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II.지역 명산/지역명산 탐방기

A-69. 오봉산 산행기(의왕)

시인마뇽 2020. 12. 23. 13:24

*산행일자:2020.9. 6()

*소재지 :경기의왕

*산높이 :오봉산210m, 망치봉200m, 덕성산160m

*산행코스:당정역-오봉산-이동고개-망치봉-덕성산-의왕역-당정역

*산행시간:849-1642(7시간53)

*동행      :나홀로

 

 

 

 

  오랜만에 인근의 야산들을 연계해 산행하느라 장시간 걸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당정역에서 시작해 의왕의 오봉산-망치봉-덕성산 등 3개산을 연계해 산행한 후 의왕역을 거쳐 당정역으로 돌아오느라 8시간 가까이 걷고 나자 몸속의 노폐물이 몽땅 빠져나간 듯 온몸이 개운했습니다.

 

 

  제가 항상 지방자치단체에 고마워하는 것은 옛날 같으면 내버려두었을 야산에 등산로를 정비하고 또 새로 둘레 길을 내 누구나 산길을 걸으며 숲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지구상에 침엽수가 나타나 숲을 이룬 것은 중생대 때의 일입니다. 숲의 역사는 얼추 계산해도 2억년이 넘으니 약350만년 전에 지구의 한 가족이 된 인류는 숲과 더불어 진화를 거듭해 오늘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초의 인류인 아우스트랄로페테쿠스가 숲속을 돌아다니며 식물을 채집하고 동물을 수렵하여 살기 시작한 후 숲은 인류의 중요한 생활공간으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숲이 침엽수림에서 수종이 다양한 활엽수림으로 진화(?)하는 동안 인류 또한 호모하빌리스, 호모엘렉투스, 호모사피엔스를 거쳐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로 진화해왔습니다. 사람들이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모두 숲에 대해 친화적인 것은 인류가 숲과 더불어 진화해왔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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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849분 당정역을 출발해 한림대로 향했습니다. 15년 전 한남정맥을 종주할 때는 한림대를 거쳐 오봉산을 오른 후 이동고개와 생태다리를 차례로 지나 다다른 능선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지지대고개로 내려갔었습니다. 이번에도 능선삼거리까지는 똑 같은 코스로 걸으려고 한림대로 이동했습니다. 한림대 뒤쪽 언덕에서 조금 내려가자 나지막한 고개사거리에서 직진 길이 막혀 왼쪽으로 내려섰습니다. 이 길이 한남정맥을 벗어난 길이라는 것은 거성아파트 앞 이당로 건너편의 오봉산으로 올라가는 들머리를 확인하고 나서 알았습니다. 오봉산 들머리에서 동쪽의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은 산이 낮아서인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해 오를 만 했습니다. 언제라도 비를 뿌릴 듯 잔뜩 찌푸린 하늘도 숲에 가려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봉산 산속은 그동안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숲속의 습한 기운이 온 몸을 감싸는 듯 했습니다.

 

 

  952분 해발210m의 오봉산 정상에 올라섰습니다. 경사가 가파른 통나무계단을 걸어올라 줄기가 칙칙한 소나무 숲을 지나자 공터에 활짝 핀 호박꽃이 저를 반겼습니다. 오봉산 정상에 올라 심호흡을 한 후 그 아래 쉼터로 내려가 한남정맥 안내판에 실린 글을 찬찬히 읽었습니다. 200511월에 한남정맥 종주 차 처음 오른 오봉산의 정상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병풍바위는 처음입니다. ‘의왕 자연8중 하나로 자연 암벽 등반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병풍바위를 사진 찍은 후 오봉산둘레길을 따라 의왕시의 중앙도서관 쪽으로 향했습니다. 오른 쪽 아래로 중앙도서관 길이 갈리는 능선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가 시청을 거쳐 이동고개삼거리에 다다른 시각이 1044분이었습니다.

 

 

  1133분 왼쪽 아래로 지지대비 길이 갈리는 능선삼거리에 이르렀습니다. 이동고개삼거리에서 차도를 건너 의왕이동공원묘지로 들어섰습니다. 바로 앞 능선으로 올라가 오른 쪽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을 따라 걸어 생태다리로 309번과천봉담간고속화도로를 건너자 제법 넓은 묘역이 보였습니다. 15년 전 한남정맥을 종주할 때 처음 본 이 묘역은 관리가 잘되어 명문가의 묘역이 아닌 가 했는데, 이제와 다시 보니 잔디가 떨어져나가는 등 관리가 부실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묘역을 지나 올라선 능선에서 오른 쪽으로 진행해 수원시경계표시안내판을 지났습니다. 몇 분을 더 걸어 다다른 능선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갈리는 한남정맥과 헤어져 그대로 직진했습니다. 우뚝 선 송전탑에 이르자 시야가 트여 시가지가 아주 가깝게 보였습니다. 송전탑을 막 지나 해발199.7m의 망치봉에 올라선 시각은 12시 정각이었습니다.

