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I.산림청선정 명산100산/명산100산 탐방기

31.대야산 산행기(1-3)

시인마뇽 2007. 1. 2. 21:50

                                                           대야산(3) 

 

 

                                     *산행일자:2012. 8. 19일(일)

                                     *소재지   :경북문경/충북괴산

                                     *산높이   :대야산931m

                                     *산행코스:벌바위주차장-월영대-사기굴-밀재-851m봉-대야산

                                                   -851mㅡ봉-사기굴-월영대-벌바위주차장

                                     *산행시간:10시3분-17시28분(7시간25분)

                                     *동행 :경동고24회명백회회원12명

                                     (24회 김주홍, 이기후, 서중원, 하태현, 이종복, 황의천, 김종화, 장광종,

                                       이규성,우명길, 29회 정병기/김의정)

 

 

 

  이번 분기에 고교동기들과 함께 오르는 ‘명산 100산’은 경북 문경시와 충북괴산군을 어우르는 해발931m의 대야산입니다. 이 산은 제가 2005년 처음으로 백두대간 종주 길에 올랐고, 2008년 봄에 안내산악회를 따라 다시 오른 산입니다. 두 번째 산행 때 용추계곡을 거슬러 밀재로 올라가며 이산이 여태까지 이런 비경의 계곡을 이토록 외진 곳에 잘도 숨겨 두었다 싶어 감탄한 바 있었기에, 올 여름 산행지를 이 산으로 정하는 데는 아무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한 여름 무더위에 장시간 산행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몇 몇 친구들이 이번 산행을 같이 하지 않아 조촐한 산행이 되었습니다만, 하산 길에 비경의 계곡에서 물놀이를 마친 친구들을 보노라니 어느 산행보다 만족해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이번 산행의 백미는 용추계곡에서의 물놀이였습니다. 물놀이를 위해 산행코스를 짧은 길로 잡아 다른 명산100산 산행시보다 훨씬 여유로웠습니다. 사기굴에서 월영대로 내려가다 일차 온 몸을 물에 담그며 20분 여 쉬었습니다. 젖은 옷을 그대로 입고 더 내려가 벌바위주차장을 0.5Km 남겨 놓은 지점에서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여름을 맞아 내린 비로 수량이 풍부한데다 흐르는 물도 더 할 수 없이 맑고 깨끗해 물놀이를 하러 이 계곡을 찾아 올라온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나이 어린 젊은이들과 똑 같이 경사진 바위 위를 빠르게 흐르는 계류에 몸을 맡겨 미끄럼을 타는 친구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자 저 또한 몇 년은 젊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10시3분 벌바위주차장에서 명산100산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안내판 앞에서 사진을 찍은 후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용추계곡으로 들어섰습니다. 계곡을 따라 몇 분간 걸어 오르자 용추계곡 최고의 절경인 용추(龍湫)가 보였습니다. 용추란 용소(龍沼)의 다른 말로 폭포가 떨어지는 바로 밑에 있는 웅덩이를 이릅니다. 널찍한 암반에 하트모양을 한 움푹 파진 용소가 아래 위에 있는데 깊이가 1.5m라는 아래 소에는 벌써 사람들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제 눈을 끈 것은 깊이 1m의 위 소였는데 소(沼)라기보다는 규모가 큰 포트홀(pothole)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돌개구멍으로 불리는 포토홀은 대개가 암괴나 자갈이 요지(凹地)에 들어가 급히 흐르는 물살에 따라 회전운동을 하면서 주위를 깎아내려 만들어지는데 경북 울진의 응봉산 용소골에서 한번 본 바 있어 반가웠습니다. 더 올라가 만난 삼거리에서 물을 건너 계곡 왼쪽 길로 진행했습니다.

 

 

 

  10시52분 월영대를 지났습니다. 용추계곡 입구에서 월영대에 이르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계곡에 면한 길을 걸어 힘이 들지 않았습니다. 선두가 먼저 와 기다리리라 생각했던 월영대에 이르렀는데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기 넓은 바위 위를 잔잔하게 흘러내리는 계류를 달빛을 받으며 보았다면 설사 시심(詩心)이 제 때 일지 않는다 해도 쉬어갔을 월영대를 그냥 지나치기가 많이 아쉬웠습니다. 오른 쪽으로 피아골 길이 갈리는 월영대에서 한참 올라가 떡바위를 지났습니다. 후미의 친구들은 좀 쉬어갔으면 하는 눈치였는데 밀재에서 기다리고 있을 선두팀을 생각해 잠시 멈춰 서서 숨만 고른 후 산 오름을 계속했습니다.

