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II.지역 명산/지역명산 탐방기

A-4.북배산(1-2)

시인마뇽 2007. 1. 3. 14:54

                                     북배산(2)

 


            *산행일자:2009. 7. 19일(일)

            *소재지  :경기가평/강원춘천

            *산높이  :몽덕산690m, 가덕산858m, 북배산867m, 계관산730m, 작은촛대봉665m

            *산행코스:홍적고개-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가일고개-개곡천합수점 팬션 앞

            *산행시간:9시56분-19시6분(9시간10분)

            *동행    :경동동문산악회 회원14명

                         (24기 김주홍/김경옥, 서중원, 이규성, 이기후, 우명길, 29기김정호,

                          오창환, 유한준, 정병기/김의정, 43서석범, 51이현석, 초대손님 박현출) 

 

 

                (이 사진은 동행한 박현출님이 찍은 것입니다)


 

  독하게 마음 다져먹고 화악지맥 종주 길에 올랐습니다.

한북화악지맥이 지나는 홍적고개-북배산-작은촛대봉 구간은 키를 넘는 억새들이 방화로를 낸 긴 능선을 덮고 있어 이 풀숲을 헤치고 나가기가 정말 고역입니다. 2003년 9월 홍적고개에서 계관산까지 몽가북계 길을 걸으면서 여기 억새풀숲의 위력을 이미 경험한 터라 작년 9월 저는 한북정맥의 도마봉에서 시작한 화악지맥종주를 일단 홍적고개에서 멈추었습니다. 매년 10월말경이면 군 당국에서 방화로의 억새들을 베어낸다기에 기다렸다가 종주할 생각으로 이 고개에서 멈춘 것인데, 작년 10월 예기치 못한 산행사고로 허리를 다쳐 만부득이 지금까지 미뤄온 것입니다. 마침 제가 속한 경동동문산악회에서 이 구간을 종주한다고 해 참가신청을 해놓았지만 억새풀숲의 극성이 최고조에 달하는 성하의 7월에 땡볕을 쪼여가며 아픈 허리를 이끌고 긴 시간 산행해야한다고 생각하자 적지 아니 걱정됐습니다.


 작은촛대봉에서 가일고개로 내려서는 나무 숲길로 들어서기까지 7시간 남짓 억새숲길을 걸었습니다. 반바지 반 팔 차림의 몇 몇 대원들은 억새 풀 속에 몸을 숨긴 산딸기에 팔 다리 여기저기를 긁혔고, 한 선배가 오름 길 400m가량 배낭을 들어주어야 할 정도로 탈진 한 후배대원은 하산 후 계곡물에서 몸을 다 씻고 난 후에야 원기를 되찾은 듯했습니다. 저 역시 지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홍적고개에서 북배산까지는 그렁저렁 잘 진행했는데 북배산에서 계관산에 이르는 능선 길에서 뒤늦게 구름을 헤치고 나온 태양이 목덜미를 내리쬐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웬만한 된비알 길이 아니면 최소한 한 시간은 걸은 다음 휴식을 취해온 제가 이번에는 2시간 남짓 걸려 약 4Km를 걷는 동안 두 번이나 쉬었는데도 계관산 정상에 이르렀을 때는 저녁이면 더해지는 허리통증도 느끼지 못할 만큼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오전9시56분 홍적고개를 출발했습니다.

