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천마지맥 종주기4(최종회)
*지맥구간:새재-적갑산-예봉산-예빈산-천주교묘지입구
*산행일자:2005.5.7일
*소재지 :경기남양주
*산높이 :적갑산561미터/예봉산683미터/예빈산590미터
*산행코스:자운동-새재-새우젓고개-적갑산-예봉산-율리고개
-예빈산직녀봉-견우봉-승원봉-천주교묘지입구
*산행시간:10시14분-15시32분(5시간18분)
*동행 :경동고24회 이규성동문
어제는 한북천마지맥의 종주산행을 무사히 마무리 진 가슴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신경수 님이 명명한 한북천마지맥이란 한북정맥의 수원산에서 갈라져 나와 포천의 서파에서 시작해 천마산을 거쳐 예봉산까지 이어져 팔당의 한강으로 가라앉는 산줄기를 말합니다.
구정연휴기간인 2월8일 처음으로 한북천마지맥 종주 길에 나섰습니다.
포천의 서파에서 시작하여 주금산에 올랐다 내려선 금단이고개에서 광능내로 하산하여 1차 산행을 마쳤습니다. 2월10일 광능내에서 금단이고개로 다시 올라 지맥종주를 이어갔습니다. 철마산을 거쳐 천마산에 올랐다 마치고개로 내려서 두 번째 종주를 끝냈습니다. 4월8일 마치고개에서 시작하여 백봉을 올랐다 갑산을 거쳐 새재에서 도곡리로 하산해 세 번째 종주를 마치기까지 10시간 넘게 우중산행을 하는 동안 길을 잘못 들어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제는 고교동창인 이 규성 교수와 함께 제 4차 한북천마지맥의 종주산행에 나섰습니다.
작년 7월 한북정맥을 종주하느라 도봉산을 같이 오른 후 근 10개월만의 일입니다. 청량리 역에서 9시에 만나 도곡리까지 버스로 옮긴 후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자운동의 예봉산 들머리로 향했습니다.
10시14분 자운동의 산불감시 통제소에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5월15일까지 대부분의 산들이 입산금지로 묶여 있어 걱정을 했었는데 택시기사 분의 얘기대로 통제소에 아무도 나와 있지 않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시멘트 길을 피해 질러가는 소로를 택해 올랐습니다. 지난 4월8일에 하산했을 때 만해도 하늘을 찌를 듯한 낙엽송 가지에 잎이 돋아나지 않아 칙칙했었는데 어제는 신록의 5월답게 모든 나무에서 새 순이 돋아나 온 산이 푸르러 좋았습니다.
10시44분 이번 종주산행의 출발점인 해발 300미터대의 새재에 올랐습니다.
4백미터를 그대로 전진해 다다른 약수터에서 잠시 쉬면서 떡으로 요기를 했습니다.
11시8분 다시 새재로 돌아와 종주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운길산으로 갈라지는 463봉에 오르자 운길산과 갑산이 제대로 눈에 잡혔습니다. 463봉에서 새우젓고개를 거쳐 적갑산에 오르기까지 높낮이가 별로 없는 능선을 걸으며 길섶에 피어 있는 양지꽃과 현호색 등의 야생화들과 교유했습니다. 자주색의 야생화가 눈을 끌어 집에 돌아가 야생화도감으로 이 꽃의 이름을 확인하고자 카메라에 옮겨왔습니다.
12시 정각에 해발561미터의 적갑산에 올랐습니다.
정상 어디에도 표지석이나 표지목이 세워져 있지 않았지만, 적갑산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는 판때기가 나무에 r걸려있어 이 봉우리가 적갑산 임을 알려주었습니다. 적갑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철쭉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이미 꽃이 다 떨어져 지나가는 산객들 중 어느 누구하나 눈길을 주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 행글라이딩 이륙장에 다다르자 오른 쪽 아래로 한강의 도도한 물 흐름이 눈에 잡혔습니다.
12시46분 해발683미터의 예봉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새재를 출발해 4.2키로를 걸어 1시간 38분만에 정상에 올라서자 그동안 땀 흘리며 밟은 길이 한눈에 조망되었습니다. 실학자 정약용 형제들이 올라와 학문을 논했다는 철문봉에서 이곳 정상까지 거리가 0.7키로에 불과해 내친 김에 이곳 예봉산에 올라서 고담준론을 나누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 건너 맞은편의 검단산과 용마산을 잇는 주능선을 카메라에 옮겨 담은 후 북적대는 정상을 떠나 예빈산으로 향했습니다.
13시 율리봉 못 미쳐 안부에서 짐을 풀고 점심을 들었습니다.
