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V.시인마뇽의 독서산책/독서산책

2018년 독서산책

시인마뇽 2018. 1. 1. 23:22

                                                      2018년 독서산책(1063-1140) 



1140.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토머스 레벤슨 저/김혜원 역/해냄 간(2005)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아인슈타인(1879-1955)의 상대성원리가 세계의 과학발전에 기여한 바가 엄청 크다는 것과, 엄청난 과학사적 업적을 이뤄낸 세계적 천재인 아인슈타인도 현실의 삶에서는 인간적인 문제로 힘겨워할 때도 있었다는 것임. 이 책의 성격을 잘 설명한 것은 표4, “아인슈타인의 77년 일생을 가로지르는 이 책은 그가 이룩했던 혁명적인 연구 성과와 함께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사생활을 드러내 보일 뿐만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따른 천재과학자의 고민과 갈등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집필한 독특한 평전이라고 요약되어있음. 이 책을 통해서 프랑크,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 퀴리 등 당대의 쟁쟁한 과학자를 만나 본 것도 이 책을 읽는 기쁨이었음. 이 책은 막스 프랑크가 발터네른스트와 함께 1913년 여름 아인슈타인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이들의 방문 목적은 1905년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을 독일제국의 중추과학계인 프로이센과학아카데미의 촤연소 맴버로 선임하기 위해서였다고 적혀 있음. 이 책을 읽고 나서 부끄러웠던 것은 1879년에 태어난 아인슈타인이 세계의 과학자들이 경악할만한 상대성이론을 정립해 발표한데 반해 그 즈음에 태어난 조선의 인물들이 이룩한 과학적 업적이 없다는 것임. 1875년에 태어난 이승만이 한반도의 남쪽에 자유대한민국을 세워 과학과 기술 발전의 토대를 구축해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임.

*2018. 12. 31




1139.이이화의 이야기한국불교사

*이이화 저/불광출판사 간(2018)

*요즘 출간된 한국사관련서적을 사서 읽는 것이 극히 주저되는 것은 거의다가 유물사관에 입각한 좌파적 성격이 너무 강해서임. 저자는 재야사학자이지만 특정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사실에 입각해 역사를 서술해 주저하지 않고 그의 역저 한국사이야기” 22권을 모두 사서 읽은 바 있음. 올 해 출간된 본서 이야기 한국불교사는 일종의 종교사를 다른 책인데다 내가 신뢰해온 저자의 저술이어서 이 책을 사서 읽은데 고민하지 않았음. 한국불교 1,600년의 민낯을 만나볼 수 있는 이 책은 한국불교의 명과 암을 너무 솔직하게 그려내 불교신자들은 읽어나가기가 마음 편치 못한 곳도 꽤 많아 보였음. 불교를 사상사적으로 접근, 분석한 기존의 불교역사서와는 달리 불교계의 비리나 파행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 이 책을 보고 역시 이이화이다 했음. 저자는 기복불교의 청산을 강조했는데, 천주교에서도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게 해달라고 기간을 설정해 기도를 유도하는 등 다를 바가 없어 전 종교의 문제라는 생각임. 저자가 문제 삼는 또 하나는 호국불교로, 종교가 현실의 정치권력과 결탁되어 생존 및 번영을 꾀하려는 시도의 산물이어서 경계해야한다는 데는 나도 동의하는 편임. 다만 종교가 국가의 안위는 생각지 않고 좌경화 되가는 것은 우려되는 바로 국가가 종교보다 먼저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불교가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나라 안보를 보다 튼튼히 하는데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 호국은 불교만이 아니고 전 종교가 견지해야 할 가치라는 생각임.

*2018. 12. 20


1138.대한제국아 망해라

*윤효정 저/박광희 편역/다산초당 간(2010)

*저자 윤효정(尹孝定, 1858-1939)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조선말기의 애국지사로 활동상 일부가 이 책에 실려 있기도 함. 원제 풍운한말비사(風雲韓末秘史)”가 편역이 되면서 대한제국아 망해라로 바뀌었는데, 대개의 비사가 그렇듯이 흥미롭기는 하나 신뢰가 덜 가는 편인데, 이 책은 저자가 보고들은 바를 기초로 저술한 것이어서 비사를 다룬 여러 책들과는 다른 면을 보이고 있음. 고종의 숙부 흥인군이 곳간에서 꿩고기기와 동태가 썩어나가도 자기는 쌓여있는 것을 보는 것이 즐거움이라며 빈한한 사람들에 나눠주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없다며 거부하는 것을 보고 저러고도 조선이 망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흥선대원군을 정적으로 여긴 아들 고종이나 며느리 민비를 제거해야할 정적이라고 생각한 아버지 흥선대원군 모두 조선의 멸망에 촉진제가 되었음이 분명함. 이에 더하여 매관매직이 심해 개에게까지 벼슬을 팔았다는 비사를 읽고 조선은 부정부패로 스스로 망한 것이라는 것이 옳은 진단이다 싶었음. 이 책이 기존의 역사서와 다른 점은 백성들의 이야기도 실었다는 것인데, 실린 이야기가 너무 많아 깊숙한 비사는 오히려 다루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받았음.

*2018. 2. 13



1137.한국과 그 이웃나라들

*이사벨라 버드 비숍 저/이인화 역/도서출판 살림(1994)

*19세말의 조선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것은 조선멸망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이에 도움 될 만한 책을 찾아 읽고 있는 중임. 특별히 관심을 갖고 읽어온 도서는 구한말 조선을 여행한 외국인들의 조선여행기임. 에른스트폰헤세 바르텍의 조선, 1894년 여름”, 키르네프 외 4인의 저서 내가 본 조선, 조선인과 샤를 바라/샤이에 롱의 조선기행에 이어 이미 한 번 읽은 바 있는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은 것은 이런 종류의 도서를 대표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이사벨라버드 비숍의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이라고 내 스스로 평가해왔기 때문임. 이 책의 저자 비숍(1831-1904)은 영국의 왕립지리학회 최초의 여성회원으로 빅토리아시대 영국여성들의 우상으로 받들어졌던 분임. 저자는 1894년부터 4차례 조선을 방문해 11개월에 걸쳐 현장을 답사하여 당대조선인들의 삶을 속속들이 접했던 저명한 지리학자이자 여행가였음. 19세기 말의 조선의 모든 것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은 조선멸망의 가장 큰 책임은 이완용 등 을사오적에 있는 것이 아니고 조선의 국왕 고종에 있다는 것임. 백성들의 고혈을 빠는 부정부패의 만연을 막지 못했고 외교의 실패로 결정적인 때 외국의 어느 한 나라도 한일합병의 부당하다며 일본을 비난하지 않은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음. 조선여행의 횟수가 거듭될수록 조선에의 애정이 깊어지고, 수차례 접견한 민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숍여사가 부정부패의 실상을 드러내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은 그만큼 조선왕조의 부정부패가 손대기 어려울 정도로 구조적이고 심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재 생각임.

*2018. 12. 8



1136.자본주의/사회주의/민주주의

*조지프 슘페터 저/변상진 역/한길사 간((2016)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젊음을 보냈고 중소기업을 경영해봤던 내가 성공한 기업인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것은 내 자신의 기업경영이 5년 만에 실패로 끝나서만은 아님. 그 보다는 혁신을 중시하는 기업가 정신에 있다고 생각해서이며, 종국에는 실패했지만 나 자신도 나름대로 혁신에 힘써왔다고 생각함. 슘페터의 이 책이 내게 충격을 준 것은 그 혁신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자본주의가 종언을 고하게 되고 사회주의가 자리 잡게 된다는 저자의 진단임. 자본주의 시대 부르주아 계급의 쇠퇴는 마르크스가 말하는 계급투쟁이 아니라 합리주의에 의해 초래된다는 것이 슘페터의 지배계급 발전이론의 핵심임. 합리주의는 그 확실성으로 인해 기업의 혁신활동이 기업가의 기업가 정신이 아니라 자동화되고 기계화될 것이기에 기업가는 소며7ꥦᅬ고 그에 의존했던 부르주아 계급도 같이 소멸할 것이라는 것이 슘페터의 주장임. 자본주의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인데 대중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이득이어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은 적의적일 수밖에 없는데 비판적 지식인들을 바로 성공한 자본주의가 만들어 냈다는 것임. 단 한 번의 통독으로 이 책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볼 생각임. 우리나라에서 좌경화가 빨리 진척되는 것은 어느 나라보다 빨리 자본주의 정착에 성공한 나라여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퍼뜩 들어 섬뜩한 생각마저 들었음.

*2018. 12. 4



1135.완역정본 택리지

*이중환 저/안대희, 이승용 외 역/휴머니스트 간(2018)

*“택리지를 다시 구매해 읽은 것은 이번에 읽은 택리지가 정본에 바탕을 둔 완역본이라는 광고를 접해서임. 그동안 1912년 최남선이 편집하여 간행한 광문회본을 저본으로 한 번역본이 읽혀왔는데 광문회본은 200여종의 사본의 하나여서 이번에 새로 여러 사본을 학술적으로 검토해서 제대로 된 정본을 마련하고 그를 완역했다는 것이 역자인 안대희교수의 언급임. 이 책에 따르면 이중환이 택리지를 쓰게 된 동기로 몇 가지를 들었는데, 첫째 몰락한 지식인의 자기표현 욕구이며, 둘째 지은이에게 닥친 실존의 위기이며, 셋째지리와 경제에 대한 저자의 관심이며, 넷째 국토여행과 산수유람의 취향이며, 마지막으로 사농공상의 귀천과 차별이 완화되는 나라이기를 바란다는 것임. 이러한 동기는 이 책의 팔도론과 복거론에 잘 반영되었다는 생각임. 팔도론은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강원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로 나누어 다루었고 복거론에서는 지리, 생리, 인심과 산수를 다루었음. 처음 택리지를 읽었을 때는 우리나라 역사지리에 아는 바가 많지 않아 이해가 부족한 면도 있었음. 그간 역사지리서도 여러 권 읽었고, 1대간9정맥을 종주해 이 책에 실린 산과 강, 그리고 승지들이 거의 다 가본 곳이어서 이해에 어려움이 없었음. 다시 읽어봤지만, 이 책을 조선시대 초고의 지리서로 칭송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기존의 내 생각을 바꿀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임.

*2018. 11. 29



1134.중국등산사

*장차이젠 저/최유정 역/하루재클럽 간(2018)

*중국의 역사가 어느 나라보다 유구한 만큼 등산의 역사도 그러하리라는 생각은 이 책을 읽고 나서 싹 바뀌었으니, 이는 저자가 장장 6백 쪽이 훨씬 넘는 이 책의 5/6이상에서 중국의 현대등산을 다루었고 고대등산활동이나 근대등산활동에 할애한 것은 1/6에 조금 못 미친다는 것을 보아도 확인할 수 있는 것임. 중국의 현대등산사는 1955년 중국/소련 합동등반대를 처음으로 결성해 이듬해 해발 3767m의 태백산을 오른 것으로 시작되는데 비해, 서구의 현대등산사는 1786년 샤모니의 현지 의사 미카엘 가브리엘 피카르와 사냥꾼 쟈크 발마가 몽블랑에 오름으로써 시작되었으니 중국의 현대등산은 서구보다 179년 늦은 것임. 그럼에도 1960년 에베데스트를 오르고 뒤이어 8천미터 급의 히말라야산맥 고봉 등정에 성공하는 것은 공산주의의국가의 집중적이고 전폭적인 주도와 지원이 있어 가능했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은 동안 내내 갖고 있었음. 역자가 밝힌 대로 이 책은 정부간행물이어서 현대등산을 공산국가의 효율성을 알리는데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이 정도는 다른 전체주의 국가에 비하면 아주 양호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북한에는 아직도 백두대간조차 등반할 수 없어서임. 하나라의 우임금이 초초로 등산화를 신고 등산을 했다는 기록과 중국의 현대등산에서 공가산 등반이 에베레스트 등산의 초석이 되었다함은 기억할만한 일이라는 생각임. 또 하나 중국의 현대등산이 단순히 등산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지질조사 등 과학탐사에 목적이 있었음도 서구의 현대등산과 구별된다 하겠음. 아쉬운 것은 백두산(장백산) 등산에 관한 어떤 언급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임.

*2018. 11. 28




1133.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

*이덕일, 김병기 저/역사의 아침 간(2015)

*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는 책 제목이 시사하는 것은 고구려는 과연 중국의 천자국에 맞먹는 천자국이었다는 것과 역사상 존재했던 한반도의 여러 나라들 중 고구려를 제외한 어떤 나라도 천자국이 아니었다는 것일 것이라면, 그리 단정하는 저자의 논지는 무엇일까?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이 광개토태왕릉 비문에 나오는 옛날 서초추모왕께서 창업하신 터다. 왕은 북부여에서 오셨으며 천제(天帝)의 아들이고 어머니는 하백(河伯)의 따님이다.”라는 글귀임. 이러한 글귀가 거짓이 아닌 것은 이 책에 수록된 고구려 역사의 내용들을 읽어보면 알 수 있는데, 이 책의 부록으로 실린 지도 고구려초대강역지도가 그 본보기임. 영토가 넓은 것만으로는 발해도 고구려에 못지않은 광활한 땅을 다스렸음에도 발해를 천자의 일컫지 않는 것은 발해가 중국과 맞서 싸운 기록이 별로 보이지 않고, 무엇보다 천자국임을 선포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됨. 이 책을 읽고 난 후 느낀 것은 우리나라는 반만년 동안 외국을 침공하지 않았다고 배운 역사가 잘못되었다는 것임. 그리해서는 천작국의 위상을 획득할 수도 없고 또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한 것은 어떤 나라든 필요하면 선공도 불사하겠다는 상무정신이 없이는 천자국이 될 수 없음은 물론 자국의 안위도 지키지 못한다는 것임. 오늘의 대한민국도 북한의 공갈협박에 수동적으로 대응할 것만이 아니라 언제고 평양의 심장부를 박살내 북한의 현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국민적 의지를 강력히 천명하고 준비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천자국이 될 수 있는 첩경이라는 생각을 더욱 다지게 되었음.

*2018. 11. 27



1132.조선기행

*샤를 바라, 샤이에 롱 저/성귀수 역/눈빛 간(2001)

*프랑시스 마쿠엘이 이 책의 서문에서 이 책에 소개된 두 편의 조선여행기는 외부와의 접촉이 전혀 없었던 민중, 정치적 고난 등등 여행자에게는 완전한 미지의 세계나 다름없는 조선의 제반 상황 등을 골고루 다루고 있다고 밝혔듯이 이 책은 프랑스인에 비쳐진 조선의 실상이 어떠했던가를 이해하는데 상당히 유용한 여행서임. 프랑스의 문교부에 의해 민속학적 임무를 띠고 파견된 탐험가이자 지리학자인 샤를 바라가 1888-1889년에 서울 - 부산을 여행하고 쓴 조선종단기라는 한 편과 1887년 한성주재 미국총영사로 부임한 샤이에 롱이가 1889년까지 조선일대를 여행하고 남긴 코리아 혹은 조선이라는 또 다른 한편 등 모두 2편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일독하고 느낀 것은 앞서 읽은 내가 본 조선, 조선인의 저자인 러시아 장교들보다 조선에 대한 호감도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임. 샤이에 롱의 제주도여행기가 눈을 끈 것은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제주도를 켈파에르 섬으로 층한 것임. 조선의 예술이 인도에서 유래된 불교에서 유래되었다고 언급하는 등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부분도 더러 눈에 띠기만 하지만, 전체적으로 서구인들의 조선에 대한 시각을 알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어 단순히 흥미위로만 보아도 좋은 가벼운 여행서는 아니라는 생각임.

*2018. 11. 26



1131.내가 본 조선, 조선인

*키르네프 외 4인 저/A. 이르계바예브, 김정화 역/가야넷 역(2003)

*19세기에 들어 조선이 망국의 길에 들어선 것은 19세기가 시작되면서이지만, 그 정도가 더 이상 치유되기 힘들 정도가 된 것은 고종의 즉위로 대원군이 섭정을 해 쇄국정책을 펴기시작한 때 부터라는 것이 내 생각임. 이렇다 할 통치철학도 없는 고종이 민비의 도움을 받아 친정을 함으로써 부정부패가 극심해지고 끝내는 일본제국에 합병되는 수모를 겪은 조선의 18세기 말 실제를 리얼하게 그린 러시아장교들의 조선여행기 덕분에 이들에 비춰진 조선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를 인정하고자 함. 1885년과 1896년 두 해에 걸쳐 당시 조선에 호의적이었던 러시아정부는 러시아 관리 한명과 참모본부의 군인 등 엘리트 다섯 명을 중심으로 조선 탐험대를 수차례 파견하여 조선의 지리, 구ᇇ,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하여 전반적인 연구조사에 착수하도록 했는데, 이 책은 조선에 파견된 그들의 조선여행기로 러시아인에 비쳐진 조선말의 제반 실경을 잘 묘사하고 있음. 이 책에서 확인한 것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함경도 북부의 주민들이 러시아에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으로, 러시아의 노브키에프를 여행하고 보고 들은 것에 영향을 받은 경흥부사가 귀국하여 집을 유럽식으로 개조했다는 것과 러시아 여행객 일행을 반갑게 영접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것임.

