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II.시인마뇽의 명소탐방/국내명소 탐방기

125. 영월명소 탐방기3(한반도지형/선돌)

시인마뇽 2022. 4. 23. 10:54

탐방일자: 2021. 92(한반도지형), 1021(선돌),

              114(소나기재 선돌전망대)

탐방지 : 강원도영월군소재 한반도지형 및 선돌

동행 : 서울사대동문 평창강탐방팀

 

 

  요즘 영월을 자주 찾아간 것은 평창강을 따라 걸으면서입니다. 평창강은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의 계방산(桂芳山, 1,577m)에서 발원하여 평창군과 영월군을 거쳐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강을 이릅니다. 직선거리가 60에 불과한 이 강의 유로가 220Km에 달하는 것은 산골짜기를 굽이도는 감입곡류가 발달해서입니다. 서울사대 동기들과 함께 걷고 있는 구간은 흥정천이 속사천에 합류되는 평창군용평면의 백옥포리에서에서 평창강이 남한강에 합류되는 영월대교 앞까지입니다.

 

  평창강이 굽이굽이 흘러내려가 남한강으로 합류되기까지 정성들여 빚어낸 경승지로는 영월의 명소인 한반도지형과 선돌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두 곳 모두 수억 년 전에 형성되어 오늘에 이른 곳으로 경관이 빼어날 뿐 아니라, 지질학적 가치도 높아 강원도고생대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지질공원이란 단일의 통합된 지리적 영역으로서, 국제적인 지질학적 가치를 지니는 명소이며, 보호, 연구, 지속가능한 자연자원 및 문화자연과 연계하여 이용하는 지리적 공간이라고 유네스코는 정의하고 있습니다.

 

 

1.한반도지형

 

  영월의 '한반도지형'이 빼어 닮은 한반도는 우리 헌법에 대한민국의 영토로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휴전선을 경계로 북쪽은 조선인민민주공화국이, 남쪽은 대한민국이 지배하고 있어 북쪽의 한반도는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습니다. 놓친 고기가 더 커보이듯이 가볼 수 없는 한반도의 북쪽 땅을 더 그리워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한반도지형이라 불리는 곳이 영월 외에도 몇 곳 더 있습니다. ‘한반도 지형은 감입곡류가 발달한 강에서 볼 수 있는데, 한강, 금강과 낙동강이 그런 강입니다. 영월의 한반도 지형은 한강의 제1지류인 평창강이 장구한 세월을 흐르면서 주변 지형을 침식해 빚어냈고, 옥천의 한반도 지형은 주변의 골짜기들이 금강에 깎여 만들어졌습니다. ‘한반도 지형이 감입곡류가 발달해 만들어진 것이라고만 말한다면, 통일된 한반도 전역을 가보고 싶다는 온 국민의 염원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입니다. 한반도지형은 북쪽 땅에 대한 그리움이 온전하게 투영된 대표적인 곳입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와서 보고 우리처럼 감탄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그들은 한반도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우리처럼 통일이라는 염원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일 것입니다

 

  202192평창강 따라 걷기대원들과 함께 뗏목 배에 승선하는 것으로써 한반도지형 탐방을 시작했습니다. 이상훈 대장의 주선으로 올라 탄 뗏목 배의 유람코스는 동해안을 따라 내려가 남해안의 중간쯤에서 되돌아 오는 것으로 짜여 있어 '서해안'은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요 며칠 내린 비로 물이 불어 땟목 배를 띄우기가 어렵다 했는데 다행히도 수위가 내려가 운항을 재개해 태극기를 달고 운항하는  이 배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이 배에 엔진이 부착된 것은 한반도지형아래 가까이에서 회항하고부터는 거센 강물을 거슬러 돌아가야하는데 뱃사공의 힘만으로는 배를 움직일 수 없어서일 것입니다. 배를 띄운 평창강의 우안은 깎아지른 암벽으로 맞은편 좌안의 논뜰과 확연하게 대비되었습니다.

 

  유람선에서 하선해 자리를 옮긴 곳은 한반도지형 전망대입니다. 전망대에서 조망한 한반도지형은 제가 들른 어떤 한반도지형보다 훨씬 더 한반도를 빼어 닮아 보였습니다. “동쪽의 급경사와 서쪽의 완만한 지형, 백두대간을 연상케 하는 소나무 숲, 땅끝마을 해남과 포항의 호미 곶과도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영월의 한반도지형이 오랜 세월 감입곡류하천에 의해 침식을 받아 형성된 과정은 안내책자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이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천 바깥쪽은 물이 빠르게 흐르기 때문에 주변의 암석을 깎아서 절벽이 생기고, 하천의 안쪽은 물이 천천히 흘러서 모래가 쌓이게 된다. 하천이 점점 옆쪽으로 암석을 깎아서 넓어지면서 이와 같은 모양이 가운데 생기게 된 것이다.”

