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지맥·분맥·단맥/한남정맥 분기지맥

한남독조지맥 종주기

시인마뇽 2012. 4. 26. 14:54

                                             한남독조지맥 종주기7(최종회)

 

 

                             *지맥구간:삼신석재-승안교회고개-청미천/남한강합수점)

                             *산행일자:2012. 4. 15일(일)

                             *소재지   :경기 여주

                             *산높이   "중군이봉223m, 소무산247m, 달걀봉218m

                             *산행코스:삼신석재-달걀봉-소무산-승안교회고개-중군이봉-청미천/한강합수점

                             *산행시간:8시17분-14시13분(5시간56분)

                             *동행      :나홀로

 

 

  지난 2월 시작한 한남독조지맥 종주산행을 청미천(凊渼川)과 한강(漢江)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마무리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4-5회 출산해 마치는 길지 않은 산줄기를 걸음이 느린 저는 7번을 출산해 어제 여주시점동면 도리의 한강변에서 모두 마쳤습니다. 강둑아래 물가로 내려가 한강물에 제 두 손을 담그는 것으로 자축 세레머니를 대신하면서 다시 한 번 산과 강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청미천은 용인의 문수봉 동쪽 계곡에서 발원해 이천을 거쳐 여주의 도리에서 한강에 합류하는 한강의 제1지류로 그 길이가 64Km에 달합니다. 용인의 문수봉은 한남정맥이 지나는 봉우리로 이봉우리에서 전장63Km의 한남독조지맥이 분기됩니다. 청미천의 발원지이자 독조지맥의 분기점이 바로 문수봉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산과 강이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됐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수봉에서 발원한 청미천에 물을 대는 일은 그 반을 독조지맥이 맡습니다. 청미천의 북쪽 울타리인 독조지맥은 남쪽으로는 청미천에 북쪽으로는 복하천에 물을 댑니다. 청미천의 남쪽에 또 다른 산울타리가 있어 나머지 물을 대는 것은 물론입니다. 산이 강의 어머니로 불리는 소이연(所以然)입니다.

 

 

 

  합수점이란 두 물줄기가 합류하는 곳입니다. 한강의 전장이 거의 500Km에 달하다보니 한강을 둘러싸고 있는 산에서 발원해 한강으로 흘러들어오는 물줄기가 꽤 많습니다. 북한강과 임진강 모두 한강으로 강물이 바로 흘러들어가는 한강의 제1지류입니다. 북한강이 한강과 만나는 양수리와 임진강과 한강과 몸을 섞는 파주의 통일전망대 앞은 한강 최대의 합수점입니다. 한강의 제 1지류는 이 두 강만이 아닙니다. 우리 귀에 익은 탄천, 경안천, 곡릉천, 복하천 등이 모두 한강의 제1지류입니다. 청미천도 역시 한강의 제1지류입니다. 이 물줄기들이 한강과 만나는 합수점도 꽤 여러 곳입니다. 여기 도리의 합수점은 청미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점입니다. 문수봉에서 분기된 독조지맥도 청미천에 물을 대는 일을 이곳에서 끝내고 한강으로 침잠합니다.

 

 

 

  두 물줄기가 합수되는 합수점은 물고기들에는 만남이 이루어지는 광장일 수 있겠다 싶습니다. 이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해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합수점에서 만난 본류와 지류의 물고기들은 죽어라고 싸우거나 자라온 물줄기가 다르다고 왕따를 시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두 물줄기의 고기들이 얼마간 공존하며 살아갈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합수점은 전쟁터가 될 것이고 패한 쪽의 사체들이 즐비해 썩는 냄새가 진동할 텐데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으니 말입니다. 두 물줄기가 만나는 광장은 공생의 시장(市場)이지 공멸의 전장(戰場)이 아닌 것은 틀림없나 봅니다.

 

 

  아침8시17분 삼신석재 건너편에서 한남독조지맥의 마지막 구간에 발을 들였습니다. 강남터미널을 6시30분에 출발하는 첫 고속버스를 타고 여주로 옮겨 터미널 건너편에서 점동 가는 37번 시내버스에 올랐습니다. 점동고교 앞에서 하차한 후 37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7-8분간 이동해 삼신석재 건너편에 다다랐습니다. 오른 쪽 시멘트 길로 들어서 국궁장 공터 위 봉우리에 올라섰다가 나지막한 안부를 거쳐  올라간 봉우리가 도로 공사장의 깎아지른 절개 면 위여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했습니다.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해 먼저 오른 봉우리로 되돌아가다 북쪽으로 내려가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공사장을 가로질러 공사장이 끝나는 곳에서 왼쪽 산길로 들어섰습니다. 이 길 또한 맞은 편 절개면을 비스듬히 오르는 길이어서 조심해서 올라갔습니다. 절개면 위에 다다르자 방금 지나온 절개면 위 봉우리와 그 사이 초록색 물이 고인 커다란 웅덩이가 을씨년스러워 보여 사진을 찍었습니다.

 

 

 

  9시31분 안부사거리에 내려섰습니다. 공사장을 지나느라 시간을 많이 까먹었지만 이번 산행코스는 다른 구간보다 짧아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절개면 꼭짓점에서 북동쪽으로 진행해 봉우리삼거리에 이르자 기온이 올라 쟈켓을 벗어 배낭에 넣은 후 오른 쪽으로 꺾어 남쪽으로 진행했습니다. 능선삼거리에서 왼쪽의 흐릿한 길로 접어들어 조금 내려가자 길 왼쪽 가까운 곳에서 멧돼지 두 마리가 저를 보고 후다닥 도망가 올 들어 처음 만난 멧돼지에 격식을 차려 인사를 나눌 모처럼의 기회를 놓쳤습니다. 오른 쪽으로 과수원 집이 보이는 안부사거리에서 곧바로 올라 편안한 능선 길을 따라 북동쪽으로 진행했습니다. 묘지로 이어지는 넓은 길을 따라 오르다 왼쪽 좁은 길을 따라 가다 204m봉을 왼쪽으로 우회했습니다.

 

 

 

  10시13분 해발218m의 달걀봉을 출발했습니다. 204m봉을 왼쪽으로 우회해 능선삼거리에 올라섰습니다. 지맥 길은 왼쪽으로 이어지지만 삼거리에서 남쪽으로 얼마간 떨어져 있는 달걀봉을 들르고자 오른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경사진 길을 올라 다다른 달걀봉에서 그대로 직진해 평평한 능선 끝까지 7-8분을 더 걸어 먼발치로 보이는 청미천을 카메라에 담은 후 다시 달걀봉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른 후 달걀봉을 출발해 능선삼거리로 되돌아갔습니다. 204m봉 정상 바로 아래를 왼쪽으로 우회해 지맥길이 오른 쪽으로 갈리는 소무산 갈림길에 이르렀습니다.

 

 

 

  11시45분 해발247m의 소무산을 출발했습니다. 소무산 갈림길에서 북서쪽으로 빤히 보이는 소무산정상이 생각보다 멀었습니다. 고도차가 거의 나지 않는 능선 길을 따라 군데군데 서 있는 송전탑 몇 개를 지나는 중 오른 쪽 아래로 한강이 보여 발걸음을 멈추고 한강의 물 흐름을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소무산 턱밑에 이르자 경사가 급해져 삼각점이 박혀 있는 정상에 오르기까지 몇 분이 힘들었습니다. 11시 정각에 올라선 소무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조금 내려가 조금 이른 점심을 들었습니다. 왼쪽 아래 마을이 범솥말인 것 같아 이 마을에서 태어나 ‘범솥말’을 필명으로 쓰고 있는 산우 한 분에 전화를 걸어 확인했습니다. 어렸을 때 소무산을 거쳐 달걀봉까지 나무를 하러 제가 방금 온 길로 다녔다는 범솥말님께서 범솥말에서 멀지 않은 한강변으로 가서 멱을 감곤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주었습니다. 점심식사를 끝내고 산제당 건물을 확인한 후 소무산을 출발해 소무산 갈림길로 되돌아갔습니다.

 

 

 

  12시55분 335번 도로가 지나는 승안교회 옆 고갯마루에 올라섰습니다. 100분 만에 되돌아온 소무산 갈림길을 12시14분에 출발해 동쪽으로 난 왼쪽 능선 길을 따라 진행했습니다. 훌라후프가 걸려 있는 봉우리에 이르기까지 10분가량 마냥 편안한 길을 걷다가 봉우리에서 십 수m내려가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희미한 길로 들어서서부터 길 사정이 확 바뀌었습니다. 키가 작은 잡목들을 헤쳐가다 힘들게 다다른 안부에서 더 이상 마루금 이어가기를 포기하고 왼쪽 논길로 내려섰습니다. 시멘트 논둑길을 따라가 만난 335번 도로삼거리에서 오른 쪽으로 이동해 승안교회가 바로 앞에 보이는 고갯마루에 이르렀으니 안부에서 여기 고갯마루까지 능선 길과 인삼밭을 왼쪽으로 빙 돈 셈입니다. 장승들이 서있는 고갯마루에서 왼쪽 산으로 들어서 곧바로 치고 올라가자 등산로가 다시 보였습니다.

 

 

 

  13시40분 해발223m의 중군이봉에 도착했습니다. 고갯마루를 출발해 고도를 웬만큼 높이자 오른 쪽으로 대규모의 축사가 보였습니다. 마냥 여유로워 보이는 한우들이 제게 보내는 선한 눈빛을 가슴에 담고 조금 더 올라 군 참호가 파진 무명봉에 올라섰습니다. 오른 쪽 아래 안부로 내려갔다가 올라선 중군이봉에서 제 배낭을 사진 찍은 후 무릎을 꿇고 독조지맥 종주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보살펴주신 주님께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남은 과일을 마저 꺼내 든 후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14시13분 청미천/한강 합수점에서 한남독조지맥 종주를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중군이봉에서 왼쪽으로 확 꺾어 내려갔습니다. 이제 7번에 걸친 종주산행을 끝낸다 하자 섭섭한 마음이 일어 발걸음을 천천히 옮겼습니다. 개소리가 들리는 곳을 내려다보자 가옥이 보여 그곳에서 멈춰 서서 옷을 갈아입고 하산해 도착한 강둑에서 물가로 내려가 한강물에 손을 적셨습니다. 먼 길은 아니었지만 무사히 종주를 끝내고 한강을 만났다 싶어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물이 탁해 두 물줄기의 고기들이 정답게 노니는 것이 보이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강변을 사진 찍어 학우들에 전송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도리노인회관까지 걸어갔습니다. 1시간 가까이 기다려 여주 가는 버스에 올랐는데 이 버스 또한 전형적인 시골버스여서 청미천을 건너 삽합리를 들렀다가 다시 나와 아침에 하차한 점동을 거쳐 가느라 여주터미널까지 1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합수점이 공생의 시장이듯이 대한민국도 공존의 광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필리핀에서 이주해온 한 여성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것을 가지고 말들이 많은가 봅니다. 다른 나라에서 이주해온 이주민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될 수 없다면 우리의 재외교포 또한 그들 나라에서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합수점의 물고기들이 살아온 물줄기가 서로 다르다고 배척하지 않듯이 국적이 분명 대한민국의 국민인데 단순히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따돌림 당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래서야 어디 미물로 대하는 물고기들보다 낫다고 할 수 있겠나 싶어섭니다.