*2018. 11. 25



1130.노예의 길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 저/김이석 역/ 자유기업원 간(2018)

*1944년에 출간된 이 책을 새삼 사서 보게 된 것은 요즘 우리나라에서 풍미하고 있는 좌경화의 위험을 적시하고 있어서임. 1980년대 전두환 군사정권에 반대해 결성된 운동권을 이끌어간 주사파의 실체가 김일성 추종자였다는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우파의 무능과 분열 및 타락에 힘입어 20185월 좌파의 문재인 대통령이 운동권 세력과 손잡고 이 나라의 정권을 장악한 이래 우리나라 경제는 활력을 잃었고 실업률 등 모든 경제지표가 대한민국의 몰락을 예고하고 있어 이애 대한 문제점 진단과 대책 수립이 현안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형편임. 이 책의 저자 하이에크는 자주 계획경제를 옹호하는 케인즈와 대비하는 책에서 ꥢᅥᆸ한 바 있어 생소한 인물은 아니나 그의 저서를 읽기는 이 책이 처음임. 1899년 비엔나에서 출생해 미국, 영국, 독일 등의 대학에서 강의한 저자는 19944년 이 책을 저술하였고 1974년에 노벨 경제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 학파의 대표적인 학자임. “자유주의는 경쟁이 대개의 경우 알려진 방법 중에 가장 효율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더 크게는 권력의 강제적이고도 자의적인 간섭 없이도 우리의 행위들이 서로 조정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경쟁을 우월한 방법으로 간주한다고 갈파한 하이에크는 사회주의는 종국에 노예로 가는 길임을 천명함. “국가가 지상지옥이 된 것은 항상 국가를 지상천국으로 만들려하기 때문이다라는 휠덜린의 한 마디가 국가주도의 사회주의의 위험성을 명징하게 그려내고 있듯이 사회주의는 노예가 되는 첩경임을 일깨워준 저자에 감사함.

*2018. 10. 30

 

 

1129.조선, 1894년 여름

*에른스트폰헤세 바르텍 저/정현규 역/책과함께 간(2016)

*오스트리아 출신의 저자 바르텍(1854-1918)은 귀족 출신의 여행 작가로 거의 세계전역을 여행했다함. 20여종의 저서를 낸 바 있는 저자의 조선여행 보고서인 조선, 1894년 여름은 서양인의 눈에 비친 조선 말기의 정치, 사회 및 경제상을 잘 증언하고 있어 보다 내재적 입장이 아닌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우리 조선의 역사를 들여다보도록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저자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함. 1894년 여름 일본을 떠난 저자가 부산으로 입국해 조선을 여행하고 지은 이 책의 주 내용은 총 31장의 제목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겠다 싶은 것은 그 제목이 자세하고 잘 정리되어서임. ‘조선으로’, ‘부산’, ‘지방도시’, ‘황해를 지나’, '제물포‘, '한강에서’, ‘강화에서 서울로’, ‘수도서울’, ‘왕과 조정’, ‘욍비와 왕실’, ‘조선 왕의 장례식’, ‘중국황제의 사신단’, ‘규율 없는 군대’, ‘정치사회적 상황’, ‘조선인의 오락’, ‘조선의 경축일’, ‘서울산책’, ‘여성들의 삶’, ‘교육제도와 지리인식’, ‘종교관’, ‘조선의 치료약과 병자간호’, ‘장례의식과 조상숭배’, ‘재판절차, 감옥, 그리고 고문’, ‘조선의 독특한 점들’, ‘조선의 유럽인’, ‘제물포나들이’, ‘ 조선팔도’, ‘산업’, ‘토산품’, ‘러시아의 관심과 원산조선의 대외교역등의 토픽으로 구성된 이 책을 보고 두려움을 느낀 것은 이 책을 읽은 외국인들이 수 년 후의 조선 멸망이 조선왕조의 무능과 부패의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점임.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을 조선은 최근의 전쟁을 통해서 잠에서 깨어났다. 동아시아 열강들 사이의 경쟁심이 이 아름답고 부유한 나라가 앞으로 발전해나가는데 더 이상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맺었는데, 불행히도 조선이 한 열강에 병합되고 말았음을 보고 이 역사가 다시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느껴졌음. 저자의 조선정권에 대한 비판은 당대의 무능한 조선의 지식인의 몫이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음.

*2018. 10. 24일     



1128.우주, 시간 너머(The Universe in Your Hand)

*크리스토프 갈파르 저/김승욱 역/RHK (2017)

*이 책에 대해 뉴욕타임스가 호평한 내용은 과학에 전혀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도 우주, 시간 그 너머를 통해 인류가 현대 물리학으로 현실을 파악하게된 고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한 번 읽고 나자 뉴욕타임스의 호평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칼 세이건처럼 독자들에게 우주를 아주 쉽게 설명하려 노력했고, 그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임. 프랑스 국립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영국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의 제자가 되어 천체물리학을 공부한 저자는 대중에게 최첨단 천체물리학의 지식을 알려주고자 쓴 책이 바로 이 책임.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내가 정신 바짝 차려 읽으면 내용의 대부분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쉽게 표현한 이 책은 우주’, ‘우주 이해하기’, ‘빠른 세계’, '양자세계로 뛰어들다', ‘시간과 공간의 기원을 향하여’, ‘뜻밖의 미스터리들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의 한 발짝 뒤편7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은 중력, 물질, 에너지는 모두 아주 단순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 우주는 시공이라는 조직을 갖고 있으며 시공 안에 있는 것들이 시공의 비탈을 만들어 낸다. 이 비탈들이 가까운 물체들과 빛에 미치는 영향이 바로 중력이다. 이것이 100년 전에 나온 일반상대성원리이다.” 라고 적고 있는 바와 같이 아인스타인이 중력을 바라보는 시각이 뉴턴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그 차이가 일반상대성이론을 이끌어냈다는 생각임. 이 책은 다시 한 번 차분히 읽어볼 만한 양서라는 것이 제 평가임.

*2018. 10. 15



1127.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The Accidental Superpower)

*피터 자이한 저/홍지수-정훈 역/김앤김북스(2018)

*이 책의 저자가 상당한 통찰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2014년에 출간된 이 책의 내용이 참임을 증거 하는 국제정세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임. 저자는 세일(shale)혁명으로 에너지 자급을 실현하는 것이 미국의 세계문제에의 관심 약화를 가져오고, 그것은 중국의 번영을 가져온 브레튼우즈 체제의 종언을 가져오게 되어 중국이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음. 이 책을 읽고 2018년 오늘 미국이 중국을 무역적자를 이유로 경제적으로 압력을 가해 중국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미국의 세일 생산 때문임을 알게 되었음. 그동안 브레튼우즈 체제의 혜택을 엄청 받아온 우리나라의 집권세력이 북한에 경도되어 한미동맹을 약화시킬만한 정책을 펴나가 미국의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이 더해지고 있음. ‘우리가 안다고 착각하는 세상’, ‘이집트, 이리저리 이동하는 기술’, ‘기술혁명:원양 항해와 산업화’, ‘우연히 등장한 초강대국’, ‘지정학을 매수하다’, ‘인구 구조의 격변’, ‘세일(shale)의 부상’, ‘다가오는 세계 무질서’, ‘동반자들’, ‘선수들’, ‘역사가 반복되는 유럽’, ‘앨버타 문제’, ‘북미마약 전쟁’, ‘중국의 전쟁’, ‘ᄋퟄ주와 테러리즘1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고서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는 다는 것이 얼마나 허황된 주장인지 확실히 알았음. 유튜브에서 국제정치학자 이춘구박사가 추천하는 것을 보고 사본 것인데, 다 읽고 나자 참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음. 실로 오랜만에 좋은 지정학 도서를 만났다 싶음.

*2018. 10. 9일

 

 

1126.우리는 산에 오르고 있는가

*김영도 저/수문출판사 간(2012)

*한국산서회의 정례모임에서 매월 뵙는 김영도선생께서 저술한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우르는 산에 오르고 있는가. 같은 제목의 책이 저자에 의해 처음 지어진 것은 1990년으로, 그 후 두 번의 수정 보완을 거쳐 다시 선보이게 된 것이 이 책이어서 저자의 등산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다는 생각임. ‘등산세계를 연 산들’, ‘등산역사를 바꾼 사람들’, ‘나는 산과 같이 살아왔다3부로 구성된 이 책을 읽으면서 알피니즘의 요체를 이해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했음. 남한 땅의 최고봉은 해발1950m의 한라산으로, 어느 산도 그 높이가 2m를 넘지 못해 진정한 알피니즘을 구현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상식이기에 역량 있는 우리의 산악인들이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오르려 노력했고, 그 노력이 결실되어 세계의 유수 산악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 자랑스럽기도 함. 그럼에도 등산의 역사를 바꾼 사람들로 소개된 유명 산악인들이 드 소쉬르, 에드워드 윔퍼, 헤르만 불, 라인홀트 매스너, 가스통 레뷔파 등 모두가 서구인이라는 것은 알피니즘 운동이 알프스에서 시작된 것과 무관할 수 없을 것임. 회갑을 맞아 지리산을 종주하고 쓰신 지리산100리길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어쩌면 이 산행이 가장 한국적인 산행이 아닌가 싶어서였음. 알프스나 히말라야의 고봉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산들을 계속 올라 선생께서 주신 우리는 산에 오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성실히 답하고자 함.

*2018. 10. 4일  



1125.한국사특강

*한국사특강편찬위원회 편저/서울대학교출판부 간(2007)

*한국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 관련 역사서를 구해 읽는다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소위 민중사관을 중시하는 좌파역사학자들에 의해 우리나라 현대사가 엄청 왜곡되었고 또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이들이 역사학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임. 2012년에 방송대에서 배운 국사교과서도 예외가 아니었고, 작금에 거론되는 자유민주주의가 삭제된 고교역사교과서에서도 역사왜곡을 찾아보기는 어려운 일이 아님. 그런 위험을 인지하고도 이 책을 사서 본 것은 그래도 국내 최고의 서울대학교에서 펴낸 것이고, 초판이 1990년도에 발간된 것이었기 때문임. 2부로 편성된 이 책의 1부는 한국사의 각 시대별 특징을 14주제로 압축했고, 2부에서는 문화사와 사회경제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10개의 주제를 따로 설정하여 분류사 형식으로 서술했다는 것이 대표 편자인 한영우교수의 변임. 전체를 다 읽고 느낀 것은 교과서답게 대체로 특정 역사학파의 주장에 편중되지 않았다는 것임, 그럼에도 일부 내용은 객관적 사실을 담지 못했다는 것이 내 평가임. 예를 들면 김모 교수의 해방후 민족사의 발전과 과제라는 글에서 1960-1987년 동안 남한정부의 경제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그 부작용으로 국가권략과 결탁한 독점재벌의 비대성장을 가져온 반면, 노동자, 농민의 빈곤과 중소기업의 계열화와 파산을 불러왔고 농촌의 황폐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는데, 지금도 저자는 이 주장을 견지하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음, 저자의 주장이 옳았다면 1인당GNP87년의 3천불에서 그 30년 후인 2017년에는 3만불에 유박할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가 꾸준히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임. 우리나라 발전을 양비론적 입장에서 비판하는 것으로 북한비판과의 균형을 가지려하는 것은 학자로서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임.

*2018. 10. 1일  



1124.이완용 평전

*윤덕한 저/도서출판 길 간(2012)

*전 서울대 교수였던 김학준이 지은 북한의 역사 제1(1863-19461)”에서 3.1운동의 주도층이 매국노 이완용이 33인의 한 후보로 선정하고 섭외를 했으나 수락을 받지 못했다는 글을 읽고 이 인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이 책을 읽게 된 직접적인 계기임. 이 책의 저자는 경향신문에서 오랫동안 기자로 일했고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일한 경력으로 보아 우익진영의 인물이 아닌 것은 분명함. 그럼에도 매국노 이완용에 대한 평가가 기존의 평가와 다른 것은 조선의 패망이 이완용의 책임 못지않게 고종의 책임이 크고, 아니 더 크다는 역사적 진실을 증언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임. 한 국가를 통치하는 국왕이 이렇다 할 통치철학도 없고 왕실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온 고종과 민비를 추종해 백성을 등지고 오로지 국왕에만 충성을 바친 이완용에게만 조선의 멸망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잘못된 것임을 이 책은 일깨워 주었음. 이완용(1858-1926)은 세도가로 양자를 가서 뛰어난 머리로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때맞춰 변신하면서 권력을 손에서 놓지 않은 처세의 달인이었다는 것이 이 책을 읽고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임. 3.1운동 주체세력이 이완용을 33인의 한 사람으로 추대하고자 한 이유로 이 책은 몇 가지 들고 있으나, 내 판단은 최고의 매국노 이완용도 일본의 통치가 잘못임을 깨닫고 참여할 정도로 3.1운동은 전 국민적 운동임을 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는 것임. 머리가 좋고 영리한 것이 국가에 도움을 주려면 먼저 투철한 국가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음.

*2018. 9 17

 

 

1123.북한의 역사 제1(1863-19461)

*김학준 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간(2013)

*“강대국 권력정치 아래서의 한반도분할과 소련의 북한군정 개시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러시아 혁명사를 지은 전 서울대 교수 김학준님이 지은 책으로 무려 1,100페이지가 다 되는 북한학 최고의 저서로 평가하고 싶음. 3년 전 19461-19489월 기간 동안 북한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의 제2권을 읽은 바 있어 더욱 흥미로웠음. 저자는 북한의 역사를 조선말기로 거슬러 올라가 고종이 즉위한 해인 1863년 함경북도의 농민 13가구가 굶주림에 시달린 끝에 국경을 넘어 지금의 연해주를 포함한 극동러시아, 즉 포시에트로 이주한 것을 공산주의 운동의 시작으로 보고 있음. 이때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건설되기까지의 북한의 건국역사를 다룬 이 책은 모두 4부로 되어 있음. 1부는 북한연구의 방법론과 북한의 연구자료를, 2부에서는 조선인들이 연해주로 이주하거나 망명하는 과정부터 조선왕조가 멸망하고 독립운동이 전개되는 과정을, 3부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399월부터 그 전쟁이 끝난 19458월까지를, 4부는 김일성이 다른 경쟁자를 물리치고 북한의 권력을 선점한 19458월부터 1946년까지의 북한역사를 다루고 있음. 이 책의 주제와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3.1운동을 선도한 33인을 선정할 때의 일화를 다룬 이 책 164쪽의 서명자33인의 대표로 박영효, 이상재, 윤치호, 한규설, 이완용 등이 거론됐으며 그들 각자를 상대로 섭외가 뒤따랐다. 어느 누구도 수락하지 않은 상태에서, 손병희가 제의를 받아들였다. 이완용은 수락하지 않았으나 조선총독부에 밀고하지는 않았다.”라는 글을 읽고 놀랐는데, 이는 매국노 이완용을 33인 대표로 섭외했다는 것임. 조선노동당의 최고지도자인 박헌영이 소련의 지지를 받지 못해 김일성에 밀린 것은 박헌영이 신화적 존재가 아니었다는 것을 웅변으로 증명하는 것이라 하겠음. 북한건국과 남한건국의 역사를 비교 공부하면서 내가 몸담고 있는 대한민국이 한반도에서 유일한 정통국가임을 이 책을 통해 확인했음.

*2018. 9. 12일    


1122.이승만과 김구 제7-3부 어떤나라를 세울까(1945-1950, II)

*손세일 저/조선뉴스익스피레스 간(2015)

*권당 8백 쪽 가량 되는 책을 7권이나 써 이승만과 김구를 펴낸 저자의 탐구정신에 박수를 보내며, 아울러 끈기 있게 5천 페이지가 넘는 이 긴 책을 한 권도 빠짐없이 독파한 내게도 같은 박수를 보내고 싶음. 이 책을 읽고 한민당의 주요인물인 장덕수가 한독당 당원에 의해 살해된 것은 단순히 김구를 미군정당국에 출두해 조사를 받게 만든 것이 아니라 이승만과 김구가 갈라지게 된 원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음. 이승만과 김구 두 거인의 정치노선이 확연하게 갈라진 것은 유엔의 감시하에 선거를 치러 단독정부를 수립할 것인가 아니면 남북협상을 통해 통일정부를 수립할 것인가의 첨예한 문제로 대립해서라지만, 그래도 한 살 차이밖에 안나는 이승만을 꼬박 형님으로 대접해온 김구가 서운해 했던 것은 이승만이 발 벗고 나섰더라면 그래도 임정에서 국가수반직을 맡았던 김구가 치욕이라 느끼는 조사를 받지 않았을 수 있었다고 믿은 것은 아닐까 해서임. 현실을 종합해 판단하는 능력과 난관을 뚫고나가는 능력은 미국에서 나름 정치훈련을 받은 이승만이 한 수 위였다는 생각임. 명분에서는 김구의 정치노선이 우위를 점한 듯싶지만 현실에서는 적절한 방안이 될 수 없어 답답하게 느껴졌고, 이미 북한의 군사력을 막강한 수준으로 올려놓은 현실을 무시하고 미군과 소련군의 동시철수를 일관되게 주장하는 김구가 고집불통으로 보였고, 실제 미군이 철수 후 한국전쟁이 발발한데 대해 김구가 한 해 전에 죽지 않았다면 책임을 져야할 언사였다는 것이 내 판단임. 안두희의 저격으로 비명에 간 김구의 통일정부 추구는 지금의 정권으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김구보다는 이승만의 정치노선에 찬성표를 던지고자 함. 이승만과 김구라는 두 거인이 우리나라 근세사를 이끌어 온 데 대하여 깊은 존경심과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함.

