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기맥 종주기1
*기맥구간:다순동마을해변-유달산-목포경찰서 사거리
*산행일자:2015. 1. 10일(토)
*소재지 :전남목포
*산높이 :유달산228m
*산행코스:다순동마을해변-유달산정상-이등바위-체육공원팔각정
-대성초교사거리-목포경찰서사거리
*산행시간:11시50분-16시3분(4시간13분)
남한 땅 5대강의 둘레산줄기를 모두 걸어보자는 제 바람은 단순한 꿈이 아닙니다. 칠십을 두 해 앞둔 이 나이에 섬진강의 둘레산줄기환주를 겨우 마친 제가 나머지 한강, 낙동강, 금강과 영산강까지 모두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지금의 주력과 지구력을 몇 년 만 더 유지된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재작년 여름 전장이 약 2,800Km에 달하는 백두대간과 9개 정맥을 9년간 걸어 종주를 모두 마쳤습니다. 덕분에 5대강의 유역을 가르는 둘레산줄기도 꽤 많이 걸었습니다. 이는 백두대간과 대간에서 분기된 남한 땅 9개 정맥이 모두 다 강의 유역을 가름하는 산줄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미 종주 중인 한강기맥과 이번에 시작한 영산기맥의 종주를 마친다면 5대강의 둘레산줄기 환주도 80% 이상 커버될 것입니다.
이번에 환주할 둘레산줄기는 영산강을 둘러싸고 있는 영산강둘레산줄기입니다. 영산강이란 전남 담양의 해발560m의 용추봉 아래에서 발원하여 광주 , 나주, 영암군을 거쳐 서해로 유입되는 강으로, 이 강 본류의 총길이는 150Km 가량 됩니다. 영산강은 강의 길이나 유역의 면적이 섬진강보다 작지만 우리나라 서남부의 핵심지역을 지나 한강, 낙동강 및 금강과 더불어 우리나라 4대강에 속하는 중요한 하천입니다.
영산강둘레산줄기란 영산강을 둘러싸고 있는 산줄기로 영산강의 유역을 가르는 산줄기이기도 합니다. 목포 앞바다에서 호남정맥의 새재봉에 이르는 영산기맥(158Km), 새재봉-바람봉 구간의 호남정맥(179km), 바람봉-벌뫼봉 구간의 땅끝기맥(57km)과 벌뫼봉에서 영산강하구까지의 흑석지맥(22Km)이 영산강의 둘레산줄기로 총 길이는 416Km에 달합니다.
이번에 시작한 영산기맥(榮山岐脈)은 영산강둘레산줄기 중 서쪽 울타리에 속하는 산줄기입니다. 영산기맥이란 내장산의 한 봉우리인 해발530m의 새재봉에서 호남정맥과 나뉘어 남쪽으로 뻗어나가, 입암산과 방장산, 불갑산, 군유산, 국사봉, 양을산 및 유달산을 차례로 지난 후 목포의 다순금 마을에서 바다로 침잠하는 전장 158km의 산줄기를 이릅니다. 이 산줄기가 지나는 행정구역은 전북정읍 및 고창 그리고 전남의 장성, 영광, 함평, 무안군과 목포시입니다.
11시50분 길 건너가 바다인 목포시내 온금동의 선경횟집 앞에서 영산기맥 종주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아침 일찍 산본 집을 출발해 강남의 센트럴시티에서 고속버스에 올랐습니다. 4시간 가까이 달려 도착한 목포터미널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길 이번 산행의 들머리인 온금동으로 향했습니다. 택시에서 내려 길 건너 바다를 사진 찍은 후 선경횟집 앞으로 이동해 영산기맥종주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선경횟집 바로 앞에서 오른 쪽 골목길로 들어가 7-8분을 걸어 만난 별장횟집 앞에서 시멘트 계단을 지나 삼각점이 박힌 커다란 바위 앞에 이르렀습니다.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꿇어앉아 영산강둘레산줄기 환주산행을 무탈하게 마칠 수 있도록 제 두 다리에 힘을 달라고 주님께 빌었습니다.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올랐다가 12시33분에 내려선 고개가 아리랑고개로 유달산을 오르는 길 안내 표지목이 서있어 반가웠습니다.
13시16분 해발228m의 일등바위에 올라 유달산 정상에 섰습니다. 아리랑고개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걸어 동리를 빠져 나오자 비로소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됐습니다. 나무계단을 따라올라 체육공원을 지난 후 얼마 더 걷지 않아 정자에 이르자 유달산의 정상인 일등봉의 거암이 아주 가깝게 보였습니다. 조금 더 가 전망바위에 올라서자 남서쪽 아래로 파란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가 보여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았습니다. 오던 길로 조금 내려가다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일등봉을 우회하다가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 올라선 암봉이 일등봉으로 유달산 최고의 봉우리입니다. 목포 시내가 한눈에 조감되고 바다가 시원스레 내려다보이는 일등봉에서 이등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길을 따라 내려가 소요정에 이르렀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왼쪽 아래로 목포해양대 길이 갈리는 고개를 지나서부터는 이등봉까지 오름 길로 이어졌습니다. 암봉인 이등봉에 올라 만난 분들에 삼등봉을 물었으나 아는 분이 없어 고개로 되 내려갔습니다.
