens)

*유발하라라 저/조현욱 역/이태수 감수/김영사 간(2016)

*다이아몬드 교수의 역저 , , 에 버금가는 역저로 오랜만에 대단히 도발적인 명저인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이 뛰었음. 10만 년 전에 최소 6종의 인간 종이 살고 있었는데 현재는 변방의 유인원 호모사피언스만 살아남아 세상을 지배하게 된 것은 다수가 유연하게 협동할 수 있ᄂힺᆫ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이 책은 밝히고 있음. 이스라엘하이파에서 태어난 저자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히브리 대학교에서 역사학교수로 재직 중임. 이 책을 읽으면서도 알 수 있었듯이 저자는 역사와 생물학의 관계에 천착해 유사서적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독보적인 영역을 열었다는 생각임. 저자는 호모사피언스의 발달과정으로 인식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을 꼽고 있는데 농업혁명을 역사상 가장 큰 사기라면서 그 예로 인류가 밀을 길들인 것이 아니라 밀이 인류를 길들였다는 것임. 이 책은 호모사피언스가 과학의 발달로 종언을 고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끝을 맺는데 유네스코 같은 국제기관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임.

*2016. 7. 6



885.조선시대 선비들의 백두산 답사기

*김지남 외 저/이상태 외 역/혜안 간(1998)

*조선시대에 서울에서 백두산까지 가장 빠른 길은 갑산을 거쳐 가는 가는 것인데 서울-갑산이 1,250, 갑산-백두산정계비가 300여리로 서울-백두산은 1,550여리임. 정치영의 사대부, 산수유람을 떠나다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백두산을 오르고 기록을 남긴 사람은 9명으로 김지남, 박권, 김경문, 이의철, 권필칭, 박종, 서명응, 서기수, 이중하 등 9명인데 이 책에는 김지남, 김경문(홍세태가 대필), 박권, 이의철, 박종, 서명응, 이중하 등 7명의 답사기가 번역되어 있음. 김지남의 북청록은 숙종38년인 1712년 청과 조선 사이의 국경을 조사하기 위하여 청의 차사(차사)로 온 목극등과 조선 측의 접반사인 박권 사이의 교섭 전말을 수석 통역관인 김지남이 일기로 쓴 것으로 그 번역량이 150쪽이나 ᄃᅿᅟᅵᆯ 정도로 상세하게 그려졌음. 다만 박권은 물론 김지남조차 백두산을 끝까지 오른 것이아니어서 그의 아들 김경문이 구술한 것을 대필한 홍세태의 백두산기를 읽어야 백두산정계비 설립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음. 흥미로운 것은 영조42년인 1766년 갑산부로 귀양중인 서명응과 삼수부로 귀양중인 조엄이 갑산부사 민원과 삼수부사 조한기와 동행하여 백두산을 오른 것임. 백두산 정상에 오르고 천지연을 보고나서 민족의 성지를 운운하는 일체의 글이 보이지 않는 데 대해 경제학자인 이영훈 서울대교수는 당시에 민족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으로 해석했음. 서명응이 접반사 박권이 청의 목극등을 따르지 않고 중간에 밑에서 남아 정계비의 토문강이 잘못되어 넓은 땅을 잃었다며 비난했던 부분을 고종22년인 1885년 이중하가 감계사일을 맡아 청에 재 측량을 요구해 관철하나 정계비내용을 수정하지는 못했음. 이 책의 백두산답사기는 등산사보다 청과의 국경교섭사로 가치가 더욱 클 것이라는 생각임.

*2016. 7. 4

 


884.이어령의 보자기 인문학

*이어령 저/허숙 역/마로니에북스 간(2015)*2001년 이화여대의 패션비즈니즈 과정을 이수하면서 들었던 강연의 주 내용이 이어령 교수의 보자기론으로 교수에게서 직접 강의를 들으며 아 그렇구나 하면서 감탄한 일이 있었음. 그때의 강연을 다시 듣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 이 책을 읽어나가며 서양의 가방은 상자에서, 동양의 보자기는 옷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음. 상자는 형태가 이미 만들어진 것에다 물건을 담는 것으로 노아의 방주가 최초의 상자라는 것은 놀라운 탁견임. 서양은 태어난 아이를 요람이라는 상자에 넣어 기르고 우리는 전통적으로 보자기에 해당하는 포대기로 감싸 업는 점이 다른데 독립심을 기르는 데는 요람으로 키우는 것이 좋을지 모르지만 요즘 사회생활에서 절실히 필요한 EQ를 키우는 데는 포대기가 훨씬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고 절로 들었음. 계몽주의에서 비롯된 합리성의 상징이 가바이라면 합리성을 뛰어넘는 유연함은 보자기에서 찾아야한 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으로 보임. 저자의 담론에 대부분을 공감하면서도 취사선택으로 일방의 참만을 강조한 것이 아니가 하는 의구심도 드는 것은 저자의 언어 조종술이 워낙 뛰어나서임.

*2016. 7. 3



879-883.대원군

*유주현 저/소담출판사 간(2001)

*졸고 조선총독부에 나타난 유주현의 대일본인식을 작성하느라 유주현의 역저인 대하소설 조선총독부를 읽고 나서 높아진 조선후기의 역사에 대한 관심 덕분에 대한제국을 뒤이어 읽고 마지막으로 대원군을 마자 다 읽었음. 대원군의 집정이 1863년이고 메이지유신이 1868년으로 두 나라 모두 개혁을 추구했는데 일본은 흥하고 조선은 망한 것은 왜일까? 하나는 개혁에 대한 집권층의 열정이고 또 하나는 개혁의 방향이라는 생각인데 대원군을 읽고 나서 느낀 것은 이 두 가지 모두 일본에 뒤진 때문이라는 것이 내 판단임. 첫째는 왕 고종의 협조를 받지 못한 대원군의 개혁정책이 오래 가지 못했고 대원군의 개혁조차 왕권강화에 그 첫째 목적을 두어 민심을 완전히 휘어잡지 못했고 둘째는 개혁의 방향이 개항이 아니고 쇄국 쪽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임. 이 소설을 읽고 외척의 전횡이 나라를 말아먹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음. 이 책을 읽으면서 유주현의 노고가 느껴져 감사의 마음이 일었음.

*2016. 7. 2

 


878.서유구

*염정섭 저/실학박물관 간(2013)

*백두산 정상을 오른 서명응의 손자 서유구(1764-1845)는 노론계 실학자로 그리 많이 알려진 인물은 아니나 그의 저서 임원경제지는 농업개혁론을 담고 있어 주목받는 저서임. 실학을 경세치용학파, 이용후생학파, 실사구시학파로 나누는 것이 상례인데, 소론 박세당의 학풍을 이은 노론의 서유구는 국이 구분하자면 북학파 실학자들이 연 이용후생학파에 가깝다는 생각임. 규장각 각신으로 정조를 도운 서유구는 편찬사업에 적극 참여 했음. 40대에 관직을 떠나 있을 때 직접 농사를 짓기도 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농업현실에 대한 개혁론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것이 서유구의 강점이라 칭할만하다는 생각임. 아쉬운 것은 이런 실학자들의 노작이 정책에 활용되지 못하고 방기되다가 뒤늦게 후학들의 연구대상으로 부각되는 것임. 서유구가 서명응과 같은 명물도수(名物度數)분야에 일가견을 이루고 천문학분야에 공헌을 남긴 서명응을 조부로 모신 것은 큰 복이었기에 소론을 대표한 실학자로 자림 매김 할 수 있었다는 생각임.

*2016. 7. 1



877.한국가사문학의 이해

*정재호 저/고려대학교출판부(1998)

*“대학 교과과정에서 국문학과의 경우 현대문학에서는 현대시론이라 하면서 고전문학에서는 고대시가론’, ‘근세(근대)시가론이라 하여 에 대하여 굳이 시가란 용어를 쓴다.”면서 “‘는 같은 것인가 아니면 다른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 책은 시작되고 있음. 이 질문이 이 책에서 의미를 갖는 것은 가사도 시가인가임. 저자는 시와 가는 언을 매체로 하는 점에서 같지만, 시는 지를 말하는 것임에 반하여 가는 그 언을 길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다르다(詩言志 歌永言)는 것과 노래로 부른 가사도 문집에 게재할 때는 가는 빠지고 사만 실리므로 가사도 시라는 것이 저자의 입장임. 가사는 원래 경기체가, 시조, 고려가요, 한시, 그리고 가사를 모두 포괄하고 있었으나 서양문학의 장르론이 들어오면서 각각 한 장르씩 차고 나가고 남아 있는 것이 가사이기에 가사도 시라는 것임. “가사문학의 생성”, “형식과 내용”, “전기가사”, “후기가사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가사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를 높였음. 이 책에서 거론된 가사를 찾아 직접 읽어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임.

*2016. 6. 23일




876.한국고전시가론

*정병욱 저/신구문화사 간(2008)

*시조 가사론을 수강하기 전에 일독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을 갖게 한 이 책에서 처음 만나는 첫 장은 고시가 운율론으로 우리의 고시가를 음악의 한 형태로 접근하는 것이어서 이해하기에 쉽지 않으나 신선한 느낌이 들었음. “고시가 운율론”, “고전시가의 사적전개”, “전통론”, “소재론”, “서지론서평등 모두 6편으로 엮어져 있고, 그중 이 책의 핵심편인 고전시가의 사적전게향가론’, ‘별곡론’, ‘악장론’, ‘시조론’, ‘가사론’, ‘판소리론시화론7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소재론에서 이른바 강호 가도의 본질적인 특성은 관념화된 자연의 인사(人事)에의 도입이라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따라서 백구사(白鷗詞)’라는 시가는 자연시라기 보다 인생시로 보는 편이 좀 더 참에 가깝다는 저자의 지적이 내 눈을 끌었음. 또 한국문학에 나타나는 자연은 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필요에 따라 인간에게 봉사하는 자연으로 나타나는 점이 자연 자체를 있는그대로 재현하고 자연미를 찬양하는 서구인이나 중국인과 다르다는 지적도 되새길만하다는 생각임.

*2016. 6, 22



875.역주시조연구총람

*진동혁 역주/도서출판 하우 간(2000)

*우리 고전문학에서 비중이 적지 않은 고시조는 그 작품수가 6,000여수에 이르는데, 그중 이세보의 작품이 463(해설집에는 458수로 나옴)로 가장 많음. 이세보는 조선조 순조 때 태어나 고종 때 타계한 왕족의 일원으로 다양한 시조를 써 평시조의 영역을 최대로 넓힌 작가로 알려졌음. 그의 시조집 풍아가 진동혁에 의해 이세보의 작품집으로 밝혀진 후 이정보를 뒤를 이은 마지막 사대부 시조작가로 밝혀졌음. 이 책에는 이세보의 작품463수와 다른 사람들이나 무명인의 작품 147 수 등 총 610수가 실려 있음. 원문과 통석(通釋), 그리고 어려운 단어의 풀이가 함께 실린 것이 시조의 해독을 쉽게 하나, 한문을 그대로 옮겨놓은 시조가 많아 작품성이 높다고 평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음. 이세보의 시조보다 기타 시조 147수에서 서정성 높은 작품이 더러 눈에 띄기도 함. 작품성보다 다양한 시조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잇다는 것이 이 책의 메리트라는 생각임.

