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 박정희, 살아있는 경제학
*좌승희 저/백년동안 간(2021)
*이 책에서 내 눈을 끈 것은 이 책의 제목인 ‘살아있는 경제학’임. 제목에서 시사하듯이 이 책이 가지는 강점은 박정희의 경제학이 그 시대와 함께 끝난 것이 아니고 지금도 살아있음을 경험적으로, 그리고 이론적으로 증명하고자 노력한 저술이라는 것임. 이 책의 저자는 서울대의 종합기숙사에서 함께 기숙한 바 있는 선배로 직접적인 교류는 전혀 없었지만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바임. 주류시장 중심경제학에 대한 대안으로 “농경사회와 자본주의의 본질적 차이는 시장의 유무보다는 일상적인 시장의 불안정성을 극복할 수 있는 주식회사라는 현대적 기업조직의 유무에 잇다. 그래서 자본주의 경제는 기업경제라 불러야 옳다.”라는 실사구시 경제관을 주장하는 저자가 이 실사구시 경제관을 통해 박정희 경제학을 기업부국의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재탄생시킨 것은 평가받을 만하다는 생각임. 이 책은 머리말 ‘경제학, 박정희에게 길을 묻다’ 와 맺음말 ‘박정희 동반성장의 경제학’ 외에 ‘박정희 시대의 문명사적 의의’, ‘박정희, 위대한 성장: 오해와 진실’, ‘새마을 운동 성공의 진실’ 등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음. 저자는 장기저성장과 양극화문제의 해결을 위해 박정희 패러다임의 구성요소를 이행하고 실천해야 한다면서 다음 3가지를 들엇음. 첫째 문명사적으로 본 박정싀의 ‘자본주의 기업부국’을 실천하고, 둘째 경제발전전략으로서 경제적 차별화 전략을 실천하고, 셋째 경제적차별화를 가능케 하는 정치적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경제적 전략에 성공해야 한다는 것 등임. 저자는 이를 위해서 기업의 중요성을 새롭게 되새기고, 기업과 노조의 관계를 시너지창출파트너 곤게로 재정립하며, 경제적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 마지막으로 이 모든 일을 원활히 하기 위한 정치와 정치리더쉽의 확립할 것을 역설하고 있음.
*2026. 2. 3일
1799. 건국투쟁: 민주공화국인가, 인민공화국인가?
*박명수 저/백년동안 간(2023)
*일본제국에서 해방되었다고 해서 바로 독립이 되었다고 말 할 수 없는 것은 해방과 건국이 동일한 것이 아니기 때문임. 1945년 일본제국에서 해방되어 1948년8월15일 대한민국이 건국되기까지 건국투쟁에서 우익이 승리했기에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이 독립국으로 건국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자, 그 초석이 된 1945. 8. 15일- 1945. 9. 8일 기간의 건국투쟁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저자의 노고에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 일었음. 상기 20일여일 간의 해방 직후의 정세를 집중적으로 살펴 해방정국에서 여운형의 건국준비위원회가 한편으로 과대평가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화되었다는 점을 밝히고자 노력한 저자는 이 책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이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한 송진우의 임시정부 붕대론을 이은 것임을 강조하고 있음. 다시 말하면 1945년9월초 우리나라에는 건국을 둘러싼 두 가지 입장이 분명하게 제시된 바, 하나는 좌익을 중심으로 하고 일제 말 지하혁명세력이 주체가 되는 인민공화국 세력이고, 다른 하나는 우익을 중심으로 하고 임시정부가 주체가 되는 민주공화국세력임. 우여곡절 끝에 1948년8월15일 좌익 세력이 세우고자 한 인민공화국 대신 우익세력이 세우고자 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이 건국된 것은 민족주의 진영의 송진우 등이 20여일 간의 혼란기를 잘 극복해서가 아닌가 함. 이 점에서 해방정국에 대한 재발견과 재평가가 중요한 바, 저자의 건준에 대한 평가는 음미해볼하다고 생각함. 저자는 첫째 여운형의 건국준비위원회가 좌우합작인 민족국가 건설계획이라 보기 어려우며, 둘째 여운형은 처음부터 인민정권을 만들려고 계획했으며, 셋째 여운형의 건준은 우익진영의 건준 가담을 두려워 해 저지했으며, 넷째 건준은 출발 후 그 세력이 급속하게 약화되었다고 평가했음. 저자는 건국논쟁에서 민족주의자들이 갖고 있는 의미를 첫째, 민족진영의 서구식 민주국가 건설 노력을 중요하게 평가해야 하며, 둘째 송진우의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적 연대 노력은 매우 타당하며, 셋째 송진우의 임정붕대론을 높이 평가해야 하며, 넷째 국민대회를 열어서 게급을 초월한 새 국가를 건국하려는 노력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 등으로 요약햇음. 이 책은 ‘해방직후 건준의 조직과정과 성격’, ‘여운형과 박헌영의 건국구상’, ‘해방직후 민족주의 진영의 건국구상’, ‘ 건준 개편 시도와 좌절: 민족 유지들과 공산주의자들’, ‘전선의 형성: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조선인민공화국’, ‘요약과 결론’ 등 6부와 ‘해방정국에서 건국에 대한 두 가지 입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음.
