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구간 : 상부곡2교-신흥레저타운-능선교
*탐방일자 : 2020. 12. 6일(일)
*탐방코스 : 상부곡2교-나드리스튜디오-장흥작은도서관-신흥레저타운
-온능교-솔이네팬션-능선교-아랫말정류장
*탐방시간 : 11시33분-17시5분(5시간32분)
*동행 : 나 홀로
이번에 탐방을 시작한 공릉천(恭陵川)은 양주시의 챌봉에서 발원해 파주시에서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한강의 제1지류입니다. 경기도양주군장흥면의 부곡리에 소재한 해발516m의 챌봉 남쪽 계곡에서 발원한 공릉천은 고양시 고봉동, 파주시 조리면, 금촌읍, 교하면 일대를 지나 탄현면 송촌리 북쪽에서 한강하류 동쪽으로 흘러들어가는 하천으로 곡릉천 또는 가둔천으로도 불리기도 합니다. 이 하천의 길이는 54Km로, 챌봉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한강봉에서 발원해 임진강으로 흘러들어가는 문산천보다 24Km나 더 길다고 합니다.
공릉천이 낯설지 않은 것은 고향 땅을 흘러서입니다. 제 고향 파주에서는 공릉천을 교하강이라 불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 초반 문산중학교를 다닐 때 금촌버스터미널에서 학교까지 걸어 다녔습니다. 한겨울이면 공릉천에서 바람이 세게 불어 1.5Km 가량 걸어 가야하는 문산중학교가 엄청 멀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공릉천에 다가가 처음으로 사진을 찍은 것은 2005년의 일입니다. 그해 8월 파주 교하의 장명산에서 한북정맥 종주를 마무리한 후 공릉천으로 내려가 단독종주를 기념하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지난달 문산천 따라 걷기를 깔끔하게 해내자 문산천보다 더 긴 공릉천도 한 번 걸어보자는 욕심이 발동해 이렇게 탐방길에 올랐습니다.
한북정맥은 한북오두지맥과 더불어 공릉천에 물을 대는 울타리산줄기입니다. 공릉천을 가운데 두고 북쪽으로는 오두지맥이, 남쪽으로는 한북정맥이 울타리가 되어 한강에 합류할 때까지 물을 공급해줍니다. 제가 산을 강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산은 빗물을 저장하는 거대한 수장고(水藏庫)여서 강이나 하천에 물을 공급해줍니다. 백두대간의 북한 땅 분수령에서 갈라져 나온 한북정맥은 서남쪽으로 내달리다 한강봉과 챌봉의 중간지점에 이르러 북서쪽으로 오두지맥을 분기합니다. 이 산줄기 오두지맥은 고령산과 월롱산을 거쳐 한강변의 오두산까지 이어가면서 공릉천의 북쪽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한북정맥은 한강봉에서 챌봉, 노고산, 고봉산을 차례로 거쳐 파주 교하의 장명산에 이르기까지 공릉천의 남쪽 울타리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북정맥을 두 번 종주하고 오두지맥도 한번 다 걸었으니 공릉천 따라 걷기는 제 나름 착실히 준비해온 셈입니다.
