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V.시인마뇽의 독서산책/독서산책

2012년 독서산책

시인마뇽 2012. 1. 2. 09:44

                                                   2012년 독서산책(N0.499-586)

 

 

586.달과 6펜스

*서머싯 몸 저/송무 역/민음사 간(2012)

*후기 인상파 화가 고갱을 모델로 해 작품을 썼다고 알려진 ‘달과 6펜스’는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서머싯 몸의 명소설로 오랜만에 명작을 만나 씨름하느라 세모의 하루가 즐거웠음. 천재화가 스트릭랜드가 나이 40줄에 그림을 그리겠다며 부인과 자식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예술을 상징하는 ‘달’과 세속을 의미하는 ‘6펜스’를 대립시켜 소설을 끌고 가지만 전체적으로 ‘달’에 더 비중을 두고 쓴 것으로, 천재화가와 알고 지내는 ‘나’를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스트릭랜드와의 체험진술은 2/3가량이고 나머지 스트릭랜드의 타이티 삶은 스트릭랜드와 관계를 맺었던 지인들의 증언을 빌려다 소설을 꾸며나가는 형식을 취했음. 천재성을 당대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천재예술가들이 겪어야 할 고통이 대단함을 일러준 이 작품을 통해 예술의 생명력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한 것도 소득임. ‘인간의 멍에’나 ‘서밍업을 통해 1970년대에 만나본 작가이니 이 작품을 통해 40년 만에 다시 만난 셈임.

*2012. 12. 31일

 

 

 

584-585.양철북(1-2)

*귄터 그라스 저/장희창 역/민음사 간(2009)

*독일의 귄터그라스가 지은 노벨문학상 수상작 ‘양철북’은 미리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과연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을지 자신할 수 없을 정도로 지루하고 난해한 소설이었음. 난쟁이 오스카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말이 소설이지 대화가 거의 나타지 않고 긴 문장의 지문으로 되어 있어 읽어 내려가기가 숨 막힐 것 같은데 풍자와 반어가 심해 줄거리 파악에 상당한 애로를 느꼈음. 1인칭 화자인 오스카가가 나로 등장하기도 하고 오스카로 나오기도 해 시점을 정하기도 난망한 소설임. 1899년에서 1954년까지의 독일사회의 변화를 3부로 나누어 증언한 이 소설이 매력적일 수 있다면 그것은 작가의 독일사회에 대한 애착과 역사의식이 반어적으로 그려진데 있다 하겠음. 또 하나 장장 천 페이지가 다 되는 장편소설을 지문만으로 꾸려온 작가의 해박한 지식은 많이 부러웠음. 난장이의 눈으로 본 전쟁과 삶을 반어적으로 그린 이 소설은 과연 문제작이라 부를 만하다는 생각임.

*2012. 12. 30일

 

 

583.훈민정음연구

*강신항 저/성균관대학교 출판부 간(2011)

*성균관대 강신항교수의 ‘훈민정음 연구’를 서점에서 사게 된 것은 훈민정음에 대한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이었는데 사놓고 나자 방송대국문과의 3학년2학기 강좌에 ‘중세국어연습’이 들어 있어 이 책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음. 특히 훈민정음해례본을 영인본으로 이 책의 권말부록으로 접할 수 있었음은 크나큰 기쁨이었음. 훈민정음을 공부하면서 다시금 세종의 애민정신과 학구적 태도를 찬양하지 않을 수 없었음. 집현전의 학사들도 상당수가 정음창제에 반대했을 정도로 저항이 컸음에도 제정, 반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강했기에 가능했을 것임. 훈민정음 공부로 ‘월인천강지곡’ 등의 우리 고전의 원전을 대하는데 두려움이 경감된 것만도 큰 보람이라 생각함. 훈민정음 창제 및 관련 일화 및 정책 등을 두루 공부할 수 있었음을 저자에 감사하고자 함.

*2012. 12. 29일

 

 

582.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6-인생도처 유상수

*유홍준 저/(주)창비 간(2012)

*우리 역사유적을 이 책처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전 국민에 소개한 다른 수단이 있었을까 물어본다면 그 답은 ‘없었다’임. 인문학서적으로 공전의 판매고를 올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이 책이 여섯 번째로, 앞서 발간된 나머지5권을 다 읽어 내용은 새로워도 문체가 눈에 익어 아주 빨리 읽어나갔음. 사람이 살아가면서 도처에서 상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배울 수 있다 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퍽이나 다행스러운 일인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 점을 힘주어 이야기하고 있음. 경복궁을 다시 찾아보아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일정도로 매혹적인 답사기는 승주의 선암사와 거창, 부여 등으로 종횡무진하게 이어져 쉽게 눈을 뗄 수가 없었음. 우리 것에 대한 깨달음도 이 책을 읽는 비할 수 없는 기쁨이어서 한 권 남은 7권의 제주 답사기도 서둘러 읽어볼 생각임. 겨울방학이 끝나기 전에 이 책을 들고 부여의 무량사를 찾아 설잠 김시습을 만나볼 생각임.

*2012. 12. 26일

 

 

581.금오신화

*김시습 저/이지하 역/민음사 간(2012)

*조선조 세종임금은 승정원을 시켜 5살의 김시습을 시험한 뒤 능력을 칭찬하여 비단을 하사하셨음. 저자 김시습은 5살에 悟歲를 했다 하여 五歲라는 별명을 득했을 정도로 천재였으나 일생은 내내 불우해 흔히들 그를 불우한 천재라 칭했다 함.. 계유정난을 일으켜 집권한 세조에 고개를 숙이지 않고 여기저기를 떠돈 김시습은 용장사 등 경주의 금오산에서 7년을 머무는 동안 지어낸 전기소설(傳奇小說)이 바로 금오신화임. 천재문인 김시습이 그의 불우한 삶을 극복하고 창작해낸 작품으로 현전하는 것은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와 ‘용궁부연’의 5편이 전부인데 이 모두가 이 책에 실려 있음. 방송대국문과의 스터디모임인 현운재에서 한문에 능하신 선생님을 모시고 한문본으로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와 ‘남염부주지’를 학습한 바 있으나 ‘용궁부연록’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읽었음. 5편 모두 귀신이나 염라대왕 또는 용왕을 만나 이야기를 엮어간 전기소설(傳奇小說)로 인물과 상황묘사가 그 전의 소설류에 비해 빼어나다는 것이 정평임.

*2012. 12. 25일

 

 

579-580.서포만필

*김만중 저/심경호 역/문학동네 간(2012)

*내가 과문해 수상록을 쓴 몽테뉴가 소설까지 썼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한 터라 서포 김만중을 프랑스의 몽테뉴에 비견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나, 그럼에도 역주자가 김만중을 몽테뉴에 비한 것은 바로 “회의, 탐구, 관용의 정신으로 엮은 조선 산문의 결정체”라 칭송한 “서포만필” 때문일 것임. 고려대의 심경호 교수가 자세하게 역주한 이 책은 상하권으로 되어있고 그 쪽수가 무려 1,400페이지가 다되어 우선 원문인 한문과 주해부분은 빼놓고 한글번역부분과 역자의 평설부분만 먼저 일독했음. 이 책을 읽으면서 역주자가 말한 부분 중 관용은 잘 몰라도 회의와 탐구정신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는바, 자치통감 등의 중국의 고전은 물론 속류 주자학자들에 가해진 김만중의 비판은 그 나름의 논거에 의거해 행해진 것임. 다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항목이 엄청 많고 이름 그대로 길지 않은 만필 형식이어서 문제제기에 그친 것이 많다는 비평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음. 이 책을 통해 방송대국문과의 ‘고소설과 작가’론 시간에 접했던 김만중을 보다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어 기뻤음. 재독 시 한문 원본도 탐독해볼 뜻임.

*2012. 12. 25일

 

 

575-578.문학과 예술의 사회사(1-4)

*아르놀트 하우저 저/백낙청-염무웅 역/창작과 비평사 간(2012)

*헝가리 출생의 저자 아르놀트 하우저는 망명한 비엔나가 나찌에 점령당하자 다시 런던으로 망명해 학술활동을 하다가 1978년 타계한 저명한 문학사가이자 예술사회학자임. 모두 4권으로 구성된 본서는 “선사시대부터 중세까지”를 제 1권에, “르네쌍스-매너리즘-바로끄”를 묶어 제2권에, “로꼬꼬-고전주의-낭만주의”를 제 3권에 담았고, 마지막 4권에 “자연주의와 인상주의”를 담았음. 책 제목 그대로 단순히 문학사만을 다룬 것이 아니고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폭 넓게 다루어서 이 책을 통해 발레리, 플로베르, 세익스피어 등의 문인뿐만 아니라 베토벤, 모차르트 등의 음악가는 물론 마네와 모네 등 유수 예술인들을 만나볼 수 있었음. 이 책을 통해 14년 먼저 태어난 세르반테스가 1612년 세상을 뜬 세익스피어와 같은 해 눈을 감은 동시대작가임을 처음 알았음. 1817년-24년 사이 Touqet라는 출판업자가 볼테르의 저서를 31천질(160만권)을 판매했다는 글을 읽고 서양에는 이미 책을 사서 읽은 중산층이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어 가능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이 책을 “유럽의 지식인 사회에 던진 신선한 감동과 충격을 생각한다면 가히 20세기 지성사의 빛나는 업적으로 손꼽힐 만한 것”으로 평가한 미술평론가 유흥준의 찬사를 확인하기위해서도 다시 한 번 읽어 곱씹어볼 뜻임.

*2012. 12. 24일

 

 

574.날개-현대한국문학전집17

*이상 저/조영복 엮음/(주)현대문학(2011)

*소설 ‘날개’ 등 13편과 수필 ‘권태’등 5편을 수록한 이 책을 통해 문학가 이상이 어떤 글을 썼나를 알 수 있었음이 작은 수확이라 하겠음. 시 ‘오감도’를 통해 참으로 난해한 시를 쓰는 작가라는 생각을 가졌는데 소설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음. 천재작가라는 이상의 소설을 읽고 난 솔직한 느낌은 내가 국문학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이런 류의 작품을 찾아 읽지 않았다는 것임. 그나마 ‘날개’가 실려 있어 책을 덮지 않았고 수필 ‘권태’가 다른 수필도 마저 보게 했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임. 소설은 게으른 작가의 횡설수설이고, 수필은 진지하게 삶을 살지 못한 작가로서는 결코 담아 낼 수 없는 진지한 인생과 무관한 그거 그런 이야기들이어서 전혀 감동을 느끼지 못했음. 박경리 선생의 토지가 보여준 우리 민족의 끈질긴 삶을 기대하지는 않았기에 크게 실망할 것도 없으나 적어도 소설에 관한한 이상보다 뛰어난 훌륭한 작가는 꽤 여러분이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음.

*2012. 11. 20일

 

 

 

573.홍길동전-전우치전

*허균 저/김현양 역/문학동네 간(2010)

*홍길동전과 전우치전을 원전으로 읽기는 이번이 처음이나 이번 학기 중세국어를 수강 중이어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음. 홍길동전은 번역본으로 여러 번 읽은 터라 스토리가 감동적일만 한 것은 없었음. 허균을 비난하는 글을 택당 이식선생께서 남기지 않았다면 홍길동전의 저자가 허균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을 것을 생각하자 이런 아이러니도 있나 싶었음. 홍길동을 철저하게 반골로 그리지 못한 것은 허균의 반봉건사상이 갖는 한계일 것임. 전우치전은 홍길동전보다 리얼리티가 훨씬 떨어져 호정을 먹고 천서를 얻었다는 식의 황당무계함이 눈에 띄나 홍길동과 마찬가지로 백성들을 위해 활약하는 호걸로 그려진 것은 유사하다 하겠음. 불합리한 봉건사회의 고쳐보고자 도술로 시대의 변혁을 꿈꾼 두 사나이는 보기 드문 풍운아라는 생각임.

*2012. 11. 16일

 

 

 

571.불국토를 꿈꾼 그들

*정민 저/문학의 문학 간(2012)

*삼국유사가 삼국사기와 다른 점은 정사가 아니라는 점임. 이것이 중요한 것은 삼국유사를 를 삼국사기 읽듯이 해서는 삼국유사만의 깊은 맛과 멋을 감지해 낼 수 없기에 상상력의 동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임. 삼국사기가 다르지 않은 단군신화를 허황되다고 다루지 않은 삼국사기 편찬자의 경직된 자세로는 우리민족의 원형에 접근할 수 없을 것임. 삼국유사를 읽는데 상상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리해야 민족의 내면에 숨겨진 원형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 책이 그런 상상력을 심어주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음. 지난 5월에 다녀온 익산의 미륵사지에 숨겨진 역사를 캐어내는 것은 일정 부분 가정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데 적절한 가정의 도움을 받기위해서는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이 전제되어야 할 것임. “불국토를 꿈꾼 그들”이 이룩한 가장 큰 업적은 삼국유사가 상상의 보고임을 전해준 것이라 할 수 있음.