*2026. 2. 2일
1798. 나의 스웜프 씽(My Swamp Thing)
*안창우 저/지오북 간(2025)
*늪이 내게 주는 의미가 부정적이었던 것은 어렸을 때 시골에서 몇 번 수렁에 빠진 일이 있어서임. 늪에서 빠져나오려 하는 바람에 옷과 신발이 더러워져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것은 커서는 그런 경험을 다시 하지 않아서였을 것임. 최근 수년간 강을 따라 걸으면서 늪이라 불리는 습지(Wet-land)를 여러 곳에서 보았지만, 직접 습지로 들어가 걸은 적이 없어 습지에 대한 지식은 매우 제한적이라 하겠음. ‘물의 기억과 습지 생태이야기’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을 읽고 감탄한 것은 습지를 대상으로 연구하면서 그에 따르는 힘든 과업을 하나도 불평하지 않고 즐겁게 수행한다는 것이었음. 저자는 담수, 기수나 염수가 영구적으로나 일시적으로 그 표면을 덮고 있는 지역을 이르는 습지를 수문학적 특징을 바탕으로 염습지(Salt Marsh), 조석담수습지(Tidal Freshwater Marsh), 맹그로브 스웜프(Mangrove Swamp), 담수 마쉬(Freshwater Marshes), 담수 스웜프(Freshwater Swamp), 수면생태계(Reparian Ecosystems)와 이탄습지(Peatland) 등 7가지로 대분하고 있음. 이 책을 읽고 알게 된 것은 인(P)과 질소(N)의 중요성임. 인과 질소는 식량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원소이면서, 강과 하천을 부영양화시키는 원인물질이라는 것과 이런 것들을 제거하거나 줄여 수질을 정화하는데 습지가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임. 이 책은 ‘미나리에서 올렌탄지강 습지공원까지’, ‘안녕, 닥터 안’, ‘다양한 이름만큼이나 신성한 습지’, ‘스웜프 씽’, ‘생명의 물을 정화하는 습지’, ‘습지 은행의 추억’, ‘리듬 속의 그 춤을 1, 2’, ‘오카방고의 추억’, ‘체험학습을 위한 야외습지 연구공간’, ‘외딴 섬 부유습지 로맨틱’, ‘생태학과 예술사이의 어디쯤’, ‘습지토양이 색으로 간직하는 물의 기억’, ‘홈커밍, 집으로’ 등 총14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습지로 직접 들어가는 것은 힘들겠지만, 데크 길을 통해 습지로 다가가는 것은 가능할 것이기에 습지와 가까워지려는 노력은 해볼 뜻임.