이교수가 준비해온 참외로 미각을 돋우면서 20분가량 느긋하게 쉬었습니다. 목요일 밤에 내린 비로 지열이 발산되지 않아 산행을 하기에 딱 알맞아 걷는 동안에도 별로 더운 줄 몰랐는데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자 그나마 흐른 땀이 식어 써늘했습니다.
14시15분 해발 590미터의 예빈산 정상인 직녀봉에 올랐습니다.
밤나무가 많다는 해발 587미터의 율리봉에서 급하게 고도를 낮추어 370미터대의 율리고개로 내려서자 가족인 듯한 한 팀이 상팔당으로 내려갈 것인가 직녀봉에 오를 것인가 의견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통상 산에서는 어느 한 사람이 리더가 되어 산행을 주도하는데 이 팀은 아이들에도 의견을 묻고 있기에 조금은 색달랐습니다. 율리고개에서 직녀봉 까지 오름 길은 오늘 산행에서 마지막 고 바위 길이었습니다. 조선시대에 나라굿 기우제를 봉행했다는 직녀봉에 오르자 견우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양편으로 한강이 선명하게 눈에 잡혀 카메라에 옮겨 담았습니다. 오른 쪽 밑으로는 두물머리에서 합수한 한강이 서울로 흘러 내려갔고, 왼쪽으로는 북한강이 두물머리로 내닫고 있었는데, 진정한 견우봉은 바로 앞의 봉우리보다는 한강에 가로막혀 직녀봉에 다가설 수 없는 강 건너 검단산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15시11분 천주교묘지에 들어섰습니다.
직녀봉에서 0.24키로 떨어진 견우봉에 올랐다가 승원봉과 웅가봉을 거쳐 천주교 묘지에 들어서자 다양한 색상의 철쭉꽃이 만개해 산 속에서 철쭉꽃을 제대로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묘지는 먼저 간 사람의 죽음을 생각나게 하고 이 생각은 결국 슬픔에서 머무나 봅니다. 천주교 묘지를 지나는 동안 숙연해지면서도 저보다 먼저 세례를 받고 하늘나라에 먼저 간 집사람이 생각나 잠시나마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15시32분 천주교묘지 입구의 버스정류장에 도착해 한북천마지맥 종주를 모두 마쳤습니다.
4회에 걸친 종주산행에 신경수님과 김용진님의 산행기가 크게 도움이 되었기에 이 두 분에 감사인사를 올리며 산행기를 맺습니다.
<산행사진>
한북천마지맥 종주기3
*지맥구간:마치고개-백봉-갑산-새재
*산행일자:2005. 4. 9일
*소재지 :경기 남양주
*산높이 :백봉 590미터/갑산 540미터
*산행코스:마치고개-백봉-고래산-수리넘어고개-먹티고개
-갑산-새재-도곡리 정류장
*산행시간:8시34분-18시20분(9시간 46분)
*동행 :나홀로
어제는 지도와 산행기만으로 빗속의 산길을 제대로 찾아 산행을 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음을 체득한 하루였습니다. 지난 2월 구정연휴 중 두 차례에 걸쳐 포천의 서파를 출발하여 주금산-철마산-천마산을 오르내린 후 남양주의 마치고개에서 마무리 진 한북천마지맥종주를 어제 다시 도곡리의 새재고개까지 이어갔습니다. 마치고개에서 산행을 시작, 백봉을 오르내리고 수리넘어미고개와 먹티고개를 넘어 갑산에 다시 오른 후 새재를 거쳐 도곡리로 하산하기까지 10시간 가까이 산길을 누비는 동안 한번은 제 길을 찾느라 20분여 알바를 하였고 두 번은 마루금에서 한참을 벗어난 곳으로 하산을 해 최소한 한 시간은 까먹었습니다. 먹티고개에서 더 이상의 산행을 포기할 생각이었으나 다시 마음을 다져 먹고 갑산을 올라 예정대로 성공리에 산행을 마치고 나자 더할 수 없이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8시34분 마석에 조금 못 미친 곳의 경성아파트 단지 앞에서 하차하여 옛날 차로를 따라 마치고개로 되올라갔습니다. 13분을 걸어 마치고개로 올라서는 동안 질주하는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과 소음으로 짜증스러웠습니다.
8시47분 마치고개에서 백봉으로 이어지는 들머리에 들어섰습니다.