*2012. 11. 3일

 

 

 

570.확장하는 모더니티

*요시미 순야 외 7명 공저/연공간 수유+너머 역/소명출판 간(2007)

*1920년-30년대 일본의 모더니티를 살펴보고 재해석한 이 책은 각기 다른 논문들을 모은 것이어서 논리의 일관성도 좀 떨어지는 것 같고, 지나치게 젠더적으로 접근해 식상한 느낌도 들었음. 방송대의 과제물제출의 참고도서로 선정되어 5번 이상 읽어보았으나 이렇다하게 잡히는 내용이 없어 좋은 책이라 다른 사람에 추천할 뜻은 없음. ‘제국수도 도쿄와 모더니티의 문화정치’, ‘부인참정권 재고’, ‘유혹하는 소리/영화의 유혹’. ‘오락 유머 근대’, ‘식민주의와 이주’, ‘낙토를 달리는 관광버스’, ‘식민지 조선과 제국 일본의 여성표상’ 등의 토픽으로 확장하는 모더니티를 재조명하고자 시도한 책임.

*2012. 10. 21일

 

 

569.나무의 수사학

*손택수 저/실천문학사 간(2012)

*이청준의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든 것은 시인이 주변의 친근한 것들을 소재로 해 시를 맛깔나게 잘 써서임. 62수의 시중에서 특히 ‘내시의 저작권에 대해 말씀드리자면’의 시는 내 생각을 도둑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가슴에 와 닿았음. 나무와 바람과 숲 모두 시인의 시를 만드는 소재로 활용된 것들인데 혼자서 인세를 챙기는 시인의 미안함이 배어나는 이 시는 세상만사에 고마워하고 미안해하라는 가르침이 흠뻑 밴 이 시는 산문시여서 리얼리티를 더욱 높였다는 생각임. 시인과의 만남을 만들어준 현대시론 교수에 감사의 뜻을 전라고자 함.

*2012. 10. 12일

 

 

568.원본 숙향전 * 숙영낭자전

*작자미상/이상구 주석/문학동네(2010)

*17세기 말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숙향전과 한 세기 후의 작품 숙영낭자전을 당시의 문자로 읽어보겠다는 욕심을 갖게 된 것은 방송대국문과에서 중세국어를 배우고 있고 학우들과 이 과목을 함께 공부하고 나서임. 15-16세기의 중세국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옛 이응이나 순경음 등은 이미 소멸되어 찾아볼 수 없으나 아래 아 등은 여전히 쓰여 현대국어로 쓰여진 소설을 읽는 것보다 시간이 좀 더 걸렸음. 엘리아데의 분류기준을 따르면 두 작품 모두 신성소설에 속하는 적강형소설로 리얼리티는 많이 떨어지지만 여러 차례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숙향과 모함을 이기지 못해 자결하는 숙영낭자의 생을 그려 여성독자들의 눈물을 자아내기에는 충분했다는 생각임. 한글로 쓰였으나 한문의 숙어가 적지 아니 나와 주석을 참조해야할 정도인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남녀간의 사랑을 이렇게 핍진하게 그린 우리 고전소설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일었음.

*2012. 9. 28일

 

 

567.한국의 다리

*손종흠 저/지식의날개 간(2008)

*방송대국문과 교수인 저자는 우리 고유의 다리의 문화적가치를 5대분 했는바, 남녀를 있는 사랑의 다리, 선계와 소계를 잇는 다리,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 효로써 부모와 자식을 잇는 다리,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의 다리 등으로 나누었음. 우리의 다리는 사랑을 잇고 사람을 이어가는 가교의 역할을 같이 해왔기에 다리와 관련된 설화가 많이 생성되고 끊이지 않고 후세에 전해질 수 있었을 것임.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라는 이야기는 어렸을 때 어른들로부터 그런 놀림을 아니 받은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한데, 이 책에서 그 어원을 찾았음. 순흥의 죽계천에 놓인 다리가 청다리인데 소수서원이 들어선 후 이 서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동네처자와 바람을 펴 낳은 아기를 청다리 밑에 몰래 갖다 놓았는데 전국의 자식 없는 어미들이 이 다리에 모여들어 모두 주워갔다는 데서 유래했다함. 서원은 사학의 최고기관으로 국내최초의 서원인 소소서원은 사액서원으로 가문 좋고 머리 좋은 도련님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어서 서생들이 유기한 갓 난 아기도 인기가 높았다는 후문임. 자동차로 질주해 건너는 오늘의 다리에서 느낄 수 없는 전통의 다리를 통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구사하게 펼쳐나가는 저자의 필력을 높이 평가하고자 함.

*2012. 9. 23일

 

 

566.1984년

*조지 오웰 저/김병익 역/문예출판사 간(2011)

*며칠 전에 영국의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비견될 만한 소설로 이 작품 역시 전체주의의 통제가 얼마나 가공할 만한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임. 1948년에 집필한 이 작품은 ‘동물농장’과 더불어 조지 오웰의 대표작으로 손꼽힐 만한 것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박탈하는 전체주의와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인간의 말로가 얼마나 비참한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음. 한때 공산주의에 경도됐던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은 나치 전체주의를 경험한 20세기의 시민들이 각성하지 않는 한 스탈린의 전체주의에 또 다시 당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하겠음. 부록의 형식으로 실린 ‘신어’가 대형이 지배하는 전체주의사회에서 통용될 것이고 보면 그 언어가 짓는 존재의 집이 어떠할 까는 어렵지 않게 상상되었음. 아직도 조지 오웰의 1984년에서 벗어나지 못한 북한을 적대국으로 대해야하는 대한민국에서 대형 김일성 족당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신음하는 북한주민의 인권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음.

*2012. 9. 14일

 

 

565.참요, 시대의 징후를 노래하다

*심경호 저/한일미디어 간(2012)

*우리 역사의 변혁기에는 참요가 유행했고, 그 유행한 참요를 한 권에 모아 집대성한 것이 이 책이라 하겠음. 백제무왕과 관련된(?) ‘서동요’를 시작으로 구한말의 ‘초포에 배가 가고 게산바위가 하얗게 된다’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변혁기마다 널리 불렸던 참요들을 총 정리한 저자는 참요란 좁은 의미에서는 형혹(熒惑)의 움직임에 연관시켜 예언의 주술성이 강화된 요“만을 가리키나 넓은 의미로는 송축요를 제외한 요들을 모두 참요에 속한다 하였음. 따라서 본래 민간이나 지식인 사이에 불린 노래로 그 의미가 알 수 없게 된 뒤 역사적 사건과 결부되어 변형되고 재해석된 노래, 후대의 사람들이 만들어 내어 역사적 사건 뒤에 유포시킨 노래, 하늘의 의지를 드러낸다고 하면서 예언을 하는 노래, 현실정치나 특정사건의 흑막을 암시 또는 풍자하는 정치적인 노래 등이 모두 참요에 해당된다 하겠음. 그렇다면 요즘 만들어지는 참요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며 누가 만들고 주도적으로 전파시키는 가 두루 궁금해 하는 것은 참요가 시대정신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임.

*2012. 9. 12일

 

 

 

 

56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저/이덕형 역/문예출판사 간(1998)

*올더스 헉슬리를 처음 만난 것은 1969년 서울대에 재학 중인 고교동문 7명의 모임인 제로미스에서 그의 소설 “Crom Yellow" 원서를 함께 읽기로 시작한 후임. 내용이 난해해 끝까지 읽지 못했지만 영국이 낳은 이름 있는 소설가로 명망가의 후손임을 이때 알았음. ‘멋진 신세계’ 또한 원서 ‘Brave New World'를 벌써 사놓았으면서 앞 부분 만 조금 읽다가 그만 둔 책임. 43년 걸려 읽은 헉슬리의 첫 작품 ‘멋진 신세계’의 책 제목은 이 작품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한 최고의 반어라는 생각임.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기계문명의 발달과 과학의 발전이 전체주의와 결합될 때 인류에 엄청난 재앙을 가져다 줄 수 있음을 경고했음. 1932년에 출간된 이 소설이 그리고 있는 문명사회가 오늘에도 전혀 낯설지 않게 읽혀지는 것은 작가의 예견력이 얼마나 뛰어난가를 보여준다 하겠음. 야만인과 존, 그리고 헬름홀츠로 이어지는 인간성회복이 인류사회에 아직도 밝은 빛이 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희망적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음. 풍자와 회화적 과장을 통해 전체주의와 문명의 야합의 위험성을 일찍이 경고한 헉슬리의 예견력이 돋보인 작품임.

*2012. 9. 9일

 

 

 

563.연암 박지원연구

*임형택 외 4명 /재단법인 실사학사 편/사람의 무늬 간(2012)

*재단법인 실사학사의 실학연구총서의 한 권으로 출간된 본서는 연암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음. 열하일기와 연암의 소설 7편을 읽은 지 얼마 안 되는 내게는 본서를 통해 연암이 천착해온 바가 무엇인가를 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됐음. 반계유형원과 그 뒤를 이은 성호 이익이 경세치용을 추구했다면 연암 박지원은 경세지민의 방도로 이용후생(利用厚生)을 강구하고 유민익국(裕民益國)을 추구했음. 임용택 교수의 “연암의 경제사상과 이용후생론”, 김명호교수의 “연암의 실학사상에 미친 서학의 영향”, 염정섭교수의 “연암의 ‘과농소초’에 대한 종합적 검토”, 리쉐탕 교수의 “필담을 통해 본 ‘열하일기’”과 김용태 교수의 “실학과 사의식” 등 5편의 연구논문을 담고 있는 이 책을 읽고 다시 확인한 것은 정조임금이 일찍 서거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의 실학이 뿌리를 내렸을 것이고 조선이 부유해져 일본에 그토록 허망하게 넘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었음. 몸을 버려가며 정조의 죽음을 애도한 것은 군주에 대한 충성심만이 아니고 더불어 세상을 펼쳐갈 큰 기둥이 뿌리 채 뽑혔다는 좌절감도 크게 한 몫했을 것이라는 생각임.

*2012. 9. 2일

 

 

562.작품으로 읽는 연암박지원-소설편

*주영숙 저/북치는 마을(2012)

*연암 박지원은 영조13년인 1737년에 태어나 순조5년인 1805년에 세상을 뜨기까지 많은 문학작품과 실학서를 지어낸 실학자로, 그의 사상과 삶이 열하일기에 잘 녹아 있다 할 것임. 연암이 지은 소설9편 중 현존하는 7편을 해석본으로 모두 실은 이 책을 읽고 박지원을 소설가보다는 실학자나 사상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고 생각한 것은 당대로서는 문제작일지 모르지만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떠받들기에는 모자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임. 연암보다 한 세기 앞서 활동한 서포 김만중은 우리 글 훈민정음을 써서 소설 사씨남정기를 남겼는데 반해, 연암 박지원은 한문으로만 소설을 써 부상하는 새로운 독서층에 부응하지 못했고, 또 2세기 전에 활동한 세르반테스의 “돈키오테”에 비해 읽을 거리가 너무 빈약하다는 것이 내 평가임. 오히려 열하일기는 기행문으로서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높게 평가받으리라는 확신이 섰으나 소설은 모두가 아주 짧은 단편인데다 플로트도 짜임새가 있어 보이지 않았고 내용도 그리 감동적이지 못했음. 소설과는 별도로 연암의 삶에서 시대정신을 일을 수 있어 다행이었음.

*2012. 8. 31일

 

 

 

561.칸트와 헤겔의 철학

*백종현 저/아카넷 간(2011)

*아주 멀게만 느껴졌던 칸트와 헤겔의 철학을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음이 가장 큰 기쁨임. 칸트(1724-1804)와 헤겔(1770-1831)이 동 시대를 30년 넘게 산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고, 1781년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을 처음 낸 때부터 1821년 헤겔이 “법철학 요강”을 지어 낸 때까지의 약40년간이 세계사상에서 유례없이 인간 정신이 응축되어 그 모습을 드러낸 시기였음을 안 것도 이 책을 통해서임. 두 책을 각각 한번 씩 읽은 바 있고 두 철학자의 철학사상을 다룬 이 책을 읽었음에도 그 내용의 상당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것은 나의 철학적 기초지식이 없어서이지 이 책이 현학적으로 쓰였기 때문을 결코 아님. 제반 과학들이 분기한 상황에서 이제 철학은 근본학으로서 자연과 인간 사회 문화 제 영역의 최고원리와 제 영역의 통일 원리를 반성적으로 탐구하는 지적 활동 또는 그 결실이라 한 저자의 지적에 공감하면서 칸트와 헤겔을 다시 만나본 것에 만족하고 있음.