      

 

                                                                   <산행사진>

 

  

 

 

 

 

 

 

 

 

 

 

 

 

 

 

 

 

 

 

 

 

 

 

 

 

 

 

 

 

 

 

 

 

 

 

 

 

 

 

 

 

 

 

 

 

 

                                 

 

                                                        

 

                  

 

 

 

                                                    한남독조지맥 종주기6

 

 

                           *지맥구간:문드러니고개-중부내륙고속도로-삼신석재                     

                           *산행일자:2012. 4. 13일(금)

                           *소재지 :경기여주/이천

                           *산높이 :연대산227m, 철갑산220m, 신통산284m

                           *산행코스:문드러니고개-한일C.C-연대산-중부내륙고속도로굴다리

                                          -솔모로C.C-신통산-삼신석재                           

                           *산행시간:8시40분-18시36분(9시간56분)

                           *동행 :나홀로

 

 

  이번에도 골프장 안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따르지 못하고 골프장 밖으로 빙 돌아가느라 조금은 산행이 짜증스러웠습니다. 한남독조지맥이 지나는 용인, 이천, 여주 땅이 서울과 가까워 골퍼들에는 천국일수도 있겠지만, 골프장 안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빤히 보면서 그 길을 따라가지 못하고 먼 길로 빙 돌아 가야하는 저 같은 종주 객들에는 신경이 엄청 쓰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두 번 지나갈 것을 청해보기도 하지만 번번이 골프공에 맞을 수도 있어 위험하다며 안 된다는 답을 들어와, 벌써부터 저는 구차하게 청하지 않고 아예 처음부터 돌아갈 각오를 하고 종주산행에 임해왔습니다.

 

 

 

  이번 산행에서는 골프장을 외곽으로 돌아가는 덕분에 참으로 정감 가는 얼굴을 보았습니다. 여주의 한일C.C 오른 쪽 능선을 따라 연대산을 오르는 길에 큰 바위가 있어 잠시 쉬어 갈 참으로 그 바위 뒤를 돌아보다가 상반신만 드러낸 석조물을 보았습니다. 석조물 하단부분에 황토 흙이 묻어 있는 것으로 보아 땅에 박혀 있는 것을 캐내 이곳에 자리를 잡아준 지가 그리 오래된 것 같지 않았습니다. 콕 집어 여인상이라 하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남자상이라 할 수도 없는 것이 예쁘지도 밉지도 않은 데다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상을 하고 있어 보는 이가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 석조상의 성별이 결정될 것 같았습니다. 몸통 앞면에 옷자락(?)이 그려진 것으로 보아 돌부처인 듯도 싶고, 정교하지 못하고 투박하게 생긴 얼굴을 보노라면 무지렁이 백성들의 모습 같기도 했습니다.

 

  제 눈에는 이 석조상이 우리네 어머니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우선 큰 바위 뒤에 숨어 다소곳이 서있는 것부터가 그러했습니다. 여필종부가 미덕으로 받아들여지던 수 십 년 전만해도 우리네 어머니들은 한 집안의 안살림을 도맡아 하면서도 아버지 뒤에 숨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다음으로 온화한 얼굴모습이 우리네 어머니를 닮았다는 생각입니다. 이제껏 저는 어머니를 미인이냐 아니냐는 관점에서 본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는 저뿐만 아니라 이 세상 어느 누구라도 자기를 낳아 키워준 어머니를 통상의 개념에 기준한 여인으로 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머니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든 어머니의 얼굴인 것입니다. 자상하고 희생적이고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주는 그런 모습에 세속의 미인상이 끼어들 틈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어머니의 얼굴을 남자상으로 그릴 수는 없습니다. 예쁜 미인의 얼굴도 아니고 남정네 모습을 한 것도 아닌 모습이 어머니 상이라면 이번에 만나본 석조상이 우리네 어머니 상을 빼어 닮은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물 세 해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온화한 모습을 한 석조상에서 눈을 뗄 수 없어 수 분간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아침 8시40분 문드러니고개를 출발했습니다. 동서울터미널을 출발한 장호원행 직행버스가 한 시간 남짓 달려 이황리상승대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가남 쪽으로 15분을 걸어 다다른 문드러니 고개를 넘어 오른 쪽 산으로 발을 들였습니다. 10여분 길이 나있지 않은 잡목 길을 헤치고 나가 절개면 꼭짓점에 이른 후 왼쪽으로 꺾어 4-5분을 더 걷자 지맥 표지기가 보여 안심했습니다.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에 활짝 핀 연분홍 진달래 꽃나무가 줄을 이어 서 있어 칙칙한 봄 산이 모처럼 환해보였습니다. 송전탑을 지나 왼쪽으로 꺾인 마루금은 철봉 등이 세워진 쉼터와 반환점표지물이 세워진 바위를 차례로 지나 병무관고개(?) 삼거리까지 북서쪽 방향으로 이어졌습니다.

 

 

 

  10시 정각 삼각점이 세워진 214m봉을 지났습니다. 병무관고개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갔다가 214m봉에 오르자 왼쪽 방향으로 한일C.C 골프장이 보였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동쪽 능선을 따라 이동하다 북동쪽 골프장 안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버리고 그대로 직진해 과수원쪽으로 내려갔습니다. 과수원 집을 지나 삼거리에서 왼쪽 시멘트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이내 만난 축사 앞 넓은 밭을 빙돌아 골프장 울타리에 접근해 울타리를 따라 진행코자 하였으나 여의치 못해 큰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골프장 울타리와 인접한 양옥집을 먼발치서 지나 연두색의 골프장 울타리가 끝나는 곳에서 5번 홀 옆 도로로 들어섰습니다. 5번홀 도로를 따라가다가 왼쪽 위 6번 홀에 접근한 후, 6번 홀 도로를 따라 오른쪽 끝까지 가서 나지막한 능선에 올라 골프장을 벗어났습니다.

 

 

 

  11시28분 해발227m의 연대산을 올랐습니다. 6번 홀 끝 능선에서 조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선 다음 능선에서 왼쪽 위 연대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찾아 마음이 놓였습니다. 중턱 쯤 올라가 후더분한 어머니 얼굴을 한 석조상을 만나보자 마루금을 잇지 못한 아쉬움이 싹 살아졌습니다. 깃봉이 세워진 암봉의 연대산에 오르자 오른 쪽 아래로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보였습니다. 연대산은 마루금에서 남쪽으로 얼마간 떨어져 있어, 골프장 안을 지나 마루금을 제대로 따라간 종주객들은 일부러 이 봉우리를 들르기도 합니다. 십 수분 간 쉰 후 연대산을 출발해 북쪽으로 진행하다 골프장이 내려다 보이는 능선삼거리에서 희미하게 난 오른 쪽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12시58분 연대삼거리에서 마루금을 이어갔습니다. 능선삼거리에서 들어선 오른 쪽 능선 길이 너무 흐릿해 진가민가하면서 내려갔습니다. 용케도 길을 찾아 내려선 아스팔트 차도에서 왼쪽으로 2백여m 옮겨 송천농원 앞 연도삼거리에 다다랐습니다. 이곳에서 산행기나 지도를 꼼꼼하게 보았다면 반시간 가까이 걸린 헛걸음은 면할 수 있었을 텐데, 골프장 위 능선을 더 따라가다 내려갔어야 했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연대삼거리에서 건너편 산에 오르지 않고 왼쪽으로 찻길을 따라 계속 걸었습니다. 15분 넘게 걸어 다다른 양귀삼거리에서 산행기를 꺼내 자세히 읽고 나서야 잘 못 온 것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돌려 연대삼거리로 돌아갔습니다. 반시간만에 돌아온 연대삼거리에서 묘지로 올라서 다시 마루금을 이어간 시각이 12시58분이었습니다. 야산이 다 그렇듯 묘지를 지나 얼마간은 길 같지 않은 길을 찾아 이어가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연대삼거리 출발 반시간이 조금 지나 해발186m의 매봉에 올라 잠시 숨을 골랐습니다.

 

 

 

  14시53분 내륙고속도로를 지하도로 건넜습니다. 매봉에서 십수m 직진하다 오른쪽으로 꺾어 안부로 내려선 후 완만한 길을 따라 올랐습니다. 마지막 몇 십m를 조금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른 봉우리가 해발225m의 철갑산으로 정상에서 오른 쪽으로 조금 내려가 늦은 점심을 들었습니다. 14시6분 점심식사를 끝내고 중부내륙고속도로로 향했습니다. 철갑산에서 동쪽으로 이어가다 북동쪽으로 꺾이는 마루금을 따라가며 몇 개의 묘를 지났습니다. 고속도로 절개면 꼭짓점에 이르러 왼쪽으로 내려가 지하통로를 건넜습니다. 오른 쪽 위 밋밋한 고갯마루에서 왼쪽 산길로 들어서 시멘트 배수로를 따라 절개면 꼭대기로 올라가 북동쪽으로 진행했습니다. 능선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해 193m봉에 오르자 왼쪽으로 여주그랜드C.C의 클럽하우스가 잘 보였습니다. 193m봉에서 왼쪽으로 이동해 골프장 남쪽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지는 카트이동 도로로 내려선 시각이 15시40분이었습니다.

 

 

 

  16시21분 골프장 바로 위 능선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카트운전기사인 듯한 몇 분에 마루금을 가리키며 저 길을 지날 수 있느냐고 물어보았지만, 안 될 거라고 해 카트 길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해 골프장을 완전히 빠져나갔습니다. 축사를 지나 왼쪽으로 꺾어 능선으로 올라서자 골프장이 바로 인접해 있어 캐디 한 명으로부터 이 길로 다니시면 안 된다고 한 마디 들었습니다. 왼쪽으로 그림 같은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능선을 따라 조금 오르자 골프장 카트 길이 왼쪽으로 꺾여 계속 능선 길을 이어가는데 더 이상 골프장 눈치를 보지 않아좋았습니다. 골프장 오른 쪽으로 길이 잘 나있는 산길을 따라올라 신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삼거리에 올라선 후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고도차가 별로 나지 않는 능선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반시간 가량 부지런히 걸어 다다른 능선삼거리 왼쪽 아래로 표지기가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지점이 골프장 안으로 마루금을 따라 진행하면 닿게 되는 지도상의 능선삼거리가 확실한 것 같아 짐을 내려놓고 커피를 꺼내 마시며 5-6분 간 쉬었습니다. 해 떨어지기 전에 37번 도로가 지나는 삼신석재까지 가려면 산행을 서둘러야 할 것 같아 자리에서 일어나 남동쪽으로 뻗어나가는 마루금을 이어가고자 방금 전에 온 길을 되돌아 정신없이 내달렸습니다.

