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II.시인마뇽의 명소탐방/국내명소 탐방기

105.군포명소 탐방기4(덕고개 당숲/밤바위)

시인마뇽 2019. 8. 12. 00:01

                                                      군포명소 탐방기4

 

                                           *탐방일자:2019. 8. 6()

                                           *탐방지   :경기 군포소재 덕고개 당숲/밤바위

                                           *동행     :나홀로

 

 

 

 

 

   군포의 수리산은 산본으로 이주해와 14년간 살면서 숱하게 오르내린 산입니다. 이 산의 북쪽능선, 서쪽능선과 남쪽능선이 한 줄기로 이어지면서 산본시가지를 () 형으로 에워싸고 있습니다. 해발426m의 관모봉, 488m의 태을봉, 452m의 슬기봉을 한 줄기로 꿰는 북쪽 능선은 해발4m가 넘는 고봉이 모두 자리한데다 곳곳에 바윗길이 있어 산행의 묘미가 절로 느껴지는 수리산의 주능선입니다. 슬기봉-무성봉-감투봉으로 이어지는 서쪽능선은 해발 4m대의 슬기봉에서 급격하게 고도를 낮추어 임도5거리에 내려선 다음부터는 해발258m의 무성봉을 거쳐 해발184m의 감투봉에 이르기까지 넓은 능선길로 이어집니다. 감투봉과 해발181m의 밤바위산(?), 그리고 해발100m가 조금 못되는 밤바위로 이어지는 남쪽능선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걷는 편안한 산책로입니다. 산본 시가지가 아늑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시가지를 () 형으로 에워싸고 있는 바로 세 능선 덕분임은 두 말할 나위 없습니다

 

 

   수리산둘레길은 군포시가 산행이 좀 힘들다 싶은 분들을 위해 조성한 산책길입니다. 산본역을 출발해 밤바위-감투봉-무성봉-임도5거리까지는 나지막한 능선을 따라 낸 산책로입니다. 임도5거리에서 슬기봉을 올라 북쪽능선을 따라 산행하기가 아무래도 무리이다 싶은 분들을 위해 그 아래 산허리에 수리산둘레길을 내어 임도5거리-명상의 숲-노랑바위-수리약수터를 이어놓았습니다. 산본역-밤바위-밤바위산-감투봉-무성봉-임도5거리-명상의 숲-노랑바위-수리약수터-중앙공원-산본역으로 이어지는 수리산둘레길은 그 전장(全長)이 약16Km로 짧지 않은 길이어서 임도5거리를 기점으로 두 구간으로 나누어 걷는 분들도 많습니다.

 

 

   지난 가을 이 산의 남쪽능선과 서쪽능선의 수리산둘레길과 임도길을 걸어 밤바위와 덕고개당숲을  탐방하고자 덕고개를 두 번 찾아 갔었으나 당숲을 찾지 못했습니다. 며칠 전 임도5거리를 출발해 수리산입구 사거리를 거쳐 납덕골로 내려갔습니다. 다리에서 왼쪽 위 덕고개로 이어지는 차도를 따라 걷다가 고갯마루를 100m 앞에 둔 지점에서 생각지도 않은 덕고개 당숲을 보았습니다. 이제껏 덕고개에서 납덕골로 내려가지 않고 반대방향인 갈치저수지 쪽으로 내려가 덕고개당숲을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번에 다녀온 덕고개 당숲과 밤바위는 모두 군포8경으로 선정된 명소입니다. 다음 날 아침 6시에 밤바위와 덕고개당숲을 연계해 탐방하고자 집을 나섰습니다. 주공1단지 집을 출발해 시민체육공원-밤바위-감투봉-무성봉-임도5거리-수리사입구-덕고개당숲-덕고개-임도5거리로 돌아가 무성봉을 다시 올랐다가 수리산역으로 하산하기까지 총5시간가량 걸렸습니다.

 

 

 

1.밤바위

 

 

   산본 집에서 시민체육공원을 지나 밤바위로 올라서는데 십 수 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밤바위란 월구지고개에서 감투봉까지 지형상 직선거리 2.1Km로 군포시의 한 가운데를 북서와 남동으로 양분하고 있는 해발183.1m의 밤바위산에 위치한 바위를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확실치는 않지만 월구지고개는 법해사 앞 고개를, 밤바위산은 밤바위와 감투봉에 중간 쯤에 자리한 181m봉을 칭하는 것 같습니다. 밤바위는 신도시 개발전에 느티울이란 마을과 함께 유명했던 곳으로 군포에 오래 거주한 주민들에게 소중한 추억과 향수가 서려 있는 장소라고 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내내 꺼림직 했던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밤바위산이 지형도에 나와 있지 않아 과연 이런 이름의 산이 존재하는 것인지 분명치 않아서였습니다.

