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강줄기 따라걷기/금강 따라걷기

금강 따라 걷기4(외송버스정류장-상전구룡-안천버스정류장)

시인마뇽 2021. 10. 25. 08:45

*탐방구간: 외송버스정류장-상전구룡-안천버스정류소

*탐방일자: 2021. 10. 8()

*탐방코스:외송정류장-항골마을입구-상전구룡-불로치터널-안천버스정류소

*탐방시간: 1123-1650(5시간27)

*동행 : 나 홀로

 

 

 

  전북진안의 용담댐과 충북청원의 대청댐은 금강에 설치된 다목적댐입니다. 대청댐의 대청호는 대전을 둘러싸고 있는 산줄기인 보만식계를 종주할 때 먼발치에서 내려다본 적은 있지만, 이번 용담댐의 용담호처럼 강가를 걸으면서 가까이에서 본 적이 없어, 이 호수도 용담호처럼 녹조가 끼었는지를 아직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녹조(綠藻, water-bloom)란 남조류의 대량 증식으로 물색이 녹색으로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녹조는 질소, 인 등 무기 영양염류의 농도가 높아진 호수나 늪, 유속이 느린 하천에 일조량이 늘어나고 수온이 올라가면 남조류가 활발한 광합성으로 대량 증식해 수면에 밀집되면서 나타난다고 합니다. 호소의 표면에 녹조가 덮이면 수중으로 햇빛이 차단되고 용존산소가 추가로 유입되지 않으면서 물의 용존산소량이 줄어들게 되어, 물고기와 수중생물이 죽고 악취가 나며, 그 수역의 생태계가 파괴되어 사회적·경제적·환경적 측면에서 많은 문제가 생긴다고 네이버 백과사전은 적고 있습니다. 이러한 녹조를 막기 위해서는 생활하수를 충분히 정화하고 영양염류가 바다나 호수로 흘러들어가지 않게 해야 하며, 또 강이나 호숫가에 식물을 심어 이미 유입된 영양염류를 흡수 · 제거해야 한다고 하는데, 해마다 녹조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생활하수를 충분히 정화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은가 봅니다.

 

 

  이번에 전북 진안군의 상전면과 안천면에 자리한 금강 길을 따라 걸으면서 내내 답답했던 것은 녹조가 발생해 물색이 초록색으로 변해버린 용담호를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올 여름은 작년 여름처럼 큰 비가 내리지 않아 홍수피해가 덜 입었다 했는데 대신에 수온이 올라가 녹조 현상이 더 심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다가는 4대강 보에 이어 다목적 댐도 해체하자는 여론이 일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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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안터미널을 오전 1110분에 출발하는 버스로 상전까지 가서 상전면에서 운행하는 행복택시를 타고 지난번 금강따라걷기의 3구간 종주를 마친 외송버스정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버스가 너무 뜸하게 다녀 불편해 하는 면민들의 교통애로를 덜어주고자 도입한 행복버스는 해당 주민들에는 복지카드를 발급해주고, 저 같은 외지인에게는 천 원씩 받아 버스가 다니지 않는 시간에 면내 곳곳을 운행한다고 합니다. 이 택시가 없었다면 대략 2Km 가량을 걸어가야 했었는데, 진안에서 동승한 한 분이 알려주어 행복버스 덕을 톡톡히 보았습니다. 행복버스 기사분이 죽도교에서 용평대교까지 이어지는 금강의 서안길이 나 있다고 알려주어 고마웠습니다. 이 길을 몰랐다면 죽도교를 건넌 다음 언건대교-수동터널-월포대교-용평대교 순으로 용담호를 빙 돌아가느라 13Km가량 걸어야 하는데, 기사 분이 알려준 금강 서쪽 호반 길은 지도를 보니 5Km가량만 걸으면 될 것 같아 잘하면 해지기 전에 용담댐까지 진행할 수 있겠다 싶어 더욱 고마웠습니다.

 

 

  1123분 외송버스정류장을 출발했습니다. 정류장에서 20-30m가량 떨어져 있는 죽도교 앞에서 이 다리를 건너지 않고 오른 쪽 아래로 나 있는 시멘트 길로 내려가 이내 강변에 넓게 자리한 기배기(Gibaegi) 카페를 지났습니다. 주변 풍광이 빼어나 카페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었지만, 갈 길이 멀어 사진만 찍고 북쪽 산위로 이어지는 시멘트 길의 임도를 따라 걸었습니다. 기배기카페에서 금강을 따라 북쪽으로 이어지는 임도 길은 카카오맵에 나와 있지 않은 호젓한 길로 강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아 용담호를 조망하기에 더할 수 없이 좋았습니다. 얼마 후 안내판에 새겨 진 본 임도는 산림경영을 목적으로 개설한 도로로 차량통행 시 낙석 등 사고 발생의 책임은 출입자에게 있습니다라는 경고문을 읽고 나자 한참동안 걸어도 차를 단 한 대도 보지 못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오랜만에 걷는 산길이 호젓해서 좋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리자 배 한 척 다니지 않은 용담호가 스잔해 보였습니다. 임도를 걷기 시작한지 1시간이 지나도록 길을 안내하는 어떠한 표지물도 보이지 않아 혹시라도 해지기 전에 임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도 되었습니다.