 

 

 

  11시46분 밀재에서 첫 번째 휴식을 가졌습니다. 사기굴 앞에서 왼쪽으로 아주 작은 지천을 건너 조금 오르자 훤하게 능선이 보여 이제 밀재가 눈앞이다 했는데 한참을 올라가도 물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밀재는 백두대간 길의 안부로 계곡 끝점에서 얼마간 걸어 올라야 다다를 수 있는 고갯마루인데 물소리가 계속 들린다는 것은 아직도 멀었다는 이야기여서 맥이 빠졌습니다. 더욱 맥을 빠지게 한 것은 당연히 기다리고 있어야 할 선두팀이 보이지 않은 것입니다. 용추계곡을 건너는 삼거리에서 밀재로 오르지 않고 오른 쪽 길로 빠져 정상으로 바로 오른 것이 틀림없다고 판단하고 오른 쪽으로 이어지는 대간 길을 따라 대야산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초반 나무계단 길은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았지만 다음부터는 길이 가팔라졌습니다.

 

 

 

  13시7분 해발931m의 대야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언제보아도 명품인 거대한 대문바위를 지나 오르내림을 몇 번해 정상에 오르자 선두팀이 먼저 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햇볕이 내리쬐어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올라온 길로 되 내려가다 대문바위를 얼마 앞둔 곳에서 다 같이 점심을 들었습니다. 그늘진 곳을 찾다보니 자리는 좁았지만 점심은 맛있게 들었습니다. 반시간 넘게 푹 쉰 후 자리에서 일어나 밀재로 향했습니다. 명산100산 산행 처음으로 왕복산행을 하는 것이어서 밀재로 내려간다 했는데 대문바위를 지나 815m봉에서 직진하지 않고 밀재 아래쪽의 사기굴 앞으로 이어지는 왼쪽 아래 지름길로 내려갔습니다. 먼발치의 희양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잠시 정신을 놓은 것 같습니다. 명산100산은 여기 저기 길이 많이 나있어 자칫 한눈팔다가는 다른 길로 들어서기가 일쑤여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했는데 말입니다.

 

 

 

  15시정각 사기굴 앞에 다다랐습니다. 밀재를 들르지 않고 사기굴 앞으로 바로 내려온 것은 후미만이 아니었습니다. 사기굴 앞으로 바로 내려가 월영대 쪽으로 하산하는 선두가 중간에 자리 잡은 웅덩이에 이르러 알탕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물이 차지 않아 오랫동안 물 속에 들어가 있어도 몸이 차갑지 않았습니다. 젖은 옷을 그대로 입고 내려가 월영대를 지났습니다. 용추계곡이 거의 끝나는 즈음해서 다시 계곡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올 여름 처음이자 마지막일 알탕을 한껏 즐기고 나자 엄청 무더웠던 여름도 이제 끝나간다 싶어 아쉽기도 했습니다.

 

 

 

  17시28분 벌바위주차장에서 하루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젖은 옷을 버스에서 갈아입은 후 식당으로 옮겨 저녁을 같이 들었습니다. 음식이 정갈하고 맛나 반주를 곁들인 식사시간이 너무 짧다 싶었습니다. 모처럼 대형버스를 대절했는데 승객의 전부가 12명밖에 안되어 운행비용이 부담스러웠습니다. 휴가철이 끝나는 즈음이라 길이 막힐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차가 잘 빠져 양재동에 빨리 도착한 덕분에 귀가 길이 편했습니다.

 

 

 

  용추계곡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은 이 계곡의 절경과 명경지수와 같은 맑은 물 때문만은 아닙니다. 아무리 경치가 빼어나다 해도 그럴듯한 전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스토리가 없어 찾아오는 이들에 감동을 주기에는 약합니다. 다행히도 용추계곡은 용소와 관련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어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산행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용추의 양소 옆에 너른 바위가 있는데 두 마리의 용이 용트림을 하다 남긴 용 비늘 흔적이 이 바위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는 것과 신라 말기 도선대사가 바로 이곳에서 얼마 후 고려조의 태조가 되실 왕건에 고려건국을 예언한 도선비기를 전했다는 것이 관련 전설의 주 내용입니다.