*2012. 8. 30일

 

 

 

560.악의 꽃

*보들레르 저/김붕구 역/민음사 간(2010)

*1821년 프랑스의 파리에서 출생한 보들레르가 생을 마감한 것이 1867년이니 그의 생애는 46년에 불과해 길다 할 수는 없을 것임. 그럼에도 현대 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시집 “악의 꽃”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오랜 방황을 끝낸 후 피나는 탁마의 결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임. 데카당스 문학 또는 세기말 문학의 중심 사조인 상징주의를 대표한 보들레르의 “썩은 짐승 시체”를 읽고 나서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은 도저히 시로써 표현할 만한 주제나 소재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임.

 

“음탕한 계집처럼 공중에/가랑이를 벌리고, 지글지글타며 독액 흘리며,/데면데면하고 뻔뻔스럽게/발산물로 꽉찬 배때기 열어제치고 있었지.”

 

이런 시를 두고 “가장 더럽고 추악한 비시적인 소재들로 얼마나 완벽한 시를 만들 수 있는가의 예증이라 할만하다”는 주석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날까지 보들레르에 맞서볼 뜻임. 이 시가 이해될 쯤이면 다른 시들은 벌써 내 친구가 되어 있을 것임.

 

 

559.새

*오정희 저/문학과지성사 간(2012)

*중견작가 오정희의 1996년 작품으로 장편소설이라고 하나 두 시간이면 읽어낼 수 있는 정도여서 그리 긴 소설은 아님. 10-12세의 소녀인 우미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이 우미가 보는 세상을 독자에 깔끔하게 보여주는 작가의 글 솜씨가 돋보이는 이 소설이 독자의 심금을 울리 수 있었던 것은 작가가 권말 종언에서 얘기했듯이 소년 소녀를 카운슬링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한 경험을 토대로 했고 결국 별 효과 없이 두 소년소년 오누이를 사회에 내보내야 했던 아픔을 안고 살아야하는 작가의 안타까움이 녹아들었기 때문일 것임. 작가의 감정을 억제하고 소녀의 눈으로 일관되게 세상을 보고 삶을 배워가는 이 소설을 읽고 작가의 우려와는 달리 벅차기는 하겠지만 잘 살아갈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음.

*2012. 8. 25일

 

 

558.양명학 연론 (외)

*정인보 저/홍이섭 해제/삼성문화재단 간(1972)

*50년 전 사 놓은 문고판을 이제 꺼내 읽은 것은 양명학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이 없어서였음. 중국 명나라의 양명 왕수인이 주창한 유가철학의 한 학파인 양명학은 심즉리로부터 출발하여 지행합일설에 도달하고 마지막으로 치양지설에 의하여 완성된다고 함. 양명학 연론은 1930년대 중엽 정인보 선생이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신문에 투고해 실린 글로 ‘논술의 연가’, ‘양명학이란 무엇인가’, ‘양명본전’, ‘대학간 발본색원론’, ‘양명문도 급 계기한 제현’, ‘조선양명학파’와 ‘후기’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음. 선생의 양명학 연론 외에 정철 송강, 다산 정약용과 단재 신채호 선생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는 글도 말미에 함께 실려 있음. 1892년에 태어나서 1950년 납북되기까지 국학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신 위당 정인보선생의 옥고를 읽었음을 기록하고자 함.

*2020. 8. 21일

 

 

 

557.문학연구 방법

*조동일 저/지식산업사 간((2012)

*대학원을 진학하겠다고 마음을 굳힌 나로서 국문학을 어떻게 연구할 것인가의 문제로 고민해볼 때가 된 것 같음. 고소설이나 고전시가론, 그리고 구비문학 중에서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를 고심하는 것은 그 어느 것 하나도 전망이 서지 않기 때문인데 이는 본격적인 연구주제와 방법이 잘 잡히지 않아서임. “국문학 연구는 우리 문학에서 제기되는 삶의 문제에 대한 검증이자 결단”으로 표현한 저자는 국문학연구가 “우리문학에서 자료와 원리를 얻어서 이루어지는 사상적인 활동이므로 민족사의 현장에서 발언권을 가진다”고 했음. 이 책이 왜 필요하며, 문학은 과연 연구할 수 있는 것인지, 문학작품은 어떻게 읽어야 하며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또 문학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문학사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근원부터 따져 묻고 대답하는 이 책을 읽고 문학연구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음. 대학원을 진학해 다시 정독할 뜻임.

*2012. 8. 13일

 

 

 

556.사랑손님과 어머니 외

*주요섭 저/하서 간(2011)

*‘사랑손님과 어머니’가 대표작으로 뽑히는 주요섭은 1902년 평양에서 출생해 1972년 작고하기까지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해온 문인으로, 이 점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시 ‘불꽃놀이’를 남기고 나중에 실업가로 전직한 친형 주요한과 다른 면을 보인다 하겠음. 당대 일본유학파 문인들과는 달리 중국의 상해 호강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주요섭이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위원장이 되었고 대학에서 학장직을 맡았으며 영자지 주필을 맡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것은 그의 학력으로 보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음. 홀로 사는 어머니와 하숙생 선생님과의 관계를 증언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사랑 손님과 어머니’는 그저 그런 통속적인 이야기를 순수하고 애틋하게 묘사할 수 있었던 것은 순진무구한 6세 여아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끌어간 덕분일 것임. ‘추운 밤’ 등의 리얼리티가 높은 작품과 ‘아네모네의 마담’ 같은 순정을 강조한 작품 등도 감동을 느꼈음.

*2012. 8. 12일

 

 

 

 

555.귀신과 트라우마

*윤혜신 저/지식의 날개 간(2010)

*‘한국고전 서사에 나타난 귀신 탐색’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왜 첨단 기술이 넘치는 현대에도 귀신이야기에 솔깃할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서로 보아도 무난할 것임. 고려이전과 고려, 그리고 조선으로 시대를 구분해 당대의 귀신이 어떤 모습을 했는지를 알려준 후 왜 귀신이 나타나고 귀신을 보는 인간의 시선은 어떠하며 현대인인 나에게 귀신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일러줄 뿐만 아니라 우리 선조들은 귀신과 어떻게 소통하고 트라우마를 어떻게 치유했는가도 함께 알려주고 있음. 중학교 1학년 때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길을 걷다가 하얀 소복을 한 여인이 따라오는 것을 목도했고, 그 소복한 여인이 자동차 빛을 받으면 형체가 사라졌다 다시 쫓아와 공포에 떨었던 경험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 우리 귀신에 관한 이야기가 단순히 허황된 이야기로 매도할 수 없는 내게 귀신이 인성과 신성을 같이 갖고 있다는 점이 경계심을 늦추게 했음.

*2012. 8. 11일

 

 

554.창선감의록

*이지영 역/문학동네 간(2010)

*필사본만 260여종이 전해지는 고소설 ‘창선감의록’은 작자가 미상으로 되어 있으나 숙종 때의 인물인 조성기가 가장 유력하다면 17세기 후반의 작품으로 추정해볼 수 있음. 소설 듣기를 좋아하는 어머니를 위해 이 소설을 썼다는 조성기는 퇴계의 ‘이’와 율곡의 ‘기’를 절충한 유학자로 알려졌음. ‘창선감의록’은 명나라 가정 연간을 배경으로 삼은 소설로 분명한 허구인 화진집안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몇 가지 설정을 통해 허구를 역사적 사실과 공존하게 함으로써 사실처럼 보이도록 위장했음. 당시 중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 많이 나온 것은 정치적인 핍박을 면하기 위함도 있었음. 수많은 이본이 전해진다는 것은 이 소설의 인기가 어떠했는가를 말해주는 것으로 ‘하늘은 충효를 돕는 사람을 돕는다’는 명제가 참임을 일러주기 위해 광활한 중국 땅의 명문가인 화운가를 등장시켜 소설적 완성도를 높였다는 생각임.

*2012. 8. 10일

 

 

552-553.제인에어

*샬럿 브론테 저/유종호 역/민음사 간(2011)

*여성취향의 소설로만 여겨 읽기를 주저해온 샬럿 브론테의 이 작품을 사서 읽게 된 것은 방송대 국문과의 문학비평론을 공부하고 나서임. 이 과목의 ‘페미니즘 비평’ 장에서 샌드라 길버트와 수잔구버의 공저인 페미니즘 비평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언급되는데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바로 소설 ‘제인에어’에 나오는 대 부호 로체스터의 아내인 ‘버타’임. ‘폭풍의 언덕’이라는 소설을 쓴 영국의 여류소설가 에밀리 브론테와 자매간인 샬럿 브론테는 1816년 영국의 요크셔에서 태어나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으며, 그간 에밀리, 앤 등 자매와의 공저인 시집 ‘커러, 엘리스, 액턴 벨의 시집’과 요즘도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소설로 손꼽히는 ‘제인에어’를 내놓았음. ‘커러 벨’이라는 남성필명으로 1847년에 발표한 ‘제인에어’는 어린 시절 견뎌내기 힘든 시련을 겪은 주인공 제인에어가 대부호 로체스터를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 결혼을 하기까지 낭만적 사랑과 삶을 그린 소설로 영국적 순애보도 동양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았음. 시공을 넘어 독자에 감동을 주는 소설은 자기희생적 순애를 다룬 것임을 이 소설을 통해 다시 확인하면서 인간에 대한 신뢰가 가슴 속에서 다시 움틈을 느꼈음. 페미니스트들은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부각시켜 당대 여성들이 핍박받았음을 부각시키고 싶겠지만 주인공 제인에어가 젊은 목사의 결혼제의를 거절하고 중년의 눈먼 로체스터를 택해 사는 것은 잃어버린 휴머니즘의 복원 같아 감동을 느꼈음.

*2012. 8. 8일

 

 

 

 

551.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저/김종길 역/민음사 간(2012)

*소설 “제인에어”라는 명작을 남긴 샤롯 브론테의 동생인 에밀브론테의 유일한 소설로 영문학의 3대 비극이자 세계10대소설의 반열에 오를 정도로 명작으로 평가되고 있음. 1848년 서른 살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작가는 “내 영혼은 겁쟁이가 아니기에 폭풍이 몰아치는 영역에 떨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강인한 면모를 갖고 있는데, ‘폭풍의 언덕’에서 그러한 면모를 찾아볼 수 있음. 황량한 들판 위의 외딴 저택 워더링 하이츠를 무대로 벌어지는 사랑과 복수를 묘사한 이 소설에는 음산함이 깔려 있으며 황폐화된 인격의 주인공 히스클리프의 음모의 묘사는 섬뜩함을 느끼게 했음. 이 소설을 읽고서 신분이 높은 이들은 선인으로, 하층민은 악인으로 묘사되는 등 신분에 따라 이분법적 작위가 보이기도 했음.

*2012. 7. 31일

 

 

 

550.열하일기

*박지원 저/전영진 역/홍신문화사 간(1996)

*십 수 년 전에 사서 본 책으로 돌베개에서 간행한 완역본 ‘열하일기’3권을 다 읽고 나서 총정리 목적으로 다시 꺼내 읽었음. 완역과 초역이 어떻게 다른 가를 이 책을 읽음으로써 생생하게 알 수 있었는데, 예를 들면 국문학사에서 중히 다루는 한문소설 허생전과 호질이 실려 있지 않았음. 참고가 될 만한 사진도 실리지 않아 마치 문고판을 읽은 느낌임. 박지원의 수레에 대한 고찰과 친구 담헌 홍대용의 지동설 설명이 인상적임. 정조4년인 1780년 사촌형 박명원을 수행해 약 4개월간 열하를 다녀온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은 책으로 중국인 유학자 몇 명과 교유해 필담을 나눈 기록도 독특했음.

*2012. 7. 29일

 

 

 

 

549.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이인식 저/김영사 간(2012)

*유럽의 문명사를 지배해온 인본주의와 합리주의가 과학의 발전을 가져왔고 그 과학의 힘으로 자연을 공존의 대상에서 개발의 대상으로 삼아 경제적 부를 키워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임. 자연을 끊임없이 개발함에 따라 그 부작용이 점점 심각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바 이에 부응한 이념적 변화가 생태주의라 할 수 있을 것임. 저자는 생태주의가 녹색혁명이라면 자연을 위대한 스승으로 깨닫고 자연을 모방하는 생물모방을 청색혁명으로 일컫고 있음. 총 2부로 편성된 이 책의 제1부는 ‘자연의 지혜를 배운다’라는 주제로 ‘자연을 본 뜬 위대한 발명’과 ‘자연중심적 기술’을 상론하고, ‘청색기술이 희망이다’라는 주제의 제 2부에서는 ‘자연을 본떠 만든 물질’, ‘생물을 모방하는 로봇’, ‘인체부품을 보완한다’, ‘인공생명’, ‘집단기능’, ‘자연에서 배우는 건축’의 예를 자세히 들고 있음. 이 책을 읽고 생물모방이 청색혁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모방한 제품이나 기술의 여러 에들을 제시하는 것에 더하여 이론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아쉬움이 느껴졌음.