아침7시시50분에 청량리역을 출발하는 경춘선 열차를 타고가다 가평역에서 하차하여 택시로 홍적고개까지 이동했습니다. 출발 시 날씨는 하늘에 구름만 끼었을 뿐 비가 내리지 않아 한 여름에 억새풀숲의 구간을 통과하기에는 최적이었습니다. 6년 전에 이 길을 걸을 때 보지 못한 넓은 길을 따라 오른 헬기장에서 더 진행해 오른 쪽으로 꺾어 내려가다 길을 잘못 든 것을 알고 곧바로 헬기장으로 복귀해 동쪽으로 난 절개면 윗길로 들어섰습니다. 절개면을 지나자 예의 억새풀숲이 보였지만 이내 간간이 정상적인 나무 숲길도 나타나 몽덕산에 이르기까지는 별반 힘들지 않았습니다. 전날 내린 비로 풀숲 길이 물 숲길이려니 싶어 껴입은 비옷바지를 얼마 후 벗어버린 것은 바람이 전혀 통하지 않아 안의 바지가 땀에 온통 다 젖어서였습니다.  동쪽으로 뻗어나가는 지맥 길을 따라 40분여 걸어 다다른 “몽덕산0.8Km/홍적고개1.4Km"의 이정표 앞에서 잠시 쉬며 숨을 돌렸는데 다행히도 걱정했던 허리통증이 심하지 않았습니다.


  11시6분 해발690m의 몽덕산에 올랐습니다.

6년 전 길을 잘 못 들어 2시간 걸린 홍적고개-몽덕사 길을 이번에는 50분이 단축된 1시간 10분 만에 주파했습니다. 카메라에 물이 들어가 수리를 맡긴 터라 메모를 많이 해야 산행기 작성 시 참고할 텐데 선두에 따라붙기 바빠서 산행 중 거의 아무 것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몽덕산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바꾼 지맥 길을 따라 안부로 내려섰다가 급하게 올라 윗홍적으로 길이 갈리는 납실고개를 지났습니다. 몽덕산에서 2.0Km 떨어진 가덕산으로 가는 길은 거의다가 억새풀숲 길이었지만 아직은 태양이 얼굴을 내밀지 않아 참고 걸을 만 했습니다. 몇 번이나 오르락내리락해 다다른 825봉 삼거리에도 윗홍적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습니다. 


  12시19분 삼각점이 박혀있는 해발858m의 가덕산에 다다랐습니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 만난 헬기장에서 친구 마님이 따로 싸온 밥을 들며 모처럼 옛날의 한북정맥종주팀과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점심식사가 끝나고 13시11분에 삿갓봉으로 길이 갈리는 헬기장삼거리를 출발했습니다. 가덕산에서 북배산까지는 2.5Km 거리인데 뱃속이 든든해 중간에 쉬지 않고 내달렸습니다. 헬기장삼거리에 세워진 이정표가 북배산 가는 방향을 잘못 가리키어 일행 중 한 친구가 제 방향으로 다시 돌려 고쳐잡았습니다만, 한심한 누군가가 이정표를 돌려놓는 위험한 장난을 친 것이 분명합니다. 헬기장 출발 얼마 후 나무그늘 아래서 점심을 들고 있는 산 꾼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억새풀숲 길에서 만난 오아시스 같은 이 장소가 나중에 생각해보니 바로 5년 전 제가 몽가북계 길을 종주할 때 점심을 들며 쉬던 곳이었습니다.


  14시27분 몽가북계의 최고봉인 해발867m의 북배산에 올라섰습니다.

가덕산과 북배산의 표고차가 9m밖에 안 되어 편한 길이라 생각한 것이 크게 오산이었던 것은 오랜 시간 구름 뒤로 몸을 숨긴 태양이 얼굴을 내미는 횟수가 급작스레 늘어나 열기가 더해졌고  안부와 봉우리의 표고차가 생각보다 훨씬 커 오르내림이 심해서였습니다. 큰멱골로 길이 갈리는 삼거리에서1.5km 떨어진 북배산이 멀리보이는 것은 다 자란 억새 풀숲과 산딸기 가시에 많이 시달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정표 하나를 더 지나고도 몇 번을 더 오르락내리락해 정상부가 완만한 북배산 고스락에 올라섰습니다. 정상석과 삼각점이 몇 십m 떨어져 있는 정상부 끝자리에서 바람이 들 만한 그늘을 찾아 10분여 쉬었습니다. 몽가북계의 마지막 고봉인 계관산이 한눈에 들어온 것은 지나온 가덕산보다 가까워서가 아니고 고스락을 에워싼 구름이 걷히어서였습니다. 완만한 정상부에서 깊숙한 안부로 급하게 내려갔다가 올라선 680봉에 “북배산1.6Km/계관산2.4Km"의  이정표가 서 있었습니다.