 

 

 

  고려 왕건은 경쟁 상대였던 견훤이나 궁예와는 달리 이렇다 할 탄생설화가 전해지지 않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왕건이 그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었기 때문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고려가 건국되는 10세기에는 백성들이 많이 깨어 단군신화나 주몽의 신화처럼 한 건국영웅을 신격화하는 설화가 먹혀들지 않았는데 견훤과 궁예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백성들에 그들을 신격화한 것이 패착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신에 왕건에는 고려건국에 관한 비기를 받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왕건은 도선대사로부터 이 절경의 용소에서 비기만 전해 받았을까 궁금합니다. 왕건은 비기를 받기 전에 미리 와 이 용소에서 목욕재계를 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날이 오늘처럼 무더운 날이었다면 비기를 전해 받은 후에도 도선대사와 함께 벌거벗고 이 용소로 들어가 몸과 마음을 씼어냈을지도 모릅니다. 물이 하는 주요 역할에 세정이 들어있습니다. 여기 용소의 물처럼 맑고 깨끗하다면 세정력은 더욱 뛰어날 것입니다. 다시 말해 몸만 씻어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깔끔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먼저 목욕을 한 후 비기를 주고 받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밤 꿈속에서 한 번 물어볼 뜻입니다.

 

 

 

 

 

                                                                <산행사진>

 

 

 

 

 

 

 

 

 

 

 

 

 

 

 

 

 

 

 

 

 

                                    대야산(2)


            *산행일자:2008. 5. 15일(목)

            *소재지  :경북문경/충북괴산

            *산높이  :대야산931m, 곰넘이봉733m

            *산행코스:벌바위주차장-용추계곡-월영대-밀재-대야산

                            -불란치재 -버리미기재-벌바위주차장

            *산행시간:9시57분-15시52분(5시간55분)

            *동행    :은하수산악회 회원 

 


  어제는 기암괴석과 계곡의 폭포 및 소(沼)가 유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다하여 산림청에서 “명산100산”의 한 산으로 선정한 대야산을 탐방했습니다. 마침 어제가 스승의 날이어서 명산 탐방 길에 고마운 은사님 두 분을 떠 올렸습니다. 가난뱅이 시골농부의 3남인 제게 공부만이 살 길이라며 어머니를 설득해 한 분은 중학교 진학을 도와주셨고 또 한분은 서울의 유수고교로 유학(遊學)가도록 해주셨습니다. 이 두 분이 안 계셨더라면 저도 다른 친구들처럼 어른들의 강권에 못 이겨 결국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농사일에 나섰을 것입니다.  파주 시골에서 많지 않은 논 떼기를 붙여가며 그럭저럭 살아갔을 제가 서울의 대학을 졸업해 회사를 다니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 해왔고, 자식들이 이 사회에서 자기 몫을 해나가도록 올곧게 키운 것은 두 분 은사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찾아뵙지는 못해도 스승의 날이 오면 마음속으로나마 이 두 분 은사님께 새삼 고마워하고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빌곤 합니다.


  아무래도 제 인생 최고의 스승은 산일 듯싶습니다.

산은 제게 가슴을 활짝 열고 살라 합니다. 산은 산을 찾아 오르는 사람이 누구든 이런저런 이유를 대 내치지 않고 모두 받아들입니다. 미운 사람이든 고운 사람이든, 배운 사람이든 못 배운 사람이든,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을 구별 말고 모든 이들에 가슴을 열라고 합니다. 사람  뿐만 아니라 나무, 꽃 , 바람, 산짐승, 산새들, 바위와 구름 등 산식구들에게도 가슴을 열고 더불어 살라고 합니다. 산식구들과 묵언의 대화를 나누며 정맥 길을 혼자서 종주하는 제게 산은 이제껏 이들과 더불어 종주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가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산은 제게 보다 진지하게 살라고 합니다. 장난치듯이 인생을 가볍게 살아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산을 우습게 알고 아무 준비도 없이 덜렁덜렁 산에 오르는 사람들에 우리 산이 가혹하리만치 무거운 벌을 주는 것도 인생을 우습게 알고 건성으로 살아갈까 걱정되어 매를 드는 것이라 합니다. 사람들이 진정 생명을 존중한다면 생명행위의 연속인 인생을 우습게 알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산은 제게 서로 믿고 살라 합니다. 뭇 생명체가 믿고 의지해 찾아와 깃을 펴는 산처럼 다른 사람들에 믿음을 주고 또 믿으라고 합니다. 제가 산을 좋아하는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자리를 뜨지 않고 언제나 듬직하게 한자리를 지키고 있어 힘들 때면 언제라도 산을 찾아올라 의지할 수 있어서입니다. 더불어 살고, 진지하게 살고 또 믿음을 갖고 사는 지혜를 산에서 배우고 있으니 제 인생 최고의 스승은 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침9시57분 문경 가은의 텅 빈 벌바위 주차장에서 하루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군포시청 출발 3시간 만에 도착한 벌바위주차장을 가로질러 나무계단 길로 올라섰습니다. 낮은 구릉을 넘고 인삼밭을 지나 산행시작 10분 남짓 후 몇 개의 식당들이 들어선 용추계곡에 도착했습니다. 기차타고 정읍으로 내려가 호남정맥 산줄기를 당일치기로 한 구간 종주하고 오겠다는 원래계획을 접고 은하수산악회의 대야산 산행에 합류한 것은 3년 전 대간종주 시에 정상을 올랐던 이산에 명성을 더해주고 있는 여기 용추계곡을 탐방하고 싶어서였습니다. 나흘 전 황강을 막고 물을 담아놓은 가야산과 멀지않은 합천호가 물이 말라 맨 허리를 내보일 만큼 가뭄이 오래 계속되어 용추계곡인들 계곡물이 제대로 흐르겠나 하고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물이 흘렀습니다.


