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구간: 임기교-임기소수력발전소...명호댐-명호출렁다리
탐방일자: 2023. 10. 29-30일
탐방코스: 임기교-옛물알나루터 .... 명호댐- 명호이나리출렁다리
-10. 29일: 임기교-임기댐-임기소수력발전소 앞 정자-옛 물알나루터-임기댐-임기교
-10. 30일: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세월교-명호댐-세월교-명호이나리출렁다리
탐방시간: 총 6시간41분
-10. 29일: 11시 3분-16시23분(5시간20분)
-10. 30일: 8시55분-10시16분(1시간21분)
동행 : 나 홀로
강줄기를 따라 걷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것은 중간에 길이 끊긴 곳이 더러 있어서입니다. 절애의 암벽이 병립해 있어 강가에 길을 내지 못하는 곳은 대개는 다리가 놓여 있어 강 건너 제방 길이나 차도를 따라 걸을 수 있습니다만, 사람들이 살지 않는 산간벽지에는 다리나 제방길이 아예 없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더러는 길이 끊긴 곳 위로 산길을 낸 곳도 있어, 이런 길은 등산을 해서라도 통과하곤 합니다만, 산길조차 나 있지 않은 곳은 별 수 없이 물 흐름과 같은 방향으로 강가의 물속을 걸어 지날 수밖에 없습니다. 나룻배라도 만나면 배를 타고 길이 끊긴 구간을 통과할 수 있겠지만, 요즘은 이런 벽지에서 운항되는 나룻배가 없어 이 조차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임기리에서 합강나루를 지나 명호리로 이어지는 낙동강의 7구간을 걸었는데, 그 구간의 탐방길이 그러했습니다. 임기교를 출발해 임기소수력발전소 앞 정자에서 징검다리로 낙동강을 건너 비포장도로를 따라 걷다가 묘지 앞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에서 길이 끊겨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강가로 내려가 돌밭을 걸었습니다. 이내 이 돌밭도 옛 물알나루터로 보이는 강가에서 물에 잠겨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일단 물러나 4-5백m 가량을 되돌아갔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찾아갔습니다. 물속으로 걸어가기로 마음 먹고 등산화를 벗어 배낭에 매단 다음 스틱을 꺼내 들고 물속으로 들어가 100m가량을 걸어가다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물 속의 돌들이 미끄러워 넘어질 것 같았고 잘못하다가는 강가에서 밤을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진행할까 말까로 몇 번이고 생각을 바꾸다 더 이상 늦기 전에 포기하기로 결심하고 오던 길로 되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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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버스가 문제를 일으켜 한 시간 늦게 도착했는데, 이번에는 춘양행 버스가오전7시40분에 동서울터미널을 출발해 3시간 후인 10시40분 정시에 춘양에 도착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지난 번에 탐방을 마친 작은 임기교로 이동해 ‘원시비경탐방로’로 명명된 임기교-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의 7구간 탐방을 시작했습니다.
임기교를 늦게 출발해 17Km가량 되는 7구간 탐방을 한 번에 마치는 것이 아무래도 무리이다 싶어 두 번으로 나누어 진행할 생각으로 원시비경탐방로로 명명된 7구간 탐방에 나섰습니다. 첫 날에는 임기교-임기소수력발전소-아람솔밭-멀골솔밭-눌산1리-35번국도-삼동1리정류장 구간을, 둘째 날에는 삼동1리정류장-야자매트길-명호댐-세월교-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 구간을 걷기로 한 것은 멀골솔밭-합강나루-명호댐 구간의 탐방로가 위험할 수도 있다 싶어 이 구간을 보다 편하고 안전한 길로 돌아갈 뜻에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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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9일 오전11시3분 원시비경탐방로의 시작점인 임기교를 출발했습니다. ‘임기댐1.0Km/아람솔밭4.85km'라고 적혀 있는 다리 옆 표지목이 가리키는 대로 포장이 안된 낙동강 우안길을 따라 남진했습니다. 길은 이내 시멘트 포장길로 바뀌었고, 강물은 시계반대방향으로 휘돌아 흘러 그 아래 임기댐을 채웠습니다. 임기댐은 나무에 가려 전모를 보지 못했지만 얼핏 보아도 댐이라 부르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은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임기댐을 지나 만난 낙동강은 세월교로 건넜습니다. 이어지는 낙동강의 좌안 길을 걷는 동안 남중한 태양이 목덜미를 내리쬐어 열기가 느껴졌습니다. 만산홍엽의 가을이 절정에 달해 10월도 이제 이틀 밖에 남지 않았는데 한 낮에는 여전히 기온이 높았습니다.
