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산 산행기
*산행일자 : 2020. 5. 23일(토)
*소재지 :대구달성
*산 높이 :해발905m
*산행코스 :구미군기지-사직단-최정산-용계천-운흥사
*산행시간 :11시25분-15시20분(3시간55분)
*동행 :대구참사랑산악회 회원 및 서울팀4명
중국발 코로나19 발발로 한달간 미루었던 대구참사랑산악회와의 합동산행을 어제 가졌습니다. 한때 대구가 코로나가 가장 성행한 곳으로 인식되어 대구에 다녀온 사실을 대학병원 안으로 들어갈 때 고지할 것을 요구받을 정도였으니, 실제 그 안에서 외부와 물리적으로 격리된 채 살아야했던 대구시민들이 겪었을 어려움이 머리 속에 그려졌습니다.
KTX로 내려가 동대구역에서 대구팀의 남성분들과 만나 스타렉스 승합차로 대구시달성군에 소재한 가창저수지로 이동했습니다. 먼저와 대기 중인 여성대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이분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으로 함께 아침을 들었습니다. 아담해 보이는 가창저수지는 물이 깊어서인지 물 색깔이 유독 파래보였습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옮겨 인근 광덕사를 들렀습니다. 지난 2월에 대구광역시가 제92호로 지정한 문화재가 바로 이 절의 신중도(神衆圖)라고 하는데,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크고 작은 색색의 연등이 많이 걸려 있는 대웅전과 대불전이 세워진 극락정토원을 둘러보았습니다. 광덕사에서 주암산을 거쳐 최정산을 오르는 A조를 최정산 정상에서 만나기로 하고, 기경환 전회장이 이끄는 B조에 합류해 최정산목장입구로 향했습니다.
오전 10시27분 최정산목장입구 정자에 이르렀습니다. 광덕사에서 동쪽으로 내려가 들어선 30번 도로를 따라 남진하다 신기를 채 못가서 서쪽으로 꺾어 진행했습니다. 이내 앞으로 아스팔트로 포장될 꽤 넓은 비포장도로에 들어서 서진을 계속하면서 고도를 높여갔습니다. 군부대와 협의가 잘 되어 최정산 일대의 평원지대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고자 내기 시작한 도로를 타고 오른 것입니다. 목장 입구 정자 앞에서 내려 곧바로 최정산 산행을 시작하지 않은 것은 A조와 만나기로 한 최정산의 정상이 1시간 여 거리여서 바로 출발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싶어서였습니다.
기경환전회장이 반대편의 고원지대로 안내해 생각지 못한 곳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목장입구 정자를 출발해 최정산 정상 쪽과 반대 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몇 분을 걸어가자 눈앞에 꽤 넓은 억새군락지가 펼쳐졌습니다. 해발700m대의 고지대에 간혹 나무들이 보였지만 이토록 광활한 진초록의 풀밭이 자리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지리산의 세석평원보다 평평하고 명성산의 억새밭보다 조금 더 넓어 보이는 여기 고원에 풀들이 잘 자라기에 지금은 문을 닫은 최정산 목장이 들어섰을 것입니다. 억새 잎은 지붕을 이는 데뿐만 아니라 마소의 먹이로도 두루 쓰였습니다. 길이 잘 나있는 최정산누리길로 계속 걸으면 통점령에 이른다는데, 이번에는 중간에서 멈추고 기회장이 준비해온 냉맥주를 마시면서 신선이 부럽지 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얀 눈이 소북이 쌓인 한 겨울에 다시 오고 싶은 억새군락지를 출발해 정자로 돌아갔습니다.
11시25분 도로공사중인 삼거리에서 최정산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민간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군부대경고판을 뒤로하고 멈춰서있는 건설중장비 도자(?)를 보고 요즘은 옛날과 달리 토요일에도 공사를 쉬는가 싶어 세상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왕복 4차선은 족히 될 만한 넓은 비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는 일이 힘들지 않은 것은 해가 구름 속으로 몸을 숨긴 덕분입니다. 폐가가 되어버린 최정산 목장 건물을 지난지 한참 후 다다른 사직단은 14년 전 가창면장이 세운 것으로 나와 있는데, 왜 여기에 사직단을 세운지에 대한 설명의 글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12시16분 최정산 헬기장에 올라섰습니다. 산행시작 50분이 지나 도착한 헬기장이 정상을 가름하는 것은 군부대의 통신탑이 이 산의 정상을 점하고 있어서입니다. 그늘을 찾아 옮긴 곳에 평상이 있어 술을 들며 A조가 도착하기를 기다려 점심을 함께 들었습니다. 걸음이 느려 다른 분들에 부담을 줄까봐 코스가 길고 험한 A 코스를 따르지 못하고 산행이라 부르기에 낯간지러운 B코스로 올랐지만, 해발9백m가 넘는 산을 오르기는 올 들어 이 산이 처음이어서 가슴 뿌듯했습니다.
정북 방향의 용계천을 따라 운흥사로 이어지는 하산길은 그 전장이 2.66Km로 표지목에 적혀 있었습니다. 계곡도 깊고 나무들도 울창해 최정산이 고산은 고산이다 했습니다. 올 들어 깊은 계곡길을 따라 내려가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혹시나 넘어지지 않을까 염려되어 조심해서 내려갔습니다. 경사도 급하고 수시로 너덜이 나타나 속도를 내지 못해 맨 뒤로 쳐져 내려갔습니다. 제법 큰 소나무가 머리 위로 가로 놓여 있어 그 밑을 지나면서 바닥에 쓰러져 길을 막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했습니다.
15시20분 운흥사에 도착해 최정산 산행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먼저 내려와 기다리는 일행들에 미안해 운흥사를 둘러보지 못하고 곧바로 수성구의 ‘조돌해여’해물집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회포를 풀면서, 코로나 때문에 마음 상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부부들의 합창이 부러웠던 것은 곁에 있음이 행복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어서였습니다.
다른 때보다 이른 19시32분에 동대구를 출발하는 KTX에 올라 광명역에서 하차하는 것으로써 대구나들이를 전부 마쳤습니다.
언제고 그렇듯이 대구의 참사랑산악회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인간적인 진정이 느껴집니다. 오는 가을 고대산의 합동산행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모두들 건강을 잘 지키기 바라면서 고마웠다는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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