*2018. 9. 6



1121.언어의 의미

*김진우 저/한국문화사 간(2017)

*‘의미론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한 언어학자가 의미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자 저술한 언어학 관련 저술임. 언어는 크게 하나의 의사소통의 도구이면서 작게는 하나의 의미적 체계인 이상, 그것의 본질이나 실체를 파악하려는 주된 노력은 당연히 의미론적인 것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까지는 꼭 그렇지 못했었는데, 이런 현상은 결국에 원래 형식과 대비했을 때 의미는 분석하고 기술하는데 어려움이 많게 되어있다는 의미론의 태생적 속성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하는 저자는 의미론을 제 위치에 올려놓고자 다음 몇 가지에 주목하여 이 책을 내놓았다고 서문에서 밝혔음. 첫째는 공시적인 기술이 핵심부를 이루되 통시적 기술도 필요한 만큼 첨가해 의미론 전체의 발달모습을 드러내겠다는 것이며, 둘째는 어휘의미론, 문장의미론과 담화의미론을 고르게 다루어 양대산맥 외에 제3의 산맥인 담화의미론의 존재 의의를 드러내겠다는 것과, 셋째로는 오늘날의 연구현황을 그대로 드러내겠다는 것임. 이런 취지에서 저술된 이 책은 언어학에서의 의미론의 위상’, ‘의미론발달의 역사’, ‘어휘의미론의 양상’, ‘문장의미론의 양상’, ‘담화의미론의 양상과제와 전망등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을 읽는데 필요한 기초지식은 방송대에서 조남호/윤석민 공저의 언어와 의미를 공부하며 습득했는데 배운지 5년 만에 거의 다 잊어버려 책 읽기에 애를 먹었음.

*2018. 9. 4



1120.부국환경론

*박석순 저/어문학사 간(2018)

*“부국환경이 우리의 미래다라는 저자의 주장에 생각을 같이하는 것은 어려서 지지리도 못살았을 때의 환경을 기억하고 있어서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해 쉬는 동안 땔감을 구하려 산을 자주 갔는데 인근 선산에 나무가 많지 않아 멀리 떨어진 국유림의 산으로 가서 도둑나무를 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산소에 오르는 길을 미리 벌초하지 않으면 길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숲이 울창해진 것을 성묘 때마다 실감하고 있음. 고교시절 연탄으로 취사와 난방을 할 때 연탄가스 중독으로 거의 정신을 잃을 뻔 했던 것도 도시가스로 취사하고 중앙집중식으로 온수를 공급하거나 난방을 하는 요즘의 아파트에 살면서는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일로 이제는 완전히 과거지시가 되어버렸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부국이 되어 가능하게 된 것임. “가난과 부, 그리고 환경”, “부국환경의 길 I-저탄소녹색성장”, “부국환경의 길 II-진보적 환경주의”, “부국환경의 길III - 물 관리 선진화" 등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환경과 경제, 대립의 시대에서 해양부국, 바다를 지켜라에 이르기까지 총19개의 토픽을 다루고 있어 많이 배웠음. 그중 주목할 만한 것은 환경의 보존(保存;preservation)과 보전(보전;conservation)의 개념차이로, 보존은 있는 그대로 간직하는 것이고 보전은 온전하게 다듬어 관리하는 것으로 환경은 보전의 대상이지 문화재처럼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임. 그동안 우리나라는 환경지상주의자들의 패권적 운동에 피해를 많이 입어왔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들도 이 책을 읽어 환경을 대하는 그들의 교조주의적 태도가 변화되었으면 함.

*2018. 9. 3



1119.이승만과 김구 제6-3부 어떤나라를 세울까(1945-1950, I)

*손세일 저/조선뉴스익스피레스 간(2015)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한 김구와 임정요인들이 미국의 압력으로 임시정부명의를 포기하고 개인자격으로 귀국해야 했던 것을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한 이승만이 먼저 개인자격으로 귀국한 것과 같이 볼 수 없는 것은 김구는 1940년에 주석이 되어 임정을 끝까지 지켜낸 인물이기 때문임. 만약 미국이 임정을 인정하고 김구를 임정의 주석으로 인정했다면 결과적인 이야기이지만 이승만이 남한에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대한민국을 출범시키지는 못했을 것임. 일제강점기에 독립을 위하여 평생을 바친 이승만과 김구 등의 임정요인들이 한반도 전체를 대상으로 정치를 펴지 못한 것은 뒤늦게 2차 대전에 참전해 승전국의 몫을 챙긴 소련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김일성을 내세워 38도선 이북의 땅을 통치하려는 기도 때문인데 오늘의 종북 좌파들은 어쩔 수 없이 단독정부를 세워 38도선 이남에 자유민주주의를 이룩한 이승만을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생각임. 이 책을 통해 이승만의 대중적 인기가 김구에 비할 수 없이 높았다는 것과 신탁통치 문제로 결렬되었던 미소공동위원회가 재개되는 18475월까지는 이승만과 김구가 대립하지 않고 협조했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음. 김구가 임시정부를 앞세워 미군정당국의 통치권을 뺏어 오려했으나 불발로 그쳤다는 것과 공산주의자 박헌영의 매국적 소련추종을 이 책을 통해서 새삼 확인했음. 내가 몸담고 있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되었는가를 자세히 알게 된 것만으로도 저자에 감사할 일임.

*2018. 9. 1



1118.유토피아/자유론/통치론

*토마스 모어, 존 스튜어트 밀, 존 록크 저/김현욱 역/동서문화사 간(2016)

*세상이 잘 돌아가면, 그래서 민초들이 별 걱정 없이 살아간다면 70을 넘긴 이 나이에 대학생들이 읽어야 할 책들을 굳이 찾아서 읽을 일이 있겠나 싶은데, 요즘 우리나라가 돌아가는 세상이 하도 수상해 민주주의의와 산업혁명을 처음으로 이룩한 영국이 낳은 위대한 사상가들을 다시 찾아 가르침을 받겠다고 나 선 것이 이 책을 읽게 된 동기임. 인류사에 숱한 비극을 남기고 소멸해가는 공산주의와 전제주의의 비극적 종말을 지켜봤을 우리나라 지식인들이 사회주의에 경도되고 심지어 종북을 마다않게 된 것은 소위 보수주의자들이 자초한 면도 적지 않겠지만, 내 생각은 그보다는 이제 좀 먹고 살만해지니까 해외여행을 즐겨 다녀오듯 이제 자유로워지니까 좌파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은 소위 패선좌파들이 늘어서라는 생각임. 극소수의 종북주의자들에 패션좌파들이 더 이상 끌려가는 것을 막으려면 민주주의와 개인의 가치를 고양해야하는데, 이런 점에서 민주주의의 모범국가인 영국이 낳은 사상가(또는 소설가)들의 역저를 찾아 읽는 것은 그 가치가 충분하다 하겠음. 이 책은 토마스 모어(1478-1535)유토피아”, 존 스튜어트 밀(1806-1873)자유론”, 존 록크의 통치론을 한 권으로 묶은 것임. 이중 유토피아는 사상서가 아닌 소설로 제목대로 이상향을 그리고 있지만, 16세기 초 유럽사회가 빈부격차, 종교개혁, 신대륙발견 등으로 인한 변화를 그려 유토피아의 꿈이 정지된 것이 아니고 계속 발전되어야함을 역설한 작품이라 하겠음.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꽤 여러 번 읽은 책으로 역자는 자유문제를 고찰하기 위해서는 이데올로기를 초월해 반드시 읽어야 할 것이라고 했음. 이번에 이 책을 구매한 것은 한 번도 읽지 못한 존 록크의 통치론을 읽기 위해서였음. 이 책이 고전이면서도 현재까지 읽히고 있고 또 읽히리라 보는 것은 통치를 다루는 본격적인 저서여서임. “통치론은 소유권 문제를 자세히 다루었고, 또 처벌과 형벌의 문제도 자세히 다루어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소위 진보세력들이 집권해 통치하는 데 따른 제반 문제를 성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음.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성찰 없이 권력을 단순히 최고의 통치수단으로 여기는 우리나라의 정치세력을 보다 냉정하게 평가해야한다는 생각임.

*2018. 8. 24




1117.조선지식인의 세상을 여행하는 방법

*김영죽 저/위즈덤하우스(2016)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알아왔던 조수삼을 만나게 되어 무엇보다 기뻤음. 중인출신으로 시가에 능한 조소삼이 정약용과 같은 해 태어났다는 것과 명문가 풍양조씨의 조순영과 조인영의 도움으로 여섯 차례나 북경을 연행하며, 오방강, 중일전쟁 발발의 빌미가 되었던 노구교를 마르코폴로가 극찬하였다하여 마르코폴로교라고 부르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음.

1부 조수산의 삶에서 조수삼의 열 가지 장기인 훤칠한 생김새’, ‘시와문’, ‘공령문’, ‘의학’, ‘장기와 바둑’, ‘글씨’, ‘박식함’, ‘담론’, ‘복이 많은 것장수한 것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런 인물이라면 사대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임. “2부 조선밖을 여행하다에서는 북경을 오가며 옹방강은 물론 오승량, 정진갑, 유희해 등 청나라 문인들과 교유하면서 원유지지(遠遊之志)의 뜻을 실천하는 조수삼을 만나보았고, “3부 방안에서 세계를 여행하다에서는 청나라의 금서였던 방여승략을 구해 외이죽지사를 지어 비사나, 고리, 물누차 등 이런 저런 나라들을 방안에서 여행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있음. 시문에 능한 것이 주효하여 중인 신분임에도 안으로는 추사 김정희와도 만날 수 있었고 밖으로는 당대 최고의 청나라 지식인들과 교유한 것만 본다면 과연 조선에서 신분에 따른 굴레가 있었는가에 대한 회의가 들 정도로 이 책은 조수삼의 자유분방한 삶을 잘 그렸음.

*2018. 8. 17



1116.삶을 바꾼 만남-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

*정민 저/문학동네 간(2011)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했던 것은 스승 정약용의 제자 황상에 대한 전정어린 사락과 제자 황상의 변함없는 스승 정약용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이리도 진실할 수 있겠는가 싶은 감동을 느꼈기 때문임. 정조의 총애를 받았던 다산 정약용이 정조의 승하로 유배 길을 떠난 것은 예상됐던 수순이었지만 28년이라는 긴 세월을 멀고 먼 강진 땅에서 낸다는 것은 정약용 자신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임. 그 힘든 기간 중 수많은 제자를 길러 냈는데 끝까지 스승인 다산을 따른 제자는 황상 이외에 또 누가 있는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구많은 제자들이 스승을 등졌다는 것을 이 책에서 처음 읽었음. 더욱 안타까운 것은 유배 중인 강진에서는 물론하고 양주 마재 본가에서 다산이 수많은 저술을 남길 수 있도록 적극 조력한 학래 이청마저 늙어가는 다산 밑에서는 출세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스승을 저버린 것을 알게 되자 다산 정약용이 대동수경에서 이청을 거의 공저자 수준으로 대접한 이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하고 밝힌 것이 새삼 생각났음. 나이 70에 과거시험을 치렀다가 실패하고 우물에 빠져 죽은 이청과 달리 백적산으로 옮겨가 은자생활을 생활을 하면서도 스승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살아간 황상의 우직함을 배운 것만으로도 이 책을 잘 읽었다는 생각임. 또 하나 특기할 것은 다산의 사후에는 황상의 시를 보고 단번에 높이 평가한 추사 김정희와 다산의 자제인 정학연, 그리고 황상이 좋은 인연을 이어가는 것이 추사 김정희의 식객으로 머무른 이청과 대비되었다는 것과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 있을 떼 한 여인과 같이 살면서 딸을 하나두었고 해배 후 좋지 않게 관계가 끝나게 된 솔직한 사연을 읽었다는 것으로 참으로 인간적인 고뇌가 읽혀졌음. 이 책의 독서가 과연 나는 황상처럼 스승을 모셔왔는가에 대해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음.

*2018. 8. 12

 

 

1115. 세계지형여행(How to read the landscape)

*로버트 야람 저/한무일 역/황금비율 간(2014)

*주로 산이지만 국내의 여러 지역을 수없이 여행해온 나로서는 교통, 숙박등에 관한 여행정보만큼 필요한 것은 자연지리에 관한 기본 지식임. 영국의 작가 로버트 야람이 글을 쓰고 데이빗 로빈슨 교수가 감수한 이 책 세계지형여행(How to read the landscape)”은 그동안 내가 갈망해온 여행지의 지형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담고 있어 재미있게 읽었으며 매우 앞으로 여행을 떠날 때 갖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용한 책임. ‘지형경관을 이해하는 방법’, ‘지형경관을 읽는 방법’, ‘지형경관의 지도화3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강점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사진과 도형을 잘 활용했다는 것임. 이 책을 통해 우리 주변의 다양한 지형을 보는 방법과 그 진가를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는 것이 큰 수확이라 하겠음. 이제껏 나는 자연지형의 절묘함에 감탄하면서 신이 아니면 누가 저런 절경을 빚어낼 수 있었겠는가 하면서 신의 역할에 일정부분 긍정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는데, 이 책을 읽고 확실히 알게 된 것은 그런 절경이 처음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오랜 세월을 거쳐 지각변화와 침식 등으로 인해 변화해온 것이고, 그런 변화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이 가르쳐 준 덕분임. 지형의 변화는 신의 창조물이 아니고 시간이 빚어낸 것으로 갈무리하면서 얼마 전에 사 둔 자연지리 개론서를 읽겠다는 뜻을 다졌음.

*2018. 8. 11



1114.동래야류

*김경남 저/이봉선 사진/화산문화 간(2000)

*양주별산대놀이가 경기도양주의 탈놀이라면 동래야류는 부산동래의 탈놀이로 모두 중요무형문화재임. 저자는 동래야류를 경남지역의 지리적 역사적 배경과 이 지역 가면극의 특색과 함께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는 특유의 탈놀이라 했음. 경남지역의 탈놀이는 크게 들놀음과 오광대로 대분되는데 들놀음, 즉 야류는 부산의 동래, 수영, 부산진 등에서 유행했고, 오광대는 경남의 통영, 마산, 고성, 김해 등지에서 유행했었음. 이는 낙동강을 경계로 동쪽인 부산에서는 들놀이가, 서쪽에서는 오광대가 널리 전파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음. ‘동래의 개관’, ‘동래야류의 역사적 배경’, ‘동래야류의 유래와 형성’, ‘동래야류의 구성’, ‘동래야류의 양식’, ‘동래야류의 전승현황’, ‘동래야류 연희본등 일곱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공연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많이 곁들여져 있어 동래야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음. 동래야류는 길놀이, 탈놀이, 뒷놀이로 구성되었는데 그 시작은 정초의 지신밟기로 시작되었음. 동래야류가 양주별산대놀이와 차별되는 것은 문둥이과장임. 나병은 아열대성질병이어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경상도에서 창궐했으며, 문둥이과장이 오광대와 들놀이에서만 공연되는 것은 이 때문으로 사료됨. 이 과장에서 양반의 자손으로서 조상들의 누적된 죄과의 인연으로 불치의 문둥병에 걸려 출세하지 못하는 골수에 맺힌 비분과 통탄을 춤으로써 잘 표현되었다 함.

*2018. 8. 10



1113.양주별산대놀이

*정형호 저/서헌강 사진/화산문화 간(2000)

*양주별산대놀이는 경기도양주시주내면유양리지역에서 전승되는 산대놀이 계통의 탈놀이로 중요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된 우리 고유의 무형문화재임. 십 수 년 전 불곡산을 오르내리면서 산대놀이 공연장은 몇 번 들렀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산대놀이의 실제 공연을 보지 못해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 있음. 양주별산대놀이는 서울지역의 본산대를 받아들여 18-19세기 중엽에 양주 현지에서 재현된 것으로 본산대가 현재 소멸된 상태에서 가장 원래의 모습을 잘 유지한 산대놀이여서 우리놀이 문화사 측면에서 소중한 유산이 아닐 수 없음. 양주별산대놀이는 기본적으로 탈놀이로 탈을 쓰고 추는 탈춤이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음. 탈춤이란 탈(가면)을 쓰고 탈을 막기 위해 추는 춤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위장을 통한 양반세력의 희화화가 주요 내용을 이루고 있어 당대 백성들의 애환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 모두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양주별산대놀이의 유래와 전승배경’, ‘양주별산대놀이의 연희내용’, ‘양주별산대놀이의 탈, , 노래‘,’전승집단의 특징과 주요 연희자‘, ’연희에 반영된 전승집단의 의식’, ‘전승의 문제점과 과제등의 소주제를 다루고 있어 산대놀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 할 만함. 공연과 탈의 사진이 꽤 여러 커트 실려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음. 해학이 번뜩이는 양주별산대놀이를 한 번 가서 실제 공연을 볼 뜻임.

2018. 8. 9



1112.고사성어 백과사전

*김원중 편저/을유문화사 간(2005)

*돈 들여 산 책은 언제고 읽고 만다는 믿음이 있어 책을 사는 경우가 내게는 많은 편인데, 이 책을 읽은 것이 딱 맞는 사례라 하겠음.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일관된 주제나 스토리를 갖고 있는 책이 아닌 일종의 사전류여서 필요할 때 마다 찾아보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어나가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음. 이 번에 이 책을 독파하게 된 것은 오는 826일로 예정된 사단법인 한국어문회에서 개최하는 전국한자능력검정시험을 보고자 응시원서를 내서인데, 이렇게 해서라도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고사성어에 동양인의 삶이 잘도 응축되어 있다 싶어서임. ‘부의 가인박명(佳人薄命)’에서 시작하여 부의 흑우생백독(흑우생백독)’으로 끝나는 이 책에 실린 고사성어는 6백 단어가 훨씬 넘어 지금까지 보아온 웬만한 고사성어는 다 실린 것 같음. 이 책의 강점은 단순한 뜻 풀이를 넘어 역사적으로 어원을 찾아내어 곁들였다는 것인데, 이를 통하여 고대중국인의 삶과 사유의 편린들을 확인했다는 것도 수확이라 하겠음. 편자 김원중 교수는 삼국유사, 사기 등을 번역한 학자여서 이 책의 내용을 믿고 읽을 만 함. 이 책을 통해 잘못 안 것을 수정한 것은 홍일점(紅一點)으로, 남자 가운데 끼어 있는 여자 한 명을 홍일점으로 알아온 내게 여럿 가운데 오직 하나가 이채를 띠는 것이라고 올바로 일깨워 준 것이 이 책임.

