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나바루 탐방기
*탐방일정:2002. 8. 23-28일(5박6일)
*탐방코스:인천-코티키나바루-키루강-코타키나바루-키나바루 정상
-코타키나바루-사피섬-코타키나바루-쿠알라룸푸르-인천
*키나바루 산행기록:
-산행일자:2002. 8. 25-26일
-소재지 :말레이지아 코타 키나바루
-산높이 : 4,095미터
-산행코스:키나바루공원입구-라반라타산장-정상로스피크
-라반라타 산장-키나바루 공원입구
-산행시간:제1일 9시-14시30분(5시간30분)
제2일 2시15분-13시40분(11시25분)
-동행 :미사연산악회 일행8명 및 정승진 등 가이드 3명
재작년 일본의 다테야마산을 오른 후 가능하면 매년 한번이상 해외의 고산을 원정등반하고자 했으나, 지난여름에는 회사 일로 바빠 충북 영동의 민주지산을 오른 것으로 만족해야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무리해서라도 바깥나들이를 다녀오기로 결심하고 대만의 옥산과 말레이시아의 키나바루산 중 어느 산을 오를까 고심하다 그래도 4천미터가 넘는 산을 오르는 것이 더욱 뜻 깊을 것 같아 키나바루를 등정하고자 집을 나섰습니다.
1970년 경동OB산악회에 들어가 암벽등반등 본격적인 산악활동을 해오다, 1973년 여름 디스크로 척추수술을 받은 후 산행을 자제해왔습니다. 1991년 용인에서 과천으로 이사를 나온 것이 계기가 되어 매주 주말이면 관악과 청계를 번갈아 가며 오르다 1998년 안식휴가를 맞은 교수 친구와 함께 경기일원의 산들로 활동범위를 넓혔고, 그 후 지방의 고산들을 꾸준히 올라 이제 고도 4천미터의 고지에 도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키나바루는 해발 1,800미터대에서 출발하여 4,100미터 가까이 올라야 하므로 해발 2,400미터대에서 출발하여 3,000미터에서 끝나는 다테야마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미사연이라는 안내산악회를 따라가 큰 걱정은 안 되나 정상까지 오르는 것은 제 일이기에
그 동안 몸을 만들고자 국내산들을 열심히 오르며,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습니다.
*2002년 8월 23일 토 요일
여름휴가 첫날입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키나바루 산은 지금까지 알아 왔던 인도네시아가 아닌 말레이시아령 보르네오 섬에 있는 산으로 그 높이가 4,095미터나 되는 동남아 최고의 산입니다.
일행은 부부 2쌍을 포함하여 모두 9분으로 40대 1분, 50대 4분과 60대가 4분입니다. 여행 중 우리를 보살펴 줄 가이드는 이곳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에 유학 온 성균관대의 산악부원 정 승진 양입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크루즈 관광코스가 생략되어 내일 일정은 마냥 느슨할 것 같습니다. 인천에서 이곳 코타 키나바루까지는 곧바로 왔는데 귀로에는 쿠알라룸푸르를 거쳐가도록 되어 있어 고생스러울 것 같습니다 서울과는 1시간 늦은 정도여서 시차로 고생할 일이 없겠습니다. 밤늦은 시간에 전화로 종욱에게 안착을 알려주었습니다.
*8월 24일 일 요일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난생 처음 해본 래프팅입니다.
키우루강에서 약 1시간 반 동안 14키로의 거리를 래프팅했습니다. 이 강의 물줄기가 또 다른 강보다는 약한 편이어서 초보자가 즐겨 하는 코스라 하나 파고가 6피트를 넘는 우기에는 초보자가 즐기기에는 무리라는 설명입니다. 강을 가로지른 철 그물의 오우버브리지가 콘크리트 다리에 비하여 훨씬 친환경적으로 보였고 인근의 주민들이 스스로 놓아 비용이 적게 들기에 요소요소에 필요한 다리를 설치할 수 있었다 합니다. 래프팅을 해보니 잔잔한 물줄기도, 급류도, 그리고 역류도 두루 경험할 수 있어 그 차이를 실감하였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이 오늘을 사는 우리 인생의 축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격 산행은 내일부터입니다.
내일의 산행에 대비하고자 오후에 회교사원을 둘러 본 후 키나바루 국립공원 인근의 Fairy Hotel로 옮겼습니다. 이곳 고산지대의 바나나는 크기는 작았지만, 그 맛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8월25일 월 요일
아침 일찍 키나바루 국립공원으로 옮겨 입산수속을 마친 후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8명당 현지인 가이드 1명을 쓰도록 규정되어 있어 우리 팀에는 2명이 배정되었습니다. 현지가이드와의 통역은 정 양이 맡았습니다.
9시10분 해발 1,860미터의 Timpon Gate를 출발하여, 14시 30분 오늘의 산행목적지인 3,250미터의 라반라타 산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비를 듬뿍 맞으며 5시간 20분동안 약 6키로의 오름 길을 올랐습니다. 비를 맞은 배낭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렀습니다.