능선을 중심으로 왼쪽사면으로는 스키장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반대편에 들어 선 비전힐 골프장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 산 오름을 계속했습니다.. 구름이 잔뜩 끼고 바람이 불어 산을 오르는 중 별로 땀이 나지 않아 좋았습니다. 능선 좌우에 피어 있는 생강나무 꽃들이 산을 노랗게 물들였고 붉은 꽃의 진달래가 드문드문 눈에 띄었습니다. 스키장리프트의 승강장을 조금 지나 무선산불감시소가 세워진 암봉에 올라서 주위를 돌아보았습니다. 철지난 스키장이 을씨년스러웠고 철 이른 골프장의 잔디가 제 색을 내지 못해 봄이 자리할 곳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늦은 아침시간인 9시36분에야 날이 흐려 늦잠을 잔 듯한 새들의 울음소리가 산중의 적막을 깼습니다.
9시40분 해발 590미터의 백봉에 올라섰습니다.
삼각점이 표지목과 표지석을 대신 한 백봉 정상에서 목을 추긴 후 지도를 꺼내 행로를 확인하는데 약 10분이 소요됐습니다. 바로 아래 헬기장을 지나 왼쪽으로 나 있는 능선 길을 따라 수리넘어고개로 진행하는 중 길옆의 생강나무 꽃이 화사해 카메라에 실었습니다.
10시12분 임도를 만났습니다.
송전탑을 거쳐 무명봉에 올라 산세를 조감한 후 다시 되돌아와 오른 쪽으로 난 길로 들어섰습니다. 5분 여 진행하자 암만해도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와 이어질 것 같지 않아 다시 돌아와 무명봉을 오른 후 희미하게 난 샛길로 접어들어 하산을 했습니다. 그런데 새로 들어선 이 길도 역시 길이 아닌 것 같아 다시 올라와 처음에 들어섰던 길목에서 다시 시작을 했습니다. 20여분을 알바를 해 고생스러웠지만 얼마고 능선을 따라 내려가 제대로 길을 찾아 들어섰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놓였고 20여분간의 알바로 고생한 것도 다 잊었습니다.. 낙엽송이 빽빽이 들어 서있는 능선의 흙 길을 편안하게 걷고 있는 중 비가 내리기 시작해 이 편안함도 이렇게 끝나는가 싶어 아쉬웠습니다.
11시7분 고래산에 올라 산마루 쉼터에서 숨을 골랐습니다.
누군가가 성경책이 들어있는 가방을 걸어 놓은 나무로 만든 가건물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했습니다. 선답자 김용진님의 산행기를 몇 번이고 숙독해 갈 길을 찾았지만, 확실하게 잡히지 않아 걱정을 하는 중 바로 밑의 창현동에서 올라 왔다는 여성 두 분을 만나 수리넘어고개를 물었으나 모른다고 답을 해와 더욱 난감했습니다. 산행기에 적힌 대로 오른 쪽으로 난 길을 택해 얼마고 내려서 걷기를 계속하자 오른 쪽 밑으로 포장도로가 보였습니다. 지도에는 수리넘어고개가 비포장도로로 되어 있어 이상했지만 달리 찾을 길이 없어 포장도로를 향해 무조건 산밑으로 내려섰습니다. 포장도로로 내려서 주위를 돌아보자 아래 방향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샘터휴게소가 보였습니다. 비록 마루금을 벗어나 고개마루에서 화도읍방향으로 한참 벗어난 곳으로 내려섰지만 수리넘어고개를 확인해 안심이 되었기에 샘터휴게소에서 맥주1캔을 사들며 10여분을 쉰 후 차도를 따라 다시 고개마루로 걸어 올라갔습니다.
12시37분 수리넘어고개마루에서 산행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임도를 지나 오르막 길을 걸어서 삼각점의 무명봉에 올라섰습니다. 산마루에서 여기저기를 조망을 해보니 오른 쪽으로 월문리 마을이, 맞은편에는 얼기설기 길을 낸 임도가 보였습니다. 삼각점에서 5-6분을 내려서 만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봉우리를 안고 돌아 임도로 내려섰습니다.. 이 갈림길에서 김용진님은 직진을 해 길을 잃고 엄청 고생을 했음을 산행기에서 읽은 터라 저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 지점부터 그분과 코스가 달라 더 이상 그분의 산행기를 참조할 수 없게 되었기에 지도만 보고 저 혼자 판단해 산행을 계속해야 했습니다. 송전탑을 지나 다시 능선길로 접어들어 남진을 계속하자 발 밑으로 도로공사 현장이 보였습니다. 오전에는 내내 비전 힐 골프장을 끼고 돌았는데 다시 왼쪽으로 이름 모를 골프장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아직 공사가 완전히 끝난 것 같지 않아 골프장이 조금은 엉성해 보였습니다. 조심스레 공사장으로 내려서 다시 미끄러운 절개면을 타고 능선으로 오르느라 고생을 했습니다.
