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0. 동학사상과 갑오농민혁명
*신복룡 저/선인 간(2006)
*동학혁명 때 전사한 가족을 찾아 지원을 해주자는 지자체의 황당한 주장에 놀랐던 것은 동학혁명과 대한민국의 건국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가와 있다면 그 관계가 무엇인지 먼저 규명하지 않고 무작정 지원부터 먼저 해 수혜자로부터 표를 얻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눈에 보였기 때문임. 이 책의 저자 신복룡교수는 1985년 초판을 출간하고 21년 후인 2006년 개정판을 냈는데, 내가 읽은 책은 2006년 개정판임, 저자는 2판을 두고 단순한 증보판이 아니고 완전한 개정판임을 강조한 것은 그 사이 저자의 동학운동과 민족주의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음을 그 이유로 들었음. 나이가 더해지면서 민족주의의 해악을 보기 시작했고 맹목적 배일감정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다는 저자는 동학도가 갑오전쟁에 참여하게 된 것은 교리적 해석에 의한 것만은 아니었고 이용대의 종교탄압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또 그들이 민란에 합류했다고 하더라도 갑오혁명에서의 동학은 지류이며 민란이 주류를 이루는 것이라 했는데, 이것은 갑오혁명에서의 종교적요소를 확대한 기존의 해석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임. 이 책은 ‘동학연구서설’, ‘동학의 시대적 배경’, ‘동학의 창도와 전개과정’, ‘갑오혁명의 전개과정’, ‘전봉준의 생애에 관한 몇 가지 문제점’, ‘갑오혁명 전후의 한미관계’, ‘동학의 기본사상’, ‘동학의 정치사상’, ‘동학의 형성 발전에 미친 서구의 충격’, ‘동학사상에 나타난 교정관계’, ‘동학사상과 갑오혁명에 나타난 민족주의’, ‘갑오농민혁명의 역사적 평가’ 등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2022. 12. 15일
1529. 국한문 혼용과 국력신장
*이병선 저/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 간(2022)
*서울대동창회보에서 기사를 보고 구매한 이 책은 국력신장을 위해서도 국한문을 혼용해야 함을 강조한 국어과교수의 저서로, 이 책을 읽고 나면 한글전용을 중단하고 국한문혼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생각을 같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글자는 뜻을 전달하는 기호 또는 도구의 기능을 하는 동시에 문화를 담는 그릇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한문문화권에서 살아온 우리나라에서 한글만으로는 우리의 문화를 담기에 많이 부족하다는 진단에 기초해 국한문혼용을 강조하는 것으로 나는 이해했음. 저자는 한글은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우나 글자의 꼴이 비슷하고 또 글자에 뜻이 없어 읽기가 답답해다 했는데, 이점에서는 동의할 수 없는 것이 나는 읽기에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아서임. 다만 한자를 병기하지 않고 한글만을 썼을 때 다의적이어서 문맥을 보고 단어의 뜻을 이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내게는 이 또한 흔한 경우가 아니어서 한글전용 때문에 불편을 겪는 편이 아님. 그러나 이는 내가 한자를 많이 알고 있어서이기 때문으로, 두 손자에게는 상용한자는 가르치고 싶음. 이 책은 1장에서 ‘한글전용론 주장의 시대적 배경과 그 이유 및 문제점’을 다루었고, 2장에서는 ‘한자 교육과 국한문을 혼용해야할 이유’를 논하고, 마지막 3장에서 ‘중국, 일본 및 북한의 한자 교육과 우리의 한자교육문제’를 상론했음. 어문정책을 자주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에, 국한문혼용정책의 채택여부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되어야 할 것임.
*2022. 12. 13일
1528. 철학이야기
*윌 듀랜트 저/임헌영 역/ 동서문하사 간(2021)
*이 책의 저자 윌 듀랜트는 그의 역저인 『문명 이야기』를 수 권 읽은 바 있어 알고 있는 작가임. 1885년 미국에서 태어난 윌 듀랜트는 커럼비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첫 번째 저서 『철학과 사회문제』를 출간한 후 1935년 50세에 역작 『문명 이야기』의 제1권 『동양의 유산』을 발간했음. 『문명 이야기』의 제10권 『루소와 혁명』으로 부인과 공종으로 퓰리처 상을 수상한 윌 듀랜트는 1981년 별세했는데, 부인도 윌 듀랜트에 열하루 앞서 세상을 떴음. 저자가 이 책에 대해 완전한 철학사가 아니며, 소수의 뛰어난 사람들을 중심으로 사변적인 사상의 연혁을 이야기하고 그럼으로써 지식이라는 것에 인간성을 주려고 기도한 것이라고 한데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 다룬 철학자는 부수적인 철학자들은 고감히 생략하였음. 이 책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그리스 과학’, ‘프란시스 베이컨’, ‘스피노자’, ‘볼테르와 프랑스의 계몽주의’, ‘칸트의 독일관념론’, ‘소펜하우어’, ‘스펜서ㅕ의 불가지론’, ‘프리드리히 니체’, ‘현대유럽의 철학자들’, ‘현대미국의 철학하자들’ 등으로 구성되어 있음. 인물 중심으로 철학이야기를 풀어간 이 책에서 전혀 다루지 않은 것은 동양의 철학자임. 저자의 역저 『문명이야기』에서는 동양문명도 자세히 다루었는데 철학이야기에서 뺀 것은 그 이유를 알 수 없으나 저자가 동양철학을 잘 몰라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2022. 12. 9일
1527.열하일기 연구
*김명호 저/돌베개 간(2022)
*『열하일기(熱河日記)』는 조선후기 실학자인 박지원이 청나라에 다녀온 후에 작성한 견문록으로 총26권10책의 <연암집>에 수록되어 있음. 1-7권에 여행경로가, 8-26권에 여행 중 보고 들은 것이 기록된 이 책은 박지원의 실학사상, 즉 이용후생을 비롯한 북학파의 사상을 오롯이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문소설 『허생전』도 들어 있어 문학사적으로도 의미가 큰 저서하 할 수 있을 것임.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작품이 조선 후기의 것이라는 것인데, 한국사에서 조선후기는 왕조체제의 완강한 틀 안에서 근를 지향하는 주목할 만한 변화들이 태동했던 시대였음. 박지원과 그의 작품 연구에 매진한 이 책의 저자 김명호교수는 이 책『열하일기 연구』의 결론에서 『열하일기』는 조선후기의 대 문호이자 실학의 일파인 북학파의 중심인물 연암 박지원의 문학을 대표하는 저작으로서, 조선시대의 한문학의 유산 중 근대지향적인 성격이 가장 뚜렷한 작품이라 했음. 이 책은 1부의 열하일기 연구와 2부의 ‘「도강록」호곡장론의 문체분석’, ‘「일신수필」서문과 동·서양 사상의 소통’, ‘『열하일기』이본의 특징과 개작양상’ 등 3개의 논문이 실려 있음. 구성되어 있음. 제1부는 ‘서론’, ‘저작의 형성 배경’, ‘중국현실의 의식과 북학론’, ‘표현형식상의특징’, ‘당대문단에 끼친 영향’, ‘결론 “ 등 총6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것은 정조 임금이 당시 문단에 산문체를 유행시킨 장본인으로 연암을 지목하고 그에게 『열하일기』의 문체에서 탈피한 순정(醇正)한 문체로 자송하는 글을 지어 바치도록 명했다고 했는데, 이것만으로도 열하일기의 명성이 얼마나 높았는가를 짐작할 수 있었음.
*2022. 12. 7일
1526. 창발의 시대(The Verge)
*패트릭 와이먼 저/장영재 역/로크미디어(2022)
*이 책의 저자 패트릭 와이먼은 동양보다 못살았던 서양이 어떻게 세계의 중심을 거듭날 수 있었는가에 천착해 연구한 결과를 내보인 책자임. 서양이 어떻게 지구에서 가장 발전한 지역이 됐는가를 연구한 역사전문 팟캐스트 제작자이자 역사학 박사인 이 책의 저자 패트릭 외이언은 1490년에서 1530년까지 40년동안 모든 영역에서 발전과 충돌, 그리고 연결이 일어나 거대한 창발로 이어져 단일적인 관점에서 설명할 수 없다고 했는데, 내 생각에는 남이 모르거나 하지 아니한 것을 처음으로 또는 새롭게 밝혀내거나 이루어내는 창발성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 아닌가함. 이 책은 ‘서론’, ‘크리스토퍼 콜롬버스와 탐험’, ‘카스타야의 이사벨라와 국가의 부상’, ‘야코프 푸거와 은행업’, ‘괴츠 폰 베를리힝엔과 군사혁명’, ‘알두스 마누티우스와 인쇄술’, ‘존 헤리티지와 일상의 자본주의’, ‘마르틴 루터, 인쇄술, 그리고 교회의 분열’, ‘쉴레이만 대제와 오스만제국’, ‘카를5세와 보편적 통치’와 ‘결론’으로 짜여 있음. 저자는 이 책의 ‘결론’에서 “무엇보다 유럽인은 사업을 하는 방식에 대한 공통적 개념을 공유했다. 그들은 유사한 관점으로 돈, 신용, 투자, 그리고 이익에 접근했고, 거의 같은 도구를 채택했다”고 적고 있는데, 이러한 경제인식과 활동이 동양과의 차별점을 만들었다고 생각함.
*2022. 12. 5일
1525. 세기와 더불어는 어떻게 날조되었나?
*이명영 저/세이지 간(2021)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출판해 시판하려는 우리나라 출판사가 그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직도 이 나라에 김일성을 한국전쟁을 일으킨 전범으로 인식하고 있는 국민들이 건재해서임.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에 대한 포용 분위기가 조성된 틈을 타서 김일성 자서전을 펴내겠다는 남한 종북세력의 기도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언제 다시 출간하겠다고 나설지 모르는 일임. 이러한 정황에서 김일성의 회고록이 얼마나 역사적 사실을 날조한 것이고 민족사를 모독한 것인가를 조목조목 따져 밝힌 이 책을 읽고 나자 공산주의 세력은 조작의 전문가들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음. 우리나라 1세대 북한전문가로 평가받은 이명영교수는 2000년에 별세했지만, 자제분들이 뜻을 모아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싶은 일임. 이 책은 ‘제1부 1% 사실로 날조한 99% 허구의 가계 우상화’, ‘제2부 업적날조로 빛바랜 정밀한 역사기록’, ‘ 제3부 김정일 후계작업을 위한 방대한 역사 조작’, ‘제4부 조선광복회와 보천보 사건은 조작의 결정판’ 등 4부의 본문 내용과 저자 유고 ‘21세기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음. 김일성이 자랑하는 보천보전투는 교전 하나 없는 일방적 야습 방화 약탈사건이었으며, 그 전투를 직접 조직하고 지휘한 김일성의 권총을 발사해 전투를 시작했다고 했는데 실제는 오중흡중대장의 전화선절단성공을 알리는 발포로 시작되었다고 이 책은 적고 있음. 이외에도 이 책에는 숱한 조작의 상세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음.
*2022. 12. 3일
1524.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이덕일 저/김영사 간(2010)
*조선왕조실록에 3천 번 이상 언급된 조선 최대의 당쟁가 우암(尤庵)송시열(宋時烈, 1607-1689)의 일생과 업적 평가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송시열이라는 한 인간을 둘러싼 300년 신화와 가면을 벗기는 것으로 일관되어 있음. 이 책에 따르면 송시열은 진정한 북벌론자가 아니었으며, 효종이 집권하는 동안 마지못해 북벌정책을 주도하는 척했을 뿐이라는 것이 이 책의 저자 이덕일님의 논조임. 저자가 송시열을 두고 조선과 한국사에 비극을 잉태한 인물로 보는 것은 청에 패한 조선은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송시열은 변화를 거부하고 아무 쓸 데 없는 예송논쟁을 일으켜 나라를 당쟁의 도가니 속으로 빠뜨렸고사대부와 당파의 이익을 쫓아 정적을 제거하는데 주력했다고 평가해서라는 것이 내 생각임. 이 책은 ‘들어가는 글’, ‘1부 흔들리는 주자학의 나라에서’, ‘2부 인조반정, 그 비극의 뿌리’, ‘3부 북벌의 시대, 대동법의 시대’, ‘4부 왕위에 올랐다고 가통까지 이은 것은 아니다 - 예송논쟁’, ‘5부 국익보다 당익이 앞선다’, ‘나가는 글’ 등으로 구성되어 있음. 추종자들에게는 송자(宋子)로 불릴 만큼 극단적 찬사를 받았지만, 숙종 임금한테 사사될 때 끝내 사약을 받아 마시기를 거부해 강제로 먹였다는 극단적 저주의 기록도 있어 송시열에 대한 평가가 당파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 사후에 추종세력인 노론이 장기적으로 집권함에 따라, 송시열의 신화가 만들어져 지금도 송시열 신화를 깨는 것은 금기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임. 나 역시 송시열에 대해 공리공론적 성격이 짙다할 성리학에 매몰되어 백성들의 삶을 살펴보는데 인색한 인물이라고 평하고 있음.
*2022. 12. 2일
1522-1523. 극단의 시대: 20세기 역사(상, 하)
*에릭 홉스봄 저/이용우 역/ 까치 간(1997)
*저서『의적의 사회사』를 통해 처음 만나본 저자의 역서 중 내가 더 읽은 것은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등 3권이었음. 책 내용이 난해해 한 번 더 읽어야겠다고 마음먹고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던 중 앞의 3권에 이을만한 20세기의 역사를 다룬 『극단의 시대-20세기의 역사』가 출간된 지 오래된 것을 알고 서둘러 사서 읽었음. 19세기 역사를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등 3권으로 나누어 고찰한 바 있는 저자는 20세기의 역사는 『극단의 시대』라는 큰 제목 아래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까지는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적, 유럽중심적 문명에게 「파국의 시대」였다고 적고 있음. 저자는 1945-47년부터 1973년까지를 「황금시대」로 분류해 자본주의가 전례 없는 번영을 누렸는데, 스탈린의 대독일전승리가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구제하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하고 있음. 20세기의 마지막 시대를 「산사태」 또는 「위기의 몇 십 년」으로 명명했는데, 황금시대에 사라졌던 문제들이 다시 부각되는 시대로 부국과 빈국 사이의 경제적 격차가 갈수록 벌어져가는 것은 진행형의 이 시대가 풀어야할 역사적 과제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음. 이 책은 어디까지나 유럽인이 바라본 세계사여서 조선을 다룬 것은 거의 보이지 않으며 남한에 관한 소사만 몇 번 지적했을 뿐임. 그렇다 해도 20세기를 이렇듯 명료하게 설명한 역사서가 따로 있을까 싶은 이 책을 읽고서 21세기에 일어나는 큰 사건들을 읽는 눈과 힘이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음.
*2022. 11. 9일
1521.한국사람 만들기IV - 친일개화파2
*함재봉 저/프레스 간(2022)
*이 책의 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나로서는 저자의 건필이 고마울 뿐임. 이 책에서 재발견한 인물은 갑신정변의 주역의 한 사람인 박영효(朴泳孝, 1861-1939)가 아닌 가 함. 그동안 갑신정변의 주역인 김옥균에 가려 그저 그런 친일파로 여겼던 박영효가 조선의 개화사와 독립사에서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이 책을 읽고 나서임. 갑신정변 후 일본으로 망명가서 자신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김옥균과는 달리 박영효는 일본에서 10년 간 망명생활을 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사상과 제도를 연구하면서 조선을 위해 구체적이고 치밀한 근대개혁의 청사진을 마련했는바, 그것이 바로 『건백서』임. 갑신정변 후 청나라가 조선을 직할통치하는 것에서 시작해 청일전쟁 후 시도된 갑오경장이 실패하기까지 조선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조명한 이 책은 서론과 6개장의 본론으로 구성되어 있음. ‘청의 조선 직할통치와 동북아’, ‘김옥균과 박영효의 일본망명기’, ‘동학난’, ‘청일전쟁과 갑오경장’, ‘삼국간섭’, ‘갑오경장의 실패’ 등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고 놀란 것은 전봉준을 중심으로 한 농민봉기를 민란으로 규정해 ‘동학난’으로 명명한 것임.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동학란’으로 배웠다가 1990년대부터인가 ‘동학혁명‘으로 불리어 이제는 학계에서 ’동학혁명‘으로 공인된 명칭을 저자가 굳이 동학난으로 부르는 것은 민란으로 시작된 동학난이 혁명으로 이어지지 못한 역사적 사실을 외면할 수 없어서가 아닌 가 함. 또 하나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 독일, 프랑스 등이 삼국이 간섭하게 되는데 삼국간섭이 조선의 개화를 막았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음.
*2022. 11. 6일
1520. 조선후기 유림의 사상과 활동
*권오영 저/돌베개 간(2003)
*조선시대를 전기와 후기로 범박하게 나눈다면, 임란과 호란 등 양란(1592-1638)이 끝난 시기를 기준하여 나누는 것이 일반적인 분류가 아닌 가 함. 그렇다면 조선 후기는 17세기 중반에 시작해 조선이 멸망하는 1910년에 이르기까지 인데, 이 시기에 조선의 성리학계에는 매우 다양한 학설과 인물이 존재하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임. 1970년대 이후 조선후기의 사상사 연구는 대체로 실학자들의 사상 연구에 경도되었는데, 이는 조선 후기 성리학자들이 조선의 패망을 막지 못하고 개화를 지연시켜 촉진시킨 면도 있다는 부정적 시각이 학계에 만연해서가 아닌가 싶음. 저자 권오영교수는 조선후기 유림의 사상과 활동을 테마로 해 18세기 이후 19세기까지의 조선의 성리학을 인물과 학파 중심으로 한 연구결과를 담아 저술했는데, 그 저서가 바로 『조선후기 유림의 사상과 활동』임. 2부로 구성된 이 책의 제1부 「기호유림의 상상과 활동」에는 ‘호락논변의 쟁점과 성격’, ‘임헌회와 그 학맥의 상상과 활동’, ‘유신환의 경학과 성리학 사상’, ‘김평묵의 척사론과 연명유소’와 ‘1881년의 경서척사론- 정윤영의 척사론을 중심으로’ 등 5개장이, 제2부인 「영남유파의 사상과 활동」에는 ‘19세기 초 안동유림의 유회와 활동’, ‘19세기 안동유림의 학맥과 사상’, ‘유치명학파의 형성과 위정척사운동’, ‘1881년의 영남만인소’, ‘19세기 강우학자들의 학문동향’ 등 5개장이 더해져 총 10개장으로 짜여 있음. 이 책을 읽고 인물성동이론(人物性同異論)을 테마로 호락논변이 조선후기 사회에 미친 영향이 막대했다는 것과 중앙정계에서 밀린 안동유림이 꾸준히 활동을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
*2022. 11. 4일
1519. 러시아 지성사연구
*이인호 저/지식산업사 간(1980)
*이 책의 저자 이인호 교수는 일찍이 미국의 하바드대학교에서 서양사학을 전공한 학자로 러시아 대사를 역임한 바 있음. 이 책이 발간된 1980년 당시는 러ㅕ시아와 국교가 수교되기 10여 년 전으로 냉전시대여서 우리나라 학계에서 러시아를 대상으로 연구한 실적이 아주 빈약한 때여서, 이인호교수의 이 저서 발간은 의미가 크다 하겠음. 내가 러시아에 대해서 아는 바는 톨스토이나 또스프에스키 등 대 문인과 차이코프스키 등 음악인을 배출한 나라로 기억하는 정도가 거의 전부였음. 최근 19세기 후반 러시아인의 백두산등정에 관한 여행기를 접하고, 러시아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내가 아는 바로는 러시아가 우리 역사서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조선 효종 때인 조선군이 1654년과 1658년 두 차례 청나라의 요청으로 러시아를 공격해 승전한 나선정벌이 처음임. 이 책이 출간될 때까지 러시아사에 대한 연구업적이 빈약했던 것은 러시아사가 갖는 제약성과 사료의 빈곤에 따른 제약 등 때문으로ㅛ 이해되는데, 이인호 교수가 역사학계 최초로 이런 종류의 연구서를 저술한 것은 1980년 발간당시에 학계에 미치는 영향이 컸으리라 짐작됨. 모두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제1부에는 ‘모스크바 자유석공회와 장미십자단’이 실려 있고, 제2부에는 ‘췌르니쉐프스키와 농민공동체’, ‘1860년 때 러시아의 급진주의 운동’, ‘19세기 러시아 민족주의 비판’, ‘위떼와 러시아의 민족문제’, ‘러시아 인텔리겐짜의 정체’ 등 4개 장이 실려 있음. 마지막 제3부는 ‘소련 사회와 그 문화의 현대적 상황’과 ‘소련의 정치와 역사학과의 관계’ 등 2개장이 실려 있어 이 책에서 다룬 주제는 모두 8개 주제임. 러시아 농민대중의 경제적 복지를 중시한 쉐르니쉐프스키가 “역사는 할머니처럼 어린 손자들을 열성적으로 사랑한다. 늦게 태어난 자에 그녀는 뼈를 주지 않고 뼈로 만든 자를 준다. 그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서구는 무참하게 손가락을 다쳤었던 것이다.”라는 언급한 글을 읽으면서 내가 떠 올린 것은 이 세상 공짜 점심이 없다는 격언이었음. 서구가 현대사를 주도한 것은 손을 다쳐가며 뼈로 역사의 자를 만들었기 때문일 것임.
222. 11. 2일
1518. 신중국사
*존 킹 페어뱅크, 먼 골드만 공저/김형종, 신성곤 공역/까치 간(2005)
*이 책의 주 저자인 페어뱅크 교수는 라이샤워 교수한 공저한 『동양문화사』를 읽어 알게된 중국학 석학으로 『현대중국의 전개』, 『중국혁명운동문헌사』등을 저술한 바 있음. 미국의 중국사 연구를 주도하면서 수많은 제자를 길러 냈는데 공저자 먼 골드만도 제자 중의 한 명임. 이 책은 페어뱅크 교수가 펴낸 중국사통사여서 중국의 역사를 조감하는데 매우 유용한 저서라는 생각임. 초판 역자 후기에 따르면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특징의 하나는 종래의 중국사개설서에서 보이는 것과 달리 인류사적인 광범위한 시각을 바탕으로 쓰였다는 것임. “선사시대의 고고학적인 문제에서 시작하여 최근 천안문사건에 이르는 거대한 중국사의 흐름을 고찰하면서 그것을 단순하게 중국의 역사에만 한정하지 않고 이를테면 중동사회나 로마제국 또는 근대 유럽 사회 등 다른 문명이나 사회와의 비교사적인 고찰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는 저자의 오랜 중국사 연구의 경험과 통찰력에 힘입은 바 크다 할 것임.
‘중국사 이해의 시각’이라는 타이틀로 서론을 시작한 이 책은 ‘황제독재의 등장과 몰락’, ‘후기 중화제국, 1600-1911년’, ‘중화민국, 1912 - 1949’, ‘중화인민공화국, 1949-1991’ 등 4부로 구성되어 있음. 제1부 황제독재의 등장과 몰락은 ‘기원: 고고학의 발견’, ‘최초의 통일: 국가 유교’, ‘불교시대의 재통일’, ‘중국의 전성기: 북송과 남송’, ‘송조의 역설과 내륙 아시아’, ‘명조의 정부’, ‘청조의 성공담’ 등 7장으로, 제2부 후기 중화제국, 1600-1911년은 ‘발전이 없는 성장’, ‘변경의 불안과 문호개방’, ‘반란과 중흥’, ‘초기 근대화와 청조의 몰락’ 등 5장으로, 제3부 중화민국, 1912 - 1949 는 ‘중국적 시민사회의 모색’, ‘국민혁명과 남경 정부’, ‘중국 공산당의 재기’, ‘항일전쟁, 1937-1945’, ‘내전과 대만의 국민당’ 등 5개장으로, 제4부 중화인민공화국, 1949-1991 은 ‘정부와 농촌통제의 확립’, ‘대약진운동, 1958-1`960’, ‘문화대혁명, 1966-1976’, ‘모택동 이후의 개혀기’ 등 4개장 등 총 21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앞으로 우리나라 역사와 대조해가면서 다시 한 번 읽어볼 생각임.