*2012. 7. 28일

 

 

 

 

 

548.열하일기3

*박지원 역/김혈조 역/돌베개 간(2011)

*열하일기 마지막 권인 이 책의 내용들은 ‘요술놀이 이야기’, ‘장성 밖에서 들은 신기한 이야기’ 등 잡록에 해당되나 , ‘옥갑에서의 이야기’ 편에서는 박지원의 대표작인 소설 ‘허생전’이 실려 있어 앞의 두 권에 비해 그 역사적 가치가 떨어진다 할 수 없음. 연암 박지원이 양반 허생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양반의 무능이 아니라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허황되거나 거짓되게 본 양반의 허위의식을 고발하는데 있음을 확실히 깨달았음. 江과 河의 명확한 뜻을 안 것도 이 책을 읽어 얻은 것으로, 방송대의 한문스터디그룹인 현운재에서 배운 江은 건너편이 보이고 河는 건너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川으로 배웠는데 이와는 다른 견해가 실려 있어 흥미로웠음. 연암 박지원은 江은 장강의 줄기를 말하고 河는 황하의

줄기를 말한다는 옛 이야기는 틀린 것이라며 江은 물이 맑은 데 반해 河는 물이 탁하는데 그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했음. 텍스트에 나오는 상당한 내용들을 사진이 뒷받침해주어 이해하기가 많이 쉬웠음.

*2012. 7. 27일

 

 

 

547.일차진료와 여행의학

*이종규 저/대한일차진료학회 간(2006)

*원거리 산행을 즐기는 내게 여행의학서를 읽어볼 기회를 준 것은 저자인 고교동창 이종규 원장임. 수많은 개업의과 달리 미얀마, 아프카니스탄 등 의료후진국에서 봉사활동을 벌려온 저자이기에 누구보다 여행의학서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임. 나이 60이 가까운 저자가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한 이 책은 2부로 나뉘었는데 1부에서는 청산리대장정단과 함께한 의료활동을 포함한 일차진료와 여행의학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있고, 2부는 저자의 에세이가 실려 있어 저자의 진솔한 면을 엿볼 수 있었음. 수필가로 등단한 저자의 글 솜씨가 더해져 의학에 문외한인 나도 큰 무리 없이 읽어나갔음. 생업을 나름대로 잘 꾸려가면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보살피고자 세계를 무대로 열심히 일해 온 저자의 이 책을 읽은 것은 울진의 평해를 찾아가 하룻밤을 묵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직후여서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큰 뜻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음. 이 책을 읽고 나서 친구인 저자에 부럽고 부끄럽고 고맙다는 감정이 절로 일었음.

*2012. 7. 26일

 

 

546.열하일기 2

*박지원 역/김혈조 역/돌베개 간(2011)

*열하에서 머문 엿새와 북경으로 돌아가는 길의 엿새 동안의 여정을 기록한 “태학관에 머물며”와 “북경으로 되돌아가는 이야기”의 두 편에다 “열하에서 만난 중구친구들” 등 거의다가 토픽별로 청의 유학자들과 주고받은 대담 내용이 9편이나 더해져 기행문으로 채워진 1권과는 사뭇 다른 내용의 책으로 느껴졌음. 청의 유학자 곡정과의 긴 시간 대화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필담으로 이루어졌는데 통역을 두지 않고도 고담준론을 이어갈 수 있는 두 사람의 끈기와 지식욕도 참으로 별나다는 생각이 들었음. 연암과 청의 유학자 형산과 나누는 필담 중에 형산이 그의 친구인 도규장이 “서까래의 제비 소리를 듣고 논어의 한 구절”이라고 말했다고 적고 있는데 그 논어의 한 구절은 다름아닌 “知之爲知之不知爲不知 是知也”로, 왕안석은 그의 책 ‘설부’에서 한문으로 읽으면 마치 제비기 지저귀는 소리와 같다고 했다함.

연암씨가 지은 외전에는 실제만 있고 거짓이 없다는 유득공의 평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임.

2012. 7. 25일

 

 

545.슬픈 열대

*C 레비 스토로스 저/박옥줄 역/한길사 간(1998)

*20세기의 철학은 프랑스가 주도했듯이 20세기 동안 철학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 또한 프랑스일 것임. 프랑스가 배출한 현대구조주의 사상가인 레비 스토로스는 1908년 벨기에에서 태어나 6세에 파리로 옮긴 후, 법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브라질의 상파울로 대학의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브라질 북서부의 원주민 사회를 조사했음. 이 책은 역자가 소개한 대로 “단순한 민족지의 차원을 넘어 저자 자신의 사상적 편력과 청년기의 체험, 인류학을 자신의 학문영역으로 설정하게 된 동기와 과정 등을 지적 자서전의 형식으로 기술”한 책으로 저자의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을 함께 읽을 수 있는 명저임. 이 책을 통해 “문명의 고발과 함께 신세계의 붕괴”, “이국적인 것에 대한 환멸” 등을 다루고 있는 레비스토로스가 탐구한 궁극적인 목적은 루소가 말한 “이미 존재하지 않고, 과거에도 결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며, 미래에도 결코 존재하지 않을 어떤 상태”를 파악하려는데 있다고 역자는 그의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 사유에 대한 비판”에서 적고 있음.

*2012. 7. 23일

 

 

 

544.큐비즘

*존 골딩 저/황지우 역/열화당 간(1998)

*큐비즘은 1906년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로 시작되어 20여년 지속된 미술운동으로 회화공간을 재편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음. 20세기 초 큐비즘은 르네상스 이후 오랫동안 확고하게 자리 잡은 단일시점의 원근법에 부여된 대상의 가짜 입체감을 해체시키고 그것을 이차원적 캔버스 평면에 재구성함으로써 순수한 시각성에 의한 회화의 자율성을 획득하려 했다고 역자인 황지우는 이 책 역자후기에 적고 있음.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이외에 조르쥬 브라크의 “라로쉬-기용의 성”, 후앙 그리의 “피카소의 추상”, 앙리 로랑스의 “포도가 있는 화분”, 자끄 립리츠의 “분해가능한 형태” 등의 큐비즘을 대표하는 회화작품이 함께 실려 있고 작가의 활동도 소개되어 있음. 미술선생이었던 집사람이 남기고 책으로 20세기의 미술운동사의 단초를 연 큐비즘을 조감하기에 딱 알맞은 책이라 생각됨.

*2012. 7. 16일

 

 

543.장자

*장자 저/김학주 역/연암서가(2011)

*장자(莊子)는 B.C.370-B.C.280년에 살아 활동한 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중의 한 분으로 노자를 이어받아 도가를 발전시킨 분으로 알려져 있음. 이름이 周이고, 자는 子休이며, 중국 蒙나라 사람으로 알려진 장자는 공자를 따르는 비슷한 연배의 맹자와 달리 노자를 따랐음. 장자가 지은 장자는 내편, 외편, 잡편의 세 가지로 분류되는데 총33편 중 앞머리의 내편만이 순수한 장자의 사상을 기록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음. 소요유, 제물론, 양생주, 인간세, 덕충부, 대종사, 응제왕 등 총7편의 내편 중에서 제물론(齊物論)이 주목되는 바, 제물이란 모든 사물을 한결같이 똑같은 것으로 본다는 뜻이며, 제물론이란 세상의 일반적인 가치관을 초월하여 높은 경지에서 볼 때 모든 사물이 한결같이 보인다는 것이 제물론의 요체라 할 수 있음. 이 책 곳곳에 공자를 비판하거나 희화화한 장면이 보이는 것은 장자는 유가의 공자보다 도가의 노자를 따랐기 때문일 것임. 설사 그렇다 해도 공자가 도척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것으로 묘사한 것은 심하다는 생각임.

*2012. 7. 15일

 

 

542.꿈의 해석

*프로이트 저/조대경 역/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간(2010)

*방송대에 재학 중인 내가 2년 전 이수한 “인간과 심리”과목을 학계계절학기를 통해 재 이수하는 것은 낮은 점수를 올리는 것 외에 심리학을 개론수준으로나마 이해하고 싶어서였음. 사범대를 나와 교육심리시간에 거의 다 배운 내용이지만 벌써 40여전의 일이라 다 까먹어 새롭게 공부하고 있는데 이참에 한 번 더 읽어두고 싶은 것이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었음. 사람의 심리작용을 너무 성적으로 편향되어 해석한다는 비평을 받고 있지만 니체 및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정신사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한 분으로 꼽히고 있을 정도여서 “꿈의 해석”은 여전히 명저라는 생각임. 30대 후반에 연구에 착수해 40대 초반에 완성한 이 책에 따르면 꿈의 잠재적인 내용인 꿈의 사고가 왜곡의 기제에 의하여 현재적인 내용으로 변형되는 과정은 압축과 전위로 요약하고 있음. 이것은 프로이트가 환자와 상담하면서 수많은 꿈의 사례를 접했고 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것이기에 샤머니즘과는 구별되어야 할 것임.

*2012. 7. 12일

 

 

541.12시간의 통일이야기

*이태진 외 4명 공저/민음사 간(2011)

*사계 유명학자인 이태진, 하영선, 노태돈, 도진순, 고유환, 조동호 교수 등이 한 자리에 모여 나눈 대담자료를 책으로 펴낸 것으로 남북관계를 다시 보게 했음.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와는 달리 개방화 정책을 펴지 못한 것은 우리나라 때문이라는 진단은 나에게는 새로운 것이었음. 대북정책을 프로젝트에서 탈피해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에도 공감이 갔음. 그나마 프로그램에 가까운 개성공단은 몇 번의 난관을 뚫고 이어갔는데 금강산 관광은 프로젝트성이어서 돌발사고에 대처할 여력이 없었다는 것을 그 예로 들었음. 또 하나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이 책에서 높이 평가했는데 특히 무역의 중요성을 역설한 허생전은

다시 들여다볼만하다 했음. 반공의 이념 테두리 안에서 사고해온 내게 보다 넓게 보도록 한 저자들의 대담에 상당부분 공감하면서 작금의 종북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해 답답함은 여전함.

*2012. 7. 10일

 

 

 

540.열하일기1

*박지원 역/김혈조 역/돌베개 간(2011)

*1780년 청의 건륭황제 70회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조선에서 파견한 사절단에 연암 박지원이 동행한 것이 국문학사에 길이 남을 쾌거라 생각하는 것은 조선조 최고의 실학자 중 한명으로 추대 받는 연암의 오감을 빌려 당대의 문화, 풍속과 문물을 접할 수 있기 때문임. 총3권으로 구성된 번역본의 첫 권에는 사절단이 압록강을 건너 심양과 산해관을 거쳐 도착한 북경에서 건륭제가 여름 한 철 머무는 행재소가 있는 열하로 향하기까지 연암이 보고 겪은 일들을 간결하고도 수려한 필체로 그려낸 기행문이 실려 있었음. 이 책에 실린 기행문의 내용이 다양해 연암이 지은 한문소설 “호질”이 이 책의 관내정사에 실려 있는데 양반의 위선을 꼬집은 풍자소설이랄 수 있을 것임. 수레와 구들장에 관한 연암의 언급은 연암이 단순한 유학자로 머물지 않고 실학자로 자질을 겸비한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음.

*2012. 7. 3일

 

 

539.언어의 토대-구조기능주의 입문

*로만 야콥슨, 모리스 할레 공저/박여성 역/문학과 지성사 간(2009)

*미국의 러시아태생 언어학자 로만 야곱슨을 만나 것은 방송대 국문과에 들어와서임. 1학년 교과서인 “글과 생각”에 ‘언어의 여섯 가지 기능’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인데, 이 글의 주 내용이 언어의 6가지 기능을 요약 설명한 것임. 정보적 기능, 표출적기능, 명령적기능, 친교적기능, 관어적기능과 미학적기능을 일컫는 것으로 이 중 관심이 더 간 부분은 전언은 아름다운 구조를 가지려 한다는 미학적기능으로 시적기능으로 불리기도 함. 야콥슨이 미국으로 건너가 만난 제자 모리스할레와 같이 저술한 이 책은 20세기 구조언어학의 백미로 꼽히는 고전이라 하는데 내용이 난해해 쉽게 읽혀지지 않았음. 인간 언어의 보편적 본성을 변별특징들의 조합과 대립쌍들의 체계에서 모색하여 구조음은운론을 확립하고 생성언어학의 탄생을 에비했다는 점에서 학문사적 차별성을 갖는 저서로 역자는 평가했음.