*2026. 2. 1일
1797. 녹색주의 비판론(Green Murder-A Life Sentence Of Net-Zero With No Parole)
*이안 플리머 원저/박석순 편역/어문학사 간(2025)
*학부에서 화학을 전공해 환경보존에 나름 관심을 기울여 온 내가 환경지상론자가 되지 않은 것은 공자의 가르침인 ‘과유불급(過猶不及)’을 중요한 생활신조로 삼아 살고 있기 때문임. 정도가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의 과유불급의 정신을 녹색주의자들이 외면하는 것은 인류가 발전시켜 온 현대문명이 지구를 파괴할 것이라면서 인류의 자유롭고 풍요한 삶을 통제해 지구를 구하자는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았음. 내가 녹색주의자들을 경계하는 것은 인류가 노력하여 이룩한 현대문명에 기반하여 자유롭고 풍요한 삶을 살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을 지구를 파괴할 것이라면서 죄악시하고 있기 때문임. 녹색주의자들의 공포마케팅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이 기후위기론이라고 생각함. 화석연료 사용으로 증가한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온도를 높여 빙하를 녹이고, 그 결과로 해안가가 바다에 잠긴다는 그들의 시나리오는 거짓이라는 것이 이 책이 일깨워주는 주요 내용임. 녹색주의자들은 기후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금하고 재생에너지로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음. 이 책의 저자는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가 아닌 수증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며,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탄소동화작용을 활성화시켜 지구를 푸르게 하고 식량증산에 이바지한다고 밝히고 있음. 이러한 과학적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기온이 높아져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유불급의 대표적 사례라 하겠음. 이 책은 이안 플리머의 원저 『Green Murder-A Life Sentence Of Net-Zero With No Parole』을 완역한 것이 아니고 역자 박석순 교수가 발췌해 편역한 것이어서 아쉬운 점은 있으나, 녹색주의자들이 어떻게 인류문명을 파괴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어 일독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함. 이 책은 ‘인류문명과 녹색주의자’, ‘석탄과 인류문명’, ‘오지 않는 세상의 종말’,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 등 4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2026. 1. 23일
1796. 정몽주-구름은 용을 나르는가
*이병주 저/나남 간(2014)
*이 책의 작가 이병주(李炳注, 1921~1992), 1921-1992)가 어떤 작가인가는 대하소설 『산하』를 읽고 알았음. 1921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서 1963년에 『소설 알렉산드리아』로 등단한 이병주는 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공간, 남북 이데올로기의 대립, 정부 수립, 한국전쟁 등 파란만장한 한국현대사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그 체험한 바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킨 소설가이자 언론인임. 작가 이병주가 그린 정몽주는 우국충정으로 한 시대를 살았던 고려말기의 대표적인 인물로 이성계 세력에 맞서 고려를 존속시키려 애쓴 걸출한 정치가임. 혼란스러운 세태에도 자신의 길을 꿋꿋이 지키며 고려왕조에 우국충정을 다해 대나무 같은 곧은 절개를 잃지 않고 살았던 정몽주의 일생을 심도 있게 그린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는 이 작품은 이렇다 할 복선이 없어 흥미진진하거나 긴장을 불러일으키지 않은 평이한 문체와 플롯의 소설이라 하겠음. 이 소설은 ‘청운의 서약’, ‘만리의 객’, ‘강남별곡’, ‘영과 욕’, ‘정묘연추’, ‘난마의 정국’, ‘허망의 군상’, ‘회군의 변’, ‘구름은 용을 따르는가’, ‘일월의 허허실실’, ‘중곡의 탄’, ‘전야의 풍운’와 ‘비광청사’ 등 14개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음. 작가가 후기에서 밝힌 대로 이 책의 주인공인 정몽주의 생애를 재구성하기에는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현전하는 자료가 그의 정적들의 후예들이 쓴 것이 대부분이어서 정몽주의 내면을 그려내기에는 어려움이 컸을 것으로 생각됨. 이 소설을 읽고 정몽주가 일본에 다녀온 것과 중국 앞바다에서 표류한 상세한 경위를 알게 되었음.
*2026. 1. 21일
1795. 대한민국 건국은 혁명이었다.