*2022. 11. 2일
1516 ~1517. 전함 팔라다(1-2)
*이반 곤차로프 저/정막래 역/살림출판사 간(2016)
*이 책은 러시아의의 사실주의 작가로 크게 명성을 떨친 저자 이반 곤차로프(1812-1891)가 지은 여행기임. 이반 곤차로프는 제독 푸타틴의 비서로 전함 팔라다호를 타고 1852년10월 페테르부르크를 출발하여 1855년2월에 돌아오기까지 체험한 바를 일지로 작성한 여행기임. 이 책이 의미 있는 것은 러시아인들에 조선을 소개한 저서 중에서 가장 오래된 여행기로 많은 러시아인들이 이 책을 통해서 조선을 처음 알게 되었다는 것임. 이반 곤차로프는 크론시타토를 출발해 런던-마데이라 제도-카보베르네-희망봉-자바섬-싱가포로-홍콩-나가사키-상하이-오키나와-마닐라-비탄섬-민다나오섬-조선을 차례로 거쳐 하바롭스크에 귀항하기까지 2년4개월간 대서양과 인도양, 태평양을 항해하면서 일기를 작성해 단조로울 수 있는 팔라다함의 항해에 엮인 여러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해주고 있음. 저자가 실제로 조선의 내륙에 상륙해 체험한 것이 아니고 거제도에 머무르다 조선을 떠나 조선에 대한 기록은 정확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임. 저자가 조선 땅에 머무른 것은 1854년4월2일 해밀턴 섬(거제도를 이름)에 도착해 4월7일 출발하기까지 단 7일이 전부였기에 “유감스럽게도 오늘날까지 조선의 내적인 상태와 정치에 대한 정보, 즉 이 나라가 얼마나 부유한지, 생산품이 무엇인지, 주민들의 기질과 관습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고 저자가 이 책에서 실토할 수밖에 없었을 것임. 저자는 중국인, 일본인, 류큐인과 더불어 조선인이 모두 한 가족 자손이라고 한 것과 조선인은 교활하고 게으르며 고집이 세고 노력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 또한 관찰과 체험의 소산이라 볼 수 없고, 전언이나 전문, 또는 문헌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임. 이 책을 통해 대항해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읽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임.
*2022. 11. 1일
1515. 조선 최고의 개발자 김정호
*이기봉 저/덕주 간(2021)
이 책의 저자에 내가 특별히 감사하는 것은 학예사로 일하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정치영교수를 초빙해 조선사대부들의 금강산 유람을 주제로 하는 강연회를 열어, 나로 하여금 조선시대의 산수유기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고, 나아가 대학원에 진학해 조선시대 등산사를 연구하도록 계기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임. 저자의 저술은 이 책에 앞서 『조선의 지도 천재들』 등을 읽은 바 있는데, 이번에 읽은 이 책은 시종일관해 대화체로 쓰여 있어 전의 저술과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음. 기존의 오해를 바로잡고 진솔한 모습을 드러내어 김정호가 직업인으로서, 또 개발자로서 얼마나 진지하게 살아왔는가를 잘 보여주는 이 책을 읽고서 김정호는 전국을 한 번도 답사하지 않았고 백두산은 근처에도 가지 않았지만 이미 선현들이 축적해놓은 지도와 지리지를 참고해 세계에서 가장 찾아보기 쉬운 지도책 『청구도』를 제작했고, 이어보기 편리한 『대동여지도』를 완성한 조선최고의 지도제작자이자 지리학자로 인식하게 되었음. 이 책은 ‘전국을 한 번도 답사하지 않았고, 백두산은 근처에도 안 갔다’, ‘대동여지도를 들고 길 찾아가면 무조건 헤맨다’, ‘전통시대에서 근대식 측량은 쓸모가 없었다’, ‘슬픈 근대, 우리나라 고지도의 역사를 왜곡하다’, ‘ ‘정확한 ‘이란 타이틀은 정상기에게’, ‘자세한’이란 타이틀은 신경준에게‘, ‘나는 각수로 시작해 지도 출판사의 사장에 오른 평민이었다’, ’전국을 모두 연결해서 그린 후 지도첩과 지도책을 만들다‘, ’청구도, 신분의 벽을 깨고 세상에 태어나다‘, ‘청구도, 세계에서 찾아보기 가장 쉬운 지도책으로 완성되다’, ‘찾아보기 편리한 청구도에서 이어보기 편리한 대동여지도로’, ‘이어보기 편리한 대동여지도, 새로 시작하다’, ‘목판본 대동여지도, 끝나지 않은 꿈’, ‘전국고을지리지, 진정한 지리학자 김정호의 꿈’, ‘낱장 목판본 지도들, 나에겐 효자상품이었다’ 등 총15부로 구성되어 있음. 김정호는 손수 지도를 제작하고 일꾼들을 고용해 지도를 복사토록 해 상품으로 시장에 내놓은 출판사 사장이기도 해 고객이 만족할 때 까지 작품을 꾸준히 개선해온 덕분에 우리는 『대동여지도』라는 걸작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임.
*2022. 10. 16일
1514. 아빠, 천체관측 떠나요!
*조상호 저/가람기획 간(2009)
*공해가 전혀 없어 하늘에 별이 총총히 떠 있었던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면서도 별에 대한 스토리가 내게 전혀 없는 것은 먹고살기가 힘들어 꿈을 갖고 살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함. 쌍안경이나 망원경의 존재조차 몰랐던 내가 그 시절에 그나마 이름을 알고 있었던 별은 북극성과 북두칠성이 전부였음. 그 후 일상생활을 비교적 여유롭게 살았으면서도 추가로 이름을 알게 된 별이 몇 개 되지 않는 것은 내 삶이 무미건조해서가 아닌 가 함. 70대 중반의 나이에 청소년들이 읽어 좋은 이 책을 사서 읽은 것은 중고등학교에서 과학과목을 가르치며 천체에 관해서 학생들을 가르친 기억이 나서였음. 저자는 이 책을 내 놓으면서 “별 관찰이 이렇게 쉬울 줄이야!”하고 표4에 적고 있는데, 내게는 그다지 쉬워 보이지 않았음. 이는 천체 관측을 떠나기에 내가 너무 늙어서가 아닌 가 함. 이 책이 천체망원경 구입요령에서부터 실제로 별을 관찰하는 방법까지 천체관측에 입문하는 초보자들을 위한 가이드북이라는 것을 안 것만도 수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몇 년 후 손주들에게 망원경과 함께 이 책을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임. ‘하늘을 보았답니다’, ‘천체망원경이란 무엇인가요?’, ‘망원경을 사러갔어요’, ‘망원경으로 별을 보았더니...’, ‘성운, 성단, 은하를 q1ㅗ고 싶어요’, ‘기록을 남겼답니다’ 등 총6부로 구성된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천체망원경은 배율이 높아질수록 대상이 더 어둡게 보인다는 것과 망원경이 크다는 것은 배율이 아니라 구경에 달려 있다는 것임. 구경이 크면 집광력이 커져 어두운 별을 밝게 볼 수 있다는 것임.
*2022. 10. 15일
1513. 러시아사
*김학준·장덕준 저/단국대학교출판부 간(2018)
*선사시대에서 푸틴시대까지 러시아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을 사서 본 것은 러시아인의 백두산 등반의 시대적 배경을 알고 싶어서였음. 러시아의 문학인자 철도기술자인 가린이 1986년 두만강-백두산-압록가을 이어 여행하면서 백두산을 등정하고 천지에서 야영한 여행기를 읽어보고 새삼 러시아란 어떤 나라인가에 대해 궁금증이 일어 관련 도서를 찾다가 한 번 읽은 바 있는 『러시아 혁명사』를 지은 김학준교수의 『러시아사』가 눈에 띄어 사서 읽게 된 것임. 이 책의 표4에 실리 “러시아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문화적 전통 속에서 사상과 예술을 발달시켜 왔다. 특히 제정 러시아의 시대에는 문학, 음악, 미술, 무용 등 문예방면에서는 물론 자연과학 방면에서도 큰 업적을 과시했다. 소련시대에는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로서 국제경쟁력을 발휘했고, 공산주의 국가로서 국제적 영향을 발휘했고 공산주의를 버린 오늘날에는 서방권으로 회귀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리 민족의 운명에 대해서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라는 저자의 언급은 이 책의 내용과 성격을 잘 요약된 것이라 나는 생각하고 있음. 이 책은 ‘고대 루시로부터 모스크바 대공국까지의 러시아의 역사’, ‘제정 러시아의 역사’, ‘소비에트러시아의 역사’, ‘러시아연방의 역사’ 등 4부27장의 본문과 주요사건 연표 등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음. 러시아사를 주요 한국의 역사와 비교한 부분도 여러 곳 있어 러시아 역사를 종적으로는 물론 횡적으로도 널리 이해할 수 있어 좋았음.
*2022. 10. 13일
1509~1512. 신의 가면
*조지프 캠벨 저/정영목 외 역/까치 간(2004)
*저서 『신화의 힘』의 독자로 이미 만난 바 있는 조지프 캠벨이 신화학의 대가임을 알 수 있게 한 저서를 들라면 단연 『신의 가면』일 것임. 방대한 양의 신의 가면은 1권의 원시신화, 2권의 동양신화, 3권의 서양신화와 4권의 창작신화 등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음. 1권의 원시신화(Primitive Mythology)은 "신화에 대한 사유는 삶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라는 인식 위에서 최신의 고고학, 인류학, 심리학의 성과를 기초로 하여 세계 신화의 시원에 관한 연구“의 결실이며, 2권의 동양신화(Oriental Mythology)는 ”동양신화가 이집트, 인도, 중국, 티베트, 일본 등지에서 서로 다른 종교들로 전개되어 가는 과정을 탐구, 분석한 거대한 지적탐사“를 주 내용으로 하고 있음. 3권의 서양신화(Occidental Mythology)는 "서양의 예술, 종교, 문화의 근본적 주제에 대한 체계적이고 매혹적인 비교연구”로 평가받고 있으며, 4권의 창작신화(Creative Mythology)는 “근대 역사의 심층에 놓여 있으며 중세 이후의 서양철학사, 정신사, 문학사, 예술사의 전 영역에서 끊임없이 재생되어 새로운 혀태로 창조되는 신화에 대한 연구, 나아가서 자신의 신화ㅣ를 만드는 현대인의 독특한 위상에 대한 탐구”를 다룬 역서임. 저자는 “이 책에서 내가 얻은 주요 성과는 내가 오랫동안 충실하게 지켜온 생각을 확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생물학적 수준에서만이 아니라, 그 영적인 역사에서도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 통일성은 하나의 교향곡이 울려 퍼지는 것처럼 세계 곳곳에서 펼쳐져 왔고 지금도 펼쳐지고 있다.”라고 이 책의 의미를 요약한 저자는 “오늘날에는 모든 악기들이 함께 소리를 내며 거역할 수 없는 물결을 이루어 장재한 포르티시모르 힘찬 절정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 dl 절정으로부터 그 다음의 위대한 악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끝을 맺었음. 학위논문을 끝 낸 후, 차분하게 다시 읽어볼 생각임.
2022. 10. 9일
1508.고구려, 전쟁의 나라
*서영교 저/글항아리 간(2019)
*대한민국은 반만년 역사상 외국을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라는 이야기를 숱하게 들으며 자라와, 강대국 고구려도 그런 나라였을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해왔음. 국제정치학자 이춘근 교수의 유 튜브 강의에서 고구려는 전쟁의 나라라는 이야기를 듣고 서영교의 저술 『고구려, 전쟁의 나라』을 사본 즉, 고구려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음. 국내 최고의 전쟁사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서영교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수렵민족인 고구려가 주변 유목민들을 살육하고 포섭하는 과정, 중국과의 전쟁에 이들을 동원하면서 강대해 지는 모습, 수많은 전쟁의 원인과 전개과정, 거기에 깃든 인간심리에 대한 명석한 해석과 묘사를” 잘 보여주고 있음. 그러면 그렇지하고 고개를 끄떡인 것은 우리 역사상 거의 유일무이하게 북경을 침공했을 만큼 강대국이었던 고구려가 그 넓은 땅을 전쟁 없이 차지한 것이 과연 가능했겠느냐 뒤늦게 깨달아서였음. 위선이나 무지의 안경을 벗어버리고 직시한 고구려의 참 역사는 전쟁사였음을 일러 준 dl 책은 ‘약탈전쟁의 동업자 선비족’, ‘선비족 골리앗으로 성장하다’, ‘광개토왕의 강소국 고구려’, ‘장수왕의 초원진출’, ‘북위의 분열과 경쟁자 돌궐의 등장’, ‘고구려의 전마 생산과 유목민’, ‘돌궐을 둘러ㅏ 싼 수와 고구려의 대결’, ‘유일 강대국 당의 등장과 고구려의 초원정치’ 등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을 읽고 562년 동로마 주변까지 쫓겨 간 유연인들은 지금의 유고슬라비아 출신인 유스티니안 황제가 받아들인 덕분에 루마니아 지방에 정착했고, 동로마의 충실한 기병이 되었다는 것은 이제껏 몰랐던 사실임.
*2022. 10. 5일
1507. 처음 읽는 공산당 선언
*한형식 저/동녘 간(2022)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함께 지어 1948년에 선포한 『공산당 선언』은 언제고 한 번은 읽어볼 생각이었음. 20세기 말 소련의 해체로 공산주의의 허구성이 입증되었지만, 그 허구적인 공산주의를 신조로 삼아 살도록 선동한 두 인물의 『공산당 선언』의 내용이 어떤가 하고 궁금해 하다가 큰맘 먹고 이 책을 사서보게 된 것임.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을 잘못 샀다고 후회한 것은 이 책은 『공산당 선언』 그 자체가 아니고 좌파학자로 여겨지는 한 철학자가 해설한 책이었기 때문임. 음식점을 찾아가 먹고 싶은 요리는 시키지 않고 요리 해설을 담은 메뉴판을 돈 주고 사버린 셈인데, 이는 사전에 이 책에 대한 상세한 정보 없이 덜렁 사버렸기 때문임. “서구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주변부 민중들이 스스로의 시각으로 연대하는 일”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저자는 『공산당 선언』을 자본주의를 넘어 게급해방과 인간해방을 과학적이고 현실적으로 기획한 저서로 불평등과 기후 위기를 극복할 희망이 되어 돌아온다고 호평했음. 『공산당 선언』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그 결과물인 공산주의 국가들의 붕괴로 이미 입증되었고, 또 저자가 언급한 기후 위기론 또한 일상적인 기상의 이변을 과장해 지구의 종말이 급박했다고 강조해 개인의 자유와 시장의 자율적 기능의 가치를 폄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로서는 수긍할 수 없는 것임. 이 책은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프롤레타리아와 공산주의자들’, ‘프롤레타리아트의 공산주의와 다른 사회주의, 공산주의는 무엇이 다른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덧붙이는 글 3편과 참고자료는 앞으로 참고할 수 있겠다 싶음. 해설이 따로 없고 주석만 있는 『공산당 선언』을 사서 읽고 이 책을 비판해볼 생각임.
*2022. 9. 19일
1506. 마법의 비행
*리처드 도킨스 저/이한음 역/을유문화사 간(2022)
*이 책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를 처음 만난 것은 저서『만들어진 신』을 통해서임. 그후 『이기적 유전자』를 구해 읽었으나 생각보다 내용이 난해해 더 이상 저자의 다른 저서들을 찾아 읽을 용기가 나지 않았음. 이번에 『마법의 비행』을 사서 읽게 된 것은 비행에 대해 궁금한 많은 사항들을 삽화를 그려 놓아 누구라도 알기 쉽게 해서였음. 저자가 이런 류의 저서를 써 낼 수 있었던 것은 저자가 과학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기꺼이 수행해서라는 생각이 들었음. “여러ㅕ분의 마음을 마법 같은 공간 속에서 훨훨 날아다니게 만드는 이 책은 인간과 자연의 중력을 넘어 하늘로 날아오르는 법을 어떻게 알아냈는지에 관한 놀라운 연구성과”라는 표4의 추천문을 읽고 마음이 끌렸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과연 그러하다 싶었음. 이 책은 총 1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주제는 ‘비행의 꿈’, ‘비행은 어디에 좋을까?’, ‘비행이 그토록 좋은 것이라면 왜 일부 동물은 날개를 버렸을까?’, ‘작다면 비행은 쉽다’, ‘몸집이 크면서도 날아야 한다면, 표면적을 더 높은 비율로 늘려야 한다’, ‘무동력 비행: 낙하와 화롱’, ‘동력비행과 작동방식’, ‘공기보다 가벼워지기’, ‘무중력’, ‘공중 부유 생물’, ‘식물의 날개’, ‘진화한 비행 기계와 설계한 비행 기계의 차이’, ‘반쪽 짜리 날개는 어디에 쓸모가 있을까?’, ‘외향 충동: 비행을 넘어서’ 등임. 리처드 도킨스의 명성이 명불허전임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확인했음.
*2022. 9. 10일
1505.성/심판/변신
*카프카 저/김정진, 박종서 역/동서문화사 간(2016)
*내가 체코의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를 작품을 통해 다시 만난 것은 근50년만의 일임. 대학 졸업 후 주인공 그레고리 잠자는이 어느 날 아침 깨어보니 벌레가 되었다는 내용의 단편소설 「변신」을 처음 읽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함. 이어서 읽은 장편소설 , 「성」,「심판」, 「아메리카」등도 만만치 않았던 것은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한데 심리묘사가 복잡다단하게 느껴지어서였음. 1883년 체코의 프라하에서 독일계 유대 상인인 아버지 헤르만 카프카와 어머니 율리에 뢰비의 셋 째 아들로 태어난 프란츠 카프카는 부모의 몰이해 속에 ‘몽상적인 내면생활’을 기록해가야 했음. 카프카가 태어난 프라하는 당시 오스트리라-항가리 제국의 영토 보헤미아 왕국의 수도였음. 물질적 성공과 사회적 출세만을 자랑하는 아버지에 대한 혐오를 담은 「아버지에 보내는 편지」(1919)에서 자신 또한 한 아버지가 되는 평범한 삶에 실패하여 문학으로 도피했다고 고백했음. 카프카의 소설들은 압도적인 힘과의 절망적인 투쟁을 그리고 있는데 이번에 읽은 「성」과「심판」이 그러했음. 소설「성」은 측량기사 K가 마을관리들로부터 성 당국이 측량기사로 임명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성으로부터 다시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고, 소설 「심판」은 주인공 요제프 K가 누군가의 중상으로 체포되어 자신을 변호하는 과정과 무너져내려가는 K의 내면의 변화를 잘 그린 작품임. 「성」,「심판」은 「아메리카」와 함께 카프카의 고독의 3부작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소설을 읽고 뭔가 모를 거대한 조직과 투쟁하는 주인공 개인이 느끼는 고독감과 절망감이 간단치 않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음.
*2022. 9. 3일
1504. 희망
*앙드레 말로 저/김웅권 역/문학동네 간(2018)
*니체 사후 1년 후인 1901년에 파리에서 태어난 앙드레 말로는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독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해 동양 3부작인 『정복자』, 『왕도로 가는 길』, 『인간의 조건』을, 서양 3부작인 『모멸의 시대』, 『희망』, 『알텐부르크의 호두나무』등을 창작했음. 2차 대전 중 레지스탕스로 활동했고, 드골 정부에서 정보상과 문화부장관을 지냈으며, 1976년 타계한 세계적인 문인 앙드레 말로의 작품을 읽는 것은 『인간의 조건』에 이어 이 책 『희망』이 두 번째임. 1936년2월 선거에서 집권한 스페인 인민전선 정부에 대항해 프랑코 장군이 7월 반란을 일으켜 결국 1939년 3월 군부의 승리로 끝난 스페인 내9전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반란이 일어난 후 8개월 만을 다루고 있으며 혁명의 차원에서 내전을 다루고 있음. 이 작품『희망』은 혁명과 기독교가 하나로 융합되도록 창조된 완벽하게 코드화된 작품으로 상징시학의 뛰어난 운용능력을 통해 다층적 의미망을 형성함으로써 독자의 강도 높은 유추적 사유를 요구하며, 그들로 하여금 기독교의 비전과 역사를 탐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고 역자 김웅권교수는 이 작품의 특징을 요약했음. 기독교의 색채가 짙은 이 작품은 “내 소설 중 최고의 소설은 바로 내 삶이다”라고 말한 작가의 진지했던 성전에의 참전경험을 담고 있어, 나도 진지하게 다시 한 번 읽어볼 생각임.
*2022. 9. 3일
1503.중국통사4 -명, 청
*중국사학회 편/강영매 역/범우 간(2013)
*중국통사의 마지막 권인 이 책은 한국의 조선조에 대응하는 명과 청의 기간으로 오늘의 중국에 직간접적으로 준 영향이 앞의 세 권에서 다룬 이전의 나라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생각임. 1368년 주원장은 명나라를 건국하고 중앙집권통치를 강화하며, 수많은 정적들을 잔인하리만치 처형하였으나, 경제적으로 국민들의 삶을 안정시킨 공이 크다 하겠음. 주원장을 뒤이은 건문, 영락, 홍희, 선덕 등 네 황제를 거치면서 완벽ㅎ산 제도의 개선 등으로 강성대국을 형성하기에 이르렀고, 특히 영락제 때 정화의 항해는 세계사에 길이 빛날만한 업적이라 할 만한 것임. 영종 때에 출현한 환관의 전권행사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명나라는 비록 그 뒤 장기간 안정이 이루어졌다 해도 정치적 경직과 사회의 부패를 에방하는데 실패해 1644년 이자성이 이끄는 농민기의군에 패해 멸망하였음. 만주에서 발흥한 청나라는 명나라를 멸망시킨 후 전국을 통일하고 전에 없던 방대한 제국을 건설하는데 성공함. 강희와 건륭의 성쇠 궤도에 따라 지속적 발전을 이룩한 1722-1799년의 성장기가 끝나면서 쇠퇴기에 접어듦. 양차에 걸친 아편전쟁에서 패해 쇠락의 길로 접어든 청은 양무운동과 무술변법으로 중흥을 꾀했으나 서양 제국들의 침략과 한민족의 저항 속에 신해혁명을 맞아 1911년 멸망하기에 이름. 사서전고와 강희자전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높은 문화를 꽃피운 청나라가 중국 역사상 가장 광활한 국토를 확보한 것은 한족과의 협업체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이 아닌 가 함.
*2022. 9. 2일
1502.중국통사3 - 오대십국, 북송, 남송, 요, 금, 원
*중국사학회 편/강영매 역/범우 간(2011)
*이 책은 당이 멸망하고 혼란기인 오대십국을 거쳐 중원을 통일한 송이 문화를 꽃피우다가 북방에서 일어난 요와 금에 시달리다가 급기야는 멸망해 원이 중원을 통일해 지배하기까지의 중국 역사를 다루고 있음. 오대십국(907-960년)은 위진남북조 이후 또다시 혼란에 빠졌으나 남방은 상대적으로 안정을 이룬 시기이기도 함. 송(960-1218년)은 960년에 건국되어 1127년에 금나라에 쫓겨 강남으로 옮겨 가기까지 북송과 그 후 1279년 원에 멸망한 남송으로 나뉨. 왕안석의 개혁조치는 실패로 끝났지만, 문학과 예술이 공전의 번영을 구가하고 과학과 기술이 크게 발전한 북송은 부패가 극심해 백성들이 기의하기에 이르고 끝내 금나라에 멸망함. 강남으로 옮겨 세운 남송은 줄곧 위태로웠으며, 경제문화를 일정 정도 발전시키는데 성공했지만, 무도한 통치로 원나라 수중에 들어갔음. 거란족의 요와 여진족의 금이 북방에서 흥기해 송을 침략하기도 했으나 사치와 부패로 멸망하고 그 자리와 중원을 대몽제국의 원이 통치하기에 이름. 대몽제국의 쿠빌라이는 국호를 원으로 개칭하고 남송을 멸망시켜 대중국을 이룩하나, 홍건군의 대기의로 1368년 패망하고 명나라가 건국되기까지의 중국역사를 이 책은 자세히 다루고 있음. 이 책의 강점은 풍부한 도해와 사진으로 현장감을 끝까지 견지할 수 있다는 것임. 우리나라와는 고려가 흥기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통치하다가 이성계세력으로 권력이 넘어가 조선이 건국되는 시기에 조응된다 할 것임.
*2022. 9. 2일
1501.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Unsettled)
*스티븐 E. 쿠닌 저/박설영 역/한국경제신문 간(2022)
*“환경을 생각하는 당신이 들어보지 못한 기후과학 이야기”를 듣기를 원한다면 당연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임. 환경운동가들은 물론 UN까지 나서 당장 탄소중립을 시작하지 않으면 기후 변화로 지구가 위험하다면서 온갖 언론을 동원해 기후위기론을 선동하고 있는 가운데, 결코 그렇지 않다면서 과학적 진실과 멀어진 기후과학의 현주소를 폭로한 이 책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의 저자는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에서 과학차관을 지내며 기후연구프로그램과 에너지 기술전략을 담당했던 미국의 저명한 과학자 스티브 E. 투닌임. “인간이 이미 지구를 망가트렸다. 기온이 올라가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얼음이 사라지고,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혹서, 폭풍, 가뭄, 홍수, 산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 모든 재앙의 원인은 온실가스다. 당장 사회와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 온실가스를 즉시 제거하지 못하면 지구가 멸망하게 된다.”는 된다는 주장에 대해 “인간이 지난 100년 동안 허리케인에 미친 영향은 감지할 수 없을 만큼 미미하고, 현재 그린랜드 대륙빙하가 줄어드는 속도는 80년전보다 빠르지 않으며,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가 주는 순경제적 영향은 적어도 금세기말까지는 아주 미미할 것이다.”라는 것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논즌했음. 이 책은 1부「과학」에서 기후위기라는 오해에 대한 과학의 대답을 다루고 있으며, ‘온난화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 ‘인간의 미미한 영향력’, ‘탄소배출량에 얽힌 진실’, ‘기후모델은 얼마나 정확할까’, ‘기온을 둘러싼 거짓말’, ‘태풍은 정말 증가했을까’, ‘강수량은 달라졌을까’, ‘해수면은 무섭게 상승하고 있을까’, ‘닥치지 않을 세상의 종말’, ‘누가 왜 과학을 망가트렸을까’, ‘고장 난 과학고치기’등 10개의 소주제가 다루어졌음. 2부 「대응」에서는 변화하는 기후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탄소제로라는 근거 없는 환상’, ‘근거 없는 환상을 바로 잡을 수 있을까’, ‘플랜 B' 등 3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상론되었음. 이 책을 읽고서 논증에 활용된 각종 측정치와 그래프로 기후위기의 허구성이 명증하게 논박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으나, 이 분야의 문외한인 내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그래프도 꽤 있어 읽기에 편한 책은 결코 아님.
