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백두대간·정맥·기맥/낙남정맥 종주기

낙남정맥종주기18(남산치-용지봉-냉정고개)

시인마뇽 2011. 3. 18. 11:40

                                                        낙남정맥 종주기18

 

 

                                       *정맥구간:남산치-용지봉-냉정고개

                                       *산행일자:2011. 3. 17일(목)

                                       *소재지 :경남창원/김해

                                       *산높이 :대암산670m, 용지봉744m

                                       *산행코스:사파정동상남교회-남산치-대암산-용지봉

                                                      -471.3m봉-냉정고개

                                       *산행시간:6시49분-13시14분(6시간25분)

                                       *동행 :나홀로

 

 

  낙남정맥 종주 길도 이제 끝이 보이는 듯합니다. 지리산의 영신봉을 출발해 김해의 냉정고개에 이르기까지 무려 18회를 출산했습니다. 발걸음이 느린데다 낙남정맥 인근의 명소 몇 곳을 들러보느라 출산횟수가 많아졌습니다만, 그래도 옛 가야의 유적지와 낙남정맥이 대는 물로 명소의 반열에 오른 저수지와 늪을 찾아 본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싶습니다. 낙남정맥 종주가 끝나면 곧바로 낙동강 둘레산줄기환주에 나설 생각입니다. 낙동강둘레산줄기란 낙동강을 에워싸고 있는 가장 바깥의 울타리 산줄기로 이 산줄기에서 안쪽으로 흐르는 물은 모두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갑니다. 낙동강 동쪽 하구에서 시작해 낙동정맥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 태백산을 오른 후 남쪽으로 꺾어 백두대간을 타고 지리산의 영신봉까지 종주합니다. 이 봉우리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을 따라 김해와 창원을 어우르는 용지봉에 이르러 낙남정맥과 헤어지고 남동쪽으로 진행해 입바위에 오른 다음 낙동강 서쪽하구로 내려섬으로써 낙동강 둘레산줄기환주가 모두 끝나게 됩니다. 둘레산줄기의 전장이 약1,100Km에 이르는 긴 길이어서 4-5년 잡고 천천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이번 산행의 가장 큰 보람은 용지봉에서 낙동강둘레산줄기가 지나는 불모산을 바라보며 환주의 뜻을 재삼 다진 것입니다.

 

 

 

  아침6시49분 창원시 사파정동의 상남교회 앞에서 하루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사흘간의 이번 학기 방송대 출석수업을 바로 전날인 수요일에 모두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산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산행을 빨리 끝내고 창녕으로 옮겨 우포늪을 들를 생각으로 이번 낙남정맥 종주는 5-6시간 코스로 짧게 잡았습니다. 마산합성동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아침6시 경에 110번 버스를 타고 40분 넘게 달려 지난번에 승차한 상남교회 앞에서 하차했습니다. 길 건너 아파트 단지를 거쳐 매화꽃이 활짝 핀 농원 옆길을 지났습니다. 지하도를 지나 다다른 포곡쉼터에서 화장실을 찾아 부글거리는 속을 진정시킨 후 이번 종주산행의 기점인 남산치를 향해 산 오름을 계속했습니다. 포곡쉼터에서 반시간 가량 걸어 남산치에 이르기까지 내내 쌀쌀한 것은 아침햇살이 닿지 않는 서사면에 낸 길을 올라서였습니다.

 

 

 

  8시 정각 남산치를 출발했습니다. 사거리안부인 남산치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오름길을 20분가량 걸어 해발고도 500m 대의 봉우리에 올라선 후 곧 바로 이어지는 바위 길을 7-8분간 걸어 오른쪽 아래로 대방체육공원 길이 갈리는 내대암봉에 이르렀습니다. 내대암봉에서 삼각점이 박혀있는 608.1m봉에 이르는 동안 두 개의 바위 사이로 난 길을 만나는 등 아기자기한 능선 길을 지났습니다. 응달진 길에 서릿발이 녹지 않고 남아 있어 이번 추위가 꽃샘추위로 불릴 만 하다했습니다. 오른쪽 아래 창원시를 관통하는 직선 도로를 내려다보노라니 낙남정맥의 산줄기를 동쪽의 울타리로 삼은 저 넓은 벌에 이 도시를 처음으로 들어앉힌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혜안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예술적 상상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과연 창원 같은 신도시를 창조하겠다는 꿈을 꿀 수 있었을까 하는 데 생각이 미치자 박대통령이야말로 이 나라 최고의 예술가의 한 분으로 대접해도 좋을 듯싶었습니다.