*이인호 저/세이지 간(2024)
*십수 년 전 펜앤마이크에서 주관한 저자의 세계사 강좌를 수강한 적이 있고, M. 카르포비치가 저술하고 저자가 번역한 문고판의 『제정 러시아』를 읽은 바 있어, 내게는 저자 이인호 교수가 생경한 분이 아님. 미국에 유학해 러시아사를 전공해 고려대와 서울대에서 교수로 봉직하다 핀란드와 러시아대사를 지낸바 있는 저자가 우리나라 보수를 이끄는 영향력 있는 지식인이라는데 이의를 달 지식인은 별로 없을 것임.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19세기 후반 간도문제로 중국과 협상을 벌였던 토문감계사 이중하(李重夏, 1846-1917)의 외증손녀이기도 함. 명문가의 후손답게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국가로 커나갈 수 있도록 애써온 저자가 이 책을 지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구매해 읽었음. 이 책은 ‘대한민국 건국은 혁명이었다’, ‘역사와 현실’, ‘역사와 역사학’, ‘대담: 역사를 통해 미래를 모색하다’ 등 4부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에서 주목할 것은 대한민국의 건국이 가지는 혁명적 의미라 하겠음. 그 혁명적 의미는 다음 3가지로 분류될 수 있는 바, 그 첫 번째는 “우리가 일제와 미군정에서 벗어나 독립국가로 재생하여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주권국가가 되었다”는 것임. 두 번째는 “우리가 왕조시대의 백성이나 일제 하의 차별받는 식민지 ‘신민(臣民)’, 미군정 치하 ‘패배한 적국의 전 식민지 시민’의 처지에서 나라의 주인인 ‘국민(國民)’으로 승격했으며, 바로 그 국민을 자유롭고 평등한 주인으로 인정하는 민주공화국을 수립했다는 사실”이며, 마지막으로 “그러한 공화국이 채택한 국가 이상과 이념이 공산주의나 군국주의식 집산주의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을 최고 가치로 하고 재산권을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였다”는 점 등임. 이 책을 읽고 확실히 안 것은 마르크스의 사상이 그 전의 사상과 매우 다른 점은 국가나 민족보다 계급을 중요개념으로 인식하고 결속을 강조한 것이라는 점임.
*2026. 1. 14일
1794. 서북청년회
*이주영 저/백년동안 간(2020년)
*1948년 자유민주주의를 이념으로 해 건국된 대한민국 땅에 살면서 부모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나를 북한 땅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낳아준 것임. 그 덕분에 내가 김정은의 공산독재체제에서 살지 않고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내 생각임. 서북청년회를 해방 후 북한의 김일성 정권에 항거해 남한으로 넘어와 반공활동을 전개했으며, 그 과정에서 폭력을 마다하지 않은 정치집단쯤으로 이해해 온 내가 이 책 『서북청년회』를 읽고서 이들의 헌신적인 반공투쟁이 대한민국이 좌익세력에 넘어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 북한을 탈출한 청년들의 모임인 서북청년회는 반좌익투쟁의 선봉에 서서 공산주의자들의 계속된 살해와 테러의 위협속에서도 대한민국을 세우는데 일조한 건국의 협력자들이라는 것은 서북청년회가 없었다면 치안유지도 건국도 할 수 없었다는 미군정 경무부장 조병옥의 언급으로도 알 수 있는 것임. 해방 직후 건국운동에, 그리고 6.25전쟁 때는 좌익과 북한군에 대항해 싸운 서북청년회를 그들의 폭력 활동만 부각해 비판해온 나의 잘못을 깨달은 것이 이 책을 읽은 수확이라 하겠음. 이 책은 ‘남한으로 내몰린 북한의 엘리트’, ‘월남해서 빈민이 되다’. ‘보수우익의 전위대’, ‘서북청년회로의 대통합’, ‘서북청년회의 지방진출’, ‘영남지방에서의 반공진출’, ‘서북청년회의 분열과 재건’, ‘대북공작’, ‘총선을 통한 건국’, ‘대한청년단으로의 통합과 6.25전쟁’ 등 총 10부로 구성되었음. 저자는 문명사적 관점에서 남북분제를 ‘해양문명권’에 속한 자유주의국가와 ‘대륙문명권’에 속한 전체주의 국가의 대립을 본질로 하고 있다면서 서북청년회의 반공투쟁도 대한민국이 ‘해양문명권’의 하나로 세워지는 과정의 한 부분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나도 같은 생각임.