 

 

  1333분 원주원공 묘역의 정자에서 십여 분 쉬어갔습니다. 기배기카페를 출발한지 2시간이 거의 다되어 다다른 황골입구의 리안벨리에서 만난 한 분께 길안내를 받았습니다. 길가에 세워진 안내판을 보고나서 길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진 것은 6Km만 더 걸으면 30번도로와 만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임도의 총 길이는 죽도교에서 황골입구까지 3.9Km에 황골입구에서 30번도로까지의 6.2Km를 더한 10.1Km, 제가 지도를 보고 어림잡은 5Km보다 두 배나 더 긴 것은 임도길이 계속해서 오르락내리락 이어지는 데다 계곡을 따라 들락날락해서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리안벨리에서 한시간가량 걸어 도착한 원주원공 묘역은 여러 묘기가 가지런히 들어앉아 깔끔해 보였습니다. 묘역의 정자에 앉아 강 건너 월포대교를 사진 찍으면서 밋밋한 모양의 다리가 앞쪽의 강과 뒤쪽의 산과 같이 비를 맞아서인지 서로 잘 어울린다 싶었습니다. 원주원공 묘역에서 산허리를 돌아 강변으로 내려간 후 대덕사입구에 이르기까지 반시간을 조금 못 걸은 임도는 평탄한 길로 강변과 가까이에 나있어 용담호를 조망하기에 딱 좋았습니다.

 

 

  157분 임도의 끝점인 상전구룡을 막지나 30번도로로 들어섰습니다. 대덕사입구에 이르러 처음으로 승용차가 보인 것은 이 비에도 절을 찾는 열성신도들이 있어서일 것입니다. 정상이 구름에 덮여 있는 강 건너 산과 그 산 그림자를 물속에 잡아 놓은 용담호를 바라보노라니 저래서 산과 물을 뭉뚱그려 산수(山水)라 칭한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 흐름과 나란한 방향으로 놓인 월포대교와 강을 가로질러 놓은 용평대교가 대비되는 용담호의 한 가운데 자리한 후원같은 작은 섬도 비를 흥건하게 맞아 촉촉해 보이기는 강물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임도 끝점인 상전구룡의 소공원에 도착해 잠시 숨을 고른 후 30번 국도로 들어서 불로치터널로 향했습니다. 오름 길에 세워진 전망대에 오르자 용담호가 이제껏 보아온 것보다 훨씬 넓고 멀리 조망되었습니다. 30번 도로를 따라 올라가 길이 100m의 불로치 터널을 통과한 시각은 1535분이었습니다.

 

 

  1650분 안천버스터미널에 도착해 금강 4구간의 따라 걷기를 끝냈습니다. 불로치터널을 통과한 후 30번 도로를 따라 남동쪽으로 20분가량 걸어 괴정마을 초입에 도착했습니다. 왼쪽으로 신괴 길이, 오른 쪽으로 장수 길이 갈리는 신괴교차로에서 직진해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노채마을을 지나자 왼쪽 저만치로 용담호가 다시 보였습니다. 가게 이름이 주인아주머니의 이름인지, 아니면 그분 따님의 이름인지 물어보고 싶은 승아네휴게소를 그냥 지나 남천다목적 실내구장이 들어선 길가 소공원을 둘러보면서 비를 맞아 애잔해 보이는 바로 아래 용담호를 카메라에 옮겨 실었습니다. 30번도로를 건너 안천버스터미널에서 진안가는 버스가 반 시간 후인 1720분에 출발하는 것을 확인한 후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에 인근의 안천면사무소를 찾아갔습니다. 면사무소 건물을 사진 찍으면서 여기 안천면이 참으로 시골이다 한 것은 면사무소가 소재한인 안천리에 시가지가 전혀 보이지 않아서였습니다.

 

 

  1720분에 안천리를 출발하는 진안행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용평대교를 건너 용담호 서안의 30번 도로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차창밖의 용담호를 바라다보면서 이 길 또한 섬진강의 옥정호 길 못지 않게 아름답고 정감 가는 길이다 했습니다. 안천을 출발해 20분가량 달려 도착한 진안터미널에서 18시발 전주행 버스에 오르는 것으로써 하루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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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길을 긴 시간 걸은 것은 작년 6월 섬진강 하구 길을 걷고 난 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때는 비가 제법 세게 내려 큰 우산으로도 몸을 가리기에 역부족이어서 바짓가랑이가 다 젖었는데, 이번에는 오후 내내 비가 내렸지만 그때보다 훨씬 얌전하게 내려 3단접이의 작은 우산으로도 비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강가를 걷는 동안 내내 그때보다 더 여유로웠고, 녹조로 힘들어하는 용담호의 형편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 내내 용담호가 비를 피하지 않고 기꺼이 맞은 것은 녹조로 더럽혀진 자기 몸을 닦아내고 싶어서였을 것입니다. 이번에 내린 가을비가 용담호의 녹조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탐방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