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I.산림청선정 명산100산/명산100산 탐방기

22.월악산 산행기

시인마뇽 2007. 1. 2. 20:20
 

                                          월악산


                            *산행일자:2003년10월12일

                            *소재지  :충북 제천

                            *산높이  :1,092미터

                            *산행코스:수산리-중봉-정상-덕주사

                            *산행시간:10시10분-16시20분(6시간20분)

 


  지난 일요일 충북 제천의 월악산을 올랐습니다.  

한반도 남단에는 얼마나 많은 악산이 있고 아직도 못 오른 산은 얼마나 될 까 궁금하여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결과, 1,708미터의 설악산에서 335미터의 매악산에 이르기까지 모두 15개의 악산이 있으며, 아직 오르지 못한 산이 7개 산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 중 1000미터가 넘는 고산은 월악산만 남아 있어 더 춥기 전에 오르는 것이 안전할 것 같아 원래 오르고자 했던 억새밭의 민둥산대신 월악산을 다녀왔습니다.  악산중 최고봉인 설악의 대청봉은 1970년에 올랐고, 치악은 대학 3학년 때 친구들과 함께 올랐으며, 화악과 황악은 올 들어 다녀왔습니다., 관악은 집 근처여서 틈나는 대로 부담없이 오르고, 파주의 감악은 제 고향이어서 일찍부터 오른 산입니다. 포천의 운악과 춘천의 삼악은 벼르고 별러서 한번씩 힘들게 다녀왔으며, 북에 갇힌 송악을 올라 경기5악을 마무리짓는 일은 숙제로 남겨 놓았습니다. 

 

  아침 7시40분 양재를 출발했습니다.

안내산악회를 따라하는 산행은 몸만 나서면 되어 번거롭지 않아 좋습니다. 양재를 출발한 버스는 음성-충주를 거쳐 10시가 조금 넘어 월악산의 산행 기점인 수산리에 도착하였습니다. 이 곳에 이르기까지 2시간 반 동안 차창밖에 펼쳐진 가을 정경이 풍요로웠고, 특히 에워싸고 있는 뭇 산들의 그림자를 담고 있는 충주호반의 잔잔한 물결들이 평화롭게 보였습니다. 

 

  10시10분 시멘트로 포장된 제법 넓은 길을 따라 수산리를 출발해 산 오름을 시작했습니다. 

한 여름이라면 그늘이 없어 고통스러운 산행이겠지만, 구름이 낀 데다 날씨 또한 서늘하여 걷기가 수월했습니다. 산행시작 50분만에 다다른 보덕암 입구에서 물 한 모금으로 입안을 적신 후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산 속에 들어서면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 덕분인지 빠져버린 기운이 새록새록 되살아납니다. 처음 오르는 산이지만 국립공원답게 안내판과 표식기가 잘 갖추어져 있었으며, 하봉까지 코스도 순탄하여 편안한 산행이었습니다.  

 

  하봉을 지나 중봉으로 가는 길은 과연 악산다운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안전산행을 위해 설치된 보조물의 도움을 받아 암릉을 오르내리며 약간의 스릴도 즐기면서 전진했습니다. 한 겨울 눈이라도 쌓이면 오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빨리 오기를 잘 했다는 판단입니다.  중봉에 다다르니 그동안 하봉과 중봉에 숨겨진 영봉이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영봉은 월악산 최고의 봉으로 그 높이가 1,092미터이며 큰 바위 채를 몸집으로 한 거대한 봉우리입니다. 영봉 바로 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 에너지를 충전한 후 다시 올랐습니다. 영봉을 오르는 계단 밑에서 만난 산악회의 가이드 한 분이 시간이 지체되어 영봉을 오르지 말고 바로 마애불로 가기를 청했으나, 빨리 다녀오겠다며 영봉으로 오르는 계단으로 내달렸습니다. 

 

  13시20분 해발 1,092미터의 월악산 정상에 섰습니다. 

월악산을 반 이상 붉게 물들인 단풍의 몸단장이 곱게 보였고, 산을 휘감고 있는 찬 공기가 삽상했습니다. 날이 흐려서인지 기대했던 충주호는 어렴풋하게 보일 뿐 그 진면목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쉬웠고, 먼발치로 제법 높이 보이는 연봉들이 혹시 지난 4월 비를 흠뿍 맞고 산행한 주흘산이 아닐까하고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에 부탁하여 정상에서 제 모습도 찍었습니다. 

 

  13시40분 정상을 출발, 헬리콥터장을 지나 완만한 능선 길과 가파른 내리막길을 부지런히 달려 15시40분 마애불에 도착하기까지, 중간에 인절미로 점심을 때우며 20여분간 긴 휴식을 취했습니다. 평평한 큰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은 제 고향인 파주 광탄의 입불석상보다 근엄한 모습이 아니었고, 차라리 장난스러운 얼굴모습에서 친근함을 발견했습니다. 마애불에서 덕주사까지는 대체로 편안한 길이었습니다만,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상흔은 이곳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계곡에 걸쳐 있는 철제다리의 한 가운데가 휘어져 버려, 그 다리 밑에 임시로 설치된 간이다리로 계곡을 건넜습니다. 덕주사를 스쳐지나 덕주골로 내려  가던 중 잠시 계곡으로 내려가 발을 닦고 준비해간 옷으로 윗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온 몸이 날 듯이 가벼워진 느낌이었습니다.

  

  16시20분 덕주골의 주차장에 도착, 약 6시간만에 월악산종주등반을 마쳤습니다. 

 

  악산의 묘미는 오르내리는 길이 위험하여 항상 긴장하고 산행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조심스레 한 걸음 한 걸음 옮겨 놓다보면 정작 몸이 고된 것은 잊어버린 채 산행이 끝나곤 합니다. 악산은 속세의 세상만사가 비비고 들어설 틈을 주지 않고 오로지 산행에만 집중하게 만들어 산행 중에는 더 할 수 없이 머리가 맑아져 좋아합니다. 살다보면 우리는 자주 인생의 악산을 만납니다. 이 인생의 악산을 피하지 않고 넘는 지혜를 자연의 악산에서 배웠으면 합니다.  그래서 눈 덮인 겨울에 악산의 요건을 두루 갖춘 100대 명산의 하나인 월악산을 다시 찾고자 합니다.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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