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 종주기20
*정맥구간:망천고개-나밭고개-영운이고개
*산행일자:2011. 4. 3일(일)
*소재지 :경남김해
*산높이 :무명봉402.9m봉
*산행코스:망천고개-392m봉-나밭고개-402.9m봉-영운이고개
*산행시간:11시28분-16시45분(5시간17분)
*동행 :나홀로
산행과 탐방을 같이 한 이번 나들이가 제게는 나름대로 뜻 깊었습니다. 이번에는 수로왕릉을 탐방할 시간을 내기 위해 산행코스를 짧게 잡은데다 오르내린 봉우리들도 그다지 높지 않아 전체적으로 산행이 편안했습니다. 산행시간은 짧았지만 수로왕릉과 박물관을 둘러보느라 2시간 가까이 평지를 걸어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낙남정맥 종주를 한 구간 남겨놓고 김해의 대표적 유적지인 수로왕릉을 둘러보고 집 떠날 때 생각지 못한 국립김해박물관을 들러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조감한 것이 무엇보다 기뻤습니다.
오전11시28분 망천고개를 출발했습니다. 망천고개에서 낙남정맥이 끝나는 매리까지 도상거리가 20Km를 조금 넘어 한 구간으로 끊기에는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 이번 산행은 약8Km 거리의 영운이고개까지만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침 6시30분에 서울강남터미널을 출발하는 고속버스에 몸을 실어 김해로 향했습니다. 10시50분경 김해에 도착해 진영 가는 삼도여객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망천고개에서 하차해 고개 마루로 올라선 후 북쪽 산길로 들어섰습니다. 비가 그친지 얼마 안 되어 길은 촉촉했고 진달래꽃도 말끔했습니다. 송전탑까지 올랐다가 내려선 시멘트 길을 건너 다시 산길로 올라섰습니다. 봉우리를 넘고 임도를 건너 산봉우리에 헬기장이라도 만들 양 맨 땅의 무명봉에 오르자 오른 쪽 공원묘지 너머로 김수로왕의 왕비가 아유타국에서 배를 타고 거슬러 올라왔을 낙동강의 물줄기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12시50분 16번지방도를 건넜습니다. 공원묘지 확장을 위해 터 닦은 것으로 보이는 민둥산 봉우리에서 동쪽으로 내려갔습니다. 공사로 베어낸 나무들이 몇 군데 길을 막고 경사가 매우 가팔라 줄을 잡고 내려가는 등 조심해 산행하는 중 백구 한 마리와 강아지 두 마리가 멍멍 짖으며 다가와 잠시 긴장했는데 스틱 소리를 내자 슬그머니 물러나 안도했습니다. 16번 도로를 건너 가파른 절개면(?)을 치고 올라가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임도를 만나 계단 길을 오르기를 두 번 반복해 올라선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잠시 후 다다른 무명봉 앞에서 점심을 든 후 오른 쪽으로 내려가 392m봉에 도착한 시각이 13시41분이었습니다.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가 만난 나지막한 봉우리삼거리에서 오른쪽의 동쪽 길로 한참동안 내려가다가 길을 잘못 들은 것 같아 발걸음을 멈추고 지형도를 다시 보고 지세를 살펴보았지만 제 길인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일단 원 위치해 다시 보니 북쪽으로 표지기가 걸려있어 그 길로 내려갔습니다. 4-5분 내려가 다다른 안부에서 347m봉은 2-3분 거리인데 이 봉우리를 오르지 않고 안부에서 표지기가 알려주는 대로 오른쪽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14시32분 나밭고개로 내려섰습니다. 347m봉 앞 안부에서 나밭고개로 가는 길은 큰비가 내리면 수로로 변할 것 같았지만 경사가 급하지 않아 편하게 내려갔습니다. 얼마 후 다다른 시멘트 길을 따라 내려가 안부사거리인 나밭고개 마루에 이르렀습니다. 차들이 많이 다니는 나밭고개 사거리에서 길을 건너 천리교로 이어지는 위쪽의 찻길을 따라 올라가다 고개마루에 이르기 직전 오른 쪽 산길로 들어서 378m봉으로 향했습니다. 나밭고개에 인접한 경부공영의 채석장이 347m봉과 378m봉을 잇는 마루금에 자리하고 있어 이를 피하느라 347m봉을 오르지 않고 그 앞 안부에서 나밭고개로 내려왔던 것 같습니다. 천리교 한국전도청건물 오른 쪽 능선을 따라 남동쪽으로 난 비교적 가파른 길을 걸어 15시9분에 378m봉에 올라섰습니다.
