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백두대간·정맥·기맥/금북정맥 종주기

금북정맥 종주기5(윗갈치-가루고개)

시인마뇽 2007. 1. 3. 22:26
                                                 금북정맥 종주기 5


                                *정맥구간:윗갈치-성왕산-은봉산-가루고개

                                *산행일자:2006. 5. 5일

                                *소재지  :충남서산/당진

                                *산높이  :성왕산252미터/은봉산284미터

                                *산행코스:윗갈치-성왕산-모과울고개-율목리-은봉산

                                              -서산휴게소-가루고개

                                *산행시간:10시33분-19시10분(8시간43분)

                                *동행       :나홀로

 



  5월의 신록은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이들만큼이나 싱그럽고 건강합니다.

그것도 5월초순의 푸르름은 새잎들이 연초록 새 옷으로 산 전체를 거의 다 갈아입힐 즈음이어서 티 없이 맑고 씩씩하게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그대로 빼어 닮은 듯 싱그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5월이 오면 싱그럽고 풋풋한 이 산하를 마음껏 안아보고자 더 자주 종주 산행에 나섭니다.  재작년에는 어린이날 한북종주에 첫발을 내딛어 5회를 종주했고 작년에도 백두대간으로 다섯 번을  출산했습니다.



  아침7시반에 강남터미널을 출발한 서산행 고속버스가 기흥을 지나기 까지 서행을 했고 평택에서 서해안 고속도로에 진입하고 나서도 또 길이 막혀 가다 서다를 반복해 10시가 다되어서 서산에 도착했습니다. 어제가 어린이날이어서 주인공인 애들을 데리고 나들이 길에 나선 차량들이 많아져 늦어진 것이기에 그리 짜증나지는 않았습니다.  서산에서 시내버스로 윗갈치로 옮겨 산행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한 시간 가량 출발시간이 늦어져 목적지인 가루고개에 해떨어지기 전에 도착하고자 서둘렀습니다..

 

  10시33분 윗갈치고개에서 성연면 쪽으로 조금 내려서 골프연습장 공사장 오른 쪽으로 난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오른 쪽의 산길로 들어서 하루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송전탑과 밭을 지나 버섯 재배용 참나무가 세워져 있는 산속으로 들어가 무명봉과 190봉을 차례로 오른 다음 199봉에 올랐습니다. 199봉에서 임도 삼거리의 안부로 내려서다가 길 왼쪽으로 잘 지어진 납골당을 만났습니다. 산 속에 저토록 견고한 구축물을 계속 지어간다면 묘지와 마찬가지로 머지않아 납골당의 폐해도 현실화되겠다 싶어 나무 밑에다 화장하고 남은 뼈 가루를 묻는 수목장이 죽어서 가장 확실하게 흙으로 돌아가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거리안부에서 소나무 숲을 지나 얼마 후 186봉의 바위에 올라 잠시 발밑의 서산시내를 조망했습니다.  186봉에서 임도로 내려서 온석리 방향으로 직진하다 왼쪽의 급경사 길로 들어서 내동고개로 내려선 시각이  산행시작 1시간이 거의 다 된 11시31분이었습니다.

 

  12시15분 해발252미터의 성왕산에 올라 김밥으로 요기를 했습니다.

내동고개에서 넓은 터에 서 있는 노송군락지를 지나 묘들이 자리 잡은 140봉을 거쳐 165봉에 올랐습니다. 165봉에서 왼쪽으로 내려가 성황당 고개에 이른 다음 밭 왼쪽 가로 난 길을 따라 조용히 발걸음을 옮긴 것은 개사육장이 가까이 있어서였습니다. 분명 사육장안에 갇혀있는데도 여러 마리가 시끄럽게 짖어대면 저러다가 한두 마리라도 뛰쳐나와 물려고 덤벼드는 것이 아닌 가해서였습니다.  다행히 개들은 침묵을 지켰고 저는 다시 산길로 접어든 후 이번 산행에서 가장 가파른 된비알 길을 걸어 올랐는데 다리 밸이 당겨 애를 먹었습니다. 성왕산 정상의 헬기장 옆에 무인산불감시 초소가 세워져 있었고 성왕산을 알리는 아크릴표지판이 걸려있었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임도5거리를 지나 160봉에 오르는 중 올 들어 처음으로 뱀을 만났습니다. 160봉을 지나 다다른 180봉에서 오른 쪽으로 꺾지 않고 5-6분을 내려가 민가를 보고나서야 길을 잘 못 들었음을 인지하고 원 위치하느라 15분가량 까먹었습니다. 180봉에서 제 길을 찾아 성연고개로 내 닫는 중 별안간 제 앞을 가로 질러 숲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뱀 한 마리를 또 만나 질겁했습니다. 어렸을 때 저희 시골에 뱀을 잡아 내다 파는 땅꾼들이 묵을 만큼 흔한 것이 뱀이었는데 요즈음은 일년 내내 열 마리도 보기 힘들 정도로 거의 사라졌는데도 뱀을 만나는 것이 조금도 반갑지가 않은 것은 뱀에 대한 공포 때문일 것입니다. 180봉에서 오른 쪽으로 접어들어 얼마고 진행을 하다가 다시 왼쪽으로 돌아 직진하여 성연고개로 내려섰습니다.

 

  14시7분 모과울 고개를 지났습니다.