*2012. 6. 19일

 

 

538.롤랑 바르트

*J. 킬러 저/최미숙 역/지성의 샘 간(1995)

*1980년 65세를 일기로 사망한 프랑스의 철학자 롤랑 바르트는 이 책의 저자인 J. 킬러가 그를 다양한 모습을 한 인간으로 규정할 만큼 다방면에서 학문적 업적을 남겼음. 11년 전 패션비즈니스에 몸담고 있을 때 한 번 읽었던 것은 그의 저서 “패션의 체계”에서 옷이 “팔리게 만드는 것은 의미이다”라고 지적한 것에 공감해서였음. 당시는 기표와 기의 등의 언어학 용어의 개념을 잘 알지 못한 채 읽었으나 방송대를 다니는 덕분에 소쉬르의 “일반언어학강의”를 읽어보아 개념이해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음. 다만 롤랑바르트의 활동분야가 하도 광범위해 바르트가 어떤 사람인가를 규정짓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느낌임. 바르트는 그의 저서 “신화학”에서 “만일 언어의 건강함이 있다면 그것은 그것의 토대인 기호들의 임의성이다. 신화에서 메스꺼운 점은 거짓된 자연에 의존하는 것이다”라고 애기했는데 이는 신화는 항상 준l된 알리바이를 가지도 있다는 그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임.

*2012. 6. 15일

 

 

537.테스

*토마스 하디 저/이종구 역/문예출판사 간(2009)

*독학으로 문학을 공부한 영국의 작가 토마스 하디는 20세기 최대의 비극작가로 알려진 소설가이자 시인임. 토마스 하디의 대표작으로 뽑히는 “테스”는 아주 옛날 몰락한 명문가의 딸 테스가 남자들로부터 버림받아 힘들게 살면서도 진실한 사랑을 구현하고자 애쓰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린 작품임. 1980년대(?) 영화를 보고도 감명을 받았으며 특히 테스의 삶이 순조로울 수 없을 것 같다는 암시를 준 안개가 잔뜩 낀 시골풍경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생생하게 떠올랐음. 오늘날이라면 어쩔 수 없이 잃은 순결을 감싸주지 못하고 테스를 떠나는 앤젤의 비정함이 이해되지 않지만, 기독교적 윤리의식이 지배한 20세기 초 만해도 그럴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포스트모더님즘 작가들의 소설처럼 난해하지 않아 좋았음.

*2012. 6. 9일

 

 

536.속요형식론

*손종흠 저/박문사 간(2010)

*고려속요는 한글로 표기된 최초의 시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함. 이전의 대표적 시가라 할 수 있는 신라의 향가는 향찰로 표기되어 있어 그 해석조차 완전하지 못해 시가의 형식을 논하기에는 역부족인데 고려속요는 조선조 세종임금이 한글을 창제한 덕에 악학궤범, 시용향악보, 악장가사 등에 그 가사가 한글로 수록될 수 있었음. 저자가 속요의 형식론을 저술해 낼 수 있었던 것은 기실 속요가 한글로 표기되어 있어 해석의 어려움이 없었기에 가능했음. 발생적 허와 완성적 공의 개념에 기초해 시가의 형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러준 다음, 음수, 음보, 행, 장, 조흥구, 감탄사등이 속요의 형식에 어떻게 나타나는 가를, 그리고 그 기능이 무엇인가를 상론한 이 책이 내가 ‘고전시가론’을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임. 고려속요의 형식규명이 단순히 속요만이 아니고 우리 민족시가 전체의 형식규명의 시작이기에 국문학사적 의의도 크다 하겠음.

*2012. 6. 1일

 

 

535.한국의 샤머니즘과 분석심리학

*이부영 저/한길사 간(2012)

*서울대 교수였던 정신과의사 이부영 저자는 인간의 병고와 죽음에 직면하여 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원시적의사인 샤먼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행하는지를 증명해보이고, 또 원시적관념과 행위가 상징적으로 현대를 사는 우리의 마음 속에 살아 있음을 증명해 보이고자 이 책을 저술했음을 밝혔음. 샤마니즘과 인간심리, 샤머니즘과 무속은 다른 것인가, 입무과정(샤먼이 되는 길), 귀령현상과 그 심리학적 상징성, 한국민간의 질병관 및 정신병관, 한국민간의 정신병치료, 빙의현상과 징후, 무속신앙과 정신장애, 죽음, 저승, 사령과 살, 굿과 정신치료, 한국 샤머니즘과 집단적 무의식의 원형상, 한국민간신앙과 윤리의식, 무속문화를 배경에 둔 환자의 정신과 치료, 그리고 샤머니즘과 한 국인 등 총14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다양한 실례가 제시되어 샤머니즘의 이해를 돕고 있음. 어렸을 때 굿을 하는 것을 여러 번 보면서 미심이라 일축했는데 이 책을 보고나서 우리 고유의 소중한 문화이자 정신병 치유의 주요한 수단이었음을 알게 되었음. 구비문학과 상당한 관련이 잇을 것으로 보아 다시 읽어보고자 함.

*2012. 5. 19일

 

 

534.운수 좋은 날-현진건 중단편선(한국문학전집34)

*현진건 저/문학과 지성사 간(2008)

*김동인 및 염상섭과 함께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에 작품활동을 시작한 현진건은 방송대국문과 교과서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은 작가여서 고등학교 다닐 때 읽어 본 작품이 전부였음.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할머니의 죽음’ 등은 다시 읽어본 것이고 ‘술권하는 사회’, ‘빈처’와 중편 ‘타락자’는 이 책에서 처음 접했음. 역시 대표작은 ‘운수 좋은 날’로 생각되며, 인력거꾼 김첨지가 ‘운수 좋은 날’ 부인의 죽음을 맞아 절규하는 마지막 장면은 눈시울을 뜨겁게 했음. 동아일보에서 사회부장으로 재직 중 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을 가져온 손기정선수의 가슴에 일장기 대신 태극기로 갈아 끼어 사진을 내보낸 일장기 말살사건에 연루되어 감옥살이를 한 바 있는 현진건이기에 끝내 일제에 굴하지 않았다는 생각임. 근대적 단편소설의 모형을 확립한 작가의 한사람인 현진건은 근대적 사실주의 문학의 초석을 놓은 작가로 평가받고 있음.

*2012. 5. 15일

 

 

 

533.한국시가의 미학

*손종흠 저/에피스테메 간(2011)

*한국시가란 상고대노래에서 현대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는 바, 향가와 고려속요, 경기체가, 악장, 가사와 시조 등이 이에 속한다 하겠음. 방송대국문과교수인 저자의 이 책에는 방송대강좌내용이 상당부분 들어 있어 내용을 이해하기가 보다 수월했음. ‘소재와 미학’, ‘사상과 미학’, ‘시간과 미학’, ‘구조와 미학’, ‘공간과 미학’, ‘수사법과 미학’ 등에 관해 상론을 편 이 책을 통해 우리 시가의 아름다움을 읽어낼 수 있었음. 균여전의 향가를 한문으로 번역한 고려조의 최행귀가 3구6명을 언급했는데 이 구와 명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시도한 것을 학계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함.

*2012. 5. 10일

 

 

532.한국화의 세계

*박용숙 저/일지사 간(1978)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집사람이 사놓은 “한국화 세계”라는 문고판크기의 책을 꺼내 읽었으나 미술에 문외한인 내게는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내내 고전했음. 총6부로 구성된 이 책의 차례는 “한국화에 대한 물음의 시초”, “한국화에 대한 미학적인 여러 풍경”, “이른바 민화에 대한 초보적 연구”, “동양화에서 한국화까지”, “한국화와 민족적 리얼리즘” 및 “한국화의 좌절-이중섭” 등으로 되어 있음. 마지막 장은 1973년 신동아에 연재된 고은의 “이중섭 평전”을 통해 만나본 인물인 이중섭에 관한 글이어서 흥미롭게 읽었음. 저자는 희랍적 실재가 가지는 사실성의 미, 그리고 기독교적 진리가 가지는 직선미와 우리들의 전통적인 미, 이른바 ‘멋’이나 ‘아름’ 등의 특수적인 소재를 통틀어 여하히 이에 화학변화를 가질 것인가의 해답에, 한국현대미술의 보편성이 돋보여진다고 했음.

*2012. 5. 4일

 

 

531.황순원 소설선 카인의 후예

*황순원 저/문학과 지성사 간((2011)

*한 세대 위 작가인 황순원을 다시 만난 것은 그의 작품 “카인의 후예”와 “나무들 비탈에서다”의 장편 2편과 단편 “너와 나만의 시간” 등을 읽어서임. 모두가 남북분단을 배경으로 삼은 광의 분단소설이며, 그 중 “나무들 비탈에 서다”와 “너와 나만의 시간”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전쟁소설임. 미소의 한반도 주둔으로 남북이 갈라진 상태에서 토지개혁을 맞는 북조선인민들의 삶과 생각이 어떻게 바뀌며 갈등관계가 어떻게 심화되고 매듭지는 가를 보여주는 “카인의 후예”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공산주의자들이 부르짖음이 진정 휴머니즘에 의한 것이 아니고 권력쟁취에 있음을 얼마간 보여주었기 때문임. “나무들 비탈에 서다”의 참전 군인들이 전쟁의 상흔을 트라우마로 가지며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무들이 비탈에 선 것처럼 안스러워 하는 작가의 휴머니즘을 읽을 수 있었음. 일제강점기의 마릭 4년 동안 일제에 야합하지 않고 암흑 속에서 오로지 우리글을 써 준비한 황순원의 작가정신에 존경의 마음이 절로 들음.

*2012. 5. 1일

 

 

 

530.소설의 이론

*게오르크 루카치 저/김경식 역/문예출판사 간(2011)

*마르크스가 문학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책이 있다면 바로 게오르크 루카치가 지은 “소설의 이론”이라는 이 책일 것임. 이 책은 제 1차 대전 중에 집필한 저서로 서구의 근대적 장편소설에 관한 역사철학적 미학적 담론을 담은 책임. 이 책은 크게 2부분으로 나뉘는바 하나는 “전체문화가 완결되어 있는가 아니면 문제적인가 하는 점과 관련해서 본 대서사문학의 형식들”이고 나머지 하나는 “소설형식의 유형론 시론”이다. 이 책은 헤겔이 제시한 이론적 방법론적 단초를 서사형식들과 역사의 변증법적 연관성에 대한 고찰로 발전 구체화시켰으며 이를 통해 소설을 근대의 전형적인 장르로 통찰할 수 있게 하는 이론적여지를 획기적으로 넓혀놓았다고 역자는 강조하고 있음. 내용이 난해해 재독할 뜻임.

*2012. 4. 20일

 

 

529.수난이대

*하근찬 저/하서 간(2011)

*일제 때 징용가 한 팔을 잃은 아버지가 6.25전쟁 때 참전한 아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역으로 마중을 나갔는데 아들은 한 다리를 잃어 의족을 하고 아버지 앞에 나타나 2대에 걸쳐 수난이 계속됨을 그린 작품이 작가의 대표작인 수난이대임. 어찌 살 거냐는 아들의 절망에 “목숨이 붙어 있으면 다 사는 거다”라고 한 아버지는 아들을 등에 업고 다리를 무사히 건너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이 작품은 하근찬의 대표작답게 사실적이고 감동적임. 이 책에는 ‘여학생’, ‘흰 종이 수염’, ‘일본도“등 8편이 실렸는데 모두가 사실적이고 곤경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자는 삶의 의지가 엿보였음. 1931년에 태어나 2007년에 사망한 작가여서인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경험한 세대여서인지 사실적인 묘사가 두드러짐

*2012. 4. 15일

 

 

528.땅의 논리 인간의 논리

*최창조 저/ 민음사 간(1993)

*집을 지을 땅을 정하고 묘지로 쓸 자리를 정하는데 유용하다는 풍수지리를 부정하고 땅과 조화를 이루며 땅을 슬기롭게 이용하는 것이 풍수지리임을 역설하는 저자는 우리나라 대학에서 보기 드문 풍수지리학자임. 도선의 풍수지리가 과학적인 연구에 의해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시되어서도 안 되겠지만 무조건 따르는 것도 오늘날의 풍수지리학자가 할 일이 아님을 이야기하는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풍수란 땅과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는 것임. 이중환은 우리 산의 발원지는 중국의 곤륜산으로 보았으며 신경준은 백두산에서 뻗어나가는 산줄기가 우리 한반도에 국한 된 것이 아니고 중국대륙은 물론 바다 밑으로 해서 일본까지 이어진다고 했음. 이중환은 우리 지형을 중국에 절하는 노인으로 비유했고 최남선은 중국의 중원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에 견주었음도 이 책이 말해주고 있음. 풍수지리와 환경보존의 습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가도 지켜볼만하다 하겠음.