*2022. 9. 1일
1500.새로 쓰는 광개토왕과 장수왕
*이석연·정재수 저/논형 간(2022)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이 책은 기존의 광개토왕과 장수왕에 관한 역사서와 다른데, 그 이유는 기존의 역사서가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근거했다면, 이 책은 『삼국사기』에 남당 박창화(朴昌和, 1889-1962)선생이 필사한 「남당필사본」을 더해 참고삼았다는 것임. 공저자 이석연은 우리 역사학의 두 가지 큰 흐름이 있는데, 하나는 이병도, 신석호, 이기백 등이 주도한 식민사학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신채호, 박은식, 정인보등이 주도한 민족사학이라 했음. 이들과 달리 홀로 음지에서 우리 역사를 묵묵히 기록하고 연구한 박창화는 일제강점기인 1924-1942년 기간 중 일본왕실도서관의 촉탁으로 일하면서 일본이 소장하고 있는 우리 삼국 역사서를 필사해온 역사학자로, 「남당필사본」 또는 「남당유고」를 남겼음. 박창화의 필사본 중 고구려사서로는 『고구려사략』, 『고구려사초』, 『고구려사』로 명명된 본기(本紀) 기록과 『본기신편열전』의 열전(列傳)기록이 있으며, 이들을 기초로 해 이 책 『새로 쓰는 광개토왕과 장수왕』의 출간한 것임. 이 책은 광개토왕의 장(章) 아래 ‘정복군주 광개토왕’, ‘광개토왕릉비의 새로운 해석’과 장수왕의 장(章) 아래 ‘수성군주 장수왕’, ‘장수왕 치세의 올바른 이해’, ‘장수왕의 유물과 유적’ 등으로 구성되어 있음. 박창화의 『고구려사략』이 있어, 수성군주 장수왕이 정복군주 광개토왕 담덕(談德)의 실제인 용덕(勇德)의 아들임을 밝힐 수 있었다고 함.
*2022. 8. 22일
1499. 이방인
*알베르 카뮈 저/김화영 역/민음사 간
*대학 졸업 후 카뮈의 『시즈프스의 신화』를 읽고서 ‘부조리(absurdity)' 에 대해 골몰한 적이 있었음. 장 폴 샤르트르와 함께 실존주의 문학을 끌어간 소설가로 명성을 떨친 카뮈의 작품은 『시즈프스 신화』에 이어 소설『이방인』과 『페스트』를 연이어 읽은 것이 1970년대 중반으로 기억하고 있음. 소설 『이방인』에 대한 기억은 아랍인이 꺼내 든 칼에 비치는 햇빛이 강렬하다는 이유로 아랍인을 총살한 주인공 뫼르소를 어떻게 이해해야하는 가에 대해 답을 찾지 못해 고심했다는 것이었음. 이번에 『이방인』을 다시 읽고 알게 된 것은 작가 카뮈가 독자에게 들려주고자 한 것은 이 책 표4에 적기되어 있듯이 뫼르소라는 인물을 통해 관습과 규칙에서 벗어난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었음. 이 작품이 고전으로 평가받는 것은 현실에서 소외되어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이 죽음을 앞두고 비로소 마주하는 실존체험을 잘 그려내서라 함. 카뮈의 작품활동은 부정(부조리) - 긍정(반항) - 사랑의 3단계를 거쳐 발전을 거듭했는데, 소설 『이방인』은 희곡 『칼리쿨라』 및 『오해』, 사상서 『시즈프스 신화』와 더불어 부정 즉 부조리의 삼부작을 이루고 있음. 소설 『페스트』는 긍정 즉 반항을 그린 작품으로 저자는 분류했음.
*2022. 8. 20일
1498.일본전국시대 130년 지정학
*코스믹출판 저/야베 겐타로 감수/전경아 역/이다미디어 간(2022)
*이 한권의 책으로 일본 전국시대를 한눈에 꿰뚫을 수 있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주제별로 관련 도해와 설명문이 4쪽으로 소화된 이 책을 꼼꼼히 읽고 나자 전국시대의 명장 노부나가, 히데요시, 이에야스의 인물됨과 활약상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겠다 싶었음. “지리적인환경이 국가에 미치는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영향을 거시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학문”을 뜻하는 지정학의 개념이 이 책에서 잘 활용되었다 싶은 것은 이 책에 매 주제마다 주제를 잘 설명하는 역사지도가 그려져 있다는 것임. 1467년 오닌의 난이 발발해 무로마치 막부가 해체되고 나서, 1600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승리해 일본을 통일하기 까지 사회적, 정치적 변동이 계속된 내란의 시기를 일컫는 것으로, 이 시기에 일본 역사에 남을 세 명장 노부나가, 히데요시와 이에야스가 차례로 등장함. “울지 않는 새는 죽인다”는 전국시대 대스타 오다 보부나가, “울지 않는 새는 울게 만든다”는 불세출의 전략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울지 않는 새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는 권모술수의 대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경쟁적 활약상이 잘 그려진 이 책은 세 명장의 영웅적 면모에 지정학적 관점을 더해 저술된 것이어서 정신을 집중해 읽어나갔음. 이 책은 ‘오닌의 난과 전국시대의 개막’, ‘군웅이 할거하던 다이묘들의 지정학’, ‘전국시대 대스타 노부나가의 지정학’, ‘불세출의 전략가 히데요시의 지정학’, ‘권모술수의 대가 이에야스의 지정학’ 등 총5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에서 “이에야스가 인심을 얻은 다음에 천하를 얻은 것이다”라고 적기한 것으로 보아 이에야스의 승리는 권모술수의 결과만이 아니고 인내도 한 몫 했음을 일러주고 있다는 생각임.
*2022. 8. 19일
1497. 중국통사2 - 삼국, 서진, 동진, 남북조, 수, 당
*중국사학회 엮음/강영매 역/범우 간(2008)
*이 책 『중국통사2』는 한나라가 망하고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로 유명해진 위, 촉, 오 등 삼국의 쟁패로 시작됨. 나관중은 유비의 촉나라에 정통성이 있는 것처럼 소서을 썼으나, 이는 역사적 사실과 다름. 이 책에서 조조의 아들인 조비가 세운 위나라를 맨 먼저 다룬 것은 이 책은 소설이 아니고 역사서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임. 한나라 말기 이후 한 세기 동안 삼국으로 나뉜 중국이 통일된 것은 사마 일가가 진(晋)을 세워 가능했음. 북방을 통일한 전진(前秦)의 멸망으로 다시 혼란에 빠진 중국은 남방의 4개정권과 북방의 5개정권이 우후죽순처럼 발흥했지만, 이 시기에 중국민족의 융합과 대발전이 있었음. 길고 긴 분열과 혼란을 잠재운 것은 수문제의 수나라 건국이었음. 전국을 통일한 수나라는 정치, 경제 등 제도ㅛ 방면에서 일정 정도의 성취를 얻었지만, 호전적인 수나라는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패함으로써 멸망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음. 수나라가 멸하고 탄생된 당나라는 점진적으로 중국을 통일하고 점차 사회를 안정시켜 전대미문의 성세를 이루었으나, 안사의 난 이후 쇠토기로 접어들어 907년 멸망하기에 이름. 삼국의 정립에서 당의 멸망까지를 다룬 이 책은 ‘삼국(魏, 蜀, 吳, 220-280년)’, ‘서진(西晋, 265-316년)’, ‘동진(東晋, 317-420)’, ‘남북조(南北朝, 420-589)’, ‘수(隋, 581-618)’, ‘당(唐, 618-907)’ 등 총6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을 읽으면서ㅕ 불편한 점은 박스 안의 지문의 글자가 너무 작아 나이든 사람들에는 쉽게 읽히지 않는다는 것임
*2022. 8. 17일
1496.중국통사1-선사시대, 하, 상, 서주, 동주, 진, 서한, 동한
*중국사학회 엮음/강영매 역/범우 간(2008)
*이 책의 표4에 소개된 바와 같이 총4권으로 구성된 『중국통사』는 파노라마처럼 중국역사를 재현한 신형도서로 중국내의 사학적 연구성과의 기초 위에서 중화문명의 유구한 역사가 누적되어온 풍부한 그림자료와 문장의 자료들을 편집하여 역사 발전과정을 소개하고 있음. 5천여장의 진귀한 진귀한 사진과 그림을 한자 100여만 자의 서술을 배합하여 전방위적으로 선사시대부터 청말까지의 중국역사를 소개하고 있는 『중국통사』의 첫 권인『중국통사1』은 선사시대에서 청나라까지 중국의 역사를 4권에 나누어 엮은 이 책은 그 첫 번째 책으로 기원전8백만년에서 기원후 220년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선사시대, 하, 상, 서주, 동주, 진, 서한, 동한의 역사를 담고 있음. ‘선사시대(기원전8백만년-기원전2천년)’, ‘하(夏, 기원전2070-기원전1600년)’, ‘상(商, 기원전1600-기원전1046년)’, ‘서주(西周, 기원전1046년-기원전771년)’, ‘동주(東周, 기원전770-기원전221년)’, ‘진(秦, 기원전221-기원전206년)’, ‘서한(西漢, 기원전206년-기원후25년)’, “동한(東漢, 25-220년)‘ 등 총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중국통사1』을 읽고 선사시대에서 한나라까지의 중국역사를 비로소 상세히 알게 되었음. 이 책의 발간 목적이 “모든 중국의 염황 자손들이 다 함께 역사를 다시 읽어보는 과정속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긴박함과 책임감을 느끼고 아울러 자신의 역량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음에 유의해서 읽어야 중국의 일방적 역사관에 빠지지 않을 것다는 생각임.
*2022. 8. 15일
1495.세계사속 중국사도감
*오카모토 다카시 저/ 유성운 역/이다 미디어 간(2021)
*이 책은 유구한 중국의 역사를 이리도 간략하고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달리 있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빼어난 중국사의 입문서라 하겠음. 중국근대사의 해관(海關), 동아시아 삼국사이의 근대외교사 등 ‘중국’을 설명하는 상징적인 개념에 대해서 형성한 학문적 성과를 쌓아온 오카모토 다카시 교수의 중국사 개론서인 이 책이 갖고 있는 강점은 표4에 적시된 것처럼 5천년의 중국사 흐름을 세계사의 조류에 연결하는 광범위한 스펙트럼으로 담아냈음에도 이 책의 분량이 300쪽도 안 된다는 것임. 문명은 농경과 유목의 교류지대에서 태어났다면서 그 이유로 유목과 농경의 경계지대에 시장의 거점이 생겼기 때무느오 설명하는 이 책은 ‘황하문명과 중화의 탄생’, ‘3세기 한랭화와 민족 대이동’, ‘수·당의 통일과 중국의 원형’, ‘당·송 시대의 문화경제혁명’, ‘몽골제국과 세계의 대변혁’, ‘명의 쇄국정책과 경제·문화의 발전’, ‘청의 지방분권과 서양열강의 침탈’, ‘혁명의 20세기와 현대중국의 과제’, ‘세계사 속에서 배우는 중국사’ 등 총8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인 ‘세계사 속에서 배우는 중국사’에서 실체로서의 중국을 알기위해서는 서양사관에서 벗어나 중국역사의 축적과 마주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음. 건조지역과 습윤 지역이 인류의 삶을 양분했다는 저자의 주장이 지나치지 않다는 것은 이 책을 다 읽고서 동의하게 되었음.
*2022. 8. 13일
1494. 국역 해행총재 XI -日槎集略, 使和記略, 東槎漫錄
*이헌영, 박영효, 박대양 저/권영대, 문선규, 이민수, 이재호, 남만성 역/민족문화추진회(1982)
*김기수가 고종13년(1876)년 수신사로 일본을 다녀오고, 고종17년(1880)년 김홍집이 수신사로 일본을 다녀와 개화정책 추진 중 조선은 고종18년(1881)년 신사유람단을 편성해 일본을 견문토록 했음. 신사유람단은 일본의 농상무성을 상대해 배워올 박정양, 공무성은 강문형, 대장성은 어윤중, 문부성은 조준영, 일본시찰서계는 엄세영, 외무성은 민종묵, 일본육군은 홍영식, 그리고 일본 세관은 이헌영 등 12명의 조선의 신진들로 구성된 일본시찰단이었음.「日槎集略」은 이헌영(1837-1910)이 일본의 세관업무를 배우고 견문한 것을 기록한 것으로, 이 글에는 크게 보아 보고문, 문견록과 문답록 등 세 부류의 글이 실려 있는데, 일본과 중국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 나눈 문답록이 주임.이 글을 읽고 느낀 것은 신사유람단으로 일본에 배우러 간 이헌영이 서구문명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음. 「使和記略」은 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난 후 일본과의 현안문제 협의 차 수신사로 일본에 파견되었던 박영효(朴泳孝, 1861-1939)가 지은 견문일기임. 「使和記略」이 사료적 가치를 갖는 것은 박영효가 일본에 들어갈 때 배 안에서 우리나라 국기인 태극기를 처음으로 고안하여 사용한 것이 기록되어 있다는 것임. 박영효는 발전된 일본을 견학하고 갑신정변거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음. 」국역 해행총재의 마지막 작품인「東槎漫錄」은 1884년 갑신정변 직후 봉명사신으로 일본에 파견된 정사 서상우를 모시고 종사관으로 파견된 박대양(朴戴陽)이 일본에서 보고들은 바를 기록한 저술임. 이들의 사행목적은 갑신정변 실패로 일본에 망명중인 박영효, 김옥균의 체포 인도 요구와 일본에 가 있는 생도들의 쇄환, 울릉도 목재의 대금 지불 요구 등이었는데 그 성과는 미미했다고 함.
*2022. 8. 11일
1493.국역 해행총재 X-奉使日本時聞見錄, 東槎錄, 日東記游
*조명채, 유상필, 김기수 저/정연탁, 이정섭, 양기식 역/민족문화추진회(1982)
*이 책에는 조명채의 「奉使日本時聞見錄」, 유상필의 「東槎錄」과 김기수의 「日東記游」가 실려 있음. 조선조 영조 때의 문신 조명채(曹命采, 1700-1763)는 영조23년(1747년) 홍문관 교리로 승진, 다음 해인 영조24년(1748) 통신사 홍계희, 부사 남태기와 함께 종사관으로 일본을 사행하고 돌아왔는데, 보고 들은 바를 돌아와 적은 것이 「奉使日本時聞見錄」임. 조명채가 종사관으로 일본을 사행한 목적은 덕천막부의 제9대 장군인 가중의 신립을 축하하고 인호를 확인하는데 있었음. 일본으로 건너 가는 중 부사의 기선에서 화재가 발생해 세 사람이 죽고 예단물을 잃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음. 조명채는 사행의 기강이 무너져 원역과 역관들이 재물을 탐내느라 일본의 사정은 전혀 탐지하지 않고 우리 나라 일만 남김없이 누설하는 등 병폐도 가감 없이 지적했음. 부제학 김이교가 정사로 나선 순조11년(1810)의 일본 사행에 국관으로 수행한 전 군수 유상필(柳相弼)의 「東槎錄」에 주목하는 것은 사행지를 에토에서 대마도로 바꾼 역지교빙(易地交聘)의 유일한 사행을 기록한 것이어서 임. 대마도를 다녀오는 것으로써 교빙을 끝냈다는 것은 통신사행의 중요도가 많이 떨어져서 그런 것으로 이것이 진전되어 정한론으로 이어지기에 이름.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김기수(金綺1831-1894)의 「日東記游」임. 「日東記游」는 고종13년(1876년) 병자수호조약 체결로 조선과 일본의 교섭이 시작된 후 같은 해(1876년) 4월 일본으로 파견된 수신사 김기수가 급속하게 근대화되어가는 일본을 견학한 후 보고 느끼고 배운 바를 기록해 저술한 것임. 일본측의 두루 현장을 살피라는 조언에 “비록 날마다 유람하고 구경하더라도 다만 몸만 숙ㅎ로울 뿐 아무런 이익이 되는 점이 없을 것”이라는 김기수의 응답에서 김기수가 과연 수신사로 적합한 인물이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었음.
*2022. 8. 10일
1491. 국역 해행총재VII -해사일기
*조엄 저/김주희 외 4인 공역/민족문화추진회 간(1982)
*이 책의 저자 조엄(趙曮, 1719-1777)은 초등학교 때 우리나라에 고구마를 들여온 인물이라고 배워 귀에 익은 조선의 문신임. 조엄의 『해사일기(海槎日記)』는 부제학 조엄은 통신 정사가 되어 부사 이인배와 종사관 김상익을 포함해 약5백인을 대동하고 원가치의 신임관백 취임을 축하하고자, 영조39년(1763년) 8월3일 사조(辭朝)하여 이듬해인 1764년2월17일 일본의 신임관백 원가치에게 국서를 전한 후 돌아와 7월8일 경희궁에 들어가 임금께 복명하기까지 문견 또는 몸소 겪었던 일들을 일기체로 쓴 것임. 특기할 만한 것은 데려간 도훈도(都訓道) 최천종이 대마도 전어관인 전장에 피살되는 사건이 일어난 것과 고구마(甘藷)를 들려온 것으로 두 사건에 대한 것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음. 조엄은 대판성에 28일 동안 머무르면서 이 사건을 잘 매듭지었고, 감저(고구마)를 발견해 도입해 재배에 성공하는데 큰 역할을 했음. 조엄은 이 책에서 “이 섬에 먹을 수 있는 풀뿌리가 있는데 감저 또는 효자마라 불리었다. 왜음으로 고귀마라 하는 이것은 생김새가 산약도 같고 무뿌리와도 같으며 오이나 토란과도 같아 그 모양이 일정치 않다.”면서 가히 흉년을 지낼 자료로서 좋을 듯하다 싶어 도입한 것으로 적고 있음. 이 책에는 『해사일기(海槎日記)』는 일기체의 본문과 「수창록(酬唱錄)」, 「저들과 오간 글」등이 같이 실려 있음.
*2022. 8. 9
1490.한국북방국경의 흐름
*허우범·남주성 외7인 공저/대한사랑 간(2022)
*“한반도는 한 번도 중국 땅이었던 적이 없다”는 명제가 참이려면 고려와 중국의 국경선이 압록강-백두산-두만강으로 이어지는 현 국경선보다 더 북쪽으로 있어야하는데 과연 그러한지는 관련논문을 통해 검증되어야 할 것임. 그런 관점에서 연구한 논문들을 모아 실은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정말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됨. 이 책에는 ‘한국북방 국경의 흐름’, ‘위만조선 시기의 창해군과 무제대 위치 연구’, ‘모본왕의 『삼국사기』 요서ㅕ 정벌기사를 중심으로 본 고구려초기의 정복활동’, ‘압록수와 평양의 위치 재 비정에 따른 살수 위치 검토’, ‘고구려7차 천도와 도읍지 연구’, ‘윤관9성의 위치에 대한 연구’, ‘고려서경위치 고찰’, ‘세종대왕의 육진과 일제가 인위적으로 정해놓은 육진’, ‘위상수학을 활용한 세종대왕의 회령부 고지도 분석’ 등 9편의 논문이 실려 있음. 복기대는 「한국북방국경의 흐름」에서 현재의 한국사의 특징을 간단하게 표현할 때 반드시 들어가는 말이 ‘식민사관’과 ‘반도사관’이라고 말했음. 즉, 식민사관은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기 위해 만든 사관이라면 반도사관은 한국의 역사 범위를 한반도를 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이 모두 일본이 만든 사관이라는 것임. 식민사관을 청소하는 작업은 했으면서 반도사관의 극복은 제대로 시도되고 있지 않다는 것임. 이 책의 주 논점이 옛 지명의 위치를 다시 비정해 반도사관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이 책에 실린 논문들은 주제에 적합한 논문들이라 하겠음. 위상수학을 활용해 고지도를 읽는 방법은 매우 흥미롭고 나도 한번 배우고 싶음.
*2022. 8. 9일
1489. 슬픈 중국 : 문화대반란 1964-1976
*송재윤 저/까치 간(2022)
*중국에서 위대한 정치인으로 아직도 숭앙받는 마오쩌둥은 과연 어떤 인간인가? 과연 그를 인간이라 부를 수 있는가? 자신의 정책과실로 몇 천만 명을 굶어죽이고도 이렇다 할 참회 없이 권력투쟁에 몰두하고 정적을 제거하고자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숱한 지식인들을 비참하게 죽음으로 내 몰은 마오쩌둥을 인민을 구한 영웅으로 받드는 중국인들이 진정으로 정으리ㅏ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 히틀러와 무쏘리니는 그토록 비난하면서 그들보다 더 많은 인민을 죽게 한 마오쩌둥에 대한 평가가 후한 것은 왜일까? 이 모든 것에 대한 대답은 중국인 모두 미쳤다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음. 주은래와 유소기에 대해 그동안 긍정적으로 평가해온 내 생각이 이 책을 보고 그들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바뀐 것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들 또한 마오쪄둥의 뜻에 따라 움직인 꼭두각시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임. 반인간적 탄압을 서슴치 않은 것은 덩샤오핑 또한 다르지 않았으니, 한마디로 중국은 마오이즘이 지배한 광란의 땅이었고, 그러한 광기는 정조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도 계속되는 것이 아닌 가 함. 이 책은 ‘대 반란의 기원’, ‘“천하대란”의 시나리오’, ‘탈권과 무투’, ‘대반란을 진압하라’ 등 총4부 42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을 통해 공산주의가 얼마나 악랄하고 비인간적이며 위험한 사상인가를 다시 한 번 확인했음.
*2022. 8. 8일
1488.열과 엔트로피는 처음이지?
*곽영직 저/북멘토 간(2021)*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으면서도 감히 엔트로피라는 단어를 내 글에 올리기를 주저한 것은 엔트로피에 대한 개념적 이해가 불충분하고 부정확해 혹시 실수를 하지 않을까 걱정되어서였음. 대학동기 이상훈교수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고나서 느낀 것은 저자 곽영직수원대교수가 난해한 과학을 보다 쉽고도 재미있으면서 간략하게 풀어가는 스토리텔링의 귀재라는 것임. 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세기 중반부터로 열역학제1법칙과 제2법칙이 확립된 것도 같은 세기였음. 열역학제2법칙을 통일적으로 기술하기 위해 도입된 엔트로피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는 열과 열기관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데, 이 책의 상당부분은 엔트로피에 관한 것이어서 열과 열기관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음. 처음으로 엔토로피라는 이름을 붙이고 양을 측정한 것은 1865년에 발표된 클라우지우스의 논문에서 찾아볼 수 있음. 클라우지우스는 엔트로피를 열량을 온도로 나눈 것으로 정의하고 엔트로피(S) = 열량(Q)/온도(T)라는 산식을 얻었음. 이 산식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같은 열량이라도 높은 온도에서는 엔트로피가 적고 낮은 온도에서는 엔트로피가 크며, 열이 아닌 형태의 에너지는 엔트로피가 0이라는 것임. 자연계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것은 열이 온도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기 때문이라는 것도 이 산식을 통해 확실히 알았음. ‘인루 문명과 불’, ‘물질과 열’, ‘열역학의 태동’, ‘열기관의 발달’, ‘열소설과 운동설’, ‘에너지 보존법칙’, ‘열역학제2법칙과 엔트로피’, ‘엔트로피의 통계적 해석’, ‘열역학 밖으로 나간 엔트로피’ 등 총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의 각고로 보다 쉽게 읽을 수 있었지만, 문과출신들이 읽기에는 여전히 난해하다는 생각도 들었음. 이 책을 통해 배운 것 중 하나는 모든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 플라스마 4가지로 나눌 수 있다는 것임. 우주계에는 플라스마가 가장 많이 존재하며, 태양도 양성자와 헬륨 원자핵, 그리고 전자로 이루어진 플라스마로 이루어져 있다고 함.
*2022. 8. 7일
1487. 정당화할 수 없는 위험?