  16시36분 해발730m의 계관산 정상을 밟았습니다.

680봉에서 안부로 내려서는 중 그늘 진 곳이 눈에 띄어 배낭을 내려놓고 10분여 쉬었습니다. 한 시간도 못 걸어 쉬었던 것은 제 몸의 피로도가 수용 가능한 임계치를 벗어나면 복원력을 잃게 되어 털썩 주저앉을까 겁이 나서였습니다. 몇 곳의 봉우리를 더 넘어 자라바위를 통과했습니다. 노목의 느티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준 계관산 1.2 Km 전방의 싸리재에서 먼저 와 자리 잡은 친구와 함께 다시 쉬었는데 정 몸이 말을 안 들으면 이곳에서 종주산행을 접고 오른 쪽 싸리재마을로 하산하려 했었습니다. 정상 전방 400m 지점에서 두 번을 오르내려 정상에 다다르기까지 많이 힘들었지만 여러 차례 잘 익은 산딸기로 당분을 보충해 견뎌냈습니다. 정상에 올라 6년 전 하산했던 오른 쪽 싸리재마을로 연결되는 급경사의 능선 길을 확인한 후 10분 넘게 푹 쉬었습니다. 몽가북계 길은 끝났지만 지맥 길은 남쪽 아래 작은 촛대봉으로 이어졌고 억새풀숲길도 그 봉우리를 넘어 계속됐습니다.


  17시54분 가일고개에서 8시간에 걸친 구간 종주를 마치고 오른 쪽 임도로 내려섰습니다.

계관산 출발 20분 후에 다다른 작은촛대봉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은 후에야 비로소 억새풀숲과 헤어지고 정상적인 나무 숲길로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가파른 길을 얼마간 따라 내려가다가 왼쪽으로 꺾어 지맥 길을 이어갔는데 정신없이 서두르다가는 그냥 직진해 알바하기 쉬운 곳이었습니다. 방화로를 낸답시고 사람들이 손을 본 능선 길은 그토록 불편했는데 자연 그대로의 능선 길은 이리도 편안한 것을 이제껏 잊고 산행해온 것입니다. 무명봉에 올라 숨을 고른 후 30-40대의 두 후배는 뒤에 쳐진 후미대원들에 식수를 공급하고자 남아서 기다리기로 하고 나머지 선두들은 가일고개로 내려갔습니다. 오른 쪽 아래로 임도가 보인다 했는데 이내 가일고개에 도착했습니다. 서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지맥 길과 헤어져 오른 쪽 임도 로 걸어 내려갔습니다.


  19시6분 첫 번째 합수점 옆 팬션(?) 앞에서 하루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가일고개에서 임도 따라 7-8분을 내려가다 다리 건너 집한 채를 만났고 바로 아래 개곡천 상류의 계곡으로 내려가 모두들 알탕을 즐겼습니다. 서둘러 알탕을 마친 후 얼마간 더 내려가 북쪽에서 흘러내려오는 첫 번째 지류가 개곡천과 합류하는 합수점 위의 팬션 앞에서 걷기를 마치고 가평택시에 올랐습니다. 가평역에서 번개 불에 콩 튀어먹듯이 후다닥 저녁을 든 후 20시3분발 청량리행 열차에 몸을 실고나자 결코 만만치 않은 긴 구간을 힘들고 지치기는 했어도 아무 탈 없이 종주한 제 스스로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작년10월 숫돌고개-잣골고개 구간의 한북정맥을 끝으로 무려 9개월이나 동문산악회의 종주산행을 빠진 것은 사고로 다친 허리 때문이었는데 앞으로 며칠 간 지켜보아 달리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번 홍적고개-가일고개 구간의 화악지맥을 성공리에 종주한 것이 더 이상 빠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더욱 기뻤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어려운 구간을 완주한 일행들도  뿌듯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나무들을 베어낸 능선 길에 확실히 자리 잡은 식물은 억새였습니다.