공릉천의 발원지는 챌봉 남쪽의 챌봉샘입니다. 챌봉 남쪽 아래 크라운해태 연구소와 송추정신병원 사이로 난 계곡 길을 따라 1.5Km 가량 올라가면 챌봉샘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터넷에서 확인하고 지도와 나침판을 휴대하고 혼자서 이 샘을 찾아 나섰습니다. 이번에 따라 걸을 첫 구간은 챌봉샘에서 벽제의 통일로와 만나는 지점까지 잡았습니다만 과연 해낼 수 있을지는 걸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구간의 백미는 아무래도 일영계곡이라는 생각입니다. 뱀이 기어가듯이 구불구불 흐르는 대표적인 사행천(蛇行川) 인 일영계곡은 1968년 대학에 들어가 들뜬 기분으로 여학생들과 난생 처음으로 미팅을 가진 곳이어서 더욱 기억이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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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33분 장흥면 부곡리의 상부곡2교에서 공릉천 따라 걷기에 나섰습니다. 구파발 역에서 704번을 타고가다 송추계곡입구사거리에서 택시로 바꿔 타 크라운해태 연구소 앞에서 하차했습니다. 연구소의 수위 한분이 계곡 쪽으로는 사유지여서 출입할 수 없다고 해 건너편 송추정신병원으로 옮겨 챌샘으로 가는 길을 찾았습니다. 결국 허탕을 치고 연구소 바로 아래 상부곡2교로 돌아가 챌봉샘에서 흘러내려오는 곡릉천 상류를 사진 찍는 것으로 공릉천 탐방을 시작했습니다. 이 다리에서 20-30m 걸어 내려가 만난 삼거리에서 오른 쪽 위로 난 39번지방도로는 고비골고개를 지나 문산천의 기산저수지 윗길로 이어집니다. 이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가 공릉천을 따라 남진하던 중 704번 버스가 지나는 것을 보고 사전준비부족으로 택시비를 들였다 싶었습니다. 이동준장어명가를 지나 만난 고가도로는 2016년에 개통된 장흥-송추 우회도로로 오래된 제 지도에는 점선으로 나와 있습니다. 가마골교를 건너 공릉천변 포장도로를 따라 걷다가 얼마 후 다시 다리를 건너 39번 지방도로로 복귀했습니다. 장냇말앞 정류장을 막 지나 장선교 앞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 공릉천 천변길을 따라 걸어 송추계곡입구 사거리에 도착한 시각이 12시28분입니다.
12시49분 장흥작은도서관 앞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도봉산의 오봉과 포대능선이 한 눈에 잡히는 송추계곡입구사거리에서 남쪽으로 39번 일반국도를 따라 몇 분을 걸어 수년 전 대구의 참사랑산악회원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던 고기 집 송추가마골 앞에 도착해 교현교를 건넌 것은 공릉천변 길을 걷기 위함이었습니다. 다리 건너 왼쪽으로 난 천변의 포장도로를 걸으면서 출렁다리와 운동장, 그리고 천왕사를 차례로 지나 길 건너로 장흥작은도서관이 자리한 삼거리의 송추교 앞에 이르렀습니다. 바로 옆 중국음식점에서 점심을 사 든 후 송추교를 건너 서쪽으로 이어지는 39번 일반국도로 들어섰습니다. 갓길에 자전거 길을 따로 내 차도를 따라 걸으면서 오가는 차들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어 좋았습니다. 왼쪽 아래로 2004년에 운행이 중단된 교외선의 녹슨 철로가 보이는 39번 일반국도를 따라 걸어 신흥유원지입구삼거리의 고갯마루에 올라섰습니다. 이 고개를 넘어가면 장흥에 이르게 됩니다만, 저는 왼쪽 아래 일영계곡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14시18분 신흥레저타운을 지났습니다. 고갯마루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조금 내려가 송추교에서 헤어진 공릉천을 다시 만났습니다. 여기서부터 심상리의 심상교 아래 석현천과의 합수점까지의 공릉천을 따로 일영계곡이라 부르지 않나 싶은데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지류의 물을 받아 세를 불린 공릉천은 신흥레저타운을 지나고 우석농원에 이르기까지 남동쪽으로 비교적 곧게 흘러가다가 여울마당 앞에서 오른 쪽으로 확 휘어 흘러갔습니다. 여울마당 입구에서 공릉천과 헤어져 질러가는 길인 오른 쪽 산길로 들어섰습니다. 고개를 넘어 다시 만난 공릉천은 북쪽 장포동 쪽으로 흘렀고, 저는 온능교를 건너 오른 쪽 휴양처인 그린랜드를 사진 찍은 후 다시 고개를 넘었습니다. 이렇듯이 공릉천과 만났다 헤어지기를 몇 번 더 반복한 것은 이 하천이 일영계곡을 따라 갈 지자를 그리며 흘러갔고, 제가 따라 걷는 양주시누리길은 더러 더러 질러갈 수 있도록 산을 넘어 길이 나 있어서였습니다. 공릉천이 문산천과 크게 대비되는 점은 문산천에서는 일영계곡과 같은 사행천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영무두리캠핑장을 지나 수희교를 건너 다시 나지막한 고개를 넘었고, 하늘정원팬션을 지나 이곡교를 건넜습니다.