*2016. 6. 20일 



874.이세보시조연구

*진동혁 저/하우 간(2000)

*시조집풍아가 이세보의 창작집으로 밝혀지기까지 우리 시조사에서 마지막 사대부 시조작가는 영조 때에 활동한 이현보로 알려졌으나 이세보의 등장으로 한 세기 연장된 셈임. 458수의 시조를 지어 최다작가로 알려진 이세보는 철종의 6촌 종형이자 대원군의 6촌종제인 왕족으로 다양한 주제로 시조를 지어 평시조의 영역을 최대로 넓힌 작가로 평가받고 있음. 그중 61수의 현실비판시조와 16수의 기행시조 등은 새로운 장르의 시조로 이세보의 애민정신과 반청의식을 쉽게 읽어낼 수 있는 시조임. 이밖에 월령체 시조도 이 장르 최초의 시조여서 우리 시조사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림 매김 할 수 있다고 보는 바임. 철종 때 안동김씨의 모함으로 신지도로 유배되기도 했으나 30년 넘는 긴 세월을 관직에 몸담았던 비교적 유복한 삶을 살아와서인지 시조에서 절실함이 배어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함. 왕족의 한 사람으로 애정시조를 꽤 많이 남긴 이세보는 모화사상과 반청사상이 강해 어떤 전망도 보이지 못한 것이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는 생각임.

*2016. 6. 17



872-873.대한제국

*유주현 저/양우당 간(1983)

*대하소설 조선총독부이어 출간된 대한제국1894년 청일전쟁 발발 직전에서 시작해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기까지 구한말을 배경으로 한 대하소설로 유주현의 작품임. 동학군을 진압하고자 내려간 초토사 홍계훈의 전령 채상철과 배다른 동생으로 나중에 채상철과 결혼한 상미를 소설 속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유주현은 청군의 힘을 빌려 동학란을 진압하고자 한 조선 왕의 무능함을 비판하는데 그치지 않고 외세의 등을 타고 일신의 영달을 꾀하고자 한 신하들의 민낯을 그대로 내보여 유비무환의 정신이 사라진 조선의 멸망과정을 낱낱이 보여주고자 했음. 동학군에 체포되어 심문을 받다가 전봉준의 인품에 감복한 채상덕은 일본의 공관을 폭파시키려는 공작을 벌이고 이런 채상덕을 찾아 헤매는 상미의 끈질긴 삶 속에서 치열하게 시대와 맞서며 살아간 인물들이 조정대신이 아니고 민초임을 새삼 깨달았음. 이 소설에서도 선량한 일본인이 등장하는데 갑신정변 실패 후 일본으로 망명간 김옥균을 존경하고 따른 일본 여인 노부꼬가 그런 인물임. 노부꼬는 김옥균이 홍종우에 살해된 후 김옥균의 조국인 조선을 찾아 들어와 관비로 전락한 김옥균의 처와 자식들을 찾아 도움을 주어 일본인이 모두 사마리안은 아님을 이 소설에서도 드러내 보이고 있음. 이 소설을 읽고 고종의 무능도 그렇지만, 민비와 대원군의 분별없는 권력욕, 그리고 친일-친로-친로로 변신하는 대신들의 처신이 조선의 멸망을 가속화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음.

*2016. 6. 16



871.개혁과 갈등의 시대-정조와 19세기

*유봉학 저/신구문화사 간(2009)

*조선 후기 르네쌍스를 구현한 정조는 앞 시대로부터의 변화와 발전의 추세를 가속화하기 위해 지도자와 지식인들이 주도하여 위로부터 개혁을 주도한 현군이었음. 정조의 죽음과 함께 시작된 19세기는 18세기의 연장선상에서 사회 전체로 변화가 확산되고 전통적 질서가 무너졌으며, 특히 아래로부터 지식인과 백성들의 개혁요구가 분출되면서 사회와 문화가 역동적으로 변화한 한 세기였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임. ‘정조시대 이후 역사의 이해방향의 서설과 지도자와 지식인’, ‘새로운 사상과 개혁론’, ‘정조 사후의 격동과 지식인3부로 구성된 이 책을 읽고 나서 새롭게 안 것 중의 하나는 우현좌척(右賢左戚)’의 인사로 탕평을 구현한 정조도 우현의 과도한 왕권견제를 외척에 일부 기대어 사후 외척에 의한 세도정치의 빌미를 주었다는 것임. 정조 사후 벽파가 정권을 잡아 시파를 겁박한 것은 5년 동안으로 그 후는 순조의 장인인 시파 김조순에 의한 안동김씨의 세도정치가 극성을 부려 급기야는 조선의 멸망을 초래하게 되었다는 것도 같이 알았음.

*2016. 6. 5



870.전통의 변용과 근대개혁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편/태학사 간(2004)

*이 책은 개항 전후의 전통의 변용을 통해 근대화를 모색하였던 세력들의 사상과 그 활동을 분석하였음. 이 책은 조선후기 실학의 전개와 개혁론’, ‘상제관을 중심으로 본 유학과 기독교의 만남’, ‘전후 실학의 변용과 근대개혁론’, ‘개항 전후 집권층의 서구인식의 변화’, ‘소설과 야담에 나타난 서구 인식’, ‘갑오농민전쟁과민중의식의 성장’, ‘국가개혁운동의 자원동원’, ‘대한제국의 황제권 강화와 보부상의 역할’, ‘대한제국의 의례 재정비와 전통의 창출’, ‘양계초와 대한제국기 애국계몽문학등 총 10장으로 구성되었음. 조선후기 실학이 개항 전후기 각 사회세력이 의거할 전통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리라는 관점에서 실학이 발전시켜온 조선사회에 대한 인식과 개혁론을 추구한 정호훈의 조선후기 실학의 전개와 개혁론에 주목한 것은 실학이 남인의 전유물이 아님을 이 장에서 확인해서임. 한백겸, 허목, 윤휴, 유형원 등 남인의 실학은 토지개혁에 중심을 둔 것으로 성호 이익과 성호학파에 의해 계승 발전되었음. 소론계 실학자의 중심인물인 유수원은 관료제 운영론을 통하여 정치운영의 새로운 변화를 구현하려 했으며, 노론계 실학을 이끌어온 홍대용, 박지원은 대청관계를 적극 활용, 조선사회의 성장을 이룩하도록 노력했음. 1800년 정조의 죽음은 실학에 의한 개혁을 멈추게 했고, 끝내는 조선의 몰락을 다져왔다는 것이 내 생각임.

*2016. 6. 3



869.19세기 시조의 예술사적 의미

*고미숙 저/태학사 간(1998)

*저자가 밝혔듯이 19세기 시조의 흐름을 예술사적 지평위에서 해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 이 책을 내가 읽기 시작한 것은 이번 학기 수강 중인 시조 가사론을 마치며 부여받은 소논문 작성에 도움 되는 참고자료를 얻기 위해서였음. 조선후기에 여항의 예술로 다시 시작한 시조는 19세기 후반까지 꾸준히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갔던 바, 이는 기층으로부터 솟아올라 그 영향력을 계속 넓혀갔던 판소리와 더불어 조선후기 예술사의 핵심적 축을 형성하고 있었다고 저자는 이 책에 적고 있음. ‘서론’, ‘전사에 대한 이해’, ‘19세기 예술사의 변동과 시조사의 구도’, ‘19세기 시조의 분화와 전개양상’, ‘19세기 사조의 예술사적 의미’, ‘결론등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 따르면, 19세기 예술사의 주요한 특징인 수용 층의 대폭적 확대 구도에 발맞추어 전문화양상과 대중화 양상으로 분화하고 있음임. 전문화의 가곡원류와 대중화의 남훈태평가로 분류되는 바, 내가 소론문에서 다루고자 하는 이세보 시조는 대중화의 남훈태평가의 그룹으로 분류됨을 알았음. 저자가 밝힌 이 책의 결론은 19세기 시조사가 봉건적 예속에서 벗어나 자립적 기반을 확보하는 데에는 놀랄만한 성취를 보여주었으면서도 근대대중예술로 전화하는데 필수적인 리얼리즘적 가치의 구현에는 역시 미달되고 있다는 것임.

*2016. 6. 3

 


868.손창섭의 무의미 미학

*김진기 저/박이정 간(1999)

*앞서 읽은 손창섭과 동일한 저자가 쓴 이 책 또한 손창섭의 문학세계를 조감한 평론서로 손창섭보다 더 학문적으로 접근해 편하게 읽어 내려가지 못했음. 이 책 또한 논문체계를 갖추어 서론, 배경연구, 서술자 양상과 의미구조, 인물의 유형과 특성, 문체와 형상화 방식, 손창섭 소설의 문학사적 위상,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음. 손창섭은 정상적인 모범적 인간의 틀을 따르지 않고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회적 타자들의 시각으로 현실을 보았기 때문에 독특한 인물형의 창조, 공간적 측면에서의 기괴함, 아이러니 기법 등의 형식을 창출했다는 김진기 저자의 입장임. 내 전공을 희망했던 국문학에서 화학으로 바꾸게 만든 잉여인간의 독서경험이 있고 시대적 배경이 절대빈곤의 시기인 전후라는 점이 손창섭의 소설에 대한 역겨움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라는 생각임. 전후의 사회적 물신화 현상이 등장인물의 삶을 무의미하게 만들었고, 그런 무의성이 50년대 현실의 부조리함을 부각시키고 실존이 본질에 선행한다는 실존주의적 명제가 인간을 고립화시키고 그 안에서 무를 자각케 한다는 점에서 손창섭 소설의 기본주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임.

*2016. 6. 3



867.손창섭

*김진기 저/건국대학교 출판부 간(2003)

*‘전후 현실의 극단적 자화상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전후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인 소설가 손창섭의 문학세계를 들여다보는데 도움 되는 책임. 1966년 고교 2학년 때 학교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손창섭의 단편 잉여인간을 읽어보고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가는 밥 빌어먹기 십상이라는 생각이 들어 화학으로 바꾼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기에 손창섭의 문학세계를 정면으로 다룬 이런 책을 한 번은 읽어보고자 했음. 하나의 논문 형식을 갖춘 이 책은 서론, 작가의 전기적 배경과 의식구조, 시대적 배경, 작품세계, 손창섭 소설의 문체분석 등 총5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1922년 평양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잃고 홀로 사는 어머니와 갈등 속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손창섭은 1935년 일본으로 건너가 고학을 하며 대학을 다니는 둥 마는 둥하며 공부하며 일본여자와 결혼해 1946년에 귀국함. 내가 손창섭의 작품에 크게 감명 받지 못하는 것은 등장인물이 거의 모두가 비정상적인 면모를 보여 때로는 동정이나 공감보다 역겹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서임. 1984년 손창섭이 부인의 나라인 일본에 귀화한 것은 우리 문단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결과일진데 등장인물 뿐만 아니라 작가 손창섭도 병적 자폐증에 시달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음.