성연고개 앞의 차도를 건너 고개마루에 오르기 직전 오른 쪽의 산속으로 들어가 능선으로 올라서 오른 쪽으로 진행했습니다. 왼쪽 아래 큰 건물은 서산구치소 건물이었고 이내 이 건물의 외곽철조망 울타리를 만나 그 옆으로 3분가량 걷다가 잡목 숲 속으로 들어섰습니다.  다시 솔밭을 지나  빨간 깃발이 펄럭이는 114봉에 다다랐고 이 봉우리에서 오른 쪽으로 내려가다 만난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들어서 한참을 걷다가 시멘트도로를 다시 만나 나지막한 산길로 들어섰습니다.  빽빽이 들어선 대나무 숲 속을 빠져나와 모과울고개에 다다르자 오른 쪽으로 율목1리 보호수인 나이들은 느티나무가 보였습니다.  649번 도로를 건너 철탑을 지난 다음 임도사거리로 오르는 동안 길 양옆의 논과 밭이 오랜 가뭄으로 바짝 마른 것을 보고 밤부터 큰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제발 적중하기를 빌었습니다. 키가 작은 잡목사이로 난 길을 따라 142봉에 올랐다가 호화묘지가 있는 삼거리로 내려서 얼마 후 시멘트 길로 들어섰습니다. 부흥정미소를 지나 율목리 버스정류장에서 진행을 멈추고 간이 의자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차도 따라 왼쪽의 문향리 방향으로 걸었습니다.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시멘트 길로 접어들자마자  만난 삼거리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 과수원 옆길을 걸었습니다. 142봉에서 하산하여 만난 시멘트 길과 아스팔트길, 그리고 다시 시멘트길을  20여분 걸어 간대산 입구에 다다라 이곳에서 왼쪽으로 난 흙 길을 따라 간대산으로 향했습니다.



  16시 정각에 양대산을 출발했습니다.

등산로 입구에서 조성된 자갈길을 지나 해발 188미터의 간대산 정상까지 오르는데 22분이 걸렸습니다. 마루금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평평한 바위의 간대산 정상에 다다르자 시야가 탁 트여 전망도 좋았고  바람도 시원했습니다. 다시 분기점으로 돌아와 10여분을 더 걸어 해발 176미터의 양대산에 올랐습니다.  정상에 세워진 팔각정에서 십 분가량 머물면서 잠시 눈을 감고 아무 생각 없이 쉬었습니다. 눈을 떠 맞은편의 은봉산과  그 줄기를 보자 갈 길이 멀다 싶어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지나 안부로 내려섰다가 은봉산으로 오르는 길이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들었습니다. 성왕산을 오르는 길보다 경사는 덜 졌지만 개활지를 지나느라 빛을 가릴 나무가 별로 없었고 오름길이 훨씬 길어 훨씬 많은 땀을 흘렸습니다. 201봉과 205봉을 차례로 지나 양대산 출발 1시간 후에 올라선 해발 284미터의 은봉산에서 쉬지를 못하고 바로 매봉재로 향했습니다.

 

   18시9분 서산휴게소에서 콜라 한 캔을 사들며 7-8분을 쉬었습니다.

17시 정각에 은봉산을 출발, 얼마 안 되어 269봉에 도착했고 이 봉우리에서 왼쪽 길로 잘못 내려서 결과적으로 한 20분간 제 길로 복귀하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269봉에서 한참을 내려서 송전탑을 지나 임도에 내려서고 나서야  마루금이 269봉에서 오른 쪽으로 나있음을 알았습니다. 다시 269봉으로 올라 설 엄두가 나지 않아 오른쪽으로 꺾이는 임도를 따라 걷다가 임도를 버리고 산 속으로 들어가 무조건 능선 길로 치고 오르자 한 참 후 표지기가 보였습니다. 제 길로 찾아 든 것이 확인되어 매봉재로 뛰었습니다. 안산에 올랐다가  32번 국도로 내려와 지하도를 건너 휴게소에 이르기까지 힘껏 내달렸습니다.


  18시16분 서산 휴게소를 출발해 묘지를 지나고 철망 옆길을 지나 18분 만에 해발 176미터의 동암산에 올랐습니다. 완만한 능선을 타고 173봉에 닿았고 오른쪽으로 내려가 모래고개에 다다랐습니다. 고속도로를 지하로 건너 묘지사이로 난 길을 따라 송전탑이 서있는 124봉에 올라섰습니다. 조금 더 걸어 삼화목장의 새파란 목초지 위로 난 시멘트 길로 접어들고 나서야 밤의 색깔이 역력한 산길이 겁나지 않았습니다. 


   19시10분 가루고개에 도착했습니다.

647번 도로 옆에 위치한 소중1리 버스정류장에서 9시간 가까운 종주산행을 마쳤습니다. 아침 늦게 산행을 시작해 산행 중 내내 해안에 가루고개에 닿을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을 했습니다만 기온은 높았지만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줄곧 불어 시원했기에 다른 때보다 쉬는 시간을 줄여 아슬아슬하게 해 넘어가기 직전에 산행을 마쳤습니다. 운산을 출발한 시내버스 막차를 타고 서산으로 나와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밤 11시가 넘어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큰비를 내려주겠다는 약속을 잘 지켜주신 하느님이 고마웠습니다. 이제 5월의 우리산하가 이 비를 맞아 싱그러움과 푸르름을 더 할 것이기에  고맙고 또 고마워 할 것입니다.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