*사이먼 톰슨 저/오세인 역/하루재클럽 간(2021)
*「근대등산의 태동부터 현재까지 영국등산 200년사」라는 부제를 단 이 책 『정당화할 수 없는 위험?』은 등반애호가이자 타맥 그룹의 회장을 역임한 사업가인 사이먼 톰슨(1959~ )D 지은 것으로 죽음을 무릅쓰고 위험한 코스로 산을 오르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지를 화두로 삼고 있음. 영국등산 200년사를 조감할 수 있도록 영국의 등산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발전해왔는가를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 1886년 백두산을 등반한 영국군 장교 영허즈밴드를 만난 것이 반가웠던 것은 「조선후기 영국인의 백두산등반 특징 및 의의」라는 주제로 소논문을 작성하고 있어서였음. 내게는 영국등산200년사를 일별하는 일이 ‘정당화할 수 없는 위험’을 논하는 것보다 우선되어 그 관점에서 이 책을 읽어나갔음. ‘서문’, ‘1854년 이전: 숭고함을 찾아서’, ‘1854~1865년: 의도적인 신성’, ‘1865~1914년 : 신사와 체육인’, ‘1914~1939년: 조직적인 비겁함’, ‘1939~1970년: 부유한 사회의 거친 남자들’, ‘1970년 이후: 불가능의 재발견’, ‘산이 거기 있으니까?’ 등 총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고서 알게 된 것은 높은 산이 별로 없는 영국인들이 알프스등반을 주도한 것은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치른 덕분에 부유해졌다는 것과 스코트랜드 등 국내 산행도 꾸준히 이어졌다는 것임. 등산인을 신사로 볼 것이냐, 체육인으로 볼 것이냐로 논쟁이 된다는 영국의 산악계 풍토가 새삼 궁금해졌음.
*2022. 8. 5일
1486.한국사 & 세계사 비교연표
*이근호·최유림 저/청아출판사(2021)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 역사의 흐름을 세계사와 비교해 읽을 수 있는 한 권의 저서가 바로 이 책임. 이 책은 ‘고대 원시시대-475년’, ‘중세 476-1453년’, ‘근세 1454-1640년’, ‘근대 1641-1913년’과 ‘현대 1914년-현재’로 대분했는데, 시대를 구분한 근거는 세계사의 흐름에서 변곡점이 될만한 역사적 사건을 기준한 것이 아닌가 싶음. 고대 원시시대의 시작을 원숭이에서 사람으로 진화하기 시작한 BC1,500만년 전을, 중세의 시작을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476년을, 근세의 시작을 동로마제국이 멸망한 1453년 다음해인 1454년을, 근대의 시작을 영국청교도혁명이 발생한 1642년 한 해 전인 1641년을, 현대의 시작을 제1차세계대전이 발생한 1914년을 기점으로 잡은 것이 그 실례라 하겠음.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할 즈음 중동에서는 사라센제국이 성립되었고, 페루의 잉카문명이 전성기를 맞았던 15세기는 조선에서는 세종시대를 열었고 영국의 뉴턴이 『프린키피아』를 발간한 1687년의 2년 후 조선의 숙종은 중전 민비를 폐출하고 장희빈이 왕비가 된 일등 동서양의 흥미로운 사건들을 연표6로 비교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 국사와 세계사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음. 문제는 현대사 부분인데 저자가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정권을 비판하면서 북한의 김일성정권에 침묵한 것은 올바르지 못한 역사관하에 현대사를 기술한 것이 아닌가 함.
*2022. 8. 4일
1485. 벽안에 비친 조선국의 모든 것
*샤를 달레 저/정기수 역/탐구당 간(2015)
*이 책의 저자 샤를 달레는 1877년 동양선교를 위하여 조선, 일본, 중국, 인도차이나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하노이에서 사망한 프랑스 외방선교회 소속의 프랑스선교사임. 샤를 달레가 이 책을 프랑스 파리에서 펴낸 것이 1874년인 것으로 보아 저자 자신이 조선을 여행한 후 쓴 것이 아니고 그 전에 조선에서 일했던 프랑스의 성직자들과 조선의 신자들로부터 보내진 전교상의 기록과 자료를 널리 모아 편찬한 것임. 이 책은 1593년~1871년 의 280여 년간의 전교사실을 수록한 『조선교회사』2권 중 제1권 「서론」부분을 번역한 것으로 천주교를 본격적으로 다룬 것은 아님. 이 책은 ‘조선의 자연지리’, ‘조선의 역사’, ‘국왕’, ‘정부’, ‘법정’, ‘과거’, ‘조선어’, ‘사회적 성분’, ‘여성의 처지’, ‘가족’, ‘종교’, ‘조선인의 성격’, ‘오락’, ‘주택’, ‘학술’ 등 총15장으로 구성되었음. 저자는 조선의 풍토가 건강에 꽤 적합하나 물이 맛이 없고 여러 가지 병의 원인이 된다고 적고 있어, 조선의 물이 깨끗해 음용수로 손색이 없다는 나의 물에 대한 인식이 과연 틀리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 자문하지 않을 수 없음. 1886~1889년 기간 중 백두산으로 오른 영국인들의 기행문에서 이 책에 실린 글이 인용될 정도로 19세기 후반 조선을 여행한 외국인들이 즐겨 찾아 읽은 책임.
*2022. 8. 3일
1485. 생각의 지도
*리처드 니스벳 저/최인철 역/김영사 간(2021)
*내가 동양과 서양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주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미국서적을 읽으면서 미국인의 생각이 우리나라 사람과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것을 항상 느껴왔기 때문임. 미국인이 저술한 책은 실례가 풍부하고 조사나 실험을 한 통계가 항상 뒷받침하고 있어 저자의 논리에 설득되기 쉽다는 것임. 반대로 우리나라 사람이 쓴 저서는 실례가 풍부하지 않아 예외적인 것을 가지고 독자들을 설득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도 들 때가 있음. 미국의 심리학 교수인 리처드 니스벳은 저서 『생각의 지도(The Geography of Thought)』를 통해 동양인과 서양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실히 다름을 잘 말해주고 있는데, 요약하면 서양 사람은 범주를 중시한다면 동양사람은 관계를 중시한다는 것임. 이 책은 ‘동양의 도와 서양의 삼단논법’, ‘동양의 더불어 사는 삶, 서양의 홀로 사는 삶’, ‘전체를 보는 동양과 부분을 보는 서양’, ‘동양의 상활론과 서양의 본성론’, ‘동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동양과 명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서양’, ‘논리를 중시하는 서양과 경험을 중시하는 동양’,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 그 기원은?’, ‘동양과 서양, 누가 옳은가?’ 등 8개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소제목이 동서양의 차이를 바로 말해주고 있음. 동양은 좀 더 종합적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부분보다는 전체에 주의를 더 기울이고 사물을 독립적으로 파악하기 보다는 그 사물이 다른 사물들과 맺고 있는 ‘관계’를 통해 파악한다는 것이 큰 차이라고 이 책의 표4에 요약되어 있음.
*2022. 8. 2일
1484.운동의 역설(Burn: New Research Blows the Lid Off How We Really Burn Calories, Lose Weight, and Stay Healthy)
*하먼 폰처 저/김경영 역/ 동녘사이언스 간(2022)
*석사논문을 준비할 때 몸무게가 83Kg에서 88Kg으로 급증해 하루 1만보를 걷던 것을 2만보로 늘인 적이 있었음. 덕분에 78Kg으로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매일 4시간 가까이 할애해야 하는 것이 문제였음. 공부시간 확보를 위해 2주전부터 하루 1만보로 줄이고 몸무게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변화가 거의 없음을 확인하고 의아해 하다가 이번에 이 책을 보고 궁금증을 풀 수 있었음. 운동을 해도 열량소비가 생각만큼 늘어나지 않는 것은 기초대사에 할애된 에너지를 사용해서라는데, 진화적관점에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이라 함. 진화적 관점에서 인류의 독특한 에너지대사 관련 형질을 연구하고 있는 젊은 학자 허먼 폰처는 생생한 인류학적 현지 조사의 경험과 해박한 진화의학적 지식을 동원해 다이어트와 운동이 왜 우리를 날씬하게 만들어주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이야기해주고 있음. 이 책은 ‘보이지 않는 손’, ‘대체 신진대사가 무엇일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며 살아갈까?’, ‘인간은 어떻게 가장 다정하고 건강하고 뚱뚱한 유인원으로 진화했을까?’, ‘대사 마술사: 에너지 보상과한계’, ‘현실판 헝거게임: 다이어트, 신진대사, 인류의 진화’, ‘살고 싶다면 뛰어라’, ‘극단의 에너지학: 인간 지구력의 한계’, ‘호모 에네르제티쿠스의 과거, 현재,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 등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저자는 운동이 신진대사에 미치는 이점이 많지만, 체중을 줄이는 데는 효과가 없다고 결론삼아 이야기 하고 있음. 내가 이 책을 보고 놀란 것은 가장 오래 걸리면서도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높은 활동이 바로 임신이라는 것임. 즉 9개월이 걸리고 임신 후기 27-40주차에는 하루에 3천칼로리 이상을 소모한다는 것으로 저자는 임신이야말로 궁극의 울트라마라톤이라 했음.
*2022. 8. 1일
1483.『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 『조선풍물지』
*새비지-랜도어 저, 신복룡·장우영 역(『고요한 아침의 나라』, 윌리엄 칼스 저, 신복룡 역(『조선풍물지』), 집문당 간(2019)
*조선말기 외국인의 조선여행 기록이 이처럼 풍성한지를 진작 알았더라면 이 기록들을 먼저 보고 국내 여행에 나섰을 걸 하는 아쉬움을 짙게 느끼게 한 책들임. A. H. 새비지-랜도어가 지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은 朝鮮을 고요한 아침으로 번역해 책 제목으로 삼은 것으로 한 때는 대한항공사KAL의 기내 잡지 『Morning Calm』의 제목으로 쓰이기도 했음. 이 용어를 처음 쓴 사람은 미국의 천체학자 Percival Lowell)이 지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Chosun: the Land of Morning Calm, 1888)』에서 비롯되었다고 함. 매우 기이한 여행자요, 탐험가이자 화가였던 새비지 랜도어는 『중국과 이웃 나라들(China and the Allies)의 저자로, 1890년 12월 크리스마스 날 일본의 나가사키를 출발해 부산항으로 입항하는 것으로 조선여행을 시작했음. 황당한 묘지도굴사건인 오페르트 사건의 전말을 약술한 새비지의 기록이 있어 도굴품을 미끼로 대원군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기도가 있음을 처음 알았음. 조선의 푸울, 결혼, 문화, 종교, 형법, 성품 등을 두루 다룬 이 책을 읽으면서 19세기 말 선조들이 어떻게 살고 있었는가를 보다 상세히 알 수 있었음. 화가로서 조선의 유력 대신들에게 초상화를 그려주며 겪었던 일화들도 흥미로웠음. 윌리엄 칼스의 『조선풍물지』의 작가 윌리엄 칼스는 영국의 외교관이자 지질학자로 여행의 목적이 지질탐사에 있었다는 것이 새비지-랜도어의 여행기와 다르다 하겠음. 흥미로운 것은 이 책에 실려 있는 민화30점은 양반출신의 기산 김준근의 작품이라 함. 이 책은 18개월동안 조선에서 얻는 지식을 토대로 저술한 것으로 ‘조선의 개관’, ‘서울에의 도착’, ‘서울의 모습’, ‘ 내지의 여행’, ‘초기의 영사관시절’, ‘여행준비와 조선의 개관’, ‘서울의 외곽지역’, ‘ 경기도 북부지역의 여행’, ‘황해도 지방’, ‘ 평양’, ‘황해도, 평안도의 풍물’, ‘한만 국경의 풍경’, ‘한만국경의 풍물’, ‘평안도 기행’, ‘[압록강연안의 모습’, ‘원산으로 가는 길’, ‘원산의 모습’, ‘갑신정변’, ‘조선 왕의 이궁’, ‘언어’ 등 총20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음.
*2022. 7. 31일
1482.영국외교관의 근대한국탐방
*윌리엄 칼스 외 저, 조융희 역,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간(2019)
「조선후기 영국인의 백두산등반 특징 및 의의」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준비하는 중 귀중한 자료를 득했으니, 그것이 바로 찰스 캠벨의 백두산 등반기인 「한국북부지역 여행보고서」와 「한국북부지역을 통한 백두산기행」임. 두 보고서는 같은 여행을 두고 관점과 분량을 달리해 찰스 캠벨이 영국왕립지리학회에 보고한 것으로 내게 고마웠던 것은 번역본이었기 때문임. 늑장을 부리다 원문을 번역할 시간이 없어 끌탕을 하다가 이 책을 구해 정해진 기간 안에 탈고를 해 발표할 수 있었음. 이 책에는 여행기 4개가 실려 있는데, 그것들은 윌리암 칼스의 「최근의 한국여행」, 헨리 제임스의「만주여행기」, 찰스 캠벨의 「한국북부지역 여행보고서」와 「한국북부지역을 통한 백두산기행」임. 윌리엄 칼스의 「최근의 한국여행」과 헨리 제임스의 「만주여행기」는 모두 초록본으로 내요이 비교적 간략하나, 원본을 번역한 것을 읽은바 있어 내용요약이 한결 쉬웠음. 헨리 제임스와 찰스 캠벨은 백두산을 등반하고 쓴 것이어서 백두산등반사에 기록될만한 것임. 서구인으로는 헨리 제임스와 일행 영허즈밴드, 풀 포드 등이 가장 먼저 백두산으로 오른 사람들로 이들 모두 영국의 젊은 외교관 또는 장교였음. 서울의 부영사로 재임 중인 찰스 캠벨은 혼자서 팀을 만들어 백두산 정상등정을 시도했으나 안내인의 발병으로 4마일을 남겨두고 포기했음. 영국외교관의 근대한국탐방이 갖는 의미는 19세기 내내 전개된 영러 간의 그레이트 게임의 일환으로 이루어졋다는 것이 내 판단임.
*2022년7월25일
1481. 『산경표』 톺아읽기-지명의 역사지리적 함의와 백두대간
*김우선 저/민속원 간(2021)
*책 제목이 특이한데다 산경표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사본 이책은 내가 속해 있는 산서회의 회원분으로 1992년 제1회한국산악문학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음.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인 「산경표로 본 백두대간 지명연구」에 더하여 「백두대간의 현대적 의미와 통일시대의 지리학」, 「백두대간 개념의 기원에 관한 논의」, 그리고 「백두대간,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능성」등 세 부분을 추가해 보강한 이 책을 읽고 반가웠던 것은 졸고 「조선시대 산수유기에 나타난 백두대간 인식」이라는 석사논문이 몇 번 인용되어서임. 역사지리분야에서 소중한 유산이랄 수 있는 조선시대 『산경표』에 대한 맹목적인 신봉과 학문체계미비를 이유로 깎아내리는 학문적 풍토는 양쪽 모두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이 책을 읽어 가면서 저자의 학문적 노력도 같이 읽었음. 중국의 동북공정과 장백산 문화론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산경표』를 산수유기와 묶어서 한국의 산악문화를 대표하는 세계인류무형유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염워ᅟᅧᆫ해 이 책을 펴낸 저자의 노력에 감사함. 이 책은 ‘불편한 진실, 백두개간’, ‘백두대간 개념의 형성’, ‘『산경표』의 판본 비교’, ‘산경표의 저술과정과 내용분석’, ‘『산경표』, 백두대간 지명의 형태소분석’, ‘『산경표』백두대간 지명의 의미소 분석’, ‘맺음말’과 ‘에필록: 백두대간,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등재가능성’ 등총8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2022. 7. 5일
1480. 클래식 영국사
*박지향 저/김영사 간(2012)
*영국의 역사를 모범생의 역사라 칭하는 것은 세계 최초로 의회민주주의를 발전시켰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뿌리를 내렸고, 산업혁명을 주도했고, 19세기 말 인류역사상 최대 규모의 제국을 거느렸으면서도 유혈을 거의 발견할 수 없어서라고 함. 대규모 유혈혁명을 겪지 않은 채 근대세계를 수 백 년 동안 선도해온 영국의 역사를 정통으로 영국을 연구해온 박지향교수의 『클래식 영국사』로 읽는 것 또한 클래식한 느낌을 갖게 했음. 저자는 영국의 특징을 섬나라이고, 다민족 국가이며, 근대세계의 양 기둥중의 하나인 의회민주주의를 가장 먼저 발달시킨 나라이며,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본주의가 발달한 나라 등 4개 요인을 뽑고 있음. 섬나라여서 국민국가로의 발달이 빨랐고, 다민족국가로 민족적 혼합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보다 국민국가로 발전한데는 중앙집중적 국가체제가 일찍 만들어졌고 기독교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임. 의회민주주의 발전은 모든 영국인은 자유인으로서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는 국민적 자각 덕분이 아닌가 싶고,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에서 공산혁명이 먹혀들지 않은 것은 지배 엘리트의 융통성도 한 몫 했을 것임. 이 책은 크게 제1부 구조와 제2부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음. 제1부 구조는 ‘다민족 국가, 영국의 탄생’, ‘영국인의 정체성’, ‘통치제도’, ‘제국’, ‘개혁가듥’, ‘지주와 중간계급’, ‘노동계급’, ‘미래를 향하여’ 등 8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제2부 시간은 ‘여명: 로마·앵글로색슨시대’, ‘태동: 중세’, ‘도약: 튜더시대’, ‘혁명: 스튜어트 시대’, ‘성숙: 긴 18세기’, ‘황금기: 1815-1870’, ‘조락: 1870-1914’, ‘교차로에서 : 1914 - ’ 등 8장으로 이루어져 있음. 내가 영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9년부터 11년간 영국을 통치한 대처 수상이 재임하면서부터였음. 일부 반대론자들은 그녀의 이념적 세계가 1937년경에 멈추어버렸다고 흠잡으나, 1979년이 영국의 근대사를 바꾼 전환점이 된 것은 노조로 병든 국가를 국민을 위한다는 신념으로 치유했기 때문이라 나는 생각하고 있음.
*2022. 7. 2일
1479. 대한제국의 비극/한국의 독립운동
*F. A. 매켄지 저/신복룡 역/집문당 간(2022)
*구한말 은둔의 나라 조선이 어떻게 멸망에 이르렀는가를 말해주는 역사서의 대부분은 일본제국의 야망 때문이었다고 진단하고 써나간 저서가 대부분이어서 이러한 역사서들로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음. 실체적 진실에 근거해 객관적으로 다루지 않고 일본을 성토하는 수준의 역사서나 서양문명을 적극 받아들인 일본을 편들어 조선의 병합을 일본의 시혜로 보는 입장에서 저술된 역사서는 거의다가 진영논리에 빠져 해방 후에 저술된 것으로 조선이 멸망하는 그 시대나 바로 뒤의 독립운동 당시에 쓰인 것이 아니라는 한계를 둘 다 가지고 있음. 캐나다 출신의 영국 언론인인 이 책의 저자 매켄지(Frederic Arthur Mckenzie, 1869-1931)는 1904년 런던의『데일리 메일(Daily Mail)』의 극동 특파원으로 파견되어 러일전쟁의 종군하느라 방한한데 1차로 방한한데 이어, 1906-1907년 기간 동안 2차로 방문해 순종황제 즉위식, 제천일대 의병의 종군, 대한매일신보의 영국인 언론인 베텔의 필화사건을 현장에서 취재한 기록을 근거로 두 저서 『대한제국의 비극』과 『한국의 독립운동』을 저술한 것이어서 더욱 가치 있다 하겠음. 내가 저자의 서문에 실린 “아무런 편견이 없는 관찰자라면 오늘날 한국이 그 자신의 독립을 상실한 것은 대체로 구 왕조의 부패와 취약성에 그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라는 글에 주목한 것은 한국인이 저술한 역사서 어디에서도 이처럼 솔직한 진단을 처음 보아서였음. 1908년에 출간된 『대한제국의 비극』에는 ‘은둔의 왕국’ 등 총21장과 조약집 등 3개 부록이 실려 있으며, 1920년에 출간된 『한국의 독립운동』은 ‘개항 ’등 총1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한제국의 비극』에서 다룬 내용이 중복된 것이 여러 곳에서 눈에 띄었음. 벽안의 서양기자가 객관적으로 쓴 이 두 책에서 종종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것은 저자가 휴머니즘을 지향하는 저널리스트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임.
*2022. 6. 25일
1478.왕비로 산다는 것
* 신병주 저/매일경제신문사 간(2020)
* 이 책을 읽고서 조선 왕비들이 가문과 왕실의 권력 사이에서 정치적 갈등을 감당해야했던 다양한 운명적 삶을 이해할 수 있었음. 왕권(王權)과 신권(神權)을 연결하는 가교역할도 해야 했던 조선의 왕비는 살얼음판 같은 왕실에서 자신과 가문을 지켜내야 했기에, 간택되었다는 가문의 영광과 자신의 명예는 대체로 그리 오래가지 못했던 것 같음. 이 책은 ‘새 왕조의 혼란 속 왕비들’, ‘비운의 왕비와 여걸의 등장’, ‘연속되는 폐비와 반정의 시대’, ‘왜란과 호란, 혼란기의 왕비들’, ‘당쟁과 명분의 수단이 된 왕비들’ , ‘노론과 소론 사이 지켜야 했던 자리’ 와 ‘근대의 격동기, 마지막 궁중의 모습’ 등 총 7부로 구성된 이 책은 ‘왕비로 살지 못한 첫 국모인 신의왕후 한씨’에서 시작하여 ‘조선의 마지막 왕비, 순정황후 윤씨’에 이르기까지 총 50명의 왕비를 다루고 있음. 이 책에 따르면 왕비가 되는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남편이 세자인 시절 세자빈으로 간택된 후 세자가 왕이 되면 왕비가 되는 것으로, 세자빈으로 들어오는 경우 대개 10세를 전후한 나이에 삼간택의 과정을 거쳤다고 함. 조선에 27명의 왕이 재위했는데, 정작 이 코스를 거쳐 왕비가 된 인물은 단종의 왕비 정순왕후 송씨, 연산군의 왕비 폐비 신씨, 인종의 왕비 인성왕후 박씨, 현종의 왕비 명성왕후 김씨, 숙종의 왕비 인경왕후 김씨, 경종의 왕비 선의왕후 어씨 등 6명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은 겉보기와는 달리 조선의 왕실이 안정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임. 대비와 갈등을 겪은 왕비는 많이 있었지만 왕이 세자를 미워해 세자빈에 사약을 내린 경우는 인조임금 외에 달리 누가 있었는지를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없었음. 5년마다 정권이 바뀌는 오늘날의 영부인이 죽을 때 까지 보장되었다고 하지만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조선의 왕비들보다 훨씬 편안히 자리를 지키는 것을 보면, 역시 민주정이 왕정보다 훌륭한 정치제도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음.
*2022. 6. 24일
1477. 은자의 나라 한국
*W. E. 그리피스 저/신복룡 역/집문당 간(2019)
*구한말 외국인이 저술한 조선에 대한 기록은 생각보다 그 수가 많고 내용도 적지 아니 다양하다는 것을 미쳐 몰랐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서 새삼 알게 되었음.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등 외국인 조선여행기는 몇 권 읽은 바 있지만 우리나라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구한말의 역사서는 H. B. 헐버트가 저술했고 신복룡교수가 번역한 『대한제국 멸망사』가 유일했음. 이번에 읽은 W. E. 그리피스의 『은자의 나라 한국』 또한 신복룡교수가 번역한 역사서로, 이 책이 『대한제국 멸망사』와 다른 점은 특정시대의 역사가 아닌 통사를 다루었다는 것임. ‘고대 · 중세사’, ‘정치와 사회’, ‘근대 · 현대사’ 등 총3부로 구성된 이 책은 고대 및 중세사를 간략하게 다루었지만, 임진왜란사에 100쪽 가까이 할애해 상술한 것이 주목할 만 했음. 이 책의 초판은 1882년에 출간되었지만 역자가 텍스트로 삼은 것이 1906년에 출간된 제8판이어서 1905년에 체결된 을사보호조약까지 다루었음. 이 책의 저자가 참고한 출전이 대부분 일본의 자료였다는 것은 감안해서 읽을 필요는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저자가 일정 거리를 두고 차분히 저술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1897년12월23일 러시아황제가 조선의 황제를 승인하는 전문을 보낸 것으로 이 책에 적혀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승인은 조선이 중국에 요청해 수락 받은 조공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음.
