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강줄기 따라걷기/안양천 따라걷기

안양천지천 따라 걷기1(학의천/청계천)

시인마뇽 2021. 2. 3. 10:00

 

 

  물줄기는 크게 본류와 지류로 나뉩니다. 하구에서 거슬러 올라가 가장 긴 물줄기를 본류로 삼고, 이 본류로 흘러들어가는 물줄기는 지류가 됩니다. 태백산의 검룡소에서 발원해 서해의 하구에 이르는 물줄기를 한강의 본류로 삼은 것은 이 물줄기가 가장 길어서입니다. 몇 십 년 전만해도 한강의 발원지는 오대산의 우퉁수였습니다. 정밀하게 측정해본 즉 검룡소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우퉁수를 출발한 물줄기보다 긴 것으로 밝혀져 우퉁수는 검룡소에 한강의 발원지 자리를 넘겨주었습니다.

 

  안양천은 한강에 바로 흘러들어가는 한강의 제1지류로 본류는 의왕/수원 경계의 지지대 고개 북사면에서 발원해 의왕-군포-안양-광명-서울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물줄기입니다. 지난해 안양천 본류는 두 번에 걸쳐 천변길 따라 걷기를 마쳤습니다. 이번에 걸은 안양천의 지천은 안양천의 제1지류인 학의천과, 학의천의 제1지류이자 안양천의 제2지류인 청계천입니다. 두 지천 모두 종국에는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한강의 지류로, 학의천은 한강의 제2지류이고 청계천은 한강의 제3지류입니다.

 

 

1.청계천

*탐방구간:청계사-덕장교-학의천합수점

*탐방일자:2021. 1. 14()

*탐방코스:청계사-청계사버스종점-덕장교-청계교-학의천합수점-백운호수

*탐방시간:1434-1653(2시간19)

*동행 : 나홀로

 

 

 

 

  청계천은 경기도의왕시의 청계산 중턱에 자리한 청계사에서 시작해 청계동에서 학의천에 합류되는 전장 5.4Km의 지방하천으로, 학의천의 제1지류이자 안양천의 제2지류입니다. 오후 한 때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간다는 일기예보를 접하고 이참에 청계천의 천변 길을 걸어보고자 안양의 인덕원역에서 청계사행 10번버스에 올랐습니다. 20분이 채 안 되어 종점인 청계사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눈이 다 녹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아이젠을 갖고 가지 않았는데 청계사로 올라가는 길 곳곳에서 빙판을 만나 애를 먹었습니다. 해발618m의 청계산 중턱에 자리한 청계사를 둘러본 후 절을 빠져나와 청계천탐방길에 나섰습니다.

 

 

  1434분 청계사를 출발해 아스팔트길을 따라 조심해서 내려갔습니다. 7-8분 후 오른 쪽 아래 청계산맑은숲공원의 데크길로 내려가 다가선 청계천 계곡은 흰 눈이 덮인 데다 얼음이 꽁꽁 얼어 모처럼 겨울 한 가운데 서 있다 싶었습니다. 곧게 뻗은 낙엽송 숲을 지나 다시 아스팔트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차도 옆으로 보행전용 데크 길을 마련해준 당국에 감사했습니다. 소공원을 지나 10번 버스 종점에 다다른 시각은 158분으로 청계사에서 걸어 내려오는 데 반시간이 조금 더 걸렸습니다. 버스종점을 지나 인도의 눈이 녹지 않아 길이 미끄러웠지만 양지 길이 계속된 덕분에 옷 속을 파고든 냉기가 빠져나가 걸을 만했습니다. 상청계교에 다다라 다리 한 가운데서 방금 걸었던 청계천을 뒤돌아보자 키 작은 갈대들이 하천을 가려 물 흐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1330분 상청계교에서 청계로를 따라 8-9분을 걸어 다다른 삼거리에서 왼쪽 천변 길로 들어섰습니다. 차량 진입이 금지된 천변길로 들어서자 산책하는 분들이 꽤 많이 보였습니다. 왼쪽 아래 꽁꽁 얼어붙은 청계천이 일부 녹아 실개천의 정감어린 모습을 선보인 것은 삼거리에서 5-6분을 더 걸어 내려가서였습니다. 도보 길은 중청계교를 지나 ‘7eleven' 편의점 앞에서 잠시 청계로와 만났다가 다시 헤어져 왼쪽 천변 길로 이어졌습니다. 청계천의 폭은 여전히 좁아 실개천 수준인데 이 하천 위를 얼기설기 4개의 고가도로가 지나 자연과 문명의 극명한 차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고가도로 밑을 지나 덕장교 아래를 지난 시각은 1613분으로 석양의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옛날의 못살던 때라면 주택단지를 가로 지르는 하천은 생활하수로 오염되어 설사 천변에 길을 냈어도 악취 때문에 산책에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었을 텐데 여기 청계마을휴먼시아 아파트 단지를 동서로 가르는 청계천의 천변 길은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는 것으로 보아 청계천의 수질관리가 잘 되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역시 환경은 국부가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야 청정하게 지켜질 수 있다는 부국환경론이 틀리지 않다 싶었습니다.