*2016. 6. 2

    


865-866.조선총독부

*유주현 저/양우당(1983)

*소설 조선총독부1964-1967년 동안에 신동아에 연재된 전후세대 작가인 유주현이 써낸 원고지 7천매 분량의 방대한 대하소설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된 1905년부터 해방되던 1945년에 이르기까지 50년간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본제국의 강점을 정면으로 다룬 작품으로 공전의 인기를 자아낸 이 소설로 작가 유주현은 최고의 스타덤에 오르게 됨. 이 소설이 역사적으로 그 의의를 갖는 것은 조선총독부의 한반도 통치가 수많은 자료에 의거해 객관적으로 묘사됐으며 소설 속의 주인공 박충권과 윤정덕의 독립운동이 생생하게 그려져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생각임. 일제의 간특한 통치술에 대한 정확한 인식, 일본제국과 일본국민의 분리 인식, 이등박문과 매국노에 대한 냉철한 태도 등 작가의 대일본 인식이 잘 읽히는 이 소설이 갖는 한계는 조선의 멸망에 대해 우리 선조들의 치열한 반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임. 역사소설과 신문연재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동년배인 장용학이나 손창섭에 비해 소위 순수문학인들에 경시되어 이렇다할 연구논문이 보이지 않는 작가의 이 작품을 가지고 조선총독부에 나타난 유주현의 대일본인식이라는 소논문을 쓴 것은 작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에서임.

*2016. 6. 1



864.조선후기 가사문학의 담론양상

*육민수 저/보고사 간(2009)

*고전시가의 중요한 장르인 가사를 향유하기는 했어도 본격적으로 공부한 것은 대학원에서 시조와 가사론을 배우게 된 이번학기부터임. 문학작품이 생성, 향유, 소통된 담론 공간에 따라 그 본질적 특성이 텍스트에 내재화됨을 다룬 이 책을 통해 조선 후기 가사문학의 담론 양상을 엿볼 수 있었으나 가사문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흥미를 가지고 읽어 내려간 것은 아님. “조선후기 교훈가사의 담론 양상조선후기 가사문학 담론의 실현양상이라는 두 개의 논제를 다룬 이 책에서 하나 확인한 것은 19세기 들어 신분과 계층의 벽이 상당부분 사라지면서 한자가 가졌던 계층분할의 역할도 줄어든다는 것과 한자어휘에 관한 단편적인 지식과 언문실력 정도로 자신의 교양을 표출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임. 작자성 상실의 교훈가사가 근대적 문화공간에서 향유되면서도 성리학적 교훈 주제를 적극 수용한 것은 근대적 문화공간인 시정문화권이나 도시문화권이 자생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가 내린 결론 중의 하나임.

*2016. 5. 27



863.시조의 공간과 시조이해교육

*김현정 저/월인 간(2013)

*고전시가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강호시조가 문학교육이론의 장에서 정면으로 다루어진 적이 없다는 생각이 이 책 집필의 시작점이라고 저자가 이 책 서문에서 밝혔음. 책 제목과 서문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을 읽어나가며 시조의 공간 개념을 활용해 교육현장에서 시조, 특히 강호시조의 이해도를 어떻게 높여나가는가에 대한 이해를 늘여나갈 수 있었음. “공간이해 능력의 개념과 교육적 의의”, “강호시조의 이해에서 공간이해의 성격”, “공간중심의 강호시조 이해 및 교육설계등이 다루어진 이 책의 결론은 공간중심의 강호시조 이해교육은 고전시가의 내재적 가치와 학습자의 고전시가 활동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논의라는 것임.

*2016. 5. 25

                                          


862.자연속의 시조, 시조속의 생활

*신연우 저/이치 간(2006)

*문학이 인간의 본성과 변화의 모습을 가장 잘 알 수 있게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해도 우리 문인들이 그 일을 만족스럽게 해내고 있느냐에 대한 나의 대답은 부정적임. 그 이유는 많은 작가들이 인생에 대한 성찰 없이 남들보다 얼마간 더 재주 있는 표현기법에 매달려 세상을 그려낼 뿐 이렇다 할 만 한 전망을 제시하지 못해서임. 저자가 그 나름대로 해석한 시조를 갖고 써낸 이 책이 인간의 본성과 변화하는 모습을 잘 알 수 있게 해 주리라 믿고자 하는 것은 오랜 세월을 걸쳐 이 시조들이 읽히고 또 읽히어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것이기 때문임. 함경도 기생 홍랑이 최경창을 보내면서 읊은 뮛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에게로/자시는 창밖에 심어두고 보소서/밤비에 새 잎 곧 나거든 나인가도 여기소서의 시조가 오늘에도 회자되는 것은 홍랑의 진솔한 애정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임. 이렇듯 우리 고시조는 선조들의 진솔한 삶을 잘 담아내는데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서 외면을 받는 것이 안타까워 이 책을 낸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함. 이 책은 현대시처럼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감흥을 주는 시조와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해주는 교양서라는 것이 내 평가임.

*2016. 5. 24



861.박이문의 문학과 철학 이야기

*박이문 저/살림 간(2005)

*근대에 들어 분화된 문학과 철학이 포스트 모던 시대에 접어들면서 다시 하나로 융합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귀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이 책을 읽고 나서임. 92쪽 밖에 안 되는 소책자인 이 책은 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어서”, “문학은 철학적이어야 하는가?”, “문학의 철학성”, “문학과 철학의 세가지 가능성”, “철학의 분류적 뜻과 평가적 뜻”, “문학적 언어와 철학적 언어”, “예술과 진리”, “시적언어”, “시적 지향과 미학적 조망”, “문학이 나아가야할 길등의 알토랑 같은 그로 채워져 틈나는 대로 옆에 두고 일고 싶은 책임. 예술작품의 의미는 예술가의 사상에 의해 결정되고 이해된다는 저자는 자연어어와 인위언어로 사상을 표현할 수 있다 했음. 또 하나 시의 언어는 의미론적으로 긴장되어 있을 뿐 아니라 밀도가 높다는 지적도 공감되는 바가 컸음.

*2016. 5. 21



860.전후문학을 다시 읽는다

*한수영 저/소명출판 간(2015)

*전후문학을 어떻게 읽어야하는 가에 대한 하나의 관점을 제시한 이 책은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이중언어 관전사 식민화된 주체의 관점에서 본 전후세대 및 전후문학의 재해석을 위한 평론서임. 졸고 장용학의 이중언어극복 및 그 한계-한자사용을 중심으로라는 대학원과제물 작성에 크게 도움이 된 이 책을 통해 관전사라는 용어를 처음 접했음. 일본어로 사고하고 한글로 표현해야 하는 이중언어문제, 한국전쟁을 그 자체로만 보지 않고 일제강점기의 전쟁들과 연관해 전쟁경험을 형상화하는 문제, 식민화된 주체라는 관점으로 전후소설을 다시 읽기를 권하는 저자의 제언에 충분히 공감하는 것이 예를 들면 장용학의 작품이 난해하다거나 관념소설화 하는 이유를 이중언어 문제를 빼놓고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음. 선우휘의 불꽃을 다시 읽으면서 대동아전쟁을 경험하고 또 한국전쟁을 경험한 주인공 고현이 소위 청부업자를 배격하고자 하는 것은 두 전쟁을 경험하면서 일관되게 갖고 있었던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관전사의 관점을 자연스럽게 갖게 되었음. 다시 한 번 읽어볼 생각임.

*2016. 5. 12



859.장용학문학전집7

*장용학 저/박창원 엮음/국학자료원 간(2006)

*‘장용학 소설연구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당대 평론가들의 장용학 작품에 대한 다양한 비평이 실려 있어 장용학문학의 이해에 크게 도움이 될 만한 책임. 고은의 어느 실존주의 작가의 체험을 통해 장용학이 한글사전을 꺼내놓고 에서 까지 몽땅 써가면서 한글을 익혔다는 증언을 통해 장용학이 겪은 이중언어문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됐음. 난해하기로 정평이 난 단편소설 요한시집을 몇 번을 읽어도 주제가 무엇일까 궁금해 하다가 이 책을 읽고 나서 자유가 요한 같아서 앞으로 다가올 그 무엇을 위해 길을 닦고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임을 알았음. 김윤식, 김현, 염무웅 등과 이어령 등의 평론가들이 장용학의 소설을 문제작으로 뽑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장용학이 연 관념소설이 최인훈과 이청준으로 이어져 한국소설의 한 장르를 연 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겠다고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했음. 권말에 수록된 연보에는 1921년 생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 출생연도는 1910년대라는 주장도 있음.

*2016. 5. 9

 


858.장용학문학전집6

*장용학 저 /박창원 엮음/국학자료원 간(2006)

*이 땅에 관념소설이라는 소설의 한 장르를 연 장용학(1921-1989)을 기리기 위해 타계 2주기를 맞아 간행된 장용학전집은 총7권임. 본서 6권은 에세이와 논쟁 내용이 실려 있어 이번 학기 한국소설사수업의 과제인 장용학의 이중언어 문제극복 및 한계를 작성하는데 많이 참고 했음. 일제강점기 중 학교에서 한글을 배우지 못한 장용학이 해방 후 한글로 소설을 쓰는데 봉착한 가장 큰 문제가 이중언어로 일본어로 사고하고 한글로 표현하는 고통을 이른다 하겠음. 장용학은 이 책에서 한글전용론을 극력반대하고 국한문 혼용을 주장하며 유종호와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음. 장용학이 한글전용을 극력 반대한데는 한글로는 사상을 담아 낼 수 없다는 인식 때문임. 자연 한자를 많이 사용하다보니 관념어가 많아지고 관념소설로 발전해 내용이 난해지고 지나친 추상화로 서사에 취약하다는 평을 받게됨.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즐겨 읽은 동아일보의 사설 및 횡설수설도 장용학의 글이 었음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했음.

*2016. 5. 8



857.한국전후문학과 세대

*방민호 저/한국전후문학과 세대/향연 간(2003)

*전후세대란 일반적으로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 전후에 문단에 등단한 작가로 분류됨. 저자는 이 책에서 1960년대 전반기에 등단한 작가를 전후세대에 포함시켜 1965년에 등단해지리산을 내놓은 이병주를 전후세대로 분류했음. 1부 전후비평에 나타난 세대의 논리와 제2부 전후소설과 전후세대의 의미로 구성된 이 책의 첫 장인 <이어령 비평의 세대론적 의미>를 통해 종전 후 등단해 비평활동을 시작한 이어령이 당대의 문단을 주도했던 김동리와 조연현, 서정주 등과의 주된 논쟁내용과 그 전개를 일별할 수 있었음. 전후세대가 공히 겪은 이중언어문제를 장용학이 어떻게 극복했고 그 한계가 무엇인가를 알아보는데 많이 참고가 됐던 소중한 자료는 해방전 장용학의 소설읽기 정보였음. 이미 중학교4학년인 1938년에 일본에 신청해서 구매한 일본소설을 읽었던 장용학이 해방되기까지 한 번도 배우지 못한 한글로 소설을 써야하는 이중언어문제가 족쇄가 됐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되는 바였음. 이밖에 손창섭의 증언도 전후문학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음.