 

 

  1235분 해발160m의 덕성산에 올랐습니다. 망치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편안한 숲길로 걷기에 좋았습니다. 왼쪽으로 해우재 길이 갈리는 안부에서 오른 쪽 시멘트도로로 내려가 덕성산으로 향했습니다. 영동고속도로 위 다리를 건너 나무계단 길로 올라가 정자와 운동기구들이 들어선 해발160m의 덕성산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시 그늘지고 편안한 흙길을 걸었습니다. 잘 관리된 묘역을 지나 의자 몇 개가 놓이고 청암사 안내 표지석이 세워진 안부에 다다라 309번과천봉담간고속화도로를 오른 쪽 아래 굴다리로 통과하는 것으로 등산을 끝내고 평지 길로 들어섰습니다. 수원시율전동에서 의왕시월암동으로 옮겨 허술해 보이는 경기소리보존회의왕연구소를 지났습니다. 남양양씨 선조가 월암리로 이주해와 마을의 형성과 평안을 기원하면서 520년 전에 심었다는 회양목을 사진 찍었는데, 제가 이제껏 보아온 회양목 중 가장 나이든 것 같습니다. 조선후기의 문신으로 영조 임금을 모시고 영의정으로 봉직했던 한익모(韓翼模, 1703-1781) 선생의 묘지를 지나 월암교 앞에 이른 시각은 1351분이었습니다.

 

 

  1430분 의왕역에 도착했습니다. 월암교를 건너 레솔레파크에 들어서자 높이 솟은 의왕스카이레일 건물이 확 눈에 띄었습니다. 중앙광장을 거쳐 습지 테크를 지나자 왼쪽으로 왕송호가 아주 가깝게 보였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놀러온 가족들이 눈에 많이 띄는 것은 일요일이어서 그랬을 것입니다. 아이를 안고 앉아 분수대가 힘차게 물을 뿜어내는 광경을 보여주는 젊은이를 바라보면서 저것이 부심(父心)이다 했습니다. 왕송호 호반의 레일바이크를 따라 걸으면서 마지막 여름이 머뭇거리는 9월 초입의 호반 풍광을 카메라로 잡아보았습니다. 철도박물관을 지나 의왕역에 다다르자 내친 김에 이번 산행의 출발지인 당정역까지 걸어가 원점회귀산행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시간 가까이 걸어 등 뒤가 땀으로 흥건히 젖었지만, 바로 다음 역인 당정역까지는 1시간이면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대로 직진했습니다. 1호선 철로 동쪽의 넓은 차도를 따라 걸어 북진하다가 지도상에 이름이 나오는 오봉역을 들렀습니다. 직원에게 물어 오봉역은 화물운송 전용역으로 승객을 실은 열차는 다니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자 이런 역도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642분 당정역에서 하루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오봉역을 출발해 직원이 알려준 대로 다리를 건넌 후 왼쪽 길로 가야 했었는데 깜박하고 직진해 이동고개를 넘어가는 바람에 오봉산을 왼쪽에 끼고 빙 돌아가 1시간은 족히 더 걸린 것 같습니다. 이동고개를 넘자 비가 뿌려 3단접이 우산으로 비를 가리고 걷느라 더 이상 사진은 거의 찍지 못했습니다. 의왕시를 지나 군포시의 한림대 앞에 이르러 당정역이 코앞이다 싶어지자 이제 다 왔다는 안도감에 다리가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당정역에 이르러 마을 버스에 오르는 것으로써 장장 8시간이 거의 다 걸린 오봉산-망치봉-덕성산 3개산의 연계산행을 끝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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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산행으로 왕송호(旺松湖)에 물을 대는 둘레산줄기를 다 걸은 것 같습니다. 왕송호는 경기도 의왕시 남부의 황구지천 상류에 위치한 호수로, 19481월에 준공되었다고 합니다. 준공 당시 수원군 일왕면의 '()'과 매송면의 ''()자를 따서 왕송호로 명명된 이 호수는 북쪽의 오봉산 산줄기, 동쪽의 덕성산 산줄기, 서쪽의 구봉산 산줄기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북쪽의 오봉산 산줄기는 한남정맥 종주 길에 걸었고, 서쪽의 구봉산 산줄기는 한남서봉지맥 종주 차 밟았으며, 동쪽의 덕성산 산줄기는 이번에 걸었습니다. 왕송호로 유입되는 대표적인 하천은 오봉산에서 발원한 황구지천(黃口池川)으로, 이 하천은 발원지로부터 35Km를 흘러 평택시에서 진위천에 합류됩니다. 이번 연계산행은 이틀 전에 둘러 본 왕송호에 물을 대는 둘레산줄기를 다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의가 충분하다 하겠습니다.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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