*2022. 6. 23일
1476. 바다 인류
*주경철 저/휴머니스트 간(2022)
*이 책을 읽고서 바다를 키워드로 하여 세계사를 이렇게 풀어갈 수 있구나 싶어 감탄했음. 바다의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재해석해보려는 저자의 시도 덕분에 세계사를 읽어내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음. 내륙에서 태어나고 살아 바다와는 이렇다 할 인연이 없는 내가 인류는 바다를 통해 나갔고 바다를 이용해 삶을 영유했으며 바다 위에서 싸우고 소통했음을 알 수 있게 된 것은 저자의 해박함과 수려한 문체를 담고 있는 이 책 『바다 인류』를 읽고 나서임. 이 책은 ‘바다와 문명의 발전’, ‘아시아 해양세계의 역동성’, ‘대항해 시대의 교류와 지배’, ‘전 지구적 해양 네트워크의 발견’, ‘해양의 오늘과 내일’ 등 5개부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을 단순히 바다에 대한 역사서로만 간주할 수 없는 것은 저자가 마지막 5부 ‘해양의 오늘과 내일’ 에서 바다는 “100억 명까지 증가할 인구를 먹여 살릴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교역을 활성화하며, 각종 주요 자원을 얻고 산업발전을 촉진시키는 주요 공간”으로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라면서 갈등의 바다를 희망의 바다로 바꿔나가는 일의 중요성을 역설했기 때문임. 내가 이 책에서 알고 싶었던 것 중의 하나는 영국과 러시아의 바다 장악을 위한 경쟁이 어떻게 전개되었는가에 대한 상세한 정보였는데, 이 책에서는그다지 자세하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웠음. 이 책을 읽고 나서 바다의 중요성을 일찍 깨닫고 대륙지향적인 우리나라를 해양지향적으로 개조한 박정희 대통령의 위업을 새삼 인식했음.
*2022. 6. 14일
1475. 김일성, 1925-1945 중국과 소련에서 무엇을 했나
*박승준 저/유나미디어 간(2020)
*매월 발행되는 서울대학교 동창회보에 소개된 이 책의 저자는 서울대학교의 문리대중국어중문학과를 졸업해 조선일보 등 언론사에서 일한 언론인이자 국제정치학자임. 저자는 “2020년 4.15 총선결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진보파 또는 좌파의 큰 승리는 대한민국의 앞날이 북한과의 평화통일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한반도의 현재 정치적 흐름은 북한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접근과 이해가 필요한 때”라고 판단해 김일성이라는 인물에 대한 객관적 묘사를 시도해 보고자 이 책을 썼다고 집필동기를 밝혔음. 이 책은 ‘이정식교수 : 1922-1945 김일성의 만주에서의 혁명투쟁’, ‘서대숙 교수: 김일성 북한지도자의 기록’, ‘저우바오중(周保中) : 「동북항일유격일기」’, ‘김일성 회고록 : 「세기와 더불어」“ 등 총4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을 읽고 나서 저자가 표방한 객관적 묘사가 얼마나 이루어졌나에 대해 약간 회의가 든 것은 김일성에 긍정적인 ‘저우바오중(周保中) : 「동북항일유격일기」’나 ‘김일성 회고록 : 「세기와 더불어」’ 등의 자료만큼 ‘이정식교수 : 1922-1945 김일성의 만주에서의 혁명투쟁’이나 ‘서대숙 교수: 김일성 북한지도자의 기록’ 등이 김일성에 그다지 비판적이지 않았다 싶어서임. 그래서 좌파가 총선에서 승리한 2020년에서 2년이 지나 우파가 대선에서 승리한 2022년에 읽기에는 다소 시대정신의 진단이 잘못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음.
*2022. 6. 13일
1474. 해행총재 VI - 문견별록, 동사록, 동사일록
*남용익 저, 이영무 역(문견별록)/ 홍우재 저, 허선도 역(동사록)/ 김지남 저, 이민수 역(동사일록)
*효종6년(1655) 일본관백의 즉위 축하차 파견된 통신부사로 다녀와서「부상록」을 지은 남용익은 저자가 일본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별도로 모은 책이 「문견별록」임. 이 책에는 일본천황의 세계, 관백의 서열, 관제, 주계, 도리, 인물, 풍속, 병량 등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음. 해사록의 저자로 사대부가 아닌 인물들이 몇 있는데, 그들은 역관으로 일본을 다녀온 홍우제와 김지남임. 숙종8년(1682) 통신사일행을 따라 일본을 다녀온 홍우재는 보고 들은 것을 일기로 남겨「동사록」을 저술했음. 이 책은 일본과 외교적 교섭의 경위, 조선사신과 일본 관리들 간의 상견례 등의 절차와 양국 간의 교역상황을 자세히 적고 있음. 역관 김지남은 숙종38년(1712) 국경을 확정하기 위해 백두산에 정계비를 세우려 파견된 청의 차사 목극등과 조선의 접반사 박권 사이의 교섭전말을 상세히 기록해「북정록」을 남긴 것으로 유명한 분인데, 이 분이 그 30년 전 역관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동사일록」을 저술한 것은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음. 김지남은 박학하여 의서인 「신전자초방」를 펴냈고, 아들 김경문과 함께 역관들의 관청인 통문관의 연혁과 사례를 모아 「통문관지」를 찬술해 조선시대 외교관계의 귀중한 자료가 후세에 전해지는데 기여하는바 컸음.
*2022. 6. 5일
1473. 국역 해행총재 V - 동사록, 해사록, 계미동사일기, 부상록
*조경 저, 양주동 역(동사록)/ 신유 저, 양주동 역(해사록)/ 작자 미상, 이민수 역(계미동사일기)/ 남용익 저, 성락훈 역(부상록)
*인조21년(1643년) 조선은 일본 관백의 아들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축하사절을 보냈는데, 이 축하사절의 상사는 윤순지, 부사 조경, 종사관 신유였음. 조경은 부사로 일본을 다녀오면서 도중에 지은 시문을 모아 「동사록」을 저술했는데, 그 서두에 관백실, 일본성씨록제, 왜국삼도설 등을 실었음. ‘천황(天皇)’이라는 시제의 시(詩)에서 “천황이라 이름하고 평생 위복 내리니/ 나라의 흥망·이란을 누가 주장하나” 라는 시구(詩句)가 눈에 띄었음. 신숙주의의 종사관인 신유는 일본을 기행하며 명사, 명승들과 함께 시를 수창했는데, 이 기행문이 바로「해사록」임.「계미동사일기」는 작자미상의 해사록으로 문장이 간결하고 그곳의 명승고적에 대한 기록이 자세함 것이 특징이라 하겠음. 특히 저자는 일본의 국력이 우리나라가 미치지 못할 정도로 강성하다는 점을 솔직히 시인하고 있음. 「부상록」은 효종6년(1656) 일본 관백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파견된 통신부사 남용익이 지은 기행시문임. 원역명수, 서계, 선단의 수량을 적은 재거물건(賫去物件), 해신에게 제사지내는 축문 등은 통신사 제도 연구에 자료적 가치가 많다고 평가되고 있음. 남용익은 외국에 나가 군명을 욕되지 않게 하였고, 경유하는 곳의 풍토와 인정 등을 기록한 문장이 유창 상세하며 매일 날씨의 음청까지도 빼놓지 않았다 함.
*2022. 6. 4일
1472. 국역 해행총재 IV - 해사록, 사상록, 동사록
*김세렴 저, 정봉화 역(해사록)/ 김세렴 저, 신호열 역(사상록)/ 황감 저, 정봉화 역(동사록)
*해선을 타고 해외로 나갔던 일을 기록한 것을 일컫는 해사록(海槎錄)이란 바다(海)에 띄운 떼(槎)를 의미하는 해사(海槎)에서 유래된 것임. 인조14년(1636) 통신정사 임광과 함께 부사로 일본을 다녀온 김세렴은 숙배한 날로부터 복명한 날까지 총 4,700여 리의 먼 길을 2백7일간 여행한 후 일자별로 거쳐 간 지방에서 보고들은 것을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로 남겼으니, 그것이 바로 「海槎錄」이고, 이때 얻은 시를 모아서 만든 별책이 「槎上錄」임. 「槎上錄」에 실린 시 ‘조령(鳥嶺)’의 “중천에 비낀 새재 기나긴 돌사다리/백번 꺾어 돌고 도니 시름 다시 더 하구려”라는 시구(詩句)를 읽노라면 작자 김세렴의 일본행에 대한 두려움(?)이 감지되기도 함. 임광 및 김세렴과 함께 종사관으로 일본을 다녀온 황감도 글을 남겼는바, 그것이 다름 아닌「東槎錄」임. 이 책은 황감이 일본에 가서 보고 들은 바를 지은 사행기록으로 부록 「문견총록」에는 일본의 형법, 가취, 상장, 제사 등에 대한 고찰이 매우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음. 이 사행을 통해 피로인을 보다 많이 쇄환하고자 일본과 교섭하였으나 임란발발 40년이 지난 터여서 일본에서 자손을 두고 사는 피로인들이 많아 귀환을 원하는 사람들이 없었다고 함
*2022. 6. 3일
1472. 국역 해행총재III - 부상록, 동사록, 병자일본일기, 표주록
*이경직 저, 이익성 역(부상록)/ 강홍중 저, 정지상역(동사록)/ 임광 저, 문선규 역(병자일본일기)/이지항 저,문선규 역(표주록)
*이경직은 중국 사람이 일본을 지칭하는 말인 ‘부상(扶桑)’을 자신의 일본 기행기에 사용해 기행문「부상록」을 남긴 조선의 문신임. 광해군9년(1617) 정사 오윤겸과 함께 종사관으로 일본을 다녀온 이경직이 일본의 물산, 인정, 복제, 음식 등을 상세하게 기록해 소개한 저서가 바로 「부상록」임. 강홍중은 인조2년(1624) 회답부사로 일본을 다녀와서 일본의 지리와 직ㅈ베 등에 대해 자세히 기록해 「동사록」을 저술했음. 인조14년(1624) 임진왜란으로 한동안 중단된 대일국교를 정식으로 재개하기 위해 최초로 파견된 통신사 임광은 일본 왕환일기인 「병자일본일기」를 저술했는데, 덕천가강의 혁신정치에 대한 사실을 자세하게 기록하였음. 이상의 3작품은 일본에 통신사로 파견되어 다녀온 문신들이 지은 저술과 달리, 영조 때 무인출신의 이지항이 지은 「표주록」은 우연한 일로 배를 탔다가 폭풍을 만나 일본 북해도 지방에 표류되면서부터 본국에 돌아오기까지 전말을 적은 흥미진진한 표류기임.
*2022. 6. 2일
1470. 국역해행총재 II -해사록(하), 간양록, 해사록(상), 동사상일록
*신유한 저, 성락훈 역(해사록 하)/강항 저, 신호열 역(간양록)/경섬 저, 정봉화 역(해사록 상)/오윤겸 저, 신호열 역(동사상일록)/민족문화추진회 간(1982)
*해행총재의 제2책인 이 책에는 기행문은 신유한의 「해유록(하)」, 강항의 「간양록」, 경섬의 「해사록」 등이 실려 있음. I, II 책에 걸쳐 실린「해유록」의 저자 신유한은 숙종44년(1718) 일본 관백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파견된 사행에 제술관이라는 신분으로 따라가 좋은 글을 써 이름을 널리 알린 인물임. 신유한의 「해유록」은 시문, 지리, 풍속, 제도의 역사적 고증이 자세한 저술로 평가받고 있음. 「간양록」은 이을호의 『국역 간양록』을 읽은 바 있어 상당 내용을 이미 파악하고 었으며, 덕분에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음. 「간양록」의 저자 강항은 정유재란 때 의병으로 활약하다 왜적의 포로가 되어 4년 동안 일본에 머물면서 보고 들은 적정을 기록하여 몰래 사람을 시켜 고국에 알렸는데, 기 기록이 바로 「간양록」임. 경섬은 임란으로 국교가 중단된 일본과 수호관계를 다시 트기 위해 선조40년(1607) 일본에 파견된 회답겸쇄환사의 부사로 일본에 건너가 1,500명의 포로를 쇄환한 전말을 기록해 「해사록」을 남겼음. 오윤겸은 광해군9년(1617) 임란포로 쇄환을 위해 일본에 가서 120명의 포로를 본국으로 데려오는데 성공한 인물로 그 전말을 「동사상일록」에 남겼음. 임란포로들이 흔쾌히 쇄환에 따르지 못한 데는 여러 요인들이 있었는데, 이미 일본에 정착해 잘 살아가는 임란포로들은 귀환을 꺼려 쇄환실적이 날이 갈수록 부진한 것으로 나타남.
*2022. 6. 2일
1469. 국역해행총재 I - 봉사일본작시/해동제국기 /해사록
*정몽주 · 신숙주 저, 이재호 역(봉사일본작시), 신숙주 저, 이재호 역(해동제국기), 김성일 저, 성락훈 역(해사록), 신유한 저, 성럭훈 역(해유록 상·중) /민족문화추진회 간(1982)
*조선 사신들의 일본 통신사기를 모아 편집한 해행총재(海行摠載)는 ahern 1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책인 이 책의 앞부분에 신숙주가 일본을 다녀오기 이전의 인물들이 연대순으로 잘 정리되어 있음. 고려시대에 일본으로 처음 보낸 사신은 신우왕 원년(1375)의 판전객사 나흥유이며, 그 뒤를 이어 안길상/정몽주, 이자용/한국주, 윤사충 등이 있고, 조선 개국 초기에는 태조 원년(1392년) 각추(각추) 승려가 처음 다녀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음. 이 책은 정몽주의 시 및 편, 신숙주의 해동제국기, 김성일의 해사록 등이 실려 있음. 정몽주가 남긴 「전후사행비고」와 「봉사일본작시」는 고려 우왕3년(1377) 일본에 사신으로가서 보고 들은 것5을 시로 적은 고려 때의 유일한 일본왕환기록임. 『해동제국기』는 조선 성종2년(1471) 신숙주가 찬진한 일본국, 대마도, 유구국의 제도, 문물 등을 자세하게 기록한 조선의 초기와 일본의 실전막부시대에 조일 간의 관계를 기록한 기본 자료임. 『해사록』은 선조23년(1590) 통신사의 부사로 일본을 다녀온 김성일이 지은 기행시, 정사 황윤길이나 일본의 접반사 현소 등과 주고받은 서찰 등이 실려 있음. 이 책에서 김성일의 위국충절과 성리학에 매몰되어 외교의 유연성이 보이지 않는 김성일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음.
*2011. 6. 1일
1468. 국역해행총재 VIII- 일본행록/일본왕환기/해상록
*송희경 저, 남만성 역(일본행록), 황신 저, 김주희 역(일본왕환일기), 정희득 저, 이상형 외 역(해상록)/민족문화추진회 간(1982)
*이 책은 송희경(宋希慶, 1376-1446)의 「日本行錄」, 황신(黃愼, 1560-1617)의 「日本往還記)」 및 정희득(鄭希得, 1576-1640)의 「海上錄」등 세 책으로 구성되어 있음. 조선 세종임금의 대매도 정벌로 일본과의 국교가 험악해지자 그들을 회유할 목적으로 회례사로 가게 된 송희경은 국서의 연호문제로 일본에 구류까지 당했으나 굴복하지 않고 끝내 설득해 국교를 회복하기에 이르는데, 이와 관련한 일련의 기록을 「日本行錄」에 남겼음. 이 책 「日本行錄」은 소쇄옹 양산보와 정경득을 거쳐 송경득의 후손에 전해져 빛을 보게된 귀중한 자료라 하겠음. 임란 때 많은 공을 세운 황신은 심유경 등 명 장수들의 화의책 때문에 부득이하게 일본에 통신사로 다녀오고 나서 그 전말을 기록해 「日本往還記)」을 남겼음. 정유재란 때 영광 앞바다에서 가족과 함께 왜군에 잡힌 정희득은 형과 조카와 함께 일본으로 끌려가 3년 동안 포로로 생활하다가 귀환했는데, 그 과정을 기록한 저술이 바로 海上錄」임. 바다에 투신해 자살한 모친과 형수, 처 등은 왜군으로부터 정절을 지켜 뒤에 정려됨.
*2022. 5. 19일
1467. 국역해행총재IX - 금계일기/동사일기
*노인 저, 김종오 외 역(금계일기)/임수간 저, 장순범 외 역(동사일기)/민족문화추진회 간(1782)
*1977년 민족문화추진회회에서 역심작으로 발간한 『국역해행총재(國譯海行摠載)』는 색인서를 포함해 총 12권으로 되어있는 우리 고전해양문학을 총람한 것이라 할 만함. 내가우리 해양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조선 전기 최부의 『표해록』을 읽고 나서임. 풍랑에 길을 잃고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다가 구조되어 생환된 사람들이 최부 만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해 준 것은 다름 아닌 국역해행총재였음. 대학원에서 임란포로실기에 관한 자료를 찾아 가던 중 노인(魯認, 1566-162)의『금계일기(錦溪日記)』를 접하게 된 것임. 이 일기는 정유재란 때 일본에 사로잡혀간 금계 노인이 일본을 탈출해 명나라를 거쳐 조선으로 귀황한 내용을 일기로 적은 것으로 사료적 가치는 물론 문학적 가치 또한 높아 국역해행총재(國譯海行摠載)』에 실릴 수 있었다는 것이 내 생각임. 『동사일기(棟槎日記)』는 숙종37년(1711) 통신사부사로 일본에 다녀온 임수간(任守幹, 1665-1721)이 남긴 기행록으로 고려 때 통신사 정몽주로부터 조선 영조 때인 1763년 조엄의 사행까지 약 4백 년 동안 있었던 사행을 연도순으로 간추려 이 사행의 전기(前期)까지를 정리한 것만으로도 그 나름 의의가 크다고 하겠음.
*2022. 5. 17일
1466. 내가 본 조선, 조선인- 러시아 장교 조선 여행기
*카르네프 외 4인 공저/A. 이르게바예브, 김정화 역/가야넷 간(2003)
*1885년-1886년 중 러시아 정부는 관리 1명과 참모본부의 군인 4명 등 엘리트 5명을 중심으로 한 조선탐험대를 여러 차례 조선에 파견하여 지리, 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조사를 실시했는데, 이 책의 저자인 육군대령 카르네프, 보좌관 중위 미하일로프, 육군중령 알프탄, 베벨리와 관리 다데슈칼리안 공후 등이 바로 그들임. 각기 조선의 방방곡곡을 여행하면서 자신들이 조사하고 관찰한 내용들을 상세히 기술한 이 책은 N. G. 미하일롭스키가 지은 “러시아인이 바라본 1898년의 한국, 만주, 랴오둥 반도”와 더불어 구한말 조선의 실제가 어떠했나를 이해하는데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생각임.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제1장 “조선중남부 여행기”는 키르네프와 미하일로프가 공저한 것으로 조선중남부 지역에 대한 정보와 여정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ㅜ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이 장의 주 저자는 키르네프임. 제2장 “조선의 현 상황에 대한 짧은 기록”은 1885년의 여행기로 관리인 다데슈칼리안 공후가 집필한 것으로 조선중부지역, 동북쪽 국경지대, 국가조직 등을 관리답게 체계적으로 기술하였음. 제3장 “조선중북부여행기”는 중령 알프탄이 집필한 것으로 1895.12월-1896.1월까지 조선중북부를 여행하면서 강, 의식주와 일본과의 관계를 소개했음. 제4장 “조선북부 여행기”는 베빌 리가 지은 것으로 1889년 여름에 조선 북부지역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것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해 아름다운 문체로 쓴 글이어서 문학적 가치도 함께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음. 역사를 만나는 것은 기록을 통해서라면, 외국인들의 기록은 우리와 관점을 달리하기 때문에 유용하고 중요하다 하겠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치적 내용도 언급되고 있어 단순한 여행서라 부를 수는 없으나 구한말 조선에 아관파천 등 역사를 함께한 러시아 엘리트들의 여행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한번 읽어볼 만하다는 생각임.
2022. 5. 15일
1465.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미중 패권경쟁의 시대
*존 J. 미어셰이머 저/이춘근 역/김앤김북스 간(2022)
*"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라는 타이틀로 2014년에 출간된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내가 존경하는 이춘근교수의 추천에 힘입어서임. 강대국들은 왜 충돌할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제체제의 구조와 강대국 행동에 관한 공격적 현실주의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중충돌과 21세기 한국의 국가생존전략에 대한 세계적 글루의 고견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내게는 이 책을 읽는데 충분한 동인이었음. 역자가 소개한 대로 2차대전 후 국제정치학을 지배해온 현실주의를 대표할만한 제1세대의 명저가 한스 모겐소의 “국가간의 정치-권력과 평화를 위한 투쟁이라면, 미어셰이머 교수의 이 책은 제2세대 방어적 현실주의를 뛰어 넘어 제3세대의 공격적현실주의를 대표할 만한 명저라는 것이 이 책에 대한 주된 세평인 것 같음. 이 책은 ‘서론’, ‘무정부상태와 권려을 향한 투쟁’, ‘부와 권력’, ‘육군력의 우위’, ‘생존의 전략’, ‘강대국들의 행동’, ‘해외의 균형자: 영국과 미국’, ‘균형을 위한 노력과 책임전가’, ‘강대국의 전쟁 원인’, ‘중국은 평화롭게 부상할 수 있을까?’ 등 총10개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저자는 이 책의 말미에서 ”중국이 지속적으로 부상하는 경우 어떻게 될 것이냐에 관해서 내가 그린 그림은 아름답지는 못하다“ 면서 우울한 그림이 될 것이라는 자신의 예측이 틀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은 그 반대의 경우가 현실로 부상할 확률이 더 크다고 염려한 역설로 내게는 들렸음. 왜냐하면 나는 중국을 룰과 예의를 존경하는 신사의 나라가 못된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임.
*2022. 5. 13일
1464. 백두산 국경연구
*서길수 저/여유당출판사 간(2009)
*내가 학위논문으로 준비중인 백두산 등산에 관련된 저서와 논문들을 모으는 과정에서 최근에 만난 서적이 바로 서길수교수가 지은 이 책임. 백두산 국경에 관한 믿을 만한 자료가 많이 실려 있고 1964년에 체결된 조·중국경조약 등 해방 후의 자료까지 다루고 있어 내가 백두산의 국경에 대한 제반 문제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음. 백두산이 국내의 어느 산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 산이 중국과 국경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한말 러시아, 영국, 일본의 등산가들이 경쟁적으로 등산해 조선과 함께 만주경영의 야욕을 보여주어서임. 이 책은 “백두산의 역사적 국경”, “1960년대 조·중 국경조약에 대한 분석연구”, “새로운 국경사의 전개-중국의 다민족통일 국가론과 역사상 강역이론”, “부록” 등 모두 4마당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의 첫째 마당 “백두산의 역사적 국경”은 ‘옛 조선·삼국시대의 백두산과 국경’, ‘고려시대의 백두산’, ‘조선-명나라시기의 백두산과 국경’, ‘조선 청나라시기의 백두산과 국경’, ‘청국의 백두산국경 날조사건(1908)과 청·일 간도협약(1909)’ 등의 5장으로, 둘째 마당 “1960년대 조·중국경조약에 대한 분석연구”는 ‘조·중국경조약의 체결배경과 과정’, ‘조·중국경조약 분석(1)-백두산 국경’, ‘조·중국경조약분석(2)-압록강과 두만강의 국경’, ‘1964년「의정서」이후 (1964-2003) 체결된 국경업무조약분석’, ‘국경조약에 대한 논의와 역사적 의미’ 등 5장으로, 셋째 마당 “새로운 국경사의 전개-중국의 다민족통일 국가론과 역사상 강역이론”은 ‘1980년대 이전 중국의 강역이론과 주은래의 중국-조선관계론’, ‘중국의 한·중 국경사 연구의 새로운 잣대(paradigm)-역사상 강역’, ‘한국학계의 역사적 영토이론 정립을 통한 대응논리 개발시급’ 등 4개장으로, 그리고 넷째 마당인 부록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중화인민공화국 국경조약’ 등 5개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내가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것은 첫째 마당으로 백두산 국경의 분쟁 역사를 보다 상세히 알 수 있어서임.
*2022. 5. 11일
1463.대항해 시대
*주경철 저/서울대학교출판부 간(2008)
*내가 이제껏 읽은 문명사나 역사에 관한 저서들은 대개가 대륙문명의 관점에서 저술된 것들로 주로 농경문화권의 관점을 벗어나지 못했음. 그나마 해양에 관한 서적을 구해 읽은 것은 영국과 러시아의 패권경쟁인 그레이트게임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어서 시야가 좁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음. 이 책에서 주목하는 것은 근대해양세계의 발전으로 각기 고립적으로 발전해온 지역들이 어떻게 해로를 통해 상호소통하면서 전 지구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했는지에 관한 것으로, 이 책 덕분에 세계사를 폭 넓게 읽을 수 있는 시선을 확보 했다 싶음. ‘해상팽창과 근대 세계의 형성’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제1부 “근대세계 구조의 형성”은 ‘세계의 팽창, 세계의 불균형’, “세계 유럽의 조우- 유럽의 해상 팽창” 등 2장으로, 제2부 “폭력의 세계화”는 ‘근대 해양세계의 내면: 선박, 선원, 해적’, ‘근대적 폭력, 폭력적 근대-군사혁명과 유럽의 팽창’, ‘화폐와 귀금속의 세계적 유통’, ‘노예무역-근대세계의 비극’ 등 4장으로, 제3부 “세계화 · 지역화된 문화”는 ‘환경과 인간’, ‘기독교의 충격-사회적 위기와 의식의 위기’, ‘문화의 교류: 언어, 음식, 과학기술’ 등 3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이 내게 흥미로운 것은 대한민국이 건국과 함께 해양국가로 포지션닝하고자 노력한 결과 오늘의 부를 누리며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임. 대한민국이 강력한 해양국가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강력한 수출드라이브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믿어왔기에 감명 깊게 읽을 수 있었음.