12시19분 임기소수력발전소 앞 정자에서 점심을 들었습니다. 임기댐에서 저수한 물은 터널을 뚫어 임기소수력발전소로 보내집니다. 이 물을 받아 발전하는 여기 임기소수력발전소는 Bing에 물어 확인한 바로는 2019년에 완공되었으며 시설용량은 1500Kw라고 합니다. 점심 식사를 끝내고 임기교에서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까지의 원시비경탐방로가 자세하게 그려진 안내판을 사진 찍고 오후 탐방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아래 징검다리를 건너자 색색의 쇠기둥이 받쳐주는 바람개비가 보였습니다. 다리를 건너 조금 걸어가자 ‘임기댐2.33Km/아람솔밭1.52km/멀골솔밭3.17Km’의 표지목이 서 있어, 이렇게 표지목이 길을 안내해준다면 길을 잃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시멘트 길을 따라 걸어 산자락에 이르자 묘지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길이 나있지 않아 그 아래 밭으로 내려갔습니다. 먼저 이 길을 걸은 선답자 분이 남긴 여행기에서 강변의 돌길을 걸었다는 글을 읽은 것이 기억나 밭에서 낙동강 오른 쪽의 천변으로 내려섰습니다. 얼마 걷지 않아 천변의 돌밭은 전부 물에 잠겨 물속을 걷지 않고는 진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선답자분의 여행기에는 물속을 걸었다는 기록이 없어 당혹스러웠습니다. 이 코스는 더 자료를 찾아보고 연구해서 다음에 할 생각으로 포기하고 오던 길로 되돌아갔습니다. 제가 돌아간 지점은 신정일님의 『낙동강역사문화탐사』에 따르면 옛날의 물알나루터인 것 같았습니다.
‘임기댐2.33Km/아람솔밭1.52km/멀골솔밭3.17Km’의 표지목 앞에서 잠깐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단 물속을 걸어 통과해보자고 생각을 바꾸고 물알나루터(?)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배낭이 꽉차 등산화를 벗어 배낭에 매단 후 맨발로 물속으로 들어갔는데 물이 전혀 차갑지 않아 다행이다 했습니다. 스틱을 사용해 진행했는데도 물속의 돌이 미끄러워 몇 번이나 넘어질 뻔 했습니다. 자연 진행이 더뎌져 15분을 걸었는데도 겨우 100m 정도 밖에 나아가지 못해 해지기 전에 길이 나타나는 데까지 갈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바닥이 점점 아파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물속에서 멈춰서 갈까 말까를 고심하다 포기하기로 마음먹고 물 밖으로 나가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갔습니다. ‘임기댐2.33Km/아람솔밭1.52km/멀골솔밭3.17Km’의 표지목을 지나며 그냥 구두를 신고 물길을 걸어 통과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는데 그새 시간이 흘러 눈 딱 감고 되돌아갔습니다.
임기교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한 번 임기소수력발전소를 눈여겨보았습니다. 일정간격으로 발동기가 가동되는 듯한 소리가 나는 것은 양수를 위한 것이 아닌가 싶은데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진초록의 물이 가득 담겨 있는 임기댐을 지나 다시 임기교를 건넜습니다.
16시23분 골마을정류장에 도착해 하루 일정을 마쳤습니다. 조금만 서둘렀어도 골마을 정류장에서 춘양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는데 10여분이 늦어 1시간 넘게 버스를 기다리다 택시를 불러 춘양으로 돌아갔습니다. 길을 잃고 찾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었던지 터미널 부근 모텔로 들어가 잠시 쉬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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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의 모텔에서 모처럼 긴 시간을 숙면하고 나자 온 몸이 개운했습니다. 준비해간 떡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고 터미널로 이동해 아침8시10분에 춘양터미널을 출발하는 명호리행 군내버스에 올랐습니다. 안개가 짙게 끼어 창밖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만추의 시골 풍경은 여전히 정감어려 보였습니다. 삼동리를 지나 다다른 명호리 정류장에서 하차해 운곡천을 따라 걷다가 도천교를 건너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번에 탐방할 7구간은 명호댐에서 명호이나리출렁다리까지로 그 거리는 2Km가 조금 더 됩니다. 여기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을 출발해 명호댐까지 갔다가 명호이나리출렁다리로 돌아오는 코스여서 4Km 남짓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10월30일 오전 8시55분 명호리에 자리한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을 출발했습니다. 여기 테마공원이 낙동강의 발원지도 아니고 국가하천 낙동강의 시작점도 아닌데 공원 안의 큰 비석에 ‘영남의 젖줄 낙동강이 이곳에서 시작되다’라고 써넣은 까닭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단풍이 곱게 든 공원을 사진 찍고 명담댐으로 이어지는 시멘트포장도로로 들어섰습니다. 2백m가량 걸어 첫 번째 세월교를 건넜습니다. 낙동강 좌안 길을 거슬러 올라가 두 번째 세월교 앞에 이르자 명호댐의 전모가 눈에 잡혔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 얼마간 올라가 명호댐에 이르자 포장된 길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왼쪽의 나무계단은 산으로 오르는 길인데 이 길이 삼동리 마을로 이어진다는 것은 원시비경탐방로의 안내판을 보고 알았습니다.