14시7분 먹티고개로 짐작된 공사장에서 17분을 올라 다다른 산 중턱에서 김밥을 꺼내 들었습니다. 빗줄기가 드세졌고 안개가 자욱해져 서둘러 짐을 싸 자리를 떴습니다. 정상에 이르기 얼마 전에 우측으로 난 길이 갑산으로 이어지는 길 같은데 산마루로 올라서야 정확히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산오름을 계속했습니다.
14시33분 해발 500미터대의 헬기장에 올라서 주위를 돌아보았지만 안개가 시야를 가려 방향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해서 7-8분을 직진해 보았지만 갑산의 무선 산불감시초소가 보이지 않아 다시 돌아와 왼쪽으로 난 길로 하산을 했습니다. 얼마고 내려서자 길이 끊겨 다시 왼쪽으로 산을 가로질러 간신히 길을 이어 갔습니다. 빗발은 더 굵어졌고 구름이 산자락을 감싸 어둠이 감지되자 겁이 나기 시작해 더 이상 갑산에 오르는 길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해 산행을 포기하고 무조건 직진해 하산을 했습니다.
15시23분 차로를 만나 인근의 아름드리 까페에 들렀습니다.
맥주 1병을 시켜 들고 주인 분에 이곳이 어디인가를 물었더니 이 위의 고개가 그토록 찾아 헤맨 바로 그 먹티고개라고 답을 해와 놀랐습니다. 1시간15분전에 지난 공사장 도로는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새로 내는 고개 길로 판명됐습니다. 먹티고개를 확인하자 다시 산행을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마칠 것인가 고민을 했습니다. 늦어도 1시간 반이면 갑산에 오를 수 있다는 주인 분의 말씀을 듣고 나서 다시 산행을 이어가기로 결심, 고개마루로 이동했습니다.
15시50분 갑산을 향해 고개마루를 출발했습니다.,
비바람이 드세고 안개가 자욱히 끼어 있어 그 흔한 새소리조차 전혀 들리지 않는 산길을 저 혼자서 걸어 오르며 외롭고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후 들어 산중에서 아무도 만나지 못해 길을 물을 수 도 없었기에 오로지 지도와 직관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고개마루를 출발한 지 30분이 지나자 된비알의 오르막길이 끝났습니다. 산오름이 그다지 심하지 않은 능선 길을 20분 여 걸어 헬기장에 도착하자 구름이 서서히 가시기 시작했고, 새들도 다시 울기 시작해 반갑고 안심됐습니다.
16시46분 해발 546미터의 갑산에 올라섰습니다.
작년 12월에 올랐던 정상의 무선 산불감시소가 보이자 만세라도 부르고 싶도록 뛸 듯이 기뻤습니다. 이번 산행이 최근 몇 개월 간의 산행 중 가장 힘들었다고 생각되는 것은 오후 내내 내린 비로 마음이 다급해졌고, 수레너미고개를 지난 지 얼마 후부터는 선답자분의 산행기대로 코스를 밟지 않아 오로지 지도만 보고 짙은 안개 속에서 산길을 제대로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17시5분 새재고개로 내려섰습니다.
작년 12월 운길산-예봉산 종주 산행 시에 이곳 갑산에 들른 바 있어 하산 길은 다 아는 길이라서 긴장이 풀렸습니다. 이번 산행구간의 끝 지점인 새재고개에서 오른 쪽의 도곡리 길로 접어 들어 시멘트길을 따라서 천천히 하산하면서 주위를 돌아보며 모처럼의 여유를 즐겼습니다. 안개가 가시자 생강나무 꽃이 초롱초롱해 보였고 진달래꽃도 더욱 화사해 보였습니다. 새재고개를 출발한지 33분만에 산행 통제소인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예봉산을 완전히 빠져나왔습니다. 매시 15분에 출발한다는 마을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도곡리로 걸어 내려갔습니다. 영동지방의 산불을 확실하게 진화하고도 남을 만큼 줄기차게 퍼 붇는 봄비를 맞으며 40여분을 더 걸었습니다.
18시20분에 도곡리 버스정류장에 닿아 10시간 가까운 하루 산행을 마감했습니다.
한북천마지맥의 제3 구간을 힘들게 마쳤지만 나름대로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 구간의 성공적인 종주로 거리도 짧고 길도 그리 험하지 않은 마지막 4번 째 구간도 무사히 끝내 서파에서 시작한 한북천마지맥 종주를 성공리에 마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 보람이 회사경영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롭게 각오를 다지며 종주기를 맺습니다.