*2022. 5, 8일
1462.세계사와 포개읽는 한국100년 동안의 역사(6) - 조선을 침몰시킨 청일전쟁
*김용삼 저/백년동안 간(2022)
*동학농민봉기를 빌미로 일본이 한반도에 파병해 청국과 벌인 청일전쟁의 발발 요인과 경과, 그리고 조선은 물론 세계에 미친 영향 등을 상세히 다룬 이 책이 아니었다면 청일전쟁이 어떻게 조선을 침몰시켰나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했을 것임. 청의 영향권에서 조선을 떼어놓으려는 일본과 조선을 속국으로 계속 끌고 가려는 청국 등 두 나라의 전쟁에서 예상과는 달리 일본이 승리함으로써 조선은 패망의 길로 내닫게 되었다는 것을 이 책은 상술하고 있음. 이 책은 ‘이것이 진짜 헬 조선이다’, ‘청일양군 조선에 출병하다’, ‘대일본제국 헌법이 전쟁의 원인’,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전쟁 일으켜라’, ‘경복궁 점령 작전’, ‘청일전쟁 포성이 울리다’, ‘조선보호 국화 시동 걸다’, ‘근대화를 향한 갑오개혁 시동’, ‘평양전투 및 황해해전 승리한 일본’, ‘전장, 중국으로 확대되다’, ‘동학농민군, 일본과 격돌’, ‘동학 농님군 최후’ 등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일본군이 전라도 서남지역의 동학농민군을 완전히 토벌한 것은 청일전쟁이 끝난 후인 1895년2월로, 일본군토벌대는 2월28일 토벌대 전군이 용산에 도착해 개선식을 가졌다 함. 일본이 2차 대전 중 만주에 괴뢰국을 세우고 중국을 침공할 뜻을 갖게 된 것은 1894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임.
*2022. 5. 6일
1461.세계사와 포개 읽는 한국100년 동안의 역사⑤ - 동학폭발하다
*김용삼 저/백년동안 간(2022)
*동학에 대한 평가도 세계사와 포개 읽고 난 다음 내려져야 보다 진실에 가까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것이 바로 이 책임. ‘기자 쓰레기’을 줄인 ‘기레기’라고 혹평을 받고 있는 요즘 기자들이 이 책의 저자를 본받았으면 하는 것은 저자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사실을 탐구해온 현역 언론인으로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대해서는 어느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인이다 싶어서임. 갑신정변 이후 조선을 둘러싼 청일의 대립과 러시아의 동진 속에서 동학농민군이 봉기하기까지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갑신정변을 진압한 청군이 조선을 조공국에서 속국으로 바꾸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음. 이 책은 ‘자본주의 이전 사회, 조선’, ‘악화발행해 등쳐먹다 자멸’, ‘영국군 거문도 철수’, ‘시베리아 횡단철도 건설의 충격’, ‘청나라와 전쟁준비에 돌입한 일본’, ‘갑신정변 주역 김옥균의 최후’, ‘조선은 홉스적 자연상태’, ‘동학의 탄생’, ‘동학농민군 봉기하다’, ‘관군에 승리한 동학농민군’, ‘동학에 대한 과장된 신화’, ‘일본 낭인, 조선에 오다’ 등 총13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갑신정변의 경위와 동학을 불러일으킨 조선말기의 어지러운 사회상이 자세하게 실려 있음. 동학농민군의 봉기가 결과적으로 이 땅에 청일전쟁을 불러들였다는 것과 일본 낭인들에 무대를 제공했다는 것은 동학 농민군의 봉기를 세계사와 포개 읽어야 제대로 알 수 있는 것들임. 이 책에서 저자가 동학혁명 대신 동학농민봉기로 표현한 것으로 보아 저자의 평가가 기존의 역사학자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음.
*2022. 5. 5일
1460. 조선레지스탕스의 두 얼굴
*진명행 저/양문 간(2021)
*조선의 패망이 함의하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은 피해자의 입장에 매몰될 때 이처럼 이분법에 빠지기 쉽다”는 저자의 지적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임. 이 책이 상당히 도전적인 것은 자칫하면 친일반역자로 매도될 수 있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조선레지스탕스에 대한 세간의 긍정적 평가와 다른 해석을 시도했다는 것임. 이 책은 ‘조선이 망하던 날 아무도 울지 않았다’, ‘뮤지컬로 환생한 국모, 민비’, ‘의병으로 둔갑한 구한말 화적 떼’, ‘동학란은 프롤레타리아혁명이었나?’, ‘헤이그밀사를 사칭한 사람들’, ‘역사 왜곡의 민낯, 청산리 전투’, ‘동포에게 마왕으로 불린 둑립운동의 별, 김좌진’, ‘봉오동 전투의 허구’, ‘국민회가 창작한 영웅 홍범도’, ‘독립군을 담보로 차관 거래한 상하이 임시정부’, ‘자유시 참변과 홍범도의 변절’, ‘ “도윤 각하, 강도 집단 군정서를 포사하소서” ’, ‘일본 중심의 동양질서를 추구했던 천황주의자 안중근’, ‘패션 반일과 마케팅으로 얼룩진 안중근의 정신’, ‘허울좋은 망명정부, 상하이 임시정부’, ‘돈과 지위를 좇다 모두에게 버림받은 김원봉’, ‘권력과 욕망의 화신 김구’, ‘전향과 변절의 길로 간 여운형’, ‘희생자로 둔갑한 공산주의자 조봉암’ 등 20개 칼럼을 싣고 있음. 저자가 이 책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대의나 세평을 좇지 말고 사실을 규명하자는 것으로 나는 이해했음.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진영논리에 따라 역사적 사실도 멋대로 해석하는 요즘 이런 책을 내놓는 용기는 칭찬받을 만하다는 생각임. 그럼에도 보다 정교한 고증을 위해 자료조사가 더 철저히 되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음.
*2022. 5. 3일
1459. 최후의 선비들
*함규진 저/인물과 사상사 간(2017)
*이 책의 저자가 책제목을 “최후의 선비”로 정한 것은 이들 이후로는 선비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음을 원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어 아쉬운 마음에서 사 읽었음. 이 책에 실린 선비는 구한밀의 최익현 등 20명으로, 이들 중 처음 만난 선비는 전우, 이상룡, 이병헌, 안인식 등 4명뿐임. 이 책의 책머리에서 선비는 고조선시대부터 있었다면서 “글재주와 도덕적 모범으로 내로라하는 유교적 선비가 사회의 주역이 된 때는 조선시대였다”고 언급한 저자는 사림이 정권을 독차지한 16세기 말부터는 “선비의 기상이야말로 국가의 원기”라는 말이 상식처럼 굳어졌다고 진단했음. 이 책에서는 개화를 용서할 수 없던 최익현, 시운을 믿다가 시운에 속은 김윤식, 5백년 대신 3천년에 충성한 전우, 한 떨기 벚꽃처럼 지사의 길을 간 김옥균, 천하에 마음을 둘 곳이 없다던 이건창, 자유의 마음을 닫아 절명시를 지은 황현, 머리 깎고 양복입고 충의를 부르짖은 유길준, 대동을 가슴에 품고 삭풍이 부는 광야로 간 이상룡, 고독한 변절자의 초상인 박제순, 가녀린 어깨로 무거운 짐을 진 박은식, ‘헬 조선’ 앞에 ‘피의 눈물’을 흘린 이인직, ‘방성대곡’ 그래도삶은 계속 된다는 장지연, 미제와 중부사이에 선 이병헌, 거센 성질의 소년에서 유교의 신화가 된 김창숙, 투쟁의 기치를 든 신채호, 새 시대 헌법을 만든 조소앙, 눈 먼 예언자로 독과 피가 흐르는 땅을 가리킨 안인식, 부끄럽지 않은 길을 찾은 최익한, 초인을 기다린 이육사, 살았으며 공부해 원망은 없다는 이가원 등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해방 후 대한민국의 건국 초기에 활동한 20명의 선비들을 살펴보았는데 과연 그럴만한 인물들인지는 좀더 공부해야 알 수 있을 것 같음. 다만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은 지식인들이 지식인답게 살지 못한 세상이었다는 것임. 다시는 일제강점기 같은 세상을 만들지 않기 위해 지식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 것이 이 책을 읽은 수확이라면 수확이라 하겠음.
*2022. 5. 2일
1458. 여행의 발견, 타자의 표상
*김중철 외 7명 공저/박찬승 엮음/민속원 간(2010)
*19세기 기차와 기선이 등장하면서부터 관광여행이 대중화된 것은 주지의 사실로, 이는 증기기관을 발명해 전 세계에서 산업혁명을 가장 먼저 이룩한 영국에서 1827년 세계일주 여행을 성사시킨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임. 일본에서 해외여행 관광이 시작된 것은 1906년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하고 나서의 일이며, 조선관광이 본격화된 것은 1910년 이후의 일임.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본여행은 일본시찰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이 또한 1910년대 이후라 하겠음. 우리나라를 여행한 외국인들은 조선 사람들을 어떻게 보았고, 일본을 여행한 조선 사람들은 일본인들을 어떻게 보았냐는 다녀오고 나서 쓴 여행기를 통해 알 수 있는데, 대체로 서양인과 일본인들은 조선인을 미개한 나라 백성으로, 또 조선인은 일본에 대한 열등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음. 이는 대체로 문명화의 수준에 근거한 것이었는데, 세계10위의 경제강국인 오늘날의 대한민국 국민의 인식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 이 책은 제1부「여행의 발견」제목 하에 ‘근대기행담론 속의 기차와 차내 풍경’, ‘근대관광잡지 「관광조선」의 탄생’, ‘국민작가가 스쳐간 만주와 망명작가가 발견한 만주’ 등 3편의 실렸고, 제2부 「타자의 표상」에는 ‘서양인 여행기에 표상된 공존·공생의 조선 사회상’, ‘「조선시베리아 기행」에 보이는 야즈 쇼메이의 조선인식’, ‘근대 일본 유학생의 공간 체험과 표상’, ‘식민통치 표상공간 경주와 투어리즘’, ‘식민지시기 조선인들의 일본시찰’ 등 5편이 실려 총 8편의 논문을 읽을 수 있었음. 대다수의 서양여행자들이 조선망국의 원인으로 유교를 지적했지만, 이와 달리 19세기 조선사회는 바로 생태역사학에서 이야기하는 공존, 공생, 순환의 지속가능한 사회로 호혜성 및 상부상조, 상호균형성, 상호정화성이 기본 원리로 작동했다고 진단한 김현숙연구원의 ‘서양인 여행기에 표상된 공존·공생의 조선 사회상’은 인상 깊게 읽었음.
*2022. 4. 25일
1457. 블랙스완(Black Swan)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저/차익종·김현구 역/동녘사이언스 간(2020)
*2008년 국내에서 번역되어 첫 출간된 이래 초판22쇄와 개정판6쇄 등 총28쇄를 찍을 만큼 유명한 경영서(?)를 이제껏 몰랐다는 것은 2005년 회사를 접은 이후 나의 관심분야가 경영에서 문학과 역사로 바뀌었기 때문임. 최근 말콤 글래드웰의 몇몇 저서를 읽다가 이 책이 언급된 것을 보고 인터넷에서 관련자료를 검색해보았음. 1990년대 나를 매료시켰던 톰 페터스가 이 책에 대해 “열개의 도서관에 꽂힌 책들보다 이 한권의 책속에 현실세계에 대한 더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라고 말한 찬사와 최근 흥미롭게 읽은 『생각에 관한 생각』의 저자 대니얼 카나먼이 “탈레브는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성, 특히 금융 시장의 불화실성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했다”라는 언급한 것을 보고 사서 읽게 되었음. ‘위험 가득한 세상에서 안전하게 살아남기’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의 저자는 “우리의 무지를 인정할 때 세상의 위험이 보이기 시작한다” 면서 검은 백조를 예로 들어 설명했음. 18세기에 서구인들이 호주에 진출해 검은 백조를 처음 보고 충격을 받은 것은 수천 년 동안 백조는 흰색을 하고 있다는 경험적 사실에 근거한 맹신이 무너져서임. 저자는 세계를 과거의 경험에 의존한 판단이 법칙을 구성한 ‘평범한 왕국’과 정규분포에 입각한 통계적 예측이 통하지 않는 ‘극단의 왕국’으로 나누었음. 우리가 사는 세계를 ‘극단의 왕국’으로 결론 내린 탈레브는 현재 알고 있다는 것에 의존하지 말고 반지식의 중요성을 항상 염두에 둘 것을 강조했음. 이 책은 ‘움베르토 에코의 반서재’, ‘우리는 결코 예견할 수 없다’, ‘극단의 왕국의 회색백조’, ‘겨론론’ 등 4부와 ‘강인성과 허약성에 대한, 더 심오한 철학적이고 경험주의적인 성찰’ 제목 하에 총9장이 실린 후기 등으로 구성되었음.
*2022. 4. 15일
1456. 불안한 사람들(Anxious People)
*프레드릭 베크만 저/이은선 역/다산책방 간(2021)
*『불안한 사람들』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은행강도에 인질로 잡혀 있으면서 누구하나 불안해하는 것을 볼 수 없어서임. 강도로서의 전문성이 결여된 은행강도에 인질(?)로 잡힌 여러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를 읽어가노라면, 등장인물들이 스톡홀름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음. 스웨덴의 작가 프레드릭 베크만의 장편소걸인 『불안한 사람들』을 읽으면서 흥미를 느꼈던 것은 마음 약한 은행강도와 개성이 뚜렷한 인질들이 벌이는 우스꽝스러운 대결에서 약간은 불안한 사람들이 각자 나름대로 잘 살아간다 싶었음. 역자는 저자가 이 소설을 통해 쓰고 싶어한 것을 평범한 사람들의 아슬아슬한 일상이야기와 코미디, 그리고 밀실미스터리라고 했는데, 나도 이 소설의 특장점이 일상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간데 있다는 생각임. 아버지 순경 짐과 아들 순경 야크가 같이 근무하면서 애환과 갈등을 함께 겪는 두 경찰의 이야기와 이들이 인질을 대상으로 조사해 조서를 꾸미는 이야기들도 한편으로는 코미디이면서 한편으로는 평범한 사람들의 자기방어적 심리기제가 잘 드러낸 소설이다 싶음. 이 책이 다른 서양소설보다 읽기 편했던 것은 등장인물로 한 페이지로 요약해 역할과 성격 등을 간략하게 설명해놓아 나처럼 나이들어 서양이름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헛갈림 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었음. 카프카의 『변신』이나 까뮈의 『이방인』처럼 삶에 대한 성찰은 부족한 것 같지만, 소설을 이렇게도 쓰는구나 싶어 신선한 느낌도 들었음.
*2022. 2. 8일
1455. 블링크
*말콤 글래드웰 저/이무열 역/김영사 간(2020)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저서 『아웃 라이어』, 『티핑 포인트』, 타인의 해석』 등을 이미 읽은 바 있어 그의 인간사를 보는 독특한 눈과 문제를 진단하고 답을 내는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바임. 뛰어난 리더는 결정적 순간에 직관을 따른다는 것이 핵심내용인 이 책은 정보가 아니라 신호에 답이 있다고 독자들에게 일러주고 있음. 결정을 내리는 2초간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직관의 비밀 ‘블링크(blink)'를 알지 못하고서는 정보의 취합과 분석에 결정적 시간을 소비해 실패로 이어진다는 저자의 진단이 두렵게 느껴지는 것은 내 자신도 그리할 판단력과 실천력을 갖고 있지 못해 사업에 실패한 일이 떠올랐기 때문임. 다만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은 “훌륭한 의사결정의 열쇠는 지식이 아니라 이해다.”라는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해도, 축적된 지식 없이 신속히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문제임. 저자가 염려하는 대로 “우리는 너무 많이 안 나머지 정보를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그 반대로 쓸데없는 정보를 너무 많이 알아 꼭 필요한 정보를 모른 채 눈깜박 사이의 직관만 쫓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음. 이 책은 머리말과 후기 등과 ’얇게 조각내어 관찰하기‘, ’잠긴 문‘, ’워런 하딩의 오류‘, ’케너의 딜레마‘, ’브롱크스의 7초‘, ’눈으로 듣기‘등 7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저자가 후미에 덧붙인 ’토론주제‘도 이 책의 내용을 개괄하고 요약할 수 있어 유용하다는 생각임.
*2002. 4. 4일
1454. 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저/김화영 역/민음사 간(2020)
*30대 초반에 읽었던 것으로 기억하는『시지프스 신화』라는 제목의 책이 불문학을 전공한 김화영교수에 의해 『시지프 신화』라고 이름을 달리해 6년 전에 출간된 덕분에 70대 중반에 다시 읽을 수 있었음. 젊어 읽은 이 책의 내용 중 기억나는 것은 영어로 absurdity로 번역되는 부조리는 이 세상에 꽉 차 선한 자가 악한 자에게 밀리는 일이 비일비재함을 탄식하는 내용과, 돌을 굴러 올리나 다시 떨어지고 또 굴러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운명이 사람들의 삶과 같다는 정도뿐임. 나이 들어 다시 읽어보니 카뮈가 이 책을 통해 제기한 문제는 철학은 인간이 부조리한 세상에서 자살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답해야 한다는 철학적인 명제로, 이에 대한 카뮈의 대답은 자살이 아니고 반항이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음. 카뮈의 문학적 기반이 되는 사상의 단초를 그리스 신화의 시시포스 이야기로 풀어나간 철학 에세이로 부조리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주고 있는 이 책을 통해 그의 첫 작품인 『이방인』에서 “반항은 삶에 가치를 부여한다. 한 생애의 전체에 걸쳐 펼쳐져 있는 반항은 그 삶의 위대함을 회복시킨다.”고 강조한 문학적 수사의 참뜻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음. 이 책의 표4는 “카뮈가 한결같이 강조한 것은 살아 이쑈다는 명징한 의식과 반항에 대한 열정이다. 『시지프 신화』는 실존적 비극에 대한 ‘영원한 혁명’의 윤리로 독자의 뇌리에 남을 것이다.‘ 로 적고 있는데, 내 뇌리에도 오래 남을 것 같음.
*2022. 4. 3일
1453. 문명이야기(르네쌍스 5-2)
*윌 듀런트 저/안인희 역/민음사 간(2011)
*르네쌍스(Renaissance)란 14세기에서 시작하여 16세기 말에 유럽에서 일어난 문화, 예술 전반에 걸친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명의 재인식과 재수용을 의미하는 문예부흥운동임. 옛 그리스와 로마의 문학, 사상, 예술을 본받아 인간 중심(人間中心)의 정신을 되살리려 하였다는 점에서 일종의 시대적 정신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 르네쌍스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르네상스의 시작과 더불어 기나긴 중세시대의 막을 내렸으며, 동시에 르네상스를 거쳐서 근세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는 점이라고 위키백과는 적고 있음. 전권에서 1,300년에서 1534년에 이르는 2백년 남짓한 기간 동안 유럽에서 발흥한 르네쌍스 운동의 시말을 상세히 그린 저자는 후권인 본서를 통해 전권에서 다루지 못한 「로마 르네쌍스」와 「붕괴」, 그리고 「종말」을 주제로 해 자세히 다루었음. 이 책은 르네쌍스가 시작되는 1300년에서 종말을 고한 1576년까지 다루어 시기적으로는 전권과 겹친 기간이 매우 길으나, 전권에서 다루지 않은 주제들이어서 긴장을 풀지 않고 읽어 내려갔음. 이 책은 ‘교회의 위기’, ‘르네쌍스가 로마를 사로잡다’, ‘보르지아 사람들’, ‘율리우스2세’, ‘레오10세’, ‘지식인의 반란’, ‘풀어진 도덕’, ‘정치적 붕괴’, ‘베네찌아의 황혼’, ‘르네쌍스가 이지러지다’ 등 10개 장과 마치는 글로 구성되어 있음. 저자는 마치는 글에서 종교전쟁이라는 비참한 불행 속에서도 “에라스무스, 베이컨, 데카르트 같은 사람들이 용감하게 이성의 소리를 외쳤고, 그것에 신선하고 강한 발언을 부여했다. 스피노자는 그것을 위해 강력한 구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18세기에 이탈리아 르네쌍스의 정신은 프랑스 계몽주의에서 다시 태어났다. 볼테르와 기본에서부터 괴테와 하이네에 이르기까지, 위고와 플로베르, 텐느와 아나톨 프랑스에 이르기까지 이 정신은 계속 전해졌다. 혁명과 반혁명을 통하여, 진보와 반동을 통한여, 또한 전쟁에도 살아남아서 끈질기게 평화를 귀한 것으로 만들었다.”고 르네쌍스의 역사적 의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을 읽고 나자, 위키백과가 전술한 르네쌍스의 역사적 의의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음.
*2022. 4. 2일
1452. 문명이야기(르네쌍스 5-1)
*윌 듀런트 저/안인희 역/민음사 간(2011)
*나의 세계사 편력은 미국철학자 윌 듀런트에 이끌려 르네쌍스에 이르게 되었음. 동양문명 2권, 그리스문명 2권, 카이사르와 그리스도 2권, 신앙의 시대 2권 등 총 8권을 다 읽고 나자 더러 지루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읽은 어떤 세계사 책보다 자세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윌 듀런트의 『문명이야기』는 이름 그대로 문명 전반을 다루고 있어 정치사를 중심으로 엮어나가는 일반적인 세계사 책보다 내용의 양과 질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는 것이 내 평가임. 『문명이야기』의 5번째 주제는 ‘르네쌍스’로 1,300년에서 1534년에 이르는 2백년 남짓한 기간 동안 유럽에서 발흥한 르네쌍스 운동의 시말을 상세히 그린 역사서로 이 운동의 원동력은 그리스문명에 대한 동경이 아닌가 함. 이 책은 「서곡(1300-1377)」편의 ‘페트라르카와 보카치오시대’, ‘아비뇽의 교황들’, 「피렌쯔의 르네쌍스(1378-1464)」편의 ‘메디찌 가문의 떠오름’, ‘황금시대’, ‘사보나롤라와 피렌쩨공화국’, 「이탈리아 축제행렬(1378-1534)」편의 ‘밀라노’, ‘레오나르드 다빈치’, ‘토스카나와 움브리아’, ‘만토바’, ‘페라라’, ‘베네찌아와 그 영토’, ‘에밀리아와 마르케’, ‘나폴리 왕국’ 등 총 3편13장으로 구성되었음. 저자 윌 듀런트는 ‘독자에게’에서 “우리 책은 르네쌍스 시대, 곧1304년 페트라카의 탄생부터 1576년 티찌아노의 죽음까지의 기간에 이타리아에서의 삶의 모든 국면을 전체적으로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쓰였다.”고 이 책의 집필취지를 밝혔음.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르네쌍스’라는 용어를 이탈리아에 국한해 썼다는 것임. 이는 ‘르네쌍스’라는 용어가 16세기와 17세기에 고대의 재탄생보다는 민족의 성숙을 가리키는 유럽의 다른 나라, 즉 프랑스, 스페인, 영국, 네델란드에서의 발전을 뜻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과 이탈리아에서도 고전문학 부활에 초점을 맞춘 것이어서 이탈리아의 경제문화가 독특한 형태로 성숙해가는 것을 제대로 그리지 않았음을 뜻한다 하겠음.
*2022. 4. 1일
1451. 금강하구의 나루터·포구와 군산·강경지역 근대상업의 변용
*김민영·김중규 공저/선인 간(2006)
*금강은 한반도의 중서부를 가로지르는 우리나라 경제지리·역사문화의 큰 젖줄로 선사시대 이래 유구한 문화경제사가 이 유역에서 꽃을 피우며 오늘이 이르고 있다고 저자는 이 책 서문에 적고 있음. 덧붙여 설명한다면, 금강은 전북 장수군장수읍의 신무산 동쪽 자락의 수분리 뜬봉샘에서 발원해 전북의 장수군-진안군-무주군, 충남의 금산군, 충북의 영동군-옥천군-보은군-청원군, 대전시, 충남의 연기군- 공주시-청양군-부여군-강경군, 전북의 익산시, 충남의 서천군을 거쳐 전북의 군산시에 이르러 서해로 유입(流入)되는 강으로 그 길이는 총 401Km에 달해 압록강(803Km), 두만강(548Km), 낙동강(506Km), 한강(482Km), 대동강(450Km) 다음으로 긴 강이며, 이 긴 강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유역의 산줄기는 729Km에 달함. ‘강과 수운(水運)의 사회경제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4부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의 본론은 제1부의 ‘강과 수운의 사회경제서 연구서설’, 제2부의 ‘군산-강경의 수운과 나루터·포구의 유형’, 제3부의 금강 수운과 군산·강경지역 근대 상업의 변용‘, 제4부 ’금강 수운의 사회경제사, 그 현대적 의미‘ 등이며, 부록으로는 군산, 논산, 강경, 금강유역, 금강유역 주요 도시의 문화해사 현황 등에 관한 자료와 사진 등이 첨부되어 있음. 금강의 수운은 철도가 놓이기 전에 군산하구-강경, 강경-공주, 그리고 공주-부강 구간에서 이루어 졌음. 내가 이제껏 걸은 금강은 발원지에서 옥천의 대청댐 직전까지여서 수운의 현장은 볼 수 없었음. 부록으로ㅛ 첨부된 사진자료 중에는 희귀하다 싶은 것도 있어 자료적 가치가 크다 하겠음.
