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I.평화누리길 및 강화나들길/평화누리길 탐방기

평화누리길 탐방기2(문수산성 남문-조강저수지-애기봉입구)

시인마뇽 2018. 10. 2. 14:17

                                            평화누리길 탐방기2

 

                            *탐방구간:문수산성남문-조강저수지-애기봉입구(평화누리길2코스)

                    *탐방일자:2018. 9. 30(

                           *탐방코스:문수산성 남문-문수산-조강리마을회관 게스트하우스

                                              -조강저수지-애기봉입구

                           *탐방시간:1159-1645(4시간46)

                           *동행 :나 홀로

 

 

 

 

    평화누리길 1코스가 염하강을 따라 낸 강변길로 이루어졌다면, 2코스는 문수산을 비롯한 몇 개의 산들에 낸 산길로 이루어 진 것이 다른 점이라 하겠습니다. 문수산성 남문을 출발하여 아기봉 입구에 이르기까지 몇 곳에서 아스팔트 차도를 따라 걸었고 또 저수지도 지났지만, 2코스는 줄잡아 2/3이상이 산길이어서 이번 주 산행은 2코스종주로 가름해도 괜찮겠다 싶기도 합니다. 경기도가 산길이 주인 평화누리길 2코스를 조강철책길이라고 이름 지은 것은 정확한 명명이 아니라고 지적하고자 합니다. 8Km2코스를 종주하는 동안 염하강철책길의 1코스와는 달리 단 한 번도 철책 길을 지나지 않았습니다. 김포시의 평화누리길을 1코스 염하강철책길-2코스 조강철책길-3코스 한강철책길로 명명하여 강변길임을 부각시키고자 한 것 같은데 2코스의 조강철책길 명명은 사실과 달라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입니다.

 

 

   한강과 임진강은 잘 알아도 조강을 아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조강이란 한강의 한 구간으로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합수점 교하에서 한강이 끝나는 서해바다까지를 이르는 한강의 별칭입니다. 작가 김훈의 자전거 여행기를 읽고 이름을 알게 된 조강을 직접 본 것은 2005년 보구곶에서 한남정맥종주를 시작했을 때입니다. 문수산 정상에 올라 바라다본 조강이 서해와 맞닿은 것을 보고 고향의 어르신들이 남북이 분단되기 전까지는 고깃배가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 교하를 지난 다음 임진강을 역류하여 문산천과 만나는 하동까지 드나들었다고 말씀하신 강 길을 그때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지도를 찾아보면 황해북도 개풍군의 북한땅 조강리와 경기도 김포시의 남한 땅 조강리가 아기봉 앞을 흐르는 조강을 경계로 마주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분단 상태가 오래 감에 따라 한 없이 멀어진 두 조강리 주민들 간의 심리적 거리를 강폭이 몇 백m밖에 안 되는 물리적 거리만큼 좁히고 또 좁힐 수 있다면 이 또한 평화로 가는 길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159분에 문수산성 남문 인근의 김포장례조합서비스협동조합수목장 옆 출발점에서 평화누리길 2코스 탐방을 시작했습니다. 신촌역 인근에서 강화도로 가는 3000번 버스에 오른 지 1시간 40분가량 지나 성동검문소에 다다라 하차했습니다. 3-4분 거리의 2코스 출발점으로 이동해 출발점의 게이트를 사진 찍은 다음 평화누리길 패스포트에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잠시 멈춰 산행채비를 한 것은 2코스 누리 길이 곧바로 문수산 등산로로 이어져서입니다. 문수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와 평화누리길이 겹치는 곳은 산 중턱의 홍예문까지입니다만, 내친 김에 문수산성(文殊山城)을 따라 걸어 해발376m의 정상까지 올라갔습니다. 문수산성의 남아문인 홍예문을 조금 못가서 정자에서 북쪽 아래 보구곶리의 황금빛 논뜰과 염하강, 그리고 조강을 조망했습니다. 막힘없이 탁 트인 정상에 올라 정상석을 사진 찍은 후 장대지(將臺址)로 자리를 옮겨 사방을 휘둘러보았습니다. 강 건너 강화도는 물론 지나온 1코스와 염하강, 그리고 유도를 에워싸고 흐르는 넓은 물길의 조강, 오두산통일전망대와 한강, 그리고 임진강도 한 눈에 들어오는 장지대는 최고의 한강전망대로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정상에서 올라온 길로 되 내려가 홍예문을 통과했습니다. 청룡회관으로 이어지는 비알 길을 따라 동쪽으로 내려가다 체력단련장에 이르러 왼쪽으로 꺾어 편한 길로 들어섰습니다. 14시가 넘어 정자에 앉아 쉬면서 점심을 들은 후 조금 더 내려가 누리길의 아치문을 막 지나자 마을로 이어지는 시멘트 소로가 나타났습니다. 청량회관이 어디인지 확인하지 못한 채 22번 지방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진행했습니다. 꽤 큰 규모의 유치원을 지나 오른 쪽 쌍룡대로로 들어서 산길을 걸었습니다. 한남정맥을 종주할 때 지났던 것으로 기억되는 쌍룡대로를 따라 걷는 중 유일영추모비를 보았습니다. 삼거리에서 직진 길의 한남정맥을 벗어나 왼쪽으로 낸 평화누리길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모던해 보이는 민가를 지나 차도를 따라 걷다가 게스트하우스로 쓰인다는 길옆 조강1리 다목적회관에 이르렀습니다. 차도를 버리고 오른 쪽 샛길로 가라는 표지목의 안내대로 10여 보를 걸어가자 전신주에 매놓은 표지기가 펄럭이는 것을 보자 이 길이 맞다 싶어 안도했습니다.