 

 

 

  17시19분 해발279m의 신통산에 올라섰습니다. 골프장 위 능선삼거리를 출발한지 20분이 조금 지나 1시간 전에 올라섰던 능선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게는 미답의 새 길이어서 자칫 길을 잘못 들까 염려돼 앞에서처럼 내달리지 못했지만 평상시보다 1.5배 정도 빠른 속도로 남동쪽으로 진행했습니다. 잠시 걸음을 멈춰 줄기가 배배꼬인 묘지 옆 소나무 한 그루를 사진 찍은 후 가로등이 서있는 능선 길을 지나 엄청 큰 예수 상 앞에 다다랐습니다. 5-6분가량 더 걸어 다다른 해발279m의 신통산에서 산불감시초소를 지키는 한 분을 만나 삼신석재로 내려가는 길의 방향을 확인했습니다. 8년 전 공무원직을 정년으로 물러나신 5년 연상의 이분은 혼자서 산줄기를 따라 걷는 저의 건강과 자신감을 부러워하셨는데, 저 또한 그 연세에 일손을 놓지 않고 이 높은 곳을 올라 산불감시 일을 하시는 이분이 부러웠습니다. 2월 중순 독조지맥 종주를 처음 시작할 때보다 해가 많이 길어져 어둡기 전에 산행을 마칠 수 있겠다 싶어 이곳에서 10분 남짓 쉬었습니다.

 

 

  18시36분 37번국도 상의 삼신석재 앞에서 종주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신통산에서 동쪽으로 얼마가지 않아 당장이라도 꽃 몽우리를 터뜨릴 것 같은 목련 한 그루가 보여,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어 방송대학우들에 전송했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조금 더 걸어 다다른 능선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며 철망울타리를 왼쪽에 끼고 걷다가 운동기구와 벤치가 들어앉은 쉼터 봉에 올라선 시각이 17시53분이었습니다. 쉼터봉에서 삼신석재로 내려가는 길이 완만한데다 차 소리가 크게 들려 이제 다 내려왔다 싶었습니다. 산보 차 반대방향으로 올라가는 젊은이에 삼신석재를 물었더니 잘 모른다며 조금 더 가면 교회가 있다고 했습니다. 교회가 보이는 곳에서 옷을 갈아입은 후 아스팔트 소로로 내려선 후 이 길을 따라 왼 쪽으로 옮겨 37번국도 앞에 도착했습니다. 차도 건너 고갯마루에서 건너편 삼신석재를 사진 찍은 후 남쪽으로 2백m 가량 옮겨 여주터미널로 가는 37번 버스에 오르는 것으로 하루 산행을 모두 마쳤습니다.

 

 

  앞서 종주구간을 워낙 짧게 잘라 운행하다보니 이번 구간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구간을 천천히 걸어 6-7시간에 마치곤 했던 제가 이번에는 부지런히 걸었는데도 10시간이 다 걸렸습니다. 새벽에 집을 나서 긴 시간 산행을 마치고 하나도 피곤하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이번에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눈 석조상의 여인이 저를 돌본 덕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우리 산을 지키는 노고할멈이 우리에 친숙한 형상을 하시고자 석조상의 얼굴을 하시고 우리 앞에 나타나셨을 지도 모릅니다. 나이 들어서도 거의 매주 산을 찾아 오르는 저를 신통하게 보아 노고할멈이 제 두 다리에 힘을 주셨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산을 머리로 받아들이지 않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제 병이 다시 도져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인 것 같아 이만 산행기를 맺습니다.

 

 

 

 

 

 

                                                                <산행사진>

 

  

 

 

 

 

 

 

 

 

 

 

 

 

 

 

 

 

 

 

 

 

 

 

 

 

 

 

 

 

 

 

 

 

 

 

 

 

 

 

 

 

 

 

 

 

 

 

                                                    한남독조지맥 종주기5

 

 

 

                                       *지맥구간:333도로-돌박지산-문드러니고개

                                       *산행일자:2012. 3. 25일(일)

                                       *소재지   :경기이천/여주

                                       *산높이   :돌박지산164m, 설성산295m

                                       *산행코스:333번도로-계원율림농원후문-돌박지산-송암축산입구

                                                      -설성산-253봉-문드러니고개

                                       *산행시간:9시40분-16시10분(6시간30분)

 

 

  기대했던 봄꽃이 보이지 않아 한남독조지맥을 따라 걷는 종주산행이 썰렁하고 스산했습니다. 꽃은 피지 않았는데 어김없이 찾아온 꽃샘추위가 겨우 내내 봄꽃을 기다려온 제 가슴에 염장을 질렀습니다. 단순히 꽃을 시샘하는 정도를 넘어 수은주를 영하로 떨어뜨린 맹독성 꽃샘추위의 기습을 미리 알아채서인지 우리의 산하는 3월이 하순에 접어들었는데도 꽃을 피울 기미를 전혀 내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른 꽃은 몰라도 남녘에서 봄바람을 몰고 오는 바람꽃만은 진작 만나볼 수 있었을 터인데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아 올해가 유독 꽃소식이 더딘 것 같습니다.

 

 

 

  이번 산행 중 꽃을 본 것은 밭 가운데서 딱 한 번이었습니다.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닌 비산비야(非山非野)를 걸어 마루금을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마루금을 가로막는 목축장과 과수원을 피해 빙 돌아가느라 발품도 많이 팔았습니다. 논둑길도 걷고 여러 곳에서 밭 가운데를 가로지르기도 했지만 꽃을 본 것은 오직 한 번이었습니다. 저를 반기는 이름 모르는 노랑꽃이 반갑고 고마워 엎드려 입이라도 맞추고 싶었습니다. 집 꽃처럼 색상이 화사하지 못하고 꽃모양이 맵시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수더분한 자태가 우리네 어머니들을 닮아 더욱 정감이 갔습니다.

 

 

 

  전날 내린 비로 물이 고인 웅덩이가 얼어 있었습니다. 해발고도가 500m를 넘는 이천의 원적산과 여주의 오갑산 정상에 쌓인 하얀 눈이 햇볕을 받아 반짝거렸습니다. 영하를 밑도는 기온이 웅덩이를 얼게 하고 인근 고봉에 눈을 내려앉혀 봄이 왔어도 봄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 중에도 어렴풋이나마 봄을 느끼게 한 것은 바람이었습니다. 가슴팍을 파고드는 바람에서 감지된 것은 살을 에는 삭풍의 한기가 아니고 몸을 녹이는 남풍의 훈기였습니다. 육중한 저를 당장이라도 하늘로 날려 보낼 듯한 기세로 휘몰아치는 바람의 위력은 한 겨울 삭풍에 뒤질 바 아니었지만 그 속에 삭풍의 비수가 숨어있지 않아 봄의 전령처럼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꽃샘추위가 마지막일 것이기에 다음 주면 본격적인 봄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전9시40분 333번 도로상에서 5구간 종주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강남터미널을 아침7시20분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이천으로 이동해 25번 시내버스로 갈아탔습니다. 이천을 출발한지 40분 가량 지나 도착한 설성리 문화마을에서 하차했습니다. 333번 도로를 따라 이천 쪽으로 걸어가다가 김동학부동산사무소 앞에서 오른 쪽으로 난 시멘트도로를 따라 진행했습니다. 10분가량 직진해 만난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곧바로 가 왼쪽 앞으로 교회건물이 보이는 논 뜰 한 가운데 사거리에 다다랐습니다. 오른 쪽으로 몇 십m 옮겨 마을 앞에서 다시 오른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진행하자 왼쪽 멀리 녹색 철책 울타리가 보였습니다. 성보운수의 텅 빈 주차장 왼쪽으로 난 대로를 따라 나지막한 구릉을 넘어 시멘트길 사거리에 이르기까지 1시간씩이나 걸린 것은 두 군데서 길을 잘 못 들어서였습니다.

 

 

 

  10시52분 계원율림농원후문앞 고갯마루에 올라섰습니다. 시멘트길사거리에서 왼쪽 길로 3-4분가량 걸어 만난 아스팔트포장도로에서 왼쪽으로 꺾어 몇 걸음 옮기자 뒤에서 쫓아오던 백구 두 마리가 덤벼들었습니다. 스틱을 휘둘러 쫓아버렸지만 시간만 넉넉하다면 개를 풀어놓아 지나가는 과객에 위협을 가한 개 주인을 찾아가 따져 묻고 싶었습니다. SKMS연구소를 통과할 수 있는가 정문을 지키는 수위아저씨에 물었다가 좋은 소리를 못 듣고 조금 더 올라가 계원율림농원후문 앞 고갯마루에 올라섰습니다. 맞은 편 과수원도 문이 굳게 잠겨 있어 고개 너머로 내려가 철조망 울타리를 오른쪽으로 끼고 빙 돌았습니다. 논가를 지나고 밭떼기 한 가운데를 지나 과수원 철조망 울타리가 끝나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능선으로 올라가 시멘트벽 왼쪽 길을 따라 진행했습니다. 시멘트 담벽이 끝나는 곳에서 뒤돌아보자 저 아래 자리한 SKMS연구소건물이 잘 보였습니다.

 

  11시48분 해발165m의 돌박지산을 올랐습니다. SKMS연구소를 개구멍으로 빠져나와 왼쪽으로 이어지는 인삼밭 사이로 난 넓은 흙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밭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길 양쪽으로 철망을 쳐놓은 것을 보고 저 정도의 방비로 도둑을 막을 수 있을까 걱정됐습니다. 뼈 빠지게 일해 키워낸 6년 근을 하룻밤에 도둑맞은 주인들은 몰래 캐어간 도둑들의 두 손모가지를 몽땅 잘라내고 싶을 것입니다. 인삼 밭을 지나 올라선 삼거리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 구릉에 낸 시멘트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선진축산 앞에서 오른 쪽으로 들어선 밭에서 봄꽃을 보았습니다.  밭을 지나 산길로 들어선지 십 수분 후 산불감시초소가 서 있는 돌박지산을 올랐습니다. 하늘이 맑게 개여 정상의 하얀 눈이 반짝이는 원적산이 유달리 잘 보였고 전모를 훤히 드러낸 마국산도 의젓해 보였습니다. 산행시작 두 시간이 지나 처음으로 10분 넘게 쉰 후 남동쪽으로 내려갔습니다. 2-3분을 내려가다 희미하게 난 길을 따라 동쪽 능선으로 옮겨간 것은 먼저 이 길을 밟은 한 분의 산행기에 따른 것인데 길도 나 있지 않은 능선을 조심해서 따라가 시멘트 길로 내려서고 나서야 길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12시47분 돌박지고개를 지났습니다. 일단 내려선 축사건물(?) 앞 시멘트 길에서 7-8분 가량 동쪽으로 걸어가 성원농장 표지석이 서있는 차도삼거리에 이르렀습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산행기에 나오는 “예의생활실천운동”의 커다란 비석이 보이지 않아 돌박지산에서 다른 길로 내려왔음이 분명한데, 저 말고도 서울에서 오셨다는 두 분 역시 그 길로 잘못 내려왔습니다.  삼거리에서 개념도를 꺼내 자세히 들여다본즉 마루금이 지나는 돌박지고개가 남쪽으로 가깝게 보여 일단 차도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임산2리 삼거리에서 오른 쪽으로 올라가 참샘교회 광고판이 서있는 돌박지고개에 다다랐습니다. 고갯마루에서 동쪽의 설성목장 안을 지나는 마루금을 이어갈 수 없어 그대로 남진해 만난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송암축산 쪽으로 진행했습니다. 몇 분 걷지 않아 다다른 송암축산 정문 앞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 전파연구소 쪽으로 가다가 축산의 철조망 울타리가 끝나는 곳을 조금 지나 왼쪽으로 묘지가 바로 보이는 산길로 들어섰습니다.

