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구간:팔봉중학교-금강산-윗갈치
*산행일자:2006. 5. 1일
*소재지 :충남 서산
*산높이 :금강산316미터
*산행코스:팔봉중학교-물래산-금강산-솔개재-서산궁도장-윗갈치
*산행시간:10시31분-16시55분(6시간24분)
*동행 :나홀로
저 혼자서 산 나들이를 나설 때에는 수많은 길손들의 왁자지껄함이 없고 고즈넉한 산길을 하루 종일 걸을 수 있는 정맥 길을 주로 종주합니다. 혼자서는 교통이 불편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잘 나서지 않기에 아직도 대부분의 정맥 길이 한가하다지만, 정맥 길의 이름 없는 산들을 오르내려보아야 이렇다할 자랑거리가 못되어 더욱 더 그러한 것 같습니다. 한남정맥이나 금북정맥은 등산복 차림이 쑥스럽게 느껴질 만큼 마루금을 쫓아 비산비야의 차도나 아파트단지 안을 걸을 때가 종종 있어, 안내산악회에서도 자주 찾는 종주길이 아닙니다.
며칠 전 큰아들이 결혼1주년 기념으로 노동절 연휴를 맞아 일본을 다녀오겠다고 전화를 해왔습니다. 여행을 즐기는 저의 유전인자가 아들들에 제대로 전해졌다 싶어 뿌듯하면서도 기왕이면 등산을 좋아하는 바로 그 인자도 함께 전해졌더라면 더욱 좋았을 터인데 하면서 조금은 아쉬워했습니다. 가족들 대신에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산행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만 이분들과 여러 번 산행을 같이 하고 나면 혼자서 산 나들이를 나서고 싶은 충동이 입니다. 이런 때면 저는 정맥 종주에 나섭니다. 너무 오래 정맥 종주에 빠져 혼자서 밟는 산길이 외롭고 사람들이 그리워지면 다시 산악회의 명산순례에 동참합니다. 시계추처럼 정맥과 명산을 왔다 갔다 하며 그리움을 관리하는 것이 요즈음 제가 살아가는 방법입니다.
보름 만에 다시 금북정맥 종주 길에 올랐습니다.
4월에만 삼악산, 비슬산, 서대산과 추월산 등 4곳의 명산을 다녀왔기에 이제 저 혼자서 나지막한 능선 길을 여유롭게 걷고 싶어 금북정맥으로 내달렸습니다. 지난번에 산행을 마친 팔봉중학교 정문에서 마루금을 이어가기 위해 서산에서 버스를 타고 어송리로 옮겼습니다. 어송리에서 지방도로를 따라 팔봉중학교로 향하는 중 도로변의 과수원안에 활짝 핀 복사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첫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전 10시31분 팔봉중학교를 출발했습니다.
32번국도 밑으로 난 지하도를 건넌 다음 능선으로 올라서 표지기를 만날 때 까지 한 40분을 왔다 갔다 하며 헤맸습니다. 지하도를 지나 시멘트 길을 따라 직진을 하다가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다시 돌아와 벽돌집과 비닐하우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얼마고 걸었습니다. 산행기에 적혀있는 커다란 산소 2기가 오른 쪽 건너로 보여 다시 벽돌집 옆 시멘트 길로 되돌아와 처음 걷던 길로 직진을 하다가 왼쪽으로 난 임도를 따라 산소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외딴집을 지나 소나무 숲 속으로 들어가 직진을 계속하자 다시 벽돌집과 비닐하우스 사이 길로 이어져 이 길도 아니다 싶어 다시 돌아서 외딴집 앞 들머리에서 잠시 숨을 가다듬었습니다. 2시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 산소를 지나고 능선으로 올라서자 표지기가 걸
려있어 이제야 제 길을 찾았다 싶어 시계를 보았더니 11시13분이었습니다. 7-8분을 더 걸어 큰 바위가 걸터앉은 봉우리에서 짐을 내려놓고 부글거리는 속을 달래고 나자 물래산까지 산행이 한결 수월했습니다. 차 소리와 비행기소리 등의 세속의 소음들은 시끄러웠지만, 5월을 맞은 새소리와 바람소리 등 자연의 청음은 솔밭을 걷는 저를 한껏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11시55분 해발 140미터의 물래산을 지났습니다.