*2022. 3. 24일
1450. 수질관리학 원론
*박석순 저/어문학사 간(2019)
*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가 대단히 중요한 것은 물은 생명의 원천이요, 인류문명의 모태이기 때문임. 현대의 강은 대다수가 자연 강(Natural River)으로 남아 있지 않고, 문명 강(Cultural River)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것은 주민의 대다수가 문명의 도시에 살고 있어서임. 인간의 영향이 크지 않은 자연 강은 생태학과 지질학적 측면에서 연구의 대상이 되어 왔다면, 문명 강은 인간의 활용측면에서 연구과 관리가 되어왔다는 차이를 찾아 볼 수 있음. 이 책을 통해 문명 강의 주요기능은 치수기능, 이수기능, 배수 정화기능, 생태기능, 주운기능, 위락기능, 발전기능 등이 있음을 알았으며, 앞으로 자연 강보다는 문명 강이라는 입장에서 강을 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음. 이 책은 ‘서론’, ‘수질모델’, ‘ 자료 조사 및 분석’, ‘수질통계’, ‘수질 반응론’, ‘하천과 강’, ‘하구와 항만’, ‘호수와 저수지’, ‘유역관리’, ‘정책결정’ 등 총10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은 수질관리전문가로 가는 입문서여서 미적분 등의 고급수학식이 다수 나오는 등, 나 같은 비전문가로는 소화하기 힘든 내용이 상당히 많아 별 수 없이 건너 뛴 부분도 많았음. 섬진강과 영산강의 따라 걷기를 마치었고, 금강의 반을 이미 따라 걸은 내가 아쉬웠던 것은 강에 대한 기초지식과 관련용어의 정확한 정의 및 이해였는데, 이 책이 그런 문제는 많이 풀어주었다는 생각임.
*2022. 3. 23일
1449. 조선인의 일본관
*금병동 저/최혜주 역/논형 간(2008)
*6백년 역사 속에 펼쳐진 조선인의 일본인식을 재일교포인 역사학자 금병동교수의 저술 『조선인의 일본관』을 통해서 알아보고ㅛ, 또 한국과 일본 간의 역사인식의 공유가 가능한가를 조명해보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하겠음. 일본이 한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민족적 편견과 감정적인 모멸감은 『고사기』, 『일본서기』 중 진구황후의 삼한정벌과 임나지배 기술에서 기원한 것이며, 한국의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은 조선에 대한 끊임없는 약탈과 지배를 자행하고, 역사왜곡과 망언 등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어서라는 것이 저자의 진단임. 이러한 갈등의 해소는 갈등의 시작을 파악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으로 보임. 이 책은 ‘전 근대의 일본관: 아시카가기-메이지초기’, ‘근대의 일본관-식민지화 과정기’, ‘식민지기의 일본관: 무단통치기-파쇼통치기’ 등 3부로 구성되어 있음.
저자는 후기에서 한일조약을 둘러싼 3가지 문제를 지적했는데, 첫째는 조약을 맺은 박정희정권은 국민의 참대표자가 아니며, 둘째는 체결된 조약 그자체가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투성이며, 셋째는 무상3억달라, 유상2억달라는 보상금이 아니고 단지 독립축하금이라는 것이라면서, 저자는 반세기 이상 방치하고 있는 국교정상화에 착수할 것을 강조했음. 이 책을 다 읽고 알게 된 것은 저자가 대한민국을 건국한 초대 대통령 이승만을 기회주의자로 매도했고, 한일조약에서 박정희정부의 대표성을 부정했으며, 북한과의 수교를 최우선으로 강조한 것 등으로 보아 조총련계의 역사학자가 아닌가 싶으며, 독자인 나는 저자의 논조에 전혀 동의하지 않음.
*2022. 3. 21일
1448. 방랑시인 김삿갓 한시집
*엄흥용 편저/책과 공간 간(2020)
*방랑시인 김삿갓은 본명이 김병연(金炳淵, 1807-1863)으로, 호는 난고(蘭皐)임. 조부인 선천부사 김익순(金益淳)이 순조11년(1811년) 홍경란의 난 때 적군에 투항한 줄 몰랐던 김삿갓은 순조26년(1826년) 영월의 관아에서 열린 “가산 군수 정시의 충성스런 죽음을 논하고, 김익순의 죄가 하늘에 이를 정도였음을 통탄해보아라(論鄭嘉山 忠節死 嘆金益淳罪通于天)”라는 시제(詩題)의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으나 그 후 모친으로부터 김익순이 조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집을 떠나 방랑시인으로 전국을 주유천하하다가 전남화순에서 죽음을 맞았고 강원도 영월에 묻혔다는 것은 이문영님이 엮은 『김삿갓의 지혜』의 독후감에서 언급한 바 있음. 영월문화원장을 역임한 향토문인 엄흥용 님이 편저한 이 책은 143수의 한시를 번역하여 원문과 함께 실었고, 해설도 덧붙여 해학 어린 김삿갓의 시를 감상하는데 길잡이역할을 잘 하고 있다는 생각임. 이 책에는 ‘방랑의 시’ 23수, ‘금강산 시’ 19수, ‘해학시’ 15수, ‘인생의 시’ 21수, ‘여인, 사랑의 시’ 21수, ‘계절의 시’ 14수, ‘형상 및 파격시’ 20수, ‘강산, 누정 시’ 10수 등이 실려 있어 김삿갓의 문학적 섭렵이 해학에만 머무르지 않았음을 잘 보여주고 있음. 「雪」이라는 제목의 시 “天皇崩乎人皇崩/
萬樹靑山皆被服/明日若使陽來弔/家家簷前淚滴滴(한림씨가 죽었는가 인황씨가 죽었는가/온갖 나무와 청산이 모두 상복을 입었네/만약에 내일 햇빛이 찾아와 조상을 하면/집집마다 처마 끝에 방울방울 눈물흘리리” 는 계절의 시로 분류되었으나 해학의 시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이 내평가임.
*2022. 3. 20일
1447. 상대성이론은 처음이지?
*곽영직 저/북멘토 간(2019)
*상대성이론을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내가 상대성이론에 무지한 것은 전적으로 그런 방법을 알아보지 않고 외면한 내게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임. 지금까지 그런 방법은 없다고 생각해왔기에 난해하기 이를 데 없는 상대성이론을 모른다는 것을 그다지 부끄러워하지 않았는데, 한 대학친구가 곽영직 교수의 이 책을 추천해 눈 딱 감고 다시 상대성이론의 이해에 도전해본 것임. 갈릴레이가 모든 관성계에서는 같은 물리법칙이 성립해야한다는 상대성원리를 제안하면서 뉴턴의 운동법칙이 상대성원리가 왜 성립해야하는지를 역학적으로 설명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 물체의 속력이 측정하는 사람의 속력에 따라 다라져야 한다는 상대성원리는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싶었음. 아인슈타인은 빛을 전달하는 매질인 에테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모든 관성계에서는 같은 물리법칙이 성립한다는 상대성원리와 모든 관측자가 측정한 빛의 속력이 같다는 광속불변의 원리를 주창한 바, 그것이 바로 특수상대성이론인 것임. 아인슈타인은 또 질량이 주변 공간을 휘어지게 하고 이 휘어진 공간으로 인해 중력이 작용하게 된다는 일반상대성이론을 주창했는데 미적분을 다 까먹어 관련수식을 보아도 내 실력으로는 잘 이해할 수 없는 형편임. 여전히 내게는 상대성이론의 이해는 난제임에 틀림없음.
*2022. 3. 17일
1446. 과학자의 철학노트
*곽영직 저/MID 간(2018)
*물리학을 전공한 저자가 고전시대에서 시작해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서영철학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이 책을 펴낸 것은 인문학적 지식이 상당히 축적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싶어 부럽기 짝이 없음. 과학과 철학을 모두 알아야 쓸 수 있는 이 책이 읽을 만한 것은 나도 화학을 전공한 국문학도이기 때문이지만, 저자가 알기 쉽게 이 책을 쓴 공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임. 2,500년을 전체적으로 통찰하며 역사를 따라 54명에 달하는 철학자의 사상과 가치, 생애에 관하여 핵심적인 부분만을 추려 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데, 54명을 반으로 줄이고 대신에 보다 상세히 다루는 것이 어떻겠나 싶은 생각도 들었음. 이성을 통해서만 세상의 진리를 볼 수 있다는 플라톤의 가르침을 받아 서양철학 내지 과학을 기반 위에 올려 놓은 사람은 제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는 자는 행동한다”라고 언급한 것을 실천한 사람은 바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닌 가 함. 마르크스가 위험한 존재였던 것은 모든 사회의 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로 보고 만국의 노동자에게 단결하여 투쟁할 것을 호소한 데 있다는 생각임. 이 책은 ‘고대 그리스에서 생각이 여리다’, ‘고대철학을 완성한 아테네의 철학’, ‘고대에서 중세로 넘어가는 길목’, ‘신학의 시대’, ‘정신이 세상을 품는다’, ‘경험이 세상을 만든다’, ‘세상이여 깨어나라’, ‘관념이 세상을 움직인다’, ‘인류 역사를 만드는 것은 물질이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 ‘나는 누구인가?’, ‘과학을 다시 본다’ 등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에서 마지막으로 소개된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에 내가 주목하는 것은 “과학은 지식의 축적을 통해 점증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혁명적 과정을 거쳐 발전한다”고 논지를 펴서임.
*2022. 3. 14일
1446. 문명이야기(신앙의 시대 4-2)
*윌 듀런트 저/왕수민 · 박혜원 저/민음사 간(2014)
*분량이 무려 990쪽에 이르는 두꺼운 이 책을 일독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처음 몇 번은 몇 쪽씩 읽다가 흥미를 느끼고 나서는 단 하루에 6백쪽을 읽어 치우서 가능했음. 저자가 신앙의 시대로 명명한 이 책은 십자군 전쟁(1095-1291)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저자는 이 때를 「그리스도교 사상의 절정기(1095-1300)」로 보고 있음. 단테를 끝으로 마무리되는 신앙의 시대는 단테가 죽은 바로 그 세기부터 위클리프의 종교개혁이 시작되고 페트라카, 부카치오 등이 본격적인 르네상스의 도래로 이어졌음. 신앙의 세대였던 중세의 가장 큰 유산을 들라면 단연 종교라고 언급한 저자는 경제적인 면에서의 유산을 훨씬 위대한 것으로 보았는데, 이는 중세 시대에 들면서 인간은 비로소 황무지를 정복해낼 수 있었고 바다 등의 자연을 상대로 대전을 치러 승리를 했기 때문임. 중세를 대표하는 스콜라철학은 논리를 갈고 닦는데 기여한 바 크고, 인도숫자, 십진법, 실험과학 등의 과학적 유산도 간과할 수 없는 것임. 예술 또한 그러했으니 우리가 중세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중 윤리 규범다음으로 풍성한 양을 자랑하는 것이 바로 예술이라고 저자는 말했음. 종교개혁과 르네쌍스를 잉태한 중세시대를 다시 보게되는 계기를 마련해준 저자에 감사하면서 학위논문을 마치고 나서 다시 한 번 읽겠다는 뜻을 굳혔음.
*2022. 3. 10일
1445. 알기 쉬운 성경과 기독교의 이해
*황병국 저/도서출판 귤나무 간(20210
*22년 전 세례를 받았을 때 감격이 사라지기 전에 성서를 공부하자는 생각에서 신약과 구약을 세 번 연거푸 읽은 것은 내게는 기록할 만한 쾌거였음. 이런 내가 최근 들어 거의 주일 미사에 참석지 않는 것은 코로나 확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들어 정의구현사제단의 신부들이 벌이는 정치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였음. 두 상황의 변화가 없는 한 옛날처럼 거의 매주 미사에 참가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어서, 이리하다가 냉담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도 하고 있음. 서울대 동창회보에 실린 이 책에 눈이 간 것은 책으로 만나는 카톨릭은 문제가 많은 특정 신부들을 통해 만나는 그것보다 문제가 훨씬 작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음. 서울대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31년간 생명과학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가르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참된 기독교인은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를 누리며 세상 사람들의 종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 되어 하느님께 순종하는 믿음의 삶을 산다. ”고 강조했음. 저자의 독특한 성경해석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를 DNA, messanger RNA에 비유하여 해석한 것임. 생명체의 DNA에서 동일한 유전자정보를 가진 messanger RNA가 만들어지며, 더 나아가 messanger RNA에서 동일한 유전자 정보를 가진 단백질이 만들어지는데, DNA에서 유전정보를 받아 전달하는 세포의 messanger RNA와 비슷하게 신약성경에서 예수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과 ‘메시아’로서 하느님의 말씀(복음)을 전달한다는 것임. DNA에서 유래된 messanger RNA와 단백질은 DNA와 유전정보가 동일하듯이 이들 DNA물질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과학적으로 비교분석해보면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기독교의 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임.
*2022. 3. 7일
1444. 죽음이란 무엇인가(Death)
*셀리 케이건 저/박세연 역/엘도라도 간(2021)
*죽음과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진다는 것은 최근 수년간 두 누님과 형수님을 저 세상에 보내고 나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감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있는 내게 오직 이성과 논리로 죽음과 삶의 의미를 풀어낸 이 책은 신선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음. “언제인가 죽을 것이라는 사실에 직면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신중해야 하겠지요.”라고 한국독자에게 메시지를 보낸 이 책의 저자인 미국의 셀리 케이건 교수는 “죽음이 진정으로 모든 것의 끝이라면 그때까지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나라는 존재가 누구인지, 그리고 내게 주어진 일이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해야 합니다.”라고 죽음의 문제도 답해주었음. 죽음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에도 분명 길 안내가 필요할진데, 이 책이 그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는 생각임. `이 책은 ‘삶이 끝난 후에도 삶은 계속되는가?’, ‘영혼은 존재 하는가’, ‘육체 없이 정신만 존재할 수 있는가’, ‘영혼은 죽지 않는가’, ‘나는 왜 내가 될 수 있는가’, ‘나는 영혼인가 육체인가 인격인가’, ‘죽음의 본질에 관하여’, ‘죽음에 과ᅟᅵᆫ한 두 가지 놀라운 주장’, ‘죽음은 나쁜 것인가’, ‘영원한 삶에 관하여’, ‘삶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피할 수 없는 죽음의 무거움’, ‘죽음을 마주하고 산다는 것’, ‘자살에 관하여’ 등 총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지막 장인 ‘자살에 관하여’는죽음의 선택인가 삶의 포기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명제임. 프란츠 카프카의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다.’ 라는 지적이 명언인 것은 삶과 죽음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명징하게 언급하고 있기 때문일 것임.
*2022. 3. 3일
1443.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Wonderworks)
*앵거스 플래처 저/박미경 역/ 로크미디어 간(2022)
*'문학작품에 숨겨진 25가지 발명품‘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문학의 탄생 순간을 “먼동이 틀 무렵이었다. 손가락이 장밋빛으로 물드는 어슴푸레한 햇살 속에서 경이로운 발명품이 탄생했다. 그것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어둠속에서 희망을 되살릴 수 있었다. 황홀감을 자아내고 믿기 어려운 나날로 이끌 수 있었다. 지루함을 몰아내고 하늘의 빗장을 벗길 수 있었다. 그 발명품은 바로 문학이었다.”라고 묘사했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어둠 속에서 희망을 되살리는 것이 문학의 순기능임을 확실하게 말해주고 있는 이 책은 모두 25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각 장의 제목은 다름 아닌 문학작품 속에 숨겨진 발명품으로, ‘용기를 북돋워라’, ‘로맨스의 불을다시 지펴라’, ‘분노를 떨쳐내라’, ‘상처를 딛고 올라서라’, ‘호기심을 자극하라’, ‘정신을 해방시켜라’, ‘비관적인 생각을 버려라’, ‘상실의 아픔을 치유하라’, ‘절망을 떨쳐내라’, ‘자아수용을 달성하라’, ‘실연의 아픔을 물리쳐라’,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라’, ‘온갖 미스테리를 해결하라’,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하라’, ‘실패를 딛고 일어서라’, ‘머리를 맑게 하라’, ‘마음의 평화를 찾아라’, ‘창의성을 길러라’, ‘구원의 자물쇠를 풀어라’, ‘미래를 쇄신하라’, ‘더 현명하게 결정하라’, ‘자신을 믿어라’, ‘얼었던 마음을 녹여라’, ‘꿈을 펼쳐라’와 ‘외로움을 달래라’ 등임. 미시간대학교에서 신경과학 학사학위를, 그리고 예일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아 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이 책의 저자 앵거스 플래처는 문학 소피스트는 문학의 비밀을 가르쳤고, 수사학자는 문학의 비밀에 논쟁의 비밀을 결합시켰으며, 철학자는 문학의 비밀엔 등을 돌리고 논쟁의 비밀에만 집중했다고 했는데, 흥미로운 지적이 아닐 수 없음.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정리한 발명품 25가지가 과거의 것이라면, 이를 넘어 미래발명품을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자연에서 찾을 것을 저자는 역설했음.
*2022. 3. 2일
1442.평창풍류기행
*권혁진·정원대 공저/한국예총강원도연합회평창지회 간(2021)
*자연의 풍광이 빼어나다는 것만으로는 명승지가 될 수 없는 것은 거깅레 인문학이 덧붙여져야 비로소 사람들이 그 경승지의 이름을 입 밖에 내기 시작해서가 아닌 가 함. 섬진강의 옥정호는 산과 물이 잘 어우러져 승경만으로는 부족함이 없어보이는데 명승지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댐을 막은 후 만들어진 인공적인 것도 있지만 옥정호가 생긴 지 그리 오래지 않아 이 호수를 찾고 감동해 읊은 풍류시가 축적되지 않아서라는 생각도 들었음. 강원도 내륙의 오지인 평창이 널리 알려진 것은 평창올림픽 덕분이지만, 그 전에 조선의 유명 문인들이 평창에 묵으면서 남긴 풍류시가 적지 않아 인문학이 상당부분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음. “조선시대 있었던 약수역, 평안역, 운교역, 방림역, 대화역, 진부역, 횡계역 등을 지나면서 기록한 김시습, 원천석, 김세필, 이달, 이이 등의 한시를 중점 발굴하여” 독자들이 쉽게 읽고 즐길 수 있도록 이 책을 집필한 두 분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자 함. 이 책에서 만나 뵌 조선의 문인들 상당수가 산수유기를 남겼다는 것도 이 책을 읽고 확실히 알게 되었음. 아쉬운 것은 한시 뿐만 아니라 시조도 발굴해 같이 실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었을 까 하는 점임.
*2022. 2. 15일
1441. 나의 문화유산답사기8 (남한강 편)
*유홍준 저/창비 간(2021)
*이 책으로 저자가 지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국내편 10권은 모두 읽은 셈임. 문화유산답사는 물론 인문학의 대중화에 엄청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저자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나의 산행기나 강 탐방기 작성에 교범으로 삼았을 만큼 내 글쓰기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 기념비적인 여행서라 할 만한 것임. 다만 저자가 자연과학을 전공하지 않아 제목 그대로 주로 문화유적지를 답사했고 해설 또한 인문학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해 비경의 형성에 관한 지질학적 내용을 담고 있지 못한 것이 내게는 아쉬움이 컸었음. 이 책 은 문자 그대로 한강의 남한강에 한정해 답사한 여행기여서 한강전체를 담은 것은 아니고 영월부터 남양주 양수리 두물머리까지만 다루고 있어, 향후 “한강 따라 걷기”를 진행할 때 참고자료로 활용할 생각임. 영월에서 남한강에 합류하는 평창강을 따라 걷느라 남한강의 시작점을 사진으로 남긴 바 있어 이 책은 서두부터 흥미롭게 읽었고,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음. 섬강과 남한가이 합류되는 원주의 남한강 변에 이름 난 폐사지가 많다는 것을 이 책에서 확인한 바, 별도로 짬을 내어 다녀올 뜻임. 이 책을 펴낸 목적의 하나가 남한강을 따라가는 와유(臥遊)를 위한 것인 만큼,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마음 편히 누워 이 책을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음.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에서는 영월과 주천강을, 제2부에서는 충주호반을, 제3부에서는 남한강변의 폐사지를 다루고 있음.
*2022. 2. 13일
1440. 평창의 인문지리
*정원대 저/ 권혁진 감수/ 평창문화원 간(2021)
*평창이 세인의 이목을 끈 것은 평창동계올림픽 때문이겠지만,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 대학 동기가 교수직을 정년퇴직 후 평창에 정착해서임. 속사천과 흥정천이 합류되는 곳에서 시작되는 평창강을 따라 걸어 동강에 합류되는 영월 합류점까지 대학동기들과 함께 걸은 것은 이 친구가 주선한 덕분이었임. 이 친구의 소개로 인사를 나눈 정원대 선생 역시 평창으로 이주해와 사시는 분인데, 경찰직공무원 생활을 이곳에서 오래한데다 평창의 곳곳을 탐방해 『길 위의 역사』도 출간한 바 있는 향토문인이자 사학가로 칭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분임. 저자로부터 선물 받은 이 책을 진작 읽었더라면 평창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논문작성에 도움을 받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낀 것은 어제 일독을 마치고 나서임. “1979년 격동의 시대 늦은 가을부터 시작하여 40년간 발품을 팔면서 평창의 산과 계곡 마을의 어르신을 만나며 지난 이야기들을 기록”해 채취한 이야기들, 몸소 찍은 사진들, 수많은 고문헌들을 섭렵해 얻는 지식들이 어우러져 응축된 결실이 바로 증보판 『평창의 인문지리』라는 생각임. 내가 논문작업중인 『호구일록』의 저자 권두문과 그 책자에 실린 천동굴(오늘의 응회굴)의 사진, 탐방경험등도 실려 있어 흥미롭게 읽었음.
*2022. 2. 13일
1439.전란의 기억과 소설적 재현
*장경남 저/보고사 간(2018)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한 전쟁은 조선사회를 크게 뒤흔들었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임. 이 두 전쟁은 기억을 통해 오늘의 우리들에게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 전쟁의 기억이 일차적으로 기록된 것은 전쟁을 체험한 사람들이 기록한 각종 일기로, 요즘 내가 논문 작업을 하고 있는 권두문의 「호구일록」도 임란의 기억을 전해주는 1차 자료라 할 수 있음. 전란을 소재로 한 문학은 이에 그치지 않고 허구적 상상을 동원해 지은 소설도 다수 있는바, 이 책에서는 이런 자료들에 기초해 전란의 기억과 소설적 재현을 풀어나갔음. 이 책은 전란, 기억, 소설을 핵심어로 하면서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음. 그 첫 부분인 제 1부에서는 ‘전란체험 실기 개관’, ‘ 『고대일록』으로 본 정경운의 전란 극복의 한 양상’, ‘한·일 종군실기 비교: <<정만록>>과 <<조선일일기>>’, ‘병자호란 실기의 작자의식’, ‘남급의 <<병자일록>> 이본과 구성내용’, ‘남한산성 호종신의 병자호란 기억’, ‘ <<산성일기>>의 서사적 특성’ 등 7개장으로 나누어 전란체험과 기억의 관계를 상론했음. 뒷부분인 제2부에서는 ‘임진왜란 실기의 소설적 수용양상’, ‘임진왜란 포로체험의 문학과 가족애’, ‘병자호란의 기억과 여성 수난의 서사’, ‘17세기 열녀담론과 소설적 대응’, ‘근대 초기 <<임진록>>의 전변 양상’, ‘이순신의 소설적 형상화양상과 의미’ 등 6개장으로 나누어 실기와 소설을 핵심어로 한 상세한 연구결과를 읽을 수 있었음. 분석대상이 된 1차 자료들을 읽지 못한 채 연구의 결과물인 이 책만 읽는다는 것은 한계가 있어 1차 자료들을 구해 마저 읽은 후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어볼 생각임.