  충북괴산과 경북 문경을 경계 짓는 대야산은 두 선유계곡에 물을 대고 있습니다.

동쪽 문경으로 흐르는 내선유계곡과 서쪽 괴산으로 흐르는 외선유계곡 모두 대야산이 빚어낸 계곡으로 이번에 탐방한 용추계곡은 월영대에서 피아골의 계곡물을 받아 아래로 흘려보내는 내선유계곡 상류의 물줄기입니다. 이 계곡을 따라 7-8분을 걸어 오르자 넓은 회백색 암반에 하트모양을 한 움푹 파진 소(沼)가 보여 용추계곡이 최고의 걸작으로 자랑하는 그 유명한 용추가 바로 이곳임을 직감했습니다. 깊이1.5m의 위 소(沼)와 1m 깊이의 아래 소(沼)가 모두 하트모양을 하고 있는 용추의 양 소 옆에 너른 바위가 자리하고 있는데 두 마리의 용이 승천할 때 용트림을 하다 남긴 용비늘 흔적이 이 바위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합니다만 바짝 가보지 못해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신라 말 도선대사가 왕건에 고려건국을 예언한 도선비기를 전해주었다는 이곳에서 KBS 드라마 “태조 왕건”을 촬영했다 하니 문경시에서 안내판을 세울 만도 했다 싶었습니다.


 

  11시16분 백두대간 길이 지나는 밀재에 올라섰습니다.

용추에서 20분을 채 못 걸어 달뜨는 밤이면 교교한 달빛이 시 한수를 끌어낼 만한 월영대에 다다랐습니다. 오른 쪽으로 피아골 길이 갈리는 합수점에서 왼쪽 계곡을 따라 밀재로 향했습니다. 떡바위를 지나서 조금 고도를 높여 안부사거리인 밀재에 다다라 잠시 숨을 골랐습니다. 2005년 7월 백두대간을 종주할 때 이 고개를 지나면서 시간이 없어 들르지 못해 아쉬워했던 용추계곡을 이번에는 거슬러 올라 이 고개에 오르자 계곡물이 철철 넘쳐흐르는 한 여름에 다시 와 용추와 월영대의 진면목을 다시 보겠다는 욕심이 일었습니다. 밀재에서 버리미기재까지는 백두대간 길이어서 이미 한 번 밟은 터라 길이 눈에 많이 익었습니다. 20분여 가파른 길을 올라 대문바위에 이르렀습니다. 대문바위 앞에서 남쪽의 대간 길을 돌아보자 문장대에서 천황봉을 잇는 속리산의 주능선이 확실하게 조망됐습니다.


  12시15분 해발 931m의 대야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정상 왼쪽아래에 자리한 중대봉은 산줄기도 수려했고 말끔한 암봉이 북한산을 빼어 닮은 듯 했습니다. 집체만한 바위가 굴러 떨어질까 걱정해 나뭇가지를 받쳐주는 산객들의 정성을 멍청한 짓이라 매도한다면 바위를 비롯한 모든 산식구들과 더불어 살라는 산의 가르침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위태롭기는 이 바위보다 철쭉꽃이 더했습니다. 수직절벽의 바위에 틈을 내어 뿌리를 박고 꽃을 피우는 철쭉꽃을 보노라니 삶이 참으로 절박하면서도 진지한 것임이 절로 느껴졌습니다. 아들을 데리고 이 산에 함께 오른 어머니도 한분도, 또 저 만큼이나 걸음이 느리면서도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쓴 아주머니 한분도 험난한 바위 길을 로프를 잡고 올라 정상에 다다랐습니다. 10평 남짓한 암봉의 정상을 오른 이분들에 대야산이 펼쳐준 산줄기와 산그리메는 일망무제의 대 파노라마였습니다. 희멀건 암벽의 희양산과 그 뒤로 보이는 백화산, 용추계곡 아래 자락에서 우뚝 솟은 둔덕산, 남쪽의 속리산으로 내닫는 대간 길의 조항산과 청화산 및 그 너머 속리산 모두가 여기 대야산과 교우하는 산들입니다. 정상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고 불란치재로 향한 것은 70도가 넘어 보이는 급경사 내림 길을 다른 일행들이 식사중일 때 서두르지 않고 제 페이스대로 내려가고 싶어서였습니다.