 

  13시50분 해발295m의 설성산에 올라섰습니다. 묘지를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앞장 선 두 분과 거리가 벌어지기 시작해 그분들에 제가 발걸음이 많이 느리니 먼저가시라고 이른 후 오른 쪽 능선으로 붙어 천천히 동쪽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갔습니다. 묘지를 출발해 삼각점이 박혀있는 무명봉을 지나고 능선삼거리에 이르기까지 20분 남짓 걸렸습니다. 마루금을 잇기 위해서는 왼쪽으로 진행해야하지만 이천의 명산 설성산을 들르기 위해 오른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사격장에서 유효사거리에 있으니 출입을 금지한다는 경고판을 뒤로 하고 계속 남진해 설성산에 올라서자 사방이 탁 트여 그동안 길 찾느라 졸였던 가슴이 탁 트이는 듯 했습니다. 먼저 올라와 점심을 들고 있는 서울 분들을 다시 만나 점심을 든 후 동쪽 멀리 하얀 눈이 덮인 여주의 오갑산 정상을 카메라에 옮겨 담았습니다. 점심을 들면서 20분 남짓 쉰 후 온 길로 되돌아가 묘지에서 올라온 길로 되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났습니다.

 

  15시8분 해발253m의 253고지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갈림길을 지나 올라선 225m봉에서 담 벽으로 안을 차단한 육군교도소 초소 쪽으로 내려갔다가 좌측 사면이 절개지인 오른 쪽길을 따라 올랐습니다. 봄바람이 매서워도 한 겨울의 삭풍에 비할 바가 못 되기에 가슴팍으로 파고드는 엄청 거센 봄바람이 그리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절개지 위에서 왼쪽 아래 넓게 펼쳐진 농원을 내려다보며 우회하느라 이어가지 못한 마루금을 찾아보았으나 225봉에서 오른 쪽으로 뻗어 내려간 산줄기를 빼고는 딱히 눈에 잡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벤치가 자리하고 있는 253m봉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른 후 오른 쪽 아래에 들어선 군부대 울타리를 따라 진행하는 중 부대 안 초병의 우렁찬 인사를 받고나자 2년 전 북한의 천안함 피격으로 희생된 군 장병들을 새까맣게 잊고 지냈음이 생각나 부끄러웠습니다. 왼쪽 아래로 연화사 길이 갈리는 깊숙한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 정수바위를 지났습니다.

 

  14시10분 문드러미고개에서 5구간종주산행을 마쳤습니다. 연화사 갈림길 안부에서 다시 올라 거암 몇 개가 모여 있는 정수바위에 다다랐습니다. 정수바위에서 오른 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을 따라 걸어 248m봉에 이르자 왼쪽 아래로 문드러미고개로 내려가는 길이 보였습니다. 저 아래 군부대를 시계방향으로 돌아 진행하는 것은 248m봉에서 끝내고 왼쪽으로 내려가 만난 바로 아래 참호에서 다시 왼쪽 길로 내려갔습니다. 길이 희미해 신경이 쓰였으나 문드러미고개를 넘나드는 차 소리가 잘 들려 길을 잃을까 걱정되지는 않았습니다. 또다시 만난 능선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2-3분을 걸은 후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마루금을 이어갔습니다. 248m봉에서 북동쪽으로 15분가량 걸어 내려가 다다른 문드러미고개에서 오른 쪽으로 10분가량 내려가 건널목을 건넜습니다. 이황3리 버스정류장에서 50분 넘게 기다려 이천터미널로 들어가는 28-1번 시내버스에 올라 하루 산행을 모두 마쳤습니다.

 

  독조지맥을 다녀온지 닷새가 지났습니다. 한낮의 기온이 영상15도를 넘나들어 저만치서 서성이는 여름이 보이는 듯 합니다. 일단 꽃이 피기시작하면 여름은 서둘러 봄을 맞을 채배를 합니다. 모란이 피기까지 봄을 아니 보내겠다는 것은 시인의 억지일 뿐입니다.

 

  뱀사골에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승천한 고정희 시인의 영면을 빌면서 시인이 노래한 지리산의 봄을 여기에 옮겨놓습니다.

 

 

                                           지리산의 봄 1

                                              - 뱀사골에서 쓴 편지

                                                                                                 고정희

 

                         남원에서 섬진강 허리를 지나며

                         갈대밭에 엎드린 남서풍 너머로

                         번뜩이며 일어서는 빛을 보았습니다

                         그 빛자락이 따라와

                         나의 갈비뼈 사이에 흐르는

                         축축한 외로움을 들추고

                         산목련 한 송이 터뜨려놓습니다

                         온 몸을 싸고도는 이 서늘한 향기,

                         뱀사골 산정에 푸르게 걸린 뒤

                         오월의 찬란한 햇빛이

                         슬픈 깃털을 일으켜세우며

                         신록 사이로 길게 내려와

                         그대에게 가는 길을 열어줍니다

                         아득한 능선에 서계시는 그대여

                         우르르우르르 우레소리로 골짜기를 넘어가는 그대여

                         앞서가는 그대 따라 협곡을 오르면

                         삽십 년 벗지 못한 끈끈한 어둠이

                         거대한 여울에 파랗게 씻겨내리고

                         육천 매듭 풀려나간 모세혈관에서

                         철철 샘물이 흐르고

                         더웁게 달궈진 살과 뼈사이

                         확 만개한 오랑캐 웃음 소리

                         아름다운 그대 되어 산을 넘어 갑니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승천합니다.

 

 

                                                                <산행사진>

 

 

 

 

 

 

 

 

 

 

 

 

 

 

 

 

 

 

 

 

 

 

 

 

 

 

 

 

 

 

 

 

 

 

 

 

 

 

 

 

 

 

 

 

 

 

壬辰年이 시작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의 변덕심한 날씨를 실감나는 동안에 추위를 피해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월삼질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된다고 말 할 수 있는
4월 초하룻날 사람들이 말하는 만우절입니다
그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소식전하지 못했던 계백이 오랜만에 안부 인사 올립니다.
앞으로 자주 뵐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행복한 봄날 기원 드립니다.
계획한 백수(계백)배상
        
    
아이고, 반갑습니다. 그동안 인사드리지 못해 저역시 죄송합니다. 작년들어 주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을 느낍니다. 낙동정맥을 마저 마쳐야 하는데 구간 끊기가 쉽지 않습니다.독조지맥을 마친 후 해가 길어지면 낙동정맥으로 옮길 생각입니다. 안산, 즐산하시기 바랍니다.  

 

 

 

 

 

 

 

 

                                                        한남독조지맥 종주기4

  

 

 

                                      *지맥구간:두미2리버스정류장-마국산-333번도로

                                      *산행일자:2012. 3. 15일

                                      *소재지 :경기이천/안성

                                      *산높이 :마국산445m, 노성산269m

                                      *산행코스:두미2리버스정류장-마국산-이천호국원-노승산

                                                     -원경사 -333번도로

                                      *산행시간:9시1분-14시23분(7시간22분)

                                      *동행 :나홀로

 

 

 

  독조지맥 종주 길에 국립이천호국원을 들러 참배했습니다. 4년 전 이천의 설성면 노죽리에 터 잡아 개원한 국립이천호국원은 나라를 지키고자 목숨을 바친 국가유공자 및 참전유공자들의 영령을 모시는 호국성지입니다. 조금 귀찮고 산행시간이 빡빡하다는 이유로 이 성지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은 이분들이 우리 산하를 지켜내지 못했다면 이번에 제가 지맥종주에 나서는 것도 애당초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네 해전 강원도 춘천의 용화산을 오르다가 추락 사고를 당했을 때 저를 구해준 것은 119구조대였습니다. 암릉 길을 오르내리다 잠시 방심한 사이 10m 넘게 바위 아래로 추락해 119에 구조요청을 했습니다. 두 시간 후 도착한 구조대원 두 분이 저를 끌어올렸지만 이미 척추 뼈와 갈비 뼈 몇 대가 분질러진 뒤여서 들것에 실려 내려갈 만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구조대가 부른 헬기에 실려 춘천소방대로 이송된 후 119차로 인근 한림대병원으로 옮겨가 치료를 받았기에 이번에도  제가 종주길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제가 태어난 대한민국이 더할 수 없이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현대 국가의 일차적 과업임을 벌써부터 알았지만 온몸으로 느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사고를 당한 곳이 대한민국이 아니고 북쪽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었다면 헬기까지 동원해 저를 구출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등산하다 사고를 당한 사람을 구출하기 위해 헬기를 대기시켜 놓을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도 못하고, 또 설사 그 여유가 있다 해도 그저 평범한 인민 한명을 위해 헬기를 동원할 만큼 인민공화국이 인간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백만 명 이상의 백성들이 굶어죽는데도 눈 하나 까딱 않고 핵폭탄 개발에 열을 내는 것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 때 우리나라가 북한에 패망했다면 오늘날의 제 삶이 어떠할까를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메밀수제비로 한해 겨울을 낸 적이 있습니다. 요즈음 북한의 경제는 제가 힘들게 겨울을 보내야했던 1960년대의 대한민국보다 못하면 못했지 나을 것이 하나도 없는바 북한의 주민들은 그때 저보다 더 처참하게 살 것이 분명합니다. 북한의 침공으로부터 이 나라를 지켜준 호국영령들을 오늘에 기리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호국원을 들렀습니다.  