 

 

  1629분 학의천 합수점에 이르렀습니다. 청계천의 천변 길은 아파트단지를 지나 이내 안양판교로가 지나는 청계교 밑으로 이어졌습니다. 다리 밑을 지나 청계동주민센터에 이르자 청계천이 지방하천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었습니다. 학의천합수점이 가까워졌는데도 하천물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지난 며칠간의 강추위가 대단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청계사를 출발해 5.4Km를 흘러 사랑농원화석박물관 앞에 다다른 청계천은 백운호수에서 흘러내려오는 학의천에 합수되어 안양천의 본류를 향해 북서쪽으로 내달렸고, 저는 합수점에서 다리를 건너 1.3Km 떨어진 백운호수로 향했습니다.

 

 

  1653분 백운호수에 도착해 청계천 따라걷기를 마쳤습니다. 학의천합수점에서 백운호수로 가는 도보 길은 학의천의 천변 길로 다음에 학의천 따라 걷기를 할 때 다시 걸어야 하는 길이어서 거의 사진을 찍지 않고 눈으로만 즐겼습니다. 학의교를 지나 제방에 올라서자 우담산-바라산-백운산을 후경으로 한 백운호수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다음 번 학의천을 따라 걸을 때 백운호수를 한 바퀴 돌아볼 생각이어서 이번에는 꽁꽁 얼어붙은 호수 정경을 서너 장 사진 찍고 인덕원으로 이동해 전철로 귀가했습니다.

 

 

 

 

2.학의천

*탐방구간:백운저수지-인덕원교-안양천합수점

*탐방일자:2021. 1. 22()

*탐방코스:백운호수-청계천합수점-인덕원교-비산교-안양천합수점-명학역

*탐방시간:1414-1755(3시간41)

*동행: 나홀로

 

 

 

 

  학의천은 의왕의 백운호수에서 발원하여 안양천으로 합류하는 안양천의 지류라고 위키백과는 적고 있습니다. 학의천의 길이는 안양시의 안내팜플렛에 4.5Km로 나와 있지만, 학의천의 천변에 세워진 안내판에 따르면 7.3Km가 됩니다. 제가 직접 걸어본 바로는 2시간20분가량 걸린 것으로 보아 7.3Km가 맞는 것 같습니다.

 

 

  인덕원역에서 06번 버스를 타고가다 백운호수정류장에서 하차해 길 건너 호수로 다가갔습니다. 슈룹카페 앞에서 시작하여 생태탐방로를 따라 한 바퀴 빙 도는데 50분가량 걸렸습니다. 날씨는 푹했지만 해가 나지 않은데다 얼음이 호수를 거의 다 덮어 스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날씨에도 백운호수를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코로나19로 달리 갈 만한 데가 별로 없어서일 것입니다.

 

 

  1414분 슈롭카페를 출발해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았습니다. 얼마 걷지 않아 바닥이 드러난 호숫가의 물은 그리 깨끗하지 못해 정화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데크길을 따라 걷다가 청둥오리를 만나 엄청 반가웠던 것은 물새들이 얼어붙은 이 호수를 다 떠나버렸으리라 생각해서였습니다. 얼음이 녹아 유영할 수 있는 호숫가에 옹기종기 모여든 청둥오리들을 보고 봄이 멀지 않다 했습니다. 조금 더 걸어가자 오른 쪽 논바닥에 앉아 있는 여러 마리의 청둥오리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수피가 안개에 젖어 더욱 붉게 보이는 적송 몇 그루를 사진 찍은 후 데크 길이 끝나는 곳을 지나 눈이 녹아 질퍽한 흙길도 걸었습니다. 댐으로 쌓은 제방을 건너며 바라본 발화산 아래 아파트단지가 참으로 적지에 자리 잡았다 생각한 것은 후경의 발화산과 그에 못지않은 전경의 백운호수와 함께 있어서였습니다.

 

 