*2016. 5. 7

 


856.임옥인소설선집

*임옥인 저/정재림 엮음/현대문학 간(2010)

*1911년 함북길주에서 출생한 저자 임옥인은 1939봉선화로 등단해 화제작 월남전후를 내놓음. 월남작가 임옥인의 체험이 바탕이 된 월남전후는 해방 후 소련과 소련을 등에 업은 공산당의 횡포에 과감히 맞서는 치열한 작가의식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 황순원의 카인의 후예와 대비된다 하겠음. 후처기전처기를 통해 여성의 운명적 삶을 읽을 수 있으나 홀로 서고자하는 치열함은월남전후에 많이 못 미친다는 생각임. 역자 정재림은 왕성한 창작활동에 비해 과소평가받고 있다며 그 이유로 유명작가 중심의 문학연구 풍토, 여성작가라는 제약, 그리고 작가의 문학이 기독교적 교훈주의에 함몰되었다는 편견을 들으면서 임옥인은 자신을 둘러싼 현실의 문제를 사실에 가까운 목소리로 재현하고자 노력한 작가라며 긍정적으로 평했음. 여성의 일상사를 차분히 그린 임옥인의 작품에서 강경애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저항이나 치열함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임. 고교시절 작가의 작품을 읽은 기억을 되살려 잡아본 임옥인의 소설을 다시 읽고나서 우리 어머니들이 살았을 인생의 무게가 새삼 느껴졌음.

*2016. 5. 3



855.시조문학

*성호경 저/서강대학교출판부 간(2014)

*일반 대중을 위한 도서가 아니고 국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위한 전공서적이어서 차분히 읽어야하나 대학원에서 수강 중인 시조가사론공부에 도움을 얻고자 속독으로 제1독을 마쳤음. 저자의 말대로 시조는 오백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한민족의 시적인 생각과 느낌을 예술적으로 표현해온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것에 시조가사론을 공부하면서 공감하게 됐음. 시조(時調)는 시절가조(時節歌調)의 준말로 당대의 유행가로 이해하면 딱 맞는데 현재의 시조는 음악이 배제된 가사만 문학의 한 장르에 포함시켜 그 세가 많이 퇴조 되가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임. 이 책은 기본지식’, ‘고시조의 작자층과 향수 양상’, 고시조의 시적특징과 성격‘, ’고시조 발달사’, ‘사설시조’, ‘근대시조’, ‘주요시인과 작품등 총7장으로 구성되어 시조문학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는데 고시조의 발달사장은 시조의 발생에서 오늘에 이르러 쇠퇴기를 맞기 까지 시조의 흥망성쇠를 담고 있어 흥미로웠음.

*2016. 4. 24



854.송강가사

*정재호 장정수 공저/신구문화사 간(2006)

*송강 정철이 지은 가사와 시조를 모아 수록한 가집으로 후손에 길이 남길 위대한 유산임. 서포 김만중은 송강의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굴원의 초사 이소에 비할 만한 가사라며 극찬했을 정도로 송강가사는 가사문학의 최고봉을 점했다는 평가임. 매주 목요일 공저자의 한 분인 장정수 교수께서 맡은 강원대 대학원의 시조가사론강의를 수강 중이어서 이미 배운 시조부분은 보다 이해하기 쉬웠음. ‘송강의 국문학사상 위대한 기여’, ‘송강 정철의 생애’, ‘송강가사의 서지적 이해’, ‘가사문학’, ‘시조문학등 모두 5장으로 구성되었으며 가사문학장에는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이 실려 있음. 각 가사는 개설, 구조, 주석, 현대역과 해설로 구성되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데 크게 소용될 것임.

*2016. 4. 20

 


853.전상국의 춘천산 이야기

*전상국 저/조선뉴스프레스 간(2014)

*‘우상의 눈물아베의 가족으로 필명을 알린 저자가 김유정문학촌장으로 일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어 산 이야기를 펴낸 것은 최근에 알았음. 대학원 공부 때문에 오는 가을 춘천으로 이사 갈 뜻이어서 춘천에 어떤 산이 있고 어떻게 오를까가 궁금했었는데 이 책이 그런 궁금증을 풀어주기에 알맞겠다는 생각임. 저자는 춘천의 산을 크게 춘천분지 둘레 산과 춘천분지 바깥 산으로 나누어 안내하고 있음. 분지 바깥 산들 중 이미 많은 산을 오른 것은 이 산들이 화악지맥과 삼악단맥에 자리하고 있어서임. 춘천분지 둘레산은 춘천 시내에서 멀지 않아 겨울에도 오를 수 있다는 생각임. 산행기가 아니고 산 안내서여서 구체적인 산행기록이 적혀 잇는 것은 아니나 작가 특유의 관찰과 전설 등 바탕 해 엮어나간 것이어서 흥미가 더해졌다는 생각임. 시내 가까이에 다닐 산들이 꽤 여럿이어서 퍽이나 다행으로 이 가까운 산들과 더불어 도솔지맥과 영월지맥, 춘천지맥을 곁들여 같이 하면 3-4년은 족히 걸릴 것 같음. 춘천의 산들을 일목요연하게 안내한 저자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함.

*2016. 4. 13



852.산과 한국인의 삶

*최정호 편/나남출판 간(1994)

*산과 또 산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담아낸 이 책은 한국문화와 산’, ‘국토공간으로서 산’, ‘한국산의 지리학과 생태학’, ‘산림경제학산림관리학나의 인생과 문학에서 산이란 무엇인가?’ 등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음. 서정주 등 문인 몇 분을 제외하고 거의 다가 서울대출신이어서 산을 보는 시각이 지나치게 전문적이라는 평을 들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함. 필진에 전문산악인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 것은 이 책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혹시나 해외의 고산을 힘들게 오른 유명산악인들이 우리 산을 외면한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음. 양사언의 시조에 나오는 태산을 이헌조님은 상상의 산으로 치부했는가 하면 소설가 김원일은 남산의 2배 높이에 불과한 산으로 비하한 것은 태산이 중국에 실재하는 해발1,598m의 고산이라는 사실과 다름. 한명희님이 산을 소리 창시의 모체로 보고 쓴 산과 전통음악의 내용이 색달랐고, 산림의 공익기능을 산소공급기능, 수원함양기는, 토사유출방지기능, 보건휴양기능, 야생조수보호기능과 토사붕괴방지기능 등으로 나누고 1990년도 기준해 공익기능 평가액의 23조원을 기능별로 세분해 계량화 산의 고마움을 환기시킨 것도 새로웠음. 산림녹화를 가능케 한 이유 중의 하나가 농촌의 임금소득 상승과 새마을운동에 따른 도로개설로 나무를 하는 대신 연탄을 사 쓰는 것이 훨씬 경제적인 것이 드러난 이후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배웠음. 다양한 측면에서 산을 다루어 내가 모르는 정보를 많이 배웠음.

*2016. 4. 9




851.강과 한국인의 삶

*전상인박양호 공편/나남 간(2012)

*강에 대해 내 나름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백두대간 및 9정맥을 종주하면서 산이 강에 물을 대는 어머니라는 생각을 갖고 나서임. 우리 선조들은 산은 스스로 물을 가른다는 산자분수의 개념으로 산과 물을 대해 왔으며, 여암 신경준의 <<산경표>>와 다산 정약용의 <<대동수경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음. 나남에서 출판한 <<강과 한국인의 삶>>강과 문명’, ‘한국의 강과 삶의 변천’, ‘강과 문화’, ‘강과 산업’, ‘강과 국토’, ‘강과 도시’, ‘강과 사회공동체등 총 7부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은 전상인 교수 등 34명이 참여해 펴낸 것이어서 일관성이 좀 부족하고 더러 중복됐다는 느낌도 들지만 상당히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 강을 논해 내게는 퍽 유익한 책임. 박양호교수는 프롤로그에서 한국인의 삶을 담는 시간은 역사이고 공간은 국토로, 특히 우리 국토를 강, 산과 섬이 많다는 뜻의 33다의 국토라면서, 그중 강은 소통과 통합의 문화적 실체라 한 언급은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이명박 정부의 치수사업인 ‘4대강 살리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2016. 4. 6일     



850.국역유산기-경기도

*국립수목원 편저/한국학술정보 간(2014)

*이 책을 읽고 격세지감이 느껴진 것은 주말이면 몰려드는 인파로 몸살을 앓아야 하는 북한산의 백운대가 불과 4백 년 전에는 어느 누구라도 감히 오르겠다고 나서지 못하는 산봉우리였다는 것임. 백운대 가는 길을 묻자 난리 뒤로 왕래가 전혀 없어 길이 끊어진지 오래되었다며 비록 절에 상주 하는 중이라도 또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는 중의 대답을 조선 중기의 문신 이정구(1564-1635)는 그의 유산기 유삼각산기에서 밝히고 있음. 백운대 대신 인근의 노적봉을 다녀온 이정구를 비롯해 미수 허목, 성호 이익, 곡운 김수증 등의 경기도 제산을 다녀온 것을 기록한 유산기 20편이 실려 있는 이 책이 고마운 것은 부록으로 경기도 유산기 117편의 목록이 소개되어서임. 천마산과 성거산을 연결해 산행한 조찬한의 유천마성거양산기와 이정구의 유삼각산기가 산행정보를 비교적 상세하게 담아냈음. 이 책의 유산기 곳곳에서 유학의 가르침이 감지되는 것은 글쓴이들이 모두 조선의 사대부였기 때문인데 더러 자연풍광에 흥이 겨워 술을 마시고 덩실덩실 춤을 추는 장면이 묘사된 것으로 보아 유산이 이들의 마음을 풀어주는 역할도 했다는 생각임.

*2016. 4. 2




849.국역 유산기-경상남도

*국립수목원 편저/한국학술정보 간(2014)

*여러 구역에서 백두대간 종주를 막는 국립공원의 속 좁은 처사에 분노하는 산 꾼들에 우리 산과 관련된 국가기관에 그나마 긍정적 이미지를 갖게 하는 도서가 바로 도별로 나누어 시리즈로 출간 중인 국역 유산기라는 생각임. 산림정책과 산림문화 역사성 규명을 위해 출간된 이 책은 산림역사 자료연구총서의 세 번째 책으로 경상남도에 자리한 산들을 오르내린 조선조 사대부들의 우수 유산기들을 가려 번역해 펴낸 것임. 조선시대의 유산기는 그 명칭이 말해주듯이 요즘의 본격적인 등산기와 사뭇 다른 것은 당대 산을 다닌 분들이 힘들여 정상까지 오른 것은 아주 드물고 얼마만큼 오르다가 빼어난 경승지가 있으면 머물다 하산하는 것이 거의 다이기 때문임. 따라서 이 책에 실린 유산기들도 다녀온 산들의 지리 안내가 주를 이루고 있음. 생육신의 한 분인 남효온(1454-1492)유천왕봉은 당대로는 드물게 지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을 오르내린 산행기임. 남효온은 먼저 지리산과 연을 맺고 있는 여러 산들을 도별로 소개하고 이어서 점필재 김종직이 자가 자미인 중국의 시성 두보의 方丈三韓(방장삼한)이라는 말에 의탁하여 지리산을 방장산이라 했다는 산 이름 내력을 설명했으나 정작 정상에 오르는 산행코스나 산행과정을 기록하지 않아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음. 지리산 외에도 가야산 , 금산, 화왕산 등 경상남도의 명산을 다녀온 유산기들이 총 20편 실려 있고 경상남도 유산기 목록 110편이 실려 있어 유산기를 연구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내게 많이 도움이 될만한 도서임.