<산행사진>
한북천마지맥 종주기2
*지맥구간:금단이고개-천마산-마치고개
*산행일자:2005.2.10일
*소재지 :경기 남양주시
*산높이 :철마산712미터/천마산812미터
*산행코스:검단리정류장-금단이고개-철마산-천마산-마치고개
*산행시간:8시23분-17시13분(8시간50분)
*동행 :나홀로
경기 포천의 주금산에 올라 봄을 연지 이틀만에 동장군의 맹렬한 반격으로 어제는 다시 겨울로 되돌아 간 듯한 매섭게 추운 하루를 만났습니다. 날씨가 풀려 주금산에는 귀마개를 하지 않고 올랐었는데, 철마산-천마산을 종주한 어제는 하루 종일 귀마개를 떼지 못해 봄이 다가오는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했습니다. 영국의 서정시인 셀리는 그의 시 “서풍부(Ode to the West Wind)”를 이렇게 매듭지었습니다.
The trumpet of prophecy! O Wind, 예언의 나팔이 되라! 오 바람이여,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겨울이 오면 봄이 멀 수 있으랴?
어제의 맹 추위는 봄이 멀지 않았음을 알리는 예언의 나팔이었기에 주금산에 이어 저는 다시 철마산과 천마산에 봄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골짜기를 치고 올라오는 차디찬 골바람에 얼굴이 시렸지만 이 골바람도 머지 않아 산밑의 춘풍을 실어 올리리라 생각하자 참을 만 했습니다.
이틀만에 다시 한북천마지맥의 종주를 이어갔습니다.
신경수 님의 산행기에 따르면 한북천마지맥이란 한북정맥의 수원산에서 갈려나와 천마산을 거쳐 마재에서 끝나는 장장 50키로의 산줄기를 말합니다. 일차로 서파-주금산-금단이고개의 코스를 끝낸 터라, 약 9시간을 걸어 금단이고개에서 시작하여 철마산과 천마산을 차례로 오른 다음 마석의 마치고개로 하산하여 두 번째 종주를 마쳤습니다. 이번에는 산행기점인 검단리정류장에 쉽게 다다랐습니다. 아침 7시20분 동서울터미널에서 와수리가는 버스를 타 광릉내에서 하산, 8시15분에 출발하는 검단리행 버스로 바꿔 탄 후 8분 후에 검단리에서 하차했습니다.
8시23분 검단리 버스정류장에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10여분 포장도로를 걸어올라 광릉CC옆의 굴다리를 밑을 통과, 잠시 후 오른 편의 들머리로 보이는 산길로 들어섰습니다. 이틀 전 내려온 골프장 길을 역순으로 올라가면 길을 잃고 알바를 하지 않았을 터인데 골프장을 피하고자 다른 길로 들어서는 바람에 길을 잘 못 들어
20분 가까이 길을 내며 산을 치켜 오르느라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
9시33분 주능선인 금단이고개에 올라섰습니다.
지난 번 하산할 때에는 50분 걸렸던 길을 이번에는 70분 걸려 올랐기에, 쉬지 않고 오른 쪽으로 방향을 틀어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을 탔습니다. 이른 시간이어서 저 혼자 발자국 소리를 내며 산중의 아침고요를 깼습니다. 갈대밭을 지나기도 하고, 높고 낮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며 가끔은 그동안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았습니다. 앞만 보고 걸으면 갈 길이 까마득하게 보이지만 뒤를 보면 어느새 저 먼길을 탈 없이 걸어 왔으니 남은 길도 별 것 아니라는 생각에 산행이 쉬워지는 것 같아 자주 뒤를 돌아보는 편입니다.
10시28분 시야가 탁 트여 전망이 일품인 헬기장에 올라선 후 짐을 내려놓고 첫 번째 쉼을 가졌습니다. 조금 전 지나온 암봉들과 이 헬기장 중 어느 것이 더 높은지 가려내기 어려워 선답자분의 산행기를 보니 폐타이어를 밟고 올라선 암봉이 786.8미터의 내마산으로 제일 높은 봉이고, 이 헬기장은 780미터로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컴파스를 꺼내 방향을 확인하고 먼발치의 산 이름들을 메모했습니다. 정북의 위치에 주금산이, 그 반대방향에 천마산이, 동으로는 운악산이, 서로는 도봉산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사이사이로 화악산이 남동쪽에, 광덕산이 북동방향으로 포진하고 있음을 한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이 모든 산들을 카메라에 옮겨 실은 후 15분간의 휴식을 끝내고 철마산으로 향했습니다. 암릉 구간의 리지를 타는 맛이 짜릿했고 로프를 타고 하강을 하는 것도 이번 산행의 묘미를 더해주었습니다. 헬기장 출발 35분만에 처음으로 진벌리에서 올라온 중년의 남성분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진벌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인 안부에 도착하자 산밑에서 불어오는 골바람이 드세 얼굴이 시려옴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11시38분 해발 711미터의 철마산에 도착했습니다.