*2024. 1. 12일
1793. 프랑켄슈타인
*메리 셀리 저/김선형 역/문학동네 간(2024)
*“19세기 천재소녀 작가 메리 셀 리가 열 아홉 살에 탄생시킨 과학소설의 고전”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이 소설의 작가 셀리는 “우리 본성의 알 수 없는 두려움을 일깨워 소름 돋게 만드는 이야기, 읽는 이가 겁에 질려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피가 얼어붙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이 소설을 쓰게 된 동기를 밝혔음. 그동안 엄청 공포스러운 장면을 영화나 tv를 통해 많이 보아서인지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지는 않았음.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사람들이 AI와 로봇 기술을 통해 프랑켄슈타인처럼 통제가 불가능한 괴물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었음. 이 책의 역자 김선형이 역자의 글 「프랑켄 슈타인, 그 괴물의 무수한 얼굴들」에서 『프랑켄슈타인』이 제기하는 중요한 화두는 “지적이고 도덕적인 인간을 길러내는 ’교육‘의 중요성”이라면서 19세기 유럽을 힘쓴 계몽주의의 주된 관심사였다고 언급하고, 이어서 “ ’교육‘과 함께 중요한 또 하나의 화두는 바로 ’가정‘이다”라고 말한 데서 저자가 이 소설을 탄생시킨 배경 및 동기를 읽을 수 있었음. 진보 정치사상가 윌리엄 고드윈과 여성 주의자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사이에 태어난 이 책의 저자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셀리(1798-1851)는 태어난지 며칠 후 어머니를 여의어 게모 슬하에서 자랐음.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아버지의 서재에서 무수히 많은 책을 읽어 작가로 성당할 수 있었음. 결혼생활에 환멸을 느낀 퍼시 피시 셀리와 사랑에 빠진 메리는 프랑스는 사랑의 도주를 감행해 가난과 낭만으로 점철된 유랑생활을 하기도 했음. 1816년 바이런 경, 셀리, 바이런의 주치의인 존 폴리도리 박사와 함께 괴담을 하나씩 창작하기로 했는데, 그때 메리 셀리가 창작한 괴담이 바로 이 작품 『프랑켄슈타인』임. 작가과 프랑스로 사랑의 도주를 감행한 피시 비시 셀리는 “소설『프랑켄슈타인』은 의심의 여지 없이 이 시대의 가장 독창적이고도 완전한 작품 중 하나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작품에 녹아 있는 일련의 사상, 괴이한 경험, 그리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사건과 동기, 경악할 만한 재앙에 대해 숙고하게 된다. 강렬하고도 심오한 인간 감정의 원천을 그려낸 작품이다.”라고 찬했음.
*2026. 1. 10일
1792. 폭정(On Tyranny)
*티머시 스나이더 저/조행복 역/열린책들 간(2024)
*2017년 새누리당의 박근혜대통령이 탄핵되고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당선된 후 대통령의 업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70%를 상회한다는 여론 조사를 접하고 내가 한때 걱정했던 것은 이러다가는 우리나라에서 보통 · 평등 · 비밀 · 직접 선거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음.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세우고 반대세력을 제압하고 개헌을 시도했던 문재인 정권이 민주당 정권의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을 시도하지 못한 것은 딸을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시킨 부도덕한 인물을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장관으로 임명한 것을 보고 들고 일어난 국민들의 분노에 겁을 먹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내 생각임. 헌법제정자들은 법의 토대 위에서 민주공화국을 세우고 견제와 균형의 체제를 수립하면서 “불평등이 불안정을 초래한다고”고 한 아리스토텔레스나 “선동가들이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폭군의 지위에 올랐다고 믿었다”는 플라톤 등. 고대의 철학자들을 따라 폭정이라는 악폐를 피하려 애썼다는 저자의 언급에는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지만 가르침을 준다”는 역사인식의 발로라 하겠음. 저자가 제시한 20가지 역사적 교훈은 “미리 복종하지 말라”, “제도를 보호하라”, “일당국가를 조심하라”, “세상의 얼굴에 책임을 져라”, “직업윤리를 명심하라”, “준군사조직을 경계하라”, “무장을 해야한다면 깊이 생각하라”, “앞장서라”, “어법에 공을 들여라”, “진실을 믿어라”, “직접 조사하라”, “시선을 마주하고 작은 대회를 나누어라”, “몸의 정치를 실천하라”, “사생활을 지켜라”, “대의에 기여하라”, “다른 나라의 동료들로부터 배우라”, “위험한 낱말을 경계하라”,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더라도 침착하라”, “애국자가 되라”, “최대한 용기를 내라” 등임. 필연과 영원 모두 반역사적이라는 저자의 판단을 음미할 만하다는 생각임.