*2016. 3. 24일 



848.택리지 연구

*위원학 저/신양사 간(1993)

*이중환의 택리지를 읽고 나서 이 책의 명성을 그 내용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조선을 대표한다는 지리서로는 쪽수가 너무 적어 내용이 빈약하고 팔도를 언급하면서 전라도를 비방에 가까운 언어로 묘사한 것 때문임. 물론 이렇다 할 지리서 하나 제대로 못 가진 제대로 틀을 갖춘 지리서를 갖게 된 것과 또 지금의 시각으로는 여러 모로 부족하겠지만 팔도론과 복거론을 타이틀로 해 상론을 편 것은 조선의 실학자 이중환 덕분임을 부정할 생각이 없음. 지역개발분야를 공부해 한국의 전통적 지역이론모델에 의거해 본저 택리지연구를 펴 낸 저자는 이 책을 세 편으로 나누어 연구성과를 정리해 놓았음. 1한국의 전통적 지리이론-택리지 이론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제 1편에서는 지역이론의 분류와 전통적 지역이론을 살폈고 지역이론으로서의 택리지이론을 자세히 다루었음. 2편에서는 전통적 지역이론에 관한 시론을 다루었고 마지막 제3편에서는 기능이론으로서의 택리지이론의 준거정립에 관한 시론을 다루었음. 3편 모두 논문이어서 읽고 이해하기가 조금 난해했으나 한 번 택리지를 읽은 바 있어 저자의 택리지연구가 나름 가치있었다는 생각임.

*2016. 3. 16





847.국역 유산기-경상북도

*국립수목원 편저/유지복전병철 역/한국학술정보() (2013)

*내가 유산기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년 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한국학중앙원의 정치영 교수로부터 사대부, 산수유람을 떠나다라는 주제의 강연을 듣고 나서임. 선조들이 남겨놓은 600여편의 유산기를 분석해 조선조 사대부들의 유산형태를 분석해 개괄한 강연을 듣고 조선조 대다수의 사대부들이 목적한 산의 정상을 오르는 등산이 아니고 산에 들어가 몸과 마음을 닦고 놀기도 한 유산(遊山)을 즐겼음을 알게 됐음. 국립수목원에서 산림자료역사 연구총서로 국내 주요산의 유산기를 번역해 국역유산기를 내 놓은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다 싶은 것은 이런 자료들이 나 같은 산꾼들이 조상들의 산행기록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했으며, 또 조선의 등산사 정리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이 있어서임. 주왕산, 금오산, 소백산 등 경상북도의 대표적인 산들을 오르내린 기록들을 유산기라는 이름으로 남긴 이 책의 주인공들은 권호문, 이덕홍, 장현광, 장복추, 김창흠 등 조선 중기 사대부들과 송병선, 허훈 등 조선 후기의 유학자들임. 퇴계 선생의 문하생으로 퇴계선생의 문집에도 나오는 권호문은 그의 유산기 성산기에서 청성산을 퇴계를 따르는 유학자들이 유독 아꼈던 청량산과 여산보다 높이 평가한 것이 의외였는데 그 이유가 청량산은 가파르고 여산은 깊고 그윽하지만 청성산은 이 두 가지를 겸비해서라 함.

*2016. 3. 11

 


846.한국전쟁사

*이희진 저/살림 간(2014)

*초등학교에서 6.25사변으로 배웠던 한국전쟁의 발발원인과 진행, 그리고 휴전에 이르기까지 큰 줄거리를 잡아 설명한 이 책의 주요 내용이 귀에 쏙 들어왔음. 이 책을 읽기 전에 하나 걱정했던 것은 혹시나 저자가 좌편향적인 시각으로 쓴 것이 아닌 가였는데 상당히 사실 중심으로 이 책을 써 내 걱정이 기우였음. 이 책을 읽고서 맥아더 장군에 대한 평가가 그리 긍정적이지만도 아니라는 것을 느꼈는데 미국인이 쓴 “Coldest War"와 같이 맥아더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정도는 아니었음.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이 맥아더의 명성을 드높였지만 그 성공신화에 갇혀 전황을 판단하는데 필요한 눈이 약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음. 한국전쟁의 책임은 북한의 김일성에 있음이 분명한데도 이 점을 분명히 기록하지 않은 것은 이 책의 한계라 하겠음. 역사가 정의 편이라면 한국전쟁을 일으키고 수많은 국민들을 아사토록 한 북한의 김씨 일가 독재정권은 하루 빨리 무너지는 것이 순리라는 생각임. “한반도를 자신들의 편의대로 분단시킨 강대국들이 일방적으로 강요한 구조였다. 이 때문에 한국현대사에는 많은 파란이 일어났다라는 저자의 진단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것은 전쟁을 일으킨 북한의 책임을 얼마간 덮어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임.

*2016. 3. 2




845.19th & 20th Century Painting

*Hans L. C. Jaffe /Robert Erich Wolf 영역/Dell Publishing C0., Inc.(1968)

*미술을 전공한 집사람이 대학4학년 때인 1972년에 사서 읽은 것을 내가 꺼내 다시 읽은 것은 이 책이 국판의 반 밖에 안 되는 콤팩트한 책이지만 19세기와 20세기를 풍미한 서양화가들 및 그들의 대표작이 한편씩 소개되어 그림만 보아도 근대서양미술의 진수를 만나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 때문임. 저자는 리얼리티(reality)란 무엇인가를 화두의 중심에 두고 19세기와 20세기의 화가들이 어떻게 그림을 그려왔는가를 이 책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음. 이 책은 Ingresdhk Delacroix의 자연에 대한 관심, 인상파화가들의 빛에 대한 초점부여, 큐비스트들의 마음에 대한 포커스, 그리고 추상주의자들의 상징에서 현실의 핵심을 붙잡고자 하는 노력 등이 돋보이는 시대가 프랑스 대혁명 이후의 미술사조라면, 사조의 변천을 잘 보여주고 있음. 밀레, 르노아르, 세잔느, 피카소, 샤갈, 칸딘스키와 미로 등 19세기와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들이 그려낸 그림들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임.

*2016. 3. 1





844.동양미술사

*마츠바라사브로 편/김원동한정희 외 역/도서출판 예경(1994)

*미술이란 공간 및 시각의 미를 표현하는 예술로 공간예술 또는 조형예술 등으로 불리기도 함. 미술이 아우르는 장르로 그림조각건축공예서예 등이 있는데 이 책의 편자

마츠바라사브로가 엮어낸 이 책에서 동양의 그림조각건축공예서예 등을 글과 실물사진을 만나볼 수 있어 좋았음. 원본에 들어 있는 한국 편은 역자들이 뺐고, 대신에 다른 저자의 <<일본 미술사>>를 추가해 한국인이 읽어야할 명실상부한 동양미술사가 되었다는 생각임. “중국미술”, “인도미술”, “동남아시아의 미술”, “서역의 미술”, “이란미술일본 미술등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이란과 동남아시아 등 생소한 지역의 미술사를 공부할 수 있었음. 각 장마다 전문가가 맡아 표현상의 일관성은 어떨지 모르나 번역을 하는데도 지역별로 전문가들이 맡아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생각임. 중국미술이 주변아시아 국가들보다 뛰어난 것은 상()과 주() 시대의 청동기문화 덕분이라는 것과 중국 미술에 있어서 하나의 혁명은 수묵화 발생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았으며 동양미술에서 불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함도 새삼 확인했음. 동양을 한자문화권으로 좁게 이해해온 내게 이란의 미술을 동양미술로 편입시킨 편자 덕분에 실물사진을 볼 수 있었다는 생각임.

*2016. 2. 23





843.종교형태론(Pattern in Comparative Religion)

*엘리아데 저/이은봉 역/한길사(1997)

*인류의 역사가 성()에서 속()으로 진전되는 것이라면 오늘날의 속()은 원시사회의 성()의 현재화가 조금씩 변천된 것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수년 전 방송대 수업을 듣고 나서임. ()과 속()의 문제를 종교적 관점에서 다룬 엘리아데의 <<종교형태론>>10수년 전에 한 번 읽었으나 기억나는 바가 전혀 없어 다시 읽었음. 이번 독서로 재삼 알게 된 것이 있었으니 성현(聖顯)으로 번역된 히에로파니임. 역자가 말했듯이 모든 종교 현상을 하나의 히에로파니(神聖顯現)로 포착하고 현상학적인 방법으로 성()의 비교형태를 일관되게 탐구해온 저자는 인간과 우주를 일체화시키고 있는 모든 종교현상이 원형과 반복이라는 구조로 이루어졌다고 했음. 8식물-재생의 상징과 의례를 읽으면서 인간과 초목의 관계를 알게 된 것은 인간과 초목의 순환을 일러주고자 엘리아데가 들려준 여러 설화 덕분임. 젊은 처녀가 장미 이파리를 먹고 임신을 했고 주노가 주피터와 관계를 하지 않고도 여신 플로라가 꽃으로 변하여 주노의 몸에 닿은 것만으로도 마르스를 낳았다는 것을 읽고 나무가 재생의 상징인 것을 알게 되었음. 1907년 루마니아에서 태어났고 1956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1986년 사망하기까지 저자가 이룩한 업적은 종교학, 문학, 심리학, 철학 등 다방면의 학문을 두루 배운 덕분일 것임.

*2016. 1. 21

                                                                                               




842.과학혁명의 구조

*토머스 S. 쿤 저/김명자홍성욱 역/까치 간((2015)

*2009년에 한 번 읽은 <<과학혁명의 구조>>를 다시 사서 읽은 것은 이 책 발간 50주년을 맞아 쓴 이언 해킹의 서론이 실린데다 기존의 역자 김명자 교수에 새롭게 서울대의 홍성욱 교수가 합류해 같이 번역해내었기 때문임. 이언 해킹의 서론 첫 머리에 나오는 위대한 책은 드물다. 이 책은 위대한 책이다. 책을 읽어보면 왜 그런지 알게 될 것이다.”라는 언급이 어렴풋이나마 참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이 책을 읽어나가는 중 사이사이에서 여러 번 느꼈음. 하바드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저자 토마스 S. 쿤은 MIT에서 언어학 및 철학과 교수로 재직할 정도로 학문적 통섭을 이룩했기에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역저를 짓는 일이 가능했을 것임. 역자 해설에 나와 있듯이 과학의 한 분야는 패러다임(paradigm)이라는 뛰어난 성취를 획득함으로써 정상과학(normal science)에 진입하고 정상과학은 패러다임을 확장하고 명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됨. 정상과학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는데 이것이 기존의 패러다임과 경쟁해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가 일어나면 새로운 패러다임이 과학자 공동체에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임. 이렇듯 과학은 정상과학에서 과학혁명을 거쳐 새로운 정상과학이 형성되는 형태로 진행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안점으로 과학혁명은 패러다임 쉬프트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으로 이해했음.