*2018. 8. 8



1111.이승만과 김구 제5-임시정부를 짊어지고(1991-1945, III)

*손세일 저/조선뉴스프레스 간(2015)

*2임시정부를 짊어지고’ 3권 중 마지막 권인 이 책은 1939년 집필을 시작해 1941년 봄(?)에 출간된 이승만의 역저 일본 내막기 :오늘의 도전”(Japan Inside Out : The Challenge of Today) 이야기로 시작됨. 미일전쟁을 경고한 이 책이 이승만의 명성을 높여준 데는 같은 해 127일 일본의 진주만 습격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임. 미국의 참전으로 연합국의 승리가 점쳐지는 가운데 중경에서 고군분투하며 임시정부를 끌고 간 김구 또한 1942년 봄 백범일지하권을 출간해 임시정부의 활동을 자세히 기록했음. 상권이 김구 개인의 삶의 궤적을 중심으로 기술된데 비해, 하권은 1919년 상해 임시정부의 경무국장으로 일할 때부터 중경으로 옮겨 광복군을 창설하는 것까지 다루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 하겠음. 임시정부의 주석인 김구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이승만과는 이렇다 할 갈등 없이 협조가 이루어 졌으나 김원봉을 비롯한 공산주의자의 집요한 방해활동으로 두 거목이 본연의 독립운동을 해나가는데 상당한 걸림돌이 되었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음. 이렇다 하게 연합국의 일원으로 2차대전에 참전한 것아니어서 일본의 패전이 임시정부의 한국통치로 이어지지 못하고 여운형을 중심으로 한 건준의 활동이 시작되나 이 또한 송진우 등 민족진영 및 박헌영 등 골수 공산주의자들의 비협조 또는 방해활동으로 순조롭지 못했음을 이 책은 전하고 있음.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은 민족지도자로 추앙받는 조 와 대립과 갈등을 빚었고, 38선 이남에 진주하는 미군은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아 상당한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책은 끝을 맺었음. 이승만과 김구라는 거목이 있어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립할 수 있었음을 배운 것이 이 책을 읽은 큰 소득임.

*2017. 7. 29




1110.가람고

*신경준 저/류명환 역주/도서출판 역사문화 간(2016)

*조선조 영조 때 실학자로, “강계고”, “도로고”, “산수고”, “사면고등을 저술한 여암 신경준(申景濬, 1712-1781)이 지은 이 책은 사찰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단일본임. 조선시대의 사찰관련기록은 국가의 운영과 통치 자료로 편찬된 지리지의 주요항목으로 구성되었다는데, 현전하는 사찰기록 중 가정 오래된 것은 경상도지리지의 불우(불우)항목이며, “세종실록지리지의 사찰기록, “경상도속찬지리지의 승사항목, “신증동국여지승람의 불우항목, “동국여지지의 사찰항목, “여지도서의 사찰 또는 불우항목이 그 뒤를 이어왔음. 1770년에 편찬된 동국문헌비고여지고에서 사찰항목이 제외되면서 이 책 가람고가 독립된 사찰지로 선보이게 되었음. 이 책은 행정구역별로 사찰에 관한 기록을 담고 있는데, 한성부가 개성부가 제외된 채 경기,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황해도, 강원도, 함경도, 평안도, 순으로 317군현의 1,459개 가람명과 그 위치를 포함한 간략한 정보가 실려 있음. 충청도 청풍의 옥천암봉우리 서북쪽 10보 쯤에 짙푸른 절벽이 하늘 높이 깎아지른 듯이 만 길이나 우뚝 솟아있는데 모두 3층의 바위로 되어있다고 주변절경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지만, 대개의 철들은 “<청룡사>, 충주주 동쪽 10리 종당산에 있다라는 겨처럼 위치정보만 실려 있을 뿐. 그 이상의 상세정보를 담고 있지 않아 자료사적 가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음. 역자의 수고 덕분에 조선시대 지리지에 실린 사찰과 이 책에 실린 사찰들을 대조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자 함.

*2018. 7. 25



1109. 이승만과 김구(3)-2부 임시정부를 짊어지고<1919-1945(I)>

*손세일 저/조선뉴스프레스 간(2015)

*“3.1운동은 40대 중반에 이른 이승만과 김구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 이 책은 이승만과 김구가 상해임시정부에서 어떤 일을 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이승만이 대통령 직에서 탄핵되었는가를 상세히 다루고 있어 자료로서의 역사적 가치도 담보된 책으로 평가하고 함. 31장에서 제44장까지 총1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장별 주제는 이승만박사는 어디 있소?’, ‘인형 속에 숨겨온 한성정부 문건’, ‘임시대통령과 경무국장’, ‘헤게모니로서의 자금’, ‘공산당도 흥사단도 거부하고’, ‘구미위원부의 내분과 미국의원단의 방한’, ‘임시대통령각하, 상해에 오시도다’, ‘워싱톤회의의 한국대표장’, ‘모스크바 극동민족회의에 몰려간 혁명가들’, ‘국민대표회의와 공산주의비판’, ‘한인기독학원 학생들의 고국방문’, ‘임시대통령유고결의에 맞서 재외동포에게선포’, ‘탄핵되는 임시대통령’, ‘태평양회의에 참석한 한국대표들 맞아등임. 33장의 소제목 임시대통령과 경무국장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는 임시대통령이 된 이승만을 경무국장이 된 김구보다 훨씬 비중 있게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음. 이동휘가 이끄는 공산당과 안창호가 이끄는 흥사단을 모두 거부한 이승만은 끝내 이들에 의해 탄핵되기에 이름. 작년에 소논문을 작성하려고 인물조사를 했던 안병찬이 1920년 상해에 도착했다고 이 책에 나오는데, 김승학의 망명행적록(<한국독립운동사연구> 12, 독립기념관 독립운동사연구소, 1988, 419)을 찾아 상세기록을 구할 뜻임. 이승만이 탄핵되는 과정을 보면서 박근혜 전대통령의 탄핵을 떠 올린 것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그대로 반복된다는 것을 확인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임.

*2018. 7. 19

 




 

 

1108.이승만과 김구(4)-2부 임시정부를 짊어지고<1919-1945(II)>

*손세일 저/조선뉴스프레스 간(2015)

*2008년 나남출판사에서 발행한 양반도 깨어라 상놈도 깨어라는 소제목의 이승만과 김구3권으로 끝났고, 군포도서관에서 빌려 다 읽었음. 그 후속 책이 없어 아쉬워하다가 강원대 도서관에 7권으로 된 이승만과 김구가 전부 있는 것을 알고 우선 4-5권만 빌려 4권만 다 읽었음. 이 제4권은 2015년 조선뉴스프레스에서 7권으로 발행한 것 중 네 번 째 책으로 1925년부터 다루고 있어 1920-1924년분이 비게 되는데, 이는 조선뉴스프레스에서 발간한 이승만과 김구양반도 깨어라 상놈도 깨어라에서 3권으로 다룬 1875년 이승만이 태어나서(김구는 1876년에 태어남) 19193.1운동 발발까지의 이야기를 2권으로 권수를 줄였기 때문임. 출판사가 바뀌면서 변화된 것을 몰라 4권을 먼저 읽었기에 3권을 일고 5권으로 넘어가고자 함. 이번에 읽은 4권을 통해 이승만과 김구가 모두 온힘을 기울여 독립운동에 힘쓴 것을 알 수 있었는데, 활동지역이 다르고 독립운동의 방식도 달라 힘을 합쳐 독립운동을 했다고 보기는 힘들 것임. 이승만은 미국을 무대로 외교에 힘썼다면 김구는 중국을 중심으로 일본요인 암살기도 등 테러활동을 진두지휘해 상해임시정부의 존재의의를 온 세상에 각인시키고자 애썼음. 일본에 밀려 상해에서 중경으로 임시정부를 옮기는 대 장정을 잘 마무리한 김구의 업적이 조금 더 빛나 보이는 시기였다는 것이 내 생각임.

*2018. 7. 10

 


1107. 도설 한국미술 5천년

*최순우 저/현암사 간(1978)

*1983년 즈음해서 사놓은 책을 오늘에야 다 읽었으니 일독에 무려 35년이 걸린 셈임. 젊어서 미술교사로 일하는 집 사람을 위하여 고교동창에게서 산 것임. 그 후 35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이 책을 즐겨본 집사람은 2000년에 암으로 먼저 가고 뒤 늦게 내가 이 책을 꺼내 일독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젊어서 미술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나를 그림의 세계에 눈길을 줄 수 있도록 만든 집사람 덕분임. 이 책의 저자가 서문에서 우리 국토와 우리 겨레의 심상이 합작으로 낳아온 우리의 미술은 분수를 아는 미술입니다. 순리의 길을 걸어온 미술입니다. 그래서 억지나 욕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미의 차원이 높습니다.” 라고 말했듯이 이 책을 다 보고 나서 가슴이 푸근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음. 이제 우리 것에 대한 은근한 정이 들 만큼 나이가 들은 것도 한 이유가 될 것이고, 우리 고유의 한국미술이 격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임. ‘고분미술’, ‘토기/와전’, ‘도자기’, ‘선사미술’, ‘금속공예’, ‘불상’, ‘회화’, ‘목칠공예등의 예술품을 사진 찍어 만든 도감이 거의 다이고, 부록으로 해설서가 첨부되어 있어 한국미술사를 개관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임. 위에서 열거한 8개 분야의 작품사진이 실린 이 책에 따르면 울산 반구대의 암각화가 최초의 작품인데, 수 년 전 한번 찾아가 강 건너 먼발치에서 본 것이어서 반가웠음. 천연과 인문의 섭리에 거역해서는 자연스러운 참 아름다움이 될 수 없다는 저자의 일언이 참임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했음.

*2018. 7. 8



1106.트러스트 미(Trust me)

*김규나 저/도서출판 오베이(2017)

*얼마 만에 읽는 소설인지 셈을 해봐야 알 수 있을 만큼 정말 오랜만에 소설을, 그것도 오늘날의 소설을 접해 거의 단숨에 읽어 내려갔음. 대학원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하고 있어 작년부터 현대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으며 그 전에도 주로 1970년대 이전의 작품을 주로 읽었지 이 책처럼 2010년대의 소설을 읽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 현대문학을 외면해왔음. 이번에 저자의 이 작품을 읽게 된 것은 최근 회원으로 등록해 구독 중인 펜 앤 마이크인터넷 매체에서 자유주의를 지키고자 애쓰는 역량 있는 젊은 여성작가로

활약하고 있다는 기사와 저자가 써서 올린 수 편의 컬럼을 읽고서 작가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임. 국내 예술계가 거의 좌경화되어 자유의 참뜻이 훼절되고 있는 울 사회에서 자유와 개인을 소중히 여기는 보수의 참뜻을 작품에 담고자 하는 작가들이 거의 사라진 문우리 사회에서 젊은 여성 작가가 pc(political correctness)를 극복하고 트러스트미와 같은 역작을 선보인데 대해 고마움마저 느껴졌음. 지하철기관사 강무훤이 지하철로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한 한 젊은 여성을 간신히 죽음에서 벗어나게 한 후 정신질환을 앓게 되고, 끝내 아내와 자식들과도 같이 살지 못하기에 이름. 인터넷을 통해 트러스트 운동본부에 합류해 처절하게 삶과 죽음과 대응해 살아가는데, 그 과정의 심리묘사가 빼어난 것이 이 작품의 강점이라 하겠음. 다시 지하철에 뛰어드는 그 여인을 붙잡아 칼로 난도질해 끝내 죽게 하고 감옥생활을 하게 된 강무훤이 트러스트미 본부에서 일하는 정하운여인으로부터 딱 1페이지만 “ -전략-. 죽음의 끝에서 돌아온 씨앗만이 꽃을 피우는 거야라는 문구가 새겨진 수백 쪽 분량의 백지소설책을 받는 것으로 이 소설은 끝을 맺었음. 이 책 속에 실린 신은 고통을 창조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위해문구가 가슴에 와 닿은 것은 2000년 집사람을 보내고 나서 같은 느낌을 가졌기 때문임.

*2018. 7. 5

 

 

 1105. 이승만과 김구-양반도 깨어라 상놈도 깨어라(3)

*손세일 저/나남 간(2008)

*‘양반도 깨어라 상놈도 깨어라의 마지막 3권에는 조선이 멸망된 1910년에서 3 1운동이발발한 1919년까지의 10년간 이승만과 김구의 활동이 상세하게 실려 있음. 이 책은 한국인 최초의 정치학박사‘, ’YMCA한국인 총무와 신민회 황해도 총감‘, ’기독교국가 건설의 꿈‘, ’활빈당 두목 김진사‘, ’하와이 한인사회의 황금의 해’, ‘동산평 농장의 도박풍습퇴치’, ‘국민회를 장악하다’, ‘한국인이 주인인 학교와 교회’, ‘국제연맹의 위임통치 청원’. ‘혁명으로서의 3 .1운동등의 10장으로 구성되었음. 이 책에 따르면 3 .1운동을 즈음해 이승만은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선언에 힘입어 외교전을 펴려고 애쓰고, 그런 노력이 기사화된 것에 자극받은 동경유학생들이 2 . 8운동을 일으키고 3 .1운동으로 발전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다시 투옥된 김구는 몇 번의 감면 끝에 출옥해 황해도의 동산평에서 모처럼의 평온한 생활을 영위하면서 아들 김인을 얻었음. 1910년 하바드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몇 달 안지나 그해에 프린스톤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승만은 금의환향했다가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교육사업에 애쓰나 동지 박용만과 결별하기에 이른 것은 이승만의 한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이 책은 3.1운동 후 김구가 중국으로 건너가는 것으로 끝나는데, 이승만과 김구가 모여 같이 활동하는 것은 다음 권에서 다룰 임시정부일 것임.

*2018. 7. 1



1104.이승만과 김구-양반도 깨어라 상놈도 깨어라(2)

*손세일 저/나남 간(2008)

*1899년부터 1909년까지의 삶을 조명한 이 책은 이승만과 김구2양반도 깨어라, 상놈도 깨어라는 글이 실려 있어 주목할 만함. 양반도 깨고 상놈도 깨어야하지만, 그보다 먼저 깨어나야 할 사람이 고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렇다 할 저항 없이 1905년에 일본에 외교권을 넘겨주는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어서 하는 이야기임. 물론 이 책에는 고종이 끝내 옥새로 날인을 하지 않았다며 그 나름 저항한 것으로 기술되었지만. 한규설을 제외하고는 대신 모두가 찬성했고, 그런 대신을 고종이 임명해 정사를 돌보았으니 망국적인 조약체결의 궁극적인 책임을 고종임금이 피해갈 수는 없을 것임. 이승만은 25-35세이고, 김구는 24-35세였던 이 10년 동안 이승만은 감옥에서 나와 고종의 밀서를 갖고 미국으로 건너갔고, 김구는 인천감옥에서 탈옥하여 결혼하기에 이름. 이승만은 미국에서 강연과 학업에 열중했고 김구는 환등회를 열고 강연교육에 힘써 다가오는 10년에 대비한다는 느낌을 받았음. “저주하리로다. 해주서촌 양반들이여! (중략) 저주하리로다. 해주서촌 상놈들이여! (중략) 양반도 깨어라! 상놈도 깨어라!” 라는 김구의 외침이 내 귀에 쟁쟁하게 들려오는 것 같은 것은 시대정신의 부르짖음으로 들렸기 때문임. 1905년의 을사보호조약 체결에 반대하는 상동교회의 구국기도회를 주관한 인사들이 상소를 올리면서 최재학 등 5명의 이르ᇢ을 연서해 올린 것은 연서한 인사들은 사형될 것이 확실해 5명으로 줄였다는 글을 읽고 그때도 의사가 있었음에 위안이 되었는데 훈령이 없다고 이미 약속한 고종의 밀서를 루즈벨트 대통령에 전하기를 거부한 당시 김윤정 대리공사의 배신을 보고 더욱 분노하게 되었음. 다음 권이 기대됨.

*2018. 6. 27



1103.한국 자유민주주의와 그 적들

*노재봉 외 저/북앤피플 간(2018)

*3년 전 큰아들에 우리나라는 얼마간의 굴곡은 있어도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을 갖고 얘기했는데, 요즘은 앞의 내 말에 확신을 가지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불안함을 느끼고 있음. 우리나라의 정치시스템으로 자유민주주의가 작동하는 한 정당 간의 정권투쟁은 민주사회에서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균형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내가 믿은 것은 박정희 대 김영삼 또는 김대중 간의 정치투쟁을 염두에 둔 것인데 지금의 정권은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의 주역이었던 전직 두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낸 현 정권의 전제적 행태를 지켜보면서 이러다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이 아닌 가하고 심히 걱정하고 있음. 노재봉 전직 서울대 교수와 그 제자들이 지혜를 모아 지은 이 책은 참으로 시의 적절한 책으로 자유민주주의 적이 집권중인 좌파임을 분명히 하고 있음. 초불로 미화된 광화문 시위가 고도로 잘 꾸며진 국가전복의 반민주적 작태임에도 국민들에 먹혀들어가는 것은 언론이 선동에 앞장섰기 때문이라는 것이 내 생각임. 이리 나가다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전체주의 국가로 변질되는 것은 아닌지 적지 아니 걱정되는 요즈음 뜻 있는 학자들이 이런 책을 내 놓아 나처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한 진정한 의미의 보수주의자들에 용기를 갖게 해 준 것만으로도 저자들에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진실은 프로파간다에 의해 은폐되고 거짓과 선동만이 판치는 대한민국의 장래를 걱정하면서 이 책을 읽었음.