 

 

   얼마 안가 다다른 조강저수지 쉼터를 지나 저수지 옆길을 걸으면서 물가에 앉아 고기를 낚는 사람들이 저수지의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수산을 배경삼아 조강저수지의 잔잔한 수면을 카메라에 옮겨 담은 후 2.4Km 남은 애기봉입구를 향해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논 뜰 한가운데를 지나는 넓은 길로 들어서 먼발치의 애기봉 꼭대기에 세워진 하얀 전망탑(?)을 바라보면서 동진해 17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마을에 이르렀는데 표지기가 보이지 않아 반시간 넘게 길을 찾느라 헤맸습니다. 마을에서 왼 쪽으로 난 차도를 따라가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만난 한 젊은이에 길을 물어 도움을 받았습니다. 논 뜰로 빙 돌아 돌아간 마을삼거리에서 한 노인 분을 만나 고맙게도 정확하게 안내를 받은 덕분에 제 길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17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가다가 고갯마루 삼거리에서 왼쪽 동네로 들어섰습니다.

 

 

   1645분 애기봉입구에서 평화누리길 2코스 탐방을 마쳤습니다. 마을길이 거의 끝나는 집 앞에서 오른쪽으로 난 좁은 길로 들어서자 이내 산으로 이어지는 넓은 길이 나타났습니다. 잘 관리된 묘지를 지나 돌무덤에 이르자 평화누리길은 고개 너머로 이어졌습니다. 얼마 내려가지 않아 56번 도로변의 2코스의 끝점인 가금리의 애기봉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말이 좋아 애기봉 입구이지 실제 이곳에서 아기봉은 제법 먼 곳에 위치해 있는데 출입이 금지되어 여기 가금3리의 이 곳을 애기봉입구로 부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1717분에 애기봉입구를 지나는 하성 발 24번 농촌버스에 올라 하성에 도착했습니다. 20분 가까이 기다려 김포공항으로 가는 2번 버스에 오르는 것으로 하루 여정을 마무리하고 나자, 또 한 코스를 해냈다 싶어 스스로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번에 오른 문수산은 이 산 줄기를 따라 쌓은 문수산성으로 그 이름이 더욱 널리 알려진 산입니다. 문수산성은 갑곶진과 강화입구를 지키기 위해 숙종20(1694)에 축조한 석성입니다. 고종3(1866)에 발발한 병인양요의 전쟁터이기도 했던 이 성을 쌓은 분이 다름 아닌 숙종이라는 것을 알고 나자, 그러면 그렇지 하고 고개가 끄떡여졌습니다. 숙종은 이 성뿐만 아니라 곳곳에 여러 성을 쌓거나 토성을 석성으로 개축해 국토방위에 힘쓴 조선의 국왕입니다. 토성이던 북한산성을 석성으로 개축했고 남한산성은 옹성을 덧붙여 보강했습니다. 청주의 상당산성을 축조했고, 남한 최장의 산성인 금정산성도 석성으로 축조했습니다. 숙종을 장희빈과 연관시키어 바람둥이 임금으로 잘 못 알고 있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만, 사실은 세 번의 환국으로 왕권을 강화했고 곳곳에 성을 쌓아 국토방위에 힘쓴 분이 숙종입니다. 영조와 정조가 선정을 베풀어 조선왕조가 르네쌍스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도 전임 국왕 숙종의 치적덕분에 가능했다는 것이 제 평가입니다.

 

 

   임/병 양란으로 피폐할 대로 피폐해진 조선을 되살려 안정시킨 숙종임금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2코스 탐방의 보람이라 생각합니다.

 

 

                                                                      <탐방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