15시50분 402.9m봉에 올랐습니다. 점심식사 후 재개한 산행에서 길을 잘못 들어 20분가량 알바를 하고 나자 긴장을 해서인지 나밭고개에서 378m봉으로 오르는 비알길이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378m봉에서 모처럼 십 수 분간 푹 쉰 후 오른 쪽으로 조금 내려갔습니다. 길 왼쪽에 자리한 편백나무의 짙푸른 숲은 이제 막 기지개를 켜는 이 봄에 활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했습니다. 나지막한 봉우리 몇 개를 넘어 이번 구간 최고봉인 402.9m 봉에 올라서자 몸통이 없는 삼각점의 기단이 보였습니다. 402.9m봉에서 조금 더 가서 왼쪽 아래 윗안금(?)으로 내려가는 길을 막은 큰 돌의 “입산금지” 표지석을 보았습니다. 정상석으로 써도 좋을 만한 큰 돌에다 “입산금지”를 새겨 넣은 것은 입산을 막고자 하는 주인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일 텐데 너무 커서 곱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16시45분 영운이고개에서 스무 번째 구간종주를 마쳤습니다. “입산금지” 표지석을 지나 만난 나지막한 바위 봉을 왼쪽 아래로 돌아 자갈이 깔린 임도로 내려섰습니다. 오른쪽 가까이 자리한 김해천문대로 이어지는 임도를 건너 몇 걸음 올라선 능선삼거리에서 오른 쪽 천문대 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내려갔습니다. 이 길로 다니면 안 된다는 캐디분에 길을 물어 15번 도로가 지나는 영운이고개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넜습니다. 일요일 한 낮에 사유지인 골프장의 필드를 지나기가 신경이 쓰여 이번 산행은 여기서 마무리 짓기로 하고 15번 도로로 내려갔습니다. 영운이고개 마루에서 동쪽으로 조금 내려가 다다른 가야컨트리클럽 정문에서 택시를 불러 수로왕릉으로 옮겼습니다.
낙남정맥 종주 길에 마지막으로 들른 가야의 유적지는 김해의 수로왕릉입니다. 앞서 고성의 송학동가야고분군, 함안의 아라가야고분군과 김해의 수로왕비릉 및 구지봉을 둘러보면서 가야에 대한 이해를 조금은 높였다는 생각입니다. 서력42년에 탄강하여 199년에 세상을 뜬 김수로왕은 김해에 가야국을 연 시조입니다. 사적73호로 지정되어 납릉(納陵)으로도 불리는 여기 수로왕릉을 카메라에 옮겨 담으면서 앞서 둘러본 수로왕비릉에 비해 훨씬 크고 넓다 했습니다. TV에서 몇 번 본 춘추제례가 행해지는 숭선전과 신도비 등 묘역 내 이곳저곳을 돌아보았습니다. 하얀 꽃을 만개한 벚꽃 나무 한 그루가 봄나물을 열심히 캐는 모녀들의 춘심이 읽혀지는 묘역 뒤의 공원을 환히 밝혔습니다.
일요일에는 한 시간 늦은 저녁 7시에 문을 닫는 다하여 부지런히 국립김해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른 아침 산본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박물관 탐방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40분가량 시간이 나 국립김해박물관을 찾았습니다. 박물관을 들르기를 정말 잘했다 싶은 것은 “낙동강유역의 선사문화”, “가야의 여명”, “가야제국의 발전” 및 “가야와 가야사람” 이라는 테마로 꾸며진 전시실을 둘러보며 나름대로 이번 낙남정맥 종주 길에 들른 가야의 유적지에서 보고 들은 바를 총정리 한 것 같아서였습니다. 나오는 길에 구입한 책 “철의 왕국 가야”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간행한 명품선집으로 이번 낙남정맥 종주 길에 가야의 유적지를 탐방하면서 배운 것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어 가슴 뿌듯했습니다.
가야의 유적지인 김해 시내를 걸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인상 깊게 느낀 것은 나름대로 거리가 깨끗하고 유적지가 참 많다는 것 외에 제가 만난 몇 분들이 참으로 친절하다는 것입니다. 손님을 태우는 택시기사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길을 안내하는 일반시민들도, 유적지와 박물관에서 일하시는 분들 모두 친절햇습니다. 가야컨트리클럽에서 만난 캐디분도 제가 기분 나쁘지 않도록 상냥하게 골프장의 통행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김수로왕이 김해 땅에서 다시 태어난다면 당신의 후예들이 이처럼 친절한 것을 보고 매우 흐뭇해 하실 것이 틀림없습니다.
<산행사진>
<김수로왕릉/국립김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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