 

 

 

 

  9시12분 해발690m의 대암산에 올랐습니다. 608.1m봉을 출발해 장군바위를 지난 후 암릉에 놓인 계단 길을 걸어 오르며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싶은 곳에 안전시설을 해 놓은 지방자치단체의 배려에 고마워했습니다. 대암산이 가까워지자 이 산 정상이 봉화대처럼 보인 것은 봉화대처럼 축대를 쌓아 지대를 높인 곳에 삼각점과 정상석을 세워 놓아서였습니다. 때마침 이 산 고스락에서 한 젊은이를 만나 주변 명소들을 안내받았습니다. 남동쪽으로 보이는 군사기지 봉이 불모산인 줄은 벌써 알고 있었지만 그 뒤 정수리에 바위가 들어선 고봉이 해병이라면 반드시 오른다는 천자봉이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부산의 가덕도와 더불어 동남권 신공항이 들어설 곳으로 자주 보도되는 밀양의 후보지가 낙동강 너머 북쪽에 자리한 것을 안 것도 이 청년 덕분이었습니다. 대암산에서 조금 떨어진 정자 앞에서 젊은이와 헤어지고 양지바른 곳곳에 언 땅이 녹아 질펀해진 길을 따라 조심해서 왼쪽 안부로 내려갔습니다.

 

 

 

 

  10시47분 해발744m의 용지봉에 올라섰습니다. 안부를 지나며 태양광을 하얗게 반사하는 억새들을 사진 찍은 후 경사가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 능선 길을 천천히 따라 올랐습니다. 20기가 넘는 꽤 많은 돌탑들을 보면서 처사 한분이 쌓아 올린 진안 마이산의 돌탑들에 버금갈만하다 한 것은 돌탑의 개수도 작지 않은데다 누군가가 참으로 정교하게 쌓아올려서입니다. 682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 송전탑을 지난 후 “龍蹄峰723m”의 정상석이 세워진 용지봉정상에 올라섰습니다. 남쪽의 불모산 너머로 응천만과 응동만 바다가 좌우로 보이는 여기 정상에서 제가 밟을 낙남정맥은 오른 쪽인 북동쪽으로 이어졌습니다. 4-5년 후 낙동강둘레산줄기환주 길에 들르게 될 불모산에 다시 한 번 눈길을 준 후 오른 쪽 정자를 들렀습니다. 용지봉에서 “전경부대” 쪽으로 1.4km를 걸어 왼쪽으로 장유사 길이 갈리는 능선삼거리에 다다른 시각이 11시39분이었습니다.

 

 

 

  12시25분 471.3m봉에 다다랐습니다. 장유사 갈림길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편해 몇 곳의 봉우리들을 넘는 동안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양지바른 길가에서 남정네 몇 명이 간벌을 멈추고 누워 쉬는 모습을 보고 빨리 경제가 풀려 실업문제가 해결되어야 저런 비효율적인 공공근로사업이 사라질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능선에서 꽃망울이 맺힌 진달래를 보고 봄의 한 가운데 서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정자가 서 있는 넓은 임도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해 여러 갈래로 굵게 가지 친 노송이 눈에 띄는 솔밭 길을 지나 삼각점이 들어선 471.3m봉에 이르기까지 한 방향으로 길이 나 있어 길 찾기가 쉬웠습니다. 471.3m봉을 조금 지나 송전탑 위에서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다 첫 번째 만난 삼거리에서 짐을 내려놓고 점심을 들었습니다.