15시32분 심상교앞에서 왼쪽으로 꺾어 데크다리를 건넜습니다. 이곡교를 건너 제방에서 천변으로 내려가 공릉천을 지근거리에서 따라 걸었습니다. 건너편 팬션인 하얀집을 지나 공릉천은 그리 높지 않은 절벽 아래를 흐르고 있었는데 데크다리에 가까워지자 얼음이 얼어 냇물을 뒤덮은 것이 보였습니다. 천변 길에서 제방 위 도로로 올라서 석현천과의 합수점 위에 놓은 심상교 앞에서 일영계곡과 헤어졌습니다. 심상교를 건너지 않고 그 앞에서 왼쪽의 데크다리를 건너 오른 쪽으로 이어지는 데크길을 따라 걷다가 잠시 멈춰 서서 오른 쪽 아래 공릉천에서 여유자적 세월을 낚는 두루미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잘 다듬어진 여러 그루의 소나무들이 빚어내는 저녁 풍경이 여유롭게 느껴지는 솔이네팬션을 지나 사거리에서 오른 쪽 공릉천으로 내려가 가운데의 물이 넘쳐흐르는 시멘트차도에 붙여 놓은 징검다리를 건넜습니다. 다리 건너 왼쪽으로 낸 왕복2차선의 천변도로를 따라 걸어 장자원가든을 지나 장흥생활체육공원에 다다른 시각이 16시22분이었습니다.
16시49분 능선교에서 1구간 걷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장흥생할체육공원에서 2-3분을 걸어가 건넌 공릉천을 따라 걷지 않고 직진해 1979년에 조성된 남경수목원을 지났습니다. 다시 만난 공릉천을 따라 걸으며 한옥마을로 조성된 신선마을을 사진 찍고 나자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는 것이 감지되어 서둘러 진행했습니다. 간이 보를 지나 머리 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가 지나는 능선교에 이르자 곧 해가 저물 것 같아 통일로와 만나는 지점까지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접었습니다. 능선교를 건너 북쪽으로 십분 가량 걸어가 17시5분에 아랫말 버스정류장에 도착, 길 건너 정류장에서 십분 넘게 기다렸다가 052번 마을버스를 타고 지축역으로 이동했습니다. 052번 버스의 배차간격이 20분밖에 안되어 다음 구간은 지축역에서 이 버스를 타고가다 아랫말에서 하차한 후 능선교로 가서 탐방을시작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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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2004년에 운행이 중단된 교외선이 2024년에 재개된다는 기사제목을 읽었습니다. 벽제에서 송추까지는 공릉천을 따라 철로를 낸다면 꼬불꼬불한 일영계곡을 지날 것입니다. 이리 철로를 내고 속도를 팍 낮추어 시속 20-30Km로 운행한다면 서울근교 최고의 힐링 코스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길이 너무 구불구불해 과연 철로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고, 설사 가능하다 해도 경제성을 따져보면 선뜻 그리 놓자고 결론을 내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빠름의 효율에 찌들어 살아야 하는 도시인들에 그리 길지 않은 계곡의 고즈넉한 정경을 천천히 움직이는 기차를 타고 완상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힐링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이 빚어낸 빼어난 승경이 아니면 엄청 빨리 흐르는 세월을 잡아둘 방법이 없을 것 같아 사족을 덧붙였습니다.
<탐방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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