 

 

  오전9시1분 두미2리 버스정류장 맞은편에서 4구간 종주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이천을 오가는 26-1번 버스가 죽산을 출발한 것이 아침8시45분 조금 지나서이니 사실터고개를 넘어 두미2리까지 15분밖에 안 걸린 셈입니다. 버스에서 내려 곧바로 중부고속도로 밑으로 낸 굴다리를 통과하자마자 넓은 길을 따라 오른쪽 사실터고개 쪽으로 향했습니다. 폐기물 야적장을 지나 왼쪽으로 휘어지는데서 직진해야 고갯마루에 닿아 마루금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을 별 생각 없이 휘어진 길을 따라간 데서 알바가 시작됐습니다. 조금 올라가 과수원 앞 삼거리에 이르자 안개가 자욱 끼어 마국산의 산세를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일단 멈춰 서서 산행채비를 한 후 오른 쪽 길로 가다가 이내 묘지로 올라섰습니다. 들머리를 일러줄 표지기가 보이지 않아 마루금에서 벗어났다 싶었지만 마국산이 그리 높은 산이 아닌데다 일단 능선을 타고 오르면 정상에 닿을 것이 분명해 이 산줄기를 따라 진행했습니다. 해발고도가 200m를 넘자 오름 길이 엄청 가팔라 중간 중간에 나뭇가지를 붙잡고 천천히 올랐습니다. 정식 산행코스가 아니어서 표지기 하나 걸리지 않은 흐릿한 길을 따라 오르며 위험한 암릉 길만 나타나지 않기를 내내 빌었습니다. 산행시작 1시간이 조금 지나 해발310m대의 봉우리에 오르자 길이 넓어졌고 조금 내려가 로프가 걸려있는 두미리 길이 왼쪽 아래로 갈리는 안부삼거리에 다다르고 나서야 이제 제 길로 들어섰다 싶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10시30분 해발445m의 마국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안부삼거리에서 이어지는 길은 이제껏 올라온 길에 비하면 탄탄대로여서 정상에 오르기까지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정상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능선삼거리에서 90세가 다 되셨다는 한 분을 뵈었습니다. 맨 몸으로 스틱 하나만 들고 산행하시는 어르신은 벌써 정상을 다녀오신다며 저를 보고 아주 반가워하셨습니다. 제가 과연 그 나이에 이 산을 오를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지만 몸 관리를 잘하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님을 확인한 셈이어서 어르신께 고마운 마음이 일었습니다. 능선삼거리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 헬기장이 들어선 정상에 올라 마루금이 사실터고개에서 마국산정상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높은 봉우리로 이어지는 것과 제가 마루금에서 북쪽으로 한참 비껴있는 능선으로 올랐음을 확인했습니다. 십분 가량 쉰 후 정상을 출발해 남쪽으로 내려가 60-70m 가량 고도를 낮추었다가 올라선 414m봉에서 마루금에 합류해 왼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바로 아래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빨간 우체통을 사진 찍은 후 오른 쪽으로 은지 길이 갈리는 삼거리에서 직진해 큰바라래기산의 암봉에 올라선 시각이 11시9분이었습니다.

 

 

  12시30분 대죽4리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큰바래기산에서 남쪽으로 10분가량 진행해 도착한 320.9m봉의 헬기장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마루금을 이어갔습니다. 잡목들이 얼굴을 때리는 흐릿한 길을 지나 만난 바위봉에서 오른 쪽으로 내려가 우성공원묘지로 내려섰다가 길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다시 돌아가 바위봉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진행했습니다. 왼쪽 아래로 인삼 밭과 오른 쪽 아래로 밭떼기가 가깝게 보이는 선명한 능선 길이 솔잎에 덮여 발걸음을 옮겨놓을 때마다 푹신푹신한 쿠션감이 느껴졌습니다. 나지막한 산에서 빠져나가 신흥리와 대죽리를 잇는 왕복2차선의 도로가 지나는 대죽4리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 아스팔트길 포장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329번도로를 따라 호국원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까지는 마루금을 이어가기가 마땅치 않아 정류장 옆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차도를 따라 우회했습니다. “범죄 없는 마을 덕현”의 표지석이 세워진 삼거리에서 329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진행해 ‘탑클래스본원’광고 입간판이 세워진 나지막한 고개를 넘었습니다.

 

 

  13시23분 329번도로의 고갯마루를 출발했습니다. 고개를 넘자마자 도로 오른쪽의 노성산 서쪽 기슭에 자리한 국립이천호국원을 들렀습니다. 2008년 5월에 개원한 호국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수도권일원의 국가유공자 및 참전유공자분들을 ‘야외 봉안탑’에 모시므로 그분들의 위훈과 명예를 선양하는 상징적 추모공원으로 조성하게 되었다”고 그 설립취지를 밝혔습니다. 종주산행 중 잠시 짬을 내어 들른 것이기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서둘러 현충탑을 찾아가 호국선열께 묵념만 올린 후 곧바로 빠져나와 329번도로 고갯마루로 되돌아갔습니다. 고개를 넘자마자 ‘탑클래스본원’광고 입간판 앞에서 노성산으로 오르는 길로 들어섰습니다. 10분가량 올라가 왼쪽 아래로 호국원이 내려다보이는 능선에서 점심을 들고 카톡으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40분 가까이 푹 쉰 후 14시7분에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오전에 오른 마국산이 북서쪽 멀리로 선명하게 보이는 능선을 따라 오르다 길 오른 쪽으로 쳐놓은 녹슨 철조망이 끝나는 삼거리에 다다랐는데 이 삼거리에서 오른쪽 아래로 덕현마을 길이 갈렸습니다.

 

 

 

  14시40분 해발274m의 노성산에 올랐습니다. 덕현마을 길이 갈리는 삼거리에서 곧바로 진행해 헬기장이 들어선 노성산 정상에 올랐지만 아무런 표지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7분가량 더 걸어 308m봉에 오르자 ‘장수봉’과 ‘노승산’ 표지석 2개와 삼각점이 세워져 있었고 남동쪽으로 넓은 벌과 북동쪽으로 성호저수지가 잘 보였습니다. ‘장수봉’ 표지석 뒷면에 이 봉우리의 기원과 관련한 설화가 적혀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옛날 옛적에 노성산, 설성산과 마국산에 각각 장수 1명씩 살았습니다. 모두가 힘이 장사이고 영험한 능력을 갖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습니다. 명마 한 마리를 나눠 갖기로 하고 그 중에서도 힘이 가장 센 노승산의 장수가 명마의 말머리를 차지했다고 해서 ‘장수봉’으로 불린다합니다. 이 설화의 내용이 참임을 증명하는 증거물이 바로 동쪽으로 0.1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말머리바위’인데 들러보지 못하고 왼쪽으로 하산했습니다.

 

 

 

  16시23분 333번 도로변의 ‘김동학부동산’앞에서 4구간 종주산행을 마쳤습니다. 308m봉에서 바로 아래 정자를 들렀다가 오른 쪽 옆 계단 길로 내려갔습니다. 얼마 후 나무계단 길이 양쪽으로 갈리는 삼거리에 다다라 왼쪽 길로 내려갔습니다. 한참 동안 내려가다 왼쪽으로 보여야 할 원경사가 오른 쪽 아래에 있어 마루금을 벗어났음을 직감하고 오른쪽으로 내려가 원경사 경내로 들어갔습니다. 일주문을 빠져나가 내의를 갈아입은 후 포장도로를 따라 이동해 둔덕의 마루금으로 복귀했습니다. 왼쪽 밭가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따라가다 설성공원묘지 주차장을 지나 만난 포장도로를 따라 333번 도로가 지나는 설성농협 앞에 이르렀습니다. 왼쪽으로 꺾어 333번 도로를 따라가 다다른 ‘김동학부동산’ 앞에서 4구간 산행을 모두 마쳤습니다. 설성농협 쪽으로 200-300m 되내려가 삼거리 정류장에서 25번 버스를 타고 이천으로 나가 강남행 고속버스에 올랐습니다.

 

 

  우리가 처한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데는 좌우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성장이 중요하냐 복지가 중요하냐로 정당별로 정책을 달리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또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러나 국가안위에 관계된 사안은 국민의 총화를 모으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일을 주도적으로 해야할 정치권이 정파적 이익을 쫓느라 좌우로 갈리고 국가안위를 내동댕이치는 일들을 자주 봅니다.

 

  국가의 가장 큰 존재이유는 어떻게든 이 나라를 수호해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19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북한의 천안함 어뢰공격으로 전사한 46용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다른 것은 몰라도 국가안위를 위협하는 종북세력을 걸러내는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산행사진>

 

 

 

 

 

 

 

 

 

 

 

 

 

 

 

 

 

 

 

 

 

 

 

 

 

 

 

 

 

 

 

 

 

 

 

 

 

 

 

 

 

 

 

 

 

 

 

 

 

 

 

 

 

 

 

  • 범솥말
  • 2012.03.2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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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배님! 안녕하시고요?
    한남독조지맥을 답사중이시군요
    다른 곳은 몰라도 저도 한남독조를 해야하는데 그 이유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점동면 사무소가 있는 신통산과 저희동네 어릴 때 산으로 나무하러갔던 달걀봉과 소무산을 지나는데 소무산 정상은 약4~500m빗겨나 있는데 소무산 아래가 저가 자란곳이거던요.
    아마도 다음에 신통산을 가실것 같고요 서두루시면 완전히 끝날것 같습니다.
    거리는 멀어도 높은 산이 없고 야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가시는 길 편아하고 보는 눈 즐겁고 깁누 상쾌한 산행이 되시길...........

     

    마루금 이어가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웬 골프장이 그리 많은지 질릴 정도입니다. 독조지맥을 마치고 다시 낙동정맥을 종주할 뜻입니다. 별고 없으시지요?
    천천히 걷고 있어 3-4번은 더 해야 독조지맥 종주를 마칠 것 같습니다.  
    가시는 걸음걸음 사뿐히 ............
    즐거운 산행되십시오

     

     

     

     

                                                            한남독조지맥 종주기3

     

     

                                        *지맥구간:오뚜기용인물류센터-대덕산-두미2리버스정류장

                                        *산행일자:2012. 3. 13일(화)

                                        *소재지 :경기용인/이천/안성

                                        *산높이 :대덕산309m, 봉의산331m

                                        *산행코스:오뚜기용인물류센터-봉의산-대덕산-360.5m봉

                                                       -289m봉-사실터고개-두미2리버스정류장

                                        *산행시간:9시40분-17시2분(7시간22분)

                                        *동행 :나홀로

     

                                       

     

     

      한남독조지맥 종주차 용인과 이천의 경계를 이루는 산줄기를 오르내리면서  7시간 남짓한 동안에 무려 3개의 골프장을 지났습니다. 용인에 골프장이 많다는 이야기는 여러 번 들었지만 이리 많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가 골프강국으로 발돋움한데는 여기 저기 들어선 수 많은 골프장들이 기여한 바 꽤 클것입니다.

     

     

      제가 골프를 배우지 못한 것은 골프가 귀족스포츠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1997년 마케팅임원으로 입사한 모회사에서는 골프를 치지 못하는 임원들이 거의 없어 그들과 교유하기 위해 큰맘 먹고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배웠기에 집사람의 암 발병이 몇 달만 늦었어도 필드로 나갔을 것입니다. 암으로 입원한 집사람을 두고 새삼 골프를 배운 다는 것이 죄가 되는 것 같아 중도에 포기해 기회를 놓친 것이 제가 이제껏 골프를 배우지 못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골프를 즐기는 분들을 부러워하면 부러워했지 귀족스포츠를 즐긴다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골프는 아직도 부유한 사람들이 즐기는 고상한 스포츠로 대접받는 듯합니다. 1997년 여름 박세리가 LPGA의 한 경기에서 우승한 것이 골프의 대중화를 엄청 당겼음은 분명하지만, 골프를 친다는 자체만으로도 사회적신분이 어느 정도 이상임을 나타내는 척도가 될 수 있음 또한 분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는 등산일 것입니다. 전국토의 70% 가까이가 산이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다 경제적 부담도 별로 없어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등산이라는 생각입니다. 어쩌다 산행 중 골프장을 지나야 할 때면 남의 집안을 들어가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한 것은 등산과 골프의 위상차가 커 더 그러할 것입니다.