*2018. 6. 19


1102.이승만과 김구-양반도 깨어라 상놈도 깨어라1(1875-1919)

*손세일 저/나남 간(2008)

*우리 현대사의 두 거두를 들라면 이승만대통령과 김구 선생을 들 수 있을 것인데, 우리 국민은 이제껏 이승만의 공과 과만 따졌지 김구에는 그리하지 않았다는 것이 내 생각임. 에에는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으로 공적인 자리에서 일했다면, 김구는 대한민국의 건립을 영구분열이라는 걱정으로 남한 만의 단독정부수립을 반대하다 공직을 맡지 않은 상태에서 암살당해 공직자로서의 업적과 능력을 평가받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음. 따라서 김구에 대한 평가는 중국 임시정부를 끌고 간 것과 해방 후부터 암살되기까지 건국활동에 국한 될 수밖에 없어 이승만보다 상당히 후한 평가를 받았다는 생각임. 1875년 이승만이 태어나고 그 이듬 해 김구가 태어났으니 두 분은 동시대의 인물로 살아가기 위해 경쟁과 협력이 불가피했을 것임. 왕족의 후예인 이승만과 역적 김자점의 후손인 김구 모두 젊은 시절 넉넉하게 살지 못했지만 불의에 분노하고 나라 일을 걱정하는 것은 누구 못지않아 감옥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임. 두 분이 서로 다른 삶을 택하였으니, 이승만은 문명국가 서양에서 배우자 힘썼다면 김구는 동학에 가입해 평등사회 구축에 힘썼던 것임. 이 책을 통해 격동기의 구한말 시대를 들여다 본 것만으로도 오늘의 정세를 전망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음. 이승만과 김구를 비교 평가하는 일은 후편의 책에서 계속 이어질 것임.

*2018. 6. 15


1101.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

*홍지수 저/북앤피플 간(2018)

*4년 전 영어회화시간에 미국에서 흑인경찰이 백인범죄자를 쏘아 죽이면 문제가 안되고 백인경찰이 흑인범죄자를 사살하면 사회적 이슈가 된다며, 이는 미국사회의 모순이라고 영국인 영어강사가 소개한 비디오 프로그램을 보고 설마 그러랴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읽고 그것이 바로 소위 정치적 정도라 불리는 pc(political correctness)임을 알았음. 3년 전 미국을 보름 넘게 여행하고 돌아와 작성한 기행문에서 미국은 자원도 많고 배울 것이 많은 선망의 나라라고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을 바꾸었고 이제는 섬뜩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음. 방송대에서 문예비평을 배우면서 접했던 프랑크프루트학파나 포스트모더니즘의 허상을 재대로 본 것만도 큰 수확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서구 유럽을 병들게 하는 것이 이들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임. pc를 문화적 병리현상으로 진단한 저자는 트럼프가 주류언론의 악랄한 비방 및 선동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사회에서 금기시했던 pc를 과감히 깨부수고 억눌렸던 백인들을 일깨웠다는데 있다고 한 것으로 나는 해석하고 있음. 문예비평가 루카치가 문화담당관이 되어 문화테러리즘 정책의 일환으로 급진적 성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해 헝가리사회의 도덕적 가치관을 파괴하는 데 진력한 인물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음. 말이 좋아 political correctness이지 더할 수 없이 위선적이고 파괴적인 pc가 작년 대통령 선거로 정권이 교체된 후 우리 사회의 먹구름이 되고 있음이 체감되어 위기감마저 들고 있음. 더 나빠지기 전에 pc의 사악함을 널리 알려 우리 사회가 자체적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이 책이 그런 일을 맡을 수 있겠다 싶어 저자에 고마움을 표하고자 함.

*2018. 6. 10

 

    

1100.숲 생태학 강의

*차윤정, 전승훈 저/지성사 간(2017)

*결코 이해하기가 만만찮은 이 책을 쓴 두 저자에 감사하는 것은 자연과학의 총체라 불리고 있는 생태학을 상식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나갈 수 있겠다는 내 생각을 바꿔주었기 때문임. 우선 부딪치는 것은 용어의 생소함인데. 저자는 이 책을 쉽게 읽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생태적 용어의 정리라고 일러주고 있음. ‘왜 나무가 아니고 숲인가’, ‘생태계의 구성요소’, ‘생태계의 특성’, ‘숲의 발달’, ‘생태계의 종간관계’. ‘숲이 만드는 지구환경등 총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은 생태라는 단어처럼 친근하지 않았음. 왜 나무가 아니고 숲인가의 질문에 대한 답은 나무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른 생물들이 만들어내는 물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과 어떠한 단일개체도 에너지를 붙잡고 동시에 물질을 순환시킬 수 없어 군집이라는 그룹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으로 나무가 숲으로 성장하는 소이연도 여기에 있다는 생각임. 나무가 모인 숲은 빛과 물, 그리고 토양 및 그들 속에 꼬인 다른 생물들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바, 이로써 숲 생태계(forest ecosystem)가 형성됨. 이 책의 주제는 바로 이렇게 생성된 숲 생태계로, 전문적인 용어가 많이 언급되기는 하나 주제가 탐나는 것이어서 낑낑대며 일독을 하는데 성공했음. 참으로 조화롭다 싶은 것은 생산자인 나무 잎의 광합성에 필요한 광선이 바로 가시광선이라는 데 있음. 가시광선보다 짧은 파장의 광선은 잎의 표면에서 반사되고 긴 파장의 광선은 복사열로 방출되는데 비해,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도록하는 가시광선은 광합성을 효율적으로 수행시킨다는 것임. 생산자인 나무와 소비자인 사람 모두 똑같이 가시광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자연의 질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음.

*2018. 6. 7


1099.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박성현 저/심볼리쿠스 간(2017)

*자칭 니체의 제자라고 나대는 저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유튜브에서 상징의 탄생이라는 강의를 듣고 나서임. 얼마 전 그 책을 읽고는 천재적 재질이 있다고 평가했는데,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이라는 저자의 이 책은 저자의 사상과 철학을 강하게 드러내고 또 독자들을 설득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여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만으로 읽어나가기에는 명제가 무거워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책임. 그럼에도 잘 읽었다 싶은 것은 집권층이 헌법에서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고 그냥 민주주의로 개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서임. 자유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건강하고 성숙한 개인이 건강하게 존재할 수 없고, 시장경제도 같이 붕괴되어 궁극에는 사회주의, 나아가 공산주의 사회로 변모될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바가 컸음. 이 책에 따르면 전통사회에서 개인이란 존재는 떠돌이처럼 개처럼 위태롭고 처량한 존재였다고 밝힌 저자는 1898년 드레퓌스의 무죄를 선언한 소설가 에밀졸라에 이어 같은 해 드레퓌스를 옹호한 사회학자 뒤르켕은 개인주의와 지식인라는 팸플릿을 발간해 배포했음. 뒤르켕이 참된 개인주의의 목표는 자유와 권리가 아니라 진실과 자아라고 한 것은 진실을 위한 싸움이 될 때 비로소 뒤프레스 사건이 참된 개인주의를 위한 싸움이 될 수 있다고 믿어서라는 것임. 내 개인적으로는 진실과 자아는 자유 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고 생각함.

*2018. 6. 6


1098.한국의 정체성

*탁석산 저/책세상 간(2001)

*한국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를 답하기 전에 먼저 물어보아야 할 것은 무엇을 정체성의 판단 기준이란 할 것인 가임. 저자는 한국의 정체성 판단기준으로 현재성, 대중성, 주체성 등 3가지를 판단기준으로 제시했고, 이에 대해 이 책의 마지막 장인 3장에서 상론했음. 1정체성이란 무엇인가에서 저자는 한국의 정체성은 개인으로서의 한국인의 정체성과 구별되어야 한다면서 한국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방법으로 한국이란 집단이 갖는 여러 분야의 공통된 공통된 특성을 찾을 것을 제안하면서 그 중요한 하나로 한글을 들었음. 2한국적인 것이 세계저긴 것이 될 수 있는 가에서 저자는 우리가 보편적이라거나 세계적이라고 말하는 것의 실체는 미국적인 것이라고 지적한 것은 지금도 유효하지만, 요즘의 K-pop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저자는 과연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함. 정체성의 판단기준에 현재성을 거론한 것은 의외다 싶었던 것은 고유성을 시간함수로만 이해해온 나의 단견 때문임. 저자가 철학서를 쉽게 쓰려고 노력한 점이 엿보이는 읽어볼 만한 문고판임.

*2018. 5. 31


1097.상징의 탄생

*박성현 저/심볼리쿠스 간(2017)

*이 책을 읽으며 머리가 좋은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 것은 저자 박성현님이 서울대를 나와서가 아님. 그 보다는 저자의 전공이 정치외교이고 경제인데 생물학, 고고학, 인류학은 물론 분자생물학에도 조예가 있어야 이해가 가능할 인류의 진화문제를 잡고 씨름해 이처럼 걸작을 저술해냈다는 것 때문임. 저자는 21세기에 발표된 수ퟦ백편의 해외논문을 소화한 다음 일반인의 진화과정을 꿰뚫어 이해할 수 있는 원리를 개념화하는 한편 이 스토리에서 도출되는 철학적 함의를 조명했다고 표4에 적고 있는데, 역시 대단하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고 싶은 심정임. 저자는 지난 6백 만년 동안 인류진화에서 개별생명체가 보다 지능적이고 활달한 생명종으로 진화하는 과정과, 무리의 차원에서 소통과 사회형태가 강화되는 과정이 서로 썪여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그 과정을 초사회성(super sociality)의 진화라 명명하고, 이 초사회성이 인류진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매우 깊이 탐색하였음. 저자는 상징이야말로 초사회성 진화의 종점이라고 믿어 이 책의 제목을 상징의 탄생으로 지은 것이 아닌가 싶음. 6백만년에 걸친 초사회성의 진화가 상징을 탄생하는 빙하기에서 이 책이 멈춘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음.

*2018. 5. 27


1096. 3층서기실의 암호

*태영호 저/기파랑 간(2018)

*이 책은 2016년 여름 북한의 영국주재공사관으로 재직 중 우리나라로 망명한 저자 태영호의 북한실상 증언집임. 이 책이 참으로 시의 적절하게 출간되었다 싶은 것은 지난 427일 남북 정상들의 정상회담이 있은 후 북한의 김정일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확 바뀌었기 때문임. 상당 부분 연출된 남북정상회담이 근거 없이 김정일을 통 큰 정치인으로 우리 국민에 각인되고 있어, 북한을 압박해 핵을 스스로 폐기토록 만드는데 주력해온 대북정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어 나 같은 우익진영의 인사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는 이때에 김정은의 실정을 낱낱이 밝히는 이 책이 국민여론을 조성하여 정부의 대북정책을 바로잡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바가 큼. 제목의 3층서기실은 기본적으로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신격화하고 세습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으로 이 조직이 실세 중에 실세인 것은 북한에서 생겨나는 모든 정보와 권력이 이곳에 모이게 되고 막후에서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라고 이 책은 적고 있음. 망명의 직접적인 동기는 두 아들의 교육문제였지만, 고위급 인사가 이 정도로 목숨을 건 망명을 감행했을 가에 대한 얼마간 의문이 들은 적도 있었으나, 이 책을 읽고서 영국 등 유럽에서 오래 살아 자유의 진가를 체감하고 폭압적 정치집단인 북한의 김정은이 자행해온 전제와 인민탄압, 그리고 인권말살에 반기를 들고 망명해온 용기와 자유에의 염원을 높이 사고자 함.

*2018. 5. 21

 

 

1095.세종은 과연 성군인가

*이영훈 저/백년동안 간(2018)

*“한국경제사의 저자 이영훈을 처음 접한 것은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에서임. 저자는 이 책에서 보통사람들이 애지중지해온 민족이란 용어가 18세기 백두산 정상에 올라 천지를 내려다보며 쓴 그의 유산기에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민족이란 개념이 일제 강점기 때 도입된 개념이기 때문이라고 밝혀 색다르다 했음. 그 후 한국경제사 I, II" 등 여러 저서를 읽고 저자가 좌익들에 친일파로 낙인찍힌 것이 일제강점기에 한국경제가 발전했다는 것을 역사적 자료를 통해 실증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책을 사서 읽기에 이른 것임. 저자는 세종이 노비제를 확립했고, 기생제를 확고히 했으며 중국을 섬기는 사대주의의 초석을 다졌다는 이유로 세종을 성군으로 인정하기 힘들다는 것이 이 책의 논조임. 조선의 사대부 등 양인들의 성군이지 전체인구의 30-40%를 점하는 노비들에는 최악의 군주였기에 세종이 중국의 요순과 대비될 만한 성군이 아니라는 저자의 주장을 전부 받아들인다 해도 세종은 한글을 창제했다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요순을 뛰어넘는 성군이라는 것이 내 생각임. 저자는 정광의 한글의 발명을 들어 한글은 세종이 혼자서 창제한 것이 아니고, 창제목적도 조선의 전 백성을 위한 것이 아니고 한자를 정확히 발음하기 위해 창제된 것이라 하나, 김슬옹의 한글혁명등 다수의 문헌에서 백성들을 위해 한글을 창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점을 감안 시 한글창제를 그런 식으로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임. 다만 세종을 지금까지 굳혀온 완벽한 의미의 성군으로 이미지화 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데는 생각을 같이 하고 있음. 이 책을 통해 세종도 인간임을 확인한 것이 수확임.

*2018. 5. 19

 


1094.한글혁명

*김슬옹 저/살림터 간(2017)

*제목은 한글혁명으로 거창한데 막상 다 읽고 나니 한글우수성의 홍보에 그친 것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은 아마도 내가 이 책을 너무 빨리 읽었기 때문 일수도 있음.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한 중요한 사항은 세종대왕이 홀로 한글을 창제했다는 것임. 저자가 그 증거로 훈민정음해례를 들었고, 흔히들 성삼문/신숙주가 만주로 음성학자를 찾아가 배워온 것은 학1443년 한글창제 후 1446년 반포 전에 다녀온 것이고, 또 이들이 한글로 저술한 책이 없다는 것을 들었는데 충분히 수긍할만한 것임. 이 책은 한글28대 사건모음으로 선조 때의 문필가 허균이 1609년 최초한글소설 홍길동전을 들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국문학계에서는 판명된바, 그 까닭은 홍길동전판본에 숙종 때의 장길산이 나오기 때문임. 이 책을 통해 한글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어 좋았지만, 한글우수성의 선양을 목적으로 한 사업에 관한 글은 이 책과 크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삭제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2018. 5. 11

    

1093.기행문 선집(1)

*박제가 외 6명 저/김찬순 역/조선문학예술총동맹출판사 간(1964)

*북한의 조선문학예술총동맹출판사에서 1964년에 발행한 조선고전문학선집의 29번째 저서로 기행문선집의 제 1권임. 저자는 박제가 외6명이고 역자는 김찬순이며, 값이 280전인 이 책의 발행부수가 11, 000부라고 인쇄된 것에서 통제중심의 공산국가 북한의 당대 모습이 어떠했는가를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음. 이 책에 실린 작품으로는 박종의 백두산기행’, ‘칠보산유람기’, ‘상고유람기’, ‘동경(경주)기행’, ‘청량산기행5편과 박제가의 묘향산기행’, 김창협의 송도유람기’, ‘동유기(금강산) 기행’, 리상수의 동행산수기’, 김일손의 두류산(지리산)기행’, 김정의 제주풍토록’, 그리고 최부의 표해록12편임. 박종의 5편 중 백두산기행은 이미 읽은 것이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처음 읽는 것으로 소논문을 써 볼 생각임. 박제가의 '묘향산기행’, 김창협의 송도기행’, 김정의 제주풍토록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읽었으나, 이 책에 실린 가장 기행문인 최부의 표해록은 읽은 지 몇 년 밖에 안 되어 54년 전에 발간된 북한의 번역본과 대비해보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다 싶음. 당대만 해도 북한의 경제수준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았던 때라서 일반인에 거의 읽히지 않는 조선시대 우수기행문을 선정, 번역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국립중앙도서관에 가서 나머지 2, 3권도 빌려 읽어볼 뜻임.

