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II.시인마뇽의 명소탐방/국내명소 탐방기

147. 옥천명소 탐방기2(돌팡깨공원)

시인마뇽 2024. 8. 25. 15:07

탐방일자: 2022829()

탐방지   : 충북옥천군군북면 항곡리소재 돌팡깨공원

동행      : 나 홀로

 

 

 

  금강을 따라 걷는 길에 충북 옥천군 군북면의 항골마을에 자리한 돌팡깨공원을 둘러보았습니다. 이 공원이 금강 변에 자리한 한반도 전망대, 피실나루터, 옥천선사공원, 장계관광지, 청풍정, 이지당, 부소담악 등의 여타 명소들과 다른 점은 주변 경관이 전혀 수려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이 공원을 찬찬히 둘러본 것은 한반도의 지체구조를 이루고 있는 옥천변성대의 흑색 변성암을 이 작은 공원에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전역에서 택시를 타고 군북면의 항곡리버스종점으로 이동했습니다. 기사분이 이쪽 길을 잘 몰라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되돌아 나오느라 조금 늦게 도착했습니다.

 

  돌팡깨공원 앞에 세워진 안내판에 이 공원을 소개하는 글이 아래와 같이 실려 있었습니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 항곡마을은 마을 입구 돌팡깨를 중심으로 널리 퍼져 있는 옥천대 변성퇴적암인 흑색금강석회암지대다. 대전의 동북쪽에 위치한 항곡마을은 꾀꼬리봉과 백골산이 품어주어 아늑하고 평화스러우며 들어내지 않는 여유로움이 있는 곳으로 마을 전체가 흑색바위(옥천변성대 흑색 금강석회암)의 거대한 힘에 의해 편안하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돌팡깨와 마주하고 있는 환산은 군사요지로 백제의 왕자 여장이 쌓았다는 고려산성의 성터가 남아 있고, 아흔아홉 봉우리의 빼어난 자태와 추소팔경의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충북의 자연관광명소로 지정된 곳이다.”

 

  윗글을 읽고 나서 비로소 군북면의 꾀꼬리봉 서쪽 산자락에 자리한 이 공원의 시꺼먼 흑색 암석이 옥천변성대 흑색 금강석회암인 것을 알았습니다. 사방 100m가 안 되어 보이는 작은 지질공원의 한 가운데로 데크 길이 지그재그로 나 있어 어렵지 않게 이 공원의 꼭대기까지 올라가 여러 형태의 바위들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공원의 주인공은 단연 흑색의 금강석회암이었습니다. 이 바위는 옥천변성대의 암석으로 선캄브리아대에 쌓인 퇴적암인 석회암이 고생대-중생대-신생대를 거치면서 광역변성작용에 의해 흑색금강석회암이라는 변성암으로 변화된 것 같습니다. 검은 바위에 그리 크지 않은 자갈들이 꽤 많이 박혀 있고, 자갈들이 빠져나간 타포니가 많은 것으로 보아 이 공원에 자리한 흑색금강석회암의 기반암은 퇴적암이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서 있는 여기 돌팡깨공원의 옥천변성대도 원래 바다였는데 지각의 융기로 육지로 바뀐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구는 46억 년 전에 만들어졌고, 한반도는 약 30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한반도에서 발견된 암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 약 30억 년 전에 형성된 편마암인 것으로 보아 믿을 만한 추정이라 하겠습니다. 선캄브리아대 암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편마암은 지구가 탄생하고 바다가 만들어진 후 원시 바다에서 형성된 퇴적암이 변성되어 만들어졌습니다. 이우평님은 저서 한국지형산책에서 원래 바다 속에 있던 퇴적암이 지하 깊은 곳에서 열과 압력을 받아 변성된 것으로 고생대 이전에는 한반도가 바다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암석이라고 밝혔습니다.

 

  선캄브리아대의 편마암이 분포하는 지역은 평북 · 개마지괴, 경기지괴, 영남(소백산)지괴 등으로 전 국토의 40% 정도를 차지합니다. 선캄브리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조산운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지만,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를 거치면서 지각변동과 화산활동으로 심하게 변성되어 한반도의 지질구조가 매우 복잡해졌습니다. 한반도는 탄생 이래 침강과 융기를 거듭하는 조륙운동을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침식되었습니다. 57천만년 전 고생대 초에 이르러 선캄브리아대 육괴들 사이의 저지대가 얕은 바다에 잠기면서 선캄브리아대 기반암 위로 퇴적층이 형성되었습니다. 이후 중생대 초까지 바다로 덮여 있는 동안 두꺼운 퇴적층이 쌓였는데, 평남지향사와 옥천지향사가 이에 속한다고 합니다. 경기지괴와 영남(소백산)지괴 사이에 있는 지대로 옥천변성대와 옥천조산대로 이루어진 옥천지향사는 군산 · 목포 해안에서 강릉 · 원덕 사이에 자리하고 있으며 평균 너비가 70Km, 북동-남서 방향으로 약 400Km 이어졌다고 합니다.

 

  진작 좀 지질공부를 해두었더라면 금강을 따라 걷는 것이 바로 옥천변성대(沃川變成帶)를 걸으며 선캄브리아대로 떠나는 시간여행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을 텐데, 그리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잠시라도 시간을 거슬러 선캄브리아대로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금강 따라 옥천변성대를 걸어 가능했다 싶어, 나머지 금강 길도 기쁜 마음으로 걷고자 합니다.

 

 

<탐방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