*2012. 4. 14일

 

 

 

527.한국현대소설사의 주변

*이상진 저/도서출판 박이정 간(2004)

*이 책은 2부로 나뉘는 바, 제1부는 작가론으로 김일엽, 최서해, 김말봉, 김성한, 정연희 등의 5명의 작가를 대상으로 했고, 제2부에서는신채호의 ‘꿈하늘’. 윤흥길의 ‘장마’, 김동리의 ‘을화’,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시장과 전장’, ‘파시’와 한무숙의 ‘유수암’등을 대상으로 한 작품론으로 구성되었음. 윤흥길의 장마에 대한 문학비평이 시험문제여서 참고하고자 사서 읽는 김에 다른 작가들의 글도 재미있게 읽었음. 신채호의 ‘꿈하늘’이 떤 작품인가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으며 김성한 고유의 문체도 흥미로웠음. 1970년 분단소설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윤흥길의 ‘장마’를 저자가 높이 평가하는 것은 이 소설이 분단의 아픔을 다루기보다는 분단을 극복해 화해를 이룬 점 때문일 것임. 1948생인 나보다 6살 위인 작가가 8살에 맞은 한국전쟁의 체험이 독특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나이에 경험을 해 이념의 과다한 지배 없이 전쟁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임. 1960년에 발표된 최인훈의 ‘광장’과 달리 이 소설이 어떻게 화해를 이룰 수 있었나에 초점을 맞춰 읽는 것도 흥미로웠음.

*2012. 4. 11일

 

 

526.그리스 로마신화5-아르고원정대의 모험

*이윤기 저/웅진지식하우스 간(2010)

*그리스의 영웅을 들라면 단연 헤라클레스와 테세우스, 그리고 이에 한 명을 더한다면 이아손일 것임. 아이손 국왕의 아들 이아손은 16년간 준비해 성인이 된 후 5살 때 아버지의 정권을 탈취한 숙부 펠리아스를 찾아가 정권을 물려줄 것을 요청하나, 숙부는 들어주는 조건으로 콜키스의 금양모피를 찾아오라 함. 이에 거선 아르곤을 만들고 원정대원을 모집해 갖은 난관을 이겨내고 금양모피를 찾아온다는 줄거리가 이 책의 주 내용임. 2010년에 사망한 저자의 마지막 신화집으로 복잡한 내용을 쉽게 풀이해 이해하기 쉬웠음. 구비문학의 시원을 연 신화가 오늘날에도 의미를 갖는 것은 신화가 우리 정신문화의 근원을 이루기 때문일 것임. 그리스 신화가 널리 익히는 것은 그 내용이 특별히 교훈적이어서가 아니고 인간 정신의 원형이 무엇일까를 얼마고 일러주기 때문일 것임. 신학대학을 나와 신화에 몰두해 여러 신화집을 내고 영면한 작가의 명복을 빌면서 그리스로마신화5권을 손에서 내려놓았음.

*2012. 4. 9일

 

 

 

525.정지용의 삶과 문학

*박태상 저/깊은 샘 간(2010)

*한 작가의 삶을 그의 문학작품과 관련지어 고찰하는 것도 문학비평 중 역사 전기적 비평에 해당됨. 북한문학에 관심을 높고 납북시인 정지용에 대해 애착이 큰 박태상 교수는 이 책에서 정지용을 실험적인 예술가로 평가했음. 일본 강점기 후반인 1939년에 발간된 ‘문장’에서 시 부문을 맡아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등의 청록파 시인을 발굴하고 우리 문학을 지키고자 노력한 정지용이 우리의 고전문학을 어떻게 지켰는지에 대해 알아보아 레포트 작성에 도움 받고자 이 책을 사보았으나 손에 딱 잡히는 부분을 발견하지 못해 난감했음. 한동안 월북 작가로 오인되어 금서로 분류된 그의 작품이 납북으로 알려진 후 해금되고 나서야 자유롭게 읽히고 있다는 것은 우리문학이 반공의 무게를 어떻게 감내해왔나를 잘 보여주는 실례라 하겠음. 항상 전통을 깨부수는 동시에 다시 새로운 전통을 만들었던 예술가로 이 책은 평가하고 있지만 아무려면 이상의 실험정신에 비할 수 있으랴 싶었음. 권말에 실린 북한시인 박산운의 정지용회상문은 보기 드문 자료로 북한의 문학이 얼마나 경색되었나를 엿볼 수 있었음.

*2012. 4. 1일

 

 

524.명심보감

*이기석 역해/홍신문화사 간(2008)

*명심보감은 고려 충렬왕 때 문신 추적(秋適)이 편찬한 것으로 원래 명의 범압본(氾入本)이 편찬했다 함. 천명, 게선 등 19편과 증보, 팔반가 등의 5편의 증보편 등 총 24편으로 구성 된 이 책은 세상을 올바르게 사는데 귀감이 될 만한 주옥같은 문장들로 구성된 인생의 지침서임. 방송대 국문과에 입학하여 한문독해를 위해 나름대로 애쓰고 있는바, 이 책을 시작으로 사서오경 독해에 도전하고자 함. 삼강오륜과 안분수명 등의 가르침을 오늘에 맞도록 되살려 혼탁하고 부정부패가 횡행하는 이 사회를 바로 잡는 데 이 책의 가르침이 크게 유용할 것으로 판단되나 실용적인 영어 공부에 힘을 쏟는 요즈음 이 같은 수신서들이 자리 잡을 데가 없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임.

*2012. 3. 27일

 

 

523.고구려와 흉노

*송동건 저/(주)진명출판사 간(2010)

*정사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작가의 상상력이 들어있는 역사서를 읽노라면 다 읽고 나서 마음이 개운치 못한 것은 내가 정통의 권위에 매몰되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곤 했음. 서울법대를 나와 행정학과 교수인 저자 송동건은 고구려-신라-백제의 역사적 무대가 한반도가 아니고 중국 땅이었음을 강조하고, 그를 뒷받침할 만한 사료들을 여럿 제시해 이 책을 펼쳐냈음. 고구려가 흉노의 한 종족이고 고대 비쟌틴까지 쳐들어갔다는 저자의 주장이 허황된 것이 아님을 증거 하기 위해 제시된 사료들이 대부분 한문서여서 이해하기 쉽지 않았음. 신라가 중국의 복건성에 자리한 나라라고 할 때 경주의 역사적 유물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까 답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음. 정통사학자들이 드러내지 못하는 것들을 과감하게 제시하는 것은 비정통사학자들의 몫이라면 이렇게 드러난 이슈를 학문적으로 더 연구해 검증하는 것은 정통사학자들이 할 일이라는 생각임. 광개토대왕이 한 번도 한반도를 쳐들어가지 않았다는 저자의 주장이 기존의 역사와 너무 달라 한동안 뇌리에 남아 있을 것 같음.

*2012. 3. 23일

 

 

 

522.대위의 딸/광인일기 외

*뿌쉬긴, 고골리, 뚜르게네프 저/이동현 역/삼성출판사 간(1977)

*19세기 러시아의 문학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간 사실주의 작가 뿌쉬긴, 고골리와 뚜르게네프의 대표작들을 선정해 실은 이 책은 35년 전 삼성출판사에서 보급판으로 간행한 소설집임. 1799년에 태어난 뿌쉬긴의 “대위의 딸”, 1809년에 출생한 고골리의 “광인일기”, 1818년생인 뚜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 및 “첫 사랑” 등을 이 책에서 읽었는데 모두가 거의 10년 간격으로 태어난 작가들의 사실주의 작품이어서 19세기 러시아 사회의 실상을 들여다 볼 수 있었음. 주인공이 일반 백성들이 아니어서 소설에 나타난 생활상이 그리 궁핍해보이지 않은 것은 귀족층 청년들이 주인공이 되어 소설을 끌어가기 때문일 것이나 사실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음. 또스또예프스키의 작품들처럼 묘사가 지나칠 정도로 상세하지 않아 내용전개가 상대적으로 속도감이 있고 묘사부분도 차분하다는 느낌을 받았음. 옛날 보급판으로 출판된 책이어서 글자가 작아 읽기에 부담이 갔음.

*2012. 3. 9일

 

 

 

521.부석사

*김보현, 배병선, 박도화 공저/배병선, 유남해 촬영/대원사 간(2005)

*문무왕16년인 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부석사는 학교 다닐 때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물로 배운 무량수전만으로도 명찰로 평가받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가람임. 소백산을 열 번 이상 산행했어도 그 기슭에 자리 잡은 부석사를 지난 달 처음으로 탐방했고, 이 절에 대한 보다 상세한 자료를 얻고자 이 책을 사 본 것임. 연혁, 불교사적 위치, 건축, 유물 및 참고문헌 순으로 내용을 정리한 이 책을 먼저 읽고 부석사를 탐방했다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을 느꼈음. 의상대사가 부석사를 창건한 그 자리는 그 전에 이미 온갖 이교도들이 다 모여들 정도로 명당으로 평가 받았던 것 같으며, 의상대사도 부석사를 화엄종을 포교할 근거지로 삼았음. 배흘림 기둥의 무량수전, 안양루 등의 미학적 배치 및 ‘부석(浮石)’의 연기 설화 설명이 인상적이었음. 부석사까지 가서 탱화등 불교유물을 제대로 못본 것을 이책을 통해 확인했기에 다시 한 번 부석사를 찾아볼 뜻임.

*2012. 3. 7일

 

 

 

520.한국의 풍수지리

*최창조 저/민음사 간(1994)

*10수년 전 한 번 읽은 한 번 읽은 책이지만, 그동안 역사서와 우리 고전을 좀 읽었고 여기저기 산들을 많이 다닌 터라 이 책의 내용이 쉽게 이해되었음. ‘동맥경화를 앓는 도로’라는 소제목에 실린 여암 신경준(旅庵 申景濬)선생의 ‘도로고(道路考)’를 설명한 글을 읽으며 희열에 빠진 것은 오랫동안 내가 찾았던 글귀를 보았기 때문임. 길의 공익성과 공유성을 강조한 ‘길은 원래 주인이 없고 오직 그 위를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路者無主而惟序上之人主之)’라는 선생의 말씀은 오늘에 되살릴 충분히 교훈적인 말씀이라 생각됨. 에세이 형식으로 쓰였지만 풍수지리릐 개념을 이해하고 묘자리를 보는 것이 풍수지리가 아님을 깨닫는데는 상당히 유용한 책임.

 

‘무릇 사람에게는 그침(止)이 있고 행(行)함이 있다. 그침은 집에서 이루어지고 행함은 길에서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孟子는 仁은 집안을 편안케 하고 義는 길을 바르게 한다고 하였으니, 집과 길은 그 중요함이 같다고 하겠다. 길은 원래 주인이 없고 오직 그 위를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路者無主而惟序上之人主之)’.

*2012. 3. 5일

 

 

 

519.옹기

*정양모, 이훈석, 정명호 공저/사진 옹기문화가족 /대원사 간(1995)

*우리나라는 ‘도자기의 나라’ 또는 “항아리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몇 천 년 동안 도자기를 만들어 사용해왔으나 이 전통의 용기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음. 소책자인 ’옹기‘를 통해 토기는 산화번조로 만들어졌고 도자기는 환원번조로 만들어졌음을 처음 알았음. 토기와 도자기의 색이 판가름 나는 것은 진흙 속에 들어 있는 철분 때문으로 어떻게 구워 만드느냐에 따라 그 색이 달리 표출됨. 자연스럽게 아궁이를 열어놓고 공기가 맘껏 들어가게 하면서 불을 때는 것을 산화번조라 하며 이 경우 진흙 속의 철분이 산화되어 황색에서 다갈색 또는 적갈색을 띄우는 토기가 되고, 가마에 바람이 들어가지 않게 하고 굴뚝을 막아 공기의 유츨입을 막은 상태에서 가마에서 그릇을 섭씨1,100도 이상으로 올려 구우는 것을 환원번조라 하며 청색을 머금은 회색에서 회흑색으로 됨. 공기가 유통되어 세월을 삭히는 발효음식을 보관하기에 가장 적합한 옹기를 만드는 장인들이 거의 사라져 전통용기가 플라스틱용기로 빠르게 대체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음.

*2012. 3. 2일

 

 

 

518.토우

*이난영 저/이난영 사진/대원사 간(1993)

*토우(土偶)란 토제(土製)의 인형을 뜻하나 넓은 의미에서는 사람의 형상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동물이나 생활용구, 집 등 모든 것을 그 모습대로 본떠 나타낸 것을 칭하는 것으로 이 책은 적고 있음. 토우를 만드는 재료로 흙뿐만 아니라 동물의 뼈나 뿔, 나무 , 짚이나 풀을 사용했다 함. 토우는 상형토기, 토용과 장식 토우의 3종으로 분류되며 이 책은 신라의 토우를 중심으로 종별로 설명 글과 사진을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도왔음. 익살스러운 토우도 보이고 기마병의 모습을 재현한 토우도 소개되는 등 다양한 토우가 이 책에 실려 있음. 서양의 대리석 조각품처럼 정교하지는 않으나 선조들의 알과 얼이 느껴지는 작고 투박한 토우의 그림이 정감 있어 보였음. 미술선생이었던 집사람이 이 책을 통해 보고자 한 것이 예술적 가치였다면 부장물의 토우를 관심 깊게 본 나로서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해학과 눈물을 감지할 수 있었음.