*2018. 5. 5

 


1092.보수의 정신(Conservative Mind)

*러셀 커크 저/이제학 역/지식노마드 간(2018)

*내가 사상에 관해 읽은 책은 소위 진보주의자들이이거나 반보수주의자를 자처하는 자들의 저서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서 비로소 깨달았음. 끙끙거리며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은 것은 1990연대이고, 훨씬 이전의 인물인 룻소의 에밀을 읽은 것은 불과 4-5년 전임. 며칠 전 자유, 평등, 박애를 전파한 프랑스혁명을 제대로 비판한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의 프랑스혁명성찰을 읽기까지 보수주의에 관한 책을 우정 골라서 읽은 적이 없었음. 자칭 보수주의자인 내가 앞으로 왜 보수주의를 신봉하는 가라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책이 바로 이 책임. 미국의 사상가이자 비평가인 러셀 커크가 지은 이 책을 통해 며칠 전 조우한 에드먼드 버크를 보다 자세히 알 수 있었고, 황무지를 지어 널리 알려진 T. S. 엘리어트가 보수정신에 충실한 시인이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았음. 무엇보다도 이 책의 압권은 부록에 실린 보수의 10대원칙. 저자는 보수주의는 이념이나 종교가 아니고, 정신의 상태이며 문명사회의 질서를 보는 하나의 시각이어서 이념적 교리 체계가 아닌 일군의 정서라고 진단했기에 10대원칙의 천명이 더욱 필요7했을 것이라는 생각임. 그 첫째는 보수주의자는 불변의 도덕적 질서가 존재한다고 믿으며, 둘째는 보수주의자는 관습, 널리 오랫동안 합의된 계속성을 중시하며, 셋째 보수주의자는 소위 규범이라는 원칙을 믿으며, 넷째 보수주의자는 신중함이란 원칙에 따아 행동하며, 다섯째 보수주의자는 다양성의 원칙을 중시하며, 여섯째 인간은 불완전하다는 원칙에 따라 보수주의자들은 스스로를 억제하며, 일곱째 보수주의자들은 자유와 재산권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확신하며, 여덟째 보수주의자는 자발적안 공동체를 지지하고 강제적인 집산주의에는 반대하며, 아홉째 보수주의자는 인간의 격정과 권력을 신중하게 자제해야할 필요를 인지하며, 마지막으로 사려깊은 보수주의자는 활력이 넘치는 사회라면 영속성과 변화를 반드시 인정하고 조화시켜야 한다는 것 등임.

*2018. 5. 2

 

 

1091.프랑스혁명성찰/독일국민에게 고함

*E. 버크(프랑스-), J. G. 피히테(독일국민-) /박희철 역/동서문화사 간(2017)

*나이를 거꾸로 먹었다 싶은 것은 철학서나 사상서처럼 내용이 쉽지 않은 책을 이해하는 정도가 젊었을 때보다 한참 뒤쳐진 것 같아서임. 30대 초반 피히테의 독일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책을 읽고 왜 우리나라는 피히테 같은 민족의 스승이 없었을까 안타까워했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내가 이번에 같은 책을 두 번 읽었으면서도 이렇다하게 감흥을 못 느꼈고, 내용도 머릿속에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더욱 그러했음. 내 스스로 보수주의자로 자처하면서 그를 뒷받침해주는 담론서를 한권도 읽지 못했는데 이번에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가 지은 프랑스혁명성찰을 읽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꾸준히, 그리고 더 많이 읽어 나가고자 함. 1790년에 출간된 이 책은 보수주의자라면 누구나 읽어볼만한 가장 오래된 보수주의 담론서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수많은 자유주의자들이 극찬해온 프랑스혁명을 신랄하게 비판해 의외였음. 버크는 추상적이고 단순한 수의 지배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가 세습귀족들의 책임 있는 지도력에 의해 통제되고 지도되지 않을 때에 일으킬 위험들을 강조했음. 버크는 이런 모든 무분별에 대응하는 분별의 표본으로 영국헌법의 모범과 가치를 내새웠음. 촛불난동으로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탄핵되는 것을 지켜보아서인지 다 읽고 나자 새삼 공감되었음.

*2018. 4. 26



1090.한국사람 만들기

*함재봉 저/아산서원(2017)

*아산정책 연구원 이사장 겸 원장인 함재봉교수가 지은 이 책은 한국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쓰인 것임.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한국사람20세기 후반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면, 그 전까지는 조선사람으로 불렸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조선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이 우선되어야 할 것임. 1897122일자 독립신문이 처음 사용한 한국사람이란 호칭이 얼마간은 널리 쓰이지 못했다는 것은 1919년 기미독립운동 때 선포된 독립선언문에 한국사람 대신 조선인으로 쓰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음. 조선사람 대신 쓰인 한국 사람을 친중위정척사파, 친일개화파, 친미기독교파, 친소공산주의파, 인종적 민족주의파 등 5대 그룹으로 나눈 저자는 아직도 한국사람은 진행형의 담론이라 했음. 이 책은 한국사람의 계보학이라 불릴 만한 이 책은 한국사람의 가치를 형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 인간형의 정치적/사상적 배경을 추적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음. 저자가 역점을 두고 다룬 주제는 크게 조선사람 만들기와 친중위정척사파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친중위정척사파의 뿌리가 매우 깊다는 것, 금에 쫓겨 강남으로 밀린 송이 결코 유약한 나라가 아니었으며, 오히려 농업혁명, 산업혁명 및 성리학의 완성 등을 이룩한 세계적 국가라는 것, 여진족의 초기인구는 40-50만명에 불과했는데도 14백만명의 조선과 15천만명의 명을 모두 물리치고 청을 세웠다는 것 등임. 친중위정척사파가 조선의 멸망을 가져왔듯이 친중파의 집권이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지는 않는지 눈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할 것임. ‘한국사람은 친중위정척사파가 주를 이룬 조선사람에서 완전히 벗어나 그 위상이 강화되었는데 최근 한 두 해 동안의 정치적 격동으로 다시 조선사람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지극히 걱정되는 바임.

*2018. 4. 23

 


1089.통찰과 포용

*하워드 가드너 저/송기욱 역/문용린 감역/북스넷 간(2007)

*다중지능이론으로 교육학계에 널리 알려진 교육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가 지은 이 책은 원제 “Leading Minds"가 시사하고 있듯이 불세출의 리더가 어떤 마인드를 품는가를 포함해 다양한 각도에서 리더들의 삶과 행적을 들여다본 저서임. 자녀들이 어떤 종류의 지능을 가지고 있느냐를 생각지 않고 모두가 자녀들을 입시준비에 몰아놓는 것이 참으로 어리석다 싶은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리더들 대부분이 학창시절의 학업성적이 뛰어나지 않았다는 것임. 감역을 맡은 문용린교수가 지적했듯이 인간의 능력을 IQ로 가늠하는 것에 철저히 반대한 가드너가 역사상의 위대한 영웅들이 갖고 있는 리더십도 높은 IQ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보고 다른 각도에서 상론한 것이 이 책이라 하겠음. ”리더란 무엇인기“, ”시대와 사람을 변화시킨 리더들“, ”리더가 요구받는 자질3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리더는 마가릿 미드, 로버트 오펜하이머, 로버트 메이너드 허친스, 알프레드 슬론2, 조지 마셜, 교황요한23, 엘리니 루스벨트, 마틴 루터 킹2, 마거릿 대처, 장 모네, 마하트마 간디 등 11명이고, 비교적 가볍게 비교의 대상으로 다룬 세계제2차대전의 리더로 장제스, 윈스턴 처칠, 샤를 드골, 아돌프 히틀러, 블라디미르 일리치 율리야노프 레닌, 마오쩌둥, 베니토 무솔리니,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 이오지프 스탈린, 도조 히데키 등 10명이 있음. 이상의 리더들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름도 모르는 이들도 있고, 독재자로 지탄을 받는 인물등도 있어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리더십이 다른 동종의 책들과 같지 않은 때문으로 이해하면 될 것임. 내 개인생각으로는 이 책의 압권은 이상의 리더들을 다 각도로 연구한 결과를 명쾌하게 요약 정리한 부록I, II라는 생각임.

*2018. 4. 18



1087.신곡

*단테 저/허인 역/동서문화사 간(2017)

*4월이면 생각나는 시인을 들라면 그의 시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다라고 한 현대 최고의 시인 T. S 엘리어트 임. 이 시인이 그리스의 호메로스, 이태리의 단테, 영국의 세익스피어를 모르고는 근대시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한데서 알 수 있듯이 단테(1265-1321)는 서양의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 큰 시인임. “일리아스오딧세이아와 같이 대서사시로 분류되는 신곡을 지은 단테는 호메로스(생몰연도 미상)와 세익스피어(1564-1616)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한 중세의 위대한 시인이라 하겠음. 단테의 영원한 구원의 여성 베아트리체와 스승 베르길리우스가 등장하는 신곡은 문자 그대로 신의 노래여서 이승의 노래가 아니고 저승의 노래인 것임. 지옥-연옥-천국 편으로 이어지는 신곡에 등장하는 베아트리체는 단테의 정신적안내자로 단테가 창조한 베아트리체의 형상은 모든 문학사상에서 가장 유명한 허구의 여인 가운데 한명으로 훗날 괴테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롯테로 환생했을 수도 있다 싶기도 함. 단테가 신곡을 쓴 것은 고난에 찬 망명생활을 하는 중이었음. 단테는 대서사시 신곡을 하나님에 의한 영혼의 구원을 지옥, 연옥, 천국의 순례로 묘사했는데 전편을 뚫고 있는 주제는 정의임. 정음사에서 출간한 세로쓰기의 신곡1980년대에 사서 힘들게 한번 읽고 버린 것은 재미가 없어서였는데 이번에 동서문화사에서 간행한 같은 책을 사서 두 번을 읽고 나니 그런대로 읽을 만한 책이다 싶기는 하지만, 아직도 전편의 주요내용이 머릿속에 정리된 것은 아니어서 다시 읽어볼 생각임.

*2018. 4. 17

 


1086.한국그림의 전통

*안휘준 저/사회평론 간(2012)

*장르와 시대, 특징과 변화, 한국 전통회화에 대한 개설서이자 전공서로 쓰인 이 책을 전공이나 하는 일과는 전혀 무관한 내가 읽은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음. 그 첫째는 서울미대를 졸업해 23년간 중학교에서미술교사로 봉직했던 먼저 간 집사람과 마음으로나마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30여 년 전 집사람에게 사주었던 최순우 선생의 도설한국미술5천년에 실린 작품들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어서였음. 전통은 특수집단의

문화를 일관성 있게 해주고 타 집단의 문화와 구분지어 주는 특수성을 지니게 한다고 갈파한 저자는 한국의 회화는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역사를 이루며 발전, 또는 변화하여 왔고 계소 외국회화와의 교섭을 유지하고 필요한 경우 그 영향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여 건전한 발전을 이룩하고 자체의 전통을 키워왔다고 이 책에 적고 있음. 이 책은 총론편, 산수화편, 풍소화편, 회화교섭편 등으로 나누어 상술했음. 이중 산수화편과 풍속화편은 이 책에 실려 있는 도감을 같이 감상하면서 내용을 읽어가 문외한인 내가 읽기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별로 없었음. 서울대를 나오고 하바드대학에서 학위를 딴 저자가 책을 알기 쉽게 쓴 덕분이라는 생각임. 부록에 실린 미술사의 정의에서 미술사를 미술의 역사, 미술에 관한 역사, 미술을 통해본 역사, 이상의 셋을 합친 역사란 한 것은 조선등산사 저술을 염두에 두고 있는 내게 도움 되는 글임.

*2018. 4. 16

 


1085.검은 고독 흰 고독

*라인홀트 매스너 저/김영도 역/이레 간(2007)

*이 책을 읽고서 라인홀트 매스너가 최고의 산악인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것은 그의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음. 1978년 세계 최고의 봉우리인 해발8,848m의 에베레스트를 무산소로 등정한지 3개월 만에 해발8,125m의 낭가파르바트 봉을 단독으로 등반했다는 것은 그가 모험심이 많고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빼어난 등반기술을 모두 갖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정말로 감탄해 마지않는 바임. 역자가 옮긴이의 말에서 대체로 뛰어난 등산가 그러하지만, 매스너에게는 구도자 같은 면이 있다고 한 것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며 내내 그런 느낌이 들었기 때문임. 저자가 많은 인원과 장비와 자금이 투입되는 전통적인 등반형식을 깨부수고, 무산소 단독 등반으로 히말라야 8천미터 급 14좌를 등정했다는 것만으로도 세계의 모든 산악인으로부터 칭송받고도 남을 일이라는 생각임.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낭가파르바트의 정상에 올라선 매스너는 나와 정상은 하나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다르다.”고 하면서 그가 말을 계속하려고 하자 고요한 세계가 입을 다물게 했다고 했는데 그런 기분은 그 상황을 만나보지 않고는 억지로라도 느낄 수 없는 것임. 이 환희의 순간에 매스너가 갑자기 지난날의 일들이 바람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모든 것이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별로 슬프지 않았다. 세상이 나를 들이마셨다가 토해내며 들끓고 소용돌이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적은 그의 소회를 읽고 나자 그는 과연 구도자자라는 생각이 들었음. 이 책에 감동을 더해준 것은 내가 존경하는 김영도 선생께서 이 책을 번역해서임. 저자와 역자 두 분에 감사의 뜻을 올리고자 함.

*2018. 4. 13

 


1084.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The walker's guide to outdoor clues and signs)

*트리스탄 굴리 저/김지원 역/이케이북 간(2017)

*이 책은 우리 주변에 널린 자연의 신호와 단서들을 알아보는 법을 다룬 것으로 작가이자 내비게이터면서 탐험가인 트리스탄 굴 리가 지어낸 트레킹 가이드임. 직전에 읽은 제임스 트레필의 저서산꼭대기의 과학자들의 속편으로 간주해도 좋을 만큼 산책을 하며 만날 수 있는 자연의 신호와 단서들을 활용해 자신이 어디에 그리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어떻게 활용해 스스로의 문제를 풀어가는 가를 알려주는 아주 유용한 도서임. 트레필의 저서산꼭대기의 과학자들이 물리학에 기초한 거대담론을 담고 있다면 이 책은 보다 미세한 부분의 상론을 담은 것이어서, 조금 신경 써서 읽는다면 실제 활용도는 이 책이 높겠다는 생각임. 한 예로 부록에 실린 지평선까지의 거리(마일)는 높이(피트)1.5를 곱한 값의 제곱근이라는 것으로 내 키가 180cm(6ft)라면 지평선(또는 수평선)까지의 거리는 1.5x6의 제곱근인 3마일 즉, 4.8km라는 것임. 이제라도 산책을 시작할 때는 우선 높은 지대와 골짜기, 언덕과 평지를 살펴보고 그 형태와 패턴을 알아본 것이 좋겠다는 저자의 조언을 따라 산행해볼 생각임.

*2019. 4. 10



1083.산꼭대기의 과학자들

*제임스 트레필 저/정주연 역/지호출판사(2001)

*우리 선조들이 산을 불변한 것으로 여긴 것은 야은 길재가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는 내용의 시를 읊은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음.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산이란 결코 변하지 않는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에서 이 책을 썼다는 것임. 산을 오르며 접하게 되는 나무들, 작은 돌멩이, 바윗돌, 시냇물 등이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을까 궁금해 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주는 답이 설화에 바탕 한 것이 아니고 이 책의 부제가 과학자와 떠나는 즐거운 산행인데서 알 수 있듯이 바로 과학에 근거한 것이어서 정신 바짝 차리고 읽어나가야 이해할 수 있음. 이 책의 저자인 미국의 제임스 트레필은 물리학교수답게 산에서 관찰할 수 있는 현상들을 움직이는 산’, ‘뗏목 위의 대륙’, ‘지구퍼즐 맞추기’, ‘물 냄비처럼 끓고 있는 지구’, ‘그 많은 바위들은 다 어디서 올까?’, ‘악마의 탑 이야기’, ‘아주 오래된 언덕’, ‘바위를 뚫는 물’, ‘한 여름의 눈더미’, ‘산꼭대기의 망원경’, ‘시냇물 옆에서’, ‘우주로 운석 쏘라 보내기’, ‘카오스로 가는 길’, ‘오른손잡이 나무등의 소제목으로 상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산과 관련한 과학지식을 새롭게 했음.

*2018. 4. 3

 

 

1082.산천독법

*최원석 저/한길사 간(2015)

*젊은 지리학자들 중에서 우리 산하를 이 책의 저자만큼 사랑하고, 또 그 사랑을 학문적성과로 결실한 사람이 흔치 않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했음, 몇 해 전 저자의 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을 읽은 바 있어 이 책도 사보게 됐음. 먼저 사본 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보다 아카데믹한 면은 덜하지만, 대신 대중성이 보강되어 마음 편히 읽을 수 있었음. 저자가 우리나라 명산의 특징을 단 몇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산을 사랑해 몇 번이고 오르내렸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임. ‘어머니 산 지리산’, ‘빼어난 미인 설악산’, ‘한국인의 산천 유전자, 태백산과 마니산’, ‘부처가 된 산, 영축산과 가야산’, ‘오대산패미리’, ‘퇴계의 청량산, 남명의 지리산’, ‘덕유산 휴머니티’, ‘국제정치학과 백두산’, ‘속리산 유토피아’, ‘마이산파노라마’, ‘서울의 북악에서 통일의 조강으로등 소제목의 글이 우리 산을 사랑하고 이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임. 저자는 스스로 밝혔듯이 근대적학문인 지리학과 전통지리학인 풍수를 손바닥의 양면처럼 전공한 학자여서인지 이 책에서도 풍수를 우리 산천의 해석의 틀과 논리로 활용한 흔적이 엿보여 흥미를 더했음. 산과 우리 겨레 사이에 맺은 관계를 설명하는 키워드가 산천유전자, 신산불이, 산천무의식과 산천메모리라는 것을 안 것만도 저자에 감사할 일임.