  13시45분 안부사거리인 불란치재에 내려섰습니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 만난 하산 길은 로프가 걸리지 않았다면 도저히 내려갈 수 없는 급강하 길이었지만 3년 전 비가 내려 미끄러운 이 길을 한 번 내려간 적이 있어 이번에는 그 때보다 훨씬 수월했습니다. 코스가 제법 길어 거꾸로 이 길로 올라오면 어깨쭉찌가 엄청 뻐근할 급강하코스를 다 내려서서 촛대재로 내려서는 길은 경사도 완만하고 흙길이어서 대간 길로 접어든 후 모처럼 편안한 길을 걸었습니다. 길이 편안하니 길을 걷는 저도 마음이 편안해져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5월의 풀꽃 들과 연초록 넓은 잎들을 카메라에 옮겨 담았습니다. 13시 조금 지나 다다른 촛대재에서 짐을 풀고 점심을 든 후 10분 남짓 쉬면서 계절의 여왕 5월이 안겨준 신록의 활기찬 에너지를 한껏 만끽했습니다. 촛대재에서 십 수분을 올라  묘지 위 촛대봉에 다다르자 어렵게 내려선 대야산 정상이 참으로 우람하게 보였습니다.  다시 25분 정도 걸어 안부사거리인 불란치재에 도착했습니다. 용추계곡의 떡바위에서 맨 후미로 쳐졌을 때 제가 너무 늦으면 불란치재에서 바로 벌바위주차장으로 하산하겠으니 걱정 말고 앞서 진행하라고 후미대장께 말씀드렸는데 많은 분들이 취나물을 따느라 늦어서인지 제가 한참 앞서 도착했기에 오른 쪽 아래 주자창 길로 내려서지 않고 곧바로 직진해 버리미기재로 향했습니다.


  15시23분 버리미기재에 도착해 대간 길 산행을 끝냈습니다.

불란치재에서 곰넘이봉으로 오르는 길도 밀재에서 정상에 오르는 길 못지않게 경사진 바위길이 많아 몇 몇 곳은 로프를 잡고 올랐습니다. 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기기묘묘한 형상의 미륵바위를 보면 미륵불의 섬세한 손놀림에 감탄해 어느 누구라도 저처럼 카메라를 꺼내 들이댔을 것입니다. 깊지 않은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선 곰넘이봉에는 자그마한 표지석이 커다란 너럭바위 위에 혼자서 다소곳하게 앉아있어 모처럼 안온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다시 한 번 로프를 잡고 가파른 길을 내려섰다가 이번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헬기장에 올라섰습니다. 먼발치의 희멀건 희양산도 3년 전에 만난 제가 반가워 연신 싱글벙글하는 모습인데 길 건너 장성봉이 왜 이번에는 자기를 만나지 않고 버리미기재에서 멈추느냐며 뾰로통해 했지만 마냥 등을 돌릴 수는 없었던지 그리 멀지 않은 악휘봉과 함께 눈인사를 건네 왔습니다. 제 뒤의 한 분에 우리나라 산들은 섬 산을 제외하고는 두 봉우리를 잇는 산줄기가 반드시 꼭 하나 있으며 백두산의 장군봉과 지리산의 천왕봉을 연결하는 딱 하나의 장대한 산줄기를 영조 때 여암 신경준 선생께서 백두대간으로 명명했음과 이번 밀재-버리미기재 산줄기가 바로 대간 길임을 설명하는 동안 어느새 버리미기재에 다다랐습니다.


  15시52분 벌바위 주차장으로 되돌아와 6시간 가까운 원점회귀산행을 전부 마쳤습니다.

버리미기재를 넘는 차도는 한가했습니다. 버리미기재 마루에서 오른 쪽으로 차도를 따라 내려서며 아카시아 꽃을 닮았으면서도 더 귀티 나는 이름을 모르는 하얀 꽃나무와 노란씀바귀 꽃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노랑나비를 사진 찍고 나자 이만하면 호남정맥 종주 길을 대야산으로 잘 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악회에서 준비한 삼겹살에는 소주가 제격인데 소주를 못 마시는 저는 시원한 맥주 한 캔으로 하산 주를 대신했습니다.