*2016. 2. 19




841.북학의(北學議)

*박제가 저/안대희 역/돌베개 간(2013)

*18세기를 맞아 조선이 본격적으로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은 16세기 이수광에 의해 발아된 실학덕분일 것임. 성호 이익으로 대표되는 경세치용학파와 함께 실학을 이끌고 간 연암 박지원 일파의 이용후생학파들이 구별되는 몇 가지 중 하나는 그들의 지식이 연행의 결과라는 것임. 박평의 서자로서 외아들로 태어난 이 책의 저자 초정 박제가(1750-1805)는 홍대용의 회우록을 읽고 중국여행을 꿈꾸었다 함. 1778-1801년 기간 중 중국을 4회 다녀온 박제가는 기윤, 옹방강 등 당대 중국의 석학들과 학문적 교류를 이어왔기에 <<북학의>>라는 명저를 후세에 남길 수 있었다는 생각임. 정묘병자 양란을 겪고도 조선을 침략한 청이 중국을 점령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해 배청숭명 사상에 빠진 결과 대부분의 조선 사대부들이 학문과 문물을 폄하했는데 북학파들, 특히 박제가는 청의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발벗고나섰음. 수레와 벽돌 배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상론한 이 책을 읽고서 이용과 후생이 없이 정덕(正德)도 없다는 박제가의 실용적 사상과 학문의 편린을 엿볼 수 있었음. 중국에 경도된 문장이 더러 보이기는 하나 일본에서도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보아 박제가의 중국문물적극수용 주장은 단순히 중국이 대국이어서가 아님을 알 수 있음. 3년 전에 한 번 읽은 것을 이번에 다시 사서 본 것은 여러 본들을 교감하여 내 놓은 완역본이어서임.

*2016. 2. 16





840.성호사설(星湖僿說)

*이익(李瀷) /고정일 역/동서문화사 간(2015)

*<<성호사설>>은 백과사전으로 불려도 좋을 만큼 내용과 양이 엄청 방대한 책으로 <天地文>, <萬物文>, <人事文>, <經史文>, <詩文文> 5개 부문에 3,007편의 항목이 실려 있음. 이 책은 715편의 항목만 번역한 초역본임에도 그 쪽수가 1,069페이지나 되어 한 번 통독하는데도 꼬박 사흘이 걸렸을 정도임. 조정에 나가지 않고 평생을 안산의 초야에 머무르며 쌓아온 학문적 업적을 집대성한 <<성호사설>>을 읽고 나서 저자 이익(1681-1763)의 학문적 깊이와 넓음에 놀랐음. 실학이라는 경세치용의 학문을 크게 이룬 저자의 학문과 사상이 녹아 있는 이 책은 경사(經史)는 물론 경제, 군사, 시문, 지리, 관제, 역산, 예수(禮數)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소개하고 비판한 글들로 구성되어 있어 온고지신의 기쁨이 절로 느껴졌음. 다만 저자가 두만강 국경분쟁을 다루면서 현재 중국과의 관계가 나쁘지 않아 국경에 걱정이 없는 상황이니 쓸데 없이 일을 벌려 문제가 일어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고 한 것은 간도 실지를 포기하는 것이어서 실망스러웠음.

*2016. 2. 13




839.문심조룡(文心雕龍

*유협 저/성기옥 역/지식을 만드는 지식(2012)

*방송대 교재인 韓國漢文古典講讀에서 책 제목을 접한 이 책을 이번에 사 읽기를 잘했다 싶은 것은 중국의 한 문인이 6세기경에 문학의 장르를 이렇게 자세히 나누었다는데 감탄해서임. 원도(原道), 악부(樂府), 송찬(頌讚), 논설(論說), 봉선(封禪), 성률(聲律), 지음(知音), 서지(序志) 등 총50개 장으로 나누고 가 장 말미에 찬양하는 노래를 붙인 이 책을 널리 알리고자 백면서생인 저자 유협이 당시 문단의 영수였던 심약(沈約)을 찾아가 그의 외출을 기다렸다가 이 50편의 문장을 내밀은 일화가 유명한 것은 <<양서>>에 기록되어 있듯이 유협의 비굴한 태도가 자못 상인이 물건을 팔 때와 같은 모습이었기 때문인 것 같은데 이 사건으로 이 책의 진가가 널리 알려졌고 유협의 문단 지위가 확고해졌다니 유협이 웬만한 상인보다 상술에 훨씬 능했다는 생각임. 생몰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으나 남북조시대의 제나라에서 465년 전후에 태어나서 520년에 향년 56세로 생을 마감했다고 추정되기도 함. ‘제자(諸子)’ 장에서 제자란 전국시대 이후에 나타난 많은 학자와 사상가 중에서 공자를 제외한 사람들을 총칭하는 말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으며, ‘장구(章句)’에서 문학창작에서 감정을 적절하게 안배할 때에는 의지하는 장소가 있고, 말을 배치할 때에는 적합한 위치가 있다. 감정에 대한 안배를 장()이라 하고, 말에 대한 배치를 구()라 한다는 것도 이 책에서 배웠음.

*2016. 2. 9일      




838.육당본 청구영언

*황충기 해제주석/푸른사상 간(2013)

*본격적인 시조집을 읽은 것은 이 책 육당본 청구영언이 최초인데 이 책이 남파 김천택이 지은 청구영언이 아니라하니 당혹감이 앞섬. 1948년 원본으로 간주되는 珍本 靑丘永言이 발굴되기까지 진본으로 알려진 육당본 청구영언이 그 나름 의미를 갖는 것은 1,109수의 작품을 수록하고 있는 甁窩歌曲集에 버금가는 거의 1,000수에 가까운 998수 또는 999수의 많은 작품이 실려 있는데 이 중 75수가 다른 가집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임. 이 외에도 가집의 편집체제를 우조(羽調)와 계면조(界面調)로 나누었다는 것과 남창과 여창에 해당하는 작품을 수록한 최초의 가집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도 이 가집의 특징이라 하겠음. 고구려의 을파소에서 조선 순조 때의 이면승에 이르기까지 1,600여년에 걸쳐 지어진 작품을 실은 이 책의 저자는 김천택이 아님은 분명하다며 육당본 청구영언에 영향을 준 가집으로 홍씨본 청구영언동국가사를 들었으며, 전사본으로 추정되는 이 책은 한사람에 의해 필사된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역자의 견해임. 평시조나 연시조는 이해에 어려움이 없었으나 평시조의 틀이 깨진 사설시조는 그 표현이 세속적인 것이 많아 국문학사적 가치는 적지 않겠지만 문학적 가치는 별개라는 것이 내 생각임. 시조가 쇠퇴의 길로 접어든 직접적 계기는 조선 후기 사설시조가 등장한 것이라는 방송대 모 교수의 말씀이 맞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고 나서 절로 들었음.

*2016. 2. 8




837.코스모스

*칼 세이건 저/홍승수 역/사이언스 북스 간(2015)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몇 십년 만에 다시 읽고 느낀 것은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것이었음.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 , 를 읽고 나서 다이아몬드 같은 석학이 또 있겠나 했는데 칼 세이건 또한 그에 못지않은 석학임을 확인하는 기쁨이 컸음. 인문학 석사, 물리학 석사,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 박사, 의과대학 유전학 조교수, 행성협회 공동설립자등의 캐리어가 보여주듯 저자의 학문영역은 통섭을 혼자서 이룬 느낌임. 이 책이 단순히 천체의 조화로움만을 찬탄했다면 글이 단조롭고 설득력이 부족했을 터인데 생물, 화학, 물리, 지학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코스모스를 이야기해 한번 책을 잡으면 좀처럼 한눈팔지 못하게 하는 매력적인 저서임. 우주에 은하가 대략 1,000억개 있고 은하에는 저마다 1,000억개의 별이 있음을 알게 되자 내가 지구에 산다는 것이 확률적으로 굉장히 낮은 대 사건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음. 케플러가 교리문제로 신교 루터파로부터 파문을 당했으면서도 지동설을 주장한 용기는 그 훨씬 전 지동설을 주장한 그리스 시대의 아리스타르코스의 용기에 필적할 만한 것임. 광속에 가까운 속력으로 여행하면 나이를 거의 먹지 않는 것은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일 때 시간의 흐름이 지연된다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잘 설명된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새삼 확인했음.

*2016. 2. 4




836.실학의 국가개혁론

*김태영 저/서울대학교출판부 간(1998)

*실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은 실학을 모르고서는 조선 후기의 사상사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서임. “전근대의 한국사에서 국가체제와 그 역사의 정체성을 제대로 정리점검해둔 학술사상체계를 들자면 그것은 아마도 조선후기의 실학이 아니가 한다.”는 저자의 지적처럼 실학은 조선후기 국가체제의 비리와 인습, 악법과 폐습을 근원적으로 개혁하려는 현실론의 측면과 개혁을 통하여 이상적인 국가체제를 실현해내고자 하는 이상론의 측면을 모두 어우른다 하겠음. “율곡과 반계의 왕정론”, “조선 성리학과 실학의 분기”, “조선후기 실학의 전개”, “실학에서의 국가개혁론등을 통해 실학의 국가개혁론을 상세하게 편 저자는 결론편에서 실학은 결코 근대의 실현을 축한 것이 아니었다라고 그 한계를 지적했듯이 실학의 국가개혁론이 현실태를 추수하거나 거기에 맞추어 조정한 것이 아니고 왕정의 실현을 전제로 하고 현체제를 근원적으로 지양할 이상적인 개혁론을 제시한 것이어서 실학은 혁명의 이론을 개발했지만 결코 혁명자체를 추구한 것은 아니라는 평을 받게 된 것이 아니가 싶음. 참고로 율곡의 왕정론은 주자학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았고 반계 유형원은 왕정의 실현을 군주의 치심 문제로 귀결시키지 않고 객관적 법제를 마련코자 해 정전론 원리에 입각한 공전론을 추구했으며, 성호이익은 사유를 인정하면서도 국가의 조정을 통한 균전제를 성취코자 했으며 다산 정약용은 정전제의 실시를 강력하게 주장해 얼마간의 차이를 보였던 것이 사실임.

*2016. 2. 3

                                                                                                                                                                                                  



835.왜 지금 지리학인가?(Why geography matters:more than ever?)