*2018. 3. 28




1081.연경재 성해응의 초사담헌

*성해응 저/손혜리, 이성민 역/사람의 무늬(2015)

*재단법인 실시학사의 실학번역총서로 출간된 이 책은 조선후기의 유학자인 연경재(硏經齋) 성해응(成海應, 1760-1839)이 지은 草榭談獻을 번역한 것임. 성해응은 정조 때 규장각 검서관을 지냈으며 박학고증적인 학문성향을 지니고 있는 실학자로 정약용과 함께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통유(통유)로 평가받는 인물임. 초야의 누대에서 현자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草榭談獻은 성행응이 통일신라 말엽의 최치원부터 18세기 중엽에 이르기까지 순절, 순난, 충의, 병의 등의 사적을 남긴 이들의 자취를 취재하고 기록하고 논평한 인물열전임. 아 책이 많은 열전과 다른 점은 사대부보다 더 많은 수의 하층신분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것과 조선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네델란드 사람까지 영역을 넓혀 다루었다는 것임. 권력을 쥔 자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요즘에 이 책에서 읽어볼만한 것은 강진의 양가여식 김은애가 자신을 음탕한 탕녀라고 지속적인 무고한 노파를 살해하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임.

*2018. 3. 20

 


1080. 걷기, 철학자의 생각법


*로제폴 드루아 저/백선희 역/책세상 간(2017)

*하루에 만보 걷기를 일상화한지 꽤 오래 된 나는 얼마 전 조선일보에서 걷기가 건강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기사를 읽었음. 기사 내용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었다며 애써 무시하면서도 내심 찜찜해 하다가 이 책을 읽고 나자 그 찜찜함이 사라졌음. 프랑스의 철학자인 저자가 이 책에서 인류가 더 이상 걷지 않는다면 모든 게 멈출 것이라 말한 것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것들이 인류를 위해 두 다리로 이미 시작한 하나뿐인 걸음의 서로 다른 요소들을 구성한다면, 인간의 걷기가 점차 소멸하는 것은 분명 모든 측면에서 인류의 소멸이 될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임. 또 하나의 흥미로운 질문은 인류는 왜 여전히 걸을 까인데, 저자는 인간의 여행에 끝이 없기 때문이라고 명쾌하게 답했음. 인간이 언제나 걷듯이 철학도 언제나 걷는다고 말한 저자는 철학적 사유는 하나의 걷는 방식으로 균형을 잡고 땅 위를, 말 속을, 생각 속을 이동하는 법이라고 말했음. 프리드리히 니체가 네가 어떻게 걷는지 보여주면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주겠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도 철학이 걷기 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일 것임. 그래서 저자는 플라톤 등 27명의 철학자들이 어떻게 걸으며 철학을 행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임.

*2018. 3. 17

 


1079.분담의 섬 민통선

*이기환 저/성안당 간(2009)

*10수년 전 민통선의 실제와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일러주는 이시우님의 민통선평화기행을 읽은 적이 있음.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소 좌편향적 책이라고 보게 된 것은 민통선의 존재에 따른 비극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왜 민통선이 생겼고 앞으로 어떻게 분단현실을 극복하는가의 문제에 대한 성찰과 고민이 별반 눈에 띄지 않고 감상적 민족주의와 평화주의를 독자들에 심어주고자 대한민국을 비난하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였음. 그래서 비슷한 유의 책을 사는 것이 망설여졌지만, 중간에 한 장 정도를 읽어보니 마치 심층 취재한 탐방 기사를 읽는 것 같아 흥미로웠음. 기레기로 불리는 말뿐인 기자들이 수두룩한 요즈음 정도를 걸어 제대로 문제를 끄집어내고 풀어나가는 역량 있는 기자의 제대로 된 탐방의 글을 읽을 수 해준데 대해 저자 이기환님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음. ‘문명의 탯줄’, ‘난세의 여울’, ‘영욕의 강산’, ‘믿음의 성지’, ‘삶과 죽음의 공간’, ‘전쟁의 그늘등의 6부로 된 이 책이 다루고 있는 토픽은 ‘30만 년 전으로 떠나는 구석기여행에서 3차 세계대전의 대체전이 벌어진 전쟁의 추억을 다룬 28개로 공간은 민통선에 머물렀지만 시간은 구석기시대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양해 진지하게 읽어나갔음. 내 고향 파주에 읽힌 일화도 많이 소개되었으며, 특히 놀란 것은 한국전쟁 때 중국군의 전사자가 아군 전체보다 많았다는 것임. 한국전쟁 기간 동안 중국군 전사자는 149천명으로 한국군은 59천명, 미국군34천명 등 아군의 전사자 96천명의 1.5배를 상회했음. 북한군의 전사자는 507천명으로 가장 많았다는 것만으로도 전범자 김일성은 역사의 심판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다시 확인했음. 가능하면 2-3년 안에 휴전선을 걸어볼 뜻인데, 그때쯤 다시 한 번 읽어볼 생각임.

*2018. 3. 15



1078.한국산문선1-이규보외 우렛소리

*이규봉 외 저/이종묵 장유승 편역 /민음사 간(2017)

*민음사에서 발간한 한국산문선이 내 눈을 끈 것은 한시가 아니고 산문을 뽑아 번역한 것임. 그동안 한시를 번역한 한시선(漢詩選)은 여러 권 읽었으나 우리 선조들이 지은 산문 중 빼어난 글을 선별해 번역한 것을 원문과 함께 실은 전집은 한국산문선이 처음으로 알고 있음. 그 첫권인 한국산문선 1”은 신라의 원효가 지은 금강삼매경론서를 시작으로 설총, 녹진, 최치원 등의 신라의 고승과 문인, 그리고 김부식, 권적, 계응, 임춘, 이인로, 이규보, 천인, 일연, 충지, 안축, 최해, 이제현, 이곡, 백문보, 이달충, 이색, 정추, 정몽주, 이존오, 식영암, 이첨, 정이오, 길재 등 고려의 문인과 승려 등 총 27분이 지은 주옥같은 산문을 담고 있어 신라와 고려 문학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주었음. 이 책의 글 중에서 고려 후기의 문신인 이곡(李穀)의 산문 신설송이부령귀국(臣說送李府令歸國)”을 읽고 여기에 옮겨 놓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신하의 유형임. 이곡은 신하들을 국가와 백성이 믿고 의지하는 중신(重臣), 권력을 장악해 모든 이가 두려워 하는 권신(權臣), 군주를 위해 제 몸을 바치는 충신(忠臣), 군주의 잘못을 서슴없이 지적하는 직신(直臣), 음모와 속임수로 군주를 음해하는 간신(姦臣)과 온갖 더럽고 치사한 행동으로 권력과 이익을 탐내는 사신(邪臣) 등의 6개 유형으로 명쾌하게 분류하고 각 유형마다 대표적인 인물을 열거했음. 이곡은 중신으로는 이윤, 주공, 진평, 주방, 권신으로는 조고와 이임보, 충신으로는 기신과 혜소, 직신으로는 용방과 비간을 들었으며, 간신으로는 당서송사등의 간신전에 나오는 인물들, 사신으로는 등통 등을 적시해 교훈으로 삼고자 했음. 좋은 문장을 익힐 겸해서 시간 나는 대로 조금씩 원문을 필사해볼 생각임.

*2018. 3. 10

    

1077.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저/박흥규 역/문예출판사 간(2015)

*이 책은 영국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1806-1873)이 지은 자유론(Liberty)으로 1859년에 출간된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자유세계에서 널리 읽힌 대표적인 사상서로 평가받고 있는 명저임. 대학졸업 후 1970년대 초반에 삼성문화문고의 한 권으로 출간된 자유론을 읽은 것으로 기억나는데 확실치 않았고, 또 최근에 헌법개정안을 둘러싸고 현재의 자유민주주의를 그대로 존치할 것인가, 아니면 자유를 빼고 그냥 민주주주의로 바꿀 것이냐를 놓고 정파 간에 갈등이 심하다는 언론의 보도를 여러 번 접해 자유에 대해 알고 싶었던 것이 이 책을 사서 읽게 된 동기임. 이미 일상의 생활을 해나가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충분히 자유를 만끽하고 살고 있지만, 아직도 북한에서는 인권유린이 다반사인 오늘 날 자유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생각임. “개인의 행동 중에 사회의 제제를 받아야 할 유일한 것은 그것이 타인과 관련되는 경우뿐이다. 반대로 오로지 자신만 관련된 경우 그의 인격의 독립은 당연한 것이고 절대적인 것이다. 자신에 대해, 즉 자신의 신체와 정신에 대해 각자는 주권자다.”라고 주장한 저자는 사회의 간섭이 정당화 되는 것은 타인의 이익에 대한 침해나 침해 가능성이 있을 때에 한한다고 했음. 요즘 와서 내가 지키고 또 누리고 있는 자유는 남을 불쾌하게 하거나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떤 피해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 할 수 있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것은 자유에 대한 생각은 저자나 나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임.

*2018. 3. 6



1076.명승보(名勝譜)

*한상철 저/수서원 간(2017)

*조선시대 기행문학을 공부하며 의아하게 느낀 것은 우리나라 최고의 정형시였던 시조로 쓰인 기행시조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음. 458수의 시조를 지어 역대 최다시조작가로 알려진 조선말기의 시조작가이자 철종의 6촌 형인 이세보는 그의 시조집 풍아16수의 기행시조를 남긴 것이 아주 희귀한 일로 인식될 정도로 시조와 기행문학과는 별개로 여겨져 왔고, 산행시조는 더 심해 가물에 콩 나듯 해왔던 것이 실제였음. 그간 산행 및 승경을 읊은 시조집 5권을 펴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작가로 벌써부터 자리매김해온 저자가 또 다시 한국의 승지 266곳을 탐방하고 시조를 지어 이 책을 발간한 것은 한국시조사에서 평가받을 일임.  단양팔경의 한 곳인 도담삼봉을 맑으료 남한강에 세 송이 붉은 수련/남편 봉 바람났지 앵돌아진 아내 봉/애증은 악마의 장난 포용으로 풀어라와 같이 시조로 형상화한 저자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강 한 가운데 자리한 세 봉우리를 연정의 현장으로 바꿔놓는데 성공했기 때문임.

*2018. 2. 20

 

 

1075.지리산 유람록의 이해

*강정화 외 저/보고사 간(2016)

*우리나라의 산수유기는 고려시대 진정국사가 쓴 유사불산기로 시작해 조선시대에 꽃을 피웠는데, 그 꽃을 가장 화려하게 피도록 한 산은 금강산과 지리산임. 지금까지 전해지는 산수유기편수는 금강산이 지리산보다 조금 많지만, 금강산의 산수유기는 한문원본의 한글번역이 반 정도에 그쳐, 거의 다가 번역된 지리산의 그것만큼 널리 알려지지 못했음. 지리산의 산수유기가 거의 다 번역될 수 있었던 것은 경상대 교수인 최석기와 그의 사단이 주축이 된 경상대 교 경남문화연구원에서 주도적으로 번역사업을 이끌어 온 덕분임. 2008년에 첫 권이 나왔고, 2013년에 여섯째 권을 끝으로 총 100편이 선인들의 지리산 유람록이 번역되었기에, 이를 총 정리하는 이 책의 출간이 가능했다고 생각함. ‘선비들이 유람을 떠난 까닭’, 조선시대관인들의 탈속인식과 지리산 유람벽‘, ‘16-18세기 유학자의 지리산 유람과 승려교류’, ‘18세기 후반 지리산유람의 변화와 특성’, ‘일제강점기 지리산 유람록에 대한 시론적 고찰’, ‘지리산유람록에 나타난 주민생활사의 역사지리적재구성’, ‘지리산 유람록을 통한 산림문화연구’, ‘지리산 유람록에 나타난 이상향의 경관특성’, ‘조선시대 선인들이 바라본 유람장소의 경관적 해석’, ‘지리산 유람록의 현황과 과제10개 테마로 구성된 이 책이 의미를 갖는 것은 기 번역된 100편의 산수유기를 여러 각도로 분석해 지리산의 의미를 단순한 산에서 지역주민들의 생활공간으로 확장해 다중적 의미를 갖게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임. 이 책을 시작으로 지리산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지리산을 스무 번 다녀온 내가 기대하는 바가 크다 하겠음.

*2018. 2. 19



1074.지암의 해산록

*이동항 저/최강현 역주/국학자료원(2015)

*백두대간 상의 명산을 유람하고 쓴 조선의 산수유기 중에서 백두대간을 언급한 것을 찾고 있는 내가 지암(遲庵) 이동항(李東沆, 1736-1804)선생의 금강산기행문 해산록(海山錄)의 원문과 번역본을 알라딘의 품절센터에 의뢰해 구해 읽고서 여정의 자세한 기록에 놀랐음. 한양을 출발해 금강산과 설악산을 둘러보고 다시 한양으로 돌아오기까지 장장 55일이 걸린 긴 여정이어서 더러 생략하고 넘어갈 수 있겠다 싶은데도, 저자가 그리하지 않고 소상하게 여정과 보고 느낀 바를 적어놓았음. 그 덕분에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이 어떤 산을 거쳐 금강산에 이르는지는 다음 글 풍악산의 산줄기는 북관에서 솟아 오른 백두산의 남쪽 가지다 달려 내려와 경성의 서북에서 장백산이 되고 갑산의 동쪽에서는 황토령과 후치령이 되고 북청의 북쪽에서는 두무산이 되고 함흥의 서쪽에서는 황초령이 되고, 영흥의 서북쪽에서는 검산이 되고, 고원의 서쪽에서는 기린산이 되고, 문천의 남쪽은 마식산이 되고, 덕원의 서쪽에서는 설운령과 분수령이 되고, 안변의 서쪽에서는 철령이 되고, 남쪽에서는 황룡산이 되고, 통천의 서쪽에서는 추지령과 쇄령이 되고, 고성의 서쪽에서는 온정령이 되어 비로소 엉겨 뭉쳐져 우뚝 솟아 바다를 짓누른다. 바로 이것이 풍악산이다.”에서 알 수 있다. 남쪽으로 가면 간성 화엄사는 물가 언덕이 되었다가 다시 설악산과 오대산과 태백산과 소백산의 줄기가 일어났으니, 추지령에서 화엄사에 이르기까지를 통틀어 풍악산이라 일컬어서 자연의 아름다움이 700여리에 이른다.”다고 해 백두대간이 금강산을 지난 후 어떤 산을 경유해 뻗어나가는 가를 잘 보여주고 있음. 이 책은 실린 풍악총론에 여강옹(驪江翁)의 동유록에서 인용했다는 앞의 인용문과 유사한 글이 실려 있어 눈길을 끌었으며, 첨부된 역자의 해제 금강산기행문 해산록을 살핌도 읽어볼 만함.

*2018. 2. 18

 


1073.아방강역고

*정약용 저/이민수 역/범우사 간(1995)

*다산 정약용의 학문이 얼마나 깊고 넓은 가는 그의 저서가 사상, 정치, 경제, 사회, 문학, 역사, 지리 등 거의 학문 전 분야에 걸쳐 있다는 것으로써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음. 역사지리서로 주목할 만한 저서는 대동수경과 본서 아방강역고를 꼽을 수 있는데, “대동수경은 북한에서 번역된 것을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판권을 사와 출판한 것을 사서 읽은바 있지만, “아방강역고는 이제야 구해 읽게 되었음. 4에서 언급했듯이 아방강역고는 우리나라 강역의 역사를 중국과 우리나라 문헌을 들어서 고증하고 저자의 풍부한 해설을 붙여 새로운 역사의 진면목을 보여준 역사지리서임. 조선시대 백두대간 인식을 주제로 준비 중인 석사과정 졸업논문 작성에도 도움이 되리라 기대하며 이 책을 읽어나갔는데, ‘백산보(白山譜)’의 백두산 소개는 이런 기대를 충족시켰다 하겠음. 또 하나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춘천에 맥국이 세워져 있었느냐 인데, 정약용은 단호하게 부인했음. “지난 역사책을 두루 살펴보면 예맥(濊貊)은 북부여 땅인데, 뒷날 이것을 두루마기라 했다면서 그 논거로 後漢書, 魏志, 魏書 등을 들었음. 춘천이 맥국이라는 것으로 한 학자로 조선 명종 때의 유학자 격암(格菴) 안사고(顔師古)의 한()이 맥()이라는 주장이 자주 인용되는데, 우리 삼한이 어찌 중국의 동북쪽에 있다는 말이냐며 이 책은 인정하지 않고 있음. 역자가 저본으로 삼은 번역서는 구한말 장지연이 번역한 것으로, 이 책 말미에 장지연이 정리한 백두산정계비고가 첨부된 것은 이 때문임.