  근처 산 거의다가 물에 잠기는 대홍수를 맞아 세숫대야를 엎어놓은 듯 볼록 나온 봉우리하나가 물속에서 고개를 들고 끝까지 견뎌냈다는데 그 봉우리가 바로 대야산 정상으로 대야산의 이름이 이렇게 얻어졌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합니다. 많은 산객들이 이산에 오르는 것은 대홍수에도 침수되지 않고 온전하게 자리를 지켜낸 대야산에서 험한 세상을 살아가며 자신을 지키고 가족을 지켜내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겠다 싶어서였는지도 모릅니다. 산은 인생 최고의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위 산행기 작성에 일만 성철용 선생님의 산행기를 일부 참조했습니다.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산행사진>

 

 

 

 

 

 

 

 

                                            대야산 (1)

             

             *산행일자:2005. 7. 16일

             *소재지  :충북괴산/경북문경

             *산 높이 :937미터

             *산행코스:의상저수지-갓바위재-조항산-밀재-대야산-불란치재-

                       곰넘이봉-버리미기재

             *산행시간:8시8분-18시(9시간52분)

             *동행       :나홀로

 


  어제는 뭔가가 잘 안 풀려 삐걱대면서도 난코스의 조항산-대야산-버리미기재 구간을 성공적으로 종주했습니다. 작년 10월 갈령-천황봉-문장대 구간에 발을 들인 후 안내산악회를 따라 본격적으로 대간 종주에 나서 지난 4월까지 개인사정으로 7 구간을 참여하지 못하고 건너뛰었는데 다행히  5월부터 시간이 나 틈틈이 빼먹은 구간을 채워 나가 어제 비로소 갈령-싸리재 전구간의 종주를 마치고 나자 큰 숙제를 해 낸 듯 가슴 뿌듯했습니다.


  대중교통으로는 조항산-대야산-버리미기재의 긴 구간을 하루에 마칠 수 없을 것 같아 새벽 4시30분 제 차를 몰고 나와  밤을 가르며 내륙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렸습니다. 기름도 넣을 겸 충주휴게소를 들러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 깜박 잊고 라이트를 켜놓았더니 그새에 바테리가 방전, 시동이 걸리지 않아 당황했습니다. 한 젊은 분의 도움으로 시동을 다시 걸었습니다만 이로 인해 20분 이상 시간을 까먹어 서둘러야했습니다.


괴산IC에서 내륙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입석리로 가고자 19번 국도를 따라 가다 괴산을 조금 지나 49번 국도를 타고 한참을 신나게 달렸는데 공사 중이라며 더 이상 진행을 막아 옆길로 빠져 나왔더니 작은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이른 아침에 가게주인분에 사정을 얘기하고 길을 물었더니 비포장 산길을 따라 사랑산을 넘어야 송면에 다다른다 하여 비포장길로 들어섰는데 혹시나 가다가 길이 끊어지지 않나 해서 한 20여분을 노심초사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8시 정각 삼송리 의상저수지에 도착, 차를 주차시켰습니다.


  아침8시8분 의상저수지를 출발했습니다.

임도를 따라 걸어 고도를 200미터 가량 높여 가는 중 장마로 파진 길을 메우고 길이 떨어져 나간 곳에 옹벽을 치느라 한창 바쁜 공사장을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깜박 잊고 집에다 모자를 두고 와 날이 흐렸는데도 머리통이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저수지를 출발하여 한 시간 남짓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길 오른 쪽으로 갓바위재로 오르는 길을 안내하는 낡은 표지기가 눈에 띄어 잠시 쉬어 가고자 짐을 내려놓았습니다. 표지기는 많이 낡아 바랬고 표지판은 풀숲에 나뒹굴고 있었지만 이 모두가 이곳이 들머리임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기에 주저하지 않고 이 길로 들어섰습니다. 3분도 못가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아주 작은 계곡을 따라 올랐는데 이마저도 5분도 채 안되어 끝나버려 어찌할 까 난감했습니다. 다시 출발지로 되돌아갈까 하다가 산세를 관찰하자 직등하면 대간 길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산죽을 헤쳐 똑바로 치고 올라갔습니다. 작년 11월에 한번 와봤던 산아라서 길도 없는 곳을 오르느라 시간도 지체되고 땀이 비 오듯 쏟아졌지만 초조하거나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9시58분 대간 능선에 올라서 40분간의 알바를 끝냈습니다.

알바를 끝내고 대간 길에 들어서자 안도감에 맥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잠시 짐을 풀고 목을 축인 후 왼쪽으로 난 대간 길을 따라 10분간 걸어 갓바위재로  내려서 다시 짐을 풀고 제대로 쉬었습니다. 출발지인 들머리는 없어진 길로 그곳에서 임도를 따라 더 올라가면 갓바위재로 이어지는 들머리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11시5분 해발 951미터의 조항산에 올라섰습니다.