표지기가 걸려있는 능선에서 오른 쪽으로 난 길을 따라 바위봉 등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다 비탈길을 오르자 잡목들이 시야를 가리는 한 봉우리에 물래산이라는 작은 아크릴표지판이 걸려있었습니다. 이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조금 내려가다 다시 오른 쪽으로 꺾어 커다란 바위를 지나자 건너편의 금강산이 눈 안에 들어왔습니다. 키가 낮은 활엽수 숲을 지나고 철조망을 넘어 산 끝자락의 밭머리에 도착해 용케도 물래산을 잘도 빠져나왔다 했는데 눈앞에 보이는 32번국도 밑을 통과하는 지하도가 안보여 난감했습니다. 산행기를 꺼내 정독을 한 후 표지기가 걸려 있는 임도를 따라 다시 산속으로 올라서는 것이 맞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임도를 따라 오르다 이내 왼쪽으로 꺾어 솔밭 길을 지나서 물래산 출발 50분이 다 된 12시44분에 수량재에 도착했습니다.
13시58분 이번 산행 중 최고봉인 해발 316미터의 금강산을 올랐습니다.
수량재에서 오른 쪽으로 잠시 내려서면 32번 국도를 지나는 지하도가 나있는데 이 지하도를 통과하여 왼쪽으로 꺾어 조금 올라가 예비군 훈련장 안내판이 서있는 장군산 들머리로 들어섰습니다. 들머리에서 오른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예비군 훈련장을 에워싸고 있는 200봉과 장군산 및 230봉을 차례로 오른 다음 마지막으로 이번 산행 중 최고봉인 금강산에 올랐으나 햇빛을 가릴 그늘이 없어 바로 안부로 내려서서 점심을 들며 십 수분을 쉬었습니다. 금강산에 주인이 있다면 유사상표로 소라도 제기할 법하다고 생각한 것은 비지땀을 흘리며 꼭대기에 올라서 사방을 둘러보았어도 그 흔한 바위하나 없고 전망도 엉망이어서 이 산이 금강산을 닮은 데라곤 손톱만치도 없어서입니다. 범나비 몇 마리가 나풀거리며 날개 짓을 해대어 봄의 운치를 더해주어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15시38분 솔개재에 도착했습니다.
안부를 출발한지 24분 만인 14시41분에 마전-용암간 시멘트도로로 내려섰습니다. 안부에서 점심을 든 후 295봉에 올라 왼쪽으로 확 꺾어 능선 길로 내려서다 만난 임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조금 더 걷자 길 건너 절개면이 보였습니다. 잘 자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곳에서 오른 쪽으로 내려가 시멘트 길을 건넌 다음 절개면을 따라 올라 비룡산으로 향했습니다. 완만하고 조금은 지루한 능선 길을 걷다가 얼마고 경사진 길을 따라 올라 정수리에 묘지가 들어앉은 해발292미터의 비룡산에 다다랐습니다. 비룡산에서 왼쪽의 숲길로 내려서 얼마고 편한 길을 걸으며 양지꽃, 현호색, 개별꽃, 붓꽃, 제비꽃과 홀아비꽃대 등이 5월의 길섶을 환하게 밝히는 풀꽃들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마지막 봉우리를 넘어 내리막길로 내려서면서 “류제억”묘지를 지나 솔개재로 내려섰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산소에서 남은 김밥을 마저 든 후 배낭을 베고 등을 눕혀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서 잠시나마 푹 쉬었습니다. 황사가 가시고 희미했던 하늘이 맑게 개여 온 산하가 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각종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황사가 산성토양을 중화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도 갖고 있다하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나름대로 존재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인간들이 자연의 오묘한 질서를 깨고 들쑤셔놓아 그 존재이유를 손상시키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15시50분 솔개재를 출발했습니다.
170봉을 오르자 왼쪽 산 아래 채석장에서 들려오는 공사장 소음이 만만치 않아 산행 중 느껴온 평온함이 깨졌습니다. 덩치가 제법 큰 순득이개를 데리고 산책길에 나선 아주머니 한분을 만나 이번 산행의 종착점인 윗갈치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확인했습니다. 장송들이 숲을 이룬 송림을 지나고 안부로 내려섰다 다시 올라 왼쪽으로는 소나무 숲과 오른쪽 아래로는 벌목을 해 잘 자란 억새밭 사이로 난 능선 길을 걸어 국궁장 옆 둔덕에 다다랐습니다.
16시55분 29번/77번 국도가 지나는 윗갈치에 도착해 종주산행을 마쳤습니다.
국궁장 오른쪽의 주차장으로 내려서 윗갈치로 이어지는 아스파트길을 따라 걷다가 마루금이 왼쪽의 산속으로 난 것을 보고 주차장으로 되돌아가 제 산길로 들어섰습니다. 마루금을 따라 5-6분을 걸어 서녕정 비석이 세워진 윗갈치 고개로 내려서 바로 옆의 버스 정류장으로 옮겨 20여분 후 서산가는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싱그러운 신록이 고맙게 느껴지는 5월에는 본격적으로 금북정맥을 종주할 생각입니다.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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