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구간: 물왕저수지-보통천교-은행천/보통천 합류점
탐방일자: 2025. 12. 7일(일)
탐방코스: 목감호반더레이크 정류장-물왕저수지-월미교-보통천교
-연성교-하중교-은행천/보통천합류점-신현역
탐방시간: 13시17분-16시18분(3시간1분)
동행 : 나 홀로

시흥 땅을 흐르는 보통천을 걷고 나서 시흥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보통천의 시원지인 물왕호가 시흥시에 속한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고, 4호선의 지나는 산본에 살고 있으면서도 종점인 오이도역이 시흥시에 속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여태껏 물왕호나 오이도가 안산시에 위치한다고 생각했는데, 시흥 땅을 지나는 보통천과 반월천을 걷고 나서야 제가 착각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의 이런 착각은 옛날 시흥시의 일부 지역이 인구가 급증하면서 시흥시에서 떨어져 나가 독립시로 승격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에 금천군 · 안산군 · 과천군이 시흥군으로 통합되었을 때 시흥군의 관할구역은 엄청 넓었습니다. 이러한 시흥군이 오늘의 시흥시로 줄어들기까지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1973년 안양읍이 안양시로 승격되었고, 1981년 광명출장소와 소하읍이 광명시로 승격되었으며, 1986년에는 과천지구 출장소가 과천시로, 반월지구출장소가 안산시로 승격되어 독립해 나갔습니다. 1989년에 들어 군포시와 의왕시가 독립하고 1995년에는 수암동, 장상동 및 화정동 일부가 안산시로 편입되면서 오늘의 시흥시가 되었으니, 어느 지역이 어느 시에 속하는지를 일일히 파악하고 있기는 쉽지 않습니다.
시흥시의 자연환경에 대해서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간략하나마 잘 소개되었습니다. 이 사전에 따르면 시흥에는 낮은 구릉지가 곳곳에 발달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침식지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천 주변의 평야는 침식평야로 논농사가 이루어지고, 산지의 구릉사면은 과수원이나 밭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서해로 흐르는 하천 주변에는 바닷물의 유입을 막기 위해 제방을 쌓았습니다. 해안가는 간석지가 넓게 발달했고, 간석지는 최근까지 염전으로 이용되었다가 다시 경지로 전환되었는데, 최근에는 택지나 공장부지로 이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시흥시의 산들은 해발고도가 높지 않고, 하천은 유로길이가 짧습니다. 가장 높은 산인 수암봉은 해발고도가 395m로 3백m를 넘습니다만, 그 밖의 산들은 소래산 299m, 마산 246m, 운흥산 204m 군자봉 198m 등으로 해발고도가 3백m가 안됩니다. 시흥의 하천은 이번에 따라 걸은 보통천 외에도 신천천, 은행천, 장현천 등이 있는데, 어느 하천도 유로길이가 15Km에 미치지 못합니다. 산이 높아야 골이 깊고 골이 깊어야 산에서 흘러내리는 유수(流水) 또한 많을 터인데 해발고도가 4백m를 넘지 않을 정도로 낮아 골이 깊지 않은 데다, 하천물이 흘러드는 바다가 가까워 유로길이 또한 매우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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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 집을 나와 석수역까지는 전철로 이동했습니다. 석수역에서 5602번 버스를 타고 20분 남짓 달려 이번 탐방의 출발점인 목감호반더레이크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13시17분 목감호반더레이크 정류장을 출발해 지근거리의 물왕호로 향했습니다. 애모골1교 다리를 건너 내려선 길은 물왕호 좌안의 굽이진 호반 길로 일요일이어서인지 쌍쌍이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물왕호는 운흥산에서 흘러내려오는 유수(流水)를 받아 모아 그 아래 호조벌 평야에 물을 대는 저수지로 면적은 약58만㎡이고 총저수량은 약189만톤입니다. 물왕호의 규모는 면적이 약37만㎡이고, 총저수량이 약119만톤 가량인 안산시의 반월호보다 훨씬 큽니다.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카페들이 제법 눈에 띄는 물왕호 좌안길을 따라 걷다가 호수 위의 데크길로 들어섰습니다. 걸어온 물왕호와 운흥산을 바라보자 20년 전 한남정맥 종주때 운흥산에 올라 여기 물왕호를 조망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물왕교차로를 지나 소바랑 음식점 앞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굴다리를 지났습니다. 곧게 뻗은 시멘트 농로를 지나 월미교에 이르러서야 그 다리 아래로 흐르는 보통천을 다시 만났습니다.