14시40분 순환도로변 팔각정을 출발했습니다. 정자 아래 고개에서 어민동산 쪽 길을 택해 이등봉의 북사면을 우회했습니다. 우회 길에서 간혹 얼음은 눈에 띄었으나 눈이 전혀 보이지 않아 유달산은 역시 남녘땅의 산이다 했습니다. 우회길을 따라 진행하다 만난 삼거리에서 직진 길의 어민동산 길을 버리고 오른 쪽 조각동산 쪽으로 향하면서 뒤를 돌아보자 그냥 지나친 삼등봉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체육공원을 지나 직진해 내려가다가 오른 쪽으로 꺾어 팔각정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봄의 전령을 만났습니다. 빨간 동백꽃뿐만 아니라 땅바닥을 덮고 있는 파란 풀들도 봄이 보낸 전령이다 싶었습니다. 이번 산행 처음으로 팔각정에서 20분 가까이 편히 쉰 후 오른쪽 아래 유달산순환도로로 내려섰습니다. 왕복2차선인 순환도로를 따라 내려가 만난 두 번째 삼거리에서 지나가는 여학생에 물어 유창빌라가 그냥 지나친 첫 번째 삼거리 인근에 있음을 확인하고 첫 번째 삼거리로 되돌아갔습니다. 유창빌라와 서남어린이 집을 차례로 지나 내려선 순천당약국 앞 오거리에서 일방통행 길을 따라가 대성초교 입구 사거리에 다다른 시각이 15시16분이었습니다.
16시3분 목포경찰서 앞 사거리에서 첫 구간 종주산행을 마쳤습니다. 대성초교 입구 사거리에서 길을 건너 목포시청 쪽으로 향했습니다. 길 오른 쪽이 주택공사의 아파트 건설현장인 차도를 따라 걷다가 길 건너 왼쪽 산 밑으로 기맥 바로 아래 건물인 창조교회와 해바라기유치원을 보았습니다. 영산기맥을 벌써 종주한 따라가기님의 산행기에는 창조교회와 해바라기유치원사이로 기맥으로 오르는 길이 나있다는데 차도를 버리고 기맥 길을 찾아 걸어야할 지 고민스러웠습니다. 시계를 보자 도시개발로 끊긴 기맥 길을 제대로 이어가다가는 예매한 16시50분발 수원행 무궁화호를 탈 수가 없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아쉽고 얌체 짓 같지만 과감히 기맥 길을 버리고 이번 구간의 끝점인 목포경찰서 앞 사거리까지 넓은 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목포시청과 마리아회여고를 차례로 지나 목포경찰서 앞 사거리에 이르렀습니다. 통신기지(?)가 들어선 양을산이 지근거리에 있는 목포경찰서 앞 사거리에서 택시를 타고 목포역으로 옮겨 때늦은 점심을 사든 후 기차에 올랐습니다.
재작년에 시작한 한강기맥종주를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영산기맥 종주 길에 오른 것은 날씨를 고려한 조치입니다. 눈이 많이 쌓이고 매섭게 추운 강원도를 지나는 한강기맥을 한 겨울에 저 혼자 종주하는 것이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아 따뜻한 남쪽의 산줄기인 영산기맥 종주 길에 오른 것인데 생각대로 날씨는 따뜻했고 눈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강원도 산들의 눈이 다 녹고 해가 길어지는 4월까지는 영산기맥을 종주할 뜻입니다.
앞으로 몇 번은 목포를 더 내려가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작은 지방도시에 지나지 않는 목포도 일제강점기 때는 전국6위의 큰 도시였다 합니다. 목포하면 생각나는 것은 목포의 가수 이난영이 불러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린 ‘목포의 눈물’입니다. 목포는 1990년대에 두 해동안 모회사에서 충호남 영업부장으로 일한 적이 있어 여러 번 들렀지만, 이 노래에 나오는 유달산을 정상까지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노래 가사 속의 심학도는 매립되어 더 이상 섬이 아니데 택시기사분이 전한 말에 따르면 다시 섬으로 복원한다 합니다. 가사에 영산강도 나오는 만큼 한 번 이 노래를 제대로 배워 영산강둘레산줄기를 모두 마치고 영산강 하구에서 불러볼까 합니다.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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