*2022. 2. 7일
1438.임진왜란
*김영진 저/성균관대학교출판부 간(2021)
*16세기 말 한반도에서 치러진 임진왜란은 오늘날의 한·중·일 삼국이 전면전을 벌인 유일한 사례라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된 것은 이 책을 읽고 나서임. 943쪽의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을 저술한 김영진교수가 임진왜란에 주목한 것은 전쟁과 같은 중대상황에서 3국의 관계가 어떻게 작동되었는가가 아닌 가 함. 중원지역을 차지한 중심세력인 중국과 주변국들은 조공과 책봉을 통해 주종관계를 이루어 안정이 유지되었는데, 이를 깬 것이 일본의 조선침공으로 시작된 임진왜란이라는 시각을 갖고 이 책을 읽어나가자 그동안 보지 못한 것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음. 이 책은 제1부 임진왜란, 제2부 강화협상, 제3부 정유재란으로 구성되었으며, 각부는 다시 몇 개의 장으로 나누어 보다 깊숙이 임진왜란의 진행과정을 상세히 다루고 있음. 제1부 임진왜란에서는 ‘침략의 전야’, ‘왜군의 침략과 초기 대응’, ‘명의 참전’ 등 3개의 장으로 세분해 상론했고, 제2부 강화협상에서는 ‘벽제관전투와 명의 전략 수정’, ‘명·일의 강화교섭’, ‘강화와 조선의 대응’, ‘히데요시의 책봉’ 등 4개의 장으로 소분해 고찰했으며, 제3부 정유재란에서는 ‘책봉의식과 강화의 파탄’, ‘왜적의 재침과 대응’, ‘종전과 전후처리’ 등 3개의 장으로 나누어 고찰하는 것으로 통사로서의 임진왜란을 마무리했음. 저자는 이 책의 에필로그를 통해 조선이 처한 위기와 극복을 네 가지로 정리했는데, 그 네 가지는 국왕의 피난에 이어진 내부(內附), 이순신의 조선 수군이 왜군의 서진을 막았다는 점, 의병들의 활약, 명으로부터의 위기 등임. 또 저자는 조선이 놓친 기회로 전쟁 발생 이전 통신사 파견 이전부터 히데요시의 도발가능성이 제기되었다는 점, 조선은 전쟁초기 왜군의 북상을 저지할 수 있었다는 점, 전쟁 초기 조선과 명은 상호불신 속에 시간을 낭비한 점, 조선이 적극적으로 일본과 강화협상에 나섰다면 전쟁의 장기화와 정유재란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점 등 4개의 포인트를 제시하였음. 이런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읽어볼 생각임.
*2022. 2. 5일
1437.한국전쟁
*왕수쩡(王樹增) 저/나진희·황선영 역/글항아리 간(2020)
*1970년대 이전에 중국에서「항미원조전쟁」으로 명명한 6.25전쟁을 중국인 작가가 이 책의 제목을「한국전쟁」으로 정했다는 것을 알고 어느 정도 중국의 입장에서 쓴 부분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사실에 입각해 썼으리라 기대했음. 이 책을 읽고 나서 크게 실망한 것은 러시아의 외교문서가 공개되어 북한의 남침으로 6.25전쟁이 발발했다는 것은 온 천하가 다 아는데 이 작가는 전쟁을 일으킨 쪽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는 것임. 이에 더하여 중국인민지원군사령관인 펑더화이(彭德懷)를 무결점의 지휘관으로 만든 것은 자유가 통제된 중국에서는 6.25전쟁을 「한국전쟁」이라고 부른 왕수쩡(王樹增)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것 같아 씁쓸했음. 이 책은 ‘전쟁의 발발과 미국의 개입’, ‘운산전투-중국군과 미군의 첫 번째 육박전’, ‘38군 만세!’, ‘메리 크리스마스!’, ‘리지웨이, 중국군 총사령관에게 안부를 전하다’, ‘피로 물든 한강’, ‘누가 승기를 잡을 것인가?’ 등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장장997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이 책은 상당부분을 중국군의 승전을 그리는데 할애되어, 이 책을 읽은 중국인 독자들은 중국군의 패전을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음. 중국에서 보고문학의 거장인 왕수쩡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책에서 “한국전쟁은 결국 ‘인간의 전쟁’이었다고 말한 것은 무기나 물자지원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전투에서 중국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군의 애국심 덕분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 같은데, 이 표현이 적합지 못한 것은 모든 전쟁이 인간의 전쟁이기 때문임. 며칠 전 북경에서 개최된 동계올림픽에서 승부조작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금메달 획득에 전력투구하는 것을 보고 한국전쟁에서 엄청 많은 중국군이 사망한 것을 드러내지 않고 승리했다고 우기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생각임. 이 책을 읽고 얻은 것은 것은 한국전재에 대한 중국의 관점이 무엇인가를 알게 된 것임.
*2022. 2. 3일
1436.조선시대 책의 문화사
*주영하 외 4인 공저/휴머니스트 간(2009)
*작성 중인 연구논문의 참고문헌으로 이 책을 선정한 것은 지도교수님의 추천에 의한 것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렇게 책을 쓸 수도 있음을 알았음. 조선 최고의 교화서인『삼강행실도』가 어떻게 간행, 배포되었고 학습을 통한 지식의 유통이 어떠했나를 보여주는 이 책은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의해 기획, 편찬된 것으로 분야별로 5명의 공저자들이 나누어 집필하였음. ‘『삼강행실도』판본의 간행과 유통’은 한국학 중앙연구원의 주영하 교수가, ‘『삼강행실도』의 편찬배경과 조선 초·중기 사회의 변화’는 동 연구원의 전경목교수가, ‘지식의 유통에 있어 『삼강행실도』판화의 기능과 특징’은 동 연구원의 윤진영 전문위원이, ‘ 「삼강」의 권위적 지식이 판소리 문학에 수용된 양상‘은 동 연구원의 이정원 교수가, 그리고 ’근대적 인쇄기술과 「삼강」의 지식확산‘은 경기대의 이정원교수가 옥영정, 전경목교수와 윤진영 전문위원, 그리고 경기대의 이정원 교수가 나누어 집필한 것임. 조선시대 5백년 동안 가장 많이 출판된『삼강행실도』는 충과 효, 그리고 열에 대한 실천적 사례를 많이 담고 있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윤리서임.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임란이 끝난 후 1617년 광해군의 조선 조정은 땅에 떨어진 사회윤리를 고양하고자 기존의 『삼강행실도』를 증보한 『동국신속삼강행실도』를 간행했는데, 이 증보판이 기존의 삼강행실도와 무엇이 다른 가였는데, 이 책을 읽고 『동국신속삼강행실도』는 『삼강행실도』에 비해 개별 찬문은 축소되고 전체 사례수가 늘어났다는 것과 본래의 감계적 기능보다 전란의 과정에서 귀감이 될 만한 인물을 표창하기 위해 발간했다는 것과 이 책에 실린 인물은 1650명에 달했다는 것임.
*2022. 1. 31일
1435. 임진왜란 동아시아 삼국전쟁
*임진왜란 동아시아 삼국전쟁
*정두희·이경순 외 12명 저/휴머니스트 간(2010)
*서강대학교 국제학센터에서 기획하고 정두희 등 14인의 논문을 모아 출간한 이 책이 의미를 갖는 것은 임진왜란을 일본이 조선을 침공해 일어났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동아시아의 일본·조선·중국 등 삼국간의 전쟁으로 이해했다는 것임. 이 책의 표4에 적힌 “임진왜란은 중국이 중심이 되었던 동아시아의 역사에서 일본이 강대국으로 등장했다는 것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적은 글을 읽고, 이제껏 간특한 일본이 힘이 좀 강해지자 겉으로는 명 정벌을 내세우고 속으로는 조선을 정벌하겠다는 흑심을 갖고 한반도를 침공한 것으로 이해해온 나의 역사인식이 너무 편협했음을 알게 되었음. 동아시아 세계를 흔드는 16세기 최대의 전쟁인 임진왜란을 한국에서는 이순신의 활약과 의병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한 항쟁사에 초점을 모아 승리한 전쟁으로 인식하고, 일본에서는 대륙침략의 선구적 업적으로 미화하고, 중국에서는 조선을 도와 왜군을 패퇴시켰다며 대국주의 관점에서 임란을 이해해온 독자들에게는 이 책의 내용이 충격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임. 미국의 대학교수 존 B.던컨이 논문 「임진왜란의 기억과 민족의식형성」에서 『임진록』등 민간전승에서 민중의 민족의식을 읽었다고 한 것은 민족이라는 용어가 이 땅에 이식되기 3세기 전이어서 놀라웠음. 이 책은 13개의 아티클로 구성되어 있는데, 7편이 외국학자들의
글이어서 색다른 관점의 글을 읽을 수 있어 좋았음.
*2022. 1. 28일
1433.한국의 일기문학
*이우경 저/집문당 간(1995)
*「일기(日記)」는 산문문학의 한 양식으로서 16세기를 기점으로 번성하였다고 밝힌 이 책의 저자는 조선후기 「일기(日記)」의 유형을 ‘소재에 의한 분류’, ‘서술방법에 의한 분류’, ‘ 그리고 ’주관적 시점에 의한 분류‘ 등 3대분했음. 요즘 내가 논문 작성 중인 권두문의「호구일록」은 ’소재에 의한 분류‘에 속하는 전쟁일기이며, 궁중일기, 여행일기 등이 이 부류에 속함. 실록 및 야사와 기록문, 그리고 일기문학 등의 상위 장르는 ’서술 방법에 의한 분류‘ 이며, 주관적 시점에 의한 분류는 객관적 주관, 선택적 주관, 직설적 주관, 종속적 주관, 상상적 주관 등으로 나뉜다고 이 책은 적고 있는데 쉽게 이해되는 것은 아님. ’서론‘, ’조선후기 일기 형성의 배경, ‘일기의 제 유형과 서술방법’, ‘일기의 시점과 표현방법’, ‘일기의 대립구조’, ‘일기의 장르적 성격’, ‘결론’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을 읽고 확실히 알게 된 것은 그동안 내가 써온 산행기나 탐방기가 잘만 쓰면 일기문학의 반열에 들 수도 있겠다는 것이었음. 다른 분들이 내 산행기 등을 일기문학을 이루는 문학 작품으로 인정해준다면, 내 블로그는 그 자체가 먼 훗날 문집이 될 수 있겠다고 기대하는 것은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 있으나 전혀 불가능한 망상은 아니라는 생각임. 조선의 일기문학의 백미는 공찬으로는 『조선왕조실록』이고, 사찬으로는 여행일기인 박지원의 『열하일기』라는 것이 제 생각임.
2022. 1. 20일
1432.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말콤 글래드웰 저/임옥희 역/21세기북스 간(2007)
*몇 년이 지나도록 다 읽지 못한 원서『Tipping Point』를 헌 책방에서 번역본인『티핑 포인트』를 사서 일독을 마친 것은 며칠 전의 일임. 작은 아이디어를 빅트렌드로 만드는 ‘티핑 포인트’란 ‘어떤 아이디어나 경향, 사회적 행동이 등불처럼 번지는 마법의 순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 책은 정의하고 있음. 사회과학에서 쓰이는 티핑포인트에 상응할 만한
인화점(Flash Point)이다 싶은 것은 인화점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불을 붙일 수 있어 하는 말임. 이 책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저서 『타인의 해석』등을 읽은 바 있어 섬광처럼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수려한 문체를 기대하고 읽었는데 나이가 들어 감수성이 무뎌서인지 그런 감동은 느끼지 못한 채 읽었다는 생각임. 저자는 이 책에서 티핑 포인트를 만드는 3가지 규칙으로 소수의 법칙, 고착성요소, 상황의 힘을 들었음. 극소수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일을 저지른다는 소수의 법칙, 작지만 기억에 남을 메시지가 엄청난 결과를 부른다는 고착성 요소, 환경의 작은 변화가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는 상황의 힘 등이 티핑 포인트의 3요소라고 한 이 책은 새로운 시장의 공략에 힘쓰는 마케터들이 귀 기울일 만한 경구로 적극 수용할 것을 권해드리고 싶다는 생가김.
*2022. 1. 17일
1431. 거짓의 역사와 위선의 한국사회
*조남현 저/미래사 간(2021)
*내가 읽은 역사서가 3백권이 거의 다 될 만큼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독서를 해왔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근대사가 심하게 왜곡되었다는 것임. 1980년대 저술된『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 기폭제가 되어 우리의 현대사를 좌파적 시각으로 해석한 역사서가 봇물을 이루어 제대로 한국사를 다룬 역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임. 내가 우리 현대사를 제대로 알게 된 데는 이영훈, 박지향 교수 등이 주도해 2권으로 펴낸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읽고 나서였음. 이번에 읽은 『거짓의 역사와 위선의 한국사회』는 우리의 현대사를 국민들이 좌파적 시각으로 왜곡해 읽지 않도록 사실에 기초해 썼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는 생각임. 이 책은 ‘우상과 신화’, ‘스러진 거인’, ‘반동의 80년대’, ‘반동의 소설 『태백산맥』’, ‘잘못된 역사정리 4·3사건’, ‘김용옥은 너무 몰랐다’, ‘꼭 알아야 할 것들’ 등 7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저자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나는 한국사회의 이러한 몰이성과 몰염치, 위선과 허위가 좌파의 세례를 받은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좌파의 주요 무기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부인하기 위한 한국현대사의 왜곡이었다.”라고 쓰고 있는데, 나도 같은 생각임. 이승만 대통령이 주도해 건국한 대한민국의 정통성 부인으로 부각된 김구를 재평가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건국을 단독정부수립으로 폄하해 방해한 인물이 김구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되자 이 분마저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쓰레했음.
*2022. 1. 11일
1430. 나의 문화유산답사기10-서울편2
*유홍준 저/창비 간(2021)
*등잔 밑이 어둡다고 서울에서 7년에 걸쳐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녔고 직장을 십수년 다녀 20년을 넘게 살았으면서도, 제대로 아는 곳은 다녀와서 명소탐방기를 남긴 운현궁, 선유도, 효창공원 등 정도임. “갔노라-보았노라-섰노라”의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는 안다고 말하는 것이 남들에 무성의해 보이겠다고 생각해온 것을 더욱 강화하게 된 것은 유홍준의 두 번째 서울 편인『나의 문화유산답사기10』을 읽고 나서임. 이 책의 부제로 달린 “유주학선 무주학불(有酒學仙 無酒學佛)“의 문구는 대원군 이하응의 「석란도」10곡병풍 중 제4폭에 찍힌 도장의 문구라는데, 조선말기 한 나라의 역사를 쥐락펴락했던 인물이 인생의 여유와 허허로움을 느껴 남긴 글이어서 공감되는 바가 큼. 이 책은 ‘서울 한양도성’, ‘자문 밖’, ‘덕수궁과 그 외연’, ‘동관왕묘’, ‘성균관’ 등 총5부로 구성되어 있음. 몇 해 전 한양도성을 두 차례로 나누어 전 코스를 따라 걸은 적이 있는데, 이는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을 지나는 길이 개방되어 가능했었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받아 직무가 정지되었을 때 이 길을 산책하면서 결심하고 개방을 한 덕분에 장장14Km의 한양도성을 이어 걸을 수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음. 나와는 정치적 이념이 많이 달라 생전에 비판적 입장에 있기도 했지만, 국민들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했음. 임진왜란 때 이순신과 함께 해전을 치러낸 명의 진덕린 장군의 후손이 우리나라에 귀화해 살아왔다는 것과 ”천리마 꼬리를 잡고 가는 파리도 천리를 간다“는 경구를 알게 된 것도 이 채 덕분이었음.
*2022. 1. 10일
1429. 소리의 과학
*세스 S. 호로비츠 저/노태복 역/ 에이도스 간(2018)
*은하와 은하사이의 광활한 공간을 포함하여 에너지가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진동하는 영역이 존재하며, 측정된 진동의 범위는 엄청나며, 감지할 수 있는 소리는 무엇이든 정보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새삼 알게 되었음. 이제까지의 청각에 관한 연구는 다음 두 가지 사실에 집중되어 잇는바, 그 첫째는 만약 정보의 한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면 생명체는 그 채널을 이용하는 것이고, 둘째는 생명이 존재하는 곳이면 어디에나 소리가 있어 진동이 있으며, 모든 진동은 에너지와 정보를 수신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관찰결과라고 이 책은 적고 있음. 이 책은 ‘태초에 광음이 있었다’, ‘공간과 장소.’, ‘물고기와 개구리’, ‘박쥐의 청각’, ‘청각의 진화생물학’, ‘음악이 뭘까?’, ‘소리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세계’, ‘귀를 통해 뇌를 해킹하다’, ‘무기와 기이함’, ‘미래의 소음’, ‘듣는 것이 곧 그 사라미다’ 등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을 읽고 나서 소리를 듣는 것에서 인류 진화의 위대한 도약이 시작되었으며, 소리는 인간의 물과 마음을 빚어내는 가장 강력한 자극이며, 청각은 인류의 진화와 생존에서 가장 보편적인 감각이라는 표4의 표현이 지나치지 않다 싶었음.
*2022. 1. 8일
1428.조선시대 한국인의 일본인식
*하우봉 저/혜안 간(2006)
*우리나라와 가까이 있으면서 침공하고 괴롭힌 것은 역사적으로 고찰해보면 중국이 일본보다 훨씬 심했는데 일본에 대한 인식이 훨씬 더 부정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항상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고 그 궁금증이 많이 풀렸음. 자아(自我)와 타자(他者)는 이항대립적인 관계인데, 여기서 타자란 문화인류학적으로 문화의 공민권을 갖지 못한 존재로 정의된다고 함. 필요시 자아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타자를 설정할 때, 민족·국가 내부의 차원도 있고 대외관계에서의 타자를 설정하기도 하는데, 대외관계에서 타자인식은 자아인식과 표리일체의 관계에 있으며, 민족의식의 반사경이라 할 수 있다고 함. 조선시대 한국인은 자신을 명(明)과 함께 중화(中華)로 설정한 다음, 여진·일본·유구·동남아제국을 이적(夷狄)으로 타자화 한 것이 오늘날 중국을 두려워하고 일본을 무시하기에 이르렀다는 생각임. 다시 말해 조선전기의 세계관과 자아인식은 ‘세계인식으로서의 화이관(華夷觀)’과 ‘자아인식으로서의 소중화의식(小中華意識)’으로 요약할 수 있음. 이 책에서는 1부「조선시대 대외인식의 구조와 일본인식」제목 아래 ‘조선시대인의 세계관과 일본인식’, ‘조선후기 대외인식의 구조와 추이’, ‘한국인의 대마도인식’을 다루었고, 2부 「일본인식의 전개양상」를 대주제로 ‘조선초기 대일사행원의 일본ㅇ니식’, ‘조선후기 통신사행원의 일본인식’, ‘조선후기 남인계실학파의 일본인식’, ‘조선시대 표류민의 일본인식’, ‘개항기 수신사의 일본인식’, ‘동학교조 최제우의 대외인식과 일본관’ 등 6개의 소주제를 논했음. 한국과 일본의 양 국민이 갖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인식은 수천 년간에 걸친 집단적 체험의 산물이요, 역사퇴적의 결과이기에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지만, 일본에 대한 집권세력의 적대인식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임.
*2022. 1. 7일
1427. 김삿갓의 지혜
*이문영 엮음/정민 미디어 간(2020)
*내가 김삿갓을 알게 된 것은 1970년대 KBS라디오에서 방송한 ‘방랑시인 김삿갓’이라는 5분짜리 프로그램 덕분이었음. 이 프로는 남한만이 아니고 북한의 명소도 자유롭게 휘젓고 다니면서 시를 짓는 김삿갓의 자유분방한 방랑생활을 잘 그려내어, 반공프로그램으로도 손색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음. 김삿갓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은 김병연(金炳淵, 1807-1863)으로, 호는 난고(蘭皐)이며, 속칭 김립(金笠)으로 불리는 방랑시인임. 조부인 선천부사 김익순(金益淳)이 순조11년(1811년) 홍경란의 난 때 적군에 투항한 줄 몰랐던 김병연은 순조26년(1826년) 영월의 관아에서 열린 “가산 군수 정시의 충성스런 죽음을 논하고, 김익순의 죄가 하늘에 이를 정도였음을 통탄해보아라(論鄭嘉山 忠節死 嘆金益淳罪通于天)”라는 시제(詩題)의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음. 그 후 모친으로부터 김익순이 조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 김병연은 집을 떠나 방랑시인으로 전국을 주유천하하다가 전남화순에서 죽음을 맞았고 강원도 영월에 묻혔음. ‘인생의 지혜’, ‘처세의 지혜’, ‘성공의 지혜’, ‘행복의 지혜’, 인격의 지혜‘, ’정의의 지혜‘, ’배움의 지혜‘ 등 7개의 지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20여 수의 한시와 60편의 일화가 소개되어 있음. 작년 11월 영월의 김삿갓문학관을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되어 사 보게 된 것임. 흥미롭게 읽었지만, 얼마간 실망한 것은 이 책은 김삿갓의 시를 토대로 있을 법한 일을 상상하여 엮은 이야기이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는 것 때문임. 이 책을 엮은이가 서문에서 이 책이 상상의 결실임을 미리 밝혀 속았다는 생각을 갖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는 생각임. 방랑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김병연에 대한 학계의 평가가 왜 그리 인색한가는 별도로 연구할 만한 과제라는 생각임.
*2021. 1. 4일
1426.베토벤과 바그너- 그 치유력에 대하여
*조수철 저/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간(2020)
*나이가 칠십이 넘도록 위대한 음악가들에 대한 어떤 책도 읽어보지 못한 것은 서양의 클래식음악에 대한 열정이 강하지 않아서였음. 이제껏 작가는 작품으로 만나보면 된다는 생각에서 위대한 문학작품은 부지런히 찾아 읽었지만, 작가의 자서전이나 전기를 거의 읽지 않은 것은 위대한 음악가 또한 작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에서였음. 위대한 음악가의 음악 작품을 감상은 했지만,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작곡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표하지 않았던 것이 조금은 어리석었다는 생각임. 서양 음악사에서 늘 화제가 되어온 두 걸출한 작곡가 베토벤과 바그너를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책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사 보았는데, 두 위대한 음악가의 일생과 일화를 잘 그린 이 책은 나의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함. 이 책의 저자 조수철교수는 이 책의 6장에서 “바그너가 저명한 음악가가 되기까지 베토벤의 영향은 절대적이었다”고 말했을 만큼 베토벤과 바그너의 관계가 깊었다는 것은 이 책을 읽고 나서 알았음. 앞 세대의 모차르트와는 관계가 소원했지만, 바로 뒤 세대의 바그너는 베토벤을 공경하고 따랐으며, 철학자 니체와도 교유한 것으로 이 책에 나와 있음. 이 책은 ‘인류와 음악의 역사적 동행’, ‘베토벤의 생애와 음악’, ‘바그너의 생애와 음악’, ‘베토벤의 아홉교향곡과 바그너’,
‘베토벤 음악의 핵심사상’, ‘바그너에게 미친 베토벤의 영향’, ‘통섭적 접근과 대극의 합일’, ‘그 치유력에 대하여’ 등 7개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베토벤 음악의 핵심사상은 대극의 합일로 요약되는데, 이는 인간내부에 존재하는 진선미를 표현하기 위해 베토벤이 취한 방법은 ‘대극의 합일’ 즉, 절대 사상과 하나의 사상의 추구였다는 것임. 이 책의 저자가 음악가가 아니고 의료인이라는 점이라는데 놀랐음.
*2022. 1. 3일
1425. 한반도 지형론
*고바야시 데이이치 저/손 일·김성환·탁한명 편역/푸른길 간(2015)
*이 책의 공역자인 손일 교수의 「옮긴이 후기」에 따르면, 지형에 기반을 둔 한반도 지체구조에 관한 설명은 1931년 일본인 지질학자 고바야시에 의해 처음으로 제기되었다고 함.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손 일교수가 언급했듯이, 30세의 도쿄대학 지질학과 학부졸업생인 저자가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 한반도의 기복 속에서 이윤회 지형(二輪廻 地形)을 확인한 것임. 참고로 침식에 의해 생기는 일련의 지형변화과정을 침식윤회 또는 지형윤회라 칭하는데, 신구 2개 이상의 윤회에 속하는 지형이 공존하는 것을 두고 다윤회지형이라 하며 공존하는 지형이 2개일 경우에 한해 이윤회 지형이라고 함. 내가 전공과 무관한 이 책을 사서 보게 된 것은 이 책의 저자가 구한말 한반도를 돌아보며 지질조사를 하고 우리나라 산맥체계를 세워『조선기행록』을 저술한 고토 분지로의 제자라는 것 때문이었음. 이 책은 저자의 논문「한반도 지형발달사와 신생대 지사와의 관계에 대한 고찰」과 부록으로 실린 제자인 요시카와 도라오의 소논문「한반도 중부의 지형발달사」가 수록되어 있음. 한반도 전역에 이르는 하천쟁탈, 선상지, 하안단구, 해안단구 등 다양한 지형요소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을 읽은 덕분임.
*2022. 1.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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