갓바위재에서 조항산에 이르기까지 펼쳐지는 암릉 길은 조금은 아슬아슬하고 또 아기자기했습니다. 오른 쪽으로 펼쳐지는 조항산의 암벽이 시원스레 눈에 들어와 전망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도 낮에 산행할 때 얘기고 야간 산행 시에는 전망은 당연히 없을 터이고 자칫 잘못하면 낙상을 할까 걱정되었습니다. 지난 주 제게 벌바위에서 버리미기재까지 버스를 주선해준 한 젊은이도 이 길에서 팔을 다쳐 밀재에서 벌바위로 탈출해야 했다 합니다. 암벽에 뿌리를 내린 노랑꽃의 산나리가 화사했는데 지난주 장성봉-악휘봉 능선에서 자태를 내보인 주홍꽃의 산나리와 대비되어 눈을 끌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조항산에 예정보다 한 시간 가량 늦게 도착해 사진 찍는 시간을 절약하고자 카메라를 배낭에 넣고 서둘러 고모재로 향했습니다.


  11시50분 고모재에서 점심을 들었습니다.

조항산 출발 10여분 후에 의상저수지로 갈리는 삼거리 905봉을 지나자 경사가 급해졌습니다. 노랑꽃의 산나리가 사라지고 주홍꽃의 산나리가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하늘색과 흰색이 적절히 배합된 이름 모르는 예쁜 들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잠시 짬을 내어 카메라에 옮겨 담았습니다. 북한산님의 산행기에 조항산에서 버리미기재까지 8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적혀있어 이대로라면 저녁 7시에나 버리미기재에 다다를 것 같아 산행 중에는 사진을  찍지 않고자 했는데 하도 꽃이 아름다워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고모재 안부에서 오른 쪽으로 10미터 떨어진 곳에 고모샘이 있어 그곳에서 석간수 샘물로 페트병을 채웠습니다.


  12시3분 점심을 끝내고 3.4키로 떨어진 대야산으로 출발했습니다.

30분가량 계속된 된비알의 오름길을 걸어 889봉에 올랐습니다. 해가 나는 가 했는데 어느새 비가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모자가 없어 해도 들지 않고 비도 내리지 않는 날씨가 딱 좋은데 비가 뿌리기 시작해 신경이 쓰였습니다. 889봉에서 반시간을 더 걸어 849봉에 올랐는데 정상에서 남북방향으로 모두 표지기가 걸려있어 어느 길이 맞는지 알 수 없어 잠시 당황했습니다. 이내 나침판과 지도를 보고 정북방향으로 전진했는데 대간 길을 알려주는 표지리봉이 한 동안 눈에 띄지 않아 걸으면서도 조금은 불안했습니다.


  13시35분 849봉에서 반시간 동안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걸어 용추골과 농바위골로 갈라지는 십자안부인 밀재에 내려섰습니다. 4-50명은 실히 되는 많은 산객들이 여기저기에 옹기종기 앉아 점심을 들고 있었는데 어느 회사에서 단체로 산 나들이를 나선 듯싶었습니다. 늘재에서 시작하면 대부분 이곳 밀재에서 종주를 마치고 벌바위로 하산하는데 저는 새벽부터 서둘러 버리미기재까지 가고자 했기에 바로 대야산으로 향했습니다.


  14시7분 대문바위를 빠져나와 반시간 여 만에 또다시 쉬었습니다.

아침에 알바로 진땀을 빼서인지 오름길이 힘들게 느껴져 한 시간을 다 못 채우고 짐을 벗어 놓았습니다. 구름이 가셔 농바위골이 한눈에 들어왔고 이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골바람이 마냥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얼마 전에 지나온 코끼리바위와 거북바위, 그리고 대문바위가 대야산을 지키는 수호신 같아 듬직하게  보였습니다.


  14시45분 해발931미터의 대야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대문바위에서 정상에 오르기까지 암릉 길을 걷느라 빤히 보이는 정상에 오르는데 반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서쪽의 둔덕산, 북쪽의 곰넘이봉, 동쪽의 백악산 그리고 이제껏 걸어온 조항산과 대야산을 잇는 주 능선이 한눈에 잡혔습니다. 마침 안개가 사라져 산세를 제대로 조망할 수 있었기에 부지런히 사방을 둘러보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명산 100산으로 선정된 대야산 정상은 수많은 인파로 붐볐습니다만 버리미기재 방향으로 대간 길을 종주하는 사람은 오직 저 한사람이었습니다.