열대지방의 산 속 숲은 우리 나라 숲보다 훨씬 더 우거지고 빽빽한 느낌이 들었으며 오르는 길은 넓고 편했습니다. 워낙 유명한 산이라 여러 나라에서 모여든 산 꾼들로 북적대어 일일이 인사를 나누는 일도 그리 간단치 않았습니다. 처음 올라본 고지대여서 인지 머리가 아파와 고통스러웠고 가슴도 답답해 왔습니다. 이래서 3,200미터대의 산장에서 일박하며 고도에 적응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 새벽 2시에 정상인 Low's Peak로 출발하도록 되어 있어 18시40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우중산행으로 속옷까지 다 젖어 새로 갈아입고 드는 잠자리라 잠이 쉽게 들 수 있겠지 하고 기대해봅니다.
*8월26일 화 요일
고통의 하루였습니다.
약 3키로에 불과한 코스를 4시간 반에 마칠 정도로 고산증에 시달려 발걸음을 옮기기가 힘들었습니다. 머리가 빠개지게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고 하품이 나고 속조차 메시꺼웠습니다. 일행 중 나와 경주에서 사업체를 경영하시는 뚱뚱한 사장님 한 분이 제일 고전하였습니다. 마지막 2시간 정도는 이 악물고 올라 마침내 6시 50분 해발 4,095미터의 정상에 섰습니다. 정양의 도움으로 감격스런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맞은 편에 보이는 절애의 암벽도 빼놓지 않고 디지털카메라에 옮겨 놓았습니다. 일행 중 제일 늦게 올라 예정했던 산상기도는 생략하고 아쉬움 속에 하산하였습니다.
과연 그 동안 경험하지 못한 명산입니다.
정상부근의 그 넓은 바위군들, 깍아지르듯한 절애의 크나큰 바위덩어리, 그 높은 고도에도 덕유산 정상보다도 따뜻한 느낌등 모두가 명산의 요소였습니다. 공원입구에서 정상까지 9키로의 길을 통산 10시간에 마친 셈입니다. 제 경우 과중한 몸무게로 다른 분들보다 고소증세가 심했던 것 같았습다. 몸무게를 확 줄인 후 다시 한번 오를 생각입니다.
오늘의 이 기쁨을 다른 일행과 같이하면서도 2년 전 먼저 간 집사람과 함께 할 수 없음이 못내 서러웠습니다. 앞으로 여름 휴가 때는 가능하면 해외의 높은 산을 계속해서 오를 생각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산에 도전하듯이 회사도 보다 도전적으로 경영해볼 생각입니다 .
*8월 27일 화 요일
사피섬에서 한나절을 보냈습니다.
코타 키나바루에서 배로 15분 정도 걸려 해상에 형성된 빈민촌을 지나 사파섬에 다다랐습니다. 어제 산행을 성공리에 마쳐 오는 하루는 부담 없이 바다를 즐겼습니다. 1986년 종원, 종욱 그리고 그미와 제주 합덕에서 수영을 해본 후 첫 해수욕입니다. 패러세일링도 래프팅과 마찬가지로 첫 번째 경험입니다. 서울로 돌아가면 전해줄 얘기 거리가 많아져 좋습니다. 바다물이 맑아 스노클링도 할 만했습니다. 귀로의 배에서 영국의 한 젊은이에 그가 악천후로 못 오른 키나바루를 어제 등정했다고 서투른 영어로 한참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17시경 키나바루 공항을 떠나 쿠알라룸푸르로 향했습니다.
그 동안 친절하게 우리 일행을 가이드 해준 정 승진 양에 감사합니다. 전문가이드가 아니어서 더욱 더 열과 성의를 다한 손님 모심이 돋보였습니다.
*8월 28일 수요일
아침 8시 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내일부터 다시 출근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키나바루의 정상을 밟은 감격을 잊지 않고자 조용히 집에 있을 생각입니다. 9시10분 공항에서 일행 분들에 인사를 드리고 헤어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짐을 푼 후 정 승진양에 서울에 안착했음을 메일로 알려주었습니다.
1969년부터 꾸준히 산에 올라 4,000미터가 넘는 고산을 이번 여행기간 중 올랐음은 나로서는 더할 수 없는 영광이기에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꿈은 도전하는 사람의 것입니다.
내년에 도전할 꿈을 가다듬으며 오늘 하루를 환희 속에서 보내고자 한다.
*세부 일정*
1)8월23일: 인천-키나바루
키나바루시내 Beverly hotel 숙박
2)8월24일: Kiulu 강에서 14Km 래프팅(첫 경험)
시내-키나바루산 1,600미터고지 Fairy Hotel
3)8월25일: Fairy hotel-Kinabalu 공원입구(버스)
09:00 공원입구 출발
12:30 중 식
14:30 Ravan Rata 산장착(3,250미터)
고소적응을 위한 휴식
4)8월26일: 02:15 산장출발
06:50 정상도착
07:00 정상출발
09:15 산장착
10:15 산장발
13:40분 공원입구 착
14:00 Fairy Hotel착
16:30 Beverly Hotel착
5)8월27일: 사피섬관광(스노클링,파라세일링)
Kota Kinabalu 공항-Kuala lumpuru 공항
6)8월28일: KL공항-인천공항
8:40 인천공항착
11:00 과천집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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