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구간: 호반로/산야길 삼거리-안동댐-옥수교
탐방일자: 2024. 1. 30일(화요일)
탐방코스: 골마정류장-와룡사-호반로/산야길삼거리-망향정-안동댐-낙천교
-낙동강하구둑346Km전방지점-안동대교-옥수교-안동역
탐방시간: 10시5분-17시58분(7시간53분)
동행 : 나 홀로
재작년 10월 강원도 태백의 너덜샘에서 시작한 낙동강 따라 걷기는 이번까지 모두 14번 이어졌습니다. 발원지인 너덜샘에서 이번에 둘러본 안동댐에 이르기까지 유로길이는 172Km에 달합니다. 이 구간은 낙동강의 물 흐름이 상당 부분 감입곡류인데다, 안동댐의 담수(湛水)로 주변의 산골짜기들이 강물로 채워져 강줄기를 따라 걷기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안동댐에서 낙동강 하구까지는 그 거리가 약 340Km, 자전거 길로는 389Km나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자전거 길만 따라 걸으면 되기에 이제 꽃길만 남은 셈입니다.
모처럼 시간이 넉넉해 안동댐을 둘러보면서 안동댐의 위용을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안동댐은 댐 하류지역에 생활 · 공업 ·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낙동강 유역의 홍수를 조절하고,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건설된 다목적 댐으로 홍수조절용량은 110백만㎥, 용수공급량은 연간 926백만㎥에 달한다고 안내판에 상세히 적혀 있습니다. 이 댐이 건설된 기간은 박정희 대통령이 재임 중이었던 1971년4월~1977년5월이었고, 보조여수로는 2008년12월~2014년11월 기간 중에 건설되었습니다.
안동댐은 댐 본체, 수문, 여수로, 발전소와 취수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댐 본체로는 길이가 612m, 높이가 83m로 총 저수량이 1,248백만㎥에 달하는 본댐과 길이가 216m, 높이가20m이고 총저수량이 5백만㎥인 조정지댐이 있습니다. 안동댐의 저수용량은 소양감댐, 충주댐, 대청댐 다음으로 크고, 조정지댐은 본댐에서 하류 쪽으로 3Km 떨어진 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수문 개방 등으로 방류된 물이 따라 내려가는 수로인 여수로(餘水路)는 댐으로 유입되는 수량이 급격히 늘어 댐 본체를 넘어 흐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댐 상부에 설치한 추가의 수로로 안동댐에는 기존여수로와 보조여수로가 있습니다. 본댐을 건설할 때 같이 설치한 기존 여수로의 설계방류량이 초당 5,024㎥인데, 이로는 부족해 30여년 후에 초당 6,131㎥을 방류할 수 있는 보조여수로를 추가로 설치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기존 여수로와 보조 여수로 사이에 조류서식지를 설치한 것입니다.
안동호 물 위에 높이 설치된 취수탑은 댐의 물을 뽑아 쓰기 위해 건설한 것으로 댐에 저장된 물을 하류가 아닌 일정경로로 취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취수탑이 높은 탑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취수탑의 하부가 댐에 깊이 잠겨 있어야 댐의 수위가 낮아졌을 때도 하부의 물을 안정적으로 취수할 수 있고, 댐의 수위가 높아졌을 때도 취수탑이 물에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나무위키는 적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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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동문들과 함께 걷는 한강 탐방은 한 겨울에 추위를 무릅쓰고 5-6시간 강을 따라 걷는 것이 70대 중반의 친구들에게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작년 12월부터 쉬고 있습니다. 춘삼월에 재개하기로 하고 한강탐방을 쉬는 동안 저는 혼자서 낙동강 탐방을 이어갔습니다. 한낮의 온도가 영상에 머무르고 눈비가 내리지 않아 걷기에 좋은 날을 택해 작년 12월부터 이번까지 두 달 동안 모두 여섯 번 안동 땅의 낙동강을 따라 걸어 안동역에 이르렀습니다.
