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II.시인마뇽의 명소탐방/국내명소 탐방기

128. 정선명소 탐방기2(오장폭포, 항골계곡, 나전역사)

시인마뇽 2022. 11. 5. 02:01

탐방일자: 20221024()

탐방지 : 강원도정선군소재 오장폭포, 항골계곡, 나전역사

동행     : 오대천탐방대원 11

(최돈형/부명숙 주관, 김종화 부부, 박인기, 오종실, 원영환,이규석 부부, 이규성 동행)

 

 

  정선 땅이 낯설지 않은 것은 정선아리랑 때문만은 아닙니다. 산수를 워낙 좋아해 정선의 명산도 여러 산을 올랐고, 한강을 따라 걷는 길에 강변의 명소도 여러 곳 탐방했습니다.  함백산과 석병산은 백두대간 종주 길에 올랐고, 백운산, 백덕산과 가리왕산은 100대 명산 탐방 길에 등정했으며, 노추산과 두위봉은 따로 짬을 내어 등산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개인 만항재와  5대 적멸보궁의 한 곳인 정암사는 함백산 등산 때 들렀고,  인공폭포인 백석폭포는 평창에서 태백을 오갈 때 보았습니다. 약 4억년 전 고생대의 캄브로-오르도스기에  해침의 결과로 만들어진 조선누층군 석회암지대에 잘 발달된 백복령카르스트지대는 백복령-석병산 구간에 걸쳐 있어 대간 종주 때 지났습니다.  지난 3월에 시작한 한강의 강줄기를 따라 걷는 길에 들른 명소도 몇 곳 있습니다. 골지천 천변의 정자 구미정, 정선아리랑의 본산인 아우라지, 벽화로 유명한 임계장터도 다녀왔습니다. 이만하면 정선 땅이 낯설지 않다는 제 말이 허언으로 들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에 이제껏 가보지 못한 정선군청 소재지인 정선읍내에 발을 들인 것은  오대천을 함께 따라 걷는 최돈형교수와 부명숙 위원장 두 분이 정선여행을 주선해준덕분입니다. 정선여행프로그램은 정선읍내에서 점심을 든 후 항골계곡을 찾아가 단풍이 불타는 항골생태탐방로 길을 걷는 것으로 짜여졌습니다. 항골계곡에서 나전역으로로 자리를 옮겨 역사 카페에서 차와 커피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눈 후 아우라지를 지나 노추산의 오장폭포를 탐방하고, 여량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 식사를 함께 한 후 해산하기까지 두 분이 짜놓은 여행계획이 주도면밀해 우왕좌왕하는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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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역에서 정선읍내까지는 이규성, 원영환 두 친구와 함께 이상훈 교수 차로 이동했습니다. 평창에서 정선으로 이동하면서 단풍으로 불타는 강원도의 산들을 바라보노라니 어느새 가을이 절정에 이르렀음이 감지됐습니다. 정선운동장 공용주자차장에 차를 세운 후 인근 음식점을 들러 곤드레음식으로 별미를 즐겼습니다.

 

1.항골생태탐방로

 

  주차장 앞 조양강의 도도한 물 흐름을 잠시 지켜본 후 이규성 교수와 함께 김종화 부부의 차에 승차해 항골계곡을 찾아갔습니다. 아스팔트 차도가 끝나는 주차장에서 하차해 본격적인 단풍놀이에 나섰습니다. 골짜기를 흐르는 물소리와 비를 몰고 온 바람소리들이 빚어낸 자연의 화음에 귀가 즐거웠다면, 단풍이 불타는 항골계곡은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웠습니다.

 

  항골생태탐방로는 북평면북평리의 해발1,170m의 백석봉과 해발1,421m의 상원산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골짜기로, 탐방로의 총 길이는 약7.7Km이며, 안전사고 등 비상시에 대비하여 각0.75Km, 2.85Km, 4.75Km 지점에 우측 임도와 연결된 총3개소에 진출입로가 있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었습니다. 생태탐방로를 걸으며 볼 수 있는 명소는 너래바위, 용소, 거북바위와 왕바위소 등이라 합니다.

 

  우산을 받쳐 들고 경사가 완만한 생태탐방로에 들어섰습니다. 항골숨바우길 입구를 막 지나 야자 매트가 깔려 있는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 내려가는데 오른쪽 엄지발톱에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바닥이 고르지 못한 길을 걸어 내려갈  때는 무좀으로 변형된 발톱의 등 부분이 구두에 닿아  통증이 옵니다. 모처럼 나선 단풍놀이여서 웬만하면 참고 끝까지 걸어볼 생각으로 출발했는데, 얼마 걷지 않아 바닥이 고르지 못한 길로 들어서자 통증이 심하게 느껴졌습니다. 무리해서 올라갔다가는 내려올 때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하겠다 싶어, 더 이상 올라가기를 포기하고 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주차장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시켜 드는 동안 흩뿌렸던 비가 그쳤습니다. 앞으로 두 시간 가까이 이곳에서 무료하게 일행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골지천과 만나는 42번 도로까지 걸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상훈 교수한테 전화로 알리고 차를 타고 올라온 길을 걸어서 내려갔습니다. 바닥이 평평해서인지 걱정했던 통증이 감지되지 않아 온산이 붉게 불타는 만장홍엽의 주변 산들을 둘러보며 사진도 찍었습니다.  길옆 날렵하고 깔끔한 백색의 국가광물정보센터 건물이 눈을 끌었습니다. 삼거리에 이르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42번도로까지 4-5분만 더 걸으면 다다를 것 같은데 시간이 일러 한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항골계곡 생태탐방로를 탐방 중인 일행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비가 내리는데  앉아 기다릴 만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아 별 수 없이 항골계곡 주차장으로 다시 걸어 올라갔습니다. 주차장에 다다른지 얼마 안지나 중간에 먼저 내려온 이규석님이 도착해  다시 카페를 들러 커피를 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0여분이 지나 일행들이 돌아오고, 이규성교수와 함께 김종화 부부 차에 올라 나전역사로 이동했습니다.