이 억새들이 남긴 좁은 공간을 파고 든 것은 가시투성이의 산딸기였습니다. 더러더러 들꽃들도 보였지만 키를 넘는 억새들에 가려 사람들 눈을 끌기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진청색의 도라지꽃을 보자 해마다 이맘때면 선산에서 도라지를 캐 오신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시큼 달콤한 산딸기와 도라지꽃조차 없었다면 억새풀숲 길은 더욱 고됐을 것입니다. 이 길을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부담스러워하는 저를 비웃기라도 하듯 애 띠어 보이는 살모사 한 마리가 길 한가운데서 똬리를 틀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나무 대신 들어선 억새들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같이 살 새 식구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이 틀림  없었습니다. 산딸기와 도라지는 물론 살모사조차도 새로운 생태계에서 같이 살자고 초대받았는데 저희들만은 초대받지 못한 불청객이었습니다. 저희들은 억새들에 반가워하지는 않았지만 아예 근접하지 못하도록 내쫓지 않은 것만도 고마워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이라면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들어서면 못 들어오도록 경고를 하거나 경찰에 신고해 잡아가도록 했을 텐데 억새들은 저희들에 그리 매몰차게 대하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오랜만에 종주산행에 참여해 몸을 조율하느라 고생하셨을 한 마님과 산행 내내 고군분투한 거구의 후배에 완주의 기쁨을 넘기면서 이번 산행기를 맺습니다.

 

 

 

                                                       <산행사진>

 

 

몽가북계...봉이 아니라 산을 4개를 넘어야 한다..

 

들머리에서 살짝 알바를 하고...

 

철망을 밟고 건너가는 위험지역 통과.

 

무성한 숲에 가려 인물사진 찍기가 힘들정도...

첫 몽덕산 정상석.

아직도 갈길이..

잣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쳐 놓은 철조망....이 작업도 엄청 많은 수고를 드렸으리라..

 

 

어디가 길인지 알수 없다.

 

 

 

 

 

서 석범군 의 손.

 

중식을 했던 헬기장. 하필이면 바로 이때 해가 쨍쨍 쬐기 시작..

 

 

 

 

숨은 그림찾기....

겨울이면 눈에 덮혀 넓은 평탄한 길일텐데...

 

 

 

 

 

마지막 관문이 계관산이 멀리 보이고...

요기가 자라 바위

허리의 아픔도 잊으신 우명길 형님.

후미 병기를 약올리는 할배.

 

 

눈빛 표정이 귀엽게 보인다...근데...중요한 부위에 웬 물이....ㅋㅋ...땀이 흘러 거기까지...휴~

 

 

표식판 목까지 자란 풀...죽갔다...앞으로 6.1 키로...

삼악산으로 가는 지맥 갈림길.

 

 

 

 

 

드디어 임도를 만나 알탕장소로 이동. 김여사가 당당 선두 그룹에서...

야들이 여기가 고수분지 수영장인줄 아나~~ 삼각 수영팬츠를 입고 시리...왼쪽 서석범, 오른쪽 이헌석..

헌석군 뒷 자태가 ...3Km 수영을 40분에 주파 실력 보유자.

겨우 살아난 병기..나무숲사이로 이 규성 형님.

 

멀쩡해진 정군...왜..술이 기다리니까...

 


  





 

 

                                                     북배산 (1)


                             *산행일자:2003년9월14일      

                             *소재지  :경기 가평

                             *산높이  :몽덕산690미터/가덕산858미터/북배산867미터/

                                           계관산730미터

                             *산행코스:홍적리-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싸리재

                             *산행시간:9시5분-18시30분(9시간25분)

                             *동행      :나홀로


  어제는 힘든 산행을 했습니다.