주금산과는 달리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 대신에 철마부대에서 기단과 깃봉을 세워 태극기가 펄럭이었습니다. 여기 기단 위에 새겨진 철마부대의 “늘 푸른 강산처럼 언제나 나라사랑”이나 맹호부대가 세운 주금산 기단의 “나라 사랑, 태극기 사랑” 모두가 애국의 정신을 강조한 것이기에 우리 국군에 신뢰가 갔습니다.“조국이여 영원하라”는 철마부대의 염원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나라사랑을 이어가자는 뜻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12시13분 576봉에 조금 못 미쳐서 왼쪽으로 트레파스를 하자 천마산의 자태가 보다 분명하게 보였습니다. 주금산에서 정남방향으로 뻗어 내려온 한북천마지맥이 동으로 방향을 바꾸는 변곡점인 이 576봉 바로 밑의 안부에는 산 밑 양쪽에서 번갈아 불어오는 골바람이 옮겨 놓은 가랑잎이 소복하게 쌓여 있어 발걸음을 옮기며 사각사각 낙엽소리를 들었습니다.
12시50분 576봉을 트레파스한 후 비교적 편하게 능선을 걷다가 얼마고 계속된 내리막길을 걸어 내려가 과라리고개에 도착해 돌무더기 옆에 배낭을 내려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20분전 능선에서 점심을 들며 6분간을 쉬었는데 이 고개의 위치를 정확히 알았더라면 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지도상에 이 고개가 십자안부로 크게 나와 있어 쉽게 위치를 확인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오디바이크에서 나무에 걸어 놓은 작은 표지판이 없었다면 모르고 그냥 지나쳤을 것입니다. 이 고개에서 지맥은 다시 남으로 방향을 틀어 이번에는 S자 커브를 산행을 하는 셈입니다. 여기서부터 된비알의 오르막길이 시작되었습니다. 고개를 출발하여 2개의 봉우리를 지나자 처음으로 까마귀우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산에 오르며 까마귀소리가 안 들리면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어 그 소리가 기다려집니다. 그 다음의 676봉에서 산객 한 분을 만났는데 저의 산행코스를 묻고는 체력이 대단하다는 칭찬을 해와 민망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져 칭찬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14시에 저처럼 혼자 산행을 하는 분에 천마산과 마치고개까지 소요시간을 확인했는데 넉넉잡고 2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여 해지기 전에 마칠 수 있을 것 같아 안심했습니다.
14시29분 괄아리 고개로 내려섰습니다.
시간반전에 출발한 과라리 고개는 서쪽으로 오남리행 하산길이 갈리고, 여기 괄아리고개는 동쪽으로 수동리로 가는 길이 갈립니다. 방금 지나온 626봉에서 만난 어느 분이 어깨나무를 아느냐고 제게 물어 왔습니다. 그 분처럼 요즈음은 단순히 산행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산삼이나 약재 채취를 덤으로 해보고자 오르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 앞으로는 등산객 모두가 산을 사랑하는 분들이라고 말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돌핀샘바위를 지나자 곳곳에 사람들로 다져진 눈길이 미끄러워 산을 오르기에 애를 좀 먹었는데 돌핀샘바위에서 조망한 천마산은 삼각봉으로 이를 받쳐주고 있는 북사면의 눈들로 겨울 산다워 보였습니다.
15시9분 해발 812.3미터의 천마산 정상에 섰습니다.
재작년 서울대 AFB산악회원들과 함께 오른 후 15개월만에 저 혼자 다시 올랐습니다. 눈길이 미끄러워 밧줄의 도움으로 마지막 피치를 무사히 마치고 정상에 올라서자 휴대폰 벨소리가 울려 누가 때맞추어 등정축하를 해주는구나 싶어 재빨리 열었더니 쓸데없는 060전화여서 불쾌했었습니다만, 까마귀와 매가 번갈아 비상하는 것을 보고 이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지도와 컴파스를 꺼내어 마치고개에 이르는 주능을 확인하고 15시 20분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오름 길이라면 엄청 고생했을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걸어 640미터대의 헬기장에 도착, 오른 쪽 길을 택해 하산을 계속했는데 이 길 또한 급경사의 내리막길이었습니다.
16시 42분 스키장 바로 뒷 봉인 358봉에서 스키어들의 활기찬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산을 즐기는 스포츠를 들라면 등산과 스키, 패러글라이딩, 행글라이딩, 그리고 골프 등일 터인데 제가 그 중 가장 등산을 즐기는 것은 등산을 빼놓으면 어느 무엇도 산꼭대기를 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천마산 정상에서 마치고개까지 구간도 만만치 않게 긴 코스였지만 초반 급경사의 하산 길을 제외하고는 오르내림이 별로 없는 구간이어서 걸을 만 했습니다.