*2026. 1. 7일
1791. 패관잡기(稗官雜記) 中
*어숙권 저/ 박은정 ᐧ 이홍식 공역/민속원 간(2024)
*이 책의 저자 어숙권(魚叔權, 1510-?)이 조선 중기 서얼출신의 문인으로, 1525년에 이문학관(吏文學官) 이 되어 오랫동안 한중외교사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라는 것은 2년 전 『패관잡기』 상(上)을 읽고 알았음. 『훈몽자회』를 지은 역관 최세진(崔世珍, 1473-1542)으로부터 이문을 배워 『이문제서집람(吏文諸書輯覽)』의 편찬에 참여하였고 중국사행에 동행하거나 중국 사신을 접반하는 일을 맡아 하기도 한 어숙권이 조선의 중종과 명종 때 우리나라에 떠돌던 여러 패관문학작품들을 모아 수록한 수필집이 바로 이 『패관잡기』 임. 패관(稗官)이란 본래 중국 한나라에서 각 고을의 풍속과 여론을 수집하 임금의 정사를 돕는 일을 맡아 한 관리들을 뜻하며, 패관문학(稗官文學)은 고려 이후 문인들이 민간에 떠도는 이야기(街說巷談)을 한문으로 기록하면서 형성된 산문계통의 문학을 이름. 이 책 『패관잡기』 중(中) 에 실린 이야기 중 조선 중종 때 정암 조광조와 더불어 개혁 정치를 주도한 김정(金淨, 1486-1526)의 절명시를 주목한 것은 몇 년 전 금강을 따라 걸을 때 김정의 묘지를 찾아간 일이 있어서임. 1519년 조광조, 김정 등 개혁파들이 대거 숙청된 기묘사화를 당하여 김정은 11월 금산에 유배되었다가 이듬해 5월 진도로 이배되었고 이해 여름에 감사괴어 제주도에 안치되었다가 1521년 죽음에 임해 이 시 절명사(絶命辭)를 지은 것임.
投絶國兮作孤魂 절도에 던져져 외로운 넋 되어
遺慈母兮隔天倫 자모를 저버리니 천륜이 막히었네
遭斯世兮殞余身 이런 세상 만나서 나의 몸을 잃었으니
乘雲氣兮歷帝閽 구름을 타고서 상제의 문 지나서
從屈原兮高逍遙 굴원을 따라서 아득히 소요하리
長夜冥兮何時朝 길고 긴 어두운 밤 언제 아침 오려나
炯丹衷兮貍草萊 빛나는 붉은 마음 풀 속에 묻힐 텐데
堂堂壯志兮中道摧 당당하고 장한 뜻 중도에 꺾였으니
嗚呼千秋萬世兮應我哀. 오호라 천추만세에 응당 나를 슬퍼하리
이 책에는 ’1548년의 대기근‘ 등 총 82편의 글이 실려 있음.