최근 가입한 니오산악회에서 바로 집에서 수 분내에 들어설 수 있는 관악산을 오른다는데, 가평의 연봉들을 오르느라 니오산악회와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머지않아 추분인데, 이 추분이 지나면 낮 시간이 밤보다 짧아져 장거리 종주산행이 어려워지기에 어제 큰맘먹고 가평의 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등 4개 연봉을  연이어 올랐습니다.  

 

  가평의 홍적리에서 9시5분에 시작한 산행을 싸리재에서 18시10분에 마치기까지 지겹도록 억새 밭을 밟았습니다. 몽덕산에서 계관산까지 5시간 여 억새 밭만 헤쳐 나간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올린 산행기에서  뱀이 있다고 읽었기에 겁도 났습니다.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큰 아들이 구급약세트 팩을 귀국선물로 사왔는데, 그제 밤에  다시 한번  녀석에게서 사용법을 익혀 가져갔지만, 제발 쓸 일이 없기를 기원한 대로 뱀도 안 나타났고  하산 길에 의례 찌었던 엉덩방아도 용케 면한 안전산행이었습니다.  

 

  홍적리에서 30분간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 다다른 춘천과의 경계지점인 마장이고개에서, 몽덕산을 오르는  들머리를 제대로 못 찾아  임도를 따라 1시간 반을 걸어  만난 어느 분의 도움으로 간신히 몽덕산 오르는 길을 찾아 오르느라 1시간 여 낭비했고, 마지막 봉우리 계관산을 한참 지나친 후 되돌아오느라 반시간 가까이 까먹었습니다. 


  11시30분 몽덕산을 출발하여 16시45분 계관산에 도착하였습니다. 

자연 하산길이 급해졌습니다. 16시50분에 계관산에서 내림 길로 내달아 1시간만에 큰 길 가까이 계곡에 도착하기까지 쉼 없이 어둠보다 빨리  뛰었습니다. 내를 건너뛰다 디딤돌에서 미끄러져 온몸을 적셨습니다. 내친 김에 젖은 옷을 벗어 던지고 목욕을 한 후 준비해간 여벌의 옷으로 갈아입고 나니 그리 상쾌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 홀로 산행시 제일 무서운 것이  어둠입니다.  

8월초에는 용문산 일원의 중원산-폭산-봉미산을 12시간동안 종주를 했는데 산행을 마치고 산음리로 내려선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도 전혀 어둠을 감지해 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9월은 달랐습니다. 오후 5시부터 어둠이 다가섬을 느낄 수 있었고 어둠의 감지량 만큼

두려움이 뒤따랐습니다. 이제 몇 개의 연봉을 잇는 장시간의 종주산행은 내년 여름으로 넘겨야겠습니다.  

 

  이날 따라 깜박 잊고 모자를 안 갖고 와 내리쬐는 햇볕을 피할 방법이 없어 더욱 힘들었습니다.  몽덕산에서 계관산까지 등산로는 거의 전 코스가 억새 밭으로 되어 있어 그늘이 없습니다.  길은 나있는데 지나다닌 흔적이 별로 없고  억새에 가려 동물적 감각으로 찾아 걸어야 했습니다.  어찌했든 진작부터 마음먹은 가평의 4연봉 종주는 성공리에 마쳤습니다.


  산행은 고행입니다.

산을 오르는 횟수가 쌓이면 쌓일수록 그만큼 힘든 산행에도 내성이 생겨 잘 참아 내지만 힘든 것은 어쩔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산행은 누가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제발로 걸어자기와의 싸움이자 자기극복의 과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나 홀로 산행을 즐기는 편입니다.

그러나 가평의 4연봉 종주는 나 홀로 산행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힘든 산행을 했습니다. 그래도 힘든 산행을 끝내니 다시 다음 산행이 머리에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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