     

     

      어떤 스포츠가 고상하냐 아니냐의 기준은 항상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영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평민의 스포츠는 축구였다 합니다. 쉐익스피어는 '리어왕'에서 축구를 '시민의 경기'로 규정했고 같은 시대 논평가인 필립스텁스는 축구란 악마와도 같은 경기로 질투, 원한, 악을 키울 뿐만 아니라 때로는 치사나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기라고 혹평했다 합니다. 이런 무질서한 평민의 스포츠인 축구가 귀족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19세기 초 영국의 사립학교들이 학생들을 제국경영의 기수로 키우고자 일정한 규칙을 도입한 덕분입니다. 반대로 사냥은 중세에 재산 있는 사람들에게만 허용된 고급스포츠였지만 동물애호사상이 퍼지면서 저급한 스포츠로 전락되고 낚시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서구의 부유한 나라들에서 보듯이  우리나라에서도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골프가 고급스포츠로 대접받는 것도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이 문단의  많은 내용을 한국방송대의 교재 '취미와 예술'에서 따왔습니다.)

     

     

     

      아침9시40분 오뚜기용인물류센터를 출발했습니다. 20분 간격으로 배차되는 진천 행 버스가 남서울터미널을 출발한지 1시간이 채 안되어 백암시내에 도착했습니다. 3천원 거리의 구백암고개까지 택시를 타고가 오뚜기용인물류센터 앞에서 하차했습니다. 정문 옆 연두색 철망울타리를 따라 동쪽으로 올라가 용인산삼농원을 만나기까지 10분간이 아주 길게 느껴진 것은 너부러진 나무들을 피해가고자 울타리에 바짝 붙어 나뭇가지를 헤치며 올라서였습니다. 오뚜기물류센터의 울타리가 끝나는 곳에서 얼마 오르지 않아 산삼농원을 만났습니다. 뚜렷하게 길이 보이는 산삼농원 안으로 들어가 10분 여 오르다가 울타리 왼쪽 밖으로 빠져나가 20분 가까이 가파른 길을 올랐습니다. 간벌된 나무들이 가로 막아 지나기가 정말 힘든 길은 농원 안길로 피해서 가서인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10시24분 해발331m의 봉의산을 올랐습니다. 용인산삼농원 울타리가 끝나는 능선에서 오른 쪽으로 방향을 바꿔 5-6분을 더 걸어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렇다 할 표지물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차고간 시계로 고도가 얼마인지 체크하고 나서야 봉의산이 맞다 했습니다. 봉의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도 완만하고 넓었습니다. 예비군 훈련에 쓰일 법한 몇 가지 설비물이 눈에 띄는 능선 길 왼쪽 아래에 덕평C.C 골프장이 들어앉았지만 다행히도 마루금이 골프장 안으로 이어지지 않아 마음 편히 걸었습니다. 유리창이 다 깨져 흉물스러운 초소가 세워진 안부를 지나 골프장 안이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잠시 멈춰 서서 시원스레 펼쳐진 잔디밭들을 카메라에 옮겨 담았습니다. 골프장을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아 오른 골프장 위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다리미둥글산 길을 버리고 오른 쪽으로 꺾어 대덕산으로 향했습니다.

     

     

     

      11시58분 해발309m의 대덕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다리미둥글산 갈림길에서 몇 분 걷지 않아 대덕산에 올랐습니다. 정북 쪽으로 멀리 굴뚝이 높게 서있는 곳은 이천의 하이닉스 공장 같은데 그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높은 산은 어느 산인지 가늠되지 않았습니다. 산행시작 두 시간 만에 처음으로 커피를 마시며 십 수 분간 편히 쉬고 나자 왼쪽 아래로 보이는 백암비스타C.C를 지나는 일이 걱정됐습니다. 대덕산에서 편안한 길을 따라 남쪽으로 진행해 만난 배수로 너머가 깎아지른 절벽이어서 배수로를 넘지 않고 따라 내려갔습니다. 얼마 후 내려선 입석고개(?)에서 왼쪽으로 조금 가면 골프장 외곽 차도여서 이 길을 따라 가면 골프장 남쪽 정문에 닿을 수 있는데 혹시라도 말들을 까 싶어 오른 쪽 능선을 타고 골프장바깥으로 멀찌감치 비껴 돌았습니다. 길도 제대로 없는 능선을 따라가 비포장도로로 내려서자 꽤 넓은 농장 안에서 흑염소 몇 마리가 제게 눈길을 보냈습니다. 이 도로를 따라 왼쪽 위 골프장 쪽으로 4-5분 간 진행해 골프장 바로 아래 삼거리에 이르자 오른 쪽으로 임도 수준의 넓은 길이 보였습니다.

     

     

     

      13시55분 360.5m봉에 올라 점심을 들었습니다. 넓은 도로를 따라가 갈대밭을 지나자 차나 사람이 다닌 흔적이 거의 사라져 앞으로 나아가기가 불안했지만 엄청 높은 축대를 쌓아 성곽처럼 높이 보이는 골프장 안으로 기어 올라갈 수는 없는 일이어서 골프장 뒤 360.5m봉을 오르는 산줄기 하나를 정해놓고 계속 전진했습니다. 한우를 기르는 축사가 바로 아래 보이는 모퉁이에서 대덕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왼쪽능선에 발을 들였는데 간벌목이 길을 막아 이번 산행 중 가장 힘들게 이 길을 올랐습니다. 거의 다 올라 만난 암봉을 오른 쪽으로 우회해 올라서자 골프장 남쪽 정문이 바로 앞에 보였습니다. 골프장 안을 관통해 360.5m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눈멀거니 쳐다보다가 정문을 통과한 시각이 13시20분이었습니다. 골프장 정문에서 밖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왼쪽 산등성으로 올라서자 한동안 안보였던 지맥 종주 표지기가 걸려있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가파른 길을 한참 동안 더 올라 다다른 360.5m봉에서 늦은 점심을 들면서 빛을 내리쬐어 준 태양에 감사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남쪽으로 내려가다 어느새 줄기가 초록색으로 바뀌고 날카로운 가시를 내세운 청미래를 사진 찍고 나자 이 가시덩굴이 극성을 부리는 한 여름을 피해 지나기를 참 잘한다 싶었습니다. 14시45분에 내려선 뉴스피링빌 호텔 뒤 주차장을 가로 질러 맞은편의 나지막한 봉우리에 올랐습니다.

     

     

      15시35분289m봉에 올랐습니다. 360.5m봉에 올라 백양비스타C.C를 완전히 우회했다 했는데 주차장에 내려서자 또 다른 뉴스프링빌C.C의 골프장이 왼쪽으로펼쳐졌습니다. 주차장 맞은편의 나지막한 구릉에서 남쪽으로 진행하면서 여전히 눈길을 왼쪽 아래 골프장에 보낸 것은 골프장의 정경이 그림 같아서만은 아니었습니다. 잘 못 길을 들어 골프장 안으로 들어갈까 염려해서였는데 다행히 마루금이 골프장 남쪽 외곽을 돌아 직원들에 잔소리 들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오른 쪽으로 광활한 잔디밭이 보이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은 후에도 같은 방향으로 두 번을 더 꺾어 뉴스프링빌C.C을 시계반대방향으로 끼고 돌았습니다. 골프장 윗 봉우리삼거리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 오른 289m봉에서 나무의자에 편히 앉아 쉬었습니다. TV안테나가 세워진 능선을 막 지나 만난 ‘A코스’ 갈림길에서 직진해 올라선 289m봉에서 모처럼 의자에 편히 앉아 쉬었습니다.

     

     

      17시2분 두미2리 버스정류장 앞에서  3구간 종주산행을 모두 마쳤습니다. 289m봉에서 오른 쪽으로 진행하다 오른 쪽으로 ‘A코스' 길이 갈리는 삼거리에 이르렀고 이 삼거리에서 직진해 ’B코스'를 따라 올라갔습니다. 십 수분 후 운동설비가 있는 능선 삼거리에 올라 ’B코스' 방향의 오른 쪽 길을 버리고 왼쪽의 ‘C코스’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 봉우리삼거리에 다다랐습니다. 편한 길은 여기서 끝났고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희미해 제대로 지맥 길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올망졸망한 지능선이 계속 갈라져 나가 맞은편의 마국산이 보일 리가 없는 한 여름에 이 길을 지났다면 알바를 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차도 건너편의 마국산을 바라보며 오른 쪽으로 비껴가다 몇 번이고 왼쪽 지맥 길로 돌아가 어렵사리 사실터고개로 내려선 시각이 16시46분이었습니다. 산위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지붕이 푸른색이어서 마치 수영장 같았던 엄청 큰 건물이 70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사실터고개의 마루에 자리했는데 가까이 가보니 EXR 물류센터였습니다. 이천시와 안성시를 경계 짓는 사실터 고갯마루에서  중부고속도로에 바짝 붙어 있는 70번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가 길 건너로 마국산 등산로입구 표지물이 세워진 두미2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3구간 산행을 마치고 20분 가까이 기다려  26-1번 버스에 올랐습니다. 버스가 죽전터미널에 도착하자 마침 남부터미널로 가는 서울행 버스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어 재빨리 옮겨탔습니다.

     

     

      조선조 영조 때 지리학자인 여암 신경준은 그의 저서 '도로고(道路考)'에서 '길은 원래 주인이 없고 오직 그 위를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路者無主而惟序上之人主之)'라고 했습니다. 길의 공공성과 공유성을 지적하신 여암선생의 위 말씀이 새삼 가슴에 와 닿은 것은 골프장이 능선길을 가로 막아 지름길을 놔두고 빙돌아 가느라 힘을 많이 들였기 때문입니다. 사유지라며 출입을 금하는 골프장을 무단으로 들어갔다가는 고발될 수도 있는 일이어서 골프장만 만나면 엄청 신경이 쓰이는 데 이 문제를 풀만한 묘안이 달리 없어 답답해 할 뿐입니다.

     

     

     

     

                                                                 <산행사진>

     

      

     

     

     

     

     

     

     

     

     

     

     

     

     

     

     

     

     

     

     

     

     

     

     

     

     

     

     

     

     

     

     

     

     

     

     

     

     

     

     

     

     

     

     

     

     

     

     

     

     

     

     

     

     

     

                                                             한남독조지맥 종주기2

     

                                    *지맥구간:도창리버스정류장-건지산-(주)오뚜기 용인물류센터

                                    *산행일자:2012. 3. 3일(토)

                                    *소재지   :경기 용인/이천

                                    *산높이   :태봉산310m, 건지산411m, 바루산235m

                                    *산행코스:도창리버스정류장-태봉산-지산골프장-건지산-마장고개

                                                   -바루산-(주)오뚜기 용인물류센터-백암리버스정류장

                                    *산행시간:11시-17시52분(6시간52분)

                                    *동행      :나홀로

     

     

     

      지맥 종주가 정맥이나 대간 종주보다 마루금을 이어가기가 지난합니다. 한반도의 등뼈인 백두대간 길은 북한 쪽은 몰라도 남한에는 하도 많은 산객들이 종주해 국도를 방불할 만큼 길이 잘 나있습니다. 정맥 길은 국도 급의 대간 길만은 못해도 지방도로로 비유될 만한 정도는 되어 길 찾기에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지맥종주가 힘든 것은 때때로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 길도 지나야 하고 해발고도 200m미만의 능선길을 가로 막는 잡목 숲을 헤치고 나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용인 땅을 지나는 한남정맥의 지맥들을 종주할 때는 여기에 골프장을 통과해야 하는 어려움 하나가 더해집니다.