*2026. 1. 4일
1790. 포스트 휴먼과 문학
*김주연 저/문학과지성사 간(2025)
*문학비평서를 읽을 적마다 당혹스러운 것은 내가 무지해 비평가들의 주장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임. 이는 무엇보다 비평에 동원되는 전문용어가 생소하고, 전문용어를 사용해 생산하는 비평문도 그 문체가 간단명료하지 않고 복잡한 편이어서 그러함. 7년 연상의 저자 와 나는 동시대에 살고 있음에도 저자의 비평집이 쉽게 읽히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음. “인간성의 과잉에서 유래하고 있는 재앙의 시기에 재난의 세계를 구원하는 대안적 관점”이 “최근에 문학을 비롯한 문화 각 분야 곳곳에서 서서히 제기되고 있는데, 크게 보면 지구 생태계의 위기와 관련된 이른바 인류세 혹은 뉴 노멀의 관점, 다음으로는 계몽의 발달선상에서 수행되고 있는 포스트 휴먼과 그 필연적 성과로 나타나는 AI 및 챗GPT 등의 문제와 그 문화적 과정의 관점으로 대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멘트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이 책을 꼼꼼하게 정독해야할 것 같음. 이 책에서 언급된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는 처음 들어본 말로, 각주에 따르면 인류세는 “인류가 지구 지질이나 생태계에 미친 영향에 주목하여 지질학계에서 명명한 지질시대의 하나로서 오늘의 현대가 이에 해당한다. ‘사람’을 뜻하는 ‘anthropo’에 ‘시대'를 의미하는 접미사 ’cene’가 붙어서 인류세가 된다. 대기학자 파울 크뤼천이 널리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언제부터 이 시대가 시작되었는지 정설은 아직 없으나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의 소멸, 화석연료의 범람, 원전과 핵실험, 방사선, 플라스틱, 이산화탄소의 대량 분출이 인류세 시대를 초래한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되어 있음.
이 책은 ‘nd는 힘인가’, ‘자연의 값’, ‘아날로그 시의 추억’등 3개의 장과 “2024 한국문학 노벨문학상을 받다‘ 라는 제목의 단문으로 구성되어 있음. 문학은 어떤 이념이나 제도, 관습, 도덕 등 기성의 것들을 비판함으로써 출발하고 그로부터 끊임없이 전진한다.”는 저자의 글이 오래 기억될 것 같음.
*2026. 1. 4일
1789. 소설로 읽는 세상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과 ‘1984년’을 굳이 원서로 읽으려고 애썼던 젊은 시절이 생각난 것은 이 소설이 일부나마 김규나의 『소설로 읽는 세상』에 인용되어서임. 조지 오웰의 두 소설을 읽고 정치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었던 1970-80년대에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해 오늘의 부를 이루는데 튼튼한 기반이 되었다면, 정치적으로는 암흑기였음. 10월 유신과 5.18 광주사태로 대표되는 20년간이 정치적으로 암흑기였지만, 그 암흑기에도 국민의 민주화운동은 계속되어 1987년 새롭게 헌법을 개정하고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기에 이르게 된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강했기 때문이라 생각함. 이 책은 저자가 소설의 몇 문장을 제시해 독자들이 먼저 읽도록 하고 이 소설이 의미하는 함의(주로 정치 사회적 함의)를 간략히 언급하고 설명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음. 이 책을 읽고 공감한 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거짓말을 하고도 얼굴 하나 붉히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우리 사회에서 묵묵히 진실을 선택하고 남을 도와가며 자기 몫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들을 찾아서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는 소설가의 역할이 가치 잇겠다는 것임. 저자는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소설 『로미오와 쥬리엣』에서 “장미가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해도 달콤한 향기는 그대로 장미. 로미오 역시 로미오라는 이름이 아니더라도 그 사랑스러움은 그대로인 것을”을 제시하면서 “봄은 겨울을 잘 이겨낸 우리에게 주는 자연의 선물, 뜨거운 여름을 잘 이겨내라고 우리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이 땅에 오랜 세월 뿌리내리고 살아온 나무와 꽃들을 지켜내야 한다.”는 메시지는 저자의 독자에 대한 다짐이자 격려의 목소리로 들렸음. ‘별은 하늘에서 붉게 빛나고’, ‘마음에 담아둔 사랑 하나 있다면’, ‘긍정은 기적을 부른다’, ‘오늘은 더 나은 내일의 시작’, ‘밤바다에서 등대를 찾는 조각배처럼’, ‘느린 물결이 세상을 바꾼다’ 등 총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에는 ‘거짓 영웅과 경호실의 기관총’ 등 271개의 토픽이 실려 있음.
