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징게 맹경 외에밋들 징게 맹경 외에밋들 김제에서 부안 가는 버스 안에서 차창 밖으로 내다본 들판이 참으로 광활했습니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 했는데 들판이 넓다고 산봉우리가 우람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호남평야라 불리는 저 드넓은 논 뜰에 충분히 물을 대기 위해서도 물탱크 역할을 하는 높은 산.. XV.시인마뇽의 문학산책/시인마뇽의 산행에세이 2018.01.30
26.광릉수목원 광릉수목원 백두대간의 분수령에서 분기된 한북정맥이 파주의 장명산에 이르기까지 가지 친 산줄기가 꽤 많습니다. 우리 산 꾼들은 그중 남한 땅의 대표적인 산줄기 8개를 골라 ‘한북정맥 8지맥’이라 이름 붙이고 이 지맥들을 종주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7년 전 오두지맥에 첫발을 들.. XV.시인마뇽의 문학산책/시인마뇽의 산행에세이 2018.01.25
25.운무유감(雲霧有感) 운무유감(雲霧有感) 어제는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길에 강원도 동해와 삼척을 경계 짓는 두타산을 오르내렸습니다. 헬기장이 들어서 있는 정상은 막힘이 없어 전망이 일품이라는 것이 정평입니다만, 이번에는 안개가 시야를 가려 먼발치로는 어느 무엇 하나 조망되지 않았습니다. 정상에.. XV.시인마뇽의 문학산책/시인마뇽의 산행에세이 2018.01.24
24.존재의 확인 존재의 확인 낙동정맥의 마치재-어림산-시티재 구간을 종주하는 길에 잠시 멈춰 서서 새파란 하늘을 사진 찍었습니다. 혹시라도 하느님이 하늘에 계시다면 틀림없이 카메라에 찍힐 것이라 생각한 것은 구름 한 점 없어 방정맞도록 새파란 하늘에 하느님을 숨겨줄 어느 무엇도 보이지 않.. XV.시인마뇽의 문학산책/시인마뇽의 산행에세이 2018.01.16
23.석불(石佛)의 메시지 석불(石佛)의 메시지 대구로 내려가 비슬산을 오른 다음, 내친 김에 경주로 이동해 불교문화의 보고인 남산을 올랐습니다. 신라시대의 석불이 꽤 여럿 자리하고 있는 남산은 가히 석불박물관이라 불릴만한 곳으로, 이 산을 오르는 길에 몇 곳의 석불을 만나보았습니다. 석불을 찾아보기 .. XV.시인마뇽의 문학산책/시인마뇽의 산행에세이 2018.01.13
22.시인을 기다리는 때죽나무 꽃 시인을 기다리는 때죽나무 꽃 전남장성군과 전북의 정읍시 및 고흥군을 경계 짓는 방장산(方丈山)은 산 높이가 해발742m에 불과해 그리 높은 산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산림청에서 이 산을 명산 100산의 한 산으로 선정한 것은 예부터 지리산, 무등산과 함께 호남의 삼신산(三神山)으로 불려.. XV.시인마뇽의 문학산책/시인마뇽의 산행에세이 2018.01.11
21.산 자와 죽은 자의 대화 산 자와 죽은 자의 대화 하얀 눈이 능선을 덮은 지리산을 종주하면서 생(生)과 사(死)의 극명한 차이를 보았습니다. 이산에서 만나본 주목나무 한 그루는 자연수명인 천년을 다 채우기에 아직은 너무 어려 보이는 생생한 나무였고 그 옆에 자리 한 또 한 그루의 주목나무는 수피가 다 벗겨지고 줄기만 남은 고사목(枯死木)이었습니다. 두 나무가 태어난 시간적 거리는 몇 세기를 가늠할 만큼 까마득하겠지만 공간적 거리는 기껏해야 2-3m를 넘지 않아 삶과 죽음이 극명하게 대비됨을 분명하게 보았습니다. 이 산 능선에 덩그러니 서있는 이 두 나무들이 서로 못 본채 하고 등을 돌리고 살기에는 같이 셈해야 할 세월이 너무 길어 이들이 한 곳에서 살아가려면 미우나 고우나 말을 트고 지내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살아있는 나.. XV.시인마뇽의 문학산책/시인마뇽의 산행에세이 2014.10.20
20.별(star) 이야기 별(star) 이야기 낙남정맥 종주를 마치고 인근마을로 내려가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밤하늘을 점점이 밝히는 수많은 별들을 보았습니다. 경남고성의 망림마을 정류장에서 진주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우연하게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생각지 않게 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꽉 채우고 반짝.. XV.시인마뇽의 문학산책/시인마뇽의 산행에세이 2013.05.02
19.새들의 비행 새들의 비행 마지막 서봉지맥 종주 길에 경기도 평택의 도대 사거리에서 하늘을 나는 철새 청둥오리(?)와 텃새 까마귀를 보았습니다. 철새 청둥오리가 >자 형 편대를 이루고 가지런하게 하늘을 비행하는 것을 보고 앞자리의 영도자 새 한마리가 질서를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서란 다중을 위해 명령을 따르고 지킬 때 이루어집니다. 인간사회에서는 그 명령이 법률에서 나오지만 저런 새들은 비행을 선도하는 새에게서 나올 것입니다. 이 새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제 멋대로 날다가는 죽음에 이른 다는 것을 본능으로나 경험으로나 익히 알고 있기에 저토록 가지런하게 편대를 이루고 비행하는 것입니다. 텃새 까마귀는 날아가는 방향도 같지 않았으며 떼를 지어 나는 것이 아니고 두 서 너 마리가 하늘을 조금 날다가 이내 .. XV.시인마뇽의 문학산책/시인마뇽의 산행에세이 2013.04.18
18. 귀소(歸巢) 귀소(歸巢) “집 소”로 읽히는 한자 “巢”는 나무 위에 새 집이 있고 그 위에 세 마리의 새가 앉아 있는 모양을 형상화 한 것으로 “새 집”을 의미하는데 이 뜻 외에도 “깃들이다”와 “모이다”라는 뜻의 동사로 쓰이기도 합니다. 술이 잔뜩 취해 인사불성이 되어도 자기 집을 용케 .. XV.시인마뇽의 문학산책/시인마뇽의 산행에세이 201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