14시33분 보통천교를 밑으로 지났습니다. 월미교에서 좌회전해 보통천 좌안길을 따라 북진했습니다. 보통천 좌안길이 다른 천변길보다 넓지는 않았지만 자전거전용도로로 일반 차량들이 다니지 않아 걸을 만했습니다. 물고기와 시간을 함께 낚는 보통천의 강태공들을 보자 여기서 잡은 고기를 집에 가져가 요리해 먹어도 좋을 만큼 수질이 오염되지 않았는지 궁금했습니다.
제3경인고속화도로가 지나는 보통천교를 밑으로 지나 1Km 가량 걸어 왼쪽으로 강희맹선생 묘로 가는 길이 갈리는 삼거리에 이르렀습니다. 오른 쪽 바로 아래가 도창저수지에서 흘러내려오는 물과 보통천이 만나는 합류점이었는데, 두 하천 모두 규모가 작아서인지 합류점에서도 여전히 물이 적게 흘러 초라해 보였습니다.
조선초기 문신으로 관찬지리지인 『동국여지승람의 편찬에 참여한 강희맹(姜希孟, 1424-1483) 선생이 여기 시흥 분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선생께서 조선초기의 대표적인 농서(農書)인 『금양잡록』을 저술할 수 있었던 것은 여기 시흥 지역에서 농사지으면서 경험한 것을 꼼꼼히 기록해 두어 가능했을 것입니다.
합류점을 지나 서쪽으로 휘어지는 보통천이 마냥 외로워 보이지 않은 것이 나목의 버드나무(?)들이 굳굳하게 천변을 지켜주고 있어서라면, 천변 길을 걷는 제가 가슴 뿌듯했던 것은 안내판에서 다음 글을 읽어서였습니다.
“호조벌은 300년전 바닷물이 들어오는 곳을 막아 논으로 간척한 땅입니다. 지금과 같은 모습은 1970년대 경지정리를 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경지사업을 할 당시 감보율(減步率)이라고 해서 땅을 일정하게 공유지로 기부하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는 호조벌 농로는 농민들이 기부한 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
농민들이 기부한 땅으로 만들어진 천변 길을 걸어 마유로가 지나는 연성교를 밑으로 지나 중국집 수타박사 앞에 다다른 시각은 15시41분이었습니다.
15시51분 은행천/보통천 합류점에 이르렀습니다. 수타박사 앞 하중로를 건너 다시 보통천 좌안 길로 내려섰습니다. 이어서 시흥대로가 지나는 하중2교를 밑으로 지난 다음 서해선 전철을 막 지나 다다른 곳이 은행천과 보통천이 만나는 합류점이었습니다. 이 합류점에서 조금 더 걸어 만난 작은 다리를 건너자 드넓은 벌이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 이 넓은 벌은 간척지인 것 같은데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리를 건너 신현역으로 가는 길은 은계호수공원에서 흘러내려오는 은행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은행천 우안길로 신현역 앞까지 이어져 걷기에 좋았습니다.
합류점 아래 다리를 건너 조방죽 정원을 지났는데, 흥미로운 것은 조방죽 이름의 유래였습니다. 안내판의 소개 글에 따르면 조방죽이란 농림부 기사출신인 조성근이라는 분이 1969년 매립허가를 받아 뻘이었던 곳의 조수를 막아 논으로 만든 방죽에서 기원한 것이라 합니다. 조수를 막아 방죽을 만든 곳이 여기뿐이랴만 유독 이 방죽을 조방죽이라 부르는 것은 농림기사 조성근을 기리는 것이기도 해 조방죽의 조를 기사분의 성에서 따온 것일 수도 있 다 싶어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6시18분 서해선의 신현역에 도착해 보통천 1구간 탐방을 마쳤습니다. 보통천과 은행천의 합류점에서 1Km 가량 은행천을 따라 걸어 서해선의 신현역에 도착했습니다. 신현역에서 서해선을 타고 가다 초지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해 집동네 산본역에서 하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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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흥 땅을 걸어보기는 며칠 전 반월천 따라 걷기의 마지막 구간인 시화호를 걸은 것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시흥 땅을 걸으면서 조금 색다르다 싶었던 것은 바다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화호에서 거북섬과 요트 등을 보자 시흥시가 앞으로 해양스포츠나 해양문화의 도시로 커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보통천을 따라 걸으며 바다를 막아 저 넓은 간척지를 농지로 조성하기 까지 들인 선조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생겼습니다. 이번에 걸은 호조벌은 3백년 전에 바닷물이 들어오는 곳을 막아 논으로 간척한 땅이라 합니다.
서울대학교의 단과대학들이 관악캠퍼스로 모여든것은 제가 졸업한 지 3년 후인 1975년의 일입니다.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는 AI, 모빌리티, 무인이동체, 해양공학 등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연구와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조성한 새로운 캠퍼스입니다. 새롭게 시흥 땅에 둥지를 튼 서울대학교 캠퍼스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아 시흥시가 훌륭한 해양문화도시와 교육도시로 커나가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탐방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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