*2012. 2. 29일

 

 

 

517.빅 픽처(The Big Picture)

*더글라스 케네디 저/조동섭 역/밝은세상 간(2012)

*유명한 사진작가가 되기를 꿈꿨던 월가의 변호사 밴이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영위하다가 부인과 정을 나눈 게리를 살해하는데서 이야기가 스피디하게 진행됨. 밴이 죽은 것으로 위장하고 게리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벤이 몬테나주의 큰 숲에서 일어난 대화재의 사진이 지방지에 나는 것을 계기로 유명해지고 지방지의 칼럼니스트가 그의 정체를 알게 됨. 화재가 난 숲의 별장으로 이동하다 교통사고가 나 동승한 칼럼니스트가 죽었는데 간신히 살아 현장을 피한 벤 아니 게리가 죽은 것으로 경찰에서 결론짓고 수사를 마감함. 또 다른 이름으로 살아나가는 벤은 몬테나에서 만난 한 여인과 결혼해 살아가는 줄거리의 이 소설을 읽고서 자기 이름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복 받은 것인가를 새삼 느꼈음. 탄탄한 구성와 스피디한 전개가 돋보이는 대중소설로 부담 없이 편하게 읽었음.

*2012. 2. 24일

 

 

516.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 4

*이윤기 저/(주)웅진씽크빅 간(2011)

*그리스 전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영웅인 최고의 역사 헤라클레스를 주인공으로 한 이 책은 헤라클레스가 주어진 12가지 과업을 해내는 가를 상세하게 일러주고 있음. 인간 알크메네가 동물로 변신해 접근해온 제우스에 속아 낳은 아들이 헤라크레스고, 이를 안 제우스의 부인 헤라의 농간으로 12가지 과업을 수행해야 했음. 인간이면서 신들도 두려워할 만한 힘을 가진 헤라클레스는 나름대로 꾀도 갖추고 있어 신들의 노여움을 사지 않으면서 과업을 잘 수행했음. 저자는 이 책 말미에서 제우스신을 찬양하라고 한 저자가 들려주고 싶은 것은 제우스신이 신들로부터 인간을 지키고 자신의 뜻으로 고난의 육신을 벗은 헤라클레스를 제우스 신이 인정하고 받아들였다는 것임.

*2012. 2. 21일

 

 

 

515.이효석 작품집

*이효석 저/고인환 엮음/지식을 만드는 지식 간(2009)

*이효석의 대표적인 단편과 수필 몇 편을 엮어 펴낸 작품집으로 이미 몇 번 읽은 ‘모필 꽃 필 무렵’, ‘돈’, ‘개살구’, ‘분녀’등의 소설과 ‘낙엽을 태우면서’ 등의 에세이 몇 편을 읽고 나서 작가가 철저하게 일제강점기의 현실에서 애써 눈을 돌리고 성과 애정의 문제를 다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음. 다시 읽어도 ‘모필 꽃 필 무렵’이 역작인 것은 달이 훤히 비치는 밤길을 걸으며 ‘즘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하다고 묘사한 대목이 일품이어서 임. 한 밤중 한 남자에게서 정조를 잃은 분녀가 이 남자 저 남자를 돌아가면서 받아들이는 것을 별 문제 의식 없이 그린 것은 성에 대한 인간내면의 본능적 욕구를 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일 것이나 당대의 일반적인 성의식을 있는 그대로 그린 것 같지 않다는 생각임. ‘노령근해’등의 사회주의적 계열의 작품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이 작품들이 이효석의 진면목을 더 잘 보여주는 것 같았음.

*2012. 2. 18일

 

 

 

514.장소의 의미 1 - 류유익의 국토기행

*류우익 저/삶과 꿈 간(2008)

*이미 2권을 읽은 터라 1권을 마저 읽은 것인데 조금은 실망했음. 우리나라 지리학계를 대표할 정도의 권위 있는 교수가 쓴 글이어서 큰 기대를 했는데 컨텐츠가 빈약해 문장가를 뺨칠만한 필력이 무색해졌다는 느낌이 들었음. 저자가 상정한 독자의 수준을 낮게 보아서인지 좀 지루해도 읽어야하는 콘텐츠를 애써 피한 것 같아 여느 에세이집과 구별되는 점을 찾아볼 수 없었음. 노무현 정권 때의 충청지역 천도시도는 지극히 정치적인 것이어서 옳고 그름을 따질만한 것도 못되지만, 이 책에서 기대한 것은 지리학측면에서 그 부당함을 천명해줄 것을 기대했는데 두리뭉실하게 이것저것을 언급해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지 못했음. 지리학교수이면서 문장이 빼어나 한 번 손에 잡으면 좀처럼 놓기 힘들었음은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는 생각이고 가사를 읽는 것처럼 운율이 느껴진 것도 색달랐음.

*2012. 2. 17일

 

 

513.김유정 작품집

*김유정 저/이상숙 편/ 지식을 만드는 지식(2008)

*1908년에 출생해 29세인 1935년에 타계하기까지 5년이 조금 못되는 짧은 기간에 창작활동을 한 김유정은 보통사람들과는 달리 곡절 많은 생을 살았음. 춘천 실레마을의 천석지주아들로 태어난 김유정은 유산을 물려받은 형이 방탕하게 살다가 재산을 모두 날려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살아야 했음. 휘문고보를 졸업하고 열애하던 박녹주으로부터 사랑을 얻지 못해 귀향한 후 야학을 열고 금병의숙이라는 간이학교를 만들어 농촌교육사업에 열과 성을 다하였는바, 이때의 경험이 소재나 주제선정에 근간이 되었다 함. 1933년 상경해 페결핵과 싸워가면서 폐결핵에 걸려 고생하면서도 1933년에 ‘산골나그네’를, 1935년에 ‘노다지’, ‘봄 봄’, ‘만무방’ 등의 명작을 내놓았음. 방송대국문과 교재에 일부분이 실린 ‘만무방’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으면서 자기가 지은 벼를 남몰래 야밤에 훔쳐야 했던 당대의 농촌현실을 리얼하게 그린데 대해 감탄하였음. 구인회의 멤버로도 활동한 김유정의 다른 작품들에도 현실 고발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났지만, 작가 특유의 휴머니즘도 같이 읽을 수 있어 좋았음.

*2012. 2. 15일

 

 

 

512.베스트셀러한국문학선 19-금수회의록 (외)

*안국선, 이해조, 최찬식, 구연학 저/서종택 편집/소담출판사 간(2002)

*1906년에 발표된 이인직의 ‘혈의누’로 시작된 신소설은 1917년 이광수의 ‘무정’이 발표될 때까지 1910년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발표된 소설을 이르는 것으로 ‘무정’ 이후에도 발표되었음. 이 책에 실린 4편의 소설 중 안국선의 ‘금수회의록’과 이해조의 ‘자유종’은 정치소설로, 최찬식의 ‘추월색’이나 구연학의 ‘설중매’는 연애소설로 분류될 수 있는 것들로 4편 모두 이번에 처음 읽었음. ‘금수회의록’과 ‘자유종’은 각각 동물과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이 다르지만 돌아가며 자기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끝난다는 것이 공통점이나, 두 소설 모두 플롯이 너무 단순해 신소설 영역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것임. ‘추월색’과 ‘설중매’는 우연이 너무 많아 억지가 눈에 자주 띄나 당대의 독자들이 빠져들 만한 통속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음. 근대소설로 가는 길에 다리 역할을 한 신소설의 작가들 거의 다가 친일적 경향을 강하게 나타난 것은 그들의 신소설이 치열한 작가정신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 손끝에서 나왔음을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쓰레한 느낌임.

*2012. 2. 13일

 

 

511.향가해독법 연구

*김완진 저/서울대학교출판부 간(2008)

*향가의 해독이 어려운 것은 향가가 소수층만이 알고 있는 한문만으로 쓰인 것이 아니고 일반백성들에 널리 읽힐 수 있도록 향찰로 쓰였기 때문인데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향가가 귀족층만의 시가가 아님을 알 수 있음. 향가가 실린 삼국유사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 못한 조선의 사대부들이 내팽개친 것을 일본인 학자 소창진평(小倉進平)이 최초로 해석했다는 것은 분명 민족적 수치임. 곧 이어 양주동교수가 재해석을 한 것은 나름대로 매우 큰 학문적 성과임에 틀림없으나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해석이 곧바로 뒤따르지 못한 부진을 서울대의 김완진교수가 이 책을 내놓음으로써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생각임. 삼국유사에 실린 향가14수, 균여전의 11수와 도이장가 등 총26수의 해석이 소창진평, 양주동, 지헌영, 김선기, 김준영의 해석과 비교하여 자세하게 실렸는데 중세국어를 잘 몰라 충분히 이해하지는 못했음. 저자가 내세운 향가해독의 기본원리는 ‘일자일음의 원리’, ‘훈주음종의 기준’, ‘맥락일치의 기준’, ‘율조적 기준’ 등으로 중세국어를 읽힌 후 다시 한 번 읽어볼 뜻임. 3구6명을 이야기한 최향귀가 균여전의 11수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 남아 도움이 되었다는데 일연스님께서 향가14수를 한문으로 번역해 내놓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운 부분임.

*2012. 2. 12일

 

 

510.퇴계 이황과 16세기 유학

*정도원 저/ 도서출판 문사철 간((2010)

*조선조 최고의 성리학자인 퇴계 이황선생에 대한 학문적 업적 및 사상을 이 책을 통해 조감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사서 읽어볼 했다는 생각임. 조선뿐만 아니라 중국 명대의 16세기 유학을 같이 다룬 이 책은 이황선생이 성리학을 집대성에 최고봉에 오르기까지 육구연과 왕수인에서 비롯된 양명학을 어떻게 극복해 주희의 성리학을 계승 발전시켰는가를 자세하게 알려준 책임. 성리학에 대한 지식이 얕아 이 책을 한 번 읽고 선생이 기대승 및 이이와 벌인 논쟁의 쟁점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다시 몇 번이고 읽어 주기론과 주리론의 쟁점을 정리해볼 생각임. 16세기 중국유학사의 쟁점은 무위의 형이산자인 이(理)가 어떻게 현실적인 의미를 획득할 수 있는 가로 주희는 이(理)와 기(氣)를 형이상과 형이하로 나누고 무위와 유위의 두 측면에서 정의하였다 함. 14세기 들어 주륙화회론이나 강문심학과 같은 탈주자학적 사조가 형성되었고 주희철학에 대한 비판이 16세기까지 이어졌는데 이황이 이들을 극복한 것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음.

*2012. 2. 11일

 

 

509.다윈지능

*최재천 저/사이언스 북스 간(2012)

*다윈의 진화론에 관한 책을 꽤 여러 권 읽고도 개념이 정리되지 않아 무력감에 빠진 내게 이 책은 활기를 되찾아주었음. 요즘 학계에서 회자되는 통섭(consillence)의 가치를 역설하고 있는 저자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개미제국의 발견’이었으며 쉽지 않은 내용을 참 알기 쉽게 쓰는 고학자다 했는데 이번에 ‘다윈지능’을 보고 그 생각을 완전히 굳혔음. 다윈은 진화가 일어나기 위한 조건으로 4가지를 제시했으니, 첫째 자연계의 생물개체들 간에 변이(variation)가 존재하며, 둘째 어떤 변이는 유전(heridity)하며, 먹이 등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competion)할 수밖에 없으며,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형질을 지닌 개체들이 보다 많이 살아남아 더 많은 자손을 남기는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 등임. 생물의 삶을 규정하는 두 기본 요소가 ’생존(survival)'과 ‘번식(reproduction)'이며, 자연선택이 번식에 초점을 맞춘 것이고 자연도태는 생존에 초점을 맞추었음을 이 책을 읽고 알았음. 적자생존이 최상의 조건에서뿐만 아니라 더 좋은 조건에서도 진행된다고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어 진화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의 개념이 보다 명백해졌음.