10시5분 골마정류장에서 14번째 낙동강 따라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안동터미널을 오전 9시30분에 출발하는 정산 행 510번 버스를 타고 반시간 남짓 달려 농암로의 골마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골마정류장에서 바로 옆 우송정삼거리로 이동해 지난번에 걸었던 산야길로 들어섰습니다. 능성김씨 백담종택 한유재동강서당을 지나 고개를 넘자 밭가에 안동시에서 세운 경고안내판이 보였습니다. “이곳은 마약관리법에 따라 허가받은 대마재배지이므로 무단침입 및 작물훼손 시에는 관련법령에 의거 처벌될 수 있습니다.” 라는 경고문을 읽고 수 많은 연예인을 옭아 맸던 대마도 허가를 받으면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산야1리를 거쳐 호반로/산야길 삼거리에 이르자 비로소 안동호가 보였습니다.
10시45분 호반로/산야길 삼거리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 호반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폐가를 지나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호반로를 따라 걸으며 왼쪽 아래 안동호에 눈길을 주곤 했습니다.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아 한가롭기 그지 없는 차도를 산보 차 걷고 있는 현지의 노인분을 뵙고 마을 이름을 여쭤 산야3리 정류장의 윗마을이 구제비마을임을 알았습니다. 안동댐의 담수로 생긴 안동호가 주변의 산들과 어우러져 빚어낸 호반의 경관이 참으로 고혹적이어서 잠시 차도에서 벗어나 전망 좋은 곳을 찾아 조금 내려갔다 오기도 했습니다. 12시가 다 되어 길가에 앉아 햄버그로 요기를 한 후 보온병의 따끈한 믹스커피를 따라 마시면서 저도 모르게 행복감에 충만해졌습니다. 이는 24년 전에 집사람이 암으로 먼저 떠나 같이 다니지 못하는 것이 한스럽지만, 제가 살아 있는 동안은 건강을 잘 챙겨 이번처럼 우리나라 강을 따라 걷는 일을 계속한다면 자식들과 먼저 간 집사람 모두 좋아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12시13분 길 옆의 망향정에 올라 지나온 낙동강을 조망했습니다. 저만치 멀리로 북쪽의 낙동강 좌안에 자리한 부포리선착장(?)이 눈에 들어와 반가웠습니다. 이 선착장은 한 달 반전에 맞은 편 월산서당으로 건너가기 위해 들렀던 곳으로, 안동호를 건너는 배를 기다리던 중에 별안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보라가 휘몰아쳐 20분 가까이 덜덜 떨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눈이 그치고 호수가 잔잔해져 배가 정상적으로 운행되어 안동호를 도강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생생한 그날의 기억도 저 강물같이 흘러가 머지않아 추억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니 이렇게 블로그에 글과 사진을 남기는 것도 뜻 있는 일이다 싶기도 합니다. 안동수상스포츠 카누 조정 훈련센터를 거쳐 호반마을을 지나자 안동댐의 전모가 보였습니다.
13시12분 안동시 상곡동에 위치한 안동댐에 도착해 댐을 건넜습니다.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하절기에는 오후 6시)까지 댐정상길이 열려 있어 길이 612m의 댐 본체 위를 걸어 낙동강을 건넜습니다. 이 댐은 2007년 가을 고교동창들과 함께 와보았던 곳이어서 주변이 눈에 익었습니다. 취수탑이 우뚝 선 댐 상류쪽으로는 드넓은 안동호가 펼쳐졌고, 하류 쪽으로는 좁아진 강 위로 여러 개의 다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어 이 또한 볼만했습니다. 안동다목적댐준공기념탑을 사진 찍으며 ‘안동호 1976. 11. 1 대통령 박정희’라고 쓰인 비문을 보았습니다. 여수로를 사진 찍고 세계물포럼기념센터를 휘 돌아본 후 14년전에 방문했던 민속박물관으로 이동했습니다.
14시31분 낙동강 좌안의 데크 길로 들어서 원이엄마테마길을 걸었습니다. 1998년 안동 정상동의 택지개발로 무연고묘지를 이장하는 중에 일찍이 남편을 여의어 애틋한 그리움을 담은 원이엄마의 편지 한통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 편지의 내용을 바탕으로하여 조성된 이 길은 호반나들이길이 시작되는 월영교에서 끝납니다. 다리 한가운데 정자가 세워진 데크 다리인 월영교에서 시작되는 호반나들이길은 법흥교까지 이어지는 낙동강 좌안의 산자락에 데크로 만든 잔교 길로, 그 길이는 2.1Km에 달합니다. 중간에 8곳의 전망대가 있어 힘들면 어디서든 쉬어갈 수 있는 안동이 자랑할 만한 환경친화적인 잔교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길을 걸으며 새삼 알게 된 것은 골짜기가 끝나는 강변에 크고 작은 모래사장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조댐을 지나 법흥교에 이르자 데크 길은 끝났습니다. 낙동강 좌안에 자리한 체육공원을 지나 낙천교 옆의 인도교를 건넜습니다.