     

     

     

      지난달에 종주를 시작한 독조지맥도 한남정맥의 다른 지맥들 보다 나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구간을 끝내고 나자 남은 구간들을 어찌해야 하나 걱정됐습니다. 가장 높은 건지산의 해발고도가 411m에 불과해 마루금을 따라 오르내리는 것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너부러져 있는 간벌한 나무들이 갈 길을 막아 이것들을 넘고 가느라 엄청 짜증이 났습니다. 나이 들어 거북한 소리 듣기가 부쩍 싫어진 것도 골프장 통과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지산C.C를 통과하지 않고 빙 돌아가는 것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럴만한 길이 보이지 않아 결국 골프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직원들이 길을 막고 돌아가라고 하지 않아 고마웠습니다. 건지산을 넘어 마장고개로 이어지는 능선 길의 얼마간은 사람 다닌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잡목들이 길을 내주지 않아 마루금을 온전히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각오를 단단히 하지 않는다면 독조지맥 종주를 완결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 신경이 쓰입니다.

     

     

      오전 11시 정각 도창리버스정류장을 출발했습니다. 수원역 버스정류장에서 10번 버스를 타고 시간 반 남짓 달려 용인의 도창리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짐을 챙기고 지도를 꺼내 갈 길을 확인한 후 지하도로 17번 도로를 건너 오른 쪽 소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몇 분 걷지 않아 다다른 지산레포츠 입구에서 왼쪽 안으로 들어가 야트막한 오른 쪽 능선을 치고 올라갔습니다. 넓은 묘역을 지나 올라선 능선에서 왼쪽으로 꺾어 마루금을 이어가는 것이 고역인 것은 전원마을이 자리한 오른 쪽은 절벽이고 능선 길은 한 여름이라면 도저히 뚫고나가지 못할 정도로 잡목이 우거져서였습니다. 골프연습장에서 설치한 울타리를 왼쪽으로 끼고 올라선 봉우리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곧바로 태봉산으로 향했습니다.

     

     

     

     

      11시58분 해발 310m의 태봉산에 올랐습니다. 누군가가 나무줄기에 ‘태봉산’이라 써놓지 않았다면 이 봉우리가 정상인줄 알 길이 없는 태봉산에서 조금 전에 지난 봉우리로 향하다가 태봉산으로 다시 돌아가 사유지인 골프장을 우회할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일단 저 아래 척골지로 내려가 다시 생각하기로 하고 가느다란 밧줄이 걸린 북동쪽 길로 내려갔습니다. 반쯤 내려가자 사람 다닌 흔적이 보였다 안보였다 해 길 찾기에 애를 먹었지만 다행히도 나목 사이로 저수지가 보여 방향을 잡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아담한 규모의 저수지 하단 댐위를 걸어 건너편 차도로 들어섰습니다. 왼쪽으로 꺾어 몇 분을 걸어 지산C.C 안으로 들어가는 쪽문 앞에 이르러 잠시 고심하다 골프장 안으로 들어가 아스팔트길을 따라 클럽하우스 쪽으로 올라갔습니다. 하우스를 몇 m 남겨놓고 오른 쪽 산등성으로 올라서 시멘트 길로 들어섰습니다. 3-4분 후 도착한 KT 이동통신탑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20분 남짓한 동안 자산C. C 골프장을 통과하느라 신경을 잔뜩 써 피로해진 몸과 마음을 쉬게 했습니다. 깔끔하고 시원스런 골프장 너머 북쪽 멀리 보이는 고봉들이 한북정맥의 산들인지 용문산 줄기의 봉우리인지 가늠되지 않았습니다.

     

     

     

     

      13시45분 해발411m의 건지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이동통신탑에서 몇 분 얼마 안 올라가 자산포레스트리조트의 스키장 윗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똑 같은 사유지라도 골프장 안을 지나는 것보다 스키장 위를 걷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했는데, 이는 아직도 골프가 스키보다 덜 대중적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간벌한 나무들이 능선 길을 막아 능선 아래로 내려가 진행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리프트 탑승대 근처에서 만난 여중생으로 보이는 한 스키어가 지금 올라오신 길이 비등산로가 아니냐며 혹시 무엇을 캐고 계시냐고 물어왔습니다. 이 산줄기를 계속 따라가면 남한강에 닿는데 그곳이  산행의 목적지라고 일러주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대단하시다고 칭찬을 해주어 기뻤습니다. 리프트탑승대에서 건지산으로 오르는 길이 된비알 길이어서 천천히 올랐는데도 등 뒤에 땀이 났습니다. 큼직큼직한 바위들과 삼각점이 자리한 건지산 정상에서 점심을 들면서 산행시작 후 처음으로 15분간 푹 쉰 후 14시 정각에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15시13분 마장고개를 지났습니다. 건지산을 출발해 남동쪽으로 내려가 쉼터 봉을 넘고 “건지산/435m” 표지판이 걸려있는 410m봉에 오르기까지 15분 남짓 동안 모처럼 마음 편히 걸었습니다. 410m봉에서 가파른 길을 내려가 오른쪽으로 수정산 길이 갈리는 갈림길에 도착하기까지 길이 잘 나있었는데 여기 분기점에서  왼쪽 길로 들어서고 나서 걷기 편한 길은 끝났습니다.  벌목지대와 서낭당 안부를 지나 왼쪽 아래로 청강대 건물이 가깝게 보이는 능선에 이르기까지도 길을 잘 못 들까 바짝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습니다. 녹슨 철선이 쳐진 능선을 따라가다 마장고개를 얼마 남겨 놓지 않고 능선을 벗어나 오른 쪽의 공사 중인 큰길로 내려간 것은 더 이상 잡목 숲을 헤치고 나갈 수 없어서였습니다. 몇 분 걷지 않아 다다른 마장고개에서 잠시 멈춰 서서 이번 산행의 목적지인 오뚜기 용인물류센터까지 소요시간을 점검했습니다. 해떨어지기 전에 종주산행을 충분히 끝낼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 곧바로 바루산으로 향했습니다. 길건너 능선으로 올라섰다가 길이 전혀 나 있지 않아 오른 쪽 밭으로 내려가 밭가를 따라 올랐습니다.

     

     

     

     

      17시23분 오뚜기 용인물류센터 앞에서 2구간 종주산행을 마쳤습니다.  꽤 넓은 밭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산길로 들어가 동쪽으로 진행하며 고도를 높여갔습니다. 간벌 차 베어낸 나무들을 그자리에 그대로 내버려두어 쓰러진 나무를 넘고 오르느라 시간도 많이 걸리고 다른 때 보다 몇 배가 더 힘들었습니다. 왼쪽으로 소학산 길이 갈리는 능선삼거리에 올라 지근 거리의 소학산을 들르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꺽어 바루봉으로 향했습니다. 길을 막는 나무들이 많이 치워져 바루봉으로 오르는 길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습니다. 해발235m의 바루산 정상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십 수분간 쉬면서 오른쪽 먼 발치로 펼쳐진 넓은 논뜰을 카메라에 옮겨 담았습니다.  바루산 정상에서  서낭당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오른 봉우리는 해발223.5m의 뒷동골산으로 이 봉우리에서 조금 내려가 오른 쪽으로 꺾어 남동쪽으로 진행했습니다. 묘지를 지나 오른쪽 가까이에 고산김씨제실이 보이는 임도를 따라 걸어 인삼밭 앞에 다다르기까지도 좋은 길이 아니어서 무턱대고 마루금을 고집할 마음이 일지 않았습니다. 인삼밭 왼쪽 가로 이어지는 지맥 길을 포기하고 왼쪽 공사장 안의 길로 내려가 325번도로에 이르렀습니다. 이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이동해 오뚜기 용인물류센터가 들어선 고갯마루에 올라갔습니다.  물류센타 북쪽 울타리 옆에 붙어 있는 표지기로 다음 산행의 들머리를 확인한 후 백암시내로 향했습니다.

     

     

     

      17시50분 백암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해 하루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물류센터 맞은편의 에스오일 주유소에 교통편을 물어봤더니 백암시내가 한 20분 거리이니 부지런히 걸어가라고 답을 해 325번 도로를 따라 남서쪽으로 향했습니다. 낚시터로 변모한 가창저수지와 제일약품 백암공장 앞 삼거리를 지나 17번국도상의 백암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 하루 종일 이 땅을 밝힌 태양도 일손을 접고 온몸으로 낙조의 애잔함을 내보여주었습니다. 10분가량 기다렸다가 10번 버스에 올라 수원으로 향했습니다.

     

     

     

      십 수 년 전 한 일간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는 여암 신경준선생의 “길은 걷는 사람이 임자다”라는 말씀의 출전을 몰라 답답해 하다가 며칠 전 풍수지리학자 최창조님이 써낸 ‘한국의 풍수지리’에서 그에 관련된 글을 읽고 뛸 뜻이 기뻤습니다. 여암 신경준(旅庵 申景濬)선생의 ‘도로고(道路考)’에 아래 글이 실려 있다 합니다. 길의 공익성과 공공성을 이처럼 명징하게 표현한 글이 따로 있을 것 같지 않아 이 글로 종주기의 말미로 삼고자 아래와 같이 덧붙입니다.

     

     

      “무릇 사람에게는 그침(止)이 있고 행(行)함이 있다. 그침은 집에서 이루어지고 행함은 길에서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孟子는 仁은 집안을 편안케 하고 義는 길을 바르게 한다고 하였으니, 집과 길은 그 중요함이 같다고 하겠다. 길은 원래 주인이 없고 오직 그 위를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路者無主而惟序上之人主之).”