 

  감입곡류하천에 의해 한반도지형이 쉽게 침식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지형의 지질이 다양한 기원의 퇴적물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진 퇴적암 중 조개껍데기나 산호와 같이 석회성분(CaCO)으로 이루어진 생성물의 딱딱한 부분이 퇴적물로 쌓여 만들어진 석회암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 합니다.

 

 

2.선돌

 

  영월의 선돌은 영월읍방절리의 소나기재 정상에 위치한 높이70m의 석회암괴(石灰巖塊), 마치 큰 칼로 거암을 쪼개 잘라 만든 듯한 층암절벽이 그 아래 도도히 흐르는 평창강과 어우러져 빚어낸 한 폭의 풍경화라 할 만한 경승지입니다. 소나기재란 단종임금이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영월로 유배될 때 넘은 고개로, 이 고개를 넘을 때 소나기가 내려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지명에는 당대의 영월 백성들이 때마침 내린 소나기를 이 고개를 넘는 단종의 피눈물로 받아들였다는 뜻이 함의되어 있을 것입니다. 저 아래 선돌이 평창강의 도도한 물 흐름을 지켜보며 곧추서있는 것은 단종의 애사(哀史)를 증언하고 싶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월의 선돌2004912일 정선의 백운산을 등산한 후 귀로에 소나기재를 들러 우뚝 선 선돌을 조망한 것이 처음으로, 그때의 일을 아래와 같이 백운산 산행기에 남겼습니다.

 

“1640분 동강을 떠나 귀로에 선돌 전망대를 들렀습니다. 높이가 70미터나 되는 선돌과 그 사이로 흐르는 파란 강물이 일구어 낸 절경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하는 여인네들의 염원을 그들의 모습과 함께 모두 카메라에 실었습니다. 이를 시샘하는 적란운이 곧바로 이 절경을 삼켜버려 아쉬웠지만 저녁시간에 구름의 재빠른 몸놀림을 지켜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아 좋았습니다.”

 

  적란운이 삼켜버린 선돌을 17년이 지나 20211021일에 다시 찾은 것은 그때 잠깐 본 선돌이 제 머리에 뚜렷하게 각인되어서였습니다. 선돌을 지나지 않고는 평창강을 따라 걷기를 이어갈 수 없어, 어느 길로 지날 것인가로 잠시 고심했습니다. 소나기재를 넘어 선돌 위로 지나는 길과 강안에 바짝 붙어 선돌 아래로 지나는 두 길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은 선돌을 얼마 앞둔 삼거리에서 수해시 우회하라는 글이 적힌 표지목을 보고 나서입니다. 수해 시에 우회하라는 것은 큰물이 안 나면 직진해 지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봉우리 셋이 나란히 강변에 나란히 도열한 세 개의 거암이 선돌인데, 소나기재전망대에서는 두 개의 봉우리가 얼마간 떨어져 마주보고 서 있는 것으로 보일 뿐입니다.  삼거리에서 보았을 때는 얼핏 보아서는  선돌의 세 봉우리 아래로 길이 나있지 않은 것 같았지만, “수해 시 우회하라는 문구를 보고 날씨가 이렇게 좋은 날에는 직진해도 좋다는 뜻으로 읽어, 선돌 아랫길로 들어섰습니다. 희미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스틱으로 균형을 잡으며 진행하면서도,  미끄러운 길을 지날 때는 잘못해 미끄러지면 강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겠다 싶어 엄청 마음 조렸습니다. 이 길을 지나면서 못내 아쉬웠던 것은 몇 번을 올려다보았지만 조리재의 전망대를 보지 못한 것입니다. 선돌/옥녀봉 갈림길을 출발해 선돌의 세 봉우리를 완전히 벗어나는데 대략 30분이 걸렸습니다. 긴장의 반시간 동안 먼발치에서 조망했던 선돌을 현장에서 가까이 지나고 나자, 저 선돌이 억겁의 시간 동안 자기를 지켜보았을 평창강과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지 새삼 궁금했습니다. 

 

  조리재 전망대에 올라 선돌을 다시 조망한 것은 2021114일의 일입니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선돌을 위쪽과 아랫쪽에서 모두 보아서인지 마주보는 두 봉우리가 더욱 친근해 보였습니다. 이 두 거암을 보고 전북 진안의 마이산이 생각난 것은 여기 선돌의 부부암(夫婦巖, ?)은 마이산의 암봉우리와 숫봉우리처럼 뭔가에 토라져 등을 지고 살아온 것 같지 않다 싶어서였습니다. 마주보는 두 봉우리 사이로 평창강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시로, 실제로는 두 봉우리가 연이어 있으며 평창강은 두 봉우리 아래에 바짝 붙어 흐르고 있습니다. 이 분명한 것을 두 다리와 두 눈으로 몸소 확인 한 것만도 작은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탐방사진>

 

1)한반도지형

 

2)선돌

*1차(10월21일)

 

 

*2차(11월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