 

 

   밤바위가 군포8경의 제7경으로 지정된 것은 이곳이 산본시가지 남쪽 능선 최고의 전망지여서 그랬을 것입니다. 이 바위가 남쪽능선 최고의 전망지라는 것은 산불감시초소가 세워진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 바위에 오르면 관모봉-태을봉-슬기봉으로 이어지는 수려한 북쪽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북쪽능선과 남쪽능선 사이에 터 잡은 산본시가지는 참으로 아늑하고 평온해 보였습니다. 북쪽 바로 아래 체육공원을 걸으며 아침을 여는 시민들의 활기찬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곳도 바로 밤바위 이곳입니다.

 

 

   정작 밤바위에 올라 서도 밤바위는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이는 밤바위가 깎아지른 절벽이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밤바위의 전신을 보려면 바로 아래 시민체육공원에서 올려다보아야 합니다. 그리해도 밤바위를 가로막는 나뭇잎이 모두 낙엽져 떨어져야 볼 수 있는 것이어서 요즘처럼 숲이 우거진 한 여름에는 이 바위의 제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밤바위에 올라 산본시가지를 내려다보면서 문득 떠오른 것은 한 밤에 올라 시가지 야경을 한 번 꼭 보아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서 10여분이면 다다를 수 있어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조만간 보름달이 떠오를 때 한 번 올라가볼 생각입니다.

 

 

   아쉽게도 이 바위를 왜 밤바위라 부르는지 그 정확한 이유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바위에서 밤에 조망하는 산본시가지의 야경이 일품이어서 밤바위라 부른다고 우기지 못하는 것은 산본시가지가 생기기 아주 오래 전에 이 바위는 생긴 것이어서 그렇습니다.

 

   밤바위에 올라 건너편 북쪽 능선과 시민체육공원을 사진 찍은 후 덕고개 당숲으로 향했습니다.

 

 

 

2.덕고개 당숲

 

 

 

   밤바위에서 당숲으로 가는 길은 임도5거리까지는 수리산둘레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밤바위를 출발해 해발181m의 밤바위산, 184m의 감투봉, 258m의 무성봉을 차례로 지나 임도5거리에 이르기까지 대략 2시간이 걸렸습니다. 임도5거리에서 잠시 쉬면서 목을 축인 후 오른 쪽 임도에 발을 들였습니다. 노면이 고르지 못한 임도를 따라 내려가 다다른 수리사입구 사거리에서 임도를 버리고 왼쪽 아래 납덕골로 내려가는 차도를 따라 걸었습니다. 납덕골 다리에서 왼쪽 위 덕고개로 이어지는 차도를 따라 걸어 덕고개당숲에 이르렀습니다.

 

 

   ‘당숲이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런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렇다고 덕고개 당숲 말고도 부산구포동 당숲, 청도면 당숲과 위도진리 당숲 등 여러 당숲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당숲을 고유명사로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당숲은 한 단어가 아니고 당과 숲을 합해 놓은 것으로 당이 있는 숲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당이란 사당보다는 성황당에 더 가깝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덕고개 당숲은 군포시의 덕고개에 가까이 있는 당숲을 이릅니다. 덕고개 당숲에는 경기도지사 명의의 덕고개당숲 이야기와 군포시(?)군포4경 덕고개당숲 덕현단풍(德峴丹楓)’ 등 소개 글이 적혀 있는 안내판과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덕고개당숲의 이야기의 아래 안내문은 당숲에 관한 정보를 자세히 담고 있어 이 숲의 역사적 의미를 이해하는데 많이 도움 됐습니다.