관리사무소에 막혀 명호댐이 담수한 물을 보지 못해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만 댐의 높이로 보아 전날 들른 임기댐보다 훨씬 큰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Bing에 물어보아 2011년에 준공된 명호댐소수력발전소의 시설용량은 9천Kw로, 임기댐소수력발전소의 시설용량보다 6배나 큰 것으로 답을 들었습니다.
9시27분 명호댐을 출발했습니다. 낙동강의 좌안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다 세월교를 건너 우안길로 들어섰습니다. 천천히 이 길을 따라 걸어가며 낙동강과 강변의 바위들이 함께 빚어낸 수려한 풍광들을 완상했습니다. 불현듯 낙동강 물로 두 손을 씻고 싶다는 생각이 일어 잠시 길을 벗어나 강가로 다가갔습니다. 강물에 두 손을 담가 아직은 차갑지 않은 강물이 제 손을 어루만지는 듯한 감촉이 느껴졌습니다. 강가 모래밭에는 짐승들의 발자국이 역력한 흔적들이 보였고, 어렸을 때 고향의 냇가에서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께 새 집 다오’ 라고 노래를 불렀던 깔때기 모양의 앙증맞은 모래집도 눈에 띄었습니다.
10시16분 명호이나리출렁다리 앞에 다다라 7구간 탐방을 마쳤습니다. 우안 길을 이어 걸어 만난 세월교를 건너지 않고 직진해 명호이나리출렁다리로 향했습니다. 다리 앞 소공원에서 조선시대 유학자인 주세붕(周世鵬, 1495-1554), 황준량(黃俊良, 1517-1563)과 이우(李堣, 1469-1517) 선생 등을 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서원을 세워 유학을 진작시킨 주세붕 선생의 한시가 비석에 새겨 있어 여기에 옮겨놓습니다.
登淸凉頂 청량산 정상에 올라
我登淸凉頂 이 몸이 청량산 꼭대기에 올라
兩手擎靑天 두 손으로 하늘을 떠받쳐보네
白日正臨頭 태양은 머리 위에 바로 비치고
銀漢流耳邊 은하수 귓가로 흘러간다네
俯視大瀛海 넓고 넓은 바다를 굽어보자니
有懷何綿綿 회포는 어찌 그리 이어지는고
更思駕黃鶴 다시금 생각하네 황학을 타고
遊向三山巓 삼신산 꼭대기로 놀러 가야지
명호리를 흐르는 운곡천과 낙동강 두 하천의 나루가 있었다 하여 이나리로 불린다는 곳에 전장220m의 명호이나리출렁다리가 세워져 관광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출렁다리를 건너며 다리 아래로 도도히 흐르는 낙동강을 사진 찍는 것으로써 중간의 물알나루터-명호댐 구간을 건너뛴 7구간 탐방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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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낙동강의 7구간탐방은 실패한 것이 분명합니다. 저는 실패했지만 이 구간을 무탈하게 탐방한 분들도 있습니다. 이 분들의 여행기를 읽고 제 나름 준비를 했는데도 실패를 한 것은 선답자분들의 여행기를 세심히 읽고 보다 철저하게 대비하고 나섰어야 했는데 그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자성하고 있습니다. 굳이 변명한다면 큰 비로 지형이 조금 바뀐 것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이는 추후 확인해볼 일입니다. 성공한 분들의 여행기에는 물속을 걸은 것이 아니고 강가 돌밭을 걸어 이 지역을 통과한 것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강물이 불어서인지 그 돌밭이 전부 물에 잠겨 있어 물속을 걷지 않고는 통과할 수 없게 된 상황에 직면하자 적지 아니 당혹스러웠습니다. 물속을 걸어 통과를 시도했지만 결국은 실패했습니다. 앞으로 한 겨울에 강물이 꽁꽁 얼어 강 위를 마음 놓고 걸을 수 있을 때 다시 한 번 시도해보는 것이 어떠할까 생각 중입니다. .
<탐방사진>
1)10월29일
2)10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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