  15시42분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무사히 통과하여 촛대재로 내려섰습니다.

대야산 정상에서 불란치재로 내려서는 길이 70도가 훨씬 넘는 급경사의 하산 길이어서 스틱을 접어 배낭에 집어넣었습니다. 정상에서 5-6분을 내려와 만난 하산 길은 로프가 없었다면 하산을 포기했을 만큼 급경사의 수직 길이어서 한겨울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 같았습니다. 이 비좁은 로프 길을 오르내리는 산객들이 아무도 없어 이 구간을 통과하는데 20분도 채 안 걸렸습니다. 촛대재로 내려서자 비로소 새소리와 매미소리가 들려왔고 적송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의 소리도 자연의 청음인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에 걸러져서인지 조용하게 들렸습니다. 배낭 속에 접어둔 스틱을 다시 꺼내 들고 15분을 걸어 해발668미터의 촛대봉을 올라서 잠시 숨을 돌렸습니다.


  16시23분 불란치재에 내려섰습니다.

해발 500미터대의 불란치재는 왼쪽으로는 상관평, 오른쪽으로는 벌바위로 갈리는 십자안부의 고개 마루입니다. 옛날에는 주로 이 고개를 걸어서 넘나들었다는데 이제는 아스팔트가 깔린 버리미기재가 그 역할을 하고 불란치재는 대간을 종주하는 산객들만이 잠시 머무르는 쉼터로서 자리매김한 듯싶습니다.


  17시20분 불란치재에서 안간힘을 다해 올라선 해발 733미터의 곰넘이봉에서 짐을 풀고 목을 축였습니다. 된비알의 오름길을 40분 걸어올라 679봉과 미륵바위를 거쳐 733봉에 오르자 똑 같은 높이의 곰넘이봉이 바로 앞에 좌정하여 쉬지 말고 어서 오라고 제게 약을 올렸습니다. 곳곳에 설치된 로프의 도움을 받아 암벽을 기어오르느라 한껏 진을  뺐는데 곰넘이봉에서 얼마고 내려가자 이번에는 또 679봉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정말로 산신령에 원망이 갔고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습니다.


  18시 정각 버리미기재에 도착해 하루산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졌습니다.

마지막 안간힘을 다해 오른 679봉에서 헬기장을 거쳐 전나무 숲을 빠져 나와 버리미기재에 도착하자 뛸 듯이 기뻤습니다. 바테리방전에 비포장길 통과로 4-50분을 까먹었고 알바로 반시간이 늦어져 조항산에서는 예정대로 버리미기재까지 갈 수 있을까 걱정했었습니다. 제게는 이제까지 종주산행중 이번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오르느니 모두  암봉이요 내리느니 거의다가 까까비탈이라 힘도 들고 위험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비가 내리지 않아 산행시간을 한 시간 가량 단축해 해지기 전에 종주산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알바로 길을 헤맨 어제는 길의 고마움이 무한하다는 것을 터득했습니다.

길은 경험이 농축된 지혜로운 역사입니다. 그러기에 길에는 앞서 길을 낸 선답자 분들의 피땀이 어려 있습니다. 이 분들이 길을 냈기에 뒤따라가는 후손들이 편하고 안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분들이 한없이 고마웠습니다. 이러한 길은 뜻이 있는 곳에 함께 있음도 배웠습니다. 어렵사리 구간종주를 마치고 나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음이 새삼 느껴졌습니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길을 찾아 끝까지 종주했음을 자축하며 산행기를 맺습니다. 

 

 

 

 

                                                           <산행사진>

 

 

 

 

 

 

100명산 대야산 용추계곡의 용소에서 두번식이나
목욕재계하셨으니 모든 일 뜻대로 잘 이뤄 지실겁니다^^

좋은 곳 다녀 오셨네요~
친구들과 함께한 산행이라 분위기는 낙동정맥때와는
딴 판 이었겠네여^^

즐거운 산행 이어가세요^^
정맥종주보다는 신경이 훨씬 덜 쓰입니다. 이제 22산을 갔으니 100산을 다 가려면 80을 넘겨야합니다. 친구들 모두 다들 해보자는 생각입니다.
대야산을 함께 하셨군요?
이름만 들어도 시원스러운 용추계곡은 아직 못가봤는데 언젠가는 꼭 갂다올 계획입니다.
대야산은 대간을 하면서 능선을 지난것이 전부이고 겨울 북벽이 얼어 붙었을 때 팔의 힘만으로 줄을 잡고 오르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겨울에 북벽을 오르기가 엄청 힘들었겠습니다. 이번에는 편한 코스를 골라 갔습니다. 안전이 최고이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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