 

 

2.나전역사 

 

  나전역은 지난 여름 골지천을 따라 걷는 길에 들른 곳으로 다시 찾아와 보니 반갑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이 지역 탄광과 부침을 같이 해온 나전역은 한 때는 제법 북적거렸을 텐데 요즘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정선에 5일장이 서는 2일과 7일에 청량리에서 아우라지를 오가는 열차 가 상행, 하행 각 1회만 운행하고 있어 한산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역사 안의 카페를 찾는 손님들 마저 없다면 을씨년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은 나전역에서 추억을 심으려면 때 맞춰 이 역에서 기차를 타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정선의 병원에서 근무하는 부 위원장의 안내로 나전역사 카페를 들렀습니다. 항골생태탐방로를 걷느라 냉기를 느꼈을 몸과 마음은 따끈한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써 온기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행 중 유일하게 정선에서 살고 있는  부 위원장께서 친절하게 정선의 명소들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중 귀 기울여 들은 것은 석탄을 운반했던 높은 곳에 낸 길로 트레킹 코스인 운탄고도의 안내였습니다. 며칠 전 이상훈교수가 메일을 보내 같이 걷자고 제의 했는데 벌려놓은 강길 탐방이 많아 당장은 어렵겠다고 답한 바로 그 길이었습니다.  다시 듣고 나자 언제고 짬을 내어 걸어보자는 욕심이 동했습니다. 운탄고도가 역사에 비치된 정선군의 관광안내팜플렛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 길이 개설된 지 오래된 것 같지 않습니다.

 

 

3.오장폭포

 

  나전역사를 나와 찾아간 곳은 오장폭포입니다. 길이 눈에 익다 했는데 2016년 여름 이상훈,  원영환 두 친구와  함께 노추산을 오를 때 지난 길이었습니다. 그 때는 오장폭포에 이르기 조금 전 오른 쪽 계곡으로 들어서 노추산을 오르느라 오장폭포는 보지 못했습니다.

 

  오장폭포(五藏瀑布)에 대해서는 길가에 세워진 안내판에 아래와 같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강원도정선군에 자리한 해발1,332m의 노추산 남서쪽 줄기인 오장산에서 발원한 물로 조성되었으며 경사길이 209m, 수직 높이127m의 규모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계곡물은 노추산의 수려한 계곡을 가르고 송천으로 떨어져 내리며, 여름에는 양쪽 봉우리의 푸르른 나무들이 더욱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가을에는 오색단풍, 겨울철에는 얼음폭포가 장관을 이룬다.폭포수가 시작하는 정상부에는 설총과 율곡 이이 두 성현이 입산수도하였다는 이성대(二聖臺)가 있으며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어 웅장한 산세와 수려한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이토록 장대한 오장폭포가 이런 깊은 골짜기에 숨어 있어 놀랐고,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이 아닌데도 꽤 많은 양의 폭포수가 큰 소리를 내며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인터넷에서  오장폭포가 사람들이 조성한 인공폭포라는 글을 읽고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안내판에 적혀 있는 내용들이 모두 참인지는 확인해볼 뜻입니다. 여기 오장폭포는 총 길이가 209m로 설악산의 토왕성폭포는 총 길이가 320m에 이르지 못하는데 안내판에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적혀 있습니다. 6년 전 제가 오른 노추산의 이성대(二聖臺)는 중국의 성인 공자(孔子)와 맹자(孟子) 두 분을 흠모해서 조선시대 율곡 이이선생의 후학인 박남현이 유림의 협조를 받아 축조한 2층 누각으로, 魯鄒山 二聖臺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여기 오장폭포 안내판에는 이성대를 두고 설총과 율곡이 입산수도한 곳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어둠이 빠르게 내려앉기 시작해 서둘러 여량의 한 음식점으로 이동해 저녁을 들었습니다. 점심과 저녁은 최돈형교수가 냈고, 커피와 간식은 부 위원장이 부담해 이번에는 달랑 입만 갖고 따라 다닌 셈이 되었습니다. 배를 불리고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준 두 분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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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나들이는 마음 맞는 이들과 함께 떠난 가을 소풍이었습니다. 나들이 팀의 구성멤버들은 다양했지만 걷기를 좋아하고 산수를 즐기는 것은 모두가 같았습니다. 70대 중반의 회원들이 쉽게 뜻을 모은 것은 앞으로 건강을 잘 지키어 이번 같은 나들이를 오래 오래 같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내년 봄에 재개되는 오대천 따라 걷기는 이번에 같이한 맴버들과 함께 할 예정입니다. 이번처럼 발가락이 아파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몸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자 합니다. 모두들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탐방사진>

 

1.평창역/정선읍

 

 

2.항골계곡생태탐방로 

 

 

3.나전역사

 

 

4.오장폭포