*하름 데 블레이 저/유나영 역/사회평론 간(2016)

*지리학이란 지표상에서 일어나는 자연 및 인문현상을 지역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학문으로 전통적으로 계통지리학과 지역지리학으로 나뉘며 계통지리학은 자연지리학과 인문지리학으로 구분 된다고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 있음. “왜 지금 지리학인가?”라는 도발적인 타이틀의 이 책은 인문지리학에 기초한 지리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조감하는데 매우 유익했음. “슈퍼바이러스의 확산, 거대 유럽의 위기, IS의 출현까지 혼돈의 세계정세를 꿰뚫는 공간적 사유의 힘이 이 책을 읽고 생겼다면 조금은 과장된 것이나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안 것은 꽤 많음. 여러 해전에 감명깊게 읽은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 , >>를 뉴욕타임스의 존 월포드 기자가 최근에 지리학에서 나온 가장 훌륭한 책이라고 극찬한 것과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UCLA의 지리학 교수가 되었다는 것은 지리학이 단순히 인문학이 아니고 자연과학적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닌 가 싶음. 러시아가 특유의 술 문화 때문에 질병에 많이 걸려 수명이 단축되었다는 것은 전혀 몰랐던 일임. 세계 평균기온이 수십 년 동안 상승했다는 증거가 분명한데도 지구 온난화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선언은 지구한냉화가 지구 곳곳을 한냉화 시키지 못하다는 논리와 같은 것으로 기후 변화를 평균적인 개념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지리적 분포로 이해할 필요를 역설한 것으로 보임. 지구의 물리적 환경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가를 알려주는 이 책 덕분에 잠재웠던 지리학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음.

*2016. 2. 1

 

 

834.산중문답

*한상철 저/삶과 꿈 간(2001)

*34음보의 45자 내외로 써야하는 평시조로 산을 노래하기가 쉽지 않을 터인데 이를 해낸 것은 시조시인인 저자의 산행경력이 뒷받침해서일 것임. 국내산을 많이 다녔다는 이유로 저자로부터 서평을 부탁받은 책이어서 두 번을 필사하고 세 번을 읽었는데 그 큰 지리산을 시조 한 수로 담아냈을 정도로 저자의 산행경험 형상화가 빼어남을 알게 되었음. 선경후정의 묘사를 원칙으로 삼아 다소 밋밋한 감이 있는 시조도 여러 수가 보이지만 책제목을 따온 이백의 소이부답이 얘기하듯이 전체적으로 산과의 대화가 여유롭고 한가함이 감도는 것이어서 교훈적인 시조라도 부담이 느껴지지 않아 좋았음. 우리 산과 시조는 신토불이의 관계일진대 조선조의 시조들이 주로 연군지정을 노래한 것이어서 산노래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유감이었는데 산악인이자 문학가인 저자가 있어 우리 산이 환생하는 기쁨을 누리겠다는 생각임.

*2016. 1. 25

 

 

833.김정희

*유홍준 저/학고재 간(2013)

*이미 완당평전 3권을 펴낸 바 있는 저자가 한 권으로 줄여 이 책을 낸 것은 젊은 독자들도 읽을 수 있게끔 쉽게 써달라는 한결 같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함. 십수년전에 완당평전 3권을 사 읽은 바 있는 내가 이 책을 다시 사서 읽은 것은 3권의 평전은 시골 큰 집에 보내 보관토록 해 당장 읽을 수 없어서임. 지난 주 과천의 추사박물관을 다녀온 것을 정리하는데 참고하고자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것은 완당 김정희를 실학자라고 칭하는 데 유의할 점은 백성들을 보다 잘 살게 하는 데 치중한 경세치용학파나 이용후생학파의 실학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임. 김정희에 의해 주창된 실사구시는 금석학에서 고증을 중시하는 학문적 자세를 일컫는 것으로 백성들의 생활보다 예술에 관계되는 것이어서 내가 기대한 실학과는 얼마간 거리가 있다는 생각임. 미학을 전공한 저자가 이 책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완당을 실학자이기보다는 예술가로 대했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음. 고귀한 가문에서 태어나 고고하게 살아온 완당의 삶이 결코 서민적일 수 없는 것은 그이 학문 자체가 경세치용이나 이용후생과는 거리가 있는 실사구시에 주력했기 때문일 것임. 저자의 평가처럼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서예가이자 금석학자로 자리매김한 완당이 경세치용이나 이용후생과 거리가 있다는 이유로 평가 절하되어서는 아니 될 것임. 완당이 동리 김경연 등과 함께 엮어 펴낸 역대 명기행문의 <동리우담(東籬耦談)은 구할 수 있으면 한 번 읽어볼 뜻임.

*2016. 1. 19

 

 

832.자성록/언행록/성학십도

*이황 저/고산 역/동서문화사 간(2015)

*퇴계 이황선생에 대한 소개 글이나 연구 저서는 읽어보았으나 선생께서 직접 쓰신 저서는 문고판의 자성록을 읽은 것이 전부여서 선생의 말씀을 되뇌기가 부끄러웠음. 이번에 읽은 이 책은 자성록/언행록/성학십도 외에도 논사단칠정서/// 경연일기 등이 같이 실려 있어 선생의 학문적 업적을 조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임. 인생을 살아가는 처방과 학문하는 기본자세, 거경궁리방법 등 학자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선생의 역저 자성록은 퇴계학문의 진수를 보여주는 역저라 하겠음. 공자의 요산요수에 대해 성인의 이 말씀은 산은 이 되고 물은 가 된다고 말한 것이 아니며, 사람은 산과 물과 더불어 본디 같은 성이라는 말도 아닙니다. 어진 이는 산과 같으므로 산을 즐기고 지혜로운 이는 물과 같으므로 물을 즐긴다고 말했을 따름입니다. 이른바 같다는 것은 인한 자와 지혜로운 자의 기상과 의사를 특히 지적한 것일 따름입니다.”라고하신 것은 재삼 새겨들을 말씀임. “언행록은 선생의 언행을 당파를 초월해 선생을 따르는 후학들이 모아놓은 것임. “성학십도가 빼어난 것은 선생의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체계화해 임금께 가르침을 주고자 한 것이라 하겠음. “논사단칠정서는 막상 고봉 기대승이 보내온 편지가 실려 있지 않아 아쉬웠으나 다시 한 번 읽어볼 생각임. 선생의 독서법은 내게는 금과옥조가 될 내용이어서 여기에 옮겨 놓는 것임. “독서를 할 때는 대의를 파악한 다음 어느 구절, 어느 글자가 중요한가를 살피고 숙독하고 정밀히 생각해야하며 느긋이 싫증나지 않도록 노력을 오래 지속하여 책속에 숨어 있는 微言大義를 찾아 낼 수 있어야 한다.”

*2016. 1. 17일 

 

 

 

831.초한지 10-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는 삶긴다

*이문열 저/민음사 간(2008)

*서초패왕 항우의 죽음으로 전쟁이 끝나지 않았으니, 이는 유방의 병적인 힘 있는 장수에 대한 불신 때문임. 항우와의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한의 장수 한신, 진희, 경포를 차례로 제거해 유씨 천하를 공고히 한 유방이 죽자 그 뒤를 이은 효혜황제의 친모 여태후의 섭정이 이어졌음. 여씨 일가를 왕으로 봉하는 등 여씨 천국으로 바뀌기까지 여태후의 천인공노할 정적 제거를 보고 전제정치의 병폐를 한 눈에 보는 듯했음. 유방도 항우에 비해 더 훌륭한 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이 책에서 읽고 나니 4-5년 마다 국민에 선거를 통해 물어 정권담당자를 결정하는 민주주의가 궁극에는 정치희생자를 줄이고 비용도 적게 드는 가장 좋은 정치제도임을 통감했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데 승자인 유방이 쓴 역사가 이런 정도라면 항우와 한신에 대한 재평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음. 정리하자면 초한지에 나오는 영웅들 중 누구 하나도 진정으로 백성들의 편안한 삶을 위해 정권을 잡고자 한 것이 아니고 일족의 권력욕 때문임을 확인 한 것 같아 씁쓰레한 기분으로 책 읽기를 마쳤음. 죽음을 앞둔 한신의 탄식이 초한지가 권력쟁탈전의 기록에 지나지 않음을 명징하게 보여주어 전문을 옮기는 것으로 전 10권의 독후감으로 가름하고자 함.

 

높이 나는 새가 모두 떨어지면 좋은 활은 곳간에 걸리고                               飛鳥盡 良弓藏

약아빠진 토끼가 잡혀 죽고 나면 뒤쫓아 내닫던 사냥개는 가마솥에 삼기며      狡兎死 走狗烹

맞싸우던 나라가 없어지면 꾀 좋은 신하는 설 곳이 없어진다                         敵國破 謀臣亡

*2016. 1. 12일

 

 

830.초한지 9-오강에 지다

*이문열 저/민음사 간(2008)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해서이지 싸움을 못한 죄가 아니다(此天之亡我 非戰之罪也)”라는 절규처럼 열심히, 그리고 빼어나게 싸워 수많은 승리를 이끌었음에도 항우가 오강에서 자결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의 독단적 리더십이 유방의 화합적 리더십을 당해내지 못했으며, 전투에는 이겼으나 큰 틀의 전쟁에서 패한 것은 그 세를 읽지 못한 때문이 아닌가 싶음. 뒷날 해하가(垓下歌)로 불리는 힘은 산을 뽑을 만함이여, 기개는 세상을 덮었어라(力拔山兮氣蓋世)/ 때가 이롭지 못함이여, 오추마마저 닫지 않네(時不利兮騅不逝)/ 오추마 닫지 않음이여, 그 일은 어찌해 본다 해도(騅不逝可奈何)/ 우여 우여 어찌할 것인가, 너를 어찌할 것인가(虞兮虞兮奈若何)”라는 한시를 읽어보니 능글맞고 노회한 유방보다 항우가 훨씬 인간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음. 진의 붕괴와 분열, 그리고 재통일의 과정에서 명멸한 영웅들의 이야기도 한고조가 등극하는 것으로 거의 끝나가고 건국 초 흔히 보아온 반란이라는 미풍마저 잠재우고 새 질서를 세우는 마무리는 이 책 마지막 권인 다음 책에 이어질 것임.

*2016. 1. 11

 

 

830.초한지 8-밝아오는 한의 동녘

*이문열 저/ 민음사 간(2008)

*광무산으로 쫓겨 간 한왕이 곡창지대 오창을 되찾아 항우와의 교전이 장기전으로 돌입하자 한신이 한왕이 보낸 사신 역이기에 의해 긴장이 풀어진 제나라를 공략해 천하를 한왕 및 항우와 삼분할 정도로 넓은 땅을 얻게 되어 한왕 유방으로부터 제왕으로 임명받기에 이름. 이 책에서 한신이 책사 괴철의 간언을 끝내 듣지 않고 한왕을 배신하지 않는 것으로 맺고 있으나, 항우가 궤멸한 후 토사구팽을 당했다 싶어 반란을 일으킨 것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라는 생각임. 한신에 의해 제나라 왕을 잃은 전횡은 도저히 양립할 수 없으리라 싶었던 초에 원군을 요청한 것을 보고 나라 간의 전쟁에서 영원한 적도 우군도 없음을 재삼 확인했음. 오창의 곡창지대를 잃어 양곡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항우는 제를 도우려 출전한 항우의 맹장 용저가 한신에게 패전하는 등 악재가 계속 겹치고 항우 부대의 쇠뇌를 맞고도 살아남은 유방에는 승운의 바람이 부는 것으로 이 책은 끝을 맺고 있음.