17시 정각 마치고개로 내려서 다음에 오를 백봉가는 들머리를 확인한 후, 마석방향으로 구 길을 따라 내려가다 빌라마을을 통과, 17시 13분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조금 후 버스에 올라 9시간 가까운 하루 산행을 반추해 보았는데 이번 산행에서는 이렇다하게 올릴만한 봄소식이 따로 없어 아쉬웠습니다.. 기세 등등한 동장군이 주금산을 올라 겨우 열어 놓은 봄에 빗장을 대어 가두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마치고개에서 시작하여 백봉과 갑산을 오른 다음 새재까지 뛰어 볼 생각입니다.
그 다음에 예봉산을 오른 후 예빈산을 거쳐 천주교묘지로 하산하여 한북천마지맥 종주를 마치고자 합니다. 이 두 번의 산행을 통해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산행기를 맺습니다.
<산행사진>
한북천마지맥 종주기1
*지맥구간:서파-주금산-금단이고개
*산행일자:2005.2.8일
*소재지 :경기 포천/가평
*산높이 :814미터
*산행코스:서파-주금산-시루봉-금단이고개-검단리버스정류장
*산행시간:10시58분-17시3분(6시간5분)
*동행 :나홀로
경기도의 포천과 가평을 경계짓는 주금산을 올라 봄을 열었습니다.
오랫동안 겨울에 갇혀 숨죽여온 봄이 기지개를 펴는 것을 돕고자 서파-주금산-금단이고개의 한북천마지맥의 능선을 탔습니다. 아직은 눈이 녹지 않아 겨울의 기세가 약화되었다고 단언하기는 무리이나,, 반쯤 녹은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에서 봄이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고 , 내달이면 온 산야를 분홍색으로 물들일 진달래의 가지에 물이 막 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보아 봄의 서막이 열리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 겨울이 오면 봄도 머지 않으리라는 셀리의 시 "서풍부"가 아니더라도 봄이 성큼 성큼 다가옴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연의 섭리인 듯 싶습니다..
어제는 작년 5월 이 길을 먼저 밟은 김용진님 산행기의 도움을 받아 서파-주금산-철마산-과라리고개를 연이어 종주를 하고자 했으나 그제 밤 과음으로 집에서 출발이 늦은데다 상봉터미널에서 50분을 기다려 현리행 버스를 타느라 시간을 다 까먹어 철마산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주금산만 올라 모처럼 느긋하게 산행을 했습니다.
아침10시 58분 해발 270미터대의 서파에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선답자분의 산행기를 보고 한봉보호 안내판 옆으로 난 들머리는 쉽게 찾았지만, 잠시 후 산소에 다다르자 철조망이 길을 막고 있어 조금은 당황했습니다. 이내 산소에서 제 길을 찾아 능선에 올라서 본격적으로 산 오름을 시작했는데 길 옆의 잣나무 숲이 그 푸르름으로 칙칙한 활엽수들을 압도해 보기에 시원했습니다.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나 만난 임도를 따라 산을 오르다 덩치 큰 하얀 개 두 마리를 만났습니다. . 아마도 암수 두 녀석이 눈길을 따라 인적이 없는 호젓한 곳으로 데이트를 나온 것 같은데 저를 보자 질겁을 하고 오던 길로 뒤돌아 도망을 쳤습니다. 하도 덩치가 커 그 자리에서 버티고만 있어도 제가 피해야 했었는데 제 인상이 험해 보였는지 서둘러 도망을 가버려 돌아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제가 얼굴관리를 제대로 못해 개들에게도 호감을 주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시29분 560봉의 삼각점에 올라서 첫 번째 쉼을 가졌습니다.
작년 여름에 종주한 한북정맥이 오른 편으로 나란히 뻗어 있었고 정맥 종주중 산짐승을 만나 놀랐던 수원산이 높게 솟아 있었습니다. 많은 눈은 아니지만 어제는 눈길과 흙 길을 번갈아 가면서 밟았습니다. 북사 면을 밟을 때에는 눈길을, 남사면으로 오를 때에는 흙 길을 걸었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신설을 밟으며 산을 오르자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간벌을 하느라 베어낸 나무들이 그대로 널 부러져 있어 걷기에 불편한 능선 길을 얼마고 오르내리자 길 양옆의 나무들을 베어내고 만든 잘 정돈된 방화선 길이 이어져 바로 대비가 되었습니다.