*2012. 2. 10일

 

 

 

508.도스토예프스키의 돌

*문영심 작/god's Toy 간(2010)

*어느 작가지망생의 문창과 입학에서 소설집을 내기까지 삶과 사유의 변화를 담은 소설집으로 작가로 가는 길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사람들에는 남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는 사소설(私小說)임. 창작을 한답시고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살아가는 이들에 구역질을 느끼는 나로서는 문학이란 이름 아래 젊어 한 때를 막 굴어먹은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듯한 이 소설을 읽고 글재주가 있다는 것 외에는 달리 감동적인 것을 느끼지 못했음. 스탕달이 애기한 대로 소설이 거리의 거울이라면 창작과 학생들이 노닐던 거리에 거울을 비춘다고 해서 탓할 일은 아니지만 대개의 사소설이 그렇듯이 고백과 자기자랑과 고백을 적절히 버무려 쓴 글 같다는 생각임. 웬만큼 성숙해서 소설을 쓰느냐 가정을 지키느냐의 기로에서 소설을 쓰는 쪽으로 결정하기까지 고심했을 소설 속의 주인공이 바로 작가일 것 같으며, 그 결단에 박수를 보내고자 함.

*2012. 2. 9일

 

 

 

507.20세기 한국소설15-바비도/요한시집/유예/불신시대/쑈리 킴

*송병수, 박경리, 오상원, 곽학송, 장용학, 김성한 저/최원식 등 4명 엮음/(주)창비 간(2011)

*해방을 맞고 6.25전쟁을 치른 작가들이 1950년대의 우리 사회를 증언하고 고발하고자 써낸 소설들을 묶어 낸 창작임. 김성한의 ‘오 분간’은 방송대교재에서 일부분을 읽어본 단편소설로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를 내세워 하느님과 담판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사실처럼 그려져 흥미롭게 읽었음. 장용학의 ‘요한시집’은 여전히 난해했으며, 송병수의 ‘쑈리 킴’은 기지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살아온 내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연상시켰음. 곽학송의 ‘독목교’는 영화로 만들어도 될법한 내용으로 전쟁을 치러내는 두 친구의 갈등과 마음 속 화해를 잘 다루었다는 생각임. 박경리의 ‘불신시대’는 한 번 읽었던 작품으로 수복 후 속고 속이는 불신시대에 처한 우리 사회를 증언하고 있다는 생각임. 오상원의 작품은 중간에 탈락된 채 편집되어 다 읽지를 못했음. 1950년대 작가들이 실존주의 영향을 받아 남긴 작품들이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라 하는데 실존주의 문학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어 특별한 느낌이 없었음.

*2012. 2. 8일

 

 

506.중국의 고대신화

*위앤커(袁珂) 저/정석원 역/문예출판사 간(2012)

*중국의 신화학자 위앤커가 지은 이 책은 ‘하늘과 땅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황제와 치우의 전쟁’, ‘전설상의 제왕들’, ‘후에가 태양을 쏘고 항아가 달로 도망치다’, ‘대홍수’, ‘원국이인’, ‘하나라 이후’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었음. 천지가 분리되기 전 우주의 형상은 거대한 계란 같이 암흑과 혼란의 도가니였다고 함. 이 계란에서 태어난 조상 반고가 도끼로 계란을 깼는데 게란 속의 맑은 기운은 위로 올라가 하늘이 되었고 나머지 무겁고 탁한 것은 가라앉아 땅이 되었다고 이 책은 적고 있음. 우리의 조상과 관련된 치우는 황제와 싸워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다가 마지막에 패해 죽는 것으로 기록되었음. 대홍수를 맞은 요임금은 제후들의 추천을 받아 곤에게 치수를 맡기나 실패해 곤을 처단했고, 요임금으로부터 왕위를 이어받은 순임금은 곤의 아들 우에 치수를 맡긴 것이 성공해 왕위를 넘겨주었을 만큼 치수를 중시했음을 이 책을 읽고 나서 실감했음. 우리의 고전문학에 나오는 중국의 고사를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됐음.

*2012. 2. 4일

 

 

505.거인들의 시대

*김성환 저/동아일보사 간(2011)

*이 책은 사상계와 동아일보에서 일했던 언론인 김성한은 이 땅에서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그리고 이승만 정권 때 어떤 일이 일어났고 어떻게 대응했으며 역사적 교훈은 무엇인가를 교훈적으로 기록한 역사에세이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에 대응하고자 외세를 이용한 민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저자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은 외척의 횡포로 조선이 국력이 쇠잔해진데 대한 상당한 책임이 민비에 있다고 평가하기 때문임. 민비살해에 관여한 우범선이 일본으로 망명간 동기가 고종이 아관파천 후 김홍집, 유길준등과 더불어 주살명령을 내렸기 때문임을 처음 알았음. 갑신정변 때 김옥균을 도와 외척 민태호를 주살한 서재필이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가 의학을 공부하고 미국여인과 결혼해 미국시민자격으로 귀국, 독립신문을 발행하는 것을 못 마땅히 여긴 고종이 민비의 원한을 갚고자 위해를 가하려했으나 미국시민이어서 이루지 못하고 추방하는데 그쳤다는 글을 읽고 사적인 원한 때문에 인재를 내친 고종의 속 좁음이 읽혀졌음. 소설 바비도를 쓴 저자는 언론인이자 작가여서 이런 정도의 역사에세이를 쓸 수 있었을 것임.

*2012. 2. 3일

 

 

 

504.장마-오늘의 작가총서7

*윤흥길 저/민음사 간(2011)

*국내작가의 소설을 읽은 것이 몇 개월만이어서 감흥이 새로웠음. “장마”는 1942년생의 작가가 십대 초기에 경험했을 한국전쟁을 어떻게 해석하고 소화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 걸작임. 어린아이의 시각을 통해 할머니와 외할머니가 사상을 달리하는 두 자식들로 사사건건

대립하다가 할머니의 아들이라 믿는 구렁이를 외할머니가 나서 달래어 해원해주는 것을 계기로 두 할머니가 화해하는 마지막 장면을 보고 이념적 대립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일 것도 같았음. “돛대도 아니 달고”라는 제목의 기지촌 양공주들의 이야기는 내 또한 기지촌에 채소를 내다 팔아 대학을 다녔기에 얼마간 알고 잇는 이야기인데 동정어린 시선을 거두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 사실주의 작품으로 그런 시대를 함께 살아온 나로서는 칙칙하고도 가슴 메지는 이야기였음. 현학적인 언어묘사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치 뭐가 있는 듯 마구 써대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읽고 나면 속 빈 강정처럼 뭔가 허한 느낌이 지배적인데 윤흥길의 소설은 몸에 착착 들러붙는 적의한 언어들과 이 언어들을 경험으로 용융해 토해낸 것들이어서 고봉으로 담은 밥을 배불리 먹은 것 같은 포만감을 내게 안겨주었음.

*2012. 1. 21일

 

 

 

503.한국민요학

*최 철 저/연세대학교 출판부 간(1998)

*어른들이 부르는 것을 어깨너머로 배운 몇 곡을 포함해도 내가 따라 부를 수 있는 민요는 ‘아리랑’ 이나 ‘도라지타령’ 또는 ‘천안삼거리’ 정도임. 중학교를 다니고 나서부터는 팝송을 부르노라 못 배웠고 대학에 들어가 배운 ‘진주난봉가’가 철들어 배운 거의 유일한 민요임. 방송대국문과에 들어가 공부하는 민요는 노래가 아닌 문학의 대상으로 배우는 것이어서 어깨춤이 절로 날 정도로 흥이 나는 것은 아니나, 선조들의 애환과 감정을 읽어볼 수 있어 나름대로 뜻있다 하겠음. ‘민요의 개념과 연구’, ‘민요의 역사’, ‘문헌민요의 해석’, ‘민요의 분류’, ‘민요의 형식과 표현’, ‘민요의 제재’, ‘민요의 내용’, ‘민요의 기능’, ‘민요의 민중성’과 ‘민요의 사회적 가치’ 등 총10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방송대에서 이미 배운 민요들을 다시 만났고 전에 알지 못한 것들도 새로 접해 민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음. 이 분야 바이블로 이야기되는 고정옥의 ‘조선민요연구’가 품절되어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철 교수의 노작인 이 책을 읽게 된 것만도 기쁨이었음. 민요를 전수할만한 노인 분들이 별로 계시지 않지만 그동안 채록된 민요작품이 상당량이어서 정리분석이 앞으로 주로 할 일이라는 저자의 한마디에 안심했음.

*2012. 1. 16일

 

 

 

502.한글의 탄생-<문자>라는 기적

*노마 히데끼 저/김진아-김기연-박수진 공역/돌베개 간(2011)

*일본이이 우리 한글에 관한 책을 낸다는 것이, 그것도 에세이 수준이 아닌 전문서적을 낸다는 것이 경이롭게 느껴졌는데 저자의 약력을 보고 그런 생각이 더욱 굳어졌음. 1953년 생의 저자는 1977년 현대미술전 가작상을 수상한 미술가이자 ‘한국어 어휘와 문법의 상관구조’를 낸 언어학자로, 특히 한국어와 한글에 매력을 느껴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해 대학에 다시 들어가 한국어학을 전공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임. 이 책의 원저는 일본어권 독자를 대상으로 쓰여진 것이어서 일본어와 한글을 비교분석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될 만한 책으로 ‘한글 소묘’, ‘한글과 언어’, ‘<정음>탄생의 자장’, ‘정음의 원리’, ‘<정음>에크리튀르 혁명-한글의 탄생’, ‘<정음>에크리튀르의 창출’, ‘<정음>-게슈탈트의 변혁’, ‘<正音>에서 한글로’와 ‘보편을 향한 계기<훈민정음>’의 9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글의 탄생은 앎과 글쓰기 생활, 즉 에크리튀르의 혁명이며 새로운 밀르 만들어 내는 현태의 혁명, 즉 게슈탈트의 변혁이라 선언했으며 이러한 선언이 헛소리가 아님을 꼼꼼하게 증명해 보여 이 책의 진가를 높였음.

*2012. 1. 14일

 

 

 

501.민담형태론

*블라디미르 프로프 저/유영대 역/새문사 간(2009)

*설화의 구조를 분석하는 용어 중에 가장 기초적인 개념이 유형(type)와 모티프(motif)를 들 수 있음. 유형이란 톰프슨에 의해 주창된 개념으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전승적인 이야기를 뜻하는 것이며, 모티프란 베셀로프스키가 창안한 개념으로 이야기에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단위를 이르는 것임. 러시아의 민담학자 프로프는 베셀로프스키의 모티프라는 개념을 극복해 설화로부터 어떤 구조를 찾아내려 노력해 결실을 본 것이 바로 이 책임. 아파나시예프의 ‘러시아민담집’에 수록된 마법담을 대상으로 민담의 구조를 연구한 결과 31개의 기능요소를 찾아냄. 설화의 구조연구에서 개개의 모티프 내용보다 전체 속에 가진 위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프로프는 기능요소(function)라는 개념을 설정했고 31개의 기능요소를 찾아낸 것임. 책의 내용이 난해해 한 번 통독하는 것으로 제대로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으며 다시 읽어보고자 함.

*2012. 1. 8일

 

 

 

500.과학자와의 대화

*마이클 호스킨 저/김정흠 역/중앙일보 간(1978)

*중앙일보에서 기획한 중앙신서의 한 권으로 발간된 이 책은 갈릴레오, 뉴턴, 허셀, 다윈과 파스퇴르 등 위대한 과학자들을 등장시켜 저자인 마이클 호스킨이 대담하는 형식으로 엮어진 문고판으로 물리, 천문, 화학, 생물 분야에서 최고의 과학자로 평가될만한 5명의 과학자들의 생애와 업적, 그리고 사상 등을 간결하게 엿볼 수 있어 과학의 문외한도 읽어 볼만한 책임. 미적분학을 갖고 독일의 라이프니쯔와 업적을 다툰 뉴턴의 이야기, 종의 기원을 출간하기까지 어려움을 겪은 다윈, 부패와 발효를 연구한 파스퇴르 등 인간적 면모도 같이 갖춘 과학자들에 친근감이 느껴지기도 했음. 천문학자 허셀은 독일에서 영국으로 망명한 학자라는 것은 이 책에서 처음 알았음.

*2012. 1. 6일(금)

 

 

 

499.이기적 진실(True Enough:Learning to live in a post-fact society)

*파하드 만주 저/권혜정 역/비즈앤비즈 간(2011)

*오랜만에 학과공부와 무관하게 읽은 책은 미국의 언론인이자 작가인 파하드 만주가 지은 ‘이기적 진실(True Enough)'로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이었음.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객관적 정보를 손쉽고 빨리 얻을 수 있는 것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 다는 것이 이 책의 주 내용으로 그 이유는 이제는 누구라도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기 때문임. 2000년 일어난 9.11 테러가 자작극이라는 정보를 만들어 확산시키는 것을 예로 들어 이기적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음. 몇 년 전에 읽은 ’거짓말의 진화‘와 연결해 생각해보면 수년전 우리나라에서 진실과 상반된 정보를 근거로 해 좌파들이 ’광우병 난동‘을 주도할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음. 진실을 객관적 정보에 의해 믿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유리한 정보를 선택해 믿고자 하는 인간속성을 악용해 득을 보고자 하는 무리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음.

*2012. 1.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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