*2016. 1. 11일 

 

 

829.초한지 7-뒤집히는 대세

*이문열 저/민음사 간(2008)

*항우에 패해 팽성에서 도망 나온 한왕이 휘하 지장과 맹장들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하자 다시 서초패왕 항우의 추적이 재개됨. 서초패왕이 섭성을 에워싸고 한왕을 힐책했듯이 팽성에서 형양으로, 형양에서 성고로, 성고에서 관중으로, 그리고 관중에서 쫓겨 섭성에 이르는 등 도망가기에 바쁘면서도 지속적으로 항우의 힘을 빼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함. 항우의 책사 범증을 자살로 몰아간 유방의 이간책이 항우의 진영에 먹혀든 것도 힘 빼기 전략의 성공으로 보임 항우의 공략에 못견뎌 성고성을 빠져나와 소수무로 가서 휘하 명장 한신을 무장해제 시킨 후 한신의 군대를 제압하는 장면은 이제까지 보지 못한 유방의 다른 면모로 한왕 유방이 덕과 인만으로 나라를 다스린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음. 유방이 항우와의 교전에서 매번 패하는 것은 유방 스스로가 항우의 용맹에 기죽어서가 아닌가 싶음. 유방은 전투에서 항우에 패하면서도 매 전투의 승리보다 전세의 흐름을 중시하기 시작해 유방의 최종적인 승리가 점쳐지기도 함.

*2016. 1. 10

 

 

 

828.초한지 6-동트기 전

*이문열 저/민음사 간(2012)

*이 책에서는 초패왕 항우가 제와 교전하는 틈을 타 초의 도읍지인 팽성을 점령한 한왕 유방이 분노한 항우에 어떻게 궤멸되는 가를 자세히 그렸음. 이 책을 읽고 나서 맹장 항우보다 유방이 경쟁우위를 확보한 것은 덕장으로 알려져서인데 막상 팽성을 점령해 금은노화와 미인들을 포획하자 유방을 포함해 많은 장병들이 쾌락에 빠지는 것을 보고 유방 역시 안락하게 살고 싶은 유혹에 약한 범인이다 싶었음. 제와의 전쟁을 범증에 맡기고 팽성으로 돌아와 56만의 한군을 3만의 군대를 이끌고 속도전으로 무너트리는 항우야 말로 하늘이 낳은 장군이다 했는데 범증의 한왕 추적 살해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추적을 멈춘 데는 그 또한 한 템포 줄여 미인 우희와 조금 쉬고 싶었기 때문이었음. 한신과 장량, 진평 등의 전략과 번쾌, 관영등의 용맹 덕분에 간신히 살아남은 유방이 재기를 해 나가는 동력은 역설적이게도 항우와의 팽성전투에서 철저히 패하면서 배운 지혜덕분이라면 이 책은 어떤 위인도 배움을 멈춰서는 희망이 없음을 일러주었다 하겠음.

*2016. 1. 10

 

 

827.초한지 5-흙먼지 말아 올리며 다시 오다

*이문열 저/민음사 간(2011)

*팽성에 도읍을 정한 초패왕 항우는 이름뿐인 의제를 죽여 민심을 잃게 되자 제왕들이 반기를 들기 시작함. ·촉과 한중을 근거지로 한 한왕 유방이 항우로부터 큰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장량은 유방이 잔도를 불사른 점을 들어 반란의 뜻이 없음을 역설하고 제나라의 전영이 패왕에 맞서 일을 꾸미고 있음을 고해 항우의 의심어린 시선을 유방에게서 전영으로 돌리는 데 성공함. 도망간 한신을 불러들인 유방은 한신을 대장군으로 삼고 잔도를 재건하는 위장전술을 펴 파. 촉 땅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함. 제의 전영을 토벌하느라 항우가 발이 묶여 있는 동안 승승장구를 계속해 팽성에 이를 날이 멀지 않아 보이는 즈음부터 한왕 유방은 연승에 도취해 그의 앞날에 어둠이 들이기 시작하는 것으로 이 책은 끝을 맺엇음.

*2016. 1. 9일   

 

 

826.초한지 4-서초패왕

*이문열 저/민음사 간(2011)

*초회왕의 명을 받고 각각 하남과 하북을 맡은 유방과 항우의 함양 진군경쟁은 우여곡절을 거쳐 유방이 먼저 진군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항우의 진영이 거록 전투에서 20만명을 생매장하는 등 포악한 전승놀이로 민심이 이반되어 저항이 큰 것도 큰 원인이라 하겠음. 함양을 먼저 진주해 진의 3세 황제 자영으로부터 옥쇄를 물려받은 유방은 진의 재산과 궁녀들을 모두 항우에 받쳐 죽음을 면한 데는 유방의 책사 장량이 일관되게 유방을 죽여 없애야한다고 방책을 올린 항우의 책사 범증과의 머리싸움에서 승리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유방의 인품이 적진의 신하인 진평의 마음을 움직여 유방의 도주를 눈감아주도록 한 것도 한몫했다는 생각임. 유방과 항우 모두 전쟁을 치르며 나라의 지도자로서 면모를 갖춰가기는 한가지이나 덕을 쌓아가는 데 항우가 유방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그려졌음. 초회왕을 의제로 올려 세운 항우는 스스로 서초패왕이 되고 팽성에 도읍을 정했으며 패공 유방은 항우로부터 파와 촉 그리고 한중 땅을 받아 한왕이 되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됨.

*2016. 1. 8

 

 

 

825.초한지3-칼과 영광

*이문열 저/민음사 간(2008)

*진시황의 역량 있는 명재상 이사가 조고에 의해 제거되고 무신군 항량은 진의 장함에 패해 전사함. 항량이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초회왕으로 옹립한 양치기 출신의 옹심은 무신군 항량이 진의 장함과 싸워 죽자 항량 휘하의 유방과 항량의 조카 항우를 각각 하남과 하북으로 분산 배치해 진을 치도록 했음. 초회왕은 함양에 들어가 진의 항복을 먼저 받는 장군에 관중왕을 삼겠다며 이 둘을 경쟁시킴. 유방과 항우는 차례로 진의 현을 점령해 세를 불리나 유방의 세가 항우의 세를 따르지 못해 유방은 항우에 예를 다해 대함. 항량의 막하로 들어온 범증이 항우를 돕고 한신 또한 그의 휘하에서 일해 세는 항우가 앞섰으나 초회왕이 유방을 서쪽 진 쪽으로 보낸 것은 유방의 유화적 점령지 진의 대민정책이 항우의 강압책보다 효과가 큰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임.

*2016. 1. 7

 

 

824.초한지 2-바람아 불어라

*이문열 저/민음사 간(2008)

*진시황이 죽고 환관 조고가 이사를 끌어들여 옹립한 진황 2세 호해는 중단됐던 아방궁을 다시 짓고 병마용총을 건설하느라 경향각지에서 일꾼들을 뽑아 혹사시켰음. 이 책은 조고의 농단과 호해의 어리석은 통치로 진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면서 진에 의해 멸망한 여러 나라들의 고토에서 일기 시작한 반란의 바람이 태풍으로 발전되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렸음. 진승, 항량과 그의 조카 항우, 뒷날 한고조가 되는 유계 패공이 이 세상에 얼굴을 내보여 기지개를 펴기를 마친 다음 여러 현들을 병합해 가는 등 미풍이 점차 거세짐을 이 책을 읽는 동안 감지되어 초한지의 나머지 책들을 연이어 읽게 했음. 진의 장남 부소, 시황제가 아꼈던 몽염 장군, 시황제를 도와 진의 중국통일의 대업을 이루는데 기여한 이사 등이 일개 환관인 조고에 의해 제거되는 것을 보고 최고권력자가 지근거리의 권력실세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국가의 존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침을 재삼 깨달았음. 이는 오늘의 우리나라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싶어지자 청와대의 진용을 다시 한 번 자세히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2016. 1. 7

 

 

823.초한지 1-짧은제국의 황혼

*이문열 저/민음사 간(2008)

*벌써부터 별러왔던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 시작한 데는 앞서 읽은 사마천의 역작 <사기>만으로 진의 멸망과 한의 건국을 자세히 아는데 부족함이 있다 싶어서임. 저자 이문열은 1968년 서울사대를 같이 입학한 동문으로 한문 실력이 상당 수준에 이르러 중국역사를 소설화한 이런 책을 쓰기에 그 역량이 충분한 작가임. 저자의 <삼국지평전><수호전>을 이미 읽은 터라 저자의 문체에도 익숙한 편이어서 이 책 또한 속독이 가능할 것으로 보임. 유방, 장량, 한신, 항우 등이 등장해 이야기를 열어가는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은 주의 평왕이 함양에서 낙양으로 도읍을 옮긴 기원전 770년을 경계로 서주와 동주로 나뉘며, 춘추시대는 주나라 도읍이 동쪽으로 옮겨진 때로부터 진()이 한, 위와 조나라로 삼분될 때까지 360여년을 가리키며 공자의 역사서 <춘추>에서 유래했고, 전국시대는 진()의 삼분에서 진()의 천하통일까지의 180년 남짓한 기간으로 유향의 <전국책>에서 유래했다는 것임. 왕후장상이 어찌 씨가 따로 있겠느냐(王侯將相 寧有種乎)”가 진승이 한 말이 아니고 유방이 처음 한 말이라는 것도 알았음.

*2016. 1. 5

 

 

822.사기열전II

*사마천 저/김원중 역/민음사 간(2009)

*사기열전은 백이열전에서 시작해 태자공자서에 이르기까지 70편에 이르는데 그 중 장승상열전, 편작·창공열전, 조선열전, 유협열전, 유림열전, 화식열전과 태자공자서기 등 35편이 이 책 II권에 실렸음. 열전의 마지막 편인 태자공자서가 중요한 것은 이 편을 통해 사마천이 사기를 쓴 목적을 알 수 있어서임. 역자는 그 목적을 첫째가 궁형을 감수한 것이 목숨을 이어가기 위한 구차한 행위가 아니고 글을 지어 후세에 남기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발분의식이고, 둘째가 공자의 춘추서술방식에 바탕을 두고 후세 사람들에 도덕적 규범을 제시하고 미언대의를 느낄 수 있도록 한 역사적 사실의 포폄과 직서이며, 마지막으로 태사령이라는 자기 직분에 충실하면서 순수하게 개인자격으로 저술에 임한 점으로 요약했음.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이 조선열전인바, 기자동래설의 근거가 되는 것으로 위만조선의 우거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음. 제자백가 중에서 사마천이 유가의 공자를 가장 높이 평가했기에 사기세가의 공자세가”, 열전의 중니제자열전유림열전을 실었다는 생각임. 130편의 526,500자에 이르는 사기는 국역본의 분량도 국판기준3,300페이지를 넘는 대작으로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비해 훨씬 방대한 역사서임. 12일에 걸쳐 사기 전 권(표 자체는 미독)을 읽은 데 그치지 않고 시간 나는 대로 다시 한 번 차분히 읽어볼 생각임.

*2016.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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