*2026. 1. 3일
1788. 기후정음
*이동엽 저/하양인 간(2025)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訓民正音)」에서 ‘정음(正音)’을 따와 제목을 지은 이 책 『기후정음(氣候正音)』은 기후과학의 뒤틀린 소리를 바로잡고 과장과 공포가 아닌 데이터와 상식을 전하기 위해 저술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음. 탄소중립의 전도사였던 경영학도였던 저자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 과학의 이름을 빌린 정치프로젝트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올바른 기후과학의 등대가 되겠다고 결심해 이 책을 저술한 것으로 나는 알고 있음. 이 책이 견지하고 있는 논조는 이산화탄소는 인류에 매우 유익하고 유용한 것으로 기후변화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이산화탄소를 기온상승의 주범으로 몰아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려는 것은 무모하고 무익하다는 것으로, 나 역시 이 논조에 동의하고 있는 바임. 이 책의 강점은 저자처럼 비괴학도들이 읽어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정도로 쉽고 간략하게 논지를 뒷받침하는 이산화탄소와 기후변화에 관한 데이터를 제시하며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임. 이 책은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생명을 살리고 있는데 탄소중립을 하는 게 맞을까요?’, ‘멍청한 재생에너지, 정말 지구를 지키는 친국가 맞을까요?’, ‘배터리 전기자동차, 정말 환경을 지키는 친구가 맞을까요?’, ‘과연 자연재해와 해수면상승이 급격히 심해지고 있을까요?’, ‘정말 북극곰이 삶의 터전을 잃고 있을까요?’ 등 총 5개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이 책이 가지는 강점은 아주 간단한 데이터로 간결하고 쉽게 설명하고 잇다는 것이라면, 단점은 이 책에 실린 내용 만으로는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을 설득하기에는 자료나 내용이 빈약하다는 것이라 하겠음. 초등학생인 두 손자에게 사주고 싶은 도서임.
*2026. 1. 2일
1787.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
*김호동 저/사계절 간(1925)
*이제껏 중앙아시아나 유라시아라는 지명은 들어봤어도 중앙유라시아라는 지명은 금시초문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확인한 것은 중앙유라시아라는 지명이 어느 지역을 포괄하고 있는지였음. 저자는 중앙유라시아(Central Eurasia)란 유라시아의 중앙부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지리적으로 서쪽으로는 흑해 북방의 초원에서 동쪽으로 싱안링산맥에 이르고, 북쪽으로는 시베리아 남부의 삼림지대에서 남쪽으로 힌두쿠시산맥과 티베트고원에 이르는 지역을 포괄한다. 현재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중국, 몽골과 같은 국가들의 전부 혹은 일부가 이에 속한다.” 고 설명하고 있음. 중앙유라시아가 단순히 지리적개념만이 아니라는 것은 이 책에 실린 지도에서 실크로드가 중앙유라시아를 지나는 것을 보고 알았음. 역사적으로는 중앙유라시아를 ‘유목-오아시스 문화권’이라 칭할 수 있는 것은 초원에는 유목민이, 그리고 사막의 오아시스에는 정주민이 살아 유목문화와 정주문화가 함께 전해 내려온 지역이 중앙유라시아라는 것이기 때문일 것임. 이 책은 ‘고대유목국가’, ‘투르크민족의 활동’, ‘정복왕조와 몽골제국’, ‘계승국가의 시대’, ‘유목국가의 쇠퇴’ 등 총 5개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중앙유라시아에서 거주했던 민족들의 활동이 우리나라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바가 있으니, 그 대표적인 것이 몽골이 세운 원나라가 고려를 침입한 것임. 가장 최근의 사례라 할 수 잇는 것은 조선이 병자호란 후 청일전쟁까지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에 조공을 받친 것이라 하겠음. 유목민이 출현한 것은 말(馬)의 순화가 이루어진 기원전 3500년-3000년경으로 추정되는바, 18세기 중반 들어 유목민의 국가가 쇠퇴하기까지 반만년간 활동무대였던 중앙유라시아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힌 것이 이 책을 읽은 보람이라 하겠음.
*2026. 1.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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