16시23분 낙동강하구로부터 346Km 떨어진 지점을 통과했습니다. 인도교에서 조금 걸어가 임하댐에서 흘러내려오는 반변천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합류점에 이르자 강폭은 다시 넓어졌습니다. 산책길로 조성된 강가의 수변로를 따라 걷다가 답답한 생각이 들어 제방 길로 올라섰습니다. 얼마 걷지 않아 낙동강을 따라 걸으며 처음으로 수자원공사(?)가 세운 이정표를 보았습니다. 낙동강하구까지 거리가 346Km임을 알려주는 파란색의 폴 대는 금강을 따라 걸으며 숱하게 보았었는데 낙동강은 180Km 가량을 걸으면서 여기에서 처음 보아 엄청 반가웠습니다. 어가골교차로에 도착해 안동역으로 빨리 가는 오른 쪽 길을 버리고 빙 돌아가는 왼쪽 길을 택한 것은 낙동강의 물 흐름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서둘러야 제 시간에 안동역에 도착해 18시17분발 기차를 탈 수 있겠다싶어 여기서부터는 사진도 거의 찍지 않고 내달렸습니다.
17시57분 옥수교를 거쳐 안동역에 도착해 14번째 낙동강 따라 걷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안동대교를 지나 시계반대방향으로 반원을 그리며 낙동강 우안의 제방로를 따라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교문에서 교실 건물까지 가는 길이 유난히 멀어 보이는 한국생명과학고에 이르자 교문 위에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가 보였는데, 세 명의 합격자 이름의 가운데 자가 하나 같이 공란으로 처리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 한 것 같아 , 세상이 참으로 무서워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K 주유소 앞 옥수교를 지나 안동꿈터유치원에 이르자 어둠이 빨리 내려앉기 시작했습니다. 혹시라도 길을 잘 못 들지 않을까 해 카카오맵을 보고 길을 확인하느라 생각만큼 속력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쉬지 않고 내달아 18시를 몇 분 앞두고 안동터미널에 도착해, 넉넉하게 청량리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이번에 걸은 길은 그 길이가 대략 24Km에 달합니다. 약 8시간 동안 24Km를 걸었으니 빨리 걸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 해도 만75세의 나이에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가며 먼 길을 탈 없이 걸은 제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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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댐의 위용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새삼 느낀 것은 국가가 번성하려면 최고지도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8년 전에 저는 대런 애쓰모 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 등 두 교수가 공저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북한 정부를 사유재산과 시장경제에 반대하는 공산독재정권으로 규정했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초반에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듯 했지만, 곧 맥이 빠지고 이내 정체상태에 빠져든다는 것입니다. 소련이 그러했고, 마오쩌둥 정권하의 중국이나 크메르루즈 하의 캄보디다가 그러했으며, 북한에서는 그 결과가 더 참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산주의 경제제도를 지탱하는 것은 착취적 정치제도라고 갈파한 저자들은 1945년 남북한 정부가 판이한 경제운용방식을 채택하면서 운명이 갈린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75년 전에 휴전선이 멀지 않은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난 덕분에 저는 지금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으로, 자유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위대한 나라입니다. 40-50리만 더 북쪽에서 태어났다면 꼼짝없이 공산주의 체제의 독재국가에서 끼니를 걱정하며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남한 땅에서 저를 낳아준 부모님이 고맙기 이를 데 없습니다. 북한은 공산주의 체제를 끌어안고 가다가 실패한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이는 남한을 탈출해 북으로 넘어가는 국민은 극히 찾아보기 힘든데 죽음을 무릅쓰고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정착해 사는 탈북민들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으로써 충분히 증명됩니다.
대한민국이 남북한 체제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데는 이승만대통령과 박정희대통령의 공이 매우 컸다고 생각합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국가로 건국하였고, 박정희 대통령은 자유시장경제를 더욱 공고히 해 북한이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는 가난을 일찍이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대한민국 번영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그 기반 위에서 대한민국은 계속 성장해 경제가 세계 10위를 오르내릴 정도로 번영하였고, K-문화가 온 세계로 확산되어가고 있습니다.
<탐방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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