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구간: 미산저수지-노곡교-난실교
탐방일자: 2023. 10. 5일(목)
탐방코스: 미산저수지-노곡2교-범티1교-제1노곡교-재인교-난실교-충현공정려각
-어비리정류장-송전1교-송전2교-송전초교
탐방시간: 12시1분-16시41분(4시간40분)
동행 : 나 홀로
이번에 따라 걷기 시작한 진위천의 발원지가 어디인가는 자료마다 달라 확언할 수 없지만, 환경부의 하천관리지리정보시스템(RIMGIS)에는 진위천이 경기도안성시양성면의 미산저수지에사 시작하는 것으로 공시되어 있습니다.
다음사전에는 진위천은 길이가 74.5㎞로, 용인시 이동면 서리 부아산(404m) 남동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남류하다가 이동저수지를 이루는 것으로 적고 있습니다. 이 사전이 진위천에 대해 적고 있는 내용 중 주목할 만한 것은 이제껏 진위천이 안성천의 제1지류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런 것이 아니고 안성천이 진위천의 제1지류라는 것입니다. 위키백과는 진위천(振威川)의 발원지를 경기도 용인시 이동읍 묵리로 특정했으며 진위천이 안성천으로 합류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진위천에 관한 한 하천관리지리정보시스템(RIMGIS)의 하천정보일람을 지도화 한 것은 카카오 맵이 아닌가 합니다. 시작점이 서로 같고 진위천을 안성천의 지류로 본 것도 같습니다. 제가 이번에 진위천 따라 걷기를 미산저수지에서 시작한 것은 카카오맵에 나오는 진위천의 천변 길을 따라 걷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다고 미산저수지를 진위천의 발원지라고 강변할 뜻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산저수지를 에워싸고 있는 쌍령산과 시궁산의 골짜기 물이 미산저수지로 흘러 들어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입니다. 다만 자료가 출처마다 달라 확실하지 않을 때는 정부의 공식자료에 근거해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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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 집을 출발해 용인시내 김량장역까지는 전철로 이동했습니다. 김량장역에서 하차해 택시를 잡아타고 미산저수지로 향했습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들판을 가득 채운 황금빛 벼들을 보노라니 가슴이 뿌듯해졌는데, 이는 제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그러했을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할 때 까지는 방학 때마다 부모님 일손을 덜어 드리려 논밭을 따라 나가 농사일을 거들어 드렸습니다. 이제 그런 일조차 하지 않은지가 50년이 지났는데, 큰비가 내리거나 오래 가물면 시골형님께 전화를 드리곤 하는 것은 제가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입니다. 택시로 반시간 가량 달려 미산저수지에 도착한 것은 12시가 다 되어서였습니다.
12시1분 미산저수지를 출발했습니다. 높이가 25m나 되는 제방 위에 올라 한남쌍령지맥을 종주할 때 지났던 미리내 고개 쪽을 바라보면서 1980년대 중반에 온 가족이 한 여름에 미리내 성지를 찾았던 일을 떠올렸습니다. 그 때만 해도 미리내성지를 찾아 미사를 드릴만한 천주교 신자는 저희 집에서는 어머니뿐이었습니다. 그 후 집사람은 1989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남기신 유언을 받들어 그 해 겨울 세례를 받았고, 저는 2000년에 집사람을 저 세상에 먼저 보낸 후 카톨릭교 신자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막내아들이 2010년에 세례를 받아, 지금은 큰아들만 비신자로 남아 있습니다.
저수지 왼쪽에 설치한 진위천의 수로를 따라 내려가 좌안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미산3교를 지나 잡초들이 무성한 진위천의 좌안길을 따라 걷다가 미산2교를 건너 버스가 다니는 미리내성지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무성한 수생식물에 가려 유로가 보이지 않는 진위천 우안의 천변 길을 따라 걸으면서 언제 보아도 친근한 세월교와 진위천을 가로 질러 설치한 폭이 좁은 시멘트 수로를 사진 찍었습니다.
13시12분 노곡2교를 지났습니다. 시멘트 수로를 지나 노곡2교에 이르자 길 건너에 제법 큰 음식점이 여럿 있었는데, 미산저수지 제방에서 햄버그를 들어 요기를 한지 얼마 안 되어 그냥 지나쳤습니다. 저는 주로 혼자서 강을 따라 걸어 점심은 빵이나 떡 등의 간편식으로 해왔습니다. 때때로 음식점을 들러 고기도 들어가면서 푸짐하게 먹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시간이 없어 이번처럼 그냥 지나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할 때는 주로 음식점을 들러 사먹기도 했습니다. 노곡2교를 지나 조금 더 걸어가자 물위를 한가하게 노니는 오리들이 몇 마리 보였습니다.
진위천의 좌안길을 따라 걸어 범티1교를 지나자 유로가 많이 넓어졌습니다. 굴다리를 지나 제1노곡교에 이르자 어도가 별도로 설치된 제법 큰 보가 보였습니다. 수문을 열어놓아 저수된 물은 거의 없었는데, 재인교에 다가가 만난 보에는 물이 많이 저수되어 있어 보다워 보였습니다.