 

      “경기도군포시 속달동 덕고개마을에 있는 당숲으로 수령100-200년가량의 굴참나무, 너도밤나무, 서어나무 등 고목60여 그루가 두 줄로 서있다. 마을의 주민들은 이 고목들을 마을의 수호신으로 신성시하며 해마다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제사를 지내고 있다. 17세기말 효종의 넷째 공주인 숙정공주와 부마인 동평위 정재륜(당시 영의정 정태화의 아들)의 쌍묘를 이곳에 쓰면서 조성되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동래정씨 문중이 소유하며 관리하다가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에 당숲을 제외한 주변 산이 일본인에게 매각되었으며, 광복 이후 국가재산으로 귀속되어 도유림이 되었다. 일제강점기의 혼란기 속에서 주변 숲의 나무들이 많이 베어졌어도 이 숲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조선왕실의 묘지 부속림이자 당숲이라는 특수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덕고개당숲은 200211월 산림청 등이 주최한 3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한바 있으며 군포시8경 중 제4경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숲이 군포8경의 제4경으로 지정된 것은 아래의 군포4경 덕고개당숲 덕현단풍(德峴丹楓)’ 비문(碑文)에 적혀 있는 바와 같이 우수상 수상 2년 후인 2004년의 일입니다.

 

   “덕고개 당숲은 군포시 대야동(大夜洞) 갈치호수에서 납덕골로 이어지는 덕고개마을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숲 한 켠에 당집이 있어 당숲으로 불리어지는 이곳은 민속신앙이 지금껏 이어오고 있어 민속학적 가치를 갖는다. 몇 백 년 된 고목들로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으며, 특히 가을단풍이 아름다워 2004년 군포4경으로 지정되었다.”

 

 

   군웅제라 불리는 제사가 덕고개 당숲에서 약 300년간 이어져 왔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마을 주민이 줄어들면서 군웅제는 한때 마을의 고사로 축소되기도 했었지만, 2004년 군포문화원이 군웅제의 역사적, 민속학적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 시에서 보조금을 받아 당숲제를 치르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길 옆 덕고개당숲으로 들어가 두 아름은 족히 될 고목들을 카메라에 옮겨 담았습니다. 굵기로는 굴참나무가 단연 으뜸입니다만, 제 눈을 끈 것은 표피가 회백색이면서 줄기가 울퉁불퉁한  서어나무였습니다. 비교적 높은 산에서 본 것으로 기억되는 서어나무는 산림 발달의 단계인 천이의 마지막을 차지하는 극상림의 대표적 수종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서어나무를 여기 평지의 당숲에서 다시 보게 되어 무엇보다 반가웠습니다. 너도밤나무를 이 숲에서 만나보리라는 것은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산신령이 밤나무 옆에 서 있는 다른 나무를 보고 너도 밤나무냐고 물었더니 나도 밤나무라고 대답했다는 설화에서 이름이 유래된 너도밤나무는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나무인데 어떤 경로로 이 숲에 심어졌는지 자못 궁금했습니다. 숲 안쪽 끝머리에 볏짚을 엮어 두른 움막 같은 것이 당집이 아닐까 하고 사진을 찍어 왔습니다만, 그것이 당집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고목들의 무성한 잎들이 그늘을 만들어,앉아 쉴 의자만 있었다면 오래 쉬면서 책을 읽어도 좋겠다 싶은 덕고개 당숲을 떠나 덕고개로 올라갔습니다. 덕고개에서 왼쪽 위 임도5거리까지 반시간 가량 걸리는데 고도차는 80-90m 정도여서 경사가 완만해 사색을 하면서 걷기에 딱 좋습니다.  또 길 양옆의 나무들이 태양을 가려주는데다 노면도 고른 상태여서 산책길로는 이만한 길이 따로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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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고개 당숲의 진면목은 단풍이 드는 가을에 잘 드러나고, 밤바위의 전신(全身)은 낙엽이 진 후에야 그 아래 시민체육공원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오는 가을 단풍 철에 덕고개 당숲을 다시 찾아 군포4경 덕고개당숲 덕현단풍(德峴丹楓)’의 참모습을 카메라에 실어 볼 뜻입니다. 밤바위와 그 아래 시민체육공원은 집에서 지근거리여서 낙엽이 다 진 겨울철에 밤바위 전신도 사진을 찍어두고자 합니다. 아무래도 글 솜씨가 졸렬한 졸고보다는 설사 잘 찍지 못하더라도 사진이 군포8경의 두 곳을 더 잘 드러낼 것 같아서 그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탐방사진> 

 

1)밤바위-감투바위-임도5거리

 

 

 

 

 

 

 

 

 

 

 

 

 

2)밤바위-임도5거리-덕고개 당숲

 

 

 

 

 

 

 

 

 

 

 

 

 

 

 

 

 

 

 

 

 

3)덕고개 당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