*2018. 2. 18



1072.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김대식 저/21세기북스 간(2017)

*‘1.4Kg의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을 읽고 나서 뇌과학이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실감했음. 목차에서 분명히 밝혔듯이 이 책은 나는 존재하는가?’, ‘나는 합리적 존재인가?’, ‘나는 의미 있는 존재인가?’, 그리고 나는 영원한 존재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뇌과학이 어떻게 답하는가를 기술한 것이어서, 기존의 철학서나 종교서와는

그 유()가 달랐음. 거칠게나마 그 답을 살펴보면, ‘나는 존재하는 가에 대답은 나는 심장이 아닌 머리에 있다이고, ‘나는 합리적인 존재인가?’에 대해서는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라고 답하고, ‘나는 의미 있는 존재인가?’에 대해서는 의미는 정상적인 뇌만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답했음. 마지막 질문인 나는 영원한 존재인가?’에 대해서는 몸은 사라져도 인공지능의 시대 도래로 몸은 사라져도 정신이 불멸할 수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논지로 나는 이해했음. 뇌에 관한 해석은 플라톤학파와 아리스토텔레스 학파가 서로 다른 바, 플라톤은 생각 즉 정신적인 공기가 머리에서 만들어졌다 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심장에 있다고 한 것이 그것인데, 이 책에서 처음 알았음. 또 하나 뇌 속 시냅스는 태어날 때 어느 정도 완성되지만, 결정적 시기에 이르러 무작위로 연결된 시냅스가 발달과정에서 최적화된다는 것을 배운 것도 이 책을 읽은 소득이라 하겠음. 그 결정적 시기가 동물마다 다른데, 오리는 태어나서 2-3시간, 고양이는 4-8, 원숭이는 1년으로 짧지만, 인간은 1-12년이라고 하니 만2.5-5년의 두 손자가 결정적시기에 이르기 전에 바람직한 수준으로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1071.한옥의 향기

*신영훈 저 /김대벽 사진/대원사 간(2007)

*이 책에 실린 글들이 19911월부터 1992년까지 잡지에 연재된 <한국의 종가집>을 묶은 것이어서 아파트의 보급으로 한옥이 거주편의 위주로 변화해온 지금에 와서도 시의적절한가는 따져보아야 할 것 같음. 이 책의 거의 다가 조선사대부 중에서도 종가집이라는 극히 한정된 건물을 대상으로 탐방한 결과를 주 내용으로 한 것들이어서 대다수의 민초들이 살았던 초가집의 한옥이 배제되었음. 배산임수의 풍수지리에 근거해 택지를 정해 지은 종가집의 큰 한옥들은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권세의 크기에 부합할 만큼 크게 지은 집들이어서 삶의 향취가 느껴질리 없겠다는 생각인데, 저자가 굳이 이 책의 제목을 한옥의 향기로 정한 것은 한옥을 역사적인 예술품으로 평가해서가 아닌 가함. 이 책을 읽으면서 한옥들이 안채와 사랑채가 명징하게 구분된 것은 양반가의 저택이어서라는 생각이 짙게 들었음. 실제 내가 어렸을 때 산 동리에 들어선 대부분 집들은 초가로 방이 2-3개에 불과해 손님을 맞기 위한 사랑채는 따로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음. 지금 보아도 너무 크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종가집의 집배치가 같지 않고 매우 다양한 면을 보이고 있어, 그림으로나마 당대 대목의 예술적 감각이 느껴짐. 현존하는 우리나라 살림집중에서 가장 규모가 광대하고 고급스러운 집으로 평가받는 집은 중종10(1515)에 형조좌랑을 지낸 이락(李洛)공이 지은 웅대한 안동의 저택이라는 것과, 종가집 바깥의 고샅이 골목길을 뜻함은 이 책을 읽고 알았음. 우리 선조들이 함축시킨 지혜와 식견이 터전을 이룬 한옥에서 우러나오는 향기가 사진을 통해 구체화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어린 시절을 보낸 초가삼간이 생각나 마음 편히 한옥의 향기만을 맡을 수 없었음.

*2018. 2. 17

 

 

1070.김지하의 예감

*김지하 저/이룸 간(2007)

*저자의 이름을 책 제목으로 삼은 도서가 흔치 않은 것은 혹시라도 내용이 실하지 못하면 그 비난이 저자에 돌아가기 때문일 것임. 7년 연배인 저자를 처음 접한 것은 1970년에 사상계에 발표한 오적(五賊)’을 읽고 나서임.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다 붙잡혀 여러 해를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그가 만년에 다른 민주화운동가과는 달리 생명존중운동을 펴나가는 것을 보고 과연 큰 그릇이다 했음. 이 책은 저자가 새로운 문명을 찾아 나선 세계문화기행으로 58세라는 늦은 나이의 체험에 바탕 한 것이어서 70세에 읽기가 부담스럽지 않았음. 최후의 국내파를 자처한 저자가 찾아 나선 낯선 곳은 홍콩, 일본, 중국 등의 아시아, 중앙아시아, 바이칼, 동죽아시아 등 영원한 푸른 하늘 아래 나라들, 로마, 파리, 런던 등의 유럽의 여러 도시, 자유의 상징이랄 수 있는 미국, 그리고 한국, 일본과 더불어 한자문화권의 베트남 등임. 해외여행을 마치고 다시 찾은 빛고을 광주에서 남도예술의 힘을 새삼 확인하고 영남의 문화와 교류할 수 있음을 지기 조동일교수의 우정어린 한 마디에서 확인하는 글을 읽으면서 높은 자리 나눠먹기로 영호남의 화합이 이루어질 수 없고 그래서도 안됨을 느꼈음. 이 책에서 거대한, 살아 생동하는, 신성한 바이칼 앞에 섰다. ‘부르한’ ‘불칸이란 이름의 신, 최남선이 불함(不咸)’이라 부른 바로 그곳이다. ‘부르한불함이라면 분명 바이칼이, 더욱이 알흔섬이 다름 아닌 우리 민족의 시원인 것이다.” 라는 글을 읽고 나자 바이칼 탐방에 대한 욕망이 거세게 일었음.

*2018. 2. 15

 

 

1069.그들은 왜 히말라야로 갔는가

*릭 리지웨이 저/선우중옥 역/화산문화 간(2004)

*등산은 가장 잔인한 스포츠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히말라야원정대원 중 많은 산악인들이 목숨을 잃은 사례를 많이 보아서로, 어느 스포츠가 등산만큼 희생을 바탕으로 발전해왔는가를 나는 알고 있지 못함. 19801013일 내셔날 지오그래픽의 사진작가이자 산악인 조나단은 28세에 히말라야의 티베트 땅 민야콘카에서 눈사태로 목숨을 잃었고, 이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저자 릭 리지웨이가 19995월 조나단의 딸 아시아와 함께 조나단의 무덤을 찾아 나섬. 이 책은 리지웨이와 아시아가 조나단의 무덤을 찾아 함께 나서 90일간 티베트고원과 히말라야지역을 탐험한 순례기로 작년 울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한 친구가 마침 초대받은 저자로부터 싸인을 받아다 주어 소중히 보관해오다 이제야 일독을 마쳤음. 이 책의 표4에서 역자가 밝혔듯이 위대한 자연 앞에 약한 인간의 끊임없는 도전과 좌절을 알몸의 언어로 던진이 책은 저자의 우정과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를 잃은 아시아의 죽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무덤을 대하기 전 두려움이 잘 그려져, 읽는 동안 눈시울이 붉어진 적도 있었음. 목숨 걸고 꼭 험지등반을 해야 하느냐는 가치영역에 속하는 문제여서 쉽게 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등산이 신앙이 아닐 진데 희생이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를 나는 갖고 있음. 현재의 산행과 과거의 산행을 잘 대비시킨 작가의 능력도 칭찬받을 만하다는 생각임.

*2018. 2. 14

 


1068.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권태화 저/리더북스 간(2017)

*나보다 훨씬 많은 산줄기를 종주한 산 꾼이 쓴 책이어서 벌써부터 사보려고 했던 책이어서 아주 차분하면서도 흥미롭게 읽어나갔음. 저자의 백두대간 사랑이 흠뻑 젖어든 이 책이 여타의 백두대간 종주기와 다른 점은 우리나라 산줄기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파고들었다는 것임. 고토분지로의 산맥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산경표를 상세히 해설해 독자들이 우리 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질 수 있도록 애쓴 점이 돋보이는 이 책은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는 장감독을 등장시켜 대화체로 쓰여 있어 학술서적이 갖고 있는 딱딱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것도 이 책의 강점이라 하겠음. 산이름이나 고개이름이 변천하여 오늘에 이르게 된 경위도 밝혀 국어에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음.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백두대간을 위시하여 15개로 본 것은 해동도리보의 산경표나 여지편람의 산경표 모두 같다라는 글을 읽고 해동도리보와 여지편람을 찾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겠다 싶었음.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지적할 만한 단점은 상당부분 주장의 논거가 상세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과 저자가 독자를 상대로 지나치게 가르치려고 한 점 등임. 또 고토분지로의 이론은 그 나름 가치가 있음에도 인격모독적으로 들릴 법한 단어를 구사한 것은 이 책의 품위와 객관성확보에도 도움이 안 되리라는 생각임.

*2018. 2. 12

 

 

1067.채근담(菜根譚)

*이기석 역해/홍신문화사 간(2012)

*역자가 머리말에서 채근담(菜根譚)유교의 정신철학을 바탕으로 하여 불가나 도가의 심오한 진리를 조화시킨 것으로서, 그 예리한 논리는 마치 어두운 발길을 밝혀주는 등불과도 같이 사람의 도리를 밝혀주고 있다고 했듯이, 이 책은 일종의 교훈서라 할 수 있을 것임. 명나라 말기인 신종 만력연간에 홍자성(洪自成)이 지은 것으로, 우공겸(于孔兼)이 제사를 썼다는 것이 정설인 듯함. 홍자성의 만력본을 역주한 이 책은 전집과 후집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전집에는 225항목의 주로 유교적 가르침이 실려 있고, 후집의 134항목에는 불교나 도교적 교훈이 주를 이루고 있음. 전집에 실린 그가 부()를 가지고 한다면 나는 인()을 가지고 하고, 그가 작()을 가지고 한다면 나는 의()를 가지고 한다는 가르침은 전형적으로 유교 정신에 근거한 것이라면, 후집의 인생의 복과 재앙은 모두 마음이 만든다하고 석씨가 말하기를 이욕의 마음에 불이 붙으면 이것이 곧 불구덩이요, 탐애에 빠지면 이것이 곧 고해가 된다. 한 생각이 맑으면 뜨거운 불꽃도 못을 이루며, 한 마음이 깨달으면 배가 저 언덕에 오른다하였다면서 생각이 조금 다른 데서 경계가 크게 달라지나니 가히 삼가지 않으랴하고 끝 맺은 것은 불교적 가치에 충실한 가르침이라 하겠음. 필사를 해가면서 한 구절 한 구절씩 그 뜻을 새겨나가 독서의 즐거움이 배가되었음.

*2018. 1. 24

  


1066.백두산과 북방강계

*김득황 저/사사연 간(1987)

*이 책의 주된 요지는 현재 중국과 국경을 이루고 있는 압록강과 두만강은 우리 구경이 아니라는 것임. 강 건너 간도지방이 우리 땅임을 고문헌자료를 통해 밝힌 저자는 이 책보다 6년 뒤에 출간한 잊혀진 고토-만주의 역사에서도 비슷한 논조의 내용을 읽은 기억이 있어 이 책의 내용이 더욱 명징하게 이해되었음. 현재 중국 땅으로 편입된 간도 건은 3편 간도문제에서 자세히 다루었는데, 저자는 조/청 양국의 국경은 레지선(Regis Line)을 경계로 획정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음. 레지선(Regis Line)이란 1708년 강희제의 명령으로 프랑스인 선교사 레지스(Regis) 등이 측정한 국경선을 저자가 칭하는 것으로, 중국역사상 처음으로 서양인의 손에 의해 작성된 정밀한 지도인 당빌의 새 중국지도에 잘 나와 있음. 이 지도에 의하면 조선과 청의 국경선은 압록강과 두만강이 아니고 동북쪽에서는 두만강 하구의 약 6KM 동쪽 지점에서 시작되어 두만강 북쪽에서는 흑산산맥을 따라 서남쪽으로 비스듬히 이어지다가 백두산을 가로 질러 압록강 상류의 모든 수계를 포함하는 동서 산맥에 선을 긋고, 혼강의 약간 북쪽을 따라 내려와 봉황성의 남쪽을 지나 압록강 하구의 서쪽 대동구(大東溝)에 이르는 선인데, 저자는 이 선을 레지선(Regis Line)이라 명명한 것임. 이후 간도의 문제를 역사적으로 고찰한 이 책을 통해 국경선을 지킨다는 것이 국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역사적 교훈을 뼈저리게 느꼈음.

*2017. 1. 23



1065.환경과 빈부의 두 세계(The Real Environmental Crisis)

*Jack M. Hollander /박석순 역/어문학사 간(2017)

*4대강개발을 둘러싸고 논쟁이 그치지 않는 것은 논제를 정치적으로 보아서라는 생각임.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해 한때 NGO의 환경단체에 가입하려다 포기한 것은 우리나라 시민단체의 거의다가 교조적이고 좌파적 시각을 견지해서였음. 원제는 진정한 환경의 위기 정도로 번역됨직한 데도 역자가 굳이 환경과 빈부의 두 세계로 번역한 것은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포착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임. 1970년대 미국의 레이첼 카슨여사가 쓴 침묵의 봄이 개발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패러다임에 충실한 것이라면, 이 책은 개발과정의 환경파괴를 이제는 극복해 국부를 쌓아가는 것이 환경문제해결이 국부에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평가하고 싶음. “침묵의 봄으로 시작된 20세기의 환경비관론이 21세기를 맞아 환경낙관론으로 바뀌는데 일익을 담당했겠다 싶은 이 책은 레이첼 카슨의 산업문명에 대한 비관론적 경고를 비판, 극복했다는 평가가 절대로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임. 이 책에 인용된 미국항공우주국의 기후학자 데이비드 린드의 다음의 코멘트는 환경변화를 대하는 기본자세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임. “기후는 날씨처럼 항상 복잡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혼란의 와중에서 결정이 되고 이해는 가능하나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 기후이다”.

*2018. 1. 15

 

 

1064.아아! 천지다 -33인의 백두산탐험기

*서춘 외 저/수문출판사 간((1989)

*향후 논문 작성에 활용고자 수년전부터 꾸준히 백두산 관련서적을 모아 왔음. 지금까지 확보해 읽은 것으로 국내서적은 김지남 외 몇 분이 지은 조선시대선비들의 백두산답사기”, 최남선의 백두산근참기”, 안재홍의 백두산등척기”, 이서행/ 정치영 편의 고지도와 사진으로 본 백두산”, 이이화의 백두산을 오르며 만나는 우리역사”, 심혜숙/안승일의 “백두산”, 김정배/이서행의 "백두산" 등이 있음. 외국인의 저서는 모두가 19세기 말에 산행한 것을 기록한 것이어서 자료로서 가치도 크다 하겠는데, 러시아인인 가린 미하일롭스끼가 지은 여행기 저것이 백두산이다(조선! 1988)”와 민담집 백두산 민담”, 영국 장교 알프레드 에드워드 존 캐번디시가 지은 백두산으로 가는 길”, 영국인 헨리 에번 머치슨 제임스의 백두산등정기”, 그리고 영국인 Charles W. Campbell이 쓴 “A journey through North Korea to the Ch'ang-pai Shan"등이 있음. 이번에 사들여 읽은 이 책 아아! 천지다1936년 조선일보사에서 민족 대사업의 일환으로 단행하였던 백두산 탐험을 마치고 난 후 각계 인사가 조선일보에 연재하였던 글을 모아 펴낸 단행본으로, 87일 경성역을 출발해 18일 되돌아오기까지 12일간의 여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자료적 가치가 크다 하겠음. 이 책의 특징은 등정에 참여한 33인이 각자 자기 특기를 살려 쓴 글이어서 단순히 백두산의 등정보고만을 담은 것이 아니고 역사, 위생, 곤충, 지형에 이르기까지 백두산의 다양한 모습을 망라하고 있다는 것임. 그래도 주가 되는 것은 당시 조선일보사 주필로 백두산탐험단의 단장을 맡았던 서춘의 백두산탐험기, 이 글에서 언급된 백두산 등정기록은 주목할 만한 것이어서 여기에 옮겨 놓는 바, 1711년 청국인에 의하여 정상답파가 개시되었고, 1712년 청-조 양국간의 정계비를 세우느라 양국사절이 올랐으며, 17766년 서명응과 조엄, 1883년 김우식 등이 오른 것으로 기록되어 있음. 1886년 영국등산가 허스밴드와 제임스 등이 올랐고, 1902년 러시아 인 아넬트가 올라가 천지를 사진 찍었다고 기록했는데, 1883년 김우식과 1902년 아넬트의 등정기록은 아직 구하지 못해 읽어보지 못했음.

*2018. 1. 7일  



1063.호모데우스(Homo Deus)

*유발 하라리 저/김명주 역/김영사 간(2017)

*대략 350만 년 전에 아우스트랄로페테쿠스가 출현한 이래, 인류는 계속 진화하여 호모하빌리스, 호모엘렉투스, 호모사피엔스를 거쳐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에 이르게 된 것으로 알고 있는 나로서는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미래의 인간으로 호모 데우스가 출현하리라 밝힌 것은 흥미롭고도 신선한 충격으로 느껴졌음. 저자가 제시한 호모데우스는 7만 년 간 지속되어온 호모사피엔스(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를 이르는 듯함)의 믿음을 한 순간에 뒤엎는 것으로, 호모 사피엔스 다음의 진화단계에 있는 것이어서, 여러 면에서 현존하는 호모사피엔스와 대비된다 하겠음. 이 책은 인류의 새로운 의제라는 제목으로 신의 거대한 계획이라거나 또는 불완전한 인간의 본성이라서 피할 수 없다고 여겨온 기아, 역병, 전쟁이 수천 년 동안 수 백 만 명의 호모사피엔스의 목숨을 앗아갔으나, 새 천년을 맞은 후 기아, 역병, 전쟁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은 지난 몇 십 년 동안 인류가 그럭저럭 상기 3가지 재앙의 통제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음. 저자가 제시하는 호모데우스는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을 예언하는 묵시록이지만, 예언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현재 우리 앞에 놓인 선택지들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것이라면, 이 책은 두 번 다시 읽고 생각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임.

*2018.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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