  155분 빙돌아 돌아온 슈롭카페에서 학의천 따라 걷기에 나섰습니다. 학의천으로 물을 내려 보내는 수문 아래 수로를 따라 내려가 학의교를 건너며 내려다 본 학의천은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데다 그나마 흐르는 물도 오염된 듯 검게 보였습니다. 학의천의 둑길을 따라 걷다가 청계천과의 합수점 위 다리를 건너 사랑농원화석박물관 앞에서 학의천의 천변 길로 내려서자 하천 폭이 넓어졌고, 수량(水量)도 늘어 물위를 노니는 청둥오리들이 여러 마리 보였습니다. 체육공원을 지나 손주 손을 잡고 징검다리를 건너는 할머니를 보자 손주를 보지 못하고 세상을 뜬 집사람이 생각났습니다. 포일교를 지나자 오른 쪽으로 큰 아들이 살고 있는 인덕원삼호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1553분 인덕원역에서 가까운 인덕원교를 지났습니다. 삼호아파트 단지를 지나 인덕원교에 가까워지자 하천 물이 늘어나 물 흐르는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궂은 날씨에 누런 갈대가 냇가를 덮어 천변의 분위기는 스산했습니다. 지상21(?) 건물의 대륭테크노15’ 빌딩을 지나 징검다리를 건넌 것은 사람들과 자전거로 혼잡한 천변의 포장도로 대신 맞은편의 한적한 흙길을 걷고 싶어서였습니다. 학의천의 쥐방울덩굴을 먹고 자라는 꼬리명주나비가 살고 있다는 안내판을 보고 학의천의 환경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20분가량 더 걸어 잘 조성된 동안습지를 보고나서 그런 생각을 굳혔습니다. 1990년대만 해도 공업도시였던 안양의 학의천은 공장폐수의 무단방출로 악취가 심하게 나 지나다니기도 힘들었다는데, 이제는 물고기와 물새는 물론 꼬리명주나비 같은 곤충들도 만나볼 수 있을 만큼 천변환경이 좋아져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징검다리를 건너 포장된 천변 길을 걸어 수십 마리의 잉어들이 모여든 수촌교 아래를 지난 시각은 1647분이었습니다. 제설용으로 살포한 염화칼슘이 하천으로 녹아 들어가면 비교적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 알려진 잉어도 견디지 못해 다른 곳으로 피해간다는데 자리를 지키고 주둥이를 물 밖으로 내밀며 저를 반기는 이 물고기들이 고마웠습니다.

 

 

  1722분 안양천과 만나는 합수점에 다다랐습니다. 수촌교를 지나 내비산교에 이르자 다리 아래에서 쉬고 있는 백로 두 마리가 보였는데 어미가 새끼를 데리고 산책 나온 것 같습니다.  천변길의 보수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을 돌아가느라 다시 한 번 징검다리를 건넜습니다. 질퍽한 흙길을 얼마 안 걸어 다시 살아 있는 숨쉬는 자연의 문구가 새겨진 징검다리를 건너 포장된 천변 길로 복귀했습니다. 학운교와 비산인도교를 차례로 지나자 오른 쪽으로 폭우 시에 안양시내를 떠도는 표류수를 학의천으로 퍼내는 비산빗물펌프장이 보였습니다. 핑크빛 전등이 환상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비산교 아래 쉼터(?)를 지나 안양천과의 합수점에 도착했습니다. 한강하구를 23.2Km 남겨놓은 안양천/학의천 합수점의 소광장에서 안양천에서 꽃을 피우는 야생화를 소개하는 안내판을 보았습니다. ‘큰까치수염’, ‘끈끈이대나물등 생소한 이름의 야생화 사진이 여럿 보였지만 앞에서 언급된 쥐방울덩굴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1755분 명학역에 도착해 학의천 나들이를 끝마쳤습니다. 안양천합수점에서 안양천을 따라 한강쪽으로 진행하다가 이내 구름다리를 건너 군포 쪽으로 진행하다 천변 길을 벗어나 명학대교 인근의 명학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날씨가 흐려 어둠이 일찍 내려앉아서인지 명학역이 더욱 밝아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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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천과 학의천을 다 돌아보고도 풀지 못한 의문점이 하나 남아 있어 찜찜합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강이나 하천은 하구에서 가장 길이가 긴 물줄기를 본류로 삼고 그 하천에 합류되는 물줄기는 지류가 된다는 것입니다.

 

 

  안내판에 따르면 학의천의 물줄기는 안양천/학의천 합수점에서 학의천/청계천 합수점까지 6.0Km, 학의천/청계천 합수점에서 발원지로 알려진 백운호수까지 1.3Km로 전장은 7.3Km입니다. 청계천의 물줄기 길이는 학의천/청계천 합수점에서 발원지로 알려진 청계사까지 까지 5.4Km여서 안양천/학의천 합수점에서 청계사까지는 11.4Km나 됩니다. 그렇다면 청계천이 본류가 되고 학의천이 지류가 되어야하는데 모든 안내물에는 청계천이 학의천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나옵니다. 이는 아마도 학의천의 발원지를 백운호수로 삼은 데서 비롯된 오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백운호수는 후경을 이루고 있는 백운산-발화산-우담산 산줄기에서 흘러내려오는 골짜기 물들을 모아 저장하는 저수지이지, 하천이 시작되는 발원지가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학의천이 청계천의 본류가 되려면 학의천의 발원지를 백운호수로 정할 것이 아니라 백운산-발화산-우담산 산줄기 아래 계곡에서 찾아야할 것 같습니다.

 

  저도 다시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아 학의천의 발원지를 찾아나설 뜻입니다.

 

 

 

 

<탐방사진>

 

1.청계천

 

 

 

2.학의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