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강줄기 따라걷기/임진강 따라 걷기

임진강 따라 걷기 1(오두산통일전망대-평화누리 쉼터-성동사거리)

시인마뇽 2022. 9. 7. 02:03

*탐방구간: 오두산통일전망대- 평화누리 쉼터-성동사거리

*탐방일자: 2022. 8. 12()

*탐방코스: 오두산통일전망대-평화누리 쉼터-성동사거리

*탐방시간 :11시9-12시1(52)

*동행 :나 홀로

 

 

 

  제 고향 경기도 파주 땅을 흐르는 가장 큰 하천은 임진강입니다. 임진강은 북한 땅 마식령에서 발원해 남한 땅 오두산통일전망대 바로 아래에서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한강의 제1지류입니다. 임진강의 전장(全長)254Km로 섬진강의 223Km보다 조금 깁니다만, 남한 땅을 흐르는 강줄기만 셈한다면 100Km가 조금  넘어 섬진강에 훨씬 못 미칩니다. 남한 땅을 흐르는 임진강은 3년 전 평화누리길을 종주할 때 파주의 성동사거리에서 연천의 군남홍수조절지까지 약 87Km를 걸었으니, 거의 다 걸은 셈입니다. 아직 못 걸은 임진강의 강줄기는 파주의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성동사거리까지 2Km와 연천의 군남홍수조절지에서 중면행복센터까지의 연강길 10Km, 그리고 증면행복센터에서  검문소까지 약 5Km(?)  등 20Km가 조금 안됩니다.

 

  강()의 유역은 그 강을 둘러싸고 있는 산줄기에 의해 크기가 정해집니다. 저는 강의 유역을 이루고 있는 산줄기를 편의상 둘레산줄기라 불러왔습니다. 임진강 둘레산줄기는 남한 땅의 임진강하구인 오두산에서 시작해 한북오두지맥-한북정맥-백두대간-해서정맥-임진강예성강정맥을 거쳐 북한 땅 임진강하구인 백마산까지 연결되는데, 총 길이는 약580Km로 섬진강 둘레산줄기보다 50km가량 짧습니다. 제가 이제껏 따라 걸은 임진강둘레산줄기는 남한 땅의 한북정맥과 이 정맥에서 뻗어 나온 한북오두지맥이 전부로, 150Km가 조금 넘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임진강유역에서 구석기 시대의 유물이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이 강의 하류인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 일대에 한탄강과 임진강 유역에 용암대지가 만들어지기 전에 형성된 하천퇴적층 내에서 구석기 유물이 발견되고 있다 합니다. 이 유물은 용암대지 말단부보다 하류에 위치하며 이 유물이 발견되는 퇴적층이 용암대지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쌓인 것이라는 단서가 된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하안단구와 용암대지 아래에 있는 백양리층 사이의 층서관계는 불확실하나 앞으로의 구석기 연구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이 사전은 적고 있습니다. 저는 3년 전 임진강의 제1지류인 한탄강이 흐르는 전곡을 찾아가 박물관과 유적지를 둘러보면서 이 땅에서 구석기시대를 살았던 선조들과 교감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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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고향 파주의 형님 댁에 가는 길에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들렀습니다. 임진강과 한강이 만난다하여 교하(交河)’로 알려진 이 곳은 북한강이 한강에 합류되는 양수리의 두물머리보다 더 넓어보였습니다. 한북오두지맥의 끝점인 오두산의 통일전망대에 오르자 강 건너 북한 땅에 자리한 마을과 하얀 집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직선거리로 4Km를 넘지 않을 북한 땅을 바라보면서 느낀 것은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이 풍경이 해방 후 한반도에 38선이 그어진 이래 70년 넘게 지속되어온 것이어서인지 눈에 많이 익다는 것입니다. 1963년 문산중학교 2학년생인 저는 동급생 및 서울의 경기여고 누나들과 함께 풍선에 꽃씨주머니를 달아 북녘 땅으로 날린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긴장이 되고 가슴이 찡했는데, 이번에는 이미 낯익은 풍경이 되어버려서인지 이렇다 하게 긴장되거나 감흥이 일지 않았습니다.

 

  오전119분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출발했습니다. 정문 바로 아래 오두산성터를 들른 것은 여기 오두산이 삼국시대부터 전략적 요충지였음을 확인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오두산은 산 높이가 해발 119m밖에 안되는 아주 낮은 산입니다만,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합류점에 면해 있어 삼국시대에도 전략적 요충지였다고 합니다. 

 

  오두산성(烏頭山城)은 한강과 임진강이 서로 만나는 지점인 오두산의 정상을 둘러싼 길이 약1,228m의 백제(百濟)의 산성을 이릅니다. 안내문에는 산면이 가파르고 서쪽은 임진강, 남쪽은 한강, 북쪽은 산으로 이어지는데 성벽은 임진강과 한강의 합류지점인 서쪽 부근에 잘 남아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만, 제가 본 산성은 그 길이가 30-40m에 불과할 정도로 초라해 안내문이 없었으면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삼국사기에 서력 392년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이 점령했던 곳으로 나오는 이 성은 백제의 요충지인 관미성으로 추정되는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도 관미성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안내문은 전하고 있습니다.

 

  철조망이 쳐진 오두산1교를 건너며 남북으로 뻗어나가는 시원스런 자유로를 내려다보면서, 신나게 내달리는 저 차들이야 말로 길 이름 그대로 자유의 상징이다 싶었습니다. 오두산1교에서 십 분여 걸어 내려가 만난 필승로를 따라 성동사거리로 이어지는 인도는 가로수가 그늘을 만들어 주고 중간에 평화누리 쉼터가 있어 8월 한낮의 땡볕에도 걸을 만 했습니다.

 

  121분 성동사거리에 도착해 임진강의 첫 구간 따라 걷기를 마쳤습니다. 성동사거리는 2019130일 중학교 동창 황규직군과 함께 평화누리길의 7구간인 헤이리길 걷기를 시작한 곳으로 임진강은 이곳에서 서쪽으로 2m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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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걸은 임진강 길은 한강과의 합류점인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성동사거리까지 2Km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이번 발걸음으로 파주 땅의 임진강 강줄기는 다 따라 걸은 셈입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하루 날 잡아 연천 땅 임진강의 남은 길을 걸어 남한 땅의 임진강 따라걷기를 마치려 합니다. 북한 땅 임진강의 강줄기  약150Km와 둘레산줄기 약430Km 가량은 통일 후에나 마저 걸을 수 있는데, 칠십 중반의 제가 과연 그런 꿈같은 순간을 맞을 수 있을런지 자신하지 못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파주의 성동사거리에서 연천의 군남홍수조절지까지  임진강 탐방기는 2019년 걸었던 7-11구간의 평화누리길 종주기로 대신하고,그 다음 구간인 연강길과 마지막 코스인 중면면사무소-황계리검문소까지는 가능하면 올해안으로  걸어 탐방기를 여기에 올리고자 합니다. 저 혼자서 진행 중인 섬진강, 영산강, 금강, 한강과 낙동강 등 5대강 따라 걷기를 모두 마친 후, 다시 한번 연천군의 검문소에서 파주시의 오두산통일전망대까지의 남한 땅 임진강을  따라 다시 한 번 걷고자 합니다만,  그 시기는 아무리 빨라도 4-5년 후가 될 것 같습니다.

 

 

<탐방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