 

 

 

  13시14분 냉정고개에 도착해 하루 산행을 마쳤습니다. 20분여 점심을 든 후 삼거리에서 왼쪽 봉우리를 올랐다가 삼거리에서 오른 쪽으로 갈라진 넓은 길로 다시 내려섰습니다. 이 길을 따라 진행하다 나무로 길을 가로막은 삼거리에서 바로 앞의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왼쪽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경사가 가파른 길을 따라 20분가량 걸어 내려가 시멘트 길을 만났습니다. 오른쪽으로 꽤 넓은 과수원이 자리한 시멘트 길을 따라 내려가 전투경찰대 후문을 지났습니다. 용지봉산행안내판이 서 있는 1042번 도로 앞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 공사 차량들이 쉼 없이 지나다니는 이 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십 여분 후 윗냉정 정류장에서 버스에 올라 장유로 가서 마산 가는 직행버스로 갈아탔습니다.

 

 

 

  6시간 반 가량의 종주산행을 마치고 예정대로 창녕의 우포늪을 탐방했습니다. 우포늪생태관을 서둘러 둘러본 후 고개를 넘어 우포늪으로 다가갔습니다. 우포늪도 저수지의 크기가 지난 주 둘러본 주남저수지에 못지않게 커 보였습니다. 아직 우포늪을 떠나지 않은 철새들이 물 위에 떼를 지어 모여 있었습니다. 그중 십 수 마리는 인기척에 놀란 듯 물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저수지를 한 바퀴 빙 돌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시계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왼쪽으로 돌기 시작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저수지 가의 물은 많이 탁하다 싶은 데 작은 새끼 새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얕은 물가에서 헤엄치며 놀고 있었습니다. 물위에서 놀고 있는 철새들이 더 할 수 없이 평화로워 보이는 우포늪을 빙 돌며 새삼 갖게 된 의문은 여느 저수지와 뭐가 달라서 우포저수지라 부르지 않고 굳이 우포늪으로 부를까 하는 것이었는데 저수지 서쪽 끝머리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사초군락지로 진행하면서 광활한 늪지대를 보고 비로소 풀렸습니다. 갈대들과 간간히 자리한 왕 버들 나무들, 그리고 늪 사이로 흐르는 작은 물줄기 등이 광활한 늪지가 여기 저수지의 배후지라는 점이 다른 저수지와 대별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목포제방을 조금 못가서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면서 시계방향으로 돌기를 참 잘 했다 싶은 것은 시계반대방향으로 진행했다면 늪지를 밟아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반은 다음 기회에 돌기로 하고 출발지로 돌아갔습니다. 1억년 넘게 지속됐을 철새들의 내방이 앞으로도 1억년 넘게 계속 되려면 우포늪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이들이 겨울 한철 편히 쉬고 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비록 철새들이 머물다 가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참으로 평화로운 시간이라며 고마워하는 저희들의 마음이 절실해야  저 철새들이 찾을 것입니다.

 

 

 

 

  낙동정맥 둘레산줄기가 아무리 길더라도 철새들이 우포늪으로 날아온 길에는 비할 수 없이 짧은 길입니다. 그 먼 길을 마다 않고 매년 날아오는 철새들의 노고에 비하면 제가 낙동강 둘레산줄기환주에 쏟아 부을 에너지는 무시해도 좋을 만한 아주 적은 양입니다. 4-5년 후 다시 우포늪을 찾아 반갑게 철새들을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오는 5월에 낙남정맥 둘레산줄기환주에 기꺼이 나서고자 합니다.

 

 

 

 

 

 

                                                         <산행사진>

 

 

 

 

 

 

 

 

 

 

 

 

 

 

 

 

 

 

 

 

 

 

 

 

 

 

 

 

 

 

 

 

 

 

 

 

 

 

 

 

 

 

 

 

 

 

 

 

 

 

 

 

 

 

 

 

 

 

 

 

 

 

 

 

 

 

 

 

 

                                               <우포늪 탐방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