13시5분 왼쪽 방향으로 지금까지 걸어온 방화선이 꺾이는 안부에서 오른 쪽 길을 잡아 주금산 정상을 향해 내달음 쳤습니다. 안부의 갈림길을 출발한지 20분만에 안내목이 세워진 삼거리 안부에 닿았습니다. 오른 쪽으로 내려서면 사기막 가는 하산 길이고 직진하여 1.95키로를 걸으면 정상에 올라선다니 아직도 1시간 가까이 걸어야 정상에 다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제까지 만난 이산의 소나무들은 솔잎흑파리의 공격을 받아서인지 부실해 보였는데 그래도 정상 가는 길에서 만난 적송들은 잎이 푸르고 건강해 보였습니다..이번 산행에서 산행시작 2시간 40분만에 처음으로 부부 한 쌍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14시15분 해발 813.6미터의 주금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가평군에서 세운 표지석 옆에 맹호부대 장병일동이 세운 태극기 기단 위에 새겨진 "나라사랑 태극기사랑"의 비문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점심으로 준비한 절편을 꺼내 들고 오렌지를 까먹고 나자 시장기가 가셔 바로 시루봉으로 출발했습니다. 정상 출발 5분 후에 까마귀를 떼거리로 만났습니다. 수 십 마리의 까마귀가 까악까악 대면서 위협적으로 저공비행을 하다가 몇 마리는 아예 눈길에 내려앉아 발자국을 선명하게 내곤 했습니다. 정상을 출발해 몇 개의 봉우리를 지나 만난 여러 개의 벙커를 연결한 듯한 시설물이 특이해 보였습니다. 곧 바로 주금산의 걸작인 독을 엎어놓은 것 같다해서 이름을 얻은 독바위를 지났는데 카메라를 갖고 오지 않아 그 절경을 담아가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송전 철탑을 지나 계곡이 절경이라는 비금리로 하산하는 갈림길에 LG에서 안내목을 세웠는데 시루봉이 0.59키로 남아 있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무명봉에서 하산하다 한 할아버지와 두 손자로 보이는 한 팀을 만났는데 세대를 뛰어 넘어 함께 산행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15시22분 해발 650미터의 시루봉에 도착해 배낭을 풀고 목을 추겼습니다.
지도를 꺼내 광릉내로 빠질 수 있는 탈출구를 찾아보았는데 대략 한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금단이 고개가 적당할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시루봉을 출발해 얼마고 걷자 길 양옆에 잘 뻗은 물푸레나무들이 여러 그루 서 있어 보기가 좋았습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도리깨로 널리 쓰인 물푸레나무는 질기고 강하기로는 으뜸가는 수종일 듯 싶습니다.
16시 5분 몇 개의 고개를 오르내려 시루봉 출발 두 번 째 헬기장에 도착, 짐을 내려 놓았습니다. 아침 8시에 천마산을 출발했다는 혼성팀 5분을 만났는데 주금산 정상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겠는가를 물어와 1시간 반 걸려 하산했다며 어둡기 전에 주금산을 올랐다 하산을 완료하기는 무리인 듯 싶다는 제 의견을 전해주었습니다. 이번 산행에서도 꽤 많은 헬기장을 지났습니다. 어제 밟은 한북천마지맥도 지난 여름 오르내린 한북정맥과 마찬가지로 군사적으로 요지이기에 이토록 많은 헬기장을 설치하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16시12분 헬기장을 내려서자 바로 금단이 고개를 만났습니다.
오른 쪽으로 방향을 잡고 제법 넓게 난 등산로를 따라 하산을 했습니다. 금단이 고개에서 20분 정도 능선을 따라 걸어 내려오다가 능선 길을 접고 왼쪽으로 난 하산 길로 들어서니 낙엽송이 숲을 이루었고 이 숲을 조금 지나자 잣나무 숲이 나타났습니다. 광릉CC에서 세운 안내판에 골프장을 무단 출입한 산객들이 골프 공에 맞는 사고가 나도 책임질 수 없다는 경고문이 실려 있었습니다. 기왕에 경고 판을 세울 바에야 능선에 세워 골프장으로 하산하는 것을 막아야지 다 내려온 다음에 이러한 경고 판을 본다하여 다시 올라갈 수 도 없는 일이기에 그대로 하산했습니다..
16시 40분 아스팔트로 포장된 골프장의 도로에 내려섰습니다.
골프장을 빠져 나오기 까지 약 10분이 제게는 상당히 길게 느껴진 것은 경고문의 내용도 그렇고 아마도 제가 골프를 치지 못해 남의 집에 들어선 것 같은 어색함 때문일 것입니다.
17시3분 검단리 버스정류장에 다다라 약 6시간의 하루산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7분 후 버스를 타고 광릉내로 옮겨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어제는 날씨가 푹해 산행중에는 추위를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제 겨울의 잔재를 씻어내고 새 단장을 하여 봄채비를 서둘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북천마지맥의 주금산에서 살짝 열어 보인 봄소식의 후편은 철마산과 천마산에서 다시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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