14시3분 난실교에 이르렀습니다. 난실교는 미산저수지에서 진위천을 따라 걸어 이동저수지에 다다르기 전에 만나는 마지막 다리입니다. 이 다리에서 남쪽으로 이동해 난실교차로를 지나 남북대로에 올라선 것은 갓길을 따라 조금 걷다가 이동저수지의 남안길로 접어들을 뜻에서였는데, 고속도로를 방불할 만큼 대형화물차들이 많이 다녀 더 이상의 진행을 포기하고 난실교로 되돌아갔습니다.
이번 진위천 탐방은 일단 난실교에서 끝내고, 지난 번 송전천을 탐방할 때 시간이 없어 걷지 못한 송전2교-송전1교-이동저수지 동안길을 걷고자 난실교를 건너 우안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남북대로를 밑으로 지나 진위천이 이동저수지로 합류되는 지점으로 다가가 이동저수지를 사진 찍었습니다. 여기서부터 송전2교까지는 물 흐름을 거슬러 덤으로 걷는 것으로 엄격히 말하면 진위천이 아니고 송전천의 하류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15시11분 안홍국장군의 정려각을 지났습니다. 제대로 길이 나 있지 않은 이동저수지 동안의 물가 길을 따라 걷는 것을 포기하고 시멘트포장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남북대로를 그 아래 굴다리로 지나 다다른 충신안홍국장군의 정려각앞에서 잠시 쉬어갔습니다. 안홍국(安弘國, 1555-1597) 장군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장군을 모시고 옥포해전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원균 장군 휘하에 있을 때도 안골포해전에서 승리했다고 합니다. 1597년 가덕도 해전에서 전사한 장군은 좌찬성으로 추존될 만큼 전공을 세운 분인데도 세상에 알려진 바가 별로 없어, 저도 안내판을 보고서야 장군이 어떤 분인가를 비로소 알았습니다. 경기동로를 따라 나지막한 고개를 넘었습니다. 묘봉교를 건너 경기동로를 따라 걷다가 잠시 멈춰 서서 왼쪽 가까이에 펼쳐진 아늑한 이동저수지의 수변풍경을 조망했습니다. 또 다시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어비리버스정류장 앞에 이르렀습니다.
16시41분 송전터미널 정류장에 도착해 진위천 1구간 탐방을 마쳤습니다. 어비리정류장에서 조금 더 진행하다 왼쪽으로 내려가자 이동저수지 동안에 데크 길이 설치되어, 이 길을 따라 걸으며 모처럼 이 저수지를 바로 곁에서 완상할 수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오가면서 보았던 이동저수지를 바로 옆에서 완상하자 물고기와 세월을 함께 낚는 낚시꾼과 바람에 물결이 일어 찰랑거리는 저수지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저수지 동안의 야자매트 길을 걸으며 왼쪽 저수지의 푸른 물과 오른쪽 논배미의 황금빛 벼들이 손잡고 빚어낸 풍경이 참으로 고혹적이었습니다. 송천이 이동저수지로 흘러들어가는 합류점을 지근거리에 둔 송전1교를 건너 송천우안길로 들어섰습니다. 이 길을 20분 가깝게 걸어 지난 번에 건넌 송천2교를 거쳐 송전터미널정류장에 도착해 하루 걷기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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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의 이동저수지는 경기도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저수지로 일명 송전저수지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1964년에 착공해 1972년에 준공된 이 저수지는 저수량이 20,906천m3으로 이번탐방의 출발지인 미산저수지의 저수량 1,826천m3보다 11.4배나 더 많습니다.
이 큰 저수지가 자랑할 만한 것은 낚시하기에 더할 수 없이 좋다는 것입니다. 이 저수지는 넓고 물이 맑은데다 주변 경관이 매우 수려합니다. 상류 쪽은 수심이 얕고 산 아래 쪽에는 매우 깊어 릴낚시를 하거나 좌대를 타야한다고 위키백과는 적고 있습니다.
용인에서 13년을 살았으면서도 이동저수지를 찾아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는 제가 낚시를 좋아하지 않아 낚시하러 이동저수지를 찾을 일이 없어서였습니다. 어렸을 때 고향의 개울에서 손수 만든 낚싯대로 흐르는 물 한 가운데로 들어가 견지낚시를 해 본적은 몇 번 있었지만, 낚싯대를 물에 드리우고 접이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물고기가 물리기를 기다리며 낚시를 한 것은 지금까지 딱 한 번 있었습니다. 물론 그 때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했고, 그 후로는 낚싯대는 한번도 잡지 않았습니다.
제가 낚시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고기를 잡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설사 고기를 잘 잡는다 해도 진득하게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를 못해 낚시를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한 군데에 오래 머무르지 못해 낚시는 즐기지 못했지만, 걷는 것을 좋아해 백두대간과 9정맥을 종주했고, 그 연장선 상에서 요즘은 흐르는 강물을 따라 강변길을 걷고 있습니다.
혼자서 강변을 따라 걸으며 강물의 흐름을 지켜보노라면 낚싯꾼만 아니라 저처럼 하천의 물줄기를 따라 걷는 사람들도 쉬지 않고 흐르는 세월을 낚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탐방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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