     

     

     

     

     

                                                                     <산행사진>

     

     

     

     

     

     

     

     

     

     

     

     

     

     

     

     

     

     

     

     

     

     

     

     

     

     

     

     

     

     

     

      

     

     

     

     

     

     

     

     

     

     

     

     

     

     

     

     

     

     

     

     

     

     

     

      

     

     

     

     

     

     

                                                    한남독조지맥 종주기1

     

     

     

                                      *지맥구간:문수봉-독조봉-도창정류장

                                      *종주일자:2012. 2. 20일(월)

                                      *소재지  :경기용인

                                      *산높이  :독조봉432m

                                      *산행코스:용담삼거리-문수봉-칠봉산-갈미봉-앵자지맥분기점

                                                     -독조봉-17번국도 도창정류장

                                      *산행시간:9시58분-15시17분(5시간19분)

                                      *동행      :나홀로

     

     

     

      한남독조지맥이란 흔히들 한남앵자지맥의 용실산 아래 능선삼거리에서 서쪽으로 분기하여 독조봉, 건지산, 봉의산, 노성산과 중군이봉을 거쳐 청미천으로 침잠하는 산줄기를 이릅니다. 한남정맥의 6대 지맥의 하나인 한남독조지맥의  종주산행을 어디서 시작할 것인가는 무엇을 지맥으로 부르느냐는 개념정의와도 관계된 것이어서 그리 간단치 않습니다. 대간과 정간, 그리고 정맥은 산경표에 나와 있어 달리 고민을 안 해도 되지만, 그 밖의 산줄기들은 그렇지 않아 아직도 공인된 산줄기 정의가 없는 형편입니다. 그러기에 같은 산줄기를 지맥으로 칭하기도 하고 분맥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한반도 남단의 산들을 산줄기를 따라 종횡으로 누벼온 신경수님은 그동안의 산행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 산줄기를 대간과 정맥, 그리고 기맥, 지맥, 분맥 및 단맥으로 분류했습니다. 저는 이분의 산줄기분류가 무난하다고 생각하여 이제껏 그에 따라 우리나라 산줄기의 이름을 불러왔고 산행기를 써왔습니다. 신경수님은 대간과 정맥은 산경표에 적시된 그대로 인정해 따랐고, 산경표에 나와 있지 않은 나머지 산줄기는 기맥, 지맥, 분맥과 단맥으로 분류했습니다. 기맥이란 대간과 정맥에서 분기한 100Km이상의 산줄기 및 산경표에 나오는 정맥이 제대로 울타리를 치지 못한 강의 온전한 울타리 산줄기를 이릅니다. 대간, 정맥, 기맥에서 분류한 산줄기 중 30Km이상 100km 미만의 산줄기는 지맥으로, 10km 이상 30Km 미만의 모든 산줄기를 단맥으로, 그리고 지맥에서 분기된 30Km 이상 70Km 미만의 산줄기를 분맥으로 명명해 우리나라 산줄기를 대간, 정맥, 기맥, 지맥, 분맥, 단맥의 순서로 체계화 한것입니다.

     

     

     

      신경수님의 정의에 따르면 한남독조지맥은 지맥이어서 다른 지맥에서 분기되서는 안되고 대간이나 정맥 또는 기맥에서 갈라져야 맞습니다. 그렇다면 한남독조지맥 종주는 한남정맥이 지나는 문수봉을 출발점으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용실산 아래 앵자지맥 길이 갈리는 능선삼거리를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한남독조지맥이 아니고 한남앵자독조분맥으로 불러야 합니다. 제가 굳이 한남정맥의 문수봉에서 종주산행을 시작한 것은, 이번 종주가 한남앵자독조분맥이 아니고 전장 63Km의 한남독조지맥을 따라 걷는 지맥종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오전9시58분 용담삼거리를 출발했습니다. 용인공용버스터미널에서 헐레벌떡 뛰어가 9시30분발 백암행 10-4번 시내버스를 간신히 잡아탔습니다. 곱든 고개를 넘어 용담삼거리에 서 하차해 하루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3년 전 칠봉산을 오를 때도 이곳에서 하차해 산행을 시작했기에 중소기업인력개발원 쪽으로 가는 포장도로가 낯설지 않았습니다. 산기슭에 넓게 자리 잡은 중소기업인력개발원 안으로 들어가 오른 쪽 산길로 들어선지 십 수분 지나 올라선 한남정맥 능선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 문수봉으로 향했습니다. 3-4일 계속된 한파가 수그러들고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간다는 일기예보가 틀리지 않아 옷을 껴입지 않았는데도 전혀 춥지 않았습니다. 오름 길 왼쪽으로 몇 십 걸음 떨어져 자리한 마애불을 그냥 지나치고 가파른 계단 길을 쉬지 않고 올랐습니다.

     

     

     

      10시50분 해발405m의 문수봉에서 독조지맥 종주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넓은 공터에 팔각정이 들어선 문수봉에서 왼쪽으로 뻗어나가는 한남정맥과 헤어지고 오른 쪽으로 분기되는 독조지맥에 첫발을 들였습니다. 문수봉에서 칠봉산을 지나 앵자지맥과 길이 갈리는 삼거리까지는 앵자지맥종주 시에 한 번 걸었던 길이어서 지도를 보지 않고도 마음 편히 산행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오른 쪽 아래로 용담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능선을 따라 10분 남짓 북진하다 능선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진행했습니다. 3년 전 그대로 직진해 1시간 넘게 헤맨 알바의 출발점인 안부로 내려서서 오른 쪽으로 꺾어 제 길을 찾아 갔습니다. 하얀 눈이 길을 덮은 북측 사면으로 우회해 곱든고개 위 에코브리지를 건넌 시각이 11시20분으로 문수봉을 출발해 꼭 반시간이 걸렸습니다.

     

     

     

      12시18분 해발447m의 칠봉산을 올랐습니다. 곱든고개에서 칠봉산으로 오르는 길은 몇 번 낮은 구릉을 오르내리지만 오름 길이 그다지 가파르지 않아 쉬지 않고 올랐습니다. 1980년대 용인에 살 때 와불(臥佛)을 보려고 집사람과 함께 들렀던 와우정사가 능선 왼쪽 아래 자리했고 오른 쪽 아래로 앞서 보았던 용담저수지가 더욱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의자가 놓인 384m봉을 지나 왼쪽으로 은이성지 길이 갈리는 능선삼거리에서 잠시 숨을 돌렸습니다. 가파른 길을 걸어 칠봉산 정상에 올라서자 세 번째 만나 본 삼각점이 저를 반겼습니다. 오른 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용실산으로 향했습니다. 참나무 나목들이 도열해 서있는 능선을 지나 성황당고개마루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 해발447m의 갈미봉에 다다랐습니다. 철봉등의 간이 운동기구가 설치된 것으로 보아 인근 주민들이 자주 오르는 것 같은 갈미봉에서 왼쪽 길을 따라 용실고개로 내려갔습니다. 몇 걸음 올라가 햇빛이 따사롭게 비치는 양지에서 점심을 들었습니다.

     

     

     

      13시36분 앵자지맥 분기점을 지났습니다. 용실고개에서 몇 걸음 올라가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든 후 13시17분에 오후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10분도 채 못 올라가 양지파인리조트 스키장의 리프트승강장에 다다라 스키를 타러 올라온 젊은이들을 여러 명 만났습니다. 1980년대 초 동경을 처음 동경을 방문했을 때 스키를 가지고 시내버스를 타는 일본 젊은이들을 보고 스키가 이 정도로 대중화됐나 싶어 부러웠는데 우리나라도 스키가 대중화되어 몇 년 후면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십 수 미터 옮겨 다다른 해발 422m의 용실산에서 정북 쪽으로 몇 분 안 내려가 앵자지맥/독조지맥 분기점에 이르렀습니다. 직진 길이 앵자지맥 길이고 오른 쪽 청소년수련원 행 길이 독조지맥 길이어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오른쪽으로 내려갔습니다.

     

     

      14시 정각 해발 432m의 독조봉에 올라섰습니다. 독조지맥을 종주하는 많은 분들은 문수봉이 아니고 용실산 아래 두 지맥 분기점에서 시작합니다. 이 경우 오른 쪽 아래 좌항리 마을에서 시작해 분기점 동쪽 바로 아래 안부로 올라와 분기점을 밟았다가 다시 안부를 거쳐 바로 위 독조봉에 오릅니다. 해맞이 공원으로 조성된 독조봉 정상은 최고의 전망지여서 용담저수지가 이제껏 지나온 어느 곳보다 더 가깝고 깔끔하게 보일 뿐 아니라 한북정맥 산줄기가 한 눈에 잡혔습니다. 두 지맥이 갈리는 분기점을 지나 끝점인 남한강에 이르기까지 최고봉이 여기 독조봉이어서 한남독조지맥으로 명명된 것이기에 잘은 몰라도 독조지맥 종주중에 이만한 전망처를 다시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번 종주산행을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17번 국도변 도창정류장 앞에서 끝내겠다고 결심하자 시간이 넉넉하다 싶어 마음 편히 20분가량 푹 쉬었습니다. 몇 분을 직진하다 눈이 쌓인 왼쪽의 북사면 길로 내려섰습니다.

     

     

     

      15시17분 17번 국도가 지나는 도창정류장에서 독조지맥 1구간 종주산행을 마쳤습니다. 북사면의 계단 길을 내려가면서 내린 눈이 아직 다 녹지 않아 겨울산행 기분을 조금이나마 낼 수 있어 다행이다 했습니다. 넓은 길을 따라 한참동안 내려가다 나무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오른 쪽 샛길로 들어섰습니다. 묘지를 지나 만난 밭 가운데 임도를 따라 내려갔습니다. ‘늘 섬기는 효행의 집’ 옆 시멘트 길을 따라가 만난 17번 국도를 지하도로 건너 도창버스정류장에 이르러 독조지맥 첫 구간 종주산행을 마쳤습니다. 정류장에서 2-3분도 안 기다려 도착한 10번 버스에 올랐는데 용인시내를 거쳐 수원역까지 가는 시내버스여서 산본 집으로 가는 길이 한결 편했습니다.

     

     

     

      제가 산줄기를 종주할 때 마루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나름대로 애쓰는 것은 종주산행의 개념에 충실하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번에 한남정맥의 문수봉에서 독조지맥 종주를 시작한 것도 그리 하는 것이 지맥종주의 정의에 부합해 종주산행이 충실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용실산 아래 능선삼거리에서 독조봉과 마지막 중군이봉을 거쳐 청미천에 이르는산줄기만 놓고 보면 이는 분명 앵자지맥에서 분기된 분맥이기에 한남앵자독조분맥으로 불러야 하는데 산 꾼들 모두가 한남독조지맥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독조지맥이라 부르려면 한남정맥이 지나는 문수봉에서 출발하는 것이 백 번 맞습니다.

     

     

      관련학계에서 인정하는 산줄기개념은 우리 선조들이 오래 써온 산경(山經)이 아니고 지질학에서 널리 쓰이는 산맥(山脈)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구과학을 전공한 제 친구도 산경의 개념에 기초한 대간과 정맥이라는 용어를 학술용어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신경수님이 체계화한  대간-정맥(또는 기맥)-지맥(또는 분맥)-단맥의 분류가 학계에서  인정을 받을리가 만무한 것입니다. 땅 속의 자원을 연구하는데 산맥의 개념이 유용하다면, 어느 지방의 기후나 문화, 강의 분포 등을 이해하는데는 눈에 보이는 산줄기를 체계화한 산경의 개념이 훨씬 유용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질학계는 모르더라도 지리학계에서는 신경수님의 산줄기 분류를 갖고 토론을 